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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특별’

‘특별함’은 선망의 대상이다. 그래서 ‘특별한 것’, ‘특별한 곳’, ‘특별한 사람’이 마구 늘어난다. 정치권에서는 제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특별법과 특검법이 넘쳐난다. 꼭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개발이나 정치적 목적 등으로 특별법을 남발한다. 그래서 ‘특별하지 않은 특별법’이 되고 만다. 또 여야가 이런저런 의혹을 들춰내며 경쟁하듯 특검범을 발의하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반법에 우선해서 적용되는 특별법과 극히 제한적으로 도입돼야 할 특별검사제가 남발되면 국가의 법률체계·사법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특별한 곳’도 늘어나고 있다. 지방자치법과 각각의 특별법을 근거로 특별자치시·도가 잇따라 출범했다. 2006년 제주에 이어 세종(2012년)과 강원(2023년)이 각각 특별자치시·도가 됐다. 그리고 올 1월 18일에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제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과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전남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발의됐다. 민선 7기 전주시가 공을 들였지만 실패한 새로운 형태의 지방자치단체인 ‘특례시’도 지난 2022년 1월 일제히 출범했다. 경기도 고양과 수원·용인, 그리고 경남 창원 등 4곳이 특례시가 됐다. 그렇다면 이렇게 명칭에 새로 특별·특례가 붙은 곳은 정말 특별해질 수 있을까?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꼭 5개월이 됐다. 온갖 수식어를 끌어와 새로운 명칭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지금 그 ‘특별’에 기대를 거는 도민은 없다. 쓸데없이 길어진 명칭이 여전히 어색하고, 불편할 뿐이다. 홍보한 만큼의 특별함을 가져오지 못한 지역 정치권에서는 다시 특별법 개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치고 또 고칠 태세다. 특별해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대한민국에서 특별한 곳은 여전히 서울특별시뿐이다. 희소성이 없는 ‘특별’은 무색해진다. 특별한 게 많으면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도 그 명칭이 이곳저곳에서 넘쳐난다. 인플레이션이다. ‘특별’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特)처럼 ‘가장’·‘제일’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최(最)’와 ‘대(大)’도 여기저기에 마구잡이로 붙는다. 각종 경연대회에서 주어지는 상(賞)의 등급만 보더라도 ‘우수상’ 위에 ‘최우수상’이 생기더니 또 그 위에 ‘대상’이 더해졌다. 최우수상이 용어와 달리 최고가 아니고, 우수상은 그렇게 우수해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가 대상보다 더 높은 등급의 상이 생길지도 모른다. 또 매우 중요한 사람을 뜻하는 VIP 위에 VVIP, 한우의 육질등급(5단계)은 1등급 위에 1+, 1++등급이 있다. 최고일 것 같고, 또 최고여야 할 1등급은 사실 중간 단계에 불과하다. 분명 정상이 아니다. 더 남발해서는 안 된다. ‘특별함’의 가치는 명칭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6.17 12:25

새만금, 지진 정밀조사 시급하다

지난 12일 부안군에서 발생한 4.8 규모의 지진으로 전북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증명됐다. 신속한 복구와 각종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새만금지역의 지질 정밀조사는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새만금지역은 이번 지진이 발생한 부안과 접해 있는데다 매립지 특성상 지반이 연약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지진이 발생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번 지진 발생으로 600여 건의 피해 신고와 각종 행사가 취소됐다. 13일부터 16일까지 부안군 격포항에서 열린 제9회 새만금컵 국제요트대회가 개막 이틀만에 전격 취소됐다. 이번 대회는 15개국 2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아시안컵과 겸해 치러지고 있었다. 또 부안예술회관에서 15일 개최하려던 팜페라 가수 ‘폴 포츠’ 내한공연도 현장 입장을 취소하고 유튜브를 통해 선보였다. 전북은 2019년 실시한 전국 지진 영향성 분석에서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돼 제외되었다. 하지만 이번 부안 지진에서 보듯 언제라도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이다. 그 중 새만금은 바로 인접해 있어 단단한 대비가 필요하다. 새만금지역은 총면적 409㎢로 서울 면적의 2/3 규모에 이른다. 이 지역 상당부분이 매립지여서 지진 위험도가 주목된다. 매립지의 특성상 포항보다도 지반이 연약하다. 인근에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이어지는 활성단층의 존재도 조사됐다. 또 새만금의 매립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도 불투명하다. 실제로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98건 중 군산 31건, 부안 22건, 김제 2건 등 58.2%인 55건이 새만금 인근지역에서 발생했다. 새만금지역은 수변도시, 관광레저, 산업, 농생명 등 다양한 구성과 새만금신항만, 국제공항, 고속도로, 남북·동서도로, 인입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이 밀집된 지역이다. 최근 들어 산업단지는 이차전지 공장 등 대규모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어 더욱 안전점검 필요성이 높다. 지반의 단층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그 위에 건물을 짓는다면 건물 자체에 내진 설계가 아무리 견고하게 이뤄진다 해도 효과가 없다. 새만금 방조제는 규모 6.5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돼 있다고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조속히 지진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해 도민과 기업들이 안심할 수 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6.17 12:04

50년간 순국선열 가족 챙겨온 전북보훈대상

전북일보가 주최하고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 동부·서부보훈지청이 후원하는 전북보훈대상이 50회를 맞았다. 반세기 동안 순국선열 등 국가유공자의 호국 정신을 기리고 유족들에게 자립 의지를 북돋아 온 것이다. 앞으로도 순국선열 등에 대한 희생을 새기며 보답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전북자치도 보훈회관에서 18일 오후 3시 열리는 제50회 전북보훈대상 수상자는 9명이다. 한종춘(82·독립유공자 부문), 전영남(76·상이군경 부문), 정양순(65·중상이자 배우자 부문), 고용석(76·전몰군경유족 부문), 지영이(66·전몰군경 미망인 부문), 설동문(76·무공수훈자 부문), 이철주(77·특수임무유공자 부문), 김광식(77·고엽제 전우회 부문), 김현술 씨(92·6.25참전유공자 부문) 등이다. 올해 월남 참전 유공자 부문은 대상자가 없다. 이 분들의 면면을 보면 독립유공자 자손에서부터 6.25 참전 용사, 월남전 참전 및 부상자, 배우자 또는 미망인 등 다양하다.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 북한의 침략으로부터 국토를 수호한 호국, 불의와 억압에 맞서 정의를 세운 민주화 과정 등 한결같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희생·공헌하신 분들이다. 그동안의 세월이 얼마나 힘들고 고단했겠는가. 이 분들이 있었기에 후손들이 번영된 국가에서 자유를 누리며 어깨를 펴고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분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경제활동이 원활치 못한데다 전쟁 후유증 등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도 이번 수상자들이 보여주듯 보훈가족 복지 증진을 비롯해 재해복구나 독거노인 봉사, 군경묘지 정화활동, 김장 봉사 등에 앞장서 왔다. 올해 보훈부는 호국보훈의 달 주제로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 모두의 보훈’을 내세웠다. 독립·호국·민주화 과정에서 희생과 헌신하신 분들을 예우하고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감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공헌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너무도 당연하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민주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분들의 값진 헌신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돌보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50년을 이어온 전북보훈대상도 그 일환이다. 수상을 축하하며 높은 뜻에 머리를 숙인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6.16 18:37

새만금 신항만 배후부지 국가 재정사업으로

동북아 물류거점이자 해양관광·레저 기능이 복합된 미래지향적 항만을 목표로 추진된 새만금 신항만이 착공된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 2012년 6월 14일 기공식을 열었으니 꼭 12년이 지났다. 우선 5만톤급 대형 선박 접안이 가능한 부두 2선석을 건설해 2026년 개항하고, 2040년까지 총 9개 선석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 김제시에서는 지난달 초 ‘새만금 신항 대비 항만운영 전략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항만 운영의 필수 시설인 배후부지 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새만금 신항만 건설사업 자체가 반쪽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국비가 투입된 부두 건설은 정상 추진되고 있지만 민간투자사업으로 계획된 배후부지는 투자자를 찾지 못해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앞으로도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만금 신항만 배후단지 개발사업에 민간투자 방식을 고집한다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에서는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새만금 신항 배후단지 개발사업을 국가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줄 것을 촉구해왔다. 다행히 지난 13일 새만금 신항만 공사 현장을 방문한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가 재정사업 전환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국가 재정사업 전환 계획이 기획재정부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평택항, 포항 영일만항, 목포항 등 국내 주요 항만의 배후단지 개발은 모두 국비로 추진된다. 형평성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제3차(2017∼2030년) 항만 배후단지 개발 종합계획’의 투자 재원 분담 기준을 보면, 항만공사가 없는 항만은 국비 100%로 개발하고, 항만공사가 있는 항만에도 국비를 일부 지원하도록 돼 있다. 정부 정책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도 새만금 신항만 배후단지 개발은 당연히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그동안 민간자본 유치에 번번이 실패하면서 큰 차질을 빚었다. 수십 년 이어온 대규모 국책사업이 더 이상 민자 유치에 발목이 잡혀 표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새만금 신항만 배후단지 개발사업의 국가 재정사업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6.16 18:37

익산과 하림이 만들어 갈 1%의 기적

사람들의 걸음걸음이 쌓여 만들어지는 ‘길’. 대부분은 이동 통로에 불과할 뿐이라 생각하겠지만, 특정한 색을 띠는 순간 길은 곧 하나의 문화가 되기도 한다. 마치 국내 패션의 중심지라 불리는 서울의 동대문거리와 강릉 커피거리, 수원 통닭거리가 그러하듯. 국내 유명한 특화거리들은 단순히 관광명소의 모습만 갖춘 것이 아닌 지역의 역사성과 차별성이 적절히 녹아 있다는 점이 공통분모다. 본디 그 지역이 품고 있던 자원을 중심으로 상권을 채우고 활성화해 색다른 문화가 안착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면 새로운 관광 마케팅을 넘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상징적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예산군의 합작인 삽교시장 곱창거리가 로컬 활성화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삽교지역은 연탄불에 돼지곱창을 구워 먹는 삽다리곱창이 명물인 곳으로, 예산군이 외관 정비와 행사 추진 등 전반적인 기반을 닦을 때 백 대표가 업주들을 대상으로 실질적 컨설팅을 제공하는 멘토 역할을 한 덕분에 개장한 지 두 달여 만에 방문객 5만 명을 넘어선 맛집 명소로 등극했다. 이처럼 평범한 거리일지라도 지역의 개성 있는 테마와 스토리텔링을 입힌 상권이 골목을 살리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길’, 이것이 바로 우리 익산시가 간절히 꿈꾸는 중앙동의 모습이다. 우리 익산은 국내 굴지의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의 본향이다. 1978년 익산 황등농장에서 출발한 하림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농식품을 매개로 우리시와 꾸준한 인연을 이어 왔으며, 현재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연계를 통한 상생 협력 파트너가 돼 동반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민들에게 식품 메카로서의 면모와 하림의 건강한 먹거리 철학을 체감토록 했다. 일례로 전국의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지역 대표축제 개최 시 하림의 신선한 닭고기 제품 및 특성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식품산업에 문화·관광 콘텐츠를 융합한 이색 체험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러한 식품 문화 생태계를 한층 더 확장·발전시키는데 있어 익산만의 특색 있는 중앙동 길이 큰 구심점이 될 것이라 본다. 시민들에게 하림의 고장인 익산만의 닭요리를 다채롭게 선보이고, 소상공인들에게는 또 다른 판로가 개척되는 상생의 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음식식품교육문화원 1층에 하림그룹 계열사 ㈜엔바이콘의 닭구이 전문점이 개점해 첫 포문을 열었다. ‘신선하지 않으면 굽지 않겠습니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당일 도계로 만든 최고 품질의 닭요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래 상권 형성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다양한 측면의 경쟁력 발굴이다. ‘손님을 이끌려면 가격은 저렴하게, 메뉴는 경쟁력 있게’라는 백 대표의 성공 노하우처럼 요리에 있어서 맛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해당 일대에는 중앙동만의 역사와 고유성을 입힌 매력적인 문화 커뮤니티를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요즘 익산아트센터에서 나폴레옹 유물 특별전이 한창인 가운데 ‘1%의 가능성, 그것이 나의 길이다’라는 그의 명언이 떠오른다. 일말의 작은 가능성도 놓치지 않는 끈기와 불굴의 도전 정신. 우리 익산시도 이러한 패기와 열정을 본받아 지역에 대한 가능성을 믿고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다면 도시와 사람 모두가 꿈꾸는 새 희망의 길이 펼쳐지리라 기대해 본다. /정헌율 익산시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4.06.16 18:37

전문성 있는 기업인

전북은 민주화 이후 지역이 크게 정체돼 왔다. 그 첫번째 원인은 정치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진보진영이 선출직을 거의 독식해온 탓이 크다. 너무 오래동안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지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끼어들 공간이 없었다.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는 말처럼 목소리 큰 진보쪽 사람들이 지역을 좌지우지 했다. 민주화에 대한 공로가 있어 선출직을 맡았지만 전문성 결여와 세상을 바라다보는 안목 즉 미래비젼이 약해 지역발전을 도모하지 못했다. 경쟁은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특히 여·야 경쟁관계는 필수다. 하지만 전북은 이같은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다. 양날개로 날아가야 하는데 한쪽 날개 밖에 없다. 정상적인 사회라고 볼 수 없다. 진보와 보수세력이 건전하게 경쟁관계를 형성해야 하느데 이게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다. 22대 총선에서 10석 전석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20년 만에 민주당이 백점 맞았다고 반기고 기뻐하는 분위기이지만 이게 지역발전을 위해 옳은 일이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다. 선거는 시대정신이 중요하다. 독재정권 때는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었지만 이번 총선 때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검사독재정권을 종식시키기 위해 정권심판론이 먹혀들었다. 특히 코로나를 겪으면서 민생 문제가 도탄에 빠지자 더 정권심판론이 기세를 얻었다. 사실 전북은 민주당 안방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강세지역이라서 민주당 경선이 끝나고 난 이후부터는 전혀 선거 열기를 느낄 수 없었다. 본선거가 하나의 통과의례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45.53%로 제일 표를 많이 얻어 전국적으로 12석을 차지하는 개가를 올렸다. 2년 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로 공약했기 때문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에 선명성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 조국혁신당 후보로 나서려고 몸을 푸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여야 경쟁구도로 가는 게 바람직하지만 그래도 야야 간 경쟁이라도 하게 돼 다행이다. 대우그룹 전 김우중 회장이 말했듯이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다고 한 발언을 돼새겨야 할 때다. 너무 오래동안 민주당에 안주한 까닭에 절박함과 치열한 경쟁의식이 부족한 게 오늘의 전북인의 의식구조다. 그간 바깥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줄 모르고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좁은 시야에 갇혀 살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전국적으로 지방소멸을 극복하려고 광역권으로 가고 있는 판에 인구 175만도 안 된 전북이 지역이기주의에 파묻혀 있으니 답답하고 한심하다. 2년 후에 있을 지방선거 때는 정치권에 머물러 있는 관료 출신보다는 기업 경영을 했던 인물을 단체장으로 선출해야 한다. 그 이유는 기업인들이 세상을 내다보는 안목이 더 깊고 정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역에서부터 기업인을 우대하고 존경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AI 등장으로 지식이 판치던 시대보다는 경험과 지혜를 존중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기업인은 장사꾼과 달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파수꾼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6.16 18:37

호국보훈의 달 의미를 되새기며

환히 피어 우리 곁에서 즐거움으로 함께 했던 봄꽃 대신 그 자리를 짙푸른 녹음이 더해가는 6월, 그러나 기후 온난화로 인해 갈수록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6월이면 ‘우리 땅, 우리 바다, 우리 하늘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떠오르기에 경건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들이 나라를 위해 기꺼이 고난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우리는 오늘의 안락함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호국보훈(護國報勳)’이란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힘쓰신 분들의 공훈에 보답한다는 뜻입니다. ‘충’의 덕목을 가장 먼저 실천하고 온갖 역경 속에서도 헌신적인 삶으로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된다. 매년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기념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전북자치도에서도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을 시작으로 ‘제15회 호국영령 합동추모제’와 ‘제74주년 6.25전쟁 기념행사’ 등을 통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공훈과 정신을 기리기 위한 추모행사를 다양하게 갖고 있습니다. 곧 다가오는 ‘6.25전쟁 기념일’은 우리 민족끼리 서로 총구를 겨눠야 했던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의 상처를 보듬어야 하는 날입니다. 그 당시 포성이 멈추지 않는 전쟁터에서 조국을 위해 산화한 이름 없는 용사들과 함께 이 나라를 지켜냈던 수많은 참전 용사들에게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는 많은 분이 세상을 떠나 안타까운 가운데 최근 한 신문을 통해 중·고생들과 2030 젊은 세대들 상당수가 현충일이 무슨 날인지, 호국보훈의 달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현재의 소중한 일상을 누리며, 미래에 더 행복한 꿈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뒷받침된 것입니다.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도 이 점을 분명히 알고 그들의 나라 사랑이 어떤 의미였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우리는 이들의 고귀한 희생과 나라사랑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후대에도 이를 전해야 하는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6월을 맞아 평소 잊고 지내왔던 분들은 새삼 호국보훈의 의미를 떠올리게 된다. 최근 새롭게 단장하고 문을 연 보훈누리공원(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을 비롯한 도내 곳곳에 설치된 현충시설을 둘러보고, 추모제 등 보훈문화 행사에도 깊은 애정과 남다른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위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기억하고 잊혀 지지 않도록 되새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처럼 조국을 지키기 위한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당연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라의 부름을 받고 역사와 민족을 위해 돌아가신 이들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 후손인 보훈 가족의 삶도 그에 못지않게 절실한 문제입니다. 이들의 희생이 가족의 비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보훈 가족이란 명예와 자긍심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우리는 감사함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강영석(전북특별자치도 복지여성보건국장)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6.16 15:20

전북특별자치도 특화발전을 위한 정책펀드지원방식 대응방안

그동안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지속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소멸이라는 위기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하였으며 수도권의 지역내 총생산(GRDP)비중도 비수도권의 3배 이상으로 확대되는등 수도권 집중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청년인구(19세∼39세)중 수도권 청년인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8년 51.7%에서 2022년에는 55.3%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어느 지역에 살든 상관없이 공정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를 위해 지방이 주도하는 지방소멸대응대책을 중앙정부가 적극 뒷받침하는 지역주도의 지역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시대 기조에 따라 2021년 89개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고 이들 인구감소지역이 주도적으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인구소멸대응기금을 2022년 도입하였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는 정부 재원과 민간 자본을 연계하여 지역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를 도입하여 정부재정(1,000억원)과 산업은행 출자(1,000억원), 그리고 지방소멸대응기금(광역계정, 1,000억원)으로 총 3,000억 원 규모의 모펀드를 조성하여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자펀드는 모펀드와 민간투자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출자 등으로 구성되며, 전체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사업규모는 약 3조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는 지역이 원하는 지속가능한 대규모 융·복합 프로젝트를 민간의 창의적 역량과 풍부한 자본을 활용하여 추진하는 새로운 지역투자 방식이다.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방유망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산업활력펀드 2.0’을 조성하였다. 이는 기존 펀드보다 규모를 약 4배 확대(260억 원→950억원 이상)하였고 충남, 전북, 전남, 경북 등 4개 지방정부가 출자에 참여하는 것으로 지방소재 혁신기업에 장기간(투자기간 2024년 12월~2028년11월, 회수기간 2028년 12월~2032년 12월) 투자를 촉진하는 제도이다. 이상과 같은 정부차원의 지방시대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발전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보조금 지원방식이 아닌 새로운 지역개발 펀드지원방식에 대한 전북특별자치도 차원의 정책대응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역개발 펀드방식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북특별자치도의 특화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공공성과 사업성을 갖춘 실현가능한 창의적인 지역개발 펀드사업의 발굴과 기획 그리고 지역내 민간기업의 민간활력을 적극 유치한 추진주체 구축을 통한 자펀드 설립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범부처적 통합지원시스템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 각부처별로 분산되어 추진되는 각종 펀드지원방식에 적극 대응하고 이에 부응하는 지역기업의 활력을 총체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전북특별자치도 차원의 부처통합적인 정책대응조직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앞으로 더욱 확대될 펀드지원방식으로의 정부정책지원방식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북연구원을 중심으로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쟁력있는 정책펀드사업의 발굴과 기획 을 위한 연구지원팀이 신설되고 행정조직과 민간기업 및 지역대학 산학협력단등 연구조직과 관련단체간의 협력적거버넌스 기반이 강화되어야 한다. /정철모 전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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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6 15:20

행정의 역할이라는 것

기업 유치에 대한 김관영 지사의 강한 의지와 열정은 그의 준비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CEO 지사답게 가급적이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는데 사전에 실전을 방불케 하는 30여 차례 연습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 간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와 기업 임원들이 해당 프로젝트 실무 책임자를 물으면 김 지사가 스스로 자신이라고 답할 정도로 임팩트를 준다는 것이다, 지난주 특강에서 김 지사가 밝힌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와 관련한 뒷 얘기다. 이렇게 기업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가며 미래 먹거리를 챙기는 추진 동력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민 삶의 질 개선에 있다. 이것이야말로 자치단체장의 무한 책무인 만큼 혁신 행정을 전제로 함은 물론이다. 지난달 혁신 행정 사례로 국민훈장을 받은 도로공사 직원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역대급 파급 효과를 낳았다. 이젠 우리에게도 익숙한 고속도로와 자동차도로 출구에 색깔이 다른 차량 유도선을 표시함으로써 운전자의 편리함을 극대화한 공로다. 2~3개 노선이 얽혀 있는 곳에선 출구 찾기가 쉽지 않아 가끔 난처한 경우를 겪을 때가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한 그의 투철한 직업 의식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만 900여 곳 이상 표시된 것은 물론 주요 도로에도 차량 유도선이 하나 둘씩 늘고 있는 추세다. 이뿐 아니라 국민 신문고를 구축해 온라인을 통한 국민 소통의 혁신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거나 ‘감성 충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해 충주를 전국 최고 고장으로 홍보한 공무원도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초고령화에 직면한 농촌 현실을 감안해 우편함을 손수 제작해 집집마다 설치해 줌으로써 도회지와의 소통을 원활히 해준 우체국 직원의 공복으로서 사명감이 진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도내에서도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군청 담당자가 농공단지 기업 유치를 위해 휴일도 잊은 채 사장을 끈질기게 찾아가 결실을 맺기도 있다. 정부 혁신 워크숍과 매스컴에 소개된 이런 사례를 통해 공무원의 혁신 마인드 제고와 함께 변화를 두려워하는 공직사회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 최근 전주시와 남원시의 역동적 행정 움직임도 주목을 끌있다. 해묵은 지역 현안 전주 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터 개발에 속도를 내며 가시적 추진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남원 춘향제도 지난해 바가지요금 논란으로 오명을 남겨 깊은 우려를 자아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가성비 좋은 음식을 통해 역대 최다 관광객을 끌어모으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부스의 고질적 병폐를 도려낸 혁신 행정의 결과다. 도민 40% 이상이 기업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민생 우선 과제로 꼽은 조사 결과는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반증한다. 그 해결책의 전제 조건으로 창조적 파괴의 행정 역할도 포함됐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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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06.13 17:31

일상의 소중함

마지막 칼럼에 대한 내용을 많이 고민했다. 마지막이다 보니 주제에 대한 고민을 글을 쓰기 직전까지 고민하였다. 하지만 마지막 칼럼은 문화예술 번외로 최근 나에게 일어났던 일로 글을 적어보려 한다. 2주 전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할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할머니를 뵈러 가족들과 병원으로 갔다. 두려운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도착했고, 이미 임종을 맞이한 할머니 얼굴을 뵙게 되었다. 할머니의 얼굴은 나의 예상과는 달리 편안한 얼굴로 눈을 감고 계셨다. 할머니가 영영 떠났다는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이 나를 뒤덮었지만, 동시에 안도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곧이어 가까운 친척들이 도착하고 장례식장으로 모두 이동하였다. 장례식장에 도착하자마자 상복으로 갈아입고 엄마에게 하얀 리본 핀을 달아주었다. 슬픔이 잠식할 것만 같았던 공간은 점점 생기가 돋았났다. 오랫동안 못 보았던 친척들을 보니 매우 반가웠고,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고 육개장을 정신없이 날랐다. 그리고 입관식을 하였고 그때 뵌 할머니의 얼굴은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할머니의 연세가 97세였는데 그동안의 생명 연장 과정은 자식들의 욕심이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할머니의 죽음을 맞닥뜨린 엄마와 삼촌 이모들은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았다. 그래도 장성한 자식들이 모두 잘 되어 함께하는 것이, 이것마저 복인가 싶었다. 장례 둘째 날이 되었다. 잠깐 쉴 수 있는 시간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촌들과 인사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3일이라는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뒤이어 삼우제를 지내고 친척들과 함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어색할 것 같았던 사촌들과 허물없이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10년 만에 본 사이인데도 어제 본 사이처럼 편안한 게 신기했다. 그리고 이 시간이 할머니가 주신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의 부고 소식에 뒤도 안 돌아보고 찾아와 준 친구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는데 이 소중한 관계를 내가 그동안 잊고 살았구나 싶었다. 상 중에 기업과 약속했었던 대규모 강의를 나갔었는데,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돈을 벌러 가는 내 모습에 마음이 힘들었다. 그런데 이때 했었던 강의의 블로그 리뷰를 좋게 본 기관에서 또 다른 강의 의뢰가 들어왔다. ‘일할 수 있는 기쁨’을 잊고 있었는데 의뢰 들어온 강의가 할머니가 주신 선물 같아 “할머니가 나를 도와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을 겪고 내가 깨달은 것은 ‘일상의 소중함’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을 칼럼에서 하고 있는 내가 우스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다 아는 이 이치를 뼈저리게 느껴본 적이 있는가? 이 가치를 느껴본 사람이라면 나의 글에 공감할 것이다. 나는 이 가장 중요한 인생의 가치를 잊고 지냈었다. 말로는 현재에 감사하다고 했지만 온전한 진심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소중한 가치를 많은 사람이 느껴보았고, 느껴보지 못했다면 느껴보길 바란다. 진정으로 삶이 행복해지고 감사해질 것이다. 매사 소중한 시간이라 생각하니 기분 나쁜 일도 없었다. 이 글은 청춘예찬의 마지막 칼럼이 될 것이다. 마지막 칼럼은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 글을 쓰게 해주신 할머니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 내가 행복한 것처럼 모두가 행복하길,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소정 문화예술교육공간 오이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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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3 15:11

모집병으로 입영하여 귀가 조치된 경우 어떻게 처리되나요?

모집병으로 지정된 날짜에 입영하여 귀가 조치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처리규정에 따라 재신체검사 및 재입영을 하게 됩니다. 치유기간 3개월 이상자 또는 미명시자는 재신체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병역처분하되, 질병 사유가 2개 이상인 경우에는 치유기간이 가장 긴 질병을 기준으로 재신체검사를 실시합니다. 다만, 현역병 입영 대상으로 병역처분을 받은 사람이 다시 입영할 것을 희망하고 최종 병역처분일부터 3개월(육군 전문특기병, 해군, 해병대, 공군은 3개월째 되는 달의 마지막 날까지 포함) 이내에 현역병 선발 당시 모집 특기의 소요가 있는 경우에는 입영희망시기를 반영하여 선발 통지합니다. 치유기간 3개월 미만자는 입영 전의 신분으로 복귀하되, 질병이 치료되어 다시 입영할 것을 희망하고 최종병역처분일부터 3개월(육군 전문특기병, 해군, 해병대, 공군은 3개월째 되는 달의 마지막 날까지 포함) 이내에 현역병 선발 당시 모집 특기의 소요가 있는 경우에는 입영희망시기를 반영하여 선발 통지합니다. 최초 치유기간 3개월 미만자가 재입영하여 다시 귀가 조치된 사람 중 치유기간이 명시된 경우에는 치유기간 경과 후 재신체검사를 실시하고, 치유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는 지체없이 재신체검사를 실시합니다. 최초 검사일로부터 통틀어 24개월이 되는 달에 재신체검사를 받고 입영한 사람이 같은 질병이나 심신장애로 귀가한 경우에는 지체없이 재신체검사를 실시, 신체등급이 7급의 경우 전시근로역 처분됩니다. 귀가자 재입영 신청 대상 및 신청 기한은 다음과 같습니다. 귀가자 치유기간 3개월 미만자의 경우 신청 대상은 귀가자 치유기간 경과일로부터 3개월 내 모집 소요 있을 경우이며, 신청 기한은 치유기간 만료일 10일 전까지입니다. 귀가자 치유기간 3개월 이상자, 치유기간 미명시, 입영판정검사 7급자의 신청 대상은 재검 결과 현역 대상으로 병역처분받은 날로부터 3개월 내 모집 소요 있을 경우이며, 신청 기한은 재검결과 현역병입영 대상으로 병역처분받은 날로부터 10일 전까지입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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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3 15:11

전주 덕진연못 연지(蓮池)답게 관리해야

지난 6월 10일 단옷날에 전주시가 주최하고 (사)이음이 주관한 2024 전주단오포럼이 '전주단오, 문화콘텐츠로서의 가치와 전망'을 주제로 덕진연못 연화정도서관에서 열렸다. 발표는 필자가 덕진연못의 역사민속과 종교적 상징성을 맡았고, 김익두 교수(전북대 명예교수)가 단오절 풍남제 축제의 전승과 바람직한 미래를 맡았으며, 김경미 전주대 연구교수가 신문기사로 확인하는 관광키워드 시대별 덕진연못 풍경과 물맞이를 맡았다. 토론자로 위병기(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 류영수(전주대사습청 관장), 송현석(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이 참석하였으며, 좌장은 유영대 고려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필자는 발표에 앞서 풍남제를 49회째로 끝내고 50회부터 단오제로 치르기로 합의 결정하였는데, 단오제의 ‘제’가 사라지고 전주단오 명칭이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전주단오포럼 좌장을 맡은 유영대 교수는 전주단오제는 강릉단오제보다 역사와 문화유산의 가치에서 월등히 앞서는데 단오제 수준에서 뒤떨어져 단오제의 면모를 갖추라고 당부하였다. 발표자들은 건지산지형도에 덕진연못의 자연생태는 건지산 도솔봉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조경단 앞에서 합수하여 연화천을 따라 덕진연못으로 내려오고, 덕진연못은 아흔아홉 골짜기(九十九谷)에서 지하수가 솟아날 정도로 수원이 풍부하여 덕진연못은 맑은물(淨水)이 넘실거렸다고 했다. 덕암마을 용궁각 앞 덕진교에는 연못물이 넘실거린다하여 무넘이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이 용궁각에서는 무녀들이 음력 4월초파일에 용왕제를 지내고, 무넘이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단오물맞이하는 사람들로 넘쳐 났었다. 발표자들은 덕진연못의 용왕굿과 기우제의 고려시대 기록을 제시하면서, 당시 전주목 장서기로 부임하였던 이규보(1168〜1241)가 저술한 <동국이상국집> 전주제용왕기우문에 덕진연못을 하늘못(天之澤)이라 하였고, 덕진용왕에게 기우제지냈던 내용을 소개하였다. 덕진연못의 역사는 고려중기까지 올라가고, 고려시대부터 천년 용왕제 기우제가 전승되었음이 밝혀졌다. 또한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에 전주제성황치고문을 남겼다. 단옷날 전주의 주산인 성황산 성황사에서 성황제가 거행되었고, 덕진연못에서는 기우제와 단오물맞이가 관습화된 민속이었다. 일제강점기에 덕진연못이 성지(聖池)에서 유원지로 전락하면서 연지(蓮池)가 공원으로 사용되면서 세속화되어 갔다. 1959년 단옷날을 시민의 날로 정하고 덕진연못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조선시대부터 1990년대까지는 단오물맞이 사람들이 덕진연못에 몰렸었다. 그런데 건지산에서 내려오는 맑은물이 오폐수관으로 처리 손실되고, 덕진연못의 수원은 펌프로 퍼붓는 흐르지 못하는 고인 물은 썩어 탁해지고 냄새나면서 단오물맞이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지금까지 건지산 빗물(雨水)을 덕진연못으로 끌어온다고 수백억원을 들여 공사했지만 시민세금만 낭비하고 말았다. 2024년 전주단오포럼에서 발표자들과 토론자들 사이에 오고 간 이야기를 4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덕진연못의 수질개선이다. 건지산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연화천 물길을 복구하면 덕진연못 수질은 해결되는데, 전주천 물을 끌어 올 엉뚱한 발상을 한다. 포크레인으로 연화천 도랑파기를 시작해보자. 둘째, 덕진공원 명칭을 덕진연못으로 변경하고 연지의 경관을 살려내야 한다. 조선시대 전주 선비들은 덕진연못의 경관을 찬탄하면서 수많은 한시를 남겼다. 연지는 성지다. 공원 대신에 명승지로 지정하자. 셋째, 연화정도서관을 이전 철거하자. 덕진연못은 원지도서형 정원의 섬(도서)을 확장하여 지은 한옥도서관으로 연못생태가 교란되어 황폐화되었다. 연화정도서관을 두고 덕진연못을 복원해 본들 아무런 의미가 없다. 넷째, 단오물맞이 전통을 계승하자. 덕진연못 단오물맞이는 문화적 정체성이다. 1970년까지도 덕진연못의 물맞이 인파는 수천수만명이었다. 그래서 덕진연못에서 단오난장이 터졌었다. 덕진연못 단오물맞이를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자. /송화섭(전 중앙대 교수, 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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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3 15:11

나이 들어 하는 공부의 즐거움

이른 아침,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대학 캠퍼스로 출근하는 것은 교수 생활을 해 온 나의 고유한 즐거움이다. 아침 등굣길, 젊은 학생들 사이로 배낭을 메고 활기차게 걸어가는 나이 지긋한 분들의 모습이 눈에 띄면, ‘정년을 앞둔 교수님들이 아침 일찍부터 수업 준비를 하시려고 일찍 출근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저절로 흐뭇해진다. 그런데 며칠 후 교내 행사에 참여하니 학생 대표석에 (교수라고 착각했던)그 분이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이후 사석에서 그 분에게 만학의 이유를 물으니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자신의 딸을 조금 더 정성스럽게 보살펴주기 위해 대학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껴 입학하게 되었고, 지금은 공부가 재밌고 행복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학과 교수들이 수업시간, 시험 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어린 학생들에게 모범이 된다는 말을 전해 들으며 새삼 마음이 따뜻해졌다. 지금까지 해오던 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목표를 위해 공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은퇴 후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해 늦은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한 또 다른 모델이 필자 주변에 있다. 연구소에서 평생 연구직으로 종사하며 나름 성공적으로 인생을 살아온 분이 은퇴즈음, 평소 소망이었던 아일랜드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원문소설을 읽고 소화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고, 60대에 영문학과에 편입하여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대학 생활 동안 젊은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었고 졸업 후 대학원까지 진학하였다.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면서 직접 아일랜드에 가보고, 소설의 배경이었던 더블린을 방문하여 작가의 하숙집, 애용하던 카페, 서점에 가서 작가와 시간을 초월한 공감대를 느끼는 경험을 통해 생애 최고의 성취감과 행복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재취업, 고령자 창업, 재교육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퇴직자 스스로 은퇴 이후를 새롭게 개척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기대수명은 점점 증가하는 반면, 퇴직연령은 평균 50세 머물러있어 은퇴 후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상에 치여 못했던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런 사회변화를 고려하면 (지역)대학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해야 하는 역할은 분명하다. 은퇴 후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의지를 구체화시키고 지원하는 역할을 지역 교육기관(대학)이 수행해 나가야한다. 우선은, 본인이 꿈꾸고 진짜로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려는 도전이 필요하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공부를 시작해 보려는 도전과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미 젊은 학생들이 있는 밝고 활기찬 캠퍼스에 발을 디뎌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하고 본보기가 되고 있는 분들처럼 본인의 목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늦은 나이에 공부하려는 분들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역대학, 고등교육기관, 지자체 등에서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평생교육 체계 내에서 조금 더 나아가 마이크로디그리(Micro Degree) 형태의 성인학습자 교육을 통한 소단위 이수 등 수요자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퇴직자들의 전문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학생, 지역주민들에게 환원하고 봉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서로가 함께 공부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필자도 젊지 않은 나이에 변화를 위해 용기를 내고 실천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100세 시대, 인생 절반 이상을 살아온 시점에서 조용히 내 마음의 소리를 한 번 들어봐도 좋을 것이다. 떠밀려 주변의 잣대와 의무로 살아온 지금까지의 삶을 마무리하고 진짜 하고 싶었던 나만의 공부를 찾아서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나이 들어 하는 공부의 즐거움’을 만끽하다 보면 생이 주는 또 다른 행복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새로운 꿈을 찾아 캠퍼스를 누비는 만학도를 만나면 가장 따뜻하고 반가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싶다. /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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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3 15:10

지금이라도 내진설계 기준 강화해야 한다

지진이 발생한다는 전제하에서 모든 건축물에 대해 엄격한 내진설계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고베 대지진의 사례에서 보듯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더욱 안전하다는 전북조차 이젠 결코 예외지역이 아님이 확인됐다. 그렇다면 결론은 내진설계를 강화해서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미 지어진 기존 건물에 대한 보강공사는 쉽지 않겠지만 이와 별도로 신축에 대해서는 안전한 기준을 철저하게 적용토록 해야만 한다. 지난 12일 부안군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더 이상 전북특별자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게 확실해졌다. 부안 바로 위쪽에 있는 군산의 경우 어청도 해역에서 지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만큼 다른 지역보다 더 민감한 곳이다. 그런데 군산시의 공공시설물에 대한 내진보강 성능평가 및 보강공사 추진 현황을 보면 건축물과 도로시설물(교량‧터널) 등 총 306곳 중 내진성능 확보가 이뤄진 곳은 43곳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사실상 대부분이 내진보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내진설계 의무화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 대부분이지만 자연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내진보강 사업이 사실상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건축물의 내진설계는 1988년 ‘건축법’으로 처음 도입된 이후 그 대상을 소규모 건축물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했으며 2008년에는 ‘지진재해대책법’ 재정으로 기존 시설의 내진보강 의무화를 시행했다. 공공건축물은 대부분 대중이용시설이기에 내진보강이 필수적이나 막대한 재원조달의 한계로 인해 더디게 진행중이다. 민간 건축물의 내진 보강 사업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이번에 부안에서 발생한 지진은 전북으로 국한할때 역대 최대 규모다. 1978년 이후 전북에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난 건 처음이다. 불행중 다행으로 지진 발생과 관련 인명 피해는 없었다. 피해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건 운이 좋았을 뿐 이제 강진이 언제든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규모 4.0 안팎의 중형급 지진뿐 아니라 6.0 이상의 대형 지진이 언제 발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만큼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단층 조사를 철저히 하고 건물의 내진 설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전북의 경우 지난해 6월 기준 건축물 내진율은 13.6%에 불과하다. 지금이라도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해서 위험성을 줄여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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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6.13 14:55

도-지역 국회의원 간담회, 실질적 소통·협력을

전북특별자치도가 12일 서울에서 전북지역 국회의원, 그리고 전북에 연고를 둔 국회의원들과 잇따라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제22대 국회 개원에 맞춰 전북특별자치도가 지역구 의원과 지역 연고 의원들에게 국가예산, 지역 현안사업, 지역발전 관련 법안 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지역발전을 위해 지자체와 정치권의 긴밀한 소통·협력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국가예산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해마다 정기적으로 지역구 의원과 지역 연고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갖고 협조를 요청해 왔다. 전북뿐 아니라 전국 대다수의 지자체가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과 수시로 간담회를 갖고 지역발전 협력체계 구축에 나선다. 하지만 지자체-국회의원 간담회는 형식적 행사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의 간절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임기 말이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간담회에 불참하는 국회의원도 생긴다. 지자체와 지역구 국회의원 간담회는 주로 지자체의 일방적인 협조 요청으로 채워진다.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도에서 장황하게 준비한 도정 현안 자료를 일일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한다. 이후 참석한 의원들이 돌아가며 한두 마디씩 의견을 내놓으면 예정된 시간이 다 채워진다. 12일 행사에서는 이 같은 간담회 운영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지역 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토의 중심으로 간담회를 진행하자는 것이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지자체가 원팀으로 뭉쳐 전북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서로 시간을 쪼개 어렵게 마련한 정책간담회가 단체사진으로 만족하는 형식적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자체가 주관하는 행사지만 진정한 쌍방향 소통이 되도록 신경써야 한다. 자체 건의·요청사항에만 관심을 두고, 의원들의 지적과 제안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대응으로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다. 의원들의 지역발전 제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사안별로 긴밀하게 소통·협력해야 한다. 또 선거과정에서 의원들이 내놓은 지역발전 공약 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세부 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실질적인 소통·협력관계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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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6.13 14:02

처음 본 전주대사습놀이

신록의 계절! 해마다 6월이 돌아오면 유서 깊은 전주에서는 전국대사습놀이 경연대회가 열린다. 이는 우리 민족 예술의 꽃이요 국악인들이 선망하는 꿈의 무대다. 하여 이때만큼은 후백제의 도읍지였던 완산골 전주는 그야말로 민속놀이 축제의 바다가 된다. 판소리. 농악. 기악.무용. 민요.가야금병창 등 여러 가지 국악경연대회가 열린다. 상쇠의 리듬에 따라 빨라지고 느려지는 신명 나는 농악 놀이와 고운 나비처럼 하늘거리며 형형색색 조화를 이루면서 추는 아름다운 부채춤, 이러한 민속놀이는 분명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순박하고 인정 넘치는 전통놀이다. 그 옛날 농사를 다 지어놓고 풍년을 기억하며 저 멀리 푸른 들녘에서 들려오는 풍악 소리를 듣고 흥이 나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신명나게 울려대는 풍장소리에 어깨가 들썩이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꽹과리. 북. 장고. 징. 등 이런 네 가지 사물로 우리 선조들은 어쩌면 그렇게도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냈을까 참으로 신의 조화인 듯싶다. 경연대회가 열리는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전국에서 모여든 수많은 국악인의 열정으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어 있었다. 유명 개그맨과 능숙한 사회자의 해학스런 사회 속에 대사습놀이는 은은하게 퍼져오는 대금소리는 아침 안개처럼 피어올라 관중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나는 처음 본 이런 웅장한 광경에 마음이 무척 설레기도 했지만, 우리 전통문화를 이어 받아 계승해야 할 젊은 사람들이 우리 것보다 서양문화에 더 익숙해저 간다는 신문기사를 접할 때는 더욱 아쉬움이 컸다. 푸른 들녘에서 흙냄새를 물씬 풍기며 신명나게 쳐댔던 우리네 농악, 나는 우리 전통음악의 진수를 그곳에서 보았다. 이어서 대사습놀이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판소리명창대회가 이어졌다. 언제나 판소리 명창 부분은 민속놀이의 백미(白眉)가 아닌가. 머리를 곱게 빗고 고운 한복을 입은 명창후보들은 그 동안 배웠던 소리를 최선을 다하여 토해냈다. 감동적인 소리를 할 때마다 장내는 숙연해지고, 소리에 흥이 난 관중들은 신나는 추임새로 화답한다. 그야말로 장내는 흥의 절정이었다. 그 긴 판소리를 애절한 감정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차라리 애처롭게 보였던 것은 나만이 느끼는 감정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전주팔경 중에는 다가사후(多佳射(帿)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전주의 한량들이 호연지기를 기르려고 과녁판에 활을 쏘는 곳이다. 과녁판에 화살이 명중할 때마다 기녀들의 노랫소리는 다가산을 넘어 사위어가는 노을처럼 아름다웠으리라. 옛 정취를 물씬 풍기는 대사습놀이가 해마다 이곳에서 열리는 것을 보면 예부터 전주는 역시 풍류의 도시려니 싶다. 이렇듯 전국대사습놀이 경연대회가 열리는 국립무용뮤산원은 넓고 컸지만 명창들의 판소리 울림을 담아내기에는 너무나 작은 그릇처럼 보였다. 혼신의 힘과 최선을 다하는 민속놀이 단원들, 농악.기악.무용.민요. 가야금병창 등 장원이 되려는 후보들의 긴장된 모습, 그 애절한 감정 속에 멋과 맛이 서려있는 판소리. 이 모두가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찬란한 문화유산이 아닌가1 이것은 우리만이 가질 수 있고 지킬 수 있는 거룩한 문화유산이다. 내가 처음 본 전주대사습놀이 경연대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감동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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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2 17:43

부안 지진, 신속한 피해 복구·안전 점검해야

12일 오전 8시 26분 부안군 남남서쪽 4㎞지역에서 4.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8㎞, 행정구역상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 부근이다. 이 지진으로 마을 창고가 두 동강이 나고 석산이 무너지는 등 300여 건의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이번 지진은 올 들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 최대 규모다. 또한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다. 신속한 피해 복구와 총체적 안전점검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정부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 안전조치와 원전·전기·통신·교통 등 국가 기반시설에 대한 점검에 나섰고 산림청은 전북지역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그동안 지진 안전지대로 알려졌던 전북도 결코 안심할 수 없음이 드러난 셈이다. 지진 발생과 거리가 멀었던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진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2000년 들어 연간 30회 이상 발생하다 2016년 252회, 2018년 115회로 3년간 폭증했다. 2019년부터 조금 줄어들다 지난해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106회로 늘어났다. 규모 3.0 이상도 16회 발생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지진은 2016년 9월 경주에서 일어난 5.8 규모였다. 이어 2017년 11월 포항에서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의 경우 지열발전소 물 주입과정에서 촉발된 인공지진으로 1명이 사망하고 117명이 다쳤다. 지진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재난이다. 하지만 평소 철저한 대비와 교육, 투자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대만의 경우가 좋은 예다. 대만은 1999년 규모 7.3의 지진으로 24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정부가 나서 내진설계 기준 강화와 모든 직장과 학교의 훈련 의무화로 철저히 대비했다. 덕분에 올 4월에 일어난 규모 7.2 지진에는 12명이 사망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의 지진 대비는 허술한 편이다. 2023년 6월 기준 국내 건축물의 내진율은 16.4%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전북은 13.6%로 밑바닥이다. 앞으로 내진설계를 강화하고 교육과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 발생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훈련을 의무화하는 일이다. 안일한 대비는 큰 재앙임을 다같이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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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2 15:50

옥정호 녹조 대응 방안 마련해야

옥정호는 섬진강 다목적댐의 건설로 인해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섬진강 유역의 홍수 피해 경감과 농업용수, 생활용수 공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999년에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5년에는 주변 행정구역과 함께 수질 보전을 위한 상생 협력을 선언하면서 환경적으로 그 가치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옥정호에서 발생하는 많은 녹조 때문에 옥정호의 수질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녹조가 발생하면 수자원의 이용과 수질측면에서 큰 피해가 예상되어 옥정호 내 녹조 발생에 대한 현황 조사와 발생원인 파악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자치도 차원의 녹조 관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옥정호의 녹조발생은 옥정호로 유입하는 하천의 수질보다는 호수 내부에서의 문제로 보인다. 2016년 대비 2021년의 옥정호 유역 주요 오염원은 돼지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었고 옥정호 유입 하천과 호내 수질과의 관계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과 2023년 여름철에 옥정호에서 발생한 녹조는 강수량 감소, 낮은 저수율 유지, 정체수역 형성 및 여름철 고온 환경 지속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옥정호의 녹조문제 해결을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옥정호 녹조에 대한 사전대응 방안으로써 조류경보제의 확대와 조류발생 예측이다. 옥정호는 정읍시의 상수원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녹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류경보제 조사지점은 아니다. 옥정호에서 녹조가 발생하더라도 칠보취수구에서는 조류경보제가 발령된 적이 없는데 이는 칠보취수구가 하천에 위치해 조류의 집중 발생과 축적이 어려운 환경 때문이다. 하지만 칠보취수구에서 조류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옥정호에서는 녹조가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에게 식수원에 대한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옥정호를 조류경보제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2년 옥정호에서 녹조가 발생하자 산성정수장의 취수구를 기존의 운암취수구에서 칠보취수구로 변경한 사례에서 보듯, 녹조 발생 예상 시기에 조류경보제에 준해 옥정호를 관리하면 상수원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관리를 기대할 수 없다. 조류경보제 확대와 더불어 옥정호 녹조에 사전 대응을 위해서는 조류발생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환경부에서는 조류경보제 운영지점을 중심으로 조류발생을 예측하고 있어 어려운 일이 아닐것이다. 따라서 옥정호를 포함하는 조류경보제의 확대와 조류예측을 올해 여름이 시작되기전에 시행할 것을 강조한다. 둘째, 옥정호에서 녹조가 발생할 경우 저비용-효과적인 방법을 통해 신속히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옥정호 수질에 대한 유역의 기여도가 낮은 상황에서 녹조발생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시설을 설치하기보다는 저비용-효과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옥정호에서 정체수역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순환을 유지하는 것, 녹조발생이 많은 지역에 인공수초섬을 설치하는 방법, 차광막이나 차단막 설치, 조류 제거선 운영, 황산알루미늄과 같은 응집제의 부분적인 활용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옥정호 주변에 있는 오염원의 관리이다. 옥정호 주변의 오염원은, 옥정호로 바로 오수를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관계기관에서 적극적인 관리는 필수이다. 옥정호 주변 상가나 주택의 오수처리시설에 대한 점검과 지원, 노후 축사의 개보수, 가축분뇨의 저장과 이동 등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 해야 한다. 옥정호의 녹조관리를 통해 매년 반복되는 ‘녹조라떼’의 오명을 벗고 전라북도의 중요한 수자원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임승식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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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2 15:08

'만인의총'의 창극화를 바란다

지난번 '타향에서'의 글 "남원의 역사유적 만인의총"(4월 11일)을 잇기로 한다. 1986년에 국방부 육군본부의 정훈감실 기회에 의해서 나의 극작품(戱曲) <만인의총>이 제작되었다. 그해 하반기와 이듬해 87년까지 걸쳐서, 후방(대구)과 전방(원주)의 연대단위 예하부대 및 해당지역의 주민 위문을 겸한 순회공연을 가짐으로써 크게 성공을 거두고 좋은 평가를 받았음은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다. 남원 땅 고향의 역사 유적지가 나의 창작품 소재라니 얼마나 가슴 뿌듯하고 행운이며, 또한 큰 기쁨이고 자랑이랴! 그러고 나서 6년이 흘러 2012년에 나는 뜻밖의 희한한(?) 소식 하나를 접하게 된다. 풍천임씨(豐川任氏) 문중의 임영훈(任永勳) 장군(예비역)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그는 과거에 사명당기념사업회의 일로 더불어 일행이 되어서, 사명당의 일본 유적지를 찾아 교토(京都)를 탐방하고 심포지엄을 갖는 등 함께 여행한 적도 있었다. 왜냐하면 나의 역사극 <두 영웅>의 주인공 유정(惟政) 큰스님 사명대사의 속성(俗姓)이 풍천임씨여서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품 <두 영웅>의 내용은 임진정유재란의 참혹한 7년 국난(國難)이 끝나고 나서 사건이다. 전란 때의 영웅 의승병장(義僧兵將) 사명당께서 일엽편주 현해탄을 건너서 전후처리를 위해 원수의 땅 일본에 입국한다. 그리하여 권력자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만나서 담판을 짓고, 향후 260여 년 동안의 한일간 양국평화와 선린우호의 주춧돌을 쌓는다는 기둥 줄거리. 여기서 기적 같은 사실이 하나 밝혀졌다. 1597년 정유재란 때 남원읍성은 일본장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의 6만 왜병의 공격을 받아서 성이 함락되고 민관군 1만인이 옥쇄 순국하였으며, 산하가 모조리 불타고 파괴되고 폐허가 되었다. 그 당시에 남원부사(南原府使) 임현(任鉉)사또의 어린 손자(5, 6세)가 왜군에 납치되어 일본 쿠슈(九州)의 남단 다네가 섬(種子島)으로 끌려가게 된 것. 그 어린 손자가 일본 땅에 살아남아서 400년이 흘러간 오늘까지 핏줄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의 성씨는 사성(賜姓)으로 ‘이노모토’(井元). 이노모토 집안은 그곳 명문으로, 큰어른 이노모토 마사루(井元正流)옹은 동경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출신이며, 그곳의 3선 민선시장까지 지낸 유명인사라고 한다. 임씨문중에서도 그런 한스럽고 피 맺힌 이야기를 수년 전에사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서로 통교(通交)하게 되고 양쪽 집안이 상호방문하는 등 우의와 친교를 다졌다. 그리고 이노모토 가족 일행이 한국을 방문하여, 남원의 만인의총과 충렬사(忠烈祠)에 참배하고 순의제향(殉義祭享)을 올렸다는 것. 한 가문의 흘러오는 뜨거운 핏줄, 그 뿌리의 혈흔(血痕)이 아니랴! 그리하여 2012년 봄 임씨문중의 기획으로 나의 책임편집하에, <충간공 애탄임현(愛灘任鉉) 남원부사 순절기>를 상재하고, 작품 <만인의총>도 새롭게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를 재창작하게 되었다. 우리 남원 고장은 <춘향전>과 <흥보가> <변강쇠타령> 등 세 마당을 낳은 판소리의 탯자리이자 본향(本鄕)이다. <만인의총> 역시 판소리 창극으로 멋지게 탄생하는 그날을 희망해 본다. / 노경식 (극작가, 대학로연극인광장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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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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