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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에서 전북은 없는 것인가

윤석열 정부의 전북 홀대가 도를 넘었다. 이춘석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에 요구해 보고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가 올해 추진하는 전북지역 신규사업은 고작 6건 19억8000만원 규모에 불과했다. 향후 추진 예정인 사업에 대해서는 공개조차 하지 않았다. 공개할 사업 자체가 아예 없는지도 모른다. 다른 지역에 지원되는 사업 예산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앞서 지난 10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교 자료에서도 전북은 철저히 소외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북은 정부의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구축계획에서 철저히 소외됐고, 국토부의 핵심 전략인 초광역 메가시티 육성 계획에서도 빠졌다. 지난해 여름에는 새만금잼버리 파행을 빌미로 새만금 예산 삭감과 함께 정부·여당으로부터 무차별 공세를 받아야 했다. 명백한 지역 차별이자, 노골적인 전북 홀대다. 정부가 특정 지역을 이렇게 대놓고 차별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누구든지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받지 아니한다’고 평등권을 규정한 헌법에 위배된다. 또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겠다’며 윤석열 정부가 누차 강조한 국가균형발전 정책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정부를 탓하기 전에 지역정치권과 지자체의 성찰이 앞서야 한다. 전국의 지자체와 지역정치권에서 굵직한 SOC사업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준비를 토대로 관련 부처를 수시로 돌며 설득하는 동안 전북에서는 과연 무엇을 했는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고 ‘사상 최대의 국가예산을 확보했다’며 자화자찬에 열중했던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정치권과 지자체가 원팀으로 뭉쳐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전북 홀대에 맞서 싸워서 정책 기조를 바꿔놓아야 한다. 더불어 지역 현안과 맞물린 내년도 신규사업 국가예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인구절벽 시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야 할 중차대한 시기다. 게다가 올해는 전북특별자치도 시대를 열면서 전북 대도약의 힘찬 출발을 알리기까지 했다. 더 이상 도민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서는 안 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7.17 12:34

전북형 방산, 탄소·수소 강점으로 특화하자

K-방산(방위산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방산이 호황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7년까지 세계 방산 4위 수출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반해 전북은 그동안 방산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방산업체도 빈약했고 방산 자체에 대한 관심도 저조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전북특자도가 이차전지와 바이오산업뿐 아니라 방산 등 새로운 산업 육성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다. 후발주자인 전북은 강점인 탄소·수소산업을 활용해 방산을 특화했으면 한다. 이를 통해 방산 선진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 정부는 세계 4대 방산 강국 도약을 위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전북특자도는 전략산업인 탄소·수소산업을 활용해 방산 소부장 공급망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16일에는 방위사업청과 전북자치도 등이 한국탄소산업진흥원에서 '제4회 다파고(DAPA-GO) 2.0 소통간담회'를 열고 방산 소재·부품 공급망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소부장을 수입에 의존했으나 이제 소부장 산업을 집중 육성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는 동시에 우리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야 할 상황이다. 이러한 방산 소부장 산업과 관련해 전북은 방산에 다방면으로 활용되는 탄소섬유, 활성탄소 등 탄소소재 부분에서 산업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또 차세대 동력원으로 주목받는 수소연료전지 부분도 전북의 강점이다. 탄소 소재의 경우 도내 기업이 현존 최고강도의 T-1000급 탄소섬유를 개발한 바 있다. 2년 전 우주 강국의 꿈을 실현시킨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은 전북의 탄소소재 기업이 제작한 경량화된 발사체가 큰 힘이 되었다. 앞으로 전북은 전주 탄소소재 국가산단을 비롯해 새만금부터 완주까지 이어진 수소 생산·저장 체계를 연계해 방위 산업 소재의 핵심 공급망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방산기업이 열악한 상태다. 실제로 방사청 지정 방산기업 83개 가운데 전북 소재 기업은 다산기공, 동양정공, LS엠트론, 데크카본 등 4개에 불과하다. 이들 관련기업을 유치하는데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7.17 12:27

고군산군도의 교역선

1974년 3월 어느날, 중국 시안에서 농부들이 우연히 지하에 묻힌 방 하나를 발견했다. 훗날 고고학자들은 6,000구가 넘는 실물 크기의 병사와 마차, 철제 농기구 등을 출토했다. 중국을 순방하는 외국정상이 가장 먼저 찾는 진시황릉의 발굴 역사다. 1975년 어느날, 신안 증도 인근에서 어부 그물에 중국 도자기 6점이 걸려 올라왔다. 이후 정부는 10년 동안 발굴조사를 통해 유물 2만4000여점과 28t 무게 동전 800만개를 찾아냈다. 때는 1323년 중국 원나라때 절강성 닝보항을 출항해 일본 규슈의 하카타항으로 가던 무역선(=신안선)이 항해 도중 한국의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것이다. 배의 규모는 최대 길이 34m, 너비 11m로 200여 명이 승선하는 이 무역선의 발견은 국내 수중고고학의 서막을 올린 일대 사건이었다. 유사 사례는 전북에서도 있었다. 2020년말, 고군산군도 일대에서 고려청자 등의 수중문화재가 나왔다는 민간 잠수사의 신고를 받고,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지금까지 선유도 해역을 특정해 꾸준히 조사를 벌여왔다. 앞서 고군산군도 해역에서는 2002년 비안도, 2003~2004년 십이동파도, 2008~2009년 야미도에서 수중 발굴 조사가 진행됐는데 십이동파도에서 고려청자를 실은 옛 배의 잔해들이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고군산군도 해역은 대형 선단들이 닻을 내리고 머물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고대부터 중국을 오가는 교역선들이 이 해역을 중간경유지로 기착했고 조선시대에는 조운선의 항해 루트였던게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3년간 다양한 시대의 유물이 발견된 선유도 앞바다의 조사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여서 좀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진행된 것은 전체 조사대상 면적(23만5000㎡)의 3% 에도 미치지 못한다. 과거 해상 활동의 주요 기점이었던 고군산군도 일대에서 발굴한 유산의 수는 무려 1만 6000여 점이나 되지만 지금 학수고대 하는 것은 바로 옛 교역선이다. 보물을 가득 싣고있는 고선박 말이다. 사실 그동안 수중문화재 도굴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2004년 전북 군산 비안도 해역에서 고려청자 128점을 훔쳐 몰래 판매하려고 한 일당이 붙잡혔고, 2005년에도 군산 야미도 해역에서 유물 약 320점을 불법 인양한 도굴범이 검거돼 이듬해 정식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2008년에는 충남 태안선 수중발굴에 참여한 잠수부가 가치가 높은 고려청자 19점을 빼돌리려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26일 선유도 수중 발굴 현장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 이곳이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내 수중 발굴 역사는 1970년대 신안 해저 조사를 기점으로 본다면 반세기 가량 되는데 과연 선유도가 신안, 태안 마도에 이어 제3의 고선박을 내어줄지 모두가 숨죽여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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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07.17 12:15

농촌소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 주말 마을이 오랜만에 분주했다. 초복을 맞아 청년회원들이 어르신들 모시고 복달임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순창군 풍산면 두지마을에서는 해마다 초복이면 마을주민들이 특별한 행사를 한다. 이제는 마을 안에서 직접 식사를 준비하기에는 역부족이라 몇 해 전부터는 버스를 대절하여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고 문화공연을 관람한다. 올해는 가까운 담양에서 풍성하게 식사를 하고 광주 전통문화관을 방문하였다. 할머니들은 고운 한복을 입고 예쁘게 사진을 찍었다.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국악 공연도 관람하였다. 두지마을은 섬진강을 끼고 있는 넓고 비옥한 뜰이 있어 ‘뒤주골’(뒤주 : 쌀 따위의 곡식을 담아 두는 세간의 하나. 골 : 고을을 부르는 말)이라고 불리는 마을이었다. 너른 뜰이 가까이 있었기에 사람도 많고 꽤나 부유한 마을 중에 하나였다. 또한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해마다 당산제를 모시며 전통문화를 지켜왔던 마을이다. 그러나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젊은이도, 전통문화를 이어가며 전수해 줄 어르신도 사라져가는 마을이 되었다. 이를 지켜볼 수 없었던 마을의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야 인력으로 어쩔 수 없다지만,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것은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단, 남성 중심 제사 형식의 당산제 대신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월대보름 행사로 마을공동체의 전통문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하였다. 그리하여 2013년도부터 정월대보름이면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깡통돌리기 등 재미난 일을 펼치고 있다. 이제는 꽤나 유명세를 타서 순창에서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두지마을을 찾고 있다. 한편 농한기인 겨울에는 청년회가 준비한 ‘겨울문화사랑방’이 펼쳐진다. 민요교실, 아로마마사지, 의료봉사, 미용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각종 ‘인맥’을 동원하여 봉사해 줄 재능기부자를 찾는다.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겨울철에 경로당에서 심심하게 계신 어르신들에게는 기운을 드릴 수 있는 일이다. 농사철에는 새벽같이 논으로 나가시는 탓에 얼굴 뵙기도 쉽지 않아 농한기 때만이라도 젊은이들은 부모와 같은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기고 건강을 돌보고자 노력한다. 두지마을 청년회의 구성원들은 대부분이 귀농·촌인들이다. 이르게는 1980년대 후반 귀농, 귀촌이라는 개념조차 없을 때부터 식량을 생산하겠다며 이주한 젊은이부터, 최근에는 도시의 삶에 지쳐 시골을 선택한 가정까지 여덟 가구가 두지마을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모여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재미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토론한다. 4년 전에는 점점 사라져가는 마을의 모습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남기기 위해 ‘복작복작 재미지게 산당께’라는 마을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첫 책이 구술채록과 기고 위주의 기록이었다면 두 번째 책은 사진을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농촌이 ‘소멸’되어 간다고 말한다. 관객 또는 방관자의 언어이다. 농촌주민을 대상화한 말이고 매우 폭력적인 단어이다. 농촌주민 입장에서 달걀노른자 열 개 쯤은 삼킨 것 같이 가슴이 답답해지는 말이다. 농촌에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관망의 시각으로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 중심의 농촌정책이 만들어져야한다. 농촌을 바라보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구준회 농촌사회학연구자 △구준회 연구자는 순창 풍산면으로 귀농한 뒤 순창교육희망네트워크 사무국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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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16 16:50

분노함이 마땅한 전북특별자치도민!

지난 7월 10일 제22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첫 업무보고 자리에서 전북특별자치도의 염원이 무참히 짓밟혔다. 윤석열 정부의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국토계획에서 전북도는 물론 도내 어느 지방자치단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 법(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이하 대광법)에 대도시권을 “특별시 광역시 및 그 도시와 같은 생활권에 있는 지역”으로 규정했고 지방대도시권을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대전세종충청권, 광주전남권, 강원권으로 분류했다. 섬인 제주도를 제외하면 전북이 유일하게 제외됐다. 보고받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춘석 의원(익산갑)이 발끈했음은 당연하다. 이성윤 의원(전주을)은 '대광법'이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평등권과 국토의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위헌적 법률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전북특별법) 제3조(국가의 책무) 5항에 ”국가는 낙후된 전북자치도의 지역개발을 활성화하기위한 규제완화를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중앙정부도 전북의 낙후를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전북의 낙후를 인정하는 현정부에서 대놓고 전북을 차별하니 더욱 분통이 터질 일이다. 헌법소원의 결과를 떠나 사람이고 돈이고 길을 따라 흐른다. 대한민국의 교통오지로 전락하는 전북에 사람과 돈이 머물지 않고 지역소멸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 염려스럽다. 민선 8기 김관영호, 우범기호가 반환점을 돌았다. 2년전 전주시는 강한 경제 전주! 실현을 위해 전주공설운동장과 대한방직개발, 재개발과 재건축업무를 전담하는 시장직속 광역도시기발조성실을 신설했다. 도시개발론자인 우범기 시장의 정책을 지지하는 대부분 전주시민의 염원에 답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큰 폭으로 감소했으리라 예상한 2023년 전북건설업계의 수주실적(종합건설업 0.4%감소, 전문건설업은 0.5% 증가)이 본전은 한 것 같아 다행이다. 전북특별자치도 하도급전담부서와의 공조 결과인 듯 하다. 전북 낙후의 근본적인 치유책은 기업유치이고. 건설공사의 원도급 수주는 기업유치에 비유할 수 있다. 지역건설 공사의 지역건설사 공사수주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오랜 기간 지역을 선순환시키고 지역을 행복하게 한다. 조선시대 전남과 제주를 관할하는 전라감영이 전주에 있었음은 차치하고라도 1966년 266만 전북인이 177만으로 감소, 1인당 총생산 2,900만원으로 전국 최하위, 전주·익산·군산·완주를 제외한 전북지자체 소멸위기이다. 인구감소는 대한민국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말하지말라! 2014년 이후 충북의 인구는 2만 2,097명이 증가(2024년 현재 160만), 전북은 11만 3,636명이 감소(2024년 현재 175만)했다. 지역에 1군 건설사가 없는 현실에서 필자는 전북 전문건설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전북지역 공사를 수도권과 광주권 건설사에 빼앗기는 형국을 만회하기 위해 2019년 전북도와 전주시에 하도급전담부서 설치를 이끌어 내고 공무원과 원팀(ONE TEAM)이 되어 건설회사 본사 방문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전북 전문건설업체 수주실적이 우상향하는 성과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민∙관(전북도와 전주시 하도급 전담부서)의 협업으로 이루어낸 성과이다. 민선 8기 전주시 첫 조직 개편에서 전주시 하도급전담부서가 없어진 것이 못내 아쉽다. 지역건설업계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탓이라 생각한다. 지역경제가 열세일수록 관의 역할이 힘이 되기에 전주시를 비롯한 도내 모든 시∙군에 하도급 전담부서가 설치되기를 바란다. 윤석열 정부의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국토계획에서 소외된 전북특별자치도민은 분노하고 궐기해야 한다. 이렇게 차별받고는 숨쉬기조차 힘들고 밥 숟가락 들기조차 버겁다! 인구감소! 특히 청년층의 유출이 심각하고 전북의 출산율은 전국 최하위인 것은 결국 경제이다. 민선 8기가 마무리되기 전에 전북이 살아나는 계기가 만들어 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태경 전 전문건설협회 전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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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16 16:50

행정통합, 김관영 지사의 리더십에 달렸다

올해 하반기엔 행정통합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완주전주 통합 주민투표 절차에 시동이 걸렸고,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움직임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완주전주 통합은 1997년, 2009년, 2013년 세차례 무산된 뒤 11년만에 다시 시도되고 있다.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는 군산 김제 부안이 각기 행정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행정 단위의 ‘규모의 경제’와 필수 생활서비스, 연계 교통망 확충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이다.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광역적으로 사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할 수 있다’고 한 지방자치법 199조에 근거하고 있다. 초광역권 행정통합도 탄력을 받고 있다.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세종·대전·충남·충북이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고 전북·전남·광주도 지난 4일 호남권 정책협의회를 갖고 ‘경제동맹’을 선언했다. 초광역권 이른바 메가시티 배경에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허물어뜨리지 않고는 지방의 인구이탈과 경제빈곤화, 소멸을 막을 수 없다는 기조가 깔려있다. 공룡화된 수도권에 대응할 대안이 초광역권 행정 구축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행‧재정적 지원을 약속했고, 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은 “지방정부 간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시대정신이자 실천과제”라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초광역권 통합을 추동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인허가 등 권한이양과 재정지원이 핵심인데 노른자위인 이걸 중앙정부가 얼마나 포기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무늬만 특자도라는 비판을 받는 것도 중앙정부가 자치권과 재원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가 전제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는 전시정책에 불과할 수도 있다. 또 ‘호남권 경제동맹’은 그동안 전남광주에 치여 왔던 전북이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내세운 ‘전북몫 찾기 이데올로기’와 양립 가능한 것인지도 논란이다. 전북의 당면 과제는 완주전주 통합과 새만금특별자치시 설치다. 이건 전북 내부의 역량에 달린 문제다. 찬반이 갈려있는 사안이라서 완주군민의 마음을 얻는 일, 정치적 행정적 접합점을 도출해 내는 일 모두 녹록치 않다. 2014년 70개 상생협약을 통해 통합을 이뤄낸 청주청원의 사례는 교훈적이다.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고 양보해서 통합을 끌어낸 것인데, 핵심은 청원군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고 협약내용도 획기적, 파격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완주전주 통합은 어떤가. 네 번째 시도되는 데도 완주의 고민이나 군민들의 걱정 또는 요구에 대한 접점도 없고 구체적인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통합의 당위성만 강조하는 배타적인 행태는 상생의 자세가 아니라 일방통행식 강자 논리일 뿐이다. 또하나 중요한 것은 상생협약이나 접합점을 이행하고 책임질 ‘보증장치’다. 이 장치는 도지사가 맡아야 한다. 청원청주 통합 당시엔 이시종 충북지사가 TF팀을 운영하면서 이 역할을 맡았다. 이런 기본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행정통합은 갈등과 대립만 다시 확인하는 얼치기 행위에 그칠 수밖에 없다. 김관영 지사는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완주전주 통합과 새만금특별자치시 설치 현안을 올 하반기에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만지작거렸던 현안을 이젠 팔을 걷어부치고 추동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리스크가 있지만 도지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는 현안이다. 리스크가 없는 리더십은 리더십이 아니다. 김관영 지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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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16 16:50

도립국악원과 창극의 미래

전통문화의 가치가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은 지 오래다. 판소리가 뿌리인 창극도 그중 하나다. 여러 해 전 호평을 받으며 창극의 미래를 제시했던 창극이 있다. 2011년 발표된 국립창극단의 <몽유도원도>다. 창작 창극 <몽유도원도>는 한국의 집과 국립창극단이 공동제작 했던 작품이다. 당시만 해도 낯설기만 했던 3D와 현대적인 IT 기술을 접목해 만든 새로운 영상과 창극이라는 고전적 양식의 결합은 흥미로웠다. 볼거리에 비중을 두다 보니 서사적 구조의 예술적 완결성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우리 시대의 창극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여과 없이 제시했던 이 무대는 그 뒤 국립창극단의 대표작이 되었다. 창극은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우리 고유의 음악극이다. 판소리에 극의 양식을 도입한 창극의 시작은 180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름을 널리 알렸던 명창들은 대화창이니 입체창이니 하여 극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맞는 양식을 개발했다. 이들이 본격적인 창극 무대의 시작이었다. 창극 무대를 본격적으로 연 대표작은 1908년 원각사에서 공연된 <은세계>다. 이후 창극은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성장했다. 신문물이 밀려오고 우리 전통문화가 철저히 말살되었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도 살아남았으니 창극의 대중적 기반이 얼마나 탄탄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대중문화가 밀려 들어오면서 창극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1962년 국립창극단이 만들어지면서 창극은 단절되지 않은 우리 고유한 연행 문화로 성장해왔다. 그렇다면 창극은 우리 시대 관객과 호흡하는 예술로 정착했을까. 아쉽게도 창극의 오늘은 명쾌하지 않다. 신명은 있으나 감동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소리꾼의 절창에 가슴 뜨거워지지만, 창극은 여전히 친숙하지 않다. 지난 주말, 전북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창극 <춘향>을 올렸다. 국악원의 관현악단, 무용단이 함께한 창극 <춘향>은 그동안 올려온 창극 중에서도 가장 많이 공연된 국악원의 대표작이다. 1986년 문을 연 도립국악원은 올해 38주년을 맞았다. 함께 성장해온 창극단, 관현악단, 무용단의 연륜도 깊으니 단원들의 공력 또한 만만치 않다. 단원들의 고른 역량은 이번 창극 무대에서도 빛났다. 객석을 꽉 채웠던 관객들이 단원들의 내공에 보냈던 큰 박수가 그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무대로서의 창극 <춘향>은 갈 길이 멀게 보인다. 창극 대중화가 아직 멀리 있는 탓이다.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일제강점기에도 살아남은 창극은 왜 살아있는 장르로 이 시대와 호흡하지 못하는 것일까. 마침 새로운 환경을 맞은 도립국악원이 그 답을 찾았으면 좋겠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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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07.16 14:36

영광 원전 더 이상 수명연장 안된다

원전을 언제까지, 어느 비율로 사용할 것인지는 국가정책적인 사안이기에 한 국가내에서도 정권에 따라 원전을 보는 시각은 정반대로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문재인 정부때는 원전의 비중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현 정부는 정반대의 기조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인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정기 검사를 한 전남 영광 한빛 1호기 원전의 재가동을 허용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힌 바 있다. 원안위는 이번 정기 검사 항목 90개 중 임계 전까지 수행해야 할 80개 항목을 검사한 결과 임계가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북 부안지진과 관련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지진 발생 후 사흘간 지진감시계통과 설비 안전성 현장점검을 추가 수행했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정부의 정책기조가 재확인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역사회는 요즘 들끓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 15일 "정부는 한빛원전 1, 2호기의 수명 연장 추진과 이를 위한 공청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도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빛원전 1, 2호기는 국내 원전의 격납건물 공극과 부식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철판 부식이 다른 원전에 비해 월등히 많이 발견됐고 현재 운영 중인 국내 원전 사건·사고 중 17%를 차지할 만큼 안전성이 매우 취약하다"며 "지난달 12일 한빛원전에서 불과 42㎞ 떨어진 부안군 행안면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는데 지진 발생으로 가장 위험한 곳은 바로 원전"이라고 강조했다. 도의회는 한빛원전 1, 2호기의 원전 내진설계 강화, 최신 안전기술을 적용한 평가, 주민대피 및 보호방안 등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력 주문했다. 한빛 1, 2호기는 1985년 12월과 1986년 9월부터 가동되고 있다. 운영 수명이 40년으로 설계된 만큼 2025년, 2026년 각각 중단돼야 하는데 현 정부는 10년 더 연장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결국 이에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한빛 1·2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주민 공청회가 전남 영광에 이어 전북 고창에서도 무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적정한 절차를 등한시하거나 주민의견을 묵살한채 밀어부치기는 행정은 훗날 엄청난 저항과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다. 더 이상 영광원전 수명을 연장해선 안된다는 민초의 우려와 외침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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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7.16 12:58

세계한인대회, 철저한 준비로 내실 기하라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석달 앞으로 다가왔다.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전북대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3000여 명의 세계 한인 경제인과 국내 기업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행사다. 이와 관련해 전북특자도와 전주시, 전북대 등은 15일 관계기관 합동점검회의를 가졌다. 각종 시설과 프로그램 등 철저한 준비로 성공적인 대회가 펼쳐지길 기대한다. 이번 대회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과 수출 확대, 한인 경제인 네트워크 구축, 청년 기업가의 해외 진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개·폐회식, 기업전시관 운영, 비즈니스 1:1 상담, 투자유치설명회, 네트워킹 등이 예정돼 있다. 특히 대학 캠퍼스에서 행사가 치러지는 만큼 젊은층에게 한인 경제인들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시설은 전북대 대운동장에 8200㎡ 규모의 기업전시관을 조성해 홍보관 등 300여 개의 부스를 운영하고 야외 전시장에는 현대차, KGM, LS엠트론, HD현대 등이 만든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 트랙터, 굴착기 등 전북소재 대기업의 완성품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14개 시군의 홍보부스도 설치된다. 대회 기간 열리는 제5회 지니포럼, 일자리페스티벌, 창업대전, 전주국제드론산업박람회, 발효식품엑스포, JB-FAIR(우수기업 수출박람회) 등과 연계하고 새만금 및 도내 일원 투어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이번 대회는 전북이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전북은 지난해 8월 새만금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망치는 바람에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다. 이번에는 이를 보란듯이 만회할 차례다. 또한 이번 대회는 도내 기업들이 해외 감각을 익히고 실리를 취하는 기회였으면 한다. 이를 위해 전북특자도는 2월부터 도내 기업 9000여개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해 수출상담 참가기업 500개사, 전시참가 희망기업 280여개사를 발굴했다. 수출상담 기업 500개사는 기업의 정보, 주력제품군, 제조 능력 등을 포함한 기업별 설명자료를 제작하고 재외동포청에서 발굴한 해외 바이어에 제공해 사전매칭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도내 기업들이 해외로 뻗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전북의 경제영토를 넓히는 멋진 대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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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7.16 11:39

제9대 후반기 김제시의회에 바란다

최근 김제시의회가 제9대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오는 18일 임시회를 개최하며 새로운 진영으로 본격적인 후반기 의정활동에 나선다. 그동안 김제시의회는 일부 의원들의 일탈행위와 불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며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대다수 시민들은 지난 허물을 다시 들추기 보다는 새롭게 출발하는 후반기 시의회의 의욕 넘치는 의정활동에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일부 의원들의 열정적인 의정활동 덕도 있지만 의회의 핵심 역할인 입법활동에 있어 제8대 시의회에 비해 의원발의 조례가 2.5배, 5분 자유 발언은 5배가 증가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회 재입성과 도의원 출마 입지자들의 치열한 공천경쟁과 지역표심을 얻기 위한 노력이 전반기보다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후반기 시의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치에 뜻을 둔 사람들은 대부분 기초의원을 첫 목표로 삼고, 도의원을 거쳐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 등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개개인 별로 지역 발전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 등 저마다 정치 입문의 동기는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곧은 초심을 잃고 권력의 맛에 길들여져 개인의 영달과 사리사욕에 빠져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정치인들을 우리는 수없이 볼 수 있었다. 김제시의원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 한결 같은 시민들의 마음일 것이다. 시민들의 뜻을 대변해 살기 좋은 김제, 미래 지향적인 김제가 되기 위해서는 그 역할의 첨병에 있는 시의회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시의회는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그동안 혹시라도 있었을 의원들간 불협화음은 후반기 출범을 계기로 화합과 상생이란 대 전제아래 모두 풀고, 시민들과 김제시 발전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의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제2사회부 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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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현규
  • 2024.07.15 18:15

전북예총 회장 선거, 또 이전투구할 것인가

법정 다툼으로 전북예총 회장이 물러난 가운데 보궐선거가 다음 달 9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그동안 선거 갈등으로 돌아선 지역문화예술계의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할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자칫 진흙탕 싸움이었던 올해 1월 회장 선거를 답습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전북예총에 대한 도민들의 외면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한때 원로 예술인을 중심으로 합의 추대 목소리도 없지 않았으나 현재 3명이 출사표를 던진만큼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인물이 선출되길 바란다. 이번 보궐선거는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이석규 전 회장이 후보자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한채 출마하면서 비롯되었다. 낙선한 최무현 후보가 이 회장의 당선이 무효라며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에서 받아들여 진 것이다. 당시 이 회장은 대의원 175명 중 159명이 투표에 참여해 89표를 얻어 69표에 그친 최후보를 눌렀다. 문제는 이번 선거가 도내 1만5000여 예술인들의 의견을 대변할 인물을 뽑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후보 면면을 보면 두 명은 오랫동안 예총에 몸담았던 70대 인물이고 1명은 40대의 새로운 인물이다. 하지만 70대의 두 후보가 대의원 표 상당수를 확보하고 있고, 그 중 한 후보는 중도 사퇴한 전임 회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 후보는 지난번 낙선한 인물이다. 지난 선거의 연장전 성격이 강하다. 전북예총 회장 자리는 도내 어느 단체장 못지 않게 중요하다. 도내 문화예술 관련 10개 단체를 대표할뿐 아니라 오랜 전통의 전라예술제를 주도해야 한다. 또한 문화예술인들의 작품활동을 지원하고 복지 향상에도 앞장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해야 한다. 나아가 뛰어난 정치력으로 국가와 지자체에 참신한 문화예술정책을 제안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능력도 탁월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북예총 회장은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기껏 관변단체에 머물며 주어진 예산 안에서 생색내기에 그쳤다. 더구나 선거 때마다 이전투구로 문화예술인들마저 외면하는 단체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전북은 오랫동안 문학은 물론 국악, 서예, 미술, 연극, 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걸출한 인물을 배출한 예향이다. 이번에는 후보나 대의원 모두 대오각성해 진짜 일꾼을 뽑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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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7.15 16:02

‘극한·극단의 시대’ 유감

예사롭지 않다. 평범하게 지나가는 해가 없다. 장마철, 군산에 시간당 131.7mm의 폭우가 내렸다. 전국 97개 기후관측 지점 기준으로 1시간 강수량 역대 최고치다. 군산지역 연 강수량(1246㎜)의 10%가 넘는 비가 단 1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AWS(자동기상관측장비)에 찍힌 강수량이어서 공식 기록으로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군산 어청도에는 1시간 동안 무려 146㎜의 물벼락이 쏟아지기도 했다. 물폭탄·폭포비라는 자극적인 표현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인다. 폭우나 집중호우 같은 기존의 용어로는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이 기록적인 강우현상을 제대로 표현해낼 수 없어서다. 일반적으로 ‘매우 강한 비’의 기준이 시간당 30mm라고 하니, 그 정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의 시대다. 이 요란한 장마가 지나가면 다시 가마솥더위·찜통더위 단계를 넘어서는 ‘극한폭염’이라는 용어를 매스컴에서 자주 보고 듣게 될 것이다. 어느 때부턴가 그동안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극한호우·극한폭염·극한가뭄이라는 극단적인 기상용어가 자주 쓰인다. 기상청에서 지난해 여름 ‘극한호우’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벼락·물폭탄에 이어 ‘폭포비’라는 표현까지 이미 익숙해졌다. 단어 그대로를 뜯어보면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표현도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다. 이 같은 극한·극단의 상황이 어찌 기후뿐일까.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다름과 차이의 간극이 갈수록 벌어져 극단으로 치닫는다. ‘수도권 1극 체제’가 고착되면서 지방은 당장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방의 사람과 재물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이 된 수도권은 팽창을 거듭했다. 그렇게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렸다. 그런데도 대규모 SOC사업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수도권 신도시는 3기, 4기로 흔들림 없이 이어진다. 지방 살리기·국가 균형발전은 항상 말뿐이고, 수도권 쏠림 현상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미국 정치권에서는 ‘극단으로 치닫는 증오의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정치권을 돌아보게 한다. 극단적인 진영정치로 정치 양극화·극단화가 심해지면서 올 초에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테러 충격을 경험해야 했다. 극한(極限)이나 극단(極端)이라는 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더 나아갈 데가 없는 최후의 단계나 지점’이다. 앞으로도 이보다 더 심한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나온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확언하기 어렵다. 지금 설정해 놓은 ‘극한’의 기준을 아주 큰 차이로 넘어서고, 그 빈도가 높아지면 다시 새로운 용어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로 가져다 붙일 마땅한 용어도 없다. 그저 이보다 더한 상황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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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07.15 15:58

공유지의 비극, 문제는 기후변화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시험의 경제학 개론 4번 문제는 공유지의 비극에 대한 질문이었다. 공유지는 경합성은 있으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배제성이 없는 재화다. 예를 들면 연근해 어장에서 물고기를 남획하면 어족자원의 고갈로 공유지의 비극을 불러일으키고 생산활동에 있어 개인의 한계비용보다는 사회적 한계비용이 더 크다. 사적 소유권을 설정하는 것으로 공유지의 비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문제였다. 여러 개인이 독립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하여 공유 자원을 보존하는 것이 집단적 최선의 이익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갈시키는 상황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기후변화는 화석연료 연소, 삼림벌채, 산업공정 같은 인간 활동에 의해 주도되며, 탄소를 배출하는 국가 또는 기업은 이를 통해 경제적, 사회적으로 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이런 배출은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심각한 기상현상, 생태계 및 서식지 변화와 같은 다양한 공유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이 딜레마는 공유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집단적 협력과 효과적인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글로벌, 국가, 지역 수준에서 명확한 규정 및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로 배출제한 설정, 환경법 시행, 지속가능한 관행을 통한 집단적 협력의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탄소세 또는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경제적 수단을 도입하여 탄소 배출 비용을 내부화하는 것이다. 오염 활동의 비용을 더 높임으로써 기업과 개인이 배출량을 줄이고 청정 기술에 투자하도록 장려한다. 청정 기술과 재생가능 에너지원에 대한 R&D 투자는 저탄소 대안을 더욱 경쟁력 있고 접근 가능하게 만들어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기후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배출 및 환경 영향에 대한 효과적인 모니터링은 책임 규명에 매우 중요하고, 투명한 보고와 강력한 집행으로 규정을 준수하고 개인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취약한 지역사회의 경우 기후영향에 대한 회복력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상이변을 견딜 수 있는 인프라 투자와 농업 및 수자원 관리 분야의 지원이 포함된다. 특히 지속가능한 관행을 위한 지역사회의 참여와 교육은 기후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여 정부, 기업, 시민단체 및 지역 사회 간 협력으로 집단행동이 촉진될 것이다. 최근 국제평가기관인 저먼워치와 기후단체인 뉴클라이밋이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 90%를 차지하는 60개국의 기후정책과 이행 수준을 평가했다. 한국은 21년에 이어 22년에도 최하위인 60위로 매우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통계청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보고서 2024’에 따르면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20년 3.6%(OECD 회원국 평균 14.9%), GDP 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생물다양성도 계속 소실되고 있으며, 특히 해양 보호지역 비율이 1.81%로 OECD 평균 19.2%에 비해 크게 못 미치고 있다. UN이 2030년까지 해양 보호지역 목표치를 30%로 정하면서 한국의 생물다양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홍수, 폭염에 기후변화로 난리인데 기후대응기금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23년보다 4% 삭감되어 온실가스 감축, 기후 취약계층 지원 사업 등의 축소로 이어지면서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 지구의 대기는 미래의 공유지다. 정부는 기후변화가 우리 모두를 비극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정부는 효과적인 기후 리더십을 발휘하여 개인, 사회, 기업 등 모든 집단적 협력수준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지용승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지용승 교수는 사회적경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공이며, ESG 국가정책연구소 부소장으로서 정부 정책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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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15 15:04

법을 지키면 행복하다

운전은 누구나 조심해야 한다. 언제 어디에서 사고 난다고 예측할 수가 없다. 운전자는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나 법규를 잘 지키고 서로 주의 깊게 운전하여 사고 없이 즐거운 운전으로 기쁜 생활을 해야 한다. 법을 지키면 행복하다. 행복한 사람이 되자. 요즘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져서 그런지 운전도 무섭게 하는 것 같다.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고 끼어들고 골목에서 불쑥 나오고 난폭운전을 하고 심지어 술먹고 음주 운전은 다반사로 하고 과속운전을 하고 있다. 가급적이면 상대방에게 피해 주지 않고 안전한 운전을 하여 사고 없는 질서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부득이한 경우에 사고도 낼 수 있지만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필자는 일찍이 60년 동안 운전을 해오고 있다. 공직생활, 경찰서장, 민선 시장 등 기관장을 다 거쳐 퇴임하고 지금도 꾸준히 운전을 즐겁게 해오고 있다. 운전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필요한가. 차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차를 운전한다는 행복이 또 어디 있으랴. 운전은 스포츠라고 생각하고 아름다운 운전을 해야 한다. 그간 접촉사고 2번 정도 있었고, 운이 좋게 큰 사고 없이 운전해 오고 있다. 법을 지키고 안전한 운전을 하면 사고는 예방되고 있다고 본다. 며칠 전 우연히 TV를 켰더니 70대 노인어르신이 운전하다가 사고 난 것을 보도하며 고령자 운전이란 제언에서 노인들의 운전을 고만했으면 하는 보도를 유심히 보고 참 자존심이 상했다. 지금 65세이상 인구가 1,000만명(전체 19.5%)을 차지하는 최고령 사회에 접어들었다. 세월따라 나이 먹어 나이 먹은 것도 억울한데 고령자이니 운전을 안 했으면 하는 공공연히 보도하는데 불쾌했다. 그러면 젊은이는 사고를 안 내는가. 또 40~50대는 사고없이 운전하는가. 누구나 사고는 날 확률을 갖고 있다. 못 먹고, 못 살고, 배를 굶어가면서 아들, 딸 가르치고 “잘살아 보세” 외치며 이 나라를 일궈낸 분들이 오늘날 노인 어르신들이시다. 세계 10대 수출국으로 누가 만들어냈는가. 그런 어르신들이 이제 나이들어 운전하는데 국가가 돌보고 정부가 좋은 시책을 발굴하여 어르신들을 돌보는 대책을 강구하여 운전하는데 도와주는 정책은 왜 만들어 내지 않는가. 어르신들 도와 노후에 운전하며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절대 어르신 노인운전에 시비를 걸지 않기를 바란다. 지혜롭게 살아오신 어르신들도 더 조심하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안전한 운전을 하려고 조심조심 운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디 누구나 운전자는 서로 조심하고 안전 운전하기를 바라며 더 좋은 교통문화 발전을 기대해 본다. 우리 모두는 서로 법을 지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자고 제언한다. /강광 시인∙수필가(전 정읍시장, 전주∙정읍경찰서장, 민선초대 정읍시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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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15 15:04

하얀양옥집 문턱을 넘으면

“특권 의식을 내려놓고 도민들의 눈높이에 다가서기 위한 취지로 역대 도지사가 사용했던 관사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도민에게 돌려주는 게 도리다.” 김관영지사의 뜻에 따라 도민들에게 높고 큰 성역이었던 관사가 철문을 떼어내고 담을 낮춰 도민들이 문턱을 드나들 수 있도록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지사 취임 2년만이고 이 집이 지어진지 53년 만이다. 1971년 준공한 2층 단독주택. 도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원칙은 정해졌지만, 콘텐츠는 무엇으로 할 것이며 어떤 방향성을 가질 것인지가 결정되기까지 상당한 고민의 과정이 있었다.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의 역할과 한옥마을이란 관광지 안 장소로서 전북을 알릴 수 있는 복합적 기능을 담는다는 방향성에 의견이 모아졌고 결국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에게 어렵고도 무거운, 그래도 흥미롭고 해볼 만한 숙제가 던져졌다. 곧 바로 관사조성 TF가 꾸려졌다. 구도심에 위치한 타지역 사례에 비해 한옥마을 관광지 안에 위치하고 크지 않은 아기자기한 사이즈인 점을 최대 장점으로 살리는 게 포인트. 내부에서 이 고민을 이어가는 동안 외부의 도움을 받아 이 집의 이름이 찾기로 했다. 촘촘한 공모를 거쳐 “하얀 양옥집”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알고 보니 예전부터 동네 주민들이 불렀던 ‘하얀집’, ‘양옥집’의 새로운 버전이다. 과거의 이름이 50년이 흐른 후 오늘의 새 이름이 된 것이다. 관사를 도민에게 되돌려주겠다는 본래의 취지와도 일맥상통한다. 게다가 건물의 역사성과 미학, 사람들의 기억과 구술이 한 장소의 이름을 짖는 기준이 된다는 전문가의 의견과도 딱 맞아 떨어지는 걸 보니 정말 제격인 이름이다. 집을 보면 집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하는데 1, 2층 합쳐 100평이 채 안 되는 이 곳에 전북의 컬러를 어떻게 담을까? 먼저 콘텐츠 구성의 원칙을 정했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상관없이 “어느 누구나의 곳”이어야 한다는 것. 이 점은 처음부터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가장 중요하게 꼽는 점이다. 도민 대신 “이웃”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하고 이웃 100명을 모았다. 책을 매개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인생을 공유하는 방으로 여러 이웃들의 인생책이 있는 곳이다. 세평 남짓의 제일 작은 방이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 방문객들이 가장 좋아하고 오래 머무르는 공간이기도 하다. 바로 이 곳 “100인의 서재”가 하얀양옥집의 철학을 대표한다. 공간 구성의 가장 핵심키워드는 ‘조화’다. 한옥마을 안 양옥집이라는 이질적 충돌을 “양옥집 안 한옥” 콘셉트로 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그래서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지, 창살, 원목 등을 주요 소재로 사용했고 자개머릿장을 2층 메인 자리에 놓은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TF 구성 후 두 달여가 지나고 ‘하얀양옥집’이 문을 열었다. 지역 청년들의 <들턱 전(展)>으로 집들이를 마쳤고 지금은 우리가 사는 지역, 동네를 스케치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문턱을 넘어 첫 발걸음이 닿는 이 곳은 늘 새로운 일로 분주합니다. 과거, 휴식과 담소의 공간이었던 응접실에 이제는 작품 한 점을 걸고, 라디오와 TV 소리 대신 예술가의 연주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설레는 마음으로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늘 멋진 무언가를 준비해 놓겠습니다.” 하얀양옥집에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이 글처럼 예술이 있고 사람으로 북적이는 공간이길, 문턱을 넘을 때마다 설레이게 하는 것이 우리 지역의 예술이길 바란다. /임진아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본부장 △임진아 본부장은 전북대학교에서 가구디자인을 전공하고 미술관 큐레이터,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업무에 이어 2016년부터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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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15 15:04

군산, 익산도 특별재난지역 선포해야

정부는 15일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한 전북 완주군을 비롯, 충북 영동군, 충남 논산시·서천군, 경북 영양군 입암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이날 선포된 지역은 사전 피해조사가 완료된 곳으로 정부는 이외 지역에 대해서도 이달 말까지 합동 조사를 진행해 추가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복구비의 일부가 국비로 전환돼 재정 부담을 덜 수 있으며 해당 지역 주민은 재난지원금 지원과 공공요금 감면 등 간접적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일반 재난지역에 제공되는 상하수도 요금 감면 등 18가지 혜택 이외에도 건강보험·전기·통신·도시가스 요금·지방 난방요금 감면 등 12가지 혜택이 추가로 제공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향후 범정부 중앙재난피해합동조사에서 선포 기준을 충족한 지역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가 선포를 건의할 예정이다. 일단 완주군이 호우 피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완주뿐 아니라 군산과 익산시 등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단 한건의 피해도 누락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물론 이번 특별재난 선포 지역에서 제외된 다른 지역도 피해조사를 마무리하는대로 기준을 충족하면 추가적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혹여 절차를 밟는 동안에 더 많은 피해를 입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피해 지역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며, 또 한편으론 피해 원인조사와 복구계획 수립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익산 함라 411mm, 군산 어청도 363mm 등의 폭우가 쏟아져 공공시설 354건, 농작물 침수 3,895ha, 가축 10만두․수 등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 바 있다. 애써 준비한 농사를 망쳐 버린 주민들의 울분에 찬 하소연이 들리지 않는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도 세워야 한다. 천재라고는 하지만 인재에 가까운 경우도 없지는 않다. 다만 지금은 누구 탓을 할 때가 아니다. 조속히 우리의 이웃이 일상으로 돌아와 가정 가정마다 행복한 웃음소리가 나오게 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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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7.15 15:00

초광역이냐 독자냐, 전북의 생존 딜레마

전북의 생존이 딜레마에 놓여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초광역 메가시티에 붙을 것이냐 아니면 특별자치도로서 독자노선을 걸을 것이냐 하는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도 만만치 않아 정치권과 도민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특히 전주·완주 통합이나 새만금권특별지자체 설립 등 내부 갈등에 직면하고 있어 이것부터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5월부터 초광역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 용역 결과를 중심으로 제5차 국토종합계획 수정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수정작업은 수도권과 부울경, 대구·경북, 충청권, 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 중심으로 철도 도로 등 SOC사업이 확정될 예정이다. 반면에 전북, 강원, 제주 등 특별자치도는 국가균형발전 육성전략에서 빠지거나 비중이 미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가균형발전 전략은 대광법(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 특별법)과 무관하지 않다. 이 법은 인구 100만 명 이상의 특별시와 광역시가 포함된 대도시권 광역교통망에 국가 예산을 대폭 지원토록 하고 있다. 그동안 5개 광역권에는 2007-2025년까지 177조5000억원이 지원됐으나 광역연계도시가 없는 전북은 단 한푼도 투자되지 않았다. 광역권에서 빠진 강원특자도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수도권과 광역교통망이 연결되는 등 6조8000억원의 대규모 국비가 이미 투입되었다. 결국 전북만 왕따 신세가 된 셈이다. 전북정치권은 지난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 재추진 중이다. 또 이성윤 의원(전주을)은 대광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키로 했다. 이래저래 전북은 초광역권도, 독자권역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초광역권에 들어 가려면 광주·전남과 함께 해야 하는데 호남몫 독식으로 인해 피해의식이 팽배했다. 그렇다고 올 1월 출범한 전북특자도는 독자권역을 주장하기도 힘들게 되었다. 정부가 인구 위기와 지방소멸 극복전략으로 초광역 대도시 만들기에 방점을 찍고 있어서다. 더욱이 전북은 소지역주의로 갈려 기초지자체 통합 등 내부갈등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이제 전북은 급격한 인구 감소로 전국 인구의 3.36%에 불과한 소규모 지자체다. 이대로 가다간 자칫 붕괴되거나 해체되어야 할 처지다. 딜레마에서 탈출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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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7.14 18:55

초고령사회 전북, ‘저출생 대책’ 급하다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뒀다. 지난 10일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1000만62명으로 전체 인구(5126만9012명)의 19.51%를 차지했다. 전북의 노인 인구 비율은 24.68%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높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사실 전북은 이미 지난 2020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했고, 이후 빠르게 늙어가면서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아기 울음소리 끊긴 지 오래고 수명이 연장된 노인들로 간신히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는 농어촌지역은 이제 미래를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다. 전북 각 시·군의 노인인구 비율을 보면 전주와 군산·익산·완주를 제외한 10개 시·군에서 모두 30%를 넘어섰고, 임실군은 무려 40.4%에 달했다. 저출산·고령화에 수도권으로의 청년 인구 유출 문제까지 겹친 전북의 인구위기는 심각하다. 이대로라면 지방소멸의 신호탄을 전북에서 올릴 수도 있다. 정부가 지난달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전국 각 지자체에서도 전담조직을 신설하거나 확대 개편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천 등 몇몇 지자체에서는 파격적인 저출생 대책을 발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도 ‘저출생 대응 전담팀’을 구성해 ‘세계 인구의 날’인 지난 11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다소 늦은 감도 있다. 지역공동체가 생명력을 잃기 전에 실효성 있는 인구시책을 발굴해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인구감소로 활기를 잃고 무너져가는 지역에 청년은 물론 관광객이나 체험객, 그리고 외국인도 들어오지 않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사실 21세기 들어 전북 각 지자체의 최대 현안은 ‘인구 늘리기’였다. 귀농·귀촌 정책과 주소이전 운동, 전입장려금, 출산장려금 상향 등 갖가지 묘안을 짜내며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붓기’였다. 지금도 저출생 대책 등 인구위기 극복 방안은 ‘난제 중의 난제’다. 그래도 풀어내야 한다. 국가정책과 함께 지자체에서 지역 실정에 맞춰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맞춤형 인구시책을 발굴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이제 막 활동에 돌입한 전북특별자치도 ‘저출생 대응 전담팀’의 역할도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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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7.14 18:53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 문화와 예술로 도시브랜딩하는 남원”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故 백범 선생도 ‘백범일지- 나의 소원’을 통해 밝혔듯 ‘문화’란 실로 그 어떤 물리적인 힘보다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무형의 힘이 있다. 36년 동안 다른 나라의 침략과 약탈에 시달린 선생도 자유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문화에 있다고 할 정도이니, 그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그렇다. 이렇게 문화는 한 나라의 자주국가 실현에 영향을 미칠만큼 인간의 이성적, 감성적 능력에 기반하고 있는 창조적 산물과 관련한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한마디로, 소프트파워 그 자체다. 그런 의미에서 남원은 ‘문화와 예술’로 도시브랜딩하기 좋은 도시가 아닐 수 없다. 남원이 어떤 곳인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을 보유해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것도 모자라 옻칠, 도자, 문화유산 등 문화 예술산업에서 우위를 선점할 만큼 문화자산이 풍부한 곳 아닌가. 여기에 ‘남원 가야고분군’까지 지난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지역 문화·관광발전을 견인하는 또 다른 원천으로 활용할 기회도 열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그래서 우리시에서는 이러한 무궁무진한 문화자원을 어떻게 엮어서 지역(도시)을 브랜딩할 것인가를 고민, ‘문화와 예술’을 통한 도시경쟁력을 꾀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펼치고 있다. 일례로, 이미 민선 8기 남원시정 비전을 ‘문화와 미래산업도시로 도약하는 남원’으로 세우며, ‘문화’를 필두로 도시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는데다 그 신호탄으로 지난해 남원만의 매력과 미래가치를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도시브랜드(BI) ‘피어나다, 남원’을 개발했다. 도시브랜드 최초로 남원 출신 김병종 화백의 화홍산수를 모티브로 문화예술과 미래가 새롭게 피어남을 표현, 도시의 아이텐티티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 이상으로 문화자산을 콘텐츠화해서 도시의 얼굴로 사용 중인 것이다. 그 뿐인가. 스페인의 도시 빌바오와 비교되고 있는 ‘함파우 아트밸리 프로젝트’ 가 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도 문화로 도시를 브랜딩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다. ‘함파우 아트밸리 프로젝트’는 장장 10년간 2,09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함파우 유원지의 문화예술 경쟁력을 높이고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대규모 문화 프로젝트가 아닌가. 그런가 하면 오는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대한민국 문화, 남원에서 피어나다’를 주제로 펼쳐지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의 달’ 행사 개최도 그 궤를 같이한다. 그 바통은 ‘소리’를 주제로 펼쳐지는 내년 춘향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을 얘기할 때 우리는 그들의 기업 문화에 주목하곤 한다. 아마존, 구글 등 현재 세계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 모두 그들만의 특이한 기업 문화가 있었고, 그 문화가 바로 소프트파워 즉 문화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기업도 이러한데 하물며 도시는 어떠한가. 문화융성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 세계 많은 도시들이 급변하는 환경에 미래적으로 대처할 새로운 발전 동력을 구축하는 도시 비전으로 문화를 앞세우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문화의 힘’은 도시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경쟁력으로 작용될 듯하다. 이를 넘어서서 지역의 미래를 그려내는 또 다른 에너지원으로써,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로컬 브랜딩의 원천이 될 것이다. ‘잘 지은 미술관 하나가 열 공장 안 부럽다’고 할 정도로 미술관 하나로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됐다는 구겐하임 효과가 남원에서 이뤄지지 말란 법은 없다. 남원 역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온 찬란한 문화유산이 넘실대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K컬쳐의 중심도시로써, 문화로 르네상스를 꽃피울날 만 남았다. 그런 남원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앞으로도 기대해 달라. /최경식 남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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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1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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