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2 19:25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노인대학은 학습의 보고, 행복의 쉼터다

황현택 전 군산 신흥초 교장
황현택 전 군산 신흥초 교장

고향을 떠나 완주군 이서면 신지산마을 새집으로 이사한지 5개월 째다.

75년 노년 향수에 내심 불안하며 아들 가족과 한지붕 아래 한가족 현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그러나 ‘노년의 필연인 것을 어찌하랴.’ 자위하면서 무덤덤하게 살았다. 사십이 넘어 부모의 내심을 잘 알아차리고 아들이 텃밭을 만들어 주더니 이제는 이서 노인대학 등록금 십만 원까지 선뜻 내주면서 입학시켰다. 지난 4월 23일이다. 아들의 부모에 대한 효심과 노년생활에 대한 배려가 가슴 뿌듯하며 자랑스럽다.

아버지는 자식의 효와 선처에 노인대학생으로 최선을 다해 공부할 것을 다짐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로 다짐한다. 피교육자로서 갖춰야할 학습의 적극적 활동을 하기로 한 것이다.

23일 첫날 학습 첫째 시간은 우석대학교 교수님의 ‘노년의 건강’, 둘째 시간은 ‘노래교실’이었다. 42명 학습자들의 진지한 모습과 강연자의 성실하고 수준 높은 강의에 첫 수강자는 깜짝 놀랐다. 제도교육에서 수십 년 교수학습 경험자로서 수업 평가는 만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문의다운 가정의학 상식과 노년 질병예방과 과학적 처방을 곁들인 강의는 십 수 년을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필자에겐 그 한 시간이 황금같은 시간이 되었다.

둘째 시간 노래교실이다. 한마디로 매우 즐겁게 진행된 수업으로 학습자에게 새로운 사실을 가르쳐 준 교수 학습 시간이었다. 현직 가수인 선생님의 교수 방법이 노인대학 수준에 맞고, 탁월했다. 특히 노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라도의 구수한 방언 사용과 남녀노소 터놓고 지내려는 친밀감 넘치는 반어와 방언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학습자가 그 가수 선생님으로부터 얻은 배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다. 구수한 전라도 방언을 사용하며 학습자들의 흥미를 북돋아 주고 있다. 이 교육은 전북인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르쳐준 것과 무엇이 다르랴! 그리고 선생님의 교수방법이 교육심리학을 전공한 사람과 다름 없다. 노래 소절마다 화음과 가락을 반복 연습함으로써 완전학습에 이르게 한다.

참으로 수업기술이 뛰어나다. 소단위 지역사회 노인대학으로서 이처럼 좋은 프로그램을 창출하여 노년의 삶과 그 안위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은 현대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국가사회 및 지역사회 문제해결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 하나 좋은 프로그램은 노인들이 무리 없이 실시 가능한 체조를 통하여 신체와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요가체조를 교육과정에 넣고 있다. 이처럼 지역단위 노인대학의 참 좋은 교육과정과 참 좋은 교수진, 참 좋은 노인대학생들의 힘이 합쳐져 참 좋은 노인대학이 태어난 것이다.

재학생으로서 한 가지 건의하고 싶은 것은 교육과정에 노년의 상실감을 덜어주기 위한 독서교육과 문화예술 분야도 체험위주로 실시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노인대학은 그 학교의 훌륭한 역사와 전통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오늘의 이서노인대학이 다음 기에도 학교와 학생, 교육과정 등 교육의 3요소가 조화 있게 운영되어 명문 이서노인대학으로 거듭나 영원한 일류 노인대학이길 간절히 바란다.

/황현택 전 군산 신흥초등학교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