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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소감 : 동화] 차승호 "동화, 생각하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이뤄지는 세계"

차승호
차승호

동화와 동시를 쓰고부터 매년 연말이 조마조마하다가 우울했습니다. 그리고 새해가 되면 연필을 더 깎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2월 중순이 넘도록 통보가 없어서 신춘문예하고는 인연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말은 우울하게 보내지 말라는 듯 위로의 전화가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동화와 동시를 쓸 때면 늘 ‘마콘도’가 생각납니다.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공간이지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작품이 갖는 의의보다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마콘도에 더 매료되었습니다. 마콘도에서는 흙을 먹을 수도 있고, 양탄자를 타고 날아다닐 수도 있고, 연금술로 금을 만들 수도 있는 동화적인 공간입니다. 마녀처럼 오두막에서 수십 년을 지낼 수도 있고, 나무에 묶였지만 나무의 일부가 되어 살 수도 있는 공간입니다. 마법의 공간인 셈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연필을 깎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마콘도와 같은 나만의 세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보이는 시골집의 밤처럼 말이지요.

오랜 시간 시를 쓰다가 몇 해 전부터 동화와 동시를 쓰고 있습니다. 결과를 빨리 보고 싶은 조바심이 생기지만 문학에는 왕도가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우직하게 걸어가겠습니다. 천 리를 보고자 누각의 한 층을 더 오르는 마음으로 정진하겠습니다.

기회를 준 전북일보사와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차승호 작가는 충남 당진 출생으로 지난 2004년 <현대시학> 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얼굴 문장> , <난장>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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