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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 라인

연간 무역 규모 1조 달러, 세계 경제 10위권, OECD 회원국 등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상이다. 휴대전화와 가전, 자동차, 조선, 철강, 중화학 등이 주력이다. 망국과 동족간 전쟁을 거친 비극의 땅 한국에서 ‘한강의 기적’이 일어난 것은 그야말로 ‘기적’일까. 박정희 정권 세력은 박정희 공적이라고 내세운다. 그의 군사독재에 진절머리 내는 민주화 세력 등은 우리 민족이 저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콧방귀를 뀐다. 하여튼 대한민국이 광복 70년만에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넘어선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라섰고, 1인당 국민소득 2만5000달러니, 3만달러니 운운하는 세상을 만든 것은 대단한 성과다. 전라북도는 지난 70년간 상대적 역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권력의 중앙집권 정책으로 비대해졌다. 경제규모와 인구 모두 대한민국 전체의 50%를 차지할 만큼 거대 공룡으로 성장했다. 부산, 대구, 울산, 마진창 등을 중심으로 하는 경상도 지역은 정부의 집중 지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경상도 인구는 1300만 명으로 전라도 520만 명의 세 배 가깝게 많다. 전북 인구는 186만 명, 경제 규모는 전국 대비 2∼3% 수준이다. 지난 5일 전북도청에서 제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새만금 개발, 국제공항, 신항, 지덕권산림치유원, 삼성의 새만금투자 등 수많은 지역 현안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북의 미래가 걸린 사안들인 만큼 감사에 나선 의원들의 질의, 지적, 질책이 어려움에 빠진 현안 해결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문제는 정부와 권력의 태도다. 최근 정부는 대구순환도로 건설사업 예산을 세 배 증액한 3377억원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북도가 내년도 새만금사업비로 정부에 요청한 1447억 원은 싹둑 잘라 684억원으로 줄였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이 넘었지만, 정부가 국가예산을 주지 않아 기념공원 조성사업이 표류하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운영비 조차 잘렸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것에 버금가는 전북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 전북은 이것을 꿈꿀 것이다. 하지만 최근 30년 정치상황에서는 난망한 일이다. 한국은 1965년 침략자로부터 종잣돈을 받아 굴기했지만, 전북은 특정 세력의 이익만 좇을 뿐 전체 이익은 외면하고 있다. 전북에 오는 파이프 라인은 막혔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10.08 23:02

천정배 신당

야권 신당의 핵으로 떠오른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이 도내에서도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유선호 전 의원과 장세환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천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참여 의사를 밝힌데 이어 지난 5일 도내 대학교수 변호사 전직 단체장 등 38명이 신당 참여를 선언했다.이 같은 신당 움직임이 아직은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하지만 누가 야권 신당에 함께 하느냐에 따라 태풍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천 의원은 이미 “개혁적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고 추구하는 노선이 비슷하다면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며 정치권과 신당 추진세력에 문을 열어 놓았다.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대권이나 차기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대권주자급 연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안철수 의원을 만난데 이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의원 조경태 의원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등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호남의 세규합을 위해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박주선 의원과 신민당 창당을 선언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과도 통합을 위한 원탁회의 구성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전북에서 관건은 정동영 전 의원의 행보에 쏠려있다. 집권 여당 대선후보로서 한 때 전북 정치권의 맹주였던 정 전 의원이 야권 신당에 합류할 경우 적어도 전북과 호남에서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실 순창 고향에 칩거중인 정 전 의원이 정치적 주목을 받는 것도 천정배 의원이 광주에서 부활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광주사람들이 천정배를 살려 낸 것처럼 전북에서도 정동영을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노장년층에서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천 의원도 이를 염두에 둔 듯 “한국정치에 그만한 인물이 없다. 지난 몇 년 동안 담대한 진보의 길을 걸어왔고 어느 누구보다 고통 받는 국민 곁에 함께 있었다”면서 정 전 의원에게 추파를 던졌다.만약 천정배 의원의 구상대로 야권 신당의 빅텐트가 형성된다면 호남 뿐만 아니라 전국 정당으로서 토대를 구축하면서 내년 총선에 최대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이 같은 희망을 바라며 신당 주변엔 벌써부터 곁불을 쬐려는 인사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는 자가 발전적으로 신당 지지대열에 나서는 철새 정치인도 눈에 띈다. 하지만 천 의원이 천명했듯이 자기 영달만을 좇아 탈당을 반복하는 인사나 비리 전력자들은 철저히 가려 내야한다. 어중이떠중이나 그 나물에 그 밥으로는 개혁 신당이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10.07 23:02

도시 재생

“기자님은 본인 이름에서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면 좋겠습니까”. 지난여름 언론재단 연수차 대전 대흥동 작업실에서 만난 박석신 화가가 대뜸 던진 말이었다. 작가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 무슨 뚱딴지같은 질문인지 의아해 할 때 그는 즉석에서 기자의 이름으로 그림을 그렸다. 빙그레 웃음 번지게 하는 그의 그런 작업이 대흥동의 명물이 됐다. 이름이 상징하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만든 작업이 대단해서가 아니다. 주차선도 지우지 않고 옛 모텔 주차장 그대로 작업공간으로 활용하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작업실 이름도 ‘문화공간주차’다. 그 속에서 ‘당신의 이름이 꽃입니다’는 프로젝트로 시민들과 호흡하는 작가의 활동이 이색적인 볼거리가 되고 있다.쇠락해가는 대전 대흥동의 옛 영화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박 작가와 같은 문화예술 활동가들에 의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대전에서 가장 번화했던 대흥동은 신도시개발과 함께 도시의 변방으로 전락했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그 빈자리를 꿰차며 문화의거리로 재탄생시켰다. 구도심을 살리기 위한 이런 대전의 사례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도시재생은 이미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트렌드다. 국토부 주도로 2007년 도시재생사업단을 발족시킨 것이 정부 차원의 시작이었다.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도시재생의 전국화에 불을 붙였다.도내에서도 군산 근대역사문화지구가 이미 도시재생 선도사업에 선정돼 근대건축물 정비와 보행자중심 테마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전주·익산·김제·정읍·남원시에서도 공모사업에 신청하거나 용역 중에 있다.쇠퇴한 도시를 살려내려는 자치단체의 의지는 높이 살만 하다. 문제는 재생에 인위적 요소가 가미될 수밖에 없어 자칫 엉뚱하게 방향을 잡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도시재생이라는 말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전주 한옥마을이나 군산 근대역사문화지구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작업이 시민사회에 의해 이루어졌다. 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도시재생의 전국적인 벤치마킹이 되기도 했다. 쇠락하던 한옥마을 상권이 되살아나 월 임대료가 서울의 강남상권에 버금간다. 도심 공동화를 극복하는 차원에서만 본다면 대단히 성공적인 작품이라 할 만하다.그러나 도시재생의 근본은 지역민의 삶이 다시 살아나는 데 있다. 대전 대흥동처럼 전주 한옥마을 역시 초기에는 문화예술인들의 주 무대였다. 한옥마을의 오늘이 있게 한 예술인들은 정작 비싼 임대료에 밀려 설 땅을 잃었다. 전주 한옥마을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재생한 도시가 다시 재생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대목이다. 도시재생은 해당 지역민의 삶이 우선이어야 한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5.10.06 23:02

아전 근성

20대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섰다. 하지만 선거구가 어떻게 조정될지 아직도 안갯속이다. 전주 익산 군산을 제외한 나머지 국회의원들은 선거구 획정에 촉각을 곤두 세운다. 유리한 선거구를 만들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는 모습들이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246석의 지역구 의석을 늘리지 않으면 전북은 최소 1석 아니면 2석까지도 줄 수 있다. 만약 2석이 줄면 전북은 아주 이상한 9개 선거구가 만들어질 것이다. 생활권 경제권 역사 문화가 다른 시군이 하나의 선거구로 될 가능성이 크다. 게리멘더링이 될 수 있다.선거구 조정도 문제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게 누구를 뽑을 것인가다. 도민 상당수는 “19대 국회의원 역할이 너무 미흡했다”면서 “존재감 없고 무능한 이들을 갈아 치우는 길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지금 같아서는 물갈이론이 세를 얻고 있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 노는 도민들 근성 때문에 자칫 선거기술자들이 다시 뽑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노를 털어내고 역량 있는 인물들을 발굴해서 국회로 보내면 그나마 전북의 장래는 밝을 수 있다.사실상 도민들한테 묘한 의식구조가 있다. 도민들이 쉽게 속내를 드러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펼치지 않고 듣는 편이라서 그렇다. 정여립난과 동학혁명을 거치면서 수 많은 인재들이 희생 당해서인지 자신들의 속 마음을 털어 놓지 않는다. 몸에 밴 생존전략일 수 있다. 좋게 말해 양반기질이 강하다고 말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아전 기질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조 말에 전주 아전 하면 고개를 살살 내두를 정도였다. 힘센 사람한테는 약하고 약한 사람 한테 강했다. 너무 이중적이었다. 머리가 좋아 상황논리에 따라 자신의 스탠스를 쉽게 취한다. 이 같은 성격은 힘 약한 사람이 살 수 있는 전략일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지역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광주 전남 사람들이 인구에 비해 역대 정권에서 큰 소리치고 대접 받는 이유가 정세판단이 빠르고 바른 말을 잘 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김대중 선생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자부심 때문에 정치적 식견도 높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 4월 재보선 때 지역민심과 달리 천정배를 공천하지 않자 바로 무소속 천 후보를 당선시켜 버렸지 않았던가. 광주시민은 자기 주장과 목소리를 진정으로 낼 줄 안다. 신당문제만 해도 그렇다. 현재 새정연 갖고는 정권 잡기는 커녕 20대 총선서도 죽 쑬 수 있기 때문에 신당을 만들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내는 것이다. 전북도 광주 전남을 그대로 추종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정치적 소신을 담아 내야 한다. 정치력 없는 선거기술자를 ‘팽(烹)’시키고 역량 있는 인물을 국회로 보내야 전북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10.05 23:02

린 화이민의 '쌀'

대만 남동부 타이둥현의 ‘츠상’은 쌀 산지로 이름이 높다. 주민은 원주민인 아미족이 대부분인데, 아름다운 자연과 청정한 환경 속에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대만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쌀을 생산해낸다. 그래서 대만사람들은 그 쌀에 ‘황제의 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황제미를 생산하는 ‘츠상’의 이야기를 춤으로 형상화한 안무가가 있다. 대만 출신 안무가 린 화이민이다. 그는 1973년 현대무용단 ‘클라우드 게이트’를 창단했다. 중국어권 최초의 현대무용단이다. ‘클라우드 게이트’의 한문 이름 ‘운문(雲門)’은 ‘중국 최고이자 인류 최초의 춤’으로 소개된 중국고전에서 따왔다. 아시아 정체성을 전통과 현대무용의 조화로 구현해내는 그의 춤은 90년대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현대무용축제인 리옹댄스비엔날레에서 아시아 무용단으로는 처음으로 개막 공연을 장식해 관심을 모았다. 그때 발표한 작품 <방랑자의 노래>는 3.5톤에 이르는 볍씨를 무대 위에 펼쳐놓는 장관으로 축제 내내 화제가 되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최고 안무가상’을 수상하면서 피나 바우쉬, 지리 킬리안, 머스 커닝햄 등 20세기의 위대한 안무가 반열에 올랐다. 다시 주목받고 있는 대작이 있다. 무용단 창단 40주년을 맞아 제작했다는 <쌀(Rice)>이다. 작품을 제작한 배경이 흥미롭다. 산과 강, 들판과 하늘이 아름다운 츠상에 대지를 가로 지르는 고압전신주 건설계획이 알려졌다. 농민들이 나섰다. 머리띠를 매고 논에 들어가 투쟁하면서 고압전신주 건설을 백지화시켰다. 린 화이민은 그들, 땅의 역사를 지켜낸 농민들의 숭고한 정신과 투쟁 의미를 기리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는 무용수들과 함께 츠상을 찾아가 직접 농사를 지으며 영감을 얻었다. 본격적인 작품발표에 나서기 전, 츠상 농민들을 위해 시연회를 열었다. 무대는 츠상의 논 한가운데 설치됐다. 상상해보건대, 농민들에게 바치는 춤의 헌사는 그 자체로 경이로웠을 것이다. 지난 9월 초 그의 무용단이 한국 관객들과 만났다. 빈 들판, 흙과 고인 물, 자라난 푸른 벼의 물결, 햇빛을 받아 여문 알곡의 황금빛 풍경을 옮겨온 특별한 무대와 스물 세 명 무용수들의 몸짓으로 엮어내는 자연의 순환과 생명, 기다림의 언어. 주류를 좆는 대신 동양의 전통과 문화를 자신의 언어로 승화시킨 작품세계에 관객들은 환호하고 경의를 보냈다. 일상적 삶과 따로 가지 않는 예술의 힘이 이어낸 무게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10.02 23:02

로켓

흔히 로켓을 두고 국가 과학기술의 결정체라고 한다. 장기간에 걸쳐 천문학적 돈이 투입돼야 로켓이 개발되고, 대기권 밖으로 쏘아올릴 우주선에 장착된다. 2013년 1월 30일 한국이 고흥 우주센터에서 나로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지만, 이 대단한 행사의 핵심이 된 1단 액체연료로켓은 러시아 기술이었다. 우리가 1992년 이후 14개의 위성을 쏘아올리고, 이를 군사·경제·생활에 유용하게 운용하고 있지만, 위성을 우주 상공에 올려 놓는 데 반드시 필요한 1단 액체로켓은 아직까지 자체 기술이 없다. 우리는 2020년을 목표로 액체연료를 쓰는 우주로켓을 개발 중인데, 미래부는 지난 7월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1단계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힌 상태다. 앞으로 2단계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2019년에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시험발사가 이뤄지고, 2020년쯤에는 명실상부한 우주강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로켓을 비롯한 우주과학 기술과 인간의 일상 생활은 한층 밀접해졌다. 로켓 기술은 지구인들이 달에 착륙한 지 45년만인 지난 7월 14일 태양계 끝 명왕성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우주 여행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강하게 했다. 우주여행, 얼마나 멋진 상상인가.로켓기술이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미래 우주여행시대을 선점할 수 있고, 단기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지구촌 곳곳에 날릴 수 있는 핵심 군사기술이기 때문이다. 요즘 군사력 해외 진출을 위해 혈안이 된 일본이 우주기술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1964년 핵실험에 성공하고, 이어 우주개발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고 알려진다. 중국의 힘이 커지자 미국은 일본에 로켓기술을 전수해 견제하고자 했다. 일본의 우주 기술 획득은 이런 국제 무력의 역학관계 속에서 수월하게 이뤄졌다. 한국의 우주로켓 독자개발도 당장 북한이 1998년 대포동 로켓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우주 밖으로 쏘아올릴 수준의 고성능 로켓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군사적 위협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로켓기술이 원거리의 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핵심 기술이라는 점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10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일정이 착착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로켓발사를 언급하고, 일본은 안전보장을 명분으로 내세워 위성과 로켓개발 예산 증액을 추진한다. 과학은, 로켓은 양날의 칼이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10.01 23:02

대권 주자 없는 전북

2017년 12월 대통령 선거가 2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권주자 행보에 대한 관심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최근 대권주자 여론조사 발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거명되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에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까지 오르내리면서 순위 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추석 연휴 전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위로 올라서면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 때 흘러나온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반기문 총장을 공식·비공식적으로 수차례 만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설왕설래를 낳고 있다. 반 총장 역시 ‘기름장어’라는 별명처럼 지금까지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확언 대신에 “국내정치에는 관심이 없다”는 유보적 화법을 견지해 왔었다. 때문에 이번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수차례 만난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된다. 이 같은 대권 판도를 지켜보면서 대권주자 한 명 없는 전북인은 상대적 허탈감과 상실감이 커져가고 있다. 헌정사상 최초로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집권여당 후보로 전북출신 정동영 후보를 냈지만 참여정부의 실정과 고질적인 지역주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말았다. 이후 전북인은 쓰라린 좌절 속에 정권으로부터 차별과 홀대를 감내해야만 했다. 국가 예산과 대선 공약사업, 정부 인사 등에서 번번이 축소 누락되거나 홀대를 넘어 아예 배제되기 일쑤였다.한 중앙 언론사가 박근혜 정부 집권 후반기 파워 엘리트 218명을 분석한 결과, TK(대구·경북) 출신이 22.5%로 1위를 차지했다. 집권 초기 16.3%로 4위에 그쳤던 TK 출신 파워 엘리트들이 급증한 것이다. 여기에 부산·경남(15.6%)까지 합치면 현 정부에 영남권 출신 파워 엘리트가 38.1%로 영남 편중현상이 갈수록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가정보원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등 4대 권력기관 핵심 요직 인사 29명 가운데 영남 출신이 18명으로 62.1%를 차지했다. 반면 호남 출신 고위 공직자는 집권 초기 19%에서 13.8%로 줄어든 가운데 전북출신 장관급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유일한 실정이다. 과거 정권별 호남 출신 고위직은 김대중 정부 때 34.7%, 노무현 정부 24.3%, 이명박 정부 16.2% 등 갈수록 위축되어 왔다. 왜 전북의 인물을 키우고 대권주자를 만들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09.30 23:02

새로운 도시 만들기

간척의 나라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북동쪽에 알미르(Almere)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쥬다지(zuiderzee)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도시다. 바다를 매립하고 습기를 빼낸 직후 가장 먼저 나무를 심어 녹지를 조성한 알미르는 암스테르담의 인구 팽창에 따른 배후도시로 조성됐지만 시민의 삶의 질을 먼저 생각하는 철저한 도시계획으로 완성해가고 있는 도시의 풍경이 아름답고 활력있다. 주목하게 되는 것이 있다. 신생도시임에도 주변에 조성된 울창한 ‘도시 숲’이다. 알미르는 초기부터 나무의 높이까지 고려해 조경을 추진했는데, 그 과정에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나무가 시간이 지날수록 어떻게 변하는지 까지를 철저하게 분석하면서 숲을 만들었다. 도시 숲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것은 공간과 공간을 엮어내는 건축물이다. 알미르의 건축물은 그 대부분이 우리에게 익숙한 유럽 다른 도시들의 건축물과는 다르다. 디자인과 형식이 독특하고 실험적이다. 알고 보니 이런 건축물들이 집단으로 들어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1980~90년대, 네덜란드 정부는 렐리스타트를 비롯해 간척으로 얻은 대규모 땅을 개발하는데 집중해있던터여서 상대적으로 알미르 개발은 밀려나 있을 수밖에 없었다. 자연히 유럽의 내로라하는 공간 설계와 건축전문가들도 그 사업에 동원되어 있었던 상황. 알미르는 이런 여건을 오히려 새로운 선택으로 반전시켰다. 명성과 탁월한 전문가 대신 ‘경험은 없지만 의욕 있고 야심만만’한 젊은 건축가들에게 도시를 맡긴 것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됐지만 숙련되지 못한 젊은 건축가들은 ‘보다 인간적인’ 공간을 창조하고픈 열망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알미르 건설에 힘을 쏟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에서 스스로 배우며 경험을 쌓았고, 장단점을 발견해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이 ‘부족한’ 젊은 건축가들의 작업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실수를 통해 얻는다’는 것을 증명하듯 의미 있는 건축물들을 만들어 냈다. 매립지가 갖는 도시환경 창조의 한계를 주거지나 공공건축물의 현상설계를 통해 새롭고 혁신적인 건축 환경으로 창조해낸 알미르의 선택은 세계 여러 도시들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알미르의 이러한 개발방식은 이후 많은 도시들에서 활용되고 있다. 새만금 땅이 드러나고 있다. 내부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수질보존과 생태 복원이 절박한 과제로 안겨있다. 둘러보면 새만금이 모범으로 삼을만한 도시들이 적지 않다. 좋은 선례를 구하는 것도 지혜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09.25 23:02

솜방망이

전주지법은 지난 18일 장수군 금고 협력사업비를 예산 편성하지 않아 직무유기혐의로 기소된 장재영 전 장수군수와 김모 전 군수 비서실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장수군금고 협력사업비 6억원이 예산에 편성되지 않았고, 그렇게 고삐 풀린 채 방치된 돈 가운데 무려 3억2000만원을 비서실장 김씨가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한바탕 소동이 일었던 것을 생각하면 허탈하기 짝이 없는 판결이다. 물론 1심 판결일 뿐이고, 최종 판결이 남아 있다. 이날 1심 판사는 “2009년에 제정된 이 사건 예규의 해석상 피고인들이 협력사업비를 예산에 편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이 의식적으로 직무수행 의무를 저버린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무죄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의문이 생긴다. 재판부의 판단대로 피고인들이 협력사업비를 예산에 편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인정해도, 그래서 의식적으로 직무수행 의무를 저버린 것이 아니라고 판단되더라도, 문제 공금이 범죄자 호주머니에 들어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조치는 취했어야 맞다. 협력사업비를 빼돌린 장본인이 범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전에 협력사업비를 허술하게 방치했다는 의심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건 피고인 중 한사람인 김 전 실장이 협력사업비를 빼돌린 범인임을 간과한 채 직무유기 부분만을 판단한 것은 문제 있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 직무유기 사건과 별도로 2010년 10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모두 6회에 걸쳐 장수군금고 협력사업비 3억2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김전 비서실장에 대해 징역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협력사업비를 지역 문화와 체육행사 등에 쓴 것처럼 공문서를 꾸미 등 수법을 사용했다.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자치단체의 비서실장은 마치 본인이 단체장인 것처럼 호가호위한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얻는 이익이 엄청 큰 만큼 비서실장의 범죄에 대한 단죄도 엄중해야 마땅하다. 군수처럼 군림하는 고위공무원이 공문서를 허위로 꾸미고, 이를 행사해 공금 3억2000만원을 가로챈 사건인데,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아무리 의견과 판단이 다르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라고 하지만,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사회 눈높이가 아니다. 어쨌든 재판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 그게 법이다. 검찰의 적극 대응, 항소심과 대법원의 엄정한 판결을 기대한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09.24 23:02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제5공화국은 정의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모든 비능률 모순 비리를 척결하는 동시에 국민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민주복지국가 건설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장래는 밝게 빛날 것이다.”2년 전 교학사에서 출판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내용 가운데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과 신군부의 권력 탈취과정을 서술한 대목이다. 이 교과서는 독재와 친일을 미화하고 일제하 독립운동과 4·19혁명 등에 대해 심각한 역사왜곡을 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교학사는 각종 오류에 대한 교육부의 수정지시를 받아 751건을 수정했다.이 같은 왜곡 미화 논란에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지난해 1월 전국 800여개 고등학교 가운데 10여개 학교에서만 교과서로 채택됐다. 하지만 채택 학교의 명단이 알려지면서 해당 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강력 반발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항의 방문이나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해당 학교에 빗발치자 박근령씨가 이사로 있는 부산 부성고 1곳을 제외하곤 모두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취소하고 말았다.이 같은 파문이후 지난해 2월 교육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정체제 전환을 포함한 교과서 체제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6월 2일 교육부에서 대통령 지시사항(역사교과서 관련 제도개선) 실적 제출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서를 공개한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대통령 지시로 움직인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사실 전 세계적으로 역사 국정교과서 쓰는 나라는 별로 없다. 북한과 베트남 스리랑카 몽골 터키 등이 국정교과서를 사용할 뿐이고 OECD국가 34개국 가운데 17개 나라는 자유 발행제, 나머지는 대게 검인정 교과서를 쓰고 있다.우리나라도 일제 강점기와 이승만 정권때도 검인정 체제를 유지했다가 유신 때인 1974년 국정으로 바뀌었다. 그 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을 거치면서 점점 검정으로 바뀌면서 2007년부터는 검인정 체제를 유지했다. 물론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도 오류와 편향성 논란은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역사 교육 문제를 정치적 접근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 한시적인 정치적 권력이 학문 영역을 통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사실이 세계 역사를 통해 증명되어 왔기 때문이다. 빠르면 23일 교육부의 교육과정 개정 고시여부에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09.23 23:02

선거구 획정 방정식

내년 4·13 총선의 지역구 규모는 244∼249석으로 결정됐다.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가 확정한 틀이다. 문제는 이틀에다 의원 정수 300명을 적용하면 농어촌 지역의 의석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들고, 전북 같은 곳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숫자는 정치력과 비례한다. 지역의 자존감과 현안도 이에 영향 받는다. 국회 상임위는 16개다. 전북은 국회의원 숫자가 적은 탓에 상임위별 한 명꼴도 안된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나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안전행정위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다. 자치단체에 영향력이 큰 이른바 노 마크 상임위들이다. 제헌의회 때 전북 국회의원 선거구는 22개였다. 당시는 농업이 주된 산업이었고 농촌에 인구가 많아 다른 지역과 선거구 형평에 별 문제가 없었다. 1970년대 산업화가 본격화된 이후 전북의 탈 인구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선거구 감소가 계속됐다. 1987년 소선거구제 시행 이후 14개 선거구로 줄었다가 지금은 11개 선거구로 쪼그라들었다. 선거구별 인구편차 2대 1 결정 이후 전북의 선거구는 이제 10개나 9개로 줄어들 위기에 처해 있다. 지금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은 선거구 조정이다. 8월말 현재 인구를 적용하면 인구 상한선(27만 8760명)을 넘긴 선거구는 전주 덕진(28만 7721명) 한 곳이고, 인구 하한선(13만 9380명)에 미달하는 선거구는 △정읍 △남원-순창 △무주-진안-장수-임실 △고창-부안 등 4곳이다. 애초 군산도 분구가 유력했지만 8월 31일을 기준으로 한 인구는 27만 8434명으로 인구 상한선을 넘지 못했다. 인구 상한선이 넘는 전주 덕진은 자치구가 아닌 탓에 인접한 완산구(갑-을)와의 경계조정만 이뤄질 전망이다. 감소되는 의석을 최소화하려면 김제-완주선거구를 분리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김제-부안 △정읍-고창 △완주-진안-무주-장수 △남원-순창-임실로 조정돼 전체적으로는 한 곳이 줄어든다. 인구하한에 미달된 4개 선거구만을 대상으로 하면 △정읍-고창-부안-순창 △남원-진안-무주-장수-임실 등 2개 선거구로 통합돼 2개 선거구가 줄어든다. 인구만을 기준으로 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선거구 방정식’ 풀기가 쉽진 않지만 도시-농어촌, 수도권-비수도권 간 격차가 더 벌어져선 안된다. 최종 문지기인 국회의 책임이 크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5.09.22 23:02

선거기술자 퇴출

연거푸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전북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국가예산 확보는 물론 인재등용에서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정권 들어서면서 그 정점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전북이 어려운 상황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데도 그 누구 하나 똑바로 나서는 사람이 없어 앞이 안 보인다. 바로 똑똑한 국회의원이 없기 때문에 바보처럼 당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11명 밖에 안돼 수적으로 열세지만 똑똑한 국회의원 한명만 있어도 이렇게 무시당하고 차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야성이 약한 무능한 사람들을 국회의원들로 뽑은 게 잘못이다. 깜냥도 안되는 선거기술자를 국회의원으로 잘못 뽑았기 때문이다. 지금 현역들의 면면들을 살펴보면 저런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됐을까 자질이 의심가는 사람도 있다. 당내서는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입 닫기 예사고 지도부 눈치나 철저하게 살피기 때문이다. 어떤 국회의원은 의원들 중 놀림감이 돼 있을 정도로 수준 이하라는 평이다. 한심한 건 여당 의원에 비해 너무 전문성이 떨어져 손가락질 받는 경우도 있다. 오죽하면 지방의원들까지 현역들을 깔볼까. 시중에는 ‘저런 사람도 국회의원 하는데 나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세를 모으는 입지자도 있다. 현역들에 대한 평가가 나빠져 물갈이 폭이 커질 것 같다.전두환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은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 나야 해 먹을 수 있는 자리라고 했다. 그 말은 정치력과 덕을 갖춘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하지만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은 그렇지가 않다. 정치적 역량과 덕 보다는 경선 때 동질적 지역정서를 잘 꿰 맞추는 선거기술자로서 능력만 갖추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치력 있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지 않고 선거기술자들이 당선되는 구조가 만들어져 전북정치가 나빠졌다. 그런 선거기술자가 무슨 재주로 중앙정치 무대에서 정부 여당을 상대로 의정 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현재 지역은 어렵다. 희망이 없기 때문에 더 그렇다. 도민 45%가 후손들이 전북에서 살지 않기를 바라는 응답에서 모든 걸 시사한다. 이 정도로 지역이 절박한데 20대 총선에서 또 무능한 사람이 뽑힐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새정연 혁신안도 결국은 그들 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그간 도지사 선거 캠프를 꾸려 꿀 맛을 본 사람들이 많은 당원을 일사분란하게 동원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경선 방식이든 그들한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 그럴바에는 신당이든 무소속이든 새정연 후보와 맞대결시켜 유능한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하는 길 밖에 대안이 없다. 내년 총선 때 전북정치권을 정비하지 못하면 전북의 장래는 없다. 선수에 상관없이 깜냥이 안되는 무능한 현역은 과감하게 퇴출시켜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09.21 23:02

백제유적지구의 '함께'와 '따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우리나라의 열두 번째 세계유산이다. 백제는 기원전 18년에 건국되어 660년에 멸망했으니 700년 역사로 존재한다. 그 사이 백제는 도읍지를 두 번 옮겼다. 이 두 번의 천도로 수도가 되었던 도시는 웅진(공주)과 사비(부여)다.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도 이들 두 도시와 익산까지 3개 지역에 걸쳐 있는 8개 유적지로 이루어져있다. 공주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 부여 관북리 유적·부소산성과 정림사지, 부여 나성, 부여 능산리고분군, 익산 왕궁리 유적, 익산 미륵사지가 그것이다. 오늘날의 행정구역상 서로 다른 자치단체에 분포되어 있는 백제역사유적은 그러한 특징 때문에 더 오랜 시간과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고서야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다. 맨 처음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던 것은 무령왕릉이다. 1994년에 시도됐던 일이니 벌써 20년을 넘어선다. 그러나 무령왕릉만으로는 세계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는데 한계가 많았다. 충남도가 공주와 부여의 역사유적지구를 묶어 다시 등재를 추진하고 나섰는데, 그것이 2010년이다. 그런데 같은 해에 익산시도 백제유적지구를 우선 등재 대상 신청에 나섰다. 똑같은 시대 역사유적의 등재 추진 주체가 양분되어 있었던 셈이다. 곤혹스러워진 것은 등재심사를 하는 세계유산위원회였다. 두개 다 대상에서 탈락시키던지, 두 개 다 선정하던지 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상황. 위원회는 이들 유적이 한데 묶여지지 않으면 세계유산이 기준으로 내세우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증명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전라북도와 충청남도, 익산과 공주 부여가 <공주부여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을 발족하게 된 배경이다. 어찌됐든 이들 자치단체가 마음을 모아 협업(?)으로 등재를 추진한 덕분에 8개 유적은 세계유산이 됐다. 사실 한 몸으로 가야만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빛낼 수 있는 여건은 백제유적지구가 안고 있는 태생적 기반이자 특징이다.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각각의 유적이 서로 의지해 더 큰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구현해내는 독창성은 백제역사유적지구만이 갖는 미덕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행보를 보니 이들 3개 지역 백제역사유적은 이제 제 각각 갈 길을 가는 듯이 보인다. 각 자치단체마다 앞장선 홍보의 내용을 보면 더욱 그렇다. 지역을 앞세우고 싶은 ‘애향’ 정서쯤으로 이해하기에는 그 이기심이 불편하기만 하다.

  • 오피니언
  • 김세희
  • 2015.09.18 23:02

부동산 먹이사슬

법조타운으로 조성되는 전주 만성지구 첫 아파트인 골드클래스의 분양가가 3.3㎡당 평균 810만원 이하로 결정됐다. 골드클래스(주)가 만성지구에 짓는 1,070가구 아파트의 분양가를 3.3㎡당 927만4,000원으로 신청했으나 전주시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인근 아파트 가격과 주변 환경 등을 고려, 117만4,000원을 삭감한 것이다. 전주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가 3.3㎡ 당 600∼700만원대에서 800만원대로 진입하는 첫 사례가 되는 셈이다. 만성지구의 아파트 고분양가는 1년 전에 예고됐다. 전북도 공기업인 전북개발공사가 지난해 8월22일 실시한 전주 만성지구 공동주택용지 매각 입찰 결과, 2개 블록(11만4745㎡)의 매각 가격이 애초 예정가 1,043억 원보다 무려 380억이나 높은 1,423억 원에 낙찰된 것이다. 당시 매각된 2개 블록 가운데 B-3 블록(6만7286㎡) 입찰에 전국에서 12개 건설업체가 참여해 경쟁을 벌였는데, 낙찰자가 바로 골드클래스(주)였다. 전남 보성 소재 업체인 골드클래스는 850여억 원을 써내 B-3블럭을 낙찰받았는데, 평당 가격을 계산해보면 413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북개발공사의 평당 예정가격 284만원을 130만원이나 웃돈다. 또 C-2 블록(4만7459㎡) 입찰에 5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580여억 원을 써낸 광주 소재 중흥에스클래스가 낙찰받았다. 중흥도 전북개발공사가 예상한 가격을 훨씬 웃도는 평당 405만원을 써내 택지를 확보했다. 이는 전북개발공사가 혁신도시에서 땅을 팔 때 받은 평당 311만원선보다 100만원 정도 높은 금액이다. 전북개발공사가 톡톡히 재미를 본 셈이다. 그러나 아파트 건설 시공비가 통상 400만 원으로 알려져 만성지구 아파트 분양가는 무려 800만 원선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그게 이번에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를 두고 전북개발공사측은 건설사가 취할 이익을 공사가 취했을 뿐이고, 공사는 임대사업 등 공익 목적으로 재투자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거래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무자비한 부동산 가격 폭등의 최종 피해자는 아파트 실수요자다. 이 먹이사슬 전쟁에서 실수요자는 수천만원의 ‘피’를 주어야 만성지구 아파트를 구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간에 부동산업자와 투기 세력이 있다. 이 모든 것 이면에는 아파트 입주와 동시에 평당 예상가 1,000만원대가 있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09.17 23:02

아일란의 기적

지난 2일 터키의 보드룸 해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 이 꼬마의 죽음을 알리는 터키 도안통신 사진기자 닐류페르 데미르(29)가 찍은 한 장의 사진이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아일란의 비극적인 죽음이 SNS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시리아 난민들에게 철통같던 유럽의 빗장이 풀린 것이다. 아일란은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으로 IS(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와 쿠르드족 민병대의 치열한 전쟁을 피해 올해 초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아일란 가족은 캐나다 벤쿠버로 이민을 간 고모를 후견인으로 내세워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고 이민신청을 냈지만 거부당하자 소형 보트를 타고 그리스 코스 섬으로 가다 거센 파도에 배가 뒤집히고 말았다. 당시 소형 보트 2척에 23명이 탔지만 어린이 5명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했다. 아일란이 발견된 해변 인근에서 두 살 위인 형 갈립과 엄마도 함께 시신으로 발견돼 아버지만 살아남고 나머지 가족이 모두 숨진 것이다.결국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철문을 열고 시리아 난민 수용을 허용했다. 또 독일과 프랑스는 EU 회원국에 16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의무적으로 분산 수용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EU 역시 내무장관 회의를 열어 난민 공동대책을 마련하기로 했고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오는 30일 UN정상회의를 소집해 유엔 본부에서 시리아 난민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한 장이 베트남전쟁 당시 온몸에 화상을 입고 알몸으로 거리를 달리는 베트남 소녀 킴 푹의 사진처럼 전 세계에 충격과 울림을 전해 주고 있는 것이다.유엔난민기구(UNHCR) 등에 따르면 시리아 전체 인구 1795만명 가운데 652만 명이 집을 떠나 떠돌고 있고 국외로 탈출한 난민이 400만 명을 넘는다. 난민들 가운데 지중해 등을 건너다 2800여명이 숨졌다. 문제는 IS의 잔혹행위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난민들의 ‘2차 엑소더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시리아에서 사망한 사람만도 25만 명을 넘는다. 우리나라도 1994년 난민 신청을 받기 시작한 이래 7735명이 난민 심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522명만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난민 인정비율이 6.7%에 불과하다.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지난 7월말까지 876명이다.우리나라 역시 굶주림과 폭압 통치 등을 피해 입국한 탈북자가 2만7000여명에 달한다. 지구촌 시대에 이들 난민들에게 인도주의 정신과 온정을 통해 ‘아일란의 기적’이 계속 이어지길 소망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09.16 23:02

농어촌 선거구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선거구 면적은 서울 동대문구 면적의 527배에 이른다. 국회의원 1인당 담당 면적이 이렇게 차이 나는 데도 인구수만을 기준으로 한 선거구 개편이 말이 되느냐.”(박노욱 전국농어촌지역 군수협의회 사무총장·경북 봉화군수) “무주·진안·장수·임실선거구 면적은 2550㎢다. 전북의 31.7%, 남한의 2.6% 면적이다. 그런데도 독립 선거구를 유지하지 못하고 인접 지역과 통합돼야 한다.”(이성원 전북일보 정치부장) 각각 우리농어촌지역지키기 운동본부 출범식과 선거구획정 토론회에서 인구수만을 기준으로 한 선거구획정은 문제가 많다며 든 예다. 선거구별 인구편차 2대1의 헌재결정은 지켜져야 한다. 문제는 획일적,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폐해가 너무 많다는 데에 있다. 농어촌 지역은 초토화될 수 밖에 없다. 강원도에서는 6개 시·군이 합쳐지는 기형적인 선거구, 1개 선거구가 강원지역 40% 이상의 면적을 차지하는 초대형 선거구가 탄생할 수 있다. 전북은 2개 선거구가 줄어들 수도 있다. 농어촌 선거구는 14대 총선(1992년) 때 73석에서 19대 때는 23석으로 무려 50곳이 줄었다. 비수도권 선거구는 14대 때 155곳에서 19대 때는 134곳으로 21곳이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농어촌은 지역 대표성과 정치력의 약화, 존재감마저 희박해질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지역과 농어촌지역 간 정치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노골화될 게 뻔하다. 반면 미국 같은 나라는 철저하게 지역대표성을 보장하고 있다. 인구가 적은 알래스카 주에도 다른 주와 똑같은 상원 의원 2명이 배정된다. 지역 대표성의 중요성 때문이다.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제25조 1항)도 ‘선거구획정은 인구뿐만 아니라 행정구역, 지세, 교통여건, 기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작년 10월 헌재결정 이후 선거개혁에 대한 국민 기대가 컸다. 지역대표성과 투표가치의 평등, 소선거구제의 폐해에 따른 중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검토 등이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가치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논의는 내팽개쳐진 채 정치권은 정쟁과 이기적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지금 전국의 농어촌지역이 비상이다. 마감 시한에 쫓겨 결국 인구수만을 기준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 때문이다. 최악의 기형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5.09.15 23:02

무기력한 국회의원

지금같이 전북 정치권이 무기력하고 나약한 때가 없었다. 건국 초기부터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한국정치의 중심에 서서 야당을 이끌어 왔다. 소석 이철승 선생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온 야당 정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지금 전북 정치권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도민들은 “존재감 없는 국회의원들을 이대로 놔 둘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물갈이론을 외친다. 선거 때마다 물갈이를 하다 보면 중견정치인을 키울 수가 없지만 그래도 싹수가 안보이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팽’시켜야 한다는 여론이다.지난 19대 총선때 전북 정치권을 환골탈태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7명을 새얼굴로 바꿨다. 그러나 한마디로 기대가 커서인지 실망스럽다. 중앙정치에서 초선이 존재감을 나타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3선 2명을 포함 11명 의원들이 야당의원으로서 제 역할을 못할 뿐더러 ‘전북 몫’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20대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서면서 현역들을 바라 보는 도민의 평가는 낙제점 이하다. 2~3명 빼고는 뭘 하는지 조차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광주 전남에 비해 신당 바람이 약하지만 ‘전북 정치권을 이대로 놔둬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을 그렇게 일방적으로 밀어줘봤자 지역으로 돌아 온 게 뭣이냐’고 비판하는 도민도 많다. 도민들이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실컷 밀어줬다. 하지만 문 대표의 행보를 보면 전북에 대한 진정성이 안 보인다. 전북 방문 때마다 늘어놓는 발언이 위기모면용 내지는 면피용 밖에 안된다. 지금 도민들이 문 대표 한테 실망하는 이유는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연패하고도 책임을 짓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이다. 도민들은 새정연을 계파 싸움만 하는 수권능력 상실의 불임정당 정도로 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 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문제는 문 대표가 혁신안 통과를 위해 대표직까지 걸었지만 도민들은 ‘근본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며 실망스러워 한다. 그간 당내 갈등과 잇단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문 대표가 깨끗하게 물러 나는 길 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신당은 창당될 수 밖에 없다. 도민들은 내년 총선 때 제대로 된 반듯한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야권통합을 해서 대선을 준비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차기 대선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다음 총선이 중요하다는 것. 친노가 많은 전북 출신 의원들이 당내에서 제대로 비판을 못하는 걸 상당수 도민들이 잘 안다. 자칫 문 대표 눈밖에 났다가는 공천을 받지 못할까봐서 꿈쩍 안한다고 여긴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09.14 23:02

방직공장의 변신

일본의 창조도시 가나자와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시민들의 창조성을 실현해내는 <시민예술촌>이다. 시민예술촌은 원래 방직공장이 모여 있던 공간이다. 가나자와는 한때 섬유산업으로 부흥했다. 그러나 가나자와의 경제력을 주도했던 섬유산업이 사향길에 접어들면서 방직공장도 하나둘 문을 닫게 됐다. 폐허가 된 공장지대가 공동화와 슬럼화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가나자와시가 나섰다. ‘공단부지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고민한 끝에 9만7천㎡에 이르는 대지를 매입하고 시민문화공간 조성 계획을 세웠다. 시민예술촌 조성작업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공장 대부분은 해체됐으나 활용할만한 창고는 구조 변경을 거쳐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시민예술촌은 개관 초기부터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시민예술촌이 내세운 ‘누구든, 언제든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적중했다. 드라마공방, 뮤직공방, 아트공방 그리고 다용도 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이곳에는 연극, 무용,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서있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취미활동으로 사용하지만 각 분야마다 특성에 맞는 첨단 시설을 갖추어 발표무대로도 손색이 없다. 쉬는 날 없이 24시간 개방하고 있는 것이나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저렴한 사용료도 특징이다. 시민예술촌에는 <직인대학>도 있다. 석공(石工), 와(瓦), 조원(造園), 판금(板金), 표구(表具) 등 9개 본과와 본과 3년 과정 수료자들이 다니는 수리전공과를 운영하는 가나자와 직인대학은 고도의 수준 높은 건축기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이미 이름이 높다. ‘전통 양식의 건축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는 전통을 지켜낼 수 없다’는 일본인들의 강한 집념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연수생들은 관련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인데 수리전공과에서는 국가나 현 또는 시 지정 문화재를 맡아 직접 수리할 수 있는 ‘문화재 건조물 기술’을 가르친다. 일본 전역에서 연수생들이 몰려오는 이유다. 시민예술촌으로, 전문가양성기관으로 변신한 옛 방직공장의 모습은 놀랍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전주시 효자동의 ‘대한방직’부지 매각이 이슈다. 수년 동안 묶어놓았던 땅의 용도가 궁금하던 차인데 어느새 매각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단다. 들여다보니 우선협상자나 차순위협상자 모두 아파트 건설업체다. 갈 길이 빤하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09.11 23:02

배드민턴 전용구장 유치 실패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8월21일 이사회를 열고 국가대표 배드민턴 전용구장 건립도시로 충남 당진시를 선정했다. 배드민턴전용구장 건립사업은 3만3000㎡(1만평) 부지에 국비와 체육기금 등 약 300억 원을 투입해 전국 최대 규모인 24면짜리 배드민턴전용구장과 숙소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국가대표 배드민턴 전용구장 유치에 성공한 당진시는 “뛰어난 접근성, 최적의 전용구장 입지 여건, 부대 인프라 구축 계획 등을 세워 체육인과 의회, 시민이 하나가 되어 전방위적 유치활동을 펼쳐 이뤄낸 결과”라고 자랑했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24면 규모의 국제적인 전용구장 건립으로 각종 국내외 대회 개최는 물론 연간 243억원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당진을 국제적인 스포츠 중심도시로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 배드민턴 전용구장은 2018년 준공 예정이다. 충남 당진시와 마지막까지 유치 경합을 벌인 도시는 전주시였다. 그동안 배드민턴 스타를 줄줄이 배출하며 배드민턴의 성지, 중심지, 메카, 요람 등 온갖 수사를 다 붙여도 모자랄 정도의 배드민턴 도시 전주가 무명의 당진에 넉다운, 패배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주시의 배드민턴 전용구장 유치 실패는 사필귀정이다. 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도외시하면서 화려한 과실만 따먹겠다는 빗나간 욕심으로 가득찬 지역에 누가 손을 들어주겠는가. 민망한 일이다. 최근 전남 화순 출신 이용대가 유명하지만, 전주 출신 배드민턴 스타들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11개의 메달을 따냈다. 박주봉, 김문수, 정소영 선수가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김동문 선수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하태권 선수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들 다섯명의 금메달리스트에 이어 장혜옥, 정재성 선수까지 가세해 올림픽 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배드민턴을 전북이 낳은 스타들이 이끌어왔다. 최근에도 전주생명과학고 배드민턴이 전국대회 2연패를 하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메달을 따면 환호만 했을 뿐 지역사회는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용대가 금메달을 딴 뒤 전남 화순군이 200억 원을 들여 전용경기장을 지었지만, 전북은 익산에 김동문 배드민턴장이 있을 뿐이다. 이번 경합에서 전주시는 부지제공 의사를 밝혔지만, 당진시는 부지는 물론 건설 예산까지 확보했다. 게임이 되는가.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09.10 23:02

지자체 통제수단 된 주민세

지난달 부과된 주민세를 보고 일부 시·군 주민들은 깜짝 놀랐다. 지난해보다 개인 균등분 주민세가 터무니없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임실군은 3000원이던 주민세가 1만원으로 무려 333%나 올랐고 남원시는 읍면 지역 2000원, 동 지역 3600원이었던 주민세가 7000원으로 대폭 인상됐다. 부안군 역시 2500원에서 5000원으로 배나 증액됐다. 내년부터는 전주시를 비롯 익산시 남원시 등이 1만원으로 인상되는 것을 비롯 도내 13개 자치단체가 줄줄이 주민세를 대폭 올린다. 정읍시는 이미 2012년에 9000원으로 올렸다.주민세는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3년부터 부과됐다. 마을 청소나 교량 설치, 도로 포장 등을 위해 주민들도 부담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주민세가 도입됐다. 당시 부과됐던 주민세는 인구 500만명 이상 대도시는 1세대당 400원, 50만명 이상 시 지역은 200원, 군 지역은 60원이었다. 이후 물가 상승에 따라 주민세도 인구 50만명 이상 시 지역의 경우 1977년과 1980년 1995년 각각 800원, 1500원, 1800원으로 세 차례 올렸다. 그러다 1999년 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가 1만원 이내에서 알아서 조례를 제정해 부과하도록 주민세 기준을 변경했고 그 결과 시·군·구마다 주민세가 1인당 2000원~1만원까지 다양하게 부과되고 있다. 문제는 중앙 정부가 주민세를 지방자치단체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있다. 주민세를 올리지 않을 경우 중앙 정부에서 지원하는 교부세를 삭감하는 재정상 불이익을 주고 있기 때문. 현행 중앙 정부의 교부세 제도는 주민세가 최고 세액 1만원과 차액이 클수록 재정 페널티 규정을 두고 있다. 그동안 주민세 과세차액의 150%를 지방교부세 지원금에서 삭감했지만 올해부터는 200%를 삭감하게 된다. 때문에 주민세 인상에 소극적이었던 도내 14개 시·군의 교부세 지원금이 지난해 78억 원이 줄어들었고 올해는 105억 원이나 감소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자율 인상 방침은 허울뿐이고 시·군마다 지역 주민의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주민세를 대폭 인상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과 조세 저항에 따른 손익보다는 정부의 교부세 페널티가 자치단체장에게는 더 큰 파이이기 때문이다. 결국 재정여건이 열악한 자치단체를 상대로 중앙 정부가 교부세를 무기로 줄 세우고 경쟁시키고 통제하는 수단이 되고 만 것이다. 행정자치부는 올해 초 주민세 상한선 기준을 현행 1만원에서 2만원으로 올리려다 여론이 악화되자 슬그머니 철회했다. 증세없는 복지는 결국 빈 말에 불과하다는 반증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09.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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