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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미래와 안전한 국가의 지름길 '소방안전교육'

▲ 조용주 남원소방서장

전통적인 소방업무는 화재를 예방하고 진압하는 것으로 이어져 오다가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구조·구급업무까지 확대됐다. 최근 소방 대국민 서비스의 한계는 계속 허물어져 화재와 구조, 구급뿐만 아니라 소방검사, 생활안전 그리고 소방안전교육까지 계속 넓어지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는 우리의 안전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지진, 태풍, 홍수 등의 자연재해와 세월호 침몰, 대구지하철 참사, 경기화성 씨랜드화재, 삼풍백화점 및 성수대교 붕괴 등의 많은 후진국형 인재는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

안전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마련과 안전 서비스 제공 주체인 소방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시급하다. 이에 위험을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소방안전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소방은 생명을 구해주는 ‘구원자’ 역할에서 안전한 삶을 그려주는 ‘설계자’로서의 역할까지도 수행해야 한다.

OECD 국가 등 선진국에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범국민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불안전한 사회에서는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없으며, 물질적인 풍요만으로는 인간의 본질적인 안전과 행복을 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안전한 상태와 위험한 행동을 미리 막아주고 돌발적인 사고가 발생한 경우라도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침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방안전교육이다.

특히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같은 유소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직면하게 될 위험은 수 없이 많다. 이들이 어떠한 위험에도 올바른 판단을 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평소 교육을 통해 안전한 생활습관을 반복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고를 줄일 수 있다.

교육의 중요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두 사례를 보자.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에서 생존한 초등학교 5학년 한 여학생은 소방교육에서 배운 대로 젖은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현장을 침착하게 빠져 나왔고 한다. 반면 2013년 부산 북구 화명동 아파트 화재에서는 삼남매를 안은 30대 엄마가 불을 피해 발코니로 나갔지만 경량칸막이의 존재를 몰라 일가족이 희생당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가. 지나치기 쉬운 간단한 안전상식이라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생의 길로 인도해 줄 수 있다.

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의 인성은 10세 전후에 결정된다고 한다. 안전에 대한 지식과 가치관 형성을 위한 안전교육은 유치원부터 직장까지, 나아가 퇴직 이후에도 꾸준하고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그래야 생명존중 사상과 안전문화가 더 뿌리 깊게 정착되어 우리 국민의 안전한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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