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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콩 지킴이 ‘함씨네토종콩식품’, 부도 위기는 왜?

한국서만 나는 ‘쥐눈이콩’ 연구·개발 선구자…도산하면 지역먹거리·국산콩 연구에도 큰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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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닫혀 있는 함씨네토종콩식품 공장(사진=함씨네 제공)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도 청산 못한 과태료가 6000여만 원.  이 빚이 기업의 자금줄을 줄줄이 막고 수억 원대 공장을 삼킨 것은 순식간이었다.  

20년간 단가 높은 국산콩만 고집하며 크고 작은 위기가 있던 '함씨네 토종콩식품'이었지만, 도산 위기를 맞게 된 결정적 계기는 전주시로부터 전주 한옥마을 식당을 위탁 받아 운영하면서부터다.

함 대표는 시 수탁시설에서 토종 콩 두부와 장류를 토대로 한 식당 ‘함씨네 밥상’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운영했다. 

"우리 땅에서 나는 발효식품들이 GMO(유전자변형생물체)의 나쁜 성분을 없애는 해독제"라고 강조한 함 대표는 모든 식자재는 국산 농수산물만 사용했다. 수입콩보다 10배가량 비싼 토종 콩과 국산 식자재만 고집하니 적자가 날 수밖에 없었다. '전주 한옥마을에 걸맞은 건강한 한식' 명성은 늘었지만, 임대료가 조금씩 밀리기 일쑤였다. 

함 대표는 이 시기 벌어진 외부업체 유입으로 인한 운영난, 전주시와의 마찰이 경영의 악화일로를 걷게 했다고 봤다. 

당시 '함씨네 밥상'이 있던 시설은 주말마다 전통혼례가 있었고 혼례식 하객식사 대접이 운영수익에 큰 부분을 차지했는데, 하객식사 대접에 외부업체의 출장뷔페를 허용하도록 한 것이다.  

동시에 '함씨네 밥상'의 식재료 문제에 관한 음해성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중국산 식재료와 콩을 사용하면서 국산재료를 쓴 것 처럼 거짓홍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A전주시의원이 '한옥마을 양심 없는 음식점'을 주제로 함 대표를 비판하는 5분 발언을 준비했으나, 사실 확인 과정에서 근거 없는 소문임을 알게 돼 발언에 대해 취소하기도 했다.   

함 대표는 "재계약 할 생각으로 사비 1억원을 들여 리모델링도 했고, 한옥마을에 어울리는 지역 대표 식당이 되고자 식재료에도 정성을 들였다"며, "전주시가 조금 더 지켜봐줬다면 좋았을 텐데 도리어 외부업체를 유입하는 등 경영위기를 심화시켰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게다가 재계약 여부를 두고 전주시와 마찰을 빚는 과정에서 식당을 무단점거 하고 있다며 전주시가 '함씨네'를 대상으로 압류 강제집행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밀린 임대료 3000만 원에 과태료와 벌금이 붙어 1억 원으로 불었다. 채 갚지 못한 과태료는 은행권 대출 등 자금 융통을 막았다. 재산 가압류 처분이 내려졌고, 부실기업 낙인이 찍혀 주요 수입처이던 학교 급식과 매장 납품도 거부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매출 급감도 한몫했다. 생산 공장은 경매에 넘어가 다른 주인에게 낙찰됐다.  

결국 '함씨네'는 현재 공장 임대도 여의치 않아 폐업 위기에 처했지만, 지역 각계각층에서는 '함씨네'가 회생하길 바라고 있다.

우리 토종 콩의 연구·개발 선구자인 함 대표가 도산하면 지역먹거리·국산콩 연구에도 큰 손해라는 의견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쥐눈이콩은 단백질 지질 비타민이 풍부하고, 특히 황색 콩에는 없는 글리시테인이라는 특수 항암물질이 다량 함유된 가장 완벽한 식품이다. 함 대표는 수년간 연구 끝에 2007년 화학첨가제 없이 쥐눈이콩과 마늘을 혼합한 청국장 개발에 성공했다. 이 청국장으로 그해 신지식인 농업인에 선정됐고, 정부는 2018년 동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2019년에는 이 공을 인정받아 한국노벨재단으로부터 노벨생리의학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고려대 김영준 교수가 진행했던 쥐눈이콩 마늘 청국장 임상실험에서는 항암효과와 혈당감소, 체중감량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도출해 냈고, 지역 병원에서는 '쥐눈이콩 마늘청국장 환'을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면역력 강화 등의 목적으로 장려하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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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씨네토종콩식품
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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