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07:39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새 아침을 여는 시
일반기사

겨울 한낮 - 김동수

기억과 기억의

 

행간 사이로

 

눈이 내린다

 

산이면서

 

산이 아니고

 

들이면서 들이 아닌

 

겨울 한낮이

 

한 점

 

눈발 속에

 

띄엄띄엄 졸고 있다

 

△폭폭한 것 많은 나라에 한 길 넘는 눈이 푹푹 내렸으면 좋겠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추한 기억들 사이로 눈이 내리면, 사실의 행간에서 진실을 캐내느라 더 이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겠지. 함박눈 끌어당겨 덮고 선정에 든 산은 산이면서 산이 아니고, 추한 것들 다 비워버리고 명상에 든 들은 들이면서 들이 아니겠지. 순명하게 늙어가는 느티나무가 눈 속에서 띄엄띄엄 졸다 깨다 할 것이고, 서슬 푸른 기와집은 광화문 쪽으로 귀를 넌짓 열고 곰곰 골똘해지겠지 김제김영·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