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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판소리 전주가

지난 10월17일 완주에서 열린 국창 권삼득국악대전에서 ‘권삼득상’을 수상한 소덕임씨(57)는 권삼득 명창의 고향인 완주군 용진에서 태어나 살아오면서 비가비 권삼득 명창의 반열을 꿈꾸며 산다고 말한다. 그의 소원은 판소리에 더욱 정진해 고향에 판소리 전수관을 짓고 권삼득 명창의 맥을 잇는 것이다. 전북에는 소덕임씨같은 소리꾼을 비롯해 판소리 꿈나무, 귀명창들이 참 많다. 판소리가 전북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자면 전북은 판소리 본향임이 분명하다. 당대 최고의 소리꾼으로 명성을 날린 송흥록 선생은 가왕으로 불리고 있다. 그의 생가가 있는 남원시 운봉읍 비전마을 일대는 국악의 성지로 불리운다. 박초월 명창은 그의 제자다. 남원이 판소리 고장으로 명맥을 이을 수 있었던 것은 남원 소리꾼 강도근 명창의 공이 컸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남원 출신의 안숙선 명창이 판소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동리국악당이 있는 고창도 판소리의 고장이다. 동리 신재효 선생은 판소리 다섯바탕을 정립하고, 수많은 소리꾼들을 후원하고 양성했다. 고창 출신의 판소리 명창 김소희는 안숙선 명창의 스승이다. 판소리가 동편제와 서편제로 나뉘어 소리의 색깔과 맥을 달리하며 전승되면서 전국적으로 수많은 명창이 배출되었다. ‘쑥대머리’를 만든 임방울 명창, 동초제라는 독자적 바디를 정립한 김연수 등 손가락으로 다 꼽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이 판소리 고장으로 크게 각인돼 있는 것은 소리꾼과 귀명창들 덕이 크다. 과거 조선시대와 일제시대에는 기름진 농토가 많은 전북의 풍요로운 토양이 판소리의 추동력이었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 이래 정부의 주요 산업 정책에서 밀린 전북 경제 토양에서 판소리는 위축됐다. 그 악조건 속에서 남원의 강도근, 전주의 홍정택 등 전북의 소리꾼들이 판을 이끌었다. 40년 전 전북 사람들은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를 만들어 전국 국악경연대회를 펼치며 판소리 등 국악의 본향임을 확실히 했다. 지난 1일 전주 한옥마을 최명희문학관 앞뜰에서 작은 소리판이 벌어졌다. 극작가 최기우씨가 사설을 쓰고, 소리꾼 유태평양씨가 부른 창작판소리 ‘전주가’ 발표회 자리였다. 춘향가도 아니고 심청가도 아니고 ‘전주가’다. “어떻게 전주가 판소리 한바탕의 주인공이냐, 예로부터 전주는 판소리의 본향이니, 판소리 한바탕 쯤의 주인공은 당연지사 아니것습니까.”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11.05 23:02

쌀값 폭락에 속타는 농심

쌀 풍작을 맞은 농민들의 가슴이 숯 검댕이처럼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추수가 한창인 요즘 산지 쌀값이 80kg 한가마당 14만원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농민들의 걱정이 태산처럼 쌓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과 FTA 체결에 이어 TPP에 가입하려면 TPP 참여 12개국의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쌀 추가 개방문제가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TPP 가입을 위해 결국 쌀을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통계청에서 밝힌 올해 쌀 생산량은 425만 8000톤이다. 쌀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2% 감소했음에도 풍작으로 인해 생산량은 2.5% 늘어났다. 우리나라 쌀 수요량이 400만톤인 점을 고려하면 25만 8000톤이 초과 생산된 것이다. 이미 쌀 재고량이 140만톤에 이르는 상황에서 쌀 풍작은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그럼에도 정부의 쌀 대책은 너무 안이하다. 20만톤을 추가 수매하겠다고 밝혔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 140만톤에 달하는 재고 쌀 문제와 밥쌀 추가 수입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9월 30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쌀 관세화를 공식 선언하면서 쌀 수정 양허표를 제출했다. 이후 1년새 쌀값이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 창고에는 재고 쌀이 넘쳐나 더 이상 쌓아둘 곳이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정부가 규정을 어겨가며 밥쌀용 수입 쌀을 저가 판매해온 것으로 국정감사 결과 드러났다. 정부는 쌀시장을 개방화하면서 밥쌀 의무수입규정을 삭제해놓고 국내 수요처를 구실로 내세워 밥쌀을 수입하는데다 이를 터무니없이 싸게 공매 처분함에 따라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목표 쌀값 23만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의 쌀값 대책은 거꾸로 가면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쌀값은 여전하다. 1996년도에도 80kg 한가마니가 14만원선이였는데 지금 산지 쌀값이 14만원대 까지 떨어졌으니 물가상승률과 농자재비 농기계임대료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손해보는 농사를 짓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쌀 농사를 지어봐야 적자만 가중되면서 농가 5가구 중 1가구는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벼랑 끝에 선 농민들은 정부를 향해 묻는다. 언제까지 농민을 천하지졸(天下之卒)로 볼 것인가.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11.04 23:02

미당 탄생 100년

미당 서정주(1915~2000)의 ‘국화 옆에서’는 40대 이상 중년들에게 ‘국민시’였다. 이 시는 90년대 초 시인의 친일논란과 함께 교과서에서 퇴출됐다. 그렇다고 미당을 빼놓고 어찌 한국 현대문학을 말할 수 있을까.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벽’이 당선된 후 6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해온 미당의 삶은 곧 우리의 현대문학사다. 곡기를 끊고 2000년도 부인을 따라갔던 미당을 두고 고은 시인은 ‘시(詩)의 정부(政府)가 스러졌다’고 애도했다. 미당은 생전에 15권의 시집과 1000편의 시를 발표했다. 토속어를 적극 활용해 전통적 정서를 환기시키기도 하고, 불교적 상상력과 결합하여 영원성의 지향을 보여주며,인간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화음을 시에 담았다. “미당의 시는 모국어의 위대하고 오묘한 성취”라는 극찬도 따른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독재시절 몇 편의 친일 시와 군부 찬양 시가 그의 문학적 성취에 굴레가 됐다. 교과서에서 그의 시를 볼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그의 장례식도 가족장으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작고한 뒤 시인을 기리는 활동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의례적인 데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 빛나는 문학적 업적을 시인 스스로 배반한 업보인지도 모르겠다. 올해가 미당 탄생 100년이 되는 해이지만 그를 기리는 사업 역시 잔잔하기만 하다. 지난 6월 동국대에서 미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시잔치 및 시전집 출판기념회가 고작이었다. 미당 탄생 100년을 기념하는 일은 미당 개인을 우상화하는데 있지 않다. 문학적 성과와 함께 친일·독재 찬양의 행태에 대한 비판도 따라야 한다. 중요한 점은 미당 문학이 한국문학의 큰 자산이라는 점이다. 특히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다’고 시 ‘자화상’에서 말할 만큼 미당의 문학 바탕에는 고향 고창의 정서가 듬뿍 담겨있다. 생전의 영욕을 뒤로 하고 미당이 잠든 곳도 고향 ‘질마재’다. 미당의 문학적 성취는 곧 전북과 고향 고창의 문학적 자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고향에서 그를 더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다행이 지역 원로급 문인들을 중심으로 올 미당문학회를 만들어 지난 주말 미당 탄생 100년을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전북도와 고창군 등 자치단체들의 관심은 여전히 미흡하다. 고향을 품었던 미당을 이제 고향 사람들이 안아줘야 할 때다. 그것이 한국문단과 전북의 문화적 자산을 위한 길이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5.11.03 23:02

헤쳐모여

10·28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15대 2로 새정치민주연합을 크게 눌렀다. 노동개혁과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반속에 치러진 이번 재보선의 총 투표율이 20%로 저조했지만 새정연이 거둔 결과는 거의 궤멸 수준이다. 새정연이 잇단 재보선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신당 창당 바람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요즘 전북에서도 예전과 달리 새정연에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탈당하는 당원이 늘었다. 이처럼 탈당 당원이 늘고 있는 주된 원인은 “당 지도부가 정권을 잡을려는데는 정신이 없고 오직 당권을 잡아 공천권을 행사하려는데만 혈안이 돼 있기 때문에 비전이 없어 더 이상 새정연에 머무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도내 국회의원들의 정치력이 전반적으로 약한데다 전문성 결여로 전북 몫도 제대로 못챙겨오기 때문에 등 돌리고 있다.이 때문에 정치신인과 입지자들은 선거구 획정이 어떻게 결론이 나느냐와 중앙정치 기류를 살피느라 촉각을 곤두세운다. 상당수 입지자들은 현역의원이 쳐 놓은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새정연 쪽보다는 신당쪽으로 방향을 잡고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현재 새정연의 당 지지도가 낮아지는 추세라서 내년 선거판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면서 “대선급 주자들이 신당으로 모이면 신당 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자들 가운데는 순창에 내려와 있는 정동영 전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높다.“아무리 패장이라도 여권 대선후보와 당 대표를 지낸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정치력과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내년 전주쪽으로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정 전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공산이 짙다. 그의 전주 덕진 출마가 내년 1월 정도에 가시화 되면 새정연과 신당간에 샅바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여기에 새정연 공천서 탈락하는 현역들까지 가세하면 신당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광주 전남쪽에서 신당바람이 강하게 감지돼 전북으로의 인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당이 패잔병 구제소”냐면서 “이름에 걸맞는 인물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초선이 7명이나 된 전북정치권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이 없고 리더가 없다는 것이 정동영 전의원을 등판시키는 명분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정 의원이 얼마나 손학규 전의원처럼 진정성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 전의원이 감성정치 보다 경륜과 관록이 묻어 나는 신중한 행보를 보일때는 재기 가능성이 클 수 있다. 내년 총선은 모처럼만에 ‘형제간 상씨름판’이 벌어질 것 같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11.02 23:02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동학농민혁명이 민란이 아닌 혁명으로 대중들 앞에 이름을 찾아 놓이기 시작한 것은 1994년 백주년을 맞은 즈음이다. 이후에도 갑오농민전쟁과 동학농민혁명을 두고 학계의 명칭 논의가 뜨거웠지만 2004년 특별법 제정으로 갑오년 역사는 비로소 동학농민혁명이란 이름을 얻을 수 있었다.그러나 갑오년 역사는 오늘에도 지난하다. 특별법이 제정되고도 10년이 넘는 동안 기념일 제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나, 일본 북해도 대학에서 봉환해온 동학농민군 유골이 아직도 안장되지 못하는 현실이 그것을 증명한다.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 취재를 위해 1993년과 94년, 2년 동안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를 답사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과 함께 나선 취재였지만 왜곡되고 묻혀있는 갑오년 역사를 들추어 세상에 꺼내어 놓는 일은 쉽지 않았다. 우선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역사가 기록으로 말하는 것이라면 갑오년의 역사는 온전한 실체를 얻기 힘든 대상이었던 셈이다.다행스럽게도 100주년을 기점으로 연구자들의 동학농민혁명 연구 작업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숨어있었거나 묻혀있었던 사료가 발굴되어 역사적 사실들이 증명되거나 새롭게 밝혀졌다. 학술연구의 진전은 1996년 동학농민혁명 사료를 30권으로 체계화한 〈동학농민전쟁 사료 총서〉 발간으로 이어졌다. 소중한 성과다.이 사료를 바탕으로 동학농민혁명 자료를 엮은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지난 2015년 6월 출범시킨 동학농민혁명기록물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가 그 주체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1894년부터 그 이듬해까지 한국에서 일어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종합 기록이다.동학농민군 임명장과 회고록, 동학농민군 진압에 가담한 관료와 진압군의 공문서와 보고서 등의 조선정부 기록, 민간인의 문집 및 일기, 동학농민혁명을 목격하거나 전해들은 개인의 견문기록, 그리고 일본 측 관련 기록물 등 171건의 자료가 망라되어 있다. 이 기록물은 세계적으로도 예를 찾아보기 힘든 사료로서의 가치를 평가 받는다.전문가들은 사료의 희귀성면에서도 그렇지만 시간과 공간, 사건의 주체가 각각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기록한 자료라는 점에서 그 완전성을 주목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은 세계사적으로 조명 받아야 할 역사다.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에 마음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10.30 23:02

아파트 가격

전주시분양가심사위원회가 지난 26일 에코시티 분양가를 3.3㎡당 793만∼795만 원으로 권고하면서 최근 전주지역에서 제기된 고분양가 논란이 일단락됐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의 단초가 된 전주 만성지구 골든클래스 810만원에 약간 밑도는 수준이지만, 7자와 8자가 주는 뉘앙스가 고분양가 우려 심리를 다소 누그러뜨린 것이다. 어쨌든 이번 진통을 계기로 전주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800만 원대에 확실히 진입했다. 시장경제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면, 건설사들이 제시하는 850만원 전후의 아파트 분양가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 건설된지 10년 이내 아파트의 거래시세는 3.3㎡당 900만원-10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아파트 건설사 입장에서 볼 때 예를 들어 850만원에 분양받은 수요자든, 793만원에 분양받은 사람이든, 분양받는 순간 평당 100만 원 정도의 이익을 손에 쥔다. 최근 전주지역 분양 현장이 이를 입증했다. 혁신도시 아파트들이 증거다. 이익은 중간에서 차익을 챙기는 투기세력들이 본다. 일단 분양을 받은 다음 소위 ‘피’를 받고 넘기는 세력들이다. 피 규모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이다 어떻게든 분양권 낙찰만 받으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돈 좀 여유있는 사람들이 누리고 산다. 그게 전주에서 잘산다고 자부하는 일부 사람들의 민낯이다. 그들 입장에서 볼 때 “그런 좋은 기회를 못잡는 사람들이 바보”다.부동산중개사무소는 이를 조장한다. 모든 부동산중개사무소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사무소는 피를 중개하고, 조장한다. 이를 중심으로 선수가 된 일부 세력들이 득세하면서 분양가가 오르고, 시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폭등한다. 고분양가, 고시세 원인은 토지공급자들의 행태에서도 찾을 수 있다. 공공 성격의 LH와 개발공사가 부지를 개발하고 최고가 입찰에 부쳐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 높은 가격에 공동주택부지를 매입한 건설사는 이를 핑계 삼아 분양가격을 올려버린다. 고분양가 논란을 제대로 잠재우려면 공공개발 부지의 최고가 낙찰제를 없애는 등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 적정 가격에 매각, 건설사의 분양가 인상을 미리 제어해야 한다. 전매를 금지하고 투기세력에 대한 세금추적을 강화해야 한다. 2018년은 이미 경고된 인구 절벽기다. 아파트 가격도 절벽에 직면해 있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10.29 23:02

치유 농업

몇 해 전 본 네덜란드의 작은 농촌 도시인 와게닝겐(Wageningen)의 농장 모습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넓은 초지에 방목하는 돼지와 닭 농장, 그리고 당근과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채소 농장에 농장주 뿐만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은 정신적 장애나 치매 스트레스 등을 겪고 있는 노인이나 직장인 어린이들로 이곳에서 주말을 보내거나 또는 몇 개월씩 거주하면서 힐링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농장에 거주하는 비용은 정부에서 의료보험과 연계해 지원해 주고 있으며 이곳에서 유기농으로 생산된 고기와 달걀 채소류는 비싼 가격에 유럽 전역으로 팔려 나간다. 네덜란드는 이 같은 치유 농장(Care farm)을 지난 1995년부터 도입했다. 처음에는 정부에서 치유 농장 설립을 지원해주었고 농업을 통한 치유효과가 커지면서 농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난 2011년 1100여 곳에 달했다. 치유 농업 덕분에 인구 3만7000여명에 불과한 와게닝겐에 있는 와게닝겐대학에는 학사과정 2900여명, 석사과정 2100여명, 박사과정 1400여명 등 모두 6400여명이 다니고 있다. 이들 가운데 석사과정 30%, 박사과정 50%의 학생이 100여개 국가로부터 유학 온 학생들이다. 와게닝겐이 농업·산림·생태 분야 유럽 최고의 국제 대학도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치유 농업에서 한발 앞서 나가는 유럽은 지난 2010년 기준으로 프랑스 노르웨이 600여 곳, 벨기에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각각 400여 곳 등 모두 3000여 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우리나라에도 힐링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치유 농업이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일부 사회복지시설이나 노인요양시설 교정시설 등에서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학교에서 텃밭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특히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도 치유 농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대폭 늘리고 체계적으로 육성을 해야 한다. 경북 영주에 국비 504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국립녹색치유단지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약속한 지리산·덕유산권 산림치유원도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해야 마땅하다. 농도 전북인 전라북도도 치유 농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전남에서는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나주에서 국제농업박람회를 통해 국내 힐링농업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영주시는 국립녹색치유단지와 연계한 대대적인 치유농업 클러스터를 조성중이다. 우리도 아시아 농업 허브를 꿈꾸는 새만금을 치유산업과 연계한 신성장 힐링 거점으로 구축해 나갔으면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10.28 23:02

아이브 프로젝트

‘테드 포럼’은 세계 최대의 지식향연장이다. 1984년 시작된 ‘테드’는 기술·교육·정치·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연사들이 나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미래를 말하는 장으로 진행되고 있다. 테드에 초대를 받은 연사들이 강연한 내용이 1500개 이상 인터넷을 통해 공개돼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테드가 이렇게 주목을 받게 된 배경에는 ‘18분의 법칙’이 있다. 난이도나 유명도에 관계없이 모든 강연이 18분의 짧은 시간에 이뤄진다. 테드는 청중의 집중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의 최대치를 18분으로 본 것이다.지난 25일 막을 내린 국제무형유상영상페스티벌에서 임팩트를 주기 위해 시간제한을 둔 ‘테드’와 같은 형식의 ‘아이브(IVE) 프로젝트’가 선보였다. ‘아이브(IVE, Intangible Video Essay)’는 ‘무형의 비디오 에세이’다. 페스티벌 집행위원회는 초대 작가에게 5분 이내의 짧은 영상에세이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이 영상들을 매년 차곡차곡 쌓아 가면 값진 무형의 백과사전이 될 것이란 게 집행위의 기획 취지다.올 첫 시도된 아이브 프로젝트에는 영화 ‘만신’의 박찬경 감독이 초대됐다. 박 감독은 ‘천상열차분야지도’(돌에 새긴 별자리)를 소재로 별과 우주의 이야기를 담았다. 조선시대 천문도와 경북 보현산의 천문대 풍경을 기본으로 검은 갓, 별, 옛 사진, 전남 해남에서 채록한 자장가 민요 등을 5분짜리 영상 에세이로 엮었다. 개막식에서 선보인 이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얼마만큼 감동의 여운을 남겼는지 알 수 없지만, 이 페스티벌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일단 주목을 받았다. 사실 무형유산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란 쉽지 않다. 문화재로 보존하는 것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무형의 유산들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다.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영상페스티벌을 마련하는 이벤트 역시 친숙한 영상매체를 활용해 무형유산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작업이다. 올 페스티벌에서 20개국 30여 편의 영화 상영과 전시·미디어 공연, 세계 석학들의 강연, 국제학술대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나 대중적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 갓 출발한 무형유산을 소재로 한 영상페스티벌이 전주의 또 다른 문화자산이 될 수 있게 ‘아이브 프로젝트’가 그 앞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페스티벌에서 작은 부분이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 이제 시작이다. 김원용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5.10.27 23:02

일당 독식 구조

전북의 현실이 어려운 것은 지난 30년을 전북의 정치적 리더들이 허송세월로 보낸 탓이 크다. 다른 지역은 같은 기간 정치적으로 전략적 선택을 해서 중앙정부로부터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해 지역발전을 도모해 나갔다. 물론 전북도 DJ와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진보세력이 정권을 잡았던 좋은 기회가 10년간 주어졌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북 출신 정치인들이 대거 당·정·청 요직에 배치됐지만 광주 전남 실세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이렇다할 성과를 못냈다. 단지 권력과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만 등 다습고 배불렀던 적이 있었다.20대 총선을 5개월여 앞둔 현 시점에서 도민들이 가장 먼저 생각할 일은 현행 정치구조로는 전북을 발전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경쟁없는 일당 구조로는 지역발전을 도모해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통진당으로 당선됐던 강동원 의원이 무소속을 거쳐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입당하면서 국회의원 11명 전원이 같은 당 소속이 됐다. 하지만 지금 전북은 야당 의원이 전력투구해도 한계가 있다.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서 전북의 존재감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 표를 주지 않아 소외된 탓도 크지만 자기 몫도 제대로 못 챙기는 무능한 국회의원 탓도 있다.정치 이상으로 중요한 게 없다. 정치는 국가예산을 분배하는 힘과 인재를 기용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독립적 변수로서 정치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여야가 정권을 잡으려고 안간 힘을 쏟는다. 내년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송하진 지사를 비롯해 11명 국회의원들이 진땀을 흘리지만 기대 만큼 성과를 못 올리고 있다. SOC 관련 예산만해도 칼자루 쥔 쪽에서 영남권은 대폭 증액시킨 반면 전북은 많이 삭감시켜 평년작 거두기도 벅차다. 대선 공약사업도 깡그리 무시되고 있을 정도다.그렇다면 도민들은 그 해답을 어디서 구해야 할까. 정치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30년간 이어져온 일당독재 구조나 다름 없는 현실 정치틀을 과감하게 깨줘야 한다. 여야가 경쟁하는 구조로 만들어 줘야 한다. 새누리당이 미워도 집권 여당인 만큼 전략적으로 한 석 정도는 줘야 한다. 곧 출현할 신당도 정책과 인물이 되면 뽑아줘야 한다. 예전처럼 지역정서만 믿고 경쟁 없는 정치를 하려는 사람은 절대로 지역발전을 못시킨다. 도민들이 진정성을 갖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길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행동하는 양심은 그래서 소중하다. 이제와서 누굴 탓하고 원망할 필요도 없다. 모든 게 내탓으로 돌리는 게 맘 편하다. 선거구가 어떻게 획정되든지간에 20대 총선에서 ‘또 그렇고 그런 사람’들을 뽑으면 전북의 장래는 없다. 전략적 선택을 할 줄 아는 성숙한 도민이 돼야 후손들이 잘 살 수 있는 전북이 만들어진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10.26 23:02

훈민정음 해례본

<훈민정음해례본>은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원리를 한자로 설명한 책이다. 훈민정음을 창제한 목적, 자음과 모음의 글자 내용까지를 상세하게 설명 해놓은 이 책 역시 세종의 명으로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 백팽년 등 집현전의 8명 학자가 집필했다. 설명이 붙어 있어 <훈민 정음 해례본>이란 이름이 붙었으나 <훈민정음 원본>이라고도 부른다. ‘한글’은 문자의 역사상 가장 과학적이고 진화된 문자로 평가받는다. 세계언어학회가 인정한 내용이다. 한글이 이런 우수한 문자로 인정받는 바탕에는 한글 창제 원리와 사용법을 상세하게 설명해놓은 문자해설서 <해례본>이 있다. 해설서까지 갖추고 있는 문자는 세계에서 한글 밖에 없다. 국보 제 70호인 <훈민정음해례본>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배경이다. 당시 해례본이 몇 권이나 제작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늘에 이르러 실체가 알려져 있는 것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구해낸(?) 간송본과 상주의 골동품상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주본 뿐이다. 상주본은 간송본과 동일한 판본이지만, 전문가들은 간송본보다 보존 상태가 좋고 간송본에는 없는 주석까지 수록되어 있음을 들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내다본다. 상주본은 2008년 골동품상인 배모씨가 상주시 낙동면의 집을 수리하다 발견했다며 공개하면서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상주본은 이내 그 출처와 소유권을 두고 법정다툼에 들어갔다. 지난 2011년 9월 대구고법은 상주본을 처음 공개한 배씨의 보유권을 인정했지만 소유권은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 배씨가 평가액의 10%를 주면 국가에 헌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 그 소유권을 둘러싸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그 와중에 이번에는제 3의 <훈민정음 해례본>이 등장했다. 역시 고서화 수집가에 의해서다. 지난 1986년 오사카 골동품 상가에서 구입해 보관되어온 것으로 알려진 이 책은 간송·상주본보다 보존 상태가 좋지만 전문가들은 위작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유권 분쟁에 위작으로 의심받는 제 3의 해례본 등장까지 <훈민정음해례본>이 겪고 있는 풍파가 안타깝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새로운 풍경이 또 있다. 서점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복제본이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기획해 출간한 복제본은 최대한 원본에 가깝게 만들어 한 세트 가격이 무려 25만원이나 되지만 출간한지 10여일만에 1800부 정도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것도 개인 소장자들의 구매가 높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훈민정음을 향한 국민들의 애정과 자긍심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10.23 23:02

벌금 90만원

선거법 재판에서 벌금 100만원은 당락을 가른다. 아슬아슬한 형량이다. 그런데, 벌금 100만원을 약간 밑도는 ‘벌금 90만원’ 판결이 적지 않다. 10년 전이다.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2004년 12월 허위사실공표와 유사단체 조직, 사전선거운동 등 혐의로 기소된 국회의원 한병도에 대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듬해 열린 항소심은 원심을 깨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죽은 송장을 살려 놓은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혐의를 인정하고선 “초선인데다 부정부패에 물들지 않고 성실히 의정활동을 수행하고 국정과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 범행들이 지구당 내 경선과정에서 행해졌고 허위경력과 학력 등이 발견 즉시 수정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량 이유를 밝혔다.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는 지난 5월 유사 선거운동기관을 만든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전북도교육감 후보 D씨에 대한 재판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1심 형량은 벌금 300만원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선거에서 낙선한 점, 유사 선거운동기관 운영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해 이곳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거나 활용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사유를 밝혔다.선거사범에 대한 재판에서 이런 식의 벌금형이 자주 눈에 띈다. 익산대와 전북대 통합 과정에서 익산지역 시민단체에 경비를 지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기소된 이한수 익산시장이 1심과 2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고, 19대 총선 과정에서 불법 사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직 의원도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아 현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최근 조합장 선거 사범 재판에서도 벌금 90만원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A조합장은 지난해 9월 조합원 집에 찾아가 “동네 사람들과 나눠 먹으라”며 4만원 상당의 돼지고기 3㎏을 건넸고, 지난 2013년 2월10일 조합원 C씨에게 “다음 조합장 선거에 나올테니 선거운동을 도와달라”며 돼지고기 4.2㎏을 제공한 혐의도 드러나 기소 됐다. 전주지법은 20일 피고인의 범행이 사회상규상 위법성이 중하다고 보기 어렵고,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A조합장의 행위는 누가 봐도 고질적인 범죄다. 조합장 당선을 목적으로 2013년에 이어 2014년에 범죄를 저질렀다. 소장에 드러난 두 명에게만 돼지고기를 줬을까. 원칙이 무너지면 안된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10.22 23:02

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

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가장 많이 즐기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술의 기원은 알 수 없지만 과일 등이 자연발생적으로 발효되면서 알코올이 되었고 이를 맛보게 된 인류가 술을 제조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주신(酒神) 디오니소스(Dyonisos)와 바코스(Bacchos)가 나오기도 하지만 인류의 기록으로 보면 구약 성경에 노아(Noah)가 처음으로 포도주를 빚었다. 대홍수 이후에 노아가 정착한 아라랏산 인근지역은 지금의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의 소아시아 지방으로 포도나무의 원산지이다.원래 야생식물인 포도는 BC 1만년 전부터 있었다고 하며 청동기시대 분묘에서 포도씨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 부장품에서 술항아리가 출토되었고 묘지의 벽화에는 포도주를 만드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기원전 4000년~5000년경에 이미 포도주가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을 알수 있다. 포도주 다음으로 인류가 만들어 낸 술은 곡주(穀酒)로 BC 3000년경 고대 이집트 벽화에 맥주양조에 대한 유적이 있고 BC 1500년경 제5왕조의 묘지 속에서도 맥주 제조에 대한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는 독일 바이엔슈테판으로, 1040년께 바이엔슈테판 수도사들이 양조장을 설립한 이래 1000년 전통 이어오고 있다.우리 민족의 술의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고대 삼한시대 때 영고(迎鼓)나 동맹(東盟) 등 추수가 끝날 때 제천행사에서 밤낮으로 먹고 마시며 즐겼다는 기록이 나온다. 고삼국사 ‘제왕운기’에는 해모수와 유화의 음주 기록과 주몽(朱蒙)을 낳은 고구려 건국신화가 나온다. 고구려 때 누룩과 맥아를 이용해 술을 만들었고 이 주조기술이 중국으로 전해져 곡아주라는 명주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세종대왕 때는 향교와 서원에서 학생들에게 교과 과목으로 가르치게 했던 6禮(冠 婚 喪 祭 相見 鄕飮酒)로 향음주례가 제정되기도 했다.우리나라와 세계의 술 관련 역사와 발효체험을 집대성한 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이 지난 15일 정식 개관했다. 완주 구이면 덕천리 구이저수지 옆 경각산 자락에 위치한 술 테마박물관은 1종 전문박물관으로서 5만여점에 달하는 술 관련 자료와 전통주 맥주 와인 만들기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미 앞서 개관한 술 관련 전문박물관이 국내에도 여러 곳 있다. 전주 전통술박물관과 경기 포천 전통술박물관 산사원, 제주도 서귀포시 세계술박물관, 경남 창원 굿데이 뮤지엄 세계술박물관 등. 완주에 있는 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이 박제화된 공간이 아니라 차별화를 통한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테마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10.21 23:02

영화 소품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1960년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로 일약 세계적 관광지가 됐다. 처음 일본인 관광객들이 주도했고, 한국 관광객들이 그 뒤를 이었다. 지금도 중국인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미라벨궁전을 중심으로 영화 속 장면을 찾고 있다. 국내에서도 드라마나 영화촬영지를 관광객 유치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자치단체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 점에서 전북은 기회의 땅이다. 한국영화의 절반 이상이 전북에서 촬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왕의남자’ ‘변호인’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도둑들’ ‘명량’등 1000만명이 넘는 관객들을 동원한 작품들이 전북을 주요 촬영지로 삼았다. 그러나 도내 촬영지 중 세계적 관광지, 아니 한국의 대표적 명소가 됐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전북이 영화촬영지로 각광받은 데는 역사극 제작에 좋은 여건을 갖춘 부안영상테마파크와 영화제작 지원에 노하우가 있는 전주종합촬영소의 덕이 크다. 전북에서 진행된 흥행작들 대부분의 촬영지도 두 곳의 세트장이었다. 최근 600만명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사도’ 역시 전북에서 80% 정도 촬영했다지만 주 촬영지는 부안영상테마파크다. 다른 촬영지인 고창읍성과 남원 광한루원은 액세서리일 뿐이다. 영화촬영지 자체가 관광상품이 되는 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궁궐을 배경으로 한 역사극에서 촬영지 보다는 오히려 영화 소품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도’에서는 ‘뒤주’가 단연 소품의 중심이다. 배우 유아인의 연기 대부분이 이 뒤주에서 이뤄졌다. 서울의 몇몇 상영관에는 뒤주가 놓이기도 했다. 부채도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소품이다. 뒤주 안에서 목이 마른 사도세자가 부채를 이용해 오줌을 받아먹으며 자신이 그린 용그림을 보고 대성통곡하는 장면, 훗날 정조가 왕위에 오른 뒤 어머니 혜경궁 홍씨 앞에서 그 부채로 부채춤을 추는 장면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전주영상위원회가 ‘사도’에 나오는 이들 주요 소품들을 영화제작사로부터 기탁 받았다 한다. ‘7번방의 선물’에 나오는 죄수복, ‘광해’와 ‘역린’의 왕의 의상, ‘평양성’에서의 무기류 등 소품들도 영상위가 보유한 소품들이다. 이들 소품들은 전주종합촬영소에서 일부 전시하고 일부는 전주시내 삼양다방 소품창고에 보관되고 있다. 소품들을 영화적 자산으로 삼을 수 있게 영화소품전시관을 갖추는 데 관심을 둘 법하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5.10.20 23:02

흘러간 물

언제부턴가 19대 현역들이 정치력이 약하고 존재감 없다는 말이 지역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다. 20대 총선이 다가서면서 이 같은 평가는 더 힘을 얻고 있다. 왜 현역들에 대한 평가가 낮을까. 그 이유는 젊은 의원들이 패기 넘치게 열정적으로 의정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정치력이 약한 초선들은 4년간 여의도 왔다 갔다 하다가 임기가 끝난다. 통상 선수(選數)가 많아야 힘을 쓸 수 있는 것으로 알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초선이라도 정치적 역량만 있으면 얼마든지 중앙정치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다.도내 출신 현역들은 전반적으로 야성이 약해 보인다. 야성이 약하다 보니까 특정 사안에 대해 정부 여당을 견제하면서 물고 늘어지는 기질이 약하다. 마치 순둥이들처럼 보인다. 야당 의원들이 힘을 발휘할 때가 대정부 질의할 때와 국정감사 때다. 하지만 임기가 다되어 가지만 도민들 한테 크게 각인된 의원이 없다. 한마디로 똑똑한 의원이 없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기개 넘치는 의원도 없다. 각 의원에 대한 평가는 국회 출입기자와 각 부처 고위공무원 그리고 보좌관들 입으로 전해진다. 그들 말에 따르면 “전북 현역 가운데 주목되는 의원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성이 약하다 보니까 상임위원회를 통한 의정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선거가 다가오면 현역들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지만 지금처럼 현역들이 평가절하된 때도 없다. 그 만큼 현역들이 의정활동을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선거구가 획정이 안됐지만 그 어느 때보다 총선 출마를 넘보는 입지자들이 많다. 신당쪽을 바라다 보는 입지자들이 의외로 많다. 대선급 주자 중에서 강력하게 깃발을 꽂으면 신당 바람이 불 수 있다. 지금은 태풍전야처럼 고요하지만 언제든지 신당쪽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문제는 현역들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낮지만 입지자들 가운데도 크게 부각되는 사람이 없다는 것. 지역에서 물갈이 여론이 비등하지만 막상 누구로 할 것이냐고 물으면 답을 못낸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한물간 전직들이 기회를 넘 보고 있다. “정치력 없는 현역들 보다는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주는 게 지역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아전인수식 논리를 편다. 하지만 상당수 도민들은 “한번 흘러간 물로 다시 물레방아를 돌려 보겠다는 생각은 욕심 밖에 안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펼친다. 특히 다선 출마를 곱게 보지 않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 끝나면 모두가 링위로 올라와 한판 승부를 펼치겠지만 20대 총선도 도민들의 기질이 너무 어물쩍해 큰 기대를 걸 수 없을 것 같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10.19 23:02

분서갱유

독일 베를린의 베벨광장에는 특별한 기념관이 있다. <유대문학 분서기념관>이다. 이 기념관은 광장 위가 아니라 광장의 바닥, 그 밑에 있다. 위에서 보면 1미터쯤 되는 사각형태의 유리 속에 들어서있는 흰색의 빈 책장. 그것이 기념관의 전부다.1933년 5월 10일, 이곳 베벨광장에 수많은 책이 쌓였다. 토마스 만, 에리히 캐스트너, 슈테판 츠바이크, 하인리히 하이네, 카를 마르크스, 마르틴 루터, 에밀 졸라, 프란츠 카프카 등 유대계 작가들은 물론, 나치정권에 따르지 않는 사회주의 지식인과 종교개혁가의 책들이었다. 그날 이 책들은 모두 불에 타 사라졌다. 베를린 분서였다.당시 독일을 장악한 히틀러에게 가장 시급했던 것은 사상통제였다. 그 선두에 섰던 사람이 나치정권의 선전장관이었던 괴벨스. 그는 비독일인의 영혼을 정화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책을 불태우는 일에 앞장섰다. 분서(焚書)는 베를린에서만이 아니라 독일의 여러 도시에서 행해졌다.분서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시작에 중국 진나라 시대의 분서갱유(焚書坑儒)가 있다. 진나라 31대 왕인 시황제(始皇帝)때의 일이다. 시황제는 집권 직후 봉건 제도를 폐지하고 중앙집권의 군현제도로 나라를 통치했다. 겉으로는 나라가 안정되어 가는 듯 했지만 그 폐해가 만만치 않아 그의 통치제도를 비판하는 선비들이 적지 않았다. 시황제는 자신을 비방하고 정치를 비평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군현제도를 입안했던 승상 이사는 황제에게 옛 책을 배운 사람들 중에는 그것만을 옳게 여겨 새로운 법령이나 정책에 대해서는 비난하는 선비들이 있다며 그런 선비들을 엄단하고 아울러 실용서적을 제외한 모든 사상서적은 불태워야 한다고 읍소했다. 시황제는 그를 받아들여 수많은 책을 불태우고 관련된 선비들을 산채로 구덩이에 파묻어 죽였다.분서갱유가 시황제 때에 있었던 일만은 아니다. 조선시대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세조실록>과 <예종실록>에는 세조 3년, 정부가 다수의 서적을 금서로 지정했으며 그 금서를 숨긴자를 참수형에 처했다는 기록이 있다. 분서의 역사는 길다. 시대를 직시하는 지식인들이 책으로 수모와 고초를 당하는 일은 시대와 국가가 따로 없었다.베벨광장의 분서기념관 앞에는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가 남긴 글이 있다. 책을 불태우는 것은 서곡에 불과하다. 책을 불태우는 자는 언젠가는 인간도 불태우게 된다. 시인의 예언이 놀랍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10.16 23:02

관심과 열정

체육인들에게만 올림픽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산업사회를 이끄는 기술인, 기능인들에게는 국제기능올림픽이 있다.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국가답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신화적 기록을 작성해 왔다.1966년 처음 지방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서울에서 제1회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열어 국제대회 선수를 선발한 우리나라는 1967년 9월 스페인에서 열린 제16회 대회에 처녀 출전했다. 결과는 양복과 제화 부문에서 얻은 금메달 2개였다. 그리고 10년만인 1977년 제23회 대회에서 한국 출전선수 28명 중 21명(금메달 12명, 은메달 4명, 동메달 5명)이 메달을 따내며 세계를 제패했다. 1978년에는 제24회 국제대회를 부산에서 개최했다. 한국은 1977년 23회부터 1991년 31회 대회까지 무려 9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우리는 국제기능올림픽에 지난 2013년까지 27번 출전, 18번의 종합우승을 했다. 지난 8월 제43회 브라질 국제기능올림픽대회도 우승, 승수를 하나 더했다.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세계 10위에 달하는 경제대국을 이룰 수 있었던 이면에는 산업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기능을 갈고 닦는 학생과 근로자들의 열정이 있었다. 지난 12일 울산에서 폐막한 제50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49개 전 직종에서 165명의 선수가 출전한 경기도가 금메달 8개, 은메달 15개, 동메달 21개를 따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4연패 위업이다. 지난 대회 4위였던 경상북도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서울시와 대구시가 뒤를 이었다.이에 비해 전북은 금메달 1개, 은메달 6개, 동메달 5개 등을 따내는 데 그쳤다. 성적은 종합 11위다. 지난해 대회에서 15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던 전북선수단으로선 일단 한숨 돌릴 수 있는 성적임에는 틀림없다. 전북은 2011년 6위까지 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부터 3년간 금메달을 단 한 개도 획득하지 못했고, 2014년에는 전국 꼴찌 수준으로 추락했다. 몇 가지 원인이 제시된다. 우수 자원 부족, 학교 지원 감소, 열정 부족이다. 이번 대회 상위그룹인 경기도와 경북, 서울, 대구 등을 보면 인구 187만 명 수준인 전북에 비해 우수 자원이 많은 지역이다. 우수자원만을 따진다면 한국의 국제올림픽 제패 원인은 찾기 힘들다. 전북은 여전히 부족한 각계 관심과 선수 열정 2%를 채워야 한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10.15 23:02

SOC 차별

김영삼 정권 막바지였던 1997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가덕도에 가덕신항만 건설사업을 강행했다. 신항만 공사비만도 민간자본을 포함 5조600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항만배후 물류단지 567만9000㎡ 조성과 공유수면 매립, 유원지 개발을 비롯 연계 도로망과 배후철도망 구축 교량건설 등을 포함하면 9조 원대가 넘는 어마어마한 프로젝트였다. 당시 건국 이래 최대 국책사업인 새만금 방조제 사업비가 20년간 2조1000억원이었으니 8년동안 가덕신항만에 쏟아 붓는 국가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했다. 이를 두고 같은 여당인 권오을 의원조차 광양항 선석 건설단가 645억원보다 2배가 넘는 1339억원을 책정했다면서 세계은행(IBRD)에서 우리 정부의 차관 요청을 거절한 가덕신항을 정치논리로 건설한다고 비난했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른바 ‘형님예산’이라 하여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과 영일군에 대규모 개발사업이 집중됐다. 포항~영덕 고속도로 2조7000억원, 포항~삼척 철도건설 2조8317억원, 울산~포항 복선전철사업 2조3289억원, 영일만항 건설 1조5000억원, 포항~안동 국도건설 1조235억원 등 추진사업비만 무려 10조원이 넘었다. 인접 전남지역도 지난 10년간 섬지역을 연결하는 연육교 사업으로 이순신대교 1조500억원을 비롯 총 10조원 넘게 투자됐다. 하지만 전라북도가 모든 기회비용을 포기한 채 올인 해 온 새만금 개발 사업은 매우 지지부진한 상태다. 1단계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3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올해까지 3조7100억원만 투자돼 국가예산 집행률이 28.1%에 불과했다. 부지 조성공사 역시 전체 부지면적 291㎢ 중 개발가능 부지 276.8㎢의 19.5㎢만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진척률이 7.0%에 그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2017년에 새만금 기반구축을 완료하고 2020년까지 내부개발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와 같은 찔끔찔끔 예산투자로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사정이 이러한데도 기획재정부가 확정한 내년도 국가 SOC 사업예산을 보면 전북도민을 더욱 화나게 만든다. 애초 국토부에서 편성한 10조 678억원보다 4225억원을 증액한 가운데 박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는 3064억원, 경북은 2528억원을 증액시키면서 전북은 되레 816억원을 삭감했다. 지역 낙후도를 고려한다면 특단의 배려가 필요함에도 새만금과 전북 SOC는 계속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오죽하면 우리 후손들을 위해 지역차별금지법이라도 만들어서 국토균형개발을 도모해야한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10.14 23:02

전라도 천년의 역사

고교시절 계백정신을 강조하던 역사 선생님의 말씀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알다시피 계백 장군은 5000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5만 대군의 나당 연합군에 맞서 싸우다 황산벌에서 장렬히 산화한 백제의 용장이었다.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목을 베고 전쟁터로 나가 백제와 운명을 같이 했다. 그런 그가 적국의 화랑 관창을 생포하고 몇 번이나 돌려보냈다. 아들의 목숨을 본인이 직접 거둘 정도로 절박했던 상황에서 적의 아들을 살려 보내는 그 넓은 아량과 인간애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역사교과서는 관창의 충효정신과 투철한 화랑정신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 계백정신이라는 용어가 교과서에 있는지조차 기억에 희미하다. 승자의 역사 앞에 패장의 인간애는 한없이 초라하다.부끄러운 역사도 역사다. 승리의 역사를 통해 국민적 자긍심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패의 역사에서 더 많은 교훈과 미래를 찾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화랑정신만 부추기는 국가주의로 흐를 것을 학계는 염려한다. 며칠 전 전북도의회와 전북발전연구원이 ‘전라도 천년 역사’를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고려 때인 1,018년 ‘전라도’ 명칭이 처음 사용됐고, 오는 2018년이면 1000년이 되는 해임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개도천년’ 지역은 전라도가 가장 먼저며, 그 뒤를 이은 ‘경상도’는 300년이나 이후에 이뤄졌다. 전라도에 대한 소외와 편견이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국민인식 전환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1994년 ‘정도(定都) 600년’을 맞아 1992년부터 서울뿌리찾기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친 서울시의 사례도 참고가 될 법하다. 개도 천년의 국가기념식 개최·천년 역사바로세우기·천년 전라도 특별방문의해 개최·문화예술로 맞는 개도 천년·전라 그랜드 디자인 프로젝트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이날 세미나에서 제시됐다. 여러 측면에서 좋은 아이디어들이며, 그 중 일부라도 현실화 될 수 있게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 더불어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안고 있는 문제처럼 미화 일변도의 지역주의로 가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전라도에 대한 사회적 편견만으로 치부하지 말고 내부의 치열한 반성이 있을 때 ‘전라도 1000년’이 더 큰 힘을 얻을 것이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5.10.13 23:02

무능 국회의원

타 지역에 비해 산업화가 덜 된 탓인지 자연환경이 비교적 잘 보전돼 있다. 하지만 연달아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도민들이 냉소주의에 빠졌다. 되는 게 없기 때문이다. 낙후라는 이미지가 전북 이름을 도배질 하고 있다. GRDP(1인당 지역내 총생산)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무고·성폭력사범 등 안 좋은 쪽이 많아졌다. 경제사정이 오래 안 좋다 보니까 의식면도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면이 확산됐다. 해도 안된다는 패배주의만 퍼져갔다.도민들이 오래동안 무력증에서 탈피하지 못해 지역사회 전반이 동력을 잃었다. 전주 한옥마을과 고창 선운사, 순창 강천사, 내장사 등 일부 관광지에 관광객들로 북적이지만 그 여타 지역은 그렇지 않다. 군산지역은 현재 죽을 맛이다. 조선경기가 침체일로에 놓여 지역경기가 최악이다. 자영업자들도 어떻게 헤쳐 나가야할지를 몰라 방황한다. 전북이 살기 힘든 희망이 없는 지역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예전과 달리 지역 리더들도 자신만 잘 살면 그만이다는 이기심으로 가득차 있다. 지방의원들도 또다른 기득권을 형성,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자연히 열 받는 사람은 민초들이다. 서민들의 삶이 예나 지금이나 어렵기는 매 한가지였지만“지금처럼 살기 힘든 때가 없다”고 말한다. 서민들은 경제가 어려운 것은 정권 탓이라고 힐난하면서도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못하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정치의 중심에 서 있는 국회의원들을 바라 보는 시각은 냉소적이다. “서민을 위해 국회의원들이 해준 게 뭣이냐”고 반문하면서 “자기들이나 특권 누려 가며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민들이 생각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거의 낙제점 이하다. “지역발전을 위해 한 일이 뭣이냐”고 반문할 정도로 몹시 약올라 있다.지금 같은 기세로는 현역들을 대폭 물갈이 한다는 입장이다. 도민들은 선거구 획정에 대한 관심 보다는 현역들이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해 대폭적인 선수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당 지도부 눈치 살피느라 바른 말 한마디 못할바에는 차라리 팽(烹)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간 지역감정 덕(?)에 무능한 사람들이 국회의원 잘해 먹었다. 당 지도부 한테 잘 보이면 공천장을 거머줬기 때문이다. 지금 도내서 몇선 한 현역들이 경쟁력 없는 이유는 무능한 탓이 크다. 이처럼 정치력 약한 사람들한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줘봤자 지역발전을 기대할 게 없다.지금부터라도 도민들이 정치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구를 뽑은들 똑같은 것 아니냐”고 방관자 내지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또 무능한 사람들만 좋아진다. 도민들이 비판적인 안목을 갖고 깨어 있어야 전북을 살릴 수 있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10.12 23:02

명창 최승희

우리 시대의 명창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7일 열린 2015년 세계소리축제의 개막무대였다. 명창의 반열에 오른 소리꾼들의 무대는 화려했다. 거기 원로 최승희 명창이 있었다. 최승희 명창은 올해 우리 나이로 여든이다. 세월로 보자면 소리공력이 아무리 깊다 해도 온전히 판소리로만 만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개막 무대에서 힘을 다해 부르는 선생의 흥보가 한 대목에 마음이 울컥해진 것은. 돌아보면 선생의 삶은 특별하다. 그는 어쩌면 전주소리의 맥을 가장 정통으로 이을 수도 있었던 명창이다. 늦은 나이에 소리공부를 시작한 선생은 한때 이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리꾼이었다. 좀더 ‘큰소리’를 배우기 위해 서울의 김여란 명창을 찾아 나서지 않았었더라면 전주소리의 맥은 선생에게로 이어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선생은 전주소리 대신 정정렬-김여란으로 이어지는 정정렬제 소리의 적자가 됐다. 선생이 당시 화려했던 전주 무대를 뒤로 하고 올라간 서울에서 만난 것이 바로 정정렬제 소리다. 이 소리는 오늘의 소리판에서 좀체 만나기 어렵다. 워낙 고도의 음악적 기교를 구사해 까다롭기로 소문난데다 배우기에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제 치하에서 활동했던 명창들은 대부분 판소리의 형성과 발전에 기여했지만 그중에서도 정정렬은 전통 판소리의 전승과 발전, 변모 뿐 아니라 창극 발전을 주도했다. ‘30년 앞을 내다보고 소리를 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한 평생 자기 나름의 독특한 소리를 꾸준히 개발하고 실험했던 정정렬의 소리는 거친 수리성의 아름다움으로 귀명창들을 사로잡았다. 이 소리를 잇고 있는 사람이 최승희 선생이다. 정정렬-김여란으로 이어지는 ‘춘향가’를 그대로 받은 그는 전주대사습놀이를 통해 명창의 반열에 오른 이후에도 꾸준히 공부하면서 정정렬제를 살려냈다. 그 뿐 아니다. 선생은 판소리를 공부하는 젊은 세대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지난 95년에 펴낸 정정렬제 판소리 사설집과 2001년 판소리를 오선지에 옮겨낸 악보집 발간이 그 결실이다. 판소리 한바탕을 온전하게 오선보로 옮겨낸 명창은 선생이 처음이었다. 제자와 4년에 걸쳐 이루어낸 판소리 악보집에 대한 평가에 선생은 당시 이렇게 말했다. “그저 제자들이 조금은 쉽게 판소리를 익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 판소리 대중화니 뭐니하여 너무 거창하게 평가받는 것이 부담스럽다.” 그의 소리 길은 그래서 더 빛나보인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10.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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