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마리 십대들의 힐링캠프 No. 33 조선시대(동학혁명)
“가슴이 싸하도록 그리움이 솟아난다. 너도 몰래 가슴을 움켜쥔 채 그 숲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겨울바람 소리가 귓전에 사납게 부서진다. 이제는 귀를 부여잡은 채 마구 달린다. 그 속에서 홍이 손짓하고 있다.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본문 중)
이마리(정환) 소설가가 소년 춘석을 통해 동학혁명과 우금치 전쟁,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젊은이들의 고뇌를 담은 <동학 소년과 녹두꽃> (행복한나무)을 출간했다. 동학>
이 소설은 일제 강점기에 연구용으로 진도에서 일본으로 반출된 유골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 한구석에서 먼지를 쓰고 발견된 ‘동농조수 수급(동학 농민 조선 수괴의 머리)’이라는 백여 년 된 유골은 이마리 작가의 손에서 ‘동학 소년 춘석’으로 살아났고, 주인공 춘석은 2인칭인 ‘너’가 되어 이야기를 끌어간다.
대장간 소녀였던 춘석의 첫사랑 홍은 서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 있었고, 진주 농민운동에 참여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던 춘석은 홍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혼돈의 시대는 춘석과 홍이 평범하게 사랑하도록 놔두지 않았다. 구한말의 혼란과 외세의 침략에서 나라를 구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춘석은 동학농민운동에 뛰어들게 되고 운명처럼 김개남 장군을 만나 별동대 작전부터 우금치 전투까지 치르게 된다. 이때 만나게 된 하린과 형에게서 사랑과 죽음을 배우고, 믿었던 뱃사공 돌배의 배신을 겪는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홍과 함께 평범한 생활을 꿈꾸는 어린 춘석은 사랑과 혁명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과연 동학 소년 춘석의 가슴앓이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얀 눈 위에 형을 뉘었다. 하얀 눈밭에 누운 시신 둘레로 붉은 꽃이 몽글몽글 피어나고 있었다. 뒤에서는 계속 총성이 울렸다. 산을 떠메갈 것처럼 대포 소리도 ‘펑 펑.’ 터졌다.” (본문 중)
1894년 동학혁명이 한창일 때 조선 조정의 온갖 수탈로 백성은 피폐해가고, 청과 일본을 비롯한 외세의 개입은 조정 뿐 아니라 민초의 삶을 나락으로 뒤흔들고 있었다. 이때,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 춘석과 하린 등 수 많은 동학 소년들이 마지막 격전지 우금치 전장에 나선다. 그러나 전쟁은 패배하고 일부 동학 소년들은 우금치 붉은 꽃으로 스러져 갔다.
이 소설은 우리 역사가 기억하는 우금치 전쟁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우금치 전쟁을 패배한 전쟁으로만 그리지 않았다. 주인공 춘석을 통해 불의에 항거하고 저항하는 고귀한 정신이 살아 오늘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이마리 소설가의 장편소설 『코나의 여름』,『구다이 코돌이』,『버니입 호주 원정대』는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됐고, 제3회 한우리문학상 대상에 『버니입 호주 원정대』, 제5회 목포문학상에 『악동 음악회』, 제18회 부산가톨릭문예작품공모전에 『바다로 간 아이들』, 2015년 <아르코 국제교류단 문학인> 에 선정된 바 있다. 아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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