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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동서양 현악기의 선율 ‘현위의 노래’

전주세계소리축제 둘째날 공연 ‘현위의노래’
전통산조부터 동서양 현악기 총 동원, 이질적이지만 독특한 만남
다양한 연령층의 음악인 참여, 세대간 호흡도 관심

동서양의 현악기가 만나면 어떤 소리를 낼까. 17일 오후 6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2020전주세계소리축제의 두 번째 공연인 ‘현위의 노래’를 통해 공개됐다.

현위의 노래는 이번 축제의 모티브인 현악기와 소리축제가 그동안 지향해 온 전통을 기반으로 한 기획 프로그램의 핵심이자 정점이다. 명인들의 전통 산조부터 가야금, 첼로 등 동서양의 현악기가 이질적이면서도 독특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줄타기 시나위

우리나라의 대표적 현악기이자 가장 구슬픈 가락을 표현하는 아쟁과 묵직한 고수의 북소리 그리고 걸죽한 판소리를 배경으로 외줄타기 공연이 이채로운 그림을 만들어냈다. 줄로 소리를 내는 악기와 그 줄을 타는, 그야말로 줄의 향연이었다.

아쟁의 구슬픈 가락과 판소리로 차분히 시작된 공연은 가을의 허전함과 코로나19로 지쳐있는 마음을 차분히 달래기에 충분했다.

빠른 박자 속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는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넘어질 듯 말듯한 외줄타기 동작은 박자가 빨라지면서 절정에 다다른다. 더욱더 열정적이고 화려한 발재간은 눈마저 즐겁게 만든다.

아쟁 김영길, 판소리 최영인, 줄타기 박회승, 고수 조용안 등의 세대 간 호흡도 중요 관전포인트였다. 음악 속에는 세대 간 갈등은 없고 세대 간의 조화만이 있을 뿐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산조와 바흐

 

동서양의 조화인 대표적 프로그램인 ‘산조와 바흐’는 악기를 넘어 복장도 이색적이었다. 한복과 검은정장의 조화. 소리를 넘어 시각적인 효과의 복장은 소리축제의 목표인 화합과 조화를 떠올리게 했다.

서양의 대표적인 악기인 첼로가 차분한 소리로 시작했다. 이후 가야금의 맑은 음색이 공연장을 가득메웠다. 마음의 평온함이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연주 중반 첼로의 소리가 가야금의 음색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가야금 지성자 명인과 성금연가락보존회의 산조, 아마티 첼로콰르텟의 바흐의 음악이 합쳐지며 이색적이지만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어냈다. 서로 다른 음색을 이해하고 부족한 소리를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탈 달음

 

가야금 연주자 하수연과 거문고 연주자 황혜영이 한 팀을 이룬 신진 국악듀오 ‘달음’은 탈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 ‘탈(TAL)’을 연주했다. 같은 우리의 전통 악기지만 연주법이 다르다. 가야금은 소리를 손으로 튕겨 소리를 내지만, 숱대로 치거나 튕기며 소리를 낸다. 같은 듯 다른 이 두 현악기가 들려주는 ‘탈’은 계획한 음악 그대로 탈춤이 절로 생각난다. 탈을 쓰고 춤을 추는 우리의 탈 놀음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아주 미세하게 박자를 쪼개며 빠른 음색을 만들어내는 두 악기의 앙상블은 전통악기의 위대함을 다시 느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더블시나위

 

마지막 무대로 펼쳐진 더블시나위의 무대는 웅장했다. 판소리, 장구, 거문고, 대금, 피리, 아쟁 등 20여 명의 전통악기 연주자와 소리꾼이 총 출동했다. 현악기 중심의 전통즉흥 시나위지만 북과 징, 피리소리가 현악기의 소리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노래의 내용도 소리축제와 8선녀 등 전북의 다양한 대표 명물들이 담겼다. 쉴 틈 없는 소리의 향연에 흥이 절로 나는 무대로 두 번째 날 공연의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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