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9대 현역 72% 물갈이 / 하루 아침에 72명 백수 신세 / 당 변경 정체성 두고 고민도
“전북은 현역의원의 70여%가 교체됐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선거기간 동안 새누리당과 정쟁을 벌인 게 아니라, 사실상 우리 당에서 분리해 나갔다고 볼 수 있는 국민의 당과 싸웠습니다. 보좌관 제안이 들어올 때마다,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4·13 총선에서 낙선한 전북의 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보좌진의 전언이다.
이번 총선에서 현역 의원들이 대거 물갈이 되면서 낙선한 의원들의 보좌진들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20대 국회 개원이 점차 다가오면서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4년 단위로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후에 나타나는 여의도 정가의 한 모습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 292명 가운데 4·13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의 숫자는 148명(50.6%)이다. 나머지 144명(49.3%)은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9대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낙선한 셈이다.
특히 전북지역의 경우, 선거구가 11석에서 10석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8명이 낙선했다. 수치로 보면 72%다. 이에 따라 보좌진들도 덩달아 울상이 됐다. 의원 한 명이 의원실에 둘 수 있는 법정 보좌진은 인턴 포함 총 9명. 이로 인해 전북 지역에서는 보좌진 72명 정도가 백수 신세가 될 처지에 놓여있다.
이들은 현재 살 길을 찾기 위해 각자도생 하고 있다. 보좌관 A씨는 “지금 상황을 ‘정중동’이라 표현하면 적합할 것 같다. 국회 누리집에도 채용공고도 별로 안 뜨고, 의원회관도 표면적으로 조용해 보이지만 은연중에 구직을 위한 치열한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의원회관의 상황도 A씨가 말한 바와 같다. 겉으론 평온한 분위기이지만, 의원회관 한 켠에서는 보좌진들끼리 모여 고민을 나누고 있는 현장이 목격된다.
“난 전화도 안 와. 어떻게 하지? 나는 O의원 밑으로 가기로 정했어. 지금 상황에서 당적 따질 때가 아니야” 등등의 얘기가 들린다.
특히 전북의 경우, 지역내 제1당이 한때 같은 식구였던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넘어간 상황이라 보좌진들의 고민이 깊다.
A씨는 “전북지역은 정체성이 다른 여·야의 대결구도가 두드러졌던 수도권과는 상황이 다르다” 며 “수도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연대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옮기시는 분들이 있지만, 정체성이 비슷한 야당끼리 경합을 벌였던 우리 지역은 상황이 달라 (영입제안을 받고)망설이는 분위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당) 당선자들 역시 보좌진들의 이력서를 앞에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며 “행정이나 수행을 담당하는 비서는 일찌감치 정했지만 정책 관련된 일을 하는 보좌진 자리는 비워놓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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