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댐건설법 개정과 농업용수 관리자 변경에 대한 우려

최현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김제시연합회장
최현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김제시연합회장

최근 댐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어 국회에서 심의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니, 기존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서 관리하던 농업용 댐 중 일부를 환경부에서 관리하게 함으로써 물관리 일원화를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 정책이 신규 댐 건설에서 기존 댐의 효율적 관리와 안정적 운영으로 전환되면서, 댐관리 영역에 대규모 농업용 저수지를 포함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총저수량 500만 톤 이상인 농업용 댐과 500만 톤 미만이더라도 다른 하천시설과 유기적인 연계 등을 위하여 환경부 장관이 고시하는 농업용 댐은 환경부장관이 총괄하여 관리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농업용 저수지는 1만7천여 개나 되고, 지금은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농식품부에서 수량,수질,안전 등 모든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농식품부 주관 아래 지자체나 농식품부 산하기관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갈수록 농업인구가 감소하고 또한 산업으로서 농업의 입지가 축소되는 현상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농업에 필요한 농업용수마저 타 산업에 밀려 후순위가 되는 현실은 용납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농민의 입장에서는 댐건설법 개정안에 동의하기 어렵다.

다시말하면 농업용 저수지는 규모가 크든 작든 간에 농업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지금처럼 농업을 관장하는 농식품부가 운영관리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우리 농민이 우려하는 댐건설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부분 규모가 큰 농업용 저수지는 농업이 아닌 생활·공업·환경 용수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고 이는 농업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농업용 저수지는 1년 동안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축조되므로 저수량이 다목적댐에 비해 매우 적고 농업용수 말고는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여유 수량도 없다.

그렇지 않아도 농사지을 물이 부족하여 해마다 가뭄대책을 수립하고 하천 물을 양수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물로 인한 분쟁이 지역 혹은 산업간 갈등으로 확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현실에서 농업용 저수지마저 비농업 기관에서 관리하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농사를 업으로 섬기면서 알게 된 사실은 농사철 물관리는 나름대로 특수성이 있다.

즉 농업용수를 관리하는 일은 제도와 시스템만이 전부가 아니며, 물 관리자와 농민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업을 통해서 적재적소의 물 공급이 이루어져야 하고 또 이러한 노력이 모여 우리의 생명 산업인 농업이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농업용 저수지 운영관리 주체를 변경하는 댐건설법 개정으로 농업이 더 이상 희생양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하며, 농업과 농민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농업용수 관리체계가 지금처럼 유지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물관리 일원화 정책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부 각 부처와 산하 기관이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충분히 정책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오히려 시너지 효과는 더 크다고 본다.

지난해 정부에서 추진한 물관리 일원화 조치에서도 수량과 수질 관리 주체가 환경부로 바뀌었음에도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관리 측면에서 하천관리는 여전히 환경부가 아닌 국토교통부에 존치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최현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김제시연합회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정부 파격 지원에 행정통합 확산…선점 놓친 전북은 ‘쓴맛’

정치일반정부 ‘5극 3특’ 가속화…“게임체인저 된 행정통합”

교육일반전북교육청 ‘천지개벽’...감사 평가 15위에서 3위로 ‘우뚝’

교육일반전북대, 글로컬대학30 성과공유로 혁신 동력 모은다

스포츠일반‘체조 요정’ 서연희·부친 서정기 씨 ‘전북체육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