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산이 우는 까닭 - 이인심

산은 울 어매의 젖무덤이다

 

찾을 때마다 친근한 가슴이 되어 주고

 

새들의 지저귐과 함께 나를 재운다

 

동네마다 홀로 사는 노인처럼

 

산도 외로워서 들짐승을 불러들일까

 

나무도 외로워서 새들을 불러 모을까

 

산사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낮 술 한 잔 걸친 산이 꺼이꺼이 울고 있다

 

붉은 먼지로 수의를 지어 입고

 

또 하나의 마감하는 생을 조문하며

 

꽃들의 영정 앞에 엎드려

 

억장이 무너지듯 울고 있었다

 

△읽자마자 이 시에 금새 물들고 말았습니다. 산이 ‘낮 술 한 잔 마시고 꺼이꺼이 울고 있다’니요? ‘꽃들의 영정 앞에 엎드려’ 울고 있을 화자를 초대하고 싶네요.

 

외로움도 손님이니 손님이 떠날 때까지 잘 모셔야지요. 삶의 깊은 계곡을 가보셨다면 외로움은 사치란 걸 알게 됩니다. 생과 사의 징검다리에서는 하루가 기적이기 때문이지요. 꽃이 시들었다고 눈물을 흘린다면 종소리도 멈출 수 있답니다. 이소애 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새만금 글로벌 K-씨푸드, 전북 수산업 다시 살린다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

오피니언활동적 노년(액티브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