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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맞는 송하진 전북지사 "전주서 도민들과 어울리고파⋯전북을 위한 삶 살 것"

정치인 여정 막 내려⋯긴 시간 응원한 도민에 감사
탄소산업 생태계 조성, 새만금 SOC 구축 등 기억에
전주·완주 통합 가장 아쉬워⋯지금이라도 도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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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머리로 일하는 유능한 행정가이자 따뜻한 가슴으로 일하는 착한 정치인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기도하며 살았습니다."

지난 4월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발표한 기자회견문 중 한 대목이다. 경제학자 마샬(Alfred Marshall)이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취임 연설에서 언급한 '냉철한 두뇌와 따뜻한 가슴(cool head but warm heart)'이란 말을 평소 좋아했던 송 지사는 이를 신조로 40년간 행정가로, 정치인으로 전북을 위해 일해왔다.

송 지사는 역대 전북도지사 중 최초로 3선에 도전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컷오프 암초에 걸려 그 꿈은 좌절됐다. 도당위원장이 공심위에 참여하는 등 석연치 않은 컷오프 과정에 반발 여론이 거셌지만 송 지사는 "그동안 민주당에 대한 은공을 갚으려 한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비난과 비방 없이 조용하게 물러난 기자회견을 두고 송 지사답다는 평이 들려왔다.

오는 29일 퇴임식을 앞두고 송 지사는 자연인으로 돌아가지만 앞으로도 전북을 위해 여러 활동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네 편, 내 편 없이 우리 편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 자랑스러운 전북을 만들 것"이라는 통합의 메시지도 전했다.

16년의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게 되셨습니다. 소회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도지사의 소임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정치인으로서의 여정은 막을 내렸지만 전북인 송하진이 해야 할 일, 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전북인으로서 전북의 미래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8년 전북도정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성과를 꼽아주신다면? 

"먼저 국가적 전략산업 위치에 이른 탄소산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역에서 시작한 산업이 국가산업이 되고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는 전략산업이 됐습니다. 국내에선 찾아보기 거의 유일무이한 사례입니다. 참 보람되고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탄소섬유는 고강도·초경량이라는 소재 특성상 우리 도의 전략산업인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자동차 산업, 조선 산업, 재생에너지 산업과 연계돼 있어 향후 부가가치 창출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전주시장 시절 탄소산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송 지사는 도지사 취임 이후 탄소소재법 제정을 주도해 국가 주도 탄소산업 육성 계기를 마련했고, 법 개정을 통해 탄소산업의 총괄 거점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전북에 안착시켰다. 또 일본의 수출 규제로 몸값이 급상승한 탄소섬유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각인시켰고 효성의 1조 원 투자협약 체결과 이행, 탄소산업 소부장 특화단지와 스마트 그린산단 지정, 탄소특화산업단지 국가산단 지정 등 기업 투자와 정부 지원을 받아냈다. 전북이 잘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 외부의 지원과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송 지사의 비전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립을 비롯한 교통 기반시설 구축도 기억에 남습니다. 2028년이면 새만금에서 국제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인입철도와 신항만 등 새만금과 외부를 잇는 모든 길을 열어두었습니다. 길은 문명의 출발점입니다. 새만금의 길을 열어 생태문명을 위한 기반을 준비한 점에서 뜻깊게 생각합니다. 도민의 자존의식 고취도 기억에 남습니다. 호남제일도시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마음이나 생각 변화도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전라감영 복원과 가야·후백제 역사 복원과 같은 역사문화 세우기를 통해 자존의식을 고취시켰고 전북 몫 찾기를 통해 소외됐던 예산, 인사, 정책 등의 불균형을 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북을 호남의 한 지역이 아닌 당당한 독자적 경제권으로 인식시킨 점은 적지 않은 성과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제 체질 개선과 산업지도 재편으로 10대 광역경제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탄소산업과 이와 연관된 첨단산업들, 수소와 재생에너지, 친환경자동차 그리고 홀로그램과 농생명 등 새로운 산업들을 준비했습니다. 새만금 개발로 이러한 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구축했습니다. 전북의 대도약이 이뤄질 무대를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이 무대를 잘 채울 수 있도록 끝까지 돕고 지켜보겠습니다."

 

정치 인생 동안 가장 아쉬운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전주·완주 통합과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입니다. 특히 전주·완주 통합에는 두 번 도전했습니다. 마지막 도전 때는 성공할 뻔도 했지요. 통합 반대라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전까지 저도 통합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정치를 하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 게 그때였습니다. 열렬하게 응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미안했고, 광역시 하나 없는 지역 상황에서 지역 발전의 중요한 동력을 놓친 일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지역의 발전보다 개인의 정치적 영달과 장래의 유불리를 따졌던 정치인들에게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주·완주 통합을 비롯해서 행정 통합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구가 급감하면서 지방소멸 위기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행정 통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라고 봅니다. 더 늦기 전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지역 정치인들이 정말 전북 발전이라는 목표만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도전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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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로 일하시면서 ‘생태문명’이라는 다소 어려운 이야기를 지역 발전의 화두로 꺼내셨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고(故) 이어령 선생님께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진행한 인터뷰를 봤습니다. 앞으로는 '생명이 자본'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셨더군요. 많은 이들이 감염병으로 사망하는 가운데 세계는 생명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고, 앞으로 인류는 포식에서 기생, 기생에서 상생의 단계로 발전해나가게 될 것이라고요. 매우 공감합니다. 우리는 산업화를 통해서 풍요와 발전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그 길엔 오직 사람만이 있었을 뿐 자연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습니다. 자연과 공존은 인류 생존을 위한 절대적 조건임에도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경종이자 축복입니다. 발전의 방향과 내용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니까요. 이러한 대전환은 그간 제조업 시대에선 부족했으나 그 덕분에 깨끗한 생태자연을 지켰고 친환경 미래산업을 차근차근 준비해온 전북에는 더더욱 놓칠 수 없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전북은 앞으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상생 발전이 가능한 생태문명의 거점으로 발전해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해나간다면 큰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했습니다. 전북에서는 승리했지만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 등으로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지역 정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었다는 평인데요. 전북 정치에 대해 한 말씀? 

"코로나19로 거대한 전환이 이뤄졌습니다. 정치 담론도 대전환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 정치는 지금까지 자유와 정의, 민주, 진리, 평화와 같은 거대 담론 위주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도민들은 거대 담론보다는 편안한 일상, 소소한 행복을 더 중요한 삶의 가치로 여기고 있습니다. 추상적 이념 정치, 행정 시대에서 구체적 생활 정치, 행정 시대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여전히 우리 정치는 정치를 거대한 이념적 가치 실현을 위한 주체로 보고 조직과 시스템을 마치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기제라고 여기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은 가끔 혹은 아주 자주 인간의 악의를 감추고 포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기계적 공정으로 결과적으로는 악의를 실현하는 시스템이 아닌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 시스템에 스며들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거대한 담론적 가치보다는 구체적 삶의 현장을 가꿀 수 있는 정치, 행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직자로, 정치인으로 40년을 일해오셨습니다. 후배 공직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논어의 첫 부분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2500년 전부터 배움은 중요한 일이었다는 얘기이고, 왕도와 정치를 논하던 공자가 가장 강조한 게 학습이란 것이죠. 정책은 인간이 소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끊임없는 문제 해결의 과정입니다. 정책을 좀 더 그럴듯하고 바람직스럽게 만들어가려면 당연히 공무원이 인간 사회에 대하여 끝없이 공부하고 학습해야 합니다. 배움의 범위는 끝이 없고 방법 역시 한계가 없습니다. 공무원이 공부하는 만큼 전북은 달라집니다. 어느 순간이든, 어디에서든 공부하고 배우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퇴임 후 어떻게 지내실 계획입니까?

"전주에서 지낼 계획입니다. 거처는 시내에 이미 마련했습니다. 산책도 나가고 자연스럽게 도민들도 만나고 싶습니다.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바쁘게 일할 때에도 일부러 차에서 내려 도심을 걷곤 했는데 이제 유유자적하게 걸을 수 있고 도민과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도지사 시절에 추진한 천리길도 여유롭게 둘러볼 생각입니다. 신정일 선생이 길동무가 되어주기로 했습니다. 공부도 꾸준히 하고 글도 쓰고 글씨도 쓰려고 합니다. 아직 활력도 건강도 충분하다고 느낍니다. 송하진이라는 개인의 삶이 주가 되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전북을 위한 삶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40년 전북을 위해서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아낌없이 응원해 주신 도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도민 여러분이 계셨기에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었고,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도민 여러분 곁에서 내 고향 전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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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머리로 일하는 유능한 행정가이자 따뜻한 가슴으로 일하는 착한 정치인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기도하며 살았습니다."

지난 4월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발표한 기자회견문 중 한 대목이다. 경제학자 마샬(Alfred Marshall)이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취임 연설에서 언급한 '냉철한 두뇌와 따뜻한 가슴(cool head but warm heart)'이란 말을 평소 좋아했던 송 지사는 이를 신조로 40년간 행정가로, 정치인으로 전북을 위해 일해왔다.

송 지사는 역대 전북도지사 중 최초로 3선에 도전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컷오프 암초에 걸려 그 꿈은 좌절됐다. 도당위원장이 공심위에 참여하는 등 석연치 않은 컷오프 과정에 반발 여론이 거셌지만 송 지사는 "그동안 민주당에 대한 은공을 갚으려 한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비난과 비방 없이 조용하게 물러난 기자회견을 두고 송 지사답다는 평이 들려왔다.

오는 29일 퇴임식을 앞두고 송 지사는 자연인으로 돌아가지만 앞으로도 전북을 위해 여러 활동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네 편, 내 편 없이 우리 편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 자랑스러운 전북을 만들 것"이라는 통합의 메시지도 전했다.

16년의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게 되셨습니다. 소회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도지사의 소임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정치인으로서의 여정은 막을 내렸지만 전북인 송하진이 해야 할 일, 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전북인으로서 전북의 미래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8년 전북도정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성과를 꼽아주신다면? 

"먼저 국가적 전략산업 위치에 이른 탄소산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역에서 시작한 산업이 국가산업이 되고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는 전략산업이 됐습니다. 국내에선 찾아보기 거의 유일무이한 사례입니다. 참 보람되고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탄소섬유는 고강도·초경량이라는 소재 특성상 우리 도의 전략산업인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자동차 산업, 조선 산업, 재생에너지 산업과 연계돼 있어 향후 부가가치 창출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전주시장 시절 탄소산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송 지사는 도지사 취임 이후 탄소소재법 제정을 주도해 국가 주도 탄소산업 육성 계기를 마련했고, 법 개정을 통해 탄소산업의 총괄 거점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전북에 안착시켰다. 또 일본의 수출 규제로 몸값이 급상승한 탄소섬유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각인시켰고 효성의 1조 원 투자협약 체결과 이행, 탄소산업 소부장 특화단지와 스마트 그린산단 지정, 탄소특화산업단지 국가산단 지정 등 기업 투자와 정부 지원을 받아냈다. 전북이 잘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 외부의 지원과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송 지사의 비전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립을 비롯한 교통 기반시설 구축도 기억에 남습니다. 2028년이면 새만금에서 국제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인입철도와 신항만 등 새만금과 외부를 잇는 모든 길을 열어두었습니다. 길은 문명의 출발점입니다. 새만금의 길을 열어 생태문명을 위한 기반을 준비한 점에서 뜻깊게 생각합니다. 도민의 자존의식 고취도 기억에 남습니다. 호남제일도시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마음이나 생각 변화도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전라감영 복원과 가야·후백제 역사 복원과 같은 역사문화 세우기를 통해 자존의식을 고취시켰고 전북 몫 찾기를 통해 소외됐던 예산, 인사, 정책 등의 불균형을 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북을 호남의 한 지역이 아닌 당당한 독자적 경제권으로 인식시킨 점은 적지 않은 성과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제 체질 개선과 산업지도 재편으로 10대 광역경제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탄소산업과 이와 연관된 첨단산업들, 수소와 재생에너지, 친환경자동차 그리고 홀로그램과 농생명 등 새로운 산업들을 준비했습니다. 새만금 개발로 이러한 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구축했습니다. 전북의 대도약이 이뤄질 무대를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이 무대를 잘 채울 수 있도록 끝까지 돕고 지켜보겠습니다."

 

정치 인생 동안 가장 아쉬운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전주·완주 통합과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입니다. 특히 전주·완주 통합에는 두 번 도전했습니다. 마지막 도전 때는 성공할 뻔도 했지요. 통합 반대라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전까지 저도 통합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정치를 하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 게 그때였습니다. 열렬하게 응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미안했고, 광역시 하나 없는 지역 상황에서 지역 발전의 중요한 동력을 놓친 일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지역의 발전보다 개인의 정치적 영달과 장래의 유불리를 따졌던 정치인들에게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주·완주 통합을 비롯해서 행정 통합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구가 급감하면서 지방소멸 위기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행정 통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라고 봅니다. 더 늦기 전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지역 정치인들이 정말 전북 발전이라는 목표만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도전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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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로 일하시면서 ‘생태문명’이라는 다소 어려운 이야기를 지역 발전의 화두로 꺼내셨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고(故) 이어령 선생님께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진행한 인터뷰를 봤습니다. 앞으로는 '생명이 자본'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셨더군요. 많은 이들이 감염병으로 사망하는 가운데 세계는 생명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고, 앞으로 인류는 포식에서 기생, 기생에서 상생의 단계로 발전해나가게 될 것이라고요. 매우 공감합니다. 우리는 산업화를 통해서 풍요와 발전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그 길엔 오직 사람만이 있었을 뿐 자연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습니다. 자연과 공존은 인류 생존을 위한 절대적 조건임에도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경종이자 축복입니다. 발전의 방향과 내용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니까요. 이러한 대전환은 그간 제조업 시대에선 부족했으나 그 덕분에 깨끗한 생태자연을 지켰고 친환경 미래산업을 차근차근 준비해온 전북에는 더더욱 놓칠 수 없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전북은 앞으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상생 발전이 가능한 생태문명의 거점으로 발전해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해나간다면 큰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했습니다. 전북에서는 승리했지만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 등으로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지역 정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었다는 평인데요. 전북 정치에 대해 한 말씀? 

"코로나19로 거대한 전환이 이뤄졌습니다. 정치 담론도 대전환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 정치는 지금까지 자유와 정의, 민주, 진리, 평화와 같은 거대 담론 위주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도민들은 거대 담론보다는 편안한 일상, 소소한 행복을 더 중요한 삶의 가치로 여기고 있습니다. 추상적 이념 정치, 행정 시대에서 구체적 생활 정치, 행정 시대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여전히 우리 정치는 정치를 거대한 이념적 가치 실현을 위한 주체로 보고 조직과 시스템을 마치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기제라고 여기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은 가끔 혹은 아주 자주 인간의 악의를 감추고 포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기계적 공정으로 결과적으로는 악의를 실현하는 시스템이 아닌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 시스템에 스며들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거대한 담론적 가치보다는 구체적 삶의 현장을 가꿀 수 있는 정치, 행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직자로, 정치인으로 40년을 일해오셨습니다. 후배 공직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논어의 첫 부분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2500년 전부터 배움은 중요한 일이었다는 얘기이고, 왕도와 정치를 논하던 공자가 가장 강조한 게 학습이란 것이죠. 정책은 인간이 소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끊임없는 문제 해결의 과정입니다. 정책을 좀 더 그럴듯하고 바람직스럽게 만들어가려면 당연히 공무원이 인간 사회에 대하여 끝없이 공부하고 학습해야 합니다. 배움의 범위는 끝이 없고 방법 역시 한계가 없습니다. 공무원이 공부하는 만큼 전북은 달라집니다. 어느 순간이든, 어디에서든 공부하고 배우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퇴임 후 어떻게 지내실 계획입니까?

"전주에서 지낼 계획입니다. 거처는 시내에 이미 마련했습니다. 산책도 나가고 자연스럽게 도민들도 만나고 싶습니다.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바쁘게 일할 때에도 일부러 차에서 내려 도심을 걷곤 했는데 이제 유유자적하게 걸을 수 있고 도민과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도지사 시절에 추진한 천리길도 여유롭게 둘러볼 생각입니다. 신정일 선생이 길동무가 되어주기로 했습니다. 공부도 꾸준히 하고 글도 쓰고 글씨도 쓰려고 합니다. 아직 활력도 건강도 충분하다고 느낍니다. 송하진이라는 개인의 삶이 주가 되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전북을 위한 삶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40년 전북을 위해서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아낌없이 응원해 주신 도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도민 여러분이 계셨기에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었고,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도민 여러분 곁에서 내 고향 전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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