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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2021 시민기자가 뛴다] 가치소비와 라이프스타일 속 공예

썰지연구소 설지희 소장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개관 기념 기획전시〉

요즘 플라스틱 생수통을 두르던 띠지가 사라지고 있다. 올바른 분리배출 법이나 천연소재 제품 사용, 일회용품 줄이기 등의 적극적 참여가 보인다. 기존 환경문제 인식과 코로나19로 급증한 폐기물이 얹혀진 여파다. 친환경을 포함한 가치 활동은 또 다른 가치를 동반한다. 로컬, 역사, 인권, 자연, 환경 등이 서로 연대하고 있으며, 예술활동과 함께한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전국에서 수거한 공병으로 미디어아트 전시를 진행했으며, 서울여성공예센터는 친환경을 주제 공예장터를 운영하였다.

재활용 기획전시장 전경
재활용 기획전시장 전경

6월 3일 서노송동에 개관한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의 〈개관 기념 기획전시〉에서도 새활용과 결합한 공예활동을 엿볼 수 있었다. 공예가들은 폐기물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였다. 강희경, 박은주, 송이석, 조양선, 김태근, 정하영이 참여하였다. 전주시새활용센터 이전 공간을 담거나 유리병·비닐·타이어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였다. 기존의 작업 방식에서 나아가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개발하며 새활용 공예품을 탄생시켰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박은주 작가, 김태근 악기장, 조양선 공예가 작품
(왼쪽부터 차례대로) 박은주 작가, 김태근 악기장, 조양선 공예가 작품

정하영 작가의 설치미술은 전주시새활용센터의 과거 정체성을 드러냈다. 선미촌 성매매업소였던 시절을 결코 잊지말라는 듯 공간을 재현하였다. 방 한가운데 붉은 케이블타이로 엮은 해먹은 성매매 여성과 관람자 모두에게 결코 편하지 않는 영역임을 표현하였다.

강희경 공예가는 다 쓴 소주병과 맥주병을 활용하여 초상화를 만들었다. 박은주 작가는 자원순환 커뮤니티 활동 과정을 전시하였다. 작가가 매개자가 되어 누군가가 쓴 물건과 물건의 사연을 새로운 사용자에게 전한다. 악기장 김태근은 타악기에 쓰이는 동물가죽 대신 폐현수막 천이나 헌옷을 새활용하여 장구를 제작하였다. 조양선 공예가는 비닐을 가공한 파우치를 만들었다. 버려진 비닐을 패브릭의 일종으로 쓰임새를 부여하였다. 송이석 공예가는 폐파이프나 자전거휠 등 녹슨 철물로 다양한 조명을 선보였다. 재료 하나하나를 모으고 새활용하여 탄생한 단 하나뿐인 조명들이다.

송이석 공예가의 작품
송이석 공예가의 작품

새활용은 쓸모없거나 버려지는 자원의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새로운 디자인과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이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순우리말이다. 못 쓰게된 물건을 새활용 소재로 발견하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새롭게 활용하는 실천이다. 전주시새활용센터의 비전은 ‘새활용 생산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시민 공유플랫폼으로서 자원 선순환으로 새활용, 가치에 소비하는 문화, 시민 자치적 환경가치 실현’이다. 즉, 자발적 가치소비를 목표한다.

 

‘얼마’를 쓰느냐 보다 ‘어디’에 쓰느냐가 중요한 시대

산업혁명 이후 세계는 급속도로 ‘공급 과잉시대’로 진입하였다. 모든 물건을 손으로 만들던 시대에서 대량생산 공업품이 쏟아지는 시대가 되었다. 꽤나 오랜 시간 우리는 ‘가격’이란 기준만으로 물건을 선택하고 소비하였다.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어떤 과정이 쓰였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어떤 폭력적인 환경에서 제작되었는지 알 수 없다. 가격이 싸고 디자인이 예쁘면 구매 타당성이 충분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환경과 윤리성 이슈들이 터졌다. 이 시기를 관통한 MZ세대들은 자본 중심적 소비가 결코 건강한 소비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며 성장하였다. 그들이 소비력을 갖춘 지금 ‘가치소비’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함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고 상생을 모색한다. 쉽게 제공되고 버려지는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신념에 따른 소비문화를 채택한다. 그것이 로컬, 새활용, 공예 등 가치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이다.

‘라이프스타일 속 공예는 무엇일까?’ 이 질문은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공예’의 범위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공예라는 단어에 담긴 수공(手工)의 가치다. 수공의 가치는 곧 ‘과정을 안다는 것’이다. 공예가는 하나하나 쓰임새에 맞추며 자신의 가치와 취향을 담는다. 소비자는 그 과정을 동의하고 구매한다. 소비자 개개인의 가치와 취향이 개입될 여지도 크다. 나아가 스스로 만들고 쓰는 즐거움도 만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라이프스타일 속 공예는 너와 내가 필요한 만큼 정성들여 만들어 쓰는 것이다.

전주시새활용센터의 개관 기념 기획전시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과 일맥한다. 공예가의 가치가 담긴 공예품. 그 가치는 새활용이다. 나아가 상생과 지속가능성까지 포괄한다. /썰지연구소 설지희 소장

설지희 썰지연구소 소장
설지희 썰지연구소 소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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