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극한대치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전북정치권이 최전선에 서는 기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전북정치권은 압도적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세로 인해 정쟁에 열을 올리기보다 다음 공천을 염두에 둔 지역구 관리가 대세였다.
전북 국회의원들의 소속은 민주당 아니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제3당이었던 만큼 이들이 국회 내에서 정면충돌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또 예산이 아쉬운 전북의 경우 중앙이슈에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기보단 정부 부처나 상대 당 의원들과도 날선 대립양상을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모습은 정동영·정세균 두 사람이 사실상 현역에서 물러난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이 당내 정치적 중량감을 키우면서 도내 의원 중에서도 보수정당 공격수가 등장하게 됐다. 이 의원은 19일 원내대표에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다. 만약 원내사령탑을 이 의원이 차지하게 되면, 전북 지역구 의원 중 집권 보수정당 핵심인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인 정운천 의원과도 조금 다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데 정 위원장은 정쟁 대신 지역 현안에 집중하는 반면 이 의원은 기자 경력을 살린 논평과 야당에 대한 비판을 통해 존재감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다만 정 의원도 최근 국회 예결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문재인 정부 당시의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 이 의원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압박하면서 보수층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특히 전 위원장에게 다음 총선 출마 여부를 물었는데, 이는 곧 전 위원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직격한 것이다. 전 위원장이 유보적인 답변을 하자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면) 일찍 준비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도 했다.
이 의원이 당 지도부에 입성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직접 스카웃 한 인사인 만큼 당내 대표적인 ‘친윤’으로 분류된다.
민주당에서는 안호영 의원(완주·진안·장수·무주)이 수석대변인을 맡으면서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물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의혹을 방어하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여야 대치 상황 속에서 전쟁터의 전면에 등장한 셈이다. 특보단장인 김윤덕 의원(전주갑)도 활동 범위를 높이면서 이재명 대표를 직접 보좌하고 있다. 김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청와대 활용 논란과 관련 윤 대통령을 직격하고,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한병도 전북도당위원장(익산을) 역시 취임사에서 정부와 여당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도당위원장 차원의 견제 의지를 보였다. 신영대(군산), 이원택 의원(김제·부안)도 각자의 상임위와 농민 관련 행사에서 정부와 여당의 문제를 심도있게 파고들고 있다. 이들의 발언 수위도 나날히 거세지고 있다. 김성주 의원(전주병)의 경우 주로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당독주 현상으로 여야 간 견제와 경쟁이 부족했던 전북 의원들이 각자의 당을 위해 공격적 태세로 태도를 전환한 셈이다. 여야 누구든 이번 정쟁에서 패배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에 비교적 조용했던 전북정치권에서도 정쟁에 적극 동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주도권 쟁탈전은 정기국회의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달 19일 대정부 질문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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