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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무늬 - 정군수

하늘을 보고 살아서 나무의 나이는 둥글다

촘촘한 나이테 안에 하늘을 담을 수 없어

무늬를 그려넣었다

 

무늬는 나무의 하늘이다

나무가 베풀고 살아온 삶이다

나무는 나이테보다 무늬를 사랑한다

 

마을 앞 둥구나무 앞을 지나갈 때

내 몸에는 어떤 무늬가 들어있을까 생각한다

 

나이테보다 자랑스러운 무늬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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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의 나이는 둥글다, 해서 나무 안에는 하늘도 둥글게 담기고 바람도 둥글게 담기고 산새 울음도 둥글게 담긴다. 서운했던 일도, 참을 수 없던 순간도, 마냥 기뻤던 기억도 나무는 제 안에 둥글게 들여놓는다. 둥글다는 것은 처음 자리를 찾아 회복한다는 것, 둥글다는 것은 살아오는 동안의 생채기까지 경륜으로 엮어낸다는 것, 살아가는 동안의 모든 인연들을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둥글게 안아준다는 것.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나무처럼 켜켜이 동심원을 가진다는 것. -김제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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