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2 17:38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전북 산업구조 개편과 정조의 신해통공(辛亥通共)

유희숙 전라북도 혁신성장산업국장
유희숙 전라북도 혁신성장산업국장

많은 사람들이 조선시대 대표적 개혁 지도자 중 하나로 ‘정조(正祖)’를 꼽을 것이다. 당시 조선은 사회신분질서의 혼돈과 농촌인구의 급격한 도시 유입으로 여러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다. 토지를 둘러싼 불합리한 소작관계, 농산품 유통과 상공업에서의 독점 등 총체적 혼란 속에서 혁신적 경제개혁안을 만들고 실행에 옮겨 경제난과 민심을 수습한 왕이 정조였다.

정조 제위 초기, 금난전권(禁亂廛權)을 등에 업은 시전(市廛) 상인의 소상공인(亂廛)에 대한 횡포는 해결해야 할 난제였다. 소상공인의 억울함을 본 정조는 신해통공(辛亥通共)이라는 경제개혁 조치를 단행했다. 시전이 독점하던 금난전권의 특혜를 철폐해 소상공인 보호와 더불어 자율성을 보장한 것으로, 신흥상인자본이 보수적·특권적·봉건적 상업조직을 타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근대적 상공업 발전의 토대가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북 경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GM 군산공장 폐쇄라는 연이은 악재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초래한 결과지만 근본적으로 취약한 산업구조와 중소기업 대부분이 대기업의 분공장 형태인 점, 신성장산업의 부족과 전략산업의 성장 둔화 등을 그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도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안정적인 산업생태계를 바라는 도민들의 의지를 모아 ‘전라북도 산업구조 개편 방안’연구용역을 추진, 지난 2월 ‘전북산업구조 개편안’을 마련했다.

개편안에는 식료품과 자동차 등 특정 제조업이 전체 고용·사업체의 60% 편중 구조에서 탈피해 산업비중의 다양성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혁신·창업 생태계와 지역산업간 성장사다리 구축, 혁신기관의 기술과 산업의 네트워크 강화 또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진단과 분석에 기반을 두어 비교우위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다각화 유발 효과가 큰 산업군을 중심으로 자문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6대 미래먹거리 타깃산업을 도출했다. 세부적으로 기존 주력산업 4대 산업 10개 분야와 미래 신산업 2대 산업 4개 분야를 제시했다. 스마트 농생명, 미래형 친환경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첨단복합 신소재 산업 등 주력산업과 지능형 기계로봇, 라이프케어 융합 산업 등 신산업이 그것이다.

6대 타깃산업에 대한 기대효과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대표적으로 기대소득 수준이 매년 10% 이상 향상되고, 성장속도 또한 전국 평균보다 빠를 것으로 예측됐다.

무엇보다 이번에 마련한 ‘전북 산업구조 개편안’이 전북경제 도약의 발판이 되기 위해서는 후속 과제의 차질 없는 이행이 중요하다. 세부 실행계획 마련과 국책사업화 추진, 신규사업 발굴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물론 각계 각층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이 동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중차대한 시기에 진행되는 ‘전라북도 산업구조 개편’이 18세기 조선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고 상공업 발전을 가져왔던 정조의 ‘신해통공’에 버금가는 산업정책으로 거듭나 도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