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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해가는 시간과 사랑의 마음 담아, 유대준 시집 '기억의 그늘을 품다'

삶과 사물을 향한 투명한 시선과 섬세한 기억의 매무새 견고 
30년 동안 쌓아 올린 서정과 서사가 어우러진 시(詩) 53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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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그늘을 품다. 사진=교보문고 제공 

 

솔직한 언어로 평단과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유대준 시인이 시집 <기억의 그늘을 품다>(현대시학사)를 펴냈다.

시인은 한층 선명해진 주제의식과 깊은 사유로 매혹적인 시세계를 펼쳐 보인다.

자신만의 화법과 심안을 갈고 닦은 그는 이번 시집에서 천천히 소멸해가는 시간과 사랑의 마음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늦은 귀가를 기다리다/이불 돌돌 말아 고치 집 지은 그녀를 본다/머리 쪽에 숨구명 하나 나 있다/처마 낮은 방에 엎드려/등이 가렵다고 피 나도록 긁으며/삶이 쓴 약 같다던 그녀가/(…중략…)/손에 단단한 각질을 새긴 그녀는/깨워도 깨워도 꿈쩍하지 않는다//우화등선의 꿈을 꾸는지”(‘아내의 잠’ 중에서)

시인은 원시적인 감각으로 자신의 삶을 끌어안고 사랑에 투신한다. 연민을 앞세우지 않은 담백한 시선과 흘러간 세월을 묵직하게 녹여낸 시편들은 서늘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시 해설을 통해 “특별히 이번 시집에는 삶과 사물을 향한 투명한 시선과 그 시선을 통한 섬세한 기억의 매무새가 견고하게 결속되어 있다”며 “남다른 기억의 힘으로 지난날을 재현하면서 그 시간을 항구적으로 긴직하려는 꿈의 세계에서 발원하고 완성되는 언어예술”이라고 밝혔다. 

삶과 시를 대하는 시인의 진실한 마음과 진지하면서 겸허한 태도가 깊이 와닿는 시편들은 그가 30년 동안 쌓아 올린 서정과 서사가 어우러져 '이야기 시'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시집에는 눈으로 읽고, 입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53편의 시가 담겨있다. 

완주 고산에서 태어난 유대준 시인은 1993년 ‘문학세계’로 등단했다. 원광대 문예창작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전북시인협회장과 전주문인협회장을 역임했다. 전북시인해양문학상 대상과 전북문학상‧전주문학상‧여산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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