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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과 성찰의 서정…이대준 시집 ‘거미줄 별꽃’

생의 근원적 슬픔과 타자에 대한 따뜻한 마음 50여편의 시로 표현

이대준 ‘거미줄 별꽃’ 표지. /사진=예스24 제공

 

치열한 응시와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삶을 이야기하는 이대준 시인이 시집 <거미줄 별꽃>(애지)을 펴냈다.

삶을 향한 사려 깊은 연민과 꾸밈없어 더욱 미더운 언어로 온화한 서정의 시 세계를 보여준 그는 이번 시집에서도 가파르게 흐르기 쉬운 마음을 선한 마음들로 단단히 붙든다.

그래서 <거미줄 별꽃>의 55편의 시들은 인간의 근원적 슬픔을 절실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타자의 고통에 닿으려 애쓴다.

시인은 순수한 꿈을 버리고 속세와 타협하며 가식적으로 살아가는 자아에 대한 슬픈 성찰도 꾸밈없이 드러내고 고통으로 가득 찬 현실을 직시하며 현실을 극복하는 의지도 보여준다. 나를 반성하고 타자의 슬픔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살갑고 서정적인 이미지가 묵직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한여름 밤길을 달려/ 친구에게 다녀온 다음 날 아침/ 자동차 범퍼에 달라붙은/ 수많은 주검들을 보면서/ 바람보다 가벼운 몸들아/ 자동차의 속도를 어찌/피해가지 않았더냐?//자동차 속도에 비례해서/ 내 몸은 가볍게 날지/ 그런데 말야 재수가 없었나 봐/ 태어나고 보니 하필/ 깜깜한 밤이잖아/ 하루를 살아도/ 빛 속에서 살고 싶었어// 단지 그뿐이었어”(‘하루살이의 변’ 전문)

<거미줄 별꽃>이 전하는 진실한 마음은 절묘한 비유와 토속적 향취에서 시작한다. 시인은 기성세대가 공감할 만한 특정한 과거의 회상과 상황에 걸맞은 사투리, 그리고 담화적 구문구조가 서로 어울려서 정감 넘치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런 특징을 바탕으로 생의 쓸쓸함부터 사랑의 풍경까지 경이로운 삶의 이야기를 나직하게 전달한다.

이세재 시인은 발문에서 “이대준 시인의 시어나 시구들에는 토속적 향취가 강하다. 어린 시절의 순수성이 몸에 밴 시인의 체질적 특성으로 보인다”며 “이대준의 시는 남의 이야기도 내 이야기 같고 우스운데도 슬프고 슬프면서도 우스운데 괜히 눈물이 나는, 고향 친구를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며 무릎을 맞대고 나누는 이야기 같다”라고 밝혔다.

1962년 순창에서 태어나 산서에서 성장한 시인은 2015년 시집 <어느 여름날의 꿈>을 내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전주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 국어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벌교여고, 전북여고, 우석고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했고 은퇴했다. 2025년 세종시마루신인상을 수상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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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준 #시집 #거미줄 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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