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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실종 여성 살해 사건] 검거부터 송치까지, 그날의 사건 속으로

실종됐던 전주 30대 여성이 실종 9일만인 지난달 23일 싸늘한 주검으로 임실의 한 하천 둔치에서 발견돼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실종됐던 전주 30대 여성이 실종 9일만인 지난달 23일 싸늘한 주검으로 임실의 한 하천 둔치에서 발견돼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전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은 주검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피의자 A씨(31)를 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붙잡힐 때부터 검찰에 송치된 지금까지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수사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친 이번 사건은 피의자 진술 없이 첨단 수사기법을 동원해 피해자를 빠르게 발견, 구체적인 증거들을 속속 내놓은 경찰의 수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사를 지휘한 전주완산경찰서 한달수 형사과장을 만나 최초 신고 접수부터 송치까지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본다.

 

한달수 전주완산경찰서 형사과장
한달수 전주완산경찰서 형사과장

지난달 18일 한달수 과장은 실종 사건을 최초 보고 받았다.

미혼의 30대 여성이 14일 오후 10시 40분께 실종되었는데 이후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한 과장은 늦은 밤 실종된 지 5일이 지났다는 점에서 즉시 실종 사건에서 강력 사건으로 전환해 형사들을 소집했다.

실종된 피해자 거주지를 토대로 인근 CCTV영상 등을 분석했고 피해자가 A씨와 만나 외출하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곧바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검거에 초점을 맞췄다.

당시 A씨 이미 거주지에서 도망친 상태였지만 형사들의 추격과 잠복 끝에 19일 오후 검거했다.

용의자 A씨는 검거 후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피해자 행방에 대해 진술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피해자를 찾기 위한 시간이 촉박했다.

한 과장은 “민간에서 사용하는 CCTV 영상 대부분은 보관 기간 7일에 불과하다. 용의자가 붙잡힌 19일은 영상 기록이 삭제될 가능성이 높았다”며 “그렇게 되면 피해자의 행방을 파악하기 어렵게 된다. 시간이 촉박했고 실종 수색이 장기화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촉박한 상황에서 한 과장은 용의자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피해자를 찾기로 했다.

A씨와 피해자가 만난 뒤 이동 동선의 방범용 CCTV 영상과 민간 CCTV 영상 등을 확보했는데 수거된 CCTV 영상만 수백 개에 달했다.

영상물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21일 피해자가 실종된 시점부터 타임테이블 확보, 22일부터 본격적인 피해자 수색에 착수했다.

피해자 신발, 핸드폰 등이 A씨의 동선에서 발견됐다.

수색 이틀 만에 살해 된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피해자 시신 발견으로 모든 범행이 명확해졌지만 A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했다.

한 과장은 그동안 모았던 증거들인 A씨의 차량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혈흔과 A씨가 지났던 동선에서 발견된 피해자 유류품, 48만원 이체 내역, 300만원 상당의 금팔찌, 피해자 손톱에서 발견된 A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살점 등을 제시하는 증거 중심 수사결과를 통해 일부 자백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A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피해자와 말다툼 하는 도중 홧김에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한 과장은 그가 경찰 조사에서 여러번 진술을 번복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했던 것 등으로 미뤄 구체적인 혐의 입증을 위한 다른 대책도 세우고 있다.

한 과장은 “이번 사건은 개인의 노력이 아닌 전북 경찰 모두가 단합된 마음으로 함께 노력했기 때문에 용의자 특정부터 검거, 피해자 발견까지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다”며 “A씨를 검거하고 혐의 입증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슬픔에 빠져있을 피해자 유족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범죄에 대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적해 검거하겠다는 경찰 사명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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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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