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04:33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새 아침을 여는 시
일반기사

[새 아침을 여는 시] 연꽃이 지는 이유 - 김덕임

호수 가득 피어낸 꽃등

 

새벽 미명에

운동하러 나온 노인

꽃잎 하나 떼어 지팡이 되어주고

 

공원에 세 들어 사는 비둘기

배고파 우루루 내려오면

꽃잎 두어 장 던져준다

 

녹조로 길 잃은 물오리새끼

쉬었다 가라고 보듬어 주다가

구경나온 사람들의 땀을 닦아주다가

 

연신 눌러대는 카메라 앞에

손을 흔들며

또르르 잎사귀에 땀방울 굴린다

 

땡볕이 칠월의 끝을 지나고

숭숭 구멍 뚫린 꽃 대궁 속에

맺어놓은 마음 하나

 

==================================

● 연꽃의 마음이 어머니 마음이다. 연꽃의 생이 어머니 생이다. 진흙탕 속에서 애면글면 피워낸 꽃을 이웃노인에게 지팡이로 선뜻 내어주고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비둘기에게 뚝 떼어 건네준다. 물오리새끼를 보듬고 사람들을 안아준다. 그러느라 줄기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줄도 모른다. 찬바람 불면 뼈마디가 시리다는 어머니 생각난다. -김제김영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