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전북문인장, 15일 발인 통해 문인들 배웅 속 영면 들어
“삶의 지혜와 강령을 시조와 수필을 통해 몸소 실천하고 설파하신 스승님. 온고지신의 정신을 몸소 실천한 균형 잡힌 선비 학자의 모습을 본받고 학문에 정진하도록 매진할 것입니다.”
전북 문단의 큰 어른으로 존경 받았던 고하(古河) 최승범 시인이 1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전북문인협회는 14일 오전 전주 뉴타운장례식장에서 고하 최승범 시인의 전북문인장을 엄수했다.
이날 문인장에는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김영 전북문인협회장, 황병근 전 전북예총 회장,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 권병렬 원로 화가, 양병호 전북대 평생교육원장, 정군수 석정문학회장, 김경희 전북문학관아카데미 지도교수, 조미애 표현문학회장, 김영채 전북예총 감사, 유백영 전북사진대전 초대작가, 정병렬 시인 등 지역 원로·중견 문화예술인들과 생전 고인의 제자였던 장욱 시인, 유인실 시인, 최유라 시인 등 200여명이 함께 자리해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문인장 사회는 고인의 제자 유인실 시인이 맡았으며 김영 회장의 약력 보고, 박지학 시인과 신지원 문학박사의 시 낭송, 양병호 전북대 평생교육원장의 조사, 장욱 시인의 조시, 헌화, 묵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김영 회장은 “고인이 전북대 교수로서 후학 양성에 힘썼을뿐 아니라 전북지역 문화의 창달에도 공헌했다”며 “1969년 창간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50여년 동안 전북문학의 발간을 통해 지역문학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고 밝혔다.
소재호 회장은 문인을 대표해 고인을 추모하면서 “시인과 수필가로서 왕성한 저술 활동으로 한국 문학 발전에도 혁혁한 공적을 쌓으셨다”고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이 자리에 한결같은 슬픔으로 정중히 영결의 예를 갖춘다”고 말했다.
유족을 대표해 고인의 장남인 최강섭 씨는 “어렸을 적에는 엄하셨던 아버지였지만 커서는 친구 같고 인자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며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발걸음을 해주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흐느껴 인사했다.
장례식장에는 평소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문화예술인들의 발길도 눈에 띄었다.
유백영 전북사진대전 초대작가는 “고인을 몇 일전 직접 찾아가 인사도 드렸다”며 “코로나19 감염 이후 폐렴으로 투병 중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니 황망하기 그지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영채 전북예총 감사는 “생전 고인은 길을 지나가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를 보시곤 멈춰 서 나무를 부둥켜 안으셨다”며 “그런 소나무 앞에서 고인을 촬영했던 사진이 영정사진으로 남겨지니 서글프고 소나무의 지조와 절개를 흠모하고 자연을 사랑했던 가르침은 영원히 가슴 속에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문인장에 이어 다음날인 15일 오전 발인에는 마지막으로 떠나는 고인을 추모하며 유족들과 문인들이 장지로 떠나는 운구차를 좀처럼 떠나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눈시울을 자극했다.
장례식장 안은 비통한 분위기 속에 울먹임으로 가득했고 결국 떠나는 운구차를 바라보며 조문객들은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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