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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 입지, 새만금](하)도약을 가를 선결 과제들

전력·용수·전용망, 지역이 감당할 수 없는 영역 중앙 지원 절실
인프라부터 인재·규제까지…유치 경쟁 전 경쟁력 확보 시급

새만금 산업단지 지도./사진=전북일보DB.

남부권을 새로운 국내 첨단산업 벨트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기조가 본격화되기 전에, 새만금이 산업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가에 무엇을 요구하고 어떤 조건을 선제적으로 갖춰야 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추가로 조성되는 첨단산업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전력·용수·부지 등 물리적 조건을 갖춘 비수도권 지역을 우선 검토하겠다는 원칙을 공유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전통 산업 도시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넓은 부지와 새로운 산업 유치에 유리한 지역에 추가적인 산업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만금 역시 단순한 정책 구호의 대상이 아니라, 실제 기업 유치가 가능한 준비 수준과 실행력을 점검받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전력망 구축이 꼽힌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력 다소비형 첨단산업은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전제되지 않으면 입지로서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지 인근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전원과 산업단지를 직접 연결하는 전용 전력망을 국가사업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송전망 구축을 지자체나 개별 공기업에 맡길 경우 속도와 책임 모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산업용 용수 역시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설계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초순수는 수량보다 수질과 안정성이 핵심인 만큼, 광역 수계 관리와 정수 체계를 포함한 국가 차원의 공급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에너지전환포럼 관계자는 “전력과 용수를 개별 인프라로 접근하면 산업 유치 단계에서 병목이 반복될 수 있다”며 “초기부터 전력·용수·부지를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지 경쟁력을 좌우할 제도적 장치 역시 정부가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첨단산업 단지를 조성하려면 개별 사업 단위의 지원이 아니라, 규제 완화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에 대한 재정 투입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국가 차원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이러한 지원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각 지역이 선언적 유치 경쟁에 매달리며 정책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력 문제 역시 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거론된다. 반도체 산업의 지방 분산을 가로막는 논리로 인재 유출이 반복돼 왔지만, 생산 중심의 팹 운영 특성상 고급 연구 인력 비중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인력 부족분 가운데 절반 이상은 고졸·초대졸 인력으로,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정주 여건을 병행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전북자치도는 재생에너지 확대 여력과 광활한 부지를 새만금의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이를 단계적으로 강화한 뒤 정부에 어필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전력 다소비형 첨단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갖춘 뒤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연구원 관계자는 “이제는 새만금사업의 외형을 키우는 데서 벗어나, 지금 가능한 범위의 사업을 빠르게 완성해 기업이 실제로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충족하느냐가 새만금의 향후 역할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끝>

서울=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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