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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반고등어 - 유대준

유대준

눈빛조차 짜다

 

내장 다 빼낸 뱃속을 소금으로 봉한 채

 

통증을 발라먹고 있다

 

시장 모퉁이

 

물 간 바다 한 자락,

 

갯비린내 풀풀 날리는 햇살 쫓느라

 

물 한 바가지 끼얹자

 

몸을 절였던 바다가 허공 가득 풀린다

 

간을 쳐도 스미지 않는 몸,

 

한 때, 꼬리지느러미로 검푸른 바다 휘감았던 그가

 

더는 상할 것도 없는 짜디짠 고집

 

그 힘으로

 

좌판에 누워 온종일 시장바닥 헤엄치고 있다.

 

△참 맛깔스러운 시다. 좌판에 누워 시장바닥 헤엄치고 있을 간고등어가 나의 마음을 끌고 갔으니 나를 흔들어 놓은 시다. 짭조름한 간고등어는 연탄불에 굽고 있을 어머니 손 냄새에서도 났다. 그 냄새는 어린 시절 햇볕 잘 드는 마루에서 귓밥 제거 할 때, 어머니 몸빼바지에 배 있어 사르르 졸음 속에서 검푸른 바다를 상상하게 하였다. 월급날 신문지에 돌돌 말아 들고 오시는 아버지의 축 늘어진 어깨가 눈에 선하다. 온종일 통증을 발라먹고 산 부모님을 생각나게 하는 시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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