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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편지쓰기'에 대한 단상

▲ 조명지 전주예술고 교장
우리 전주예술고등학교는 전북지방우정청이 ‘편지! 소통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추진하고 있는 ‘전북 온고을 100만 편지쓰기’의 우수 참여학교로 선정되었다. Post & School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학생들은 부모님과 스승, 친구에게 사랑과 감사, 격려의 메시지가 담긴 편지쓰기와 창의인성 프로그램인 ‘제1회 예쁜 엽서그리기 공모전’을 실시하여 학생들의 감성이 풍성해지고 전공 융합으로 더욱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문자메시지나 SNS 등이 범람하는 시대이다. 하지만 이런 글들은 기계의 OFF와 동시에 지워지는 한계가 있어 사라져버린 아쉬움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였을 것이고,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는 기계의 대체로 훗날에 잘 읽혀지지 않는다. 하여 디지털 세대의 ‘유행(Trand)의 가벼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다음과 같이 편지쓰기를 권하고 싶다.

 

첫째, 제도권 교육에서 편지쓰기를 통해 생활속 에세이(논술) 쓰기를 하여야 한다. 어린 학창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시행하여 쓰기 교육의 출발선으로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둘째, 편지쓰기는 올해 507돌을 맞이한 한글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다. 우리말이나 단어를 이미 알고 있지만 글을 쓸 때에는 정제된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상대를, 또한 자신을 향한 깊이를 가져오게 할 수 있다.

 

셋째, 우리에게 익숙하고 교과서에 수록되어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널리 읽히고 있는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 김남조의 <편지> , 곽재구의 <새벽편지>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등의 운문과 산문을 통해 가족애, 삶의 희망과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 사랑하는 이를 향한 마음이 진솔하고 정감있게 드러나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넷째, 편지쓰기는 인내력과 지구력을 기를 수 있게 도와준다. 편지는 쓰는 과정에 시간과 정성이 담겨있고 글씨를 또박또박 쓸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한다. 또한 답장을 기다리면서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헤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북 온고을 100만 편지쓰기’에 참여하며 필자는 2001년부터 시작된 고도원의 아침편지와 4차원 산업의 비밀과 긍정의 에너지를 연결해 볼 여지가 있다고 느꼈다. 이런 소프트 파워(Soft Power)와 더불어 전북지방우정청이 전북지역사회에 큰 ‘힘’이 되고자 추진하는 소통플랫폼 실천전략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아울러 편지쓰기가 이제는 온전한 추억여행이 되어서는 안되고, 사라져 가는 감성, 언어와 명상, 상상 세계의 확장을 위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고은 시인의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라는 시가 입가에 맴도는 나날이 지속되면서 한층 가족과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편지가 나로부터, 그리고 학생들에게, 우리 소중한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 된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한 맘이 든다. 우리들의 편지가 전북지방우정청의 무지개우체통을 타고 희망과 사랑이 더 가득해지고 온누리에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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