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들의 탈당과 복당은 한국의 현실 정치 상황을 감안하면 너무나 당연한 경우가 많다. 주요 정당의 이합집산이 빈번한데다 호남에서는 민주당 공천이 아니면 다른 정당보다는 무소속으로 나서는게 유리하기에 정치이력이 풍부한 후보들은 탈당과 복당 횟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공천을 받지 못해도 은인자중하면서 꿋꿋이 당을 지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공천을 주지 않으면 탈당하고 있다. 당 수뇌부에서는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더라도 절대 복당은 없다”고 공언하지만 이게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대선이나 총선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어떻게든 우군을 확보해야 하는 마당에 탈당했다고 해서 옛 동지를 버릴 경우 자칫 적전분열이 돼 패배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당명을 어기고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당선되면 복당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준 이는 바로 정동영 국회의원이다. 2009년 전주 덕진구 재선거때 민주당은 대선 후보까지 지낸 그를 공천하지 않았다. 탈당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그는 이듬해 화려하게 복당하게 된다. 정세균 당 대표로서는 체면이 구길대로 구겨졌으나 현실적인 힘의 위력은 바로 그런 것이다. 실패하면 역적, 성공하면 혁명 이라는 말이 재확인된 셈이다. 내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정가에서도 유력한 후보군의 복당 문제가 종종 화두가 되고 있다. 대선을 전후해서 대부분 복당이 이뤄졌으나 임정엽 전 완주군수와 장영수 전 장수군수 등 몇명은 복당이 보류돼 눈길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각종 여론조사 결과 나름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임 전 군수의 복당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한편에선 복당의 마지노선이 지났다고 보는 반면, 다른쪽에선 여전히 살아있는 변수라고 보고있다. 민주당이 복당 문제를 최종 결론내지 못하는 사람이 바로 임 전 군수라는 관측도 있다. 그만큼 찬반양론이 격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당선된 단체장이 복당한 경우는 확실한 당선 보증수표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복당과는 다른 차원의 얘기지만 지난해 총선때 지역위원장이 바뀐 곳에서는 지방의원 대다수가 교체되는 분위기다. 전주갑 도의원의 경우 현역 의원들이 거의 경쟁없이 연임가도 열차에 승선한 것과는 달리, 전주병 같은 곳은 계파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얼마전 윤준병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이 선출되면서 지역정가에서는 A시장은 컷 오프 대상에서 제외돼 살아나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그동안 약체로 평가받던 군수후보 B씨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말도 회자된다. 12월에 예정된 전북지역 타운홀 미팅은 내년 지방선거를 향한 출발 총성이 울리는 날로 봐야 한다. 지역정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현장 메시지에 귀를 쫑긋하는 분위기다. 특히 전북지사 선거에 나선 김관영 지사와 안호영, 이원택 의원, 정헌율 익산시장측에서는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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