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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탁회의에서 본 남원의 희망

▲ 윤정준 남원문화도시위원회 위원
“저처럼 보통 시민들끼리 모여 남원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원탁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 왔습니다. 이런 자리라면 언제든 참여할 생각입니다.”

 

지난 12월 5일, 시민소통실 주관으로 남원시청 대강당에서 ‘100인 시민원탁회의, 청년·여성의 눈으로 남원을 이야기하다’가 열렸다. 첫 원탁회의였지만 130여 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주최 측을 놀라게 했다. 예정시간을 넘겨 회의가 이어졌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봇물 터지듯 정책을 쏟아냈다.

 

각 조별로 15개의 원탁에 둘러앉은 다음 자기소개와 인사를 나눈 뒤, ‘남원에 있어서 좋아요. 없어서 좋아요. 있었으면 좋겠어요. 없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미션에다 각자의 의견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인다. 샅샅이 훑어가며 살펴본다는 뜻의 톺아보기 과정이다. 이후 남원에 살며 평소 ‘불만스러웠던 점, 아쉬웠던 점, 해결과제’에 대해 토론 후 조별로 의제를 선정한다. 첫 원탁회의의 주제 탓인지 청년과 여성을 위한 공간과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의견이 많다. 그 다음 참가자 전원이 테이블을 돌며 조별 선정 의제를 꼼꼼히 살핀 후, 공감하는 의견에 동그란 스티커를 붙인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어떤 제안에 관심이 많은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청년과 여성을 위한 전용공간 마련 및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의제에 스티커가 집중된다. 청년과 여성들을 위한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감 스티커 부착이 끝나면 직접 의제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첫 발표자로 나선 2번 테이블의 청년은 청년네트워크를 제안했다. 남원에 사는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만나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청년들의 네트워크다. 11번 테이블의 중년 남성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친환경 식재료를 활용해 복합 산후시설 도입을, 7번 테이블의 한 시민은 응급의료시설 및 경증 치매환자를 위한 시설 확충을 제안했다. 산내면에서 온 청년은 청년귀농이 어려운 이유로 주거 공간의 부족을 들며, 빈 집을 활용한 주택임대 정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해칠까봐 행사 참가를 주저했다던 이환주 남원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시민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최대공약수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매우 소중하다. 시민들이 자발적 토론을 통해 직접 정책을 제안한다는 의미에서 오늘의 원탁회의는 대단히 의미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렇다. 남원에서 처음으로 열린 100인 원탁회의는 그동안 정책 생산에 소외되었던 청년들과 여성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중요한 자리였다. 다행히 이번 100인 원탁회의를 통해 생산된 의제들은 전문가 및 관련 부서와 실무 협의를 거쳐 그 결과를 참가한 시민들에게 직접 전달한다고 하니 이벤트성 원탁회의로 끝나지 않을 모양이다.

 

“원탁회의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것만 해도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논의 결과와 관계없이 원탁회의 과정 그 자체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대만족입니다. 시민들이 함께 모여 토론하고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이런 회의가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 한 시민 참가자의 마무리 발언에서 남원의 희망을 보았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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