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2 21:09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종자강국 코리아’의 미래, 국제종자박람회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우리나라는 2007년을 전후로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독일, 러시아 등에 우리 토종종자의 반환을 요구했고 상당수의 토종종자를 되돌려 받았다.

농촌진흥청이 세계 여러 나라에 유출된 한반도 토종자원의 반환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은 끝에 성사시킨 결과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유전자원 보유국이다. 농촌진흥청이 수집, 보존하고 있는 농업유전자원 또한 32만여 건에 달한다. 이 자원들은 신품종 육성 및 의약소재 연구 등의 기본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구와 교육목적으로 분양된 자원만 6만여 자원 이상이다. 이를 활용해 지난 한해에도 105개의 신품종이 만들어졌다.

유전자원이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생명은 풍요로워진다. 모든 식물체의 근원은 작은 씨앗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인류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요한 열쇠인 종자는 식품이나 의약품, 생명공학 분야의 신물질 개발 소재로도 무한한 가치를 지닌다. 중국 남부지방이 원산지인 ‘팔각회향’이 신종플루의 유일한 치료약인 타미플루를 만드는 원재료로 사용됐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나의 작은 유전자원이 강력한 바이러스의 치료제로 쓰인 좋은 예이다.

이미 세계 여러 나라는 종자의 가치에 주목해 우수한 종자를 확보하기 위한 첨단 육종환경을 만들고 상업성 높은 종자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계 종자시장은 2016년 40조원을 넘었고 2020년에는 18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견된다. 실제로 파프리카 종자는 g당 9만 천원으로 같은 무게의 금보다 2배 정도 비싸게 팔리고 있다.

국내 종자산업도 역량강화 및 활성화 정책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종자 산업이 식량안보와 직결되고 농업부문 신성장 산업으로 재인식됨에 따라 수출중심의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산업기반 구축에 가속이 붙었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종자수출 2억 달러 달성 및 종자강국 실현을 위해 바쁜 걸음을 내딛고 있다. 국책사업인 ‘골든시드프로젝트’를 추진해 수출과 수입대체용 신품종을 개발해 2016년 종자로열티를 58억 원이나 절감했다. 종자산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북 김제에 민간육종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시설·장비, 육종 포장 등 첨단 연구 인프라를 갖췄다.

23일부터 나흘 동안 이곳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에서 제 2회 국제종자박람회가 열린다. 국내 유일의 종자관련 산업박람회로 다양한 수출용·내수용 품종을 한 자리에서 전시, 홍보하고 종자수출 상담을 진행함으로써 종자수출의 교두보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주목된다.

지난 해 열린 첫 회 박람회에는 중국, 일본 등 11개국의 해외 바이어가 방문해 34억 원의 종자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20여개의 종자 기업이 입주해 있어 지역 인재를 채용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전북지역에 종자를 포함한 기술이전 건수도 전년대비 18%가 증가해 산업화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한 알의 씨앗이 바꾸는 농업과 종자산업의 현재, 그리고 내일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국제종자박람회가 우리나라 종자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단단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세계 속 ‘종자강국 코리아’를 향해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알릴 소중한 기회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