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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민심, 여야 무섭게 받아들여야

▲ 신영규 한국신문학협회 사무국장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선거판은 일찌감치 기울었다. 여당의 압도적 우세가 선거 기간 계속됐다. 유권자들에게는 ‘하나 마나 한 선거’라는 의식이 번졌다. 모든 여론조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이 적중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과 자유한국당의 궤멸적 참패였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을 민주당이 차지했고 기초단체장도 226곳 가운데 151곳에서 승리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12개 선거구 중 11곳에서 민주당이 당선됐다. 또 서울시 25개 구청장 가운데 민주당이 24개를 싹쓸이했고, 서울시의원 100명 중 민주당은 97명이 당선됐지만 한국당은 3명에 불과했다. 경기도의회 역시 129명의 도의원 가운데 민주당은 128명이 당선됐고, 한국당은 단 1명에 그쳤다.

 

전북도 민주당 일색이다. 전북도지사 송하진 후보와 전주시장 김승수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전북도의원 역시 지역구 35석 가운데 민주당이 34석을 휩쓸었다. 순창군의회는 민주당이 100% 장악한 상태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성적은 더욱 참혹하다. 미래당은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전멸했다. 평화당은 도내에서 익산시장과 고창군수 등 기초단체장 2석과 전남에서 3석을 건졌지만 정당득표율에서 정의당에 뒤져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평화당의 통합을 제기하기도 한다.

 

6·13 선거에서 한국당은 마치 물먹은 흙담처럼 처참하게 무너졌다. 그 원인은 자업자득이다. 북핵 이슈는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 가는데 색깔론 공세만 되풀이했다. 한국당의 “나라를 통째로 넘기겠습니까”라는 구호는 마치 이 나라가 곧 공산화될 것처럼 비춰져 한심하기까지 했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에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고 태극기 부대용 호소로 일관했으니 누가 표를 주겠는가. 홍준표 전 대표의 막말이 나올 때마다 표 떨어지는 소리가 낙엽 지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들은 여전히 빨갱이 타령이나 하고 사사건건 여당 발목 잡고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 만날 도랑에서 놀던 식으로 정치를 하고 있으니 그 큰 격랑 속에 휩쓸려가는 건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한국당이 새로운 수영법을 찾지 못 하면 평생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문제는 견제와 균형이다.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 또는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개의 축이 균형을 잡아야 제대로 굴러가는 체제다. 지금 그 한 축이 완전히 무너졌다. 과연 민주당 독식으로 이뤄진 지방의회가 도정과 시정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은 독선과 오만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거꾸로 보면 민주당에 대한 경고일 수도 있다. 민심을 거스르면 민주당 또한 언제든 철저히 외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에 바란다. 도의원과 시·군의원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전북이 발전할 수 있다. 그러자면 민주당 일색의 의회가 광역·기초단체장 거수기 노릇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광역 및 기초단체장의 행정을 비판하고 감시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지방의원들에게 맡겨진 사명이다. 나아가 적극적인 조례 제정으로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의 삶이 나아지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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