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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상담] 음주운전, 면허도 잃고 차도 뺏깁니다

내담자는 상기된 얼굴로 찾아와“안 되는 줄 알면서도 맥주 1잔 정도는 괜찮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운전을 했다가 벌써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잘못했으니 당연히 처벌은 각오하고 있었는데, 경찰에서 이번에는 음주운전 한 차량이 몰수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음주운전 했다고 내 차를 뺏어갈 수 있는 게 맞는 거냐?”고 말하며 처음과 달리 음주운전 한 자신보다 국가를 더 탓하며 화를 내고 있었다. 음주운전 처벌뿐만 아니라 차량 몰수 위기까지 처한 내담자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사고가 없었던 것이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 한편으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 국가 탓을 먼저 하는 내담자의 모습에 우려도 컸기에, 이번 기회에 법적 책임의 엄중함을 깨달아 다시는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음주운전을 반복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차량 몰수 제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드렸다. 결론적으로 경찰의 말이 맞다. 이미 ‘재범방지’ 필요성을 근거로 ​차량 몰수​를 선고한 사례가 다수 있다. 특히 법원은 음주운전에 사용된 차량은 통상 ​‘범죄행위에 제공한 물건’​으로 몰수 대상으로 보면서, 몰수 여부는 비례의 원칙​에 따라 반복·상습 음주운전, 무면허 결합, 단기간 재범, 동일 차량 반복 사용, 사고·도주 등의 사정이 있으면 ① 범행에서 차량의 중요성, ② 소유자 책임, ③ 법익침해 정도, ④ 재범 위험, ⑤ 차량 가치·생계 영향 등을 종합해 몰수를 판단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수사기관(검찰과 경찰) 또한 중대한 인명 피해 사고, 음주 뺑소니, 상습 음주운전 등의 특정기준에 해당하면 차량 압수와 법원 몰수 구형 등의 강력한 처벌로 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음주운전은 단순히 벌금이나 면허 정지․취소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나 자신은 물론, 무고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범죄이며, 본인의 소중한 재산인 차량까지도 국가에 몰수당할 수 있다. 그러니 단 한 잔의 술이라도 마셨다면 절대 운전대를 잡지 말고,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것이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길임을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 /박형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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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6.03.02 18:54

[오목대] SNS와 선거, ‘16세’의 엇갈린 시선

학생들에게 공부 이외에는 할 게 별로 없던 시절이 있었다. 고작 TV에서 중계되는 국제 축구경기와 고교야구 등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던 시절이었다. 1970년대 후반 전자오락실이 등장하면서 공부 이외에도 할 게 생겨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반부터 PC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게임은 집안으로 들어왔다. 공부 이외에 할 게 많아진 것의 절정은 휴대폰의 등장이다. 손 안으로 모든 게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휴대폰은 이제 국민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도구가 됐다. 전화는 물론 쇼핑, 금융, 업무 처리 등 생활 전반에 함께 하는 동반자가 됐다. 특히 사회적 관계 형성의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순기능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기술의 발전과 결합한 SNS의 역기능이 심화되면서 규제가 시작되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SNS 사용을 금지시켰다.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캐나다·체코·덴마크·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 14~16세 미만의 SNS 이용 금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미성년자 SNS 이용 차단 이유는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와 유해 콘텐츠 노출 때문이다. 온라인 중독과 무분별한 SNS 사용으로 인한 불안·우울증 증가, 사이버불링, 성범죄 유혹 등의 피해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판단 때문이다. 메르츠 독일 총리는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5시간 반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다. 조작된 영상과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확산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지난 2024년 우리나라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은 1187명으로 전년 대비 24.7% 급증했는데, 채팅앱(42.2%)과 SNS(38.7%) 경로가 대부분이었다. 오픈채팅에서 만난 초등학생에게 나이를 동갑이라고 속인 성인이 신체 사진을 요구한 뒤 협박한 사례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우리나라 중고생 3명 중 1명(36%)은 SNS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5명 중 1명은 불안·초조를 겪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SNS 사용 규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지만, 초·중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3월 1일부터 초·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청소년의 SNS 이용 관련 이슈가 세계적 관심사가 된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선거 연령을 현행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하향 조정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10대와 20대의 보수화 경향을 염두에 둔 ‘미래 세대 공략’ 차원의 제안이라는 해석과 함께, ‘교실의 정치화’를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교가 선거판이 되어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고 학습 분위기가 저해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호주를 필두로 청소년의 SNS 이용 규제에 나선 나라들의 선거권 연령은 우리나라와 같은 만 18세다. SNS와 선거권 연령, 미래 세대인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무엇이 더 중요한 과제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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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6.02.26 19:43

[사설] 전북 타운홀 미팅 결과를 주목한다

우여곡절 끝에 27일 전북 타운홀 미팅이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후 10번째로 열리는 지역순회 소통 행사인데 5극3특의 각축속에서 도약과 침체의 기로에 선 전북특별자치도로서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과연 전북이 ‘대한민국 성장의 핵심축’으로 도약할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변방에 머물며 가속화하는 소멸위기에 신음하게 될지 일대 전기가 됨은 물론이다. 저변의 민심을 귀담아듣고 책임있게 답변하고, 확실하게 실행에 옮긴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약속을 믿는 지역민들은 대통령의 확실한 언급을 예의주시하고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통령의 입장에서 단정적인 언급을 하는게 부담스런 일이겠으나, 전북특별자치도민들은 확실하면서도 희망을 심어주는 타운홀미팅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도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국정 운영과정에 반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으나 우리는 지역과 관련한 몇몇 사안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분명하면서도 강한 의지가 뒷받침된 청사진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우선 ‘5극 3특’ 체제 속에서 과연 전북의 위상을 어느 정도로 자리매김할지가 관건이다. 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 침체라는 현실속에서 실질적인 해결책이 제시돼야만 도민들이 희망을 갖게됨은 물론이다. 전북이 강점을 가진 K-푸드, 농생명 바이오, 피지컬 AI, RE100 산단 등에 대해 지방정부가 아닌 중앙정부 차원의 전략 산업으로 격상시켜야만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뒤따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지역사회의 현안에 머물다가 중앙정부로 공이 넘어간 2036 하계 올림픽 유치 문제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확실한 로드맵과 비전이 제시돼야만 이번 타운홀미팅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사령탑을 맡아 진두지휘하기를 기대한다. 전북 타운홀미팅과 관련, 현대자동차가 10조원을 새만금에 투자키로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나 그것은 끝이 아니라 앞으로 새만금개발의 가속화를 향한 시발점이 돼야만한다. 전주-완주 통합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으려면 중앙정부 차원의 법적·제도적 보장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이번 타운홀미팅을 통해 전북도민들이 희망을 갖고 활기차게 생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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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26 19:43

[사설] 디지털 선거운동, 여론조작 규제 강화해야

선거운동의 장이 손 위의 스마트폰, 디지털로 옮겨진 지 오래다. 선거운동은 거리의 유세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했고, 여론은 클릭과 댓글, 알고리즘을 통해 형성되고 있다. 온라인 공간은 참여의 문턱을 낮췄지만, 동시에 조작의 문턱도 낮췄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공정한 선택’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왜곡될 위험성이 커졌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핵심 선거운동 수단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가짜 계정과 익명 계정을 활용한 조직적 댓글 활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 몇몇 예비후보들의 SNS 게시물을 들여다보면 특정 후보를 과도하게 치켜세우거나 경쟁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댓글이 반복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계정 상당수가 이른바 ‘유령 계정’으로 실사용 여부가 불분명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정 세력의 조직적 개입 정황도 엿보인다. 게다가 날로 발전하는 딥페이크 기술은 후보자의 말과 행동을 정교하게 위조하기도 한다. 디지털 공간의 허위정보는 사실 확인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뒤늦게 사실관계가 알려져도 이미 굳어진 인식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철저하게 조작된 온라인 반응은 선거에 무관심했거나 지지 후보가 없는 유권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민주주의 확장의 수단이어야 할 디지털 공간이 조작과 왜곡으로 얼룩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여론 조작에 대한 규제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우선 명확한 법적 기준 마련과 처벌규정 정비가 필요하다. 디지털 선거운동 시대, 현행 공직선거법이 시대의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디지털 공간에서 벌어지는 선거운동과 여론 형성 행위는 이미 기존 법체계의 예상을 넘어섰다.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선거운동에 대한 구체적 정의와 위법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무엇이 합법적 의견 표현이고, 무엇이 인위적 조작 행위인지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더불어 처벌 규정도 현실화해야 한다. 특히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허위 정보를 대량 생산하거나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범죄로 가중 처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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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26 19:43

[청춘예찬] 들어가 보면, 어떤 쓸모가 있는 곳과 낯설 ‘것’

공간은 수많은 목적들로 설계되어 있다. 편의점은 일상의 작은 결핍들을 즉각적으로 메워주고, 카페는 마시는 연료와 일시적인 부동산을 공유한다. 미용실과 옷 가게는 겉모습을 제안하고, 시청은 행정과 서류로 교류한다. 그렇다면 미술관은 무엇을 제공하는 걸까? 손에 잡히는 수확물도, 즉각적인 기능이 없는 공간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오늘날, 미술 전시장에 방문하고 나면 꼭 ‘모르는 것’ 들이 있다. 명화나 전통적 조각 등 교과서에서 보았다고 할 수 있는 익숙함들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제는 원재료를 그대로 노출한 아카이빙 작업, 영화보다 길고 더 어렵기도 한 영상 작업, 혹은 형체를 알 수 없는 설치 미술 등이 미술관에서 ‘작품’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의 세계는, 동시대는 개인이 감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에 살아서- 있을 뿐이지, 이 시대를 쫓아가지 못하고 끄트머리에 매달려 있는 상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될 정도로. 바깥의 시대는커녕 내 몸 안의 노화조차 인지하기 어렵고 당황스럽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일 당연함 속에 산다.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하루들. 아침엔 해가 뜨고 차는 도로에서 달리고,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전기와 물이 매일 나오는. 어쩌면 지루한 클리셰일 수도 있지만 열심히 유지하는 고정된 ‘아는 맛’ 인 일상을 보완하며 살아간다. 그러한 단단한 일상들 내에서 미술은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너머에 있는 것들을 드러내고(reveal), 기존의 고정된 관념들을 들어낸다(remove). 러시아의 비평가 빅토르 쉬클로프스키(V.Chklovski)는 이를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라 명명했다. 사물을 아는 대로 인식하는 ‘자동화된 지각’을 방해하여, 관람자가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게 함으로써 지각과 인식을 곤란하고 길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관에 간다면, ‘일상’의 너머에 있는 삶들을 기대하자. 거기에는 꼭 ‘모르는 것’ 들이 있다. 공부가 부족하거나 교양이 없어서 ‘모르는’ 것이 아닌, 예술가가 열심히 공부해서 계속 ‘낯선 것’ 들을 찾아내고 있다. 조금 주관적인 기준에서, 작가는 ‘자기 연구’ 등으로 표현되는, 고유한 ‘시각 언어’ 등으로 불리는 ‘시선’ 이 있다. 무엇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기준, 사회 보편과는 조금 빗겨져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정의하는 기준들이 있다. 그러한 기준들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견고히 뒤덮인 사회의 표면을 벗겨내는 작가도 있고, 자신의 욕망에서 비롯해, 논리적으로는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그렇게 살고 싶다는 개인적 태도를 관철하며 기존의 관습들을 덧씌우는 작가들도 있다. 작가들은 그렇게 변화하는 세계를 관찰하고, ‘어떠한’ 관점으로 ‘무엇’ 들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입장과 주장 사이에서, 연구하고 관찰한 기록들 사이에서 우리는 세계를 읽어낼 낯선 예시들을 받아볼 수 있다. 만약 모르는 것을 만난다면 전시장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갤러리에서 쭈뼛거리며 당신을 힐끔힐끔 쳐다본다면 그 사람은 대개 작가 본인이다. 그곳에 있는 ‘모르는’ ‘그것’을 가장 잘 아는! 그와 함께 시대를 쫓고 곤란한 시간을 들어-내 보기를 바란다. 어떤 쓸모가 될지는 모르는 낯설어야 하는 것 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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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3

[금요칼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보훈용어 이대로 괜찮을까?

이제 곧 삼일절이다. 이날이 되면 거리 곳곳에 태극기가 내걸리고, 아마도 어느 기념식장에선가는 추모(追慕)의 대상으로 순국선열(殉國先烈)과 함께 호국영령(護國英靈)이 불릴 것이다. 그런데 삼일절에 호국영령을 추모해도 되는 걸까?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알고 쓴 것은 맞을까? 사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익은 말이지만, 말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다. 참고로 서울지방보훈청이 2019년에 펴낸 ‘알기 쉬운 보훈행정용어집’을 보면 순국선열은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하기 위하여 항거하다가 순국한 사람”을 뜻하고, 호국영령은 “전쟁터에서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분들의 영혼”을 뜻하는 말이다. 즉, 순국선열은 삼일절의 추모 대상이고, 호국영령은 육이오기념일의 추모 대상인 셈이다. 이처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역사적 맥락에 따라 말뜻과 지시 대상이 다르다.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봐도 삼일절은 “국권 회복을 위해 민족자존의 기치를 드높였던 선열들의 위업을 기리고 1919년의 3·1 독립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민족의 단결과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제정한 국경일”로 되어 있다. 즉, 삼일절은 순국선열을 기리는 날인 것이다. 따라서 삼일절 기념식장에서 호국영령을 언급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말뜻을 몰라서 언급하게 된다면 부끄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인 ‘빅카인즈(BIGKinds)’에서 1990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삼일절’과 ‘육이오전쟁일’, ‘현충일’이 포함된 기사의 연관어를 검색하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의미에 맞지 않게 사용되는 사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일절 관련 기사에 호국영령이 등장하는가 하면, 육이오전쟁기념일 관련 기사에 순국선열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혼란의 원인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말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를 교양인의 언어로 착각하는 비정상적인 언어관에서 비롯된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고, 상대가 내 말의 뜻을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자기중심적인 언어습관에서 비롯된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말을 쓰면 품위 있어 보인다는 잘못된 생각이 오히려 소통을 가로막는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순국선열’을 ‘독립유공자’로, ‘호국영령’을 ‘전쟁유공자’로 바꾸어 부르는 것이 어떨까? 자신의 지식을 과시할 목적이 아니라면, 말뜻을 이해하기 쉬운 말을 놔두고 굳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독립유공자’라는 말은 누구나 그 뜻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고, ‘전쟁유공자’라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어려운 한자어에 기대지 않고도 충분히 깊은 추모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7년 국민의례 규정을 개정하여 행사 성격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외에 묵념의 대상을 임의로 추가할 수 없도록 했는데, 이 규정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희생된 민주화 유공자, 그리고 화재 현장이나 재난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소방관·경찰관 등 공무 중에 순직한 공무원도 공식적인 묵념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그들 모두 우리가 마땅히 기억하고 추모해야 할 국가유공자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위한 희생이 전쟁터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 추모의 언어도 특정한 방식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 추모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과거를 더 넓게 이해하는 일이자, 오늘을 사는 우리가 어떤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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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2

[금요수필] 쪽진머리

친구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고향에 갔다. 요즘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혼례를 치르려면 관광버스를 대여하고, 전날 음식을 마련해 하객들을 접대하는 것이 보통이다. 서울까지 가니 일찍 출발해야 한다. 시간 맞춰 차에 오르니 낯익은 시선들이 눈에 띈다. 머리 숙여 인사를 하고 중간 차창 쪽에 자리 잡았다. 차가 출발하자마자 아주머니 한 분이 떡과 닭튀김, 바나나, 귤, 땅콩 등이 들어 있는 비닐봉지를 하나씩 준다. 이것이 요즘 시골 결혼 풍속도다. 얼마나 달렸을까? 중간 중간 버스가 멈추고 몇 사람이 타는데 “이 사람, 누구야?”하며 깜짝 서로 반긴다. 모자를 쓰고 옅은 색 안경에 하얀 수염이 수북한 채 올라오니 처음에는 낯설다. 한 마을에 살다 객지로 나가 사는 사람들이다. 젊어서 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잘 불렀는데 어느새 백발이 무성한 친구도 만났다. 비록 모습은 달라졌지만 사람 변화시키는 데는 수염과 머리가 많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남자나 여자들의 머리 모습이 변하면 그 사람의 마음도 변화가 있는지 의심해 본다. 이유인즉 머리는 자꾸 빠지고, 수염은 잘 자라다 보니 귀찮아서 기르거나 모자로 가려보지만 세월을 이길 장사는 없다. 우리 어머니는 지금도 ‘쪽진 머리’다. 새마을운동을 하던 무렵 파마머리를 권유해도 시집올 때부터 했던 쪽진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마을 여자들이 뽀글머리로 볶아주려 애를 써보았지만 ‘쪽진 머리’를 끝까지 지켰다. ‘쪽진 머리’는 예로부터 깔끔하게 빗어 넘기고 한복을 입어야 격식을 제대로 갖춘 참모습을 드러낸다. 모임이나 파티 등에 어울리는 단아한 머리 모습이 ‘쪽진머리’다. 그 모습을 지키려면 공이 들고 어렵다. 이른 아침이나 머리를 감지 못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경우도 있다. 가운데로 가르마를 타면 깔끔하고 우아한 여성미를 느낄 수 있다. 동생들이 어머니께 파마 머리를 권해보지만 이제는 늦었다며 거절하셨다. 우리나라 미혼 여성 머리는 대개 묶은 머리나 땋은 머리다. 그러다 결혼하면 쪽진 머리나 얹은 머리를 주로 했다. 고려시대 여자는 얹은 머리, 쪽진 머리, 땋은 머리를, 남자는 중발머리, 상투를 했다. 조선시대 결혼한 여자는 얹은 머리나 쪽진 머리를 했고, 미혼녀는 땋은 머리를 했다. 쪽진 머리로 남과 다른 머리 모습을 하신 우리 어머니에겐 일화가 있다. 명절에 살구나무 밑 확독 옆에서 전을 부치고 있었단다. 그때 전형적 한국 여인 모습이라며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가면서 5천원 지폐 한 장을 주고 갔다. 그런데 그 사진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어머니는 새댁 때부터 새벽마다 정갈하게 빗은 쪽진 머리에 은비녀를 꽂고 물을 길어 정화수를 떠놓고 가족들과 군대 간 아들의 무병장수를 빌었다. 지금 내가 건강히 무사하게 지내는 것도 쪽진 머리 우리 어머니 덕이라 생각하니 무척이나 존경스럽다. 식구들의 건강과 성공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의 주름진 손을 가만히 잡아본다. Δ김종윤 수필가는 <대한문학> 등단했다. 전북수필문학회 이사, 행촌수필문학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영호남수필문학회, 대한문학작가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수필문학상과 행촌수필문학상을 받았으며 수필집 <시나브로 가는 길>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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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2

[병무 상담] ‘병역명문가’ 선정 기준과 신청 방법

병역명문가란 3대(代) 가족(조부와 백부·부·숙부 그리고 본인·형제·사촌형제 등 조부의 직계비속 남성 모두) 모두 현역복무 등을 성실히 마친 가문을 말합니다. 다만, 3대째에 남성이 없고 여성이 군 의무복무기간을 마친 경우도 해당합니다. 병역명문가 선정 기준 중 ‘현역복무 등을 성실히 마친 가문’이란 3대 남성 모두가 징집 또는 지원에 의하여 장교, 준사관, 부사관 또는 병으로 입영하여 현역(전투·의무·해양경찰, 경비교도대원, 의무소방원, 상근예비역 포함) 의무복무기간을 마쳤거나,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으로 임관하여 「병역명문가 선정‧취소 기준 및 절차」에 따른 복무기간을 마치고 계속 복무 중인 사람입니다. 또한 비군인 신분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사람, 한국광복군, 독립군 등 국가보훈부에서 인정한 독립유공자도 선정 대상에 포함됩니다. 단, 방위병, 사회복무요원 등 보충역 복무를 마친 사람이 있거나, 병역면제 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선정대상이 아닙니다. 병역명문가 신청은 병역명문가 신청서(병무청 누리집 → 민원서식 → 신청서/구비서류 → 병역명문가 신청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3대 가족을 확인할 수 있는 제적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상세) 등을 준비하여 병무청 누리집(병무민원포털 → 병역명문가 → 병역명문가 신청) 또는 주소지 관할 지방병무청 방문, 우편, FAX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연중 가능하며, 선정 결과는 신청한 다음 달 20일 이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에게는 병역명문가증, 증서 등을 교부하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병무청 누리집「병역명문가 명예의 전당」에 게시됩니다. 또한, 병무청과 예우 협약이 체결된 병역명문가 예우시설에서 이용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 병역명문가와 관련하여 궁금한 사항은 병무청 누리집 공지사항, 병무민원상담소(1588-9090), 관할 지방병무청 운영지원과를 통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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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2

[사설]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격차, 해법은 ‘광역화’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정책이 시행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은 생색내기용에 그치고 있다. 최근 3년간 전국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인원 2747명 중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의 채용은 108명으로, 전체의 약 3%에 그쳤다. 전북 인구가 비수도권의 6.9%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에 머무른 셈이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전북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12곳 가운데 실제 지역인재 채용이 이뤄진 기관이 3곳뿐이라는 사실이다.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일정 규모를 유지했지만, 연구·관리 중심 기관 비중이 높은 구조 속에서 채용 총량 자체가 작다. 법정 비율을 채웠다 하더라도 숫자가 적으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는 712명을 채용해 전국의 25.9%를 차지했다. 한국전력이 올해 약 1000명을 신규 채용하고 30%를 지역인재로 선발할 경우 300명 이상이 해당 권역에서 채용된다. 이는 전북 1년 전체 채용 규모를 훌쩍 넘는 수치다. 동일한 의무비율을 적용해도 기관의 기능과 채용 규모에 따라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한계를 돌파할 현실적 대안이 ‘채용 광역화’다. 전북은 전남·광주와의 권역 통합을 원하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진전이 안되는 상황이다. 충청권은 2020년부터 대전·세종·충남·충북을 하나로 묶어 51개 기관에 교차 지원을 허용했고, 대구·경북도 권역 통합을 통해 채용 접근성을 넓혔다. 광역화는 권역 단위로 인재 풀을 공유해 채용 변동성을 줄이고, 직무 미스매치를 완화하며, 형평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용 기관에게도 필요한 전략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국토교통부에 광역화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자체 간 이해관계의 장벽에 막혀 있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광역화를 강제하거나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행정 구역이라는 낡은 칸막이에 갇혀 인구 대비 절반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작금의 불합리한 구조를 혁파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균형 발전의 시작이다. 이제는 정치권과 정부가 응답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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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25 19:45

[사설] 전북 ‘금융중심지’, 이제 속도가 관건이다

전북이 대한민국 금융 지형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북 금융허브’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개발 사업이 아니다. 지역 균형발전, 산업 고도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함께 풀어갈 전략적 프로젝트다. 기반도 속속 확충되고 있다. 전북은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약 15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가 소재한 지역으로, 글로벌 금융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꾸준히 금융중심지 지정에 공들여 오면서 전북혁신도시 일대에 금융기관을 집중 유치했다. 지난해까지 글로벌 금융기관 16개사가 들어섰고, 국내 첫 핀테크 육성지구도 지정했다. 지난달 말에는 금융위원회에 ‘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올 들어서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전북혁신도시 금융허브 구축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추진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신한금융그룹은 24일 ‘신한금융그룹 전북 금융허브 출범식 및 개소식’을 열었다. 또 지난 23일에는 김관영 전북지사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자산운용 특화 금융생태계 조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을 향한 전북의 행보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방향은 정해졌고 명분도 충분하다. 이제는 속도로 말해야 할 때다. 정책의 진정성은 속도에서 드러난다. 금융은 신뢰와 타이밍의 산업이다. 계획이 반복되고 실행이 지연되면 기업과 인재는 다른 선택지를 찾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추가 논의가 아니라 실행의 가속화다.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금융생태계는 몇몇 기관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지원조직이 함께 모이는 집적화 전략이 필요하다. 금융사 및 관련 기관 이전과 안착을 뒷받침할 실질적 인센티브 마련, 규제 특례 정비, 전문인력 양성 체계 강화가 급하다. 또 금융인력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교육·의료·주거 등 정주 여건 개선에 과감한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신속한 결단이 요구된다. 연기금·자산운용 특화 모델의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을 서둘러 국가 금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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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25 19:44

[오목대] 새만금 웅비의 상징 ‘현대차그룹’

중국 로봇 선두주자인 유니트리(=위수커지)는 최근 고성능 네발 로봇을 공개하며 산업·재난 대응 분야 공략에 나섰다. 강아지처럼 민첩하게 뛰는 네발 로봇은 최대 15㎏ 짐을 싣고도 13㎞ 이상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재난 구조, 산악 수색 등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한발 앞선 우리나라는 소방관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대형 화재 현장에 먼저 진입하는 ‘무인 소방로봇’이 활동 중이다. 지난 24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소방로봇 4대를 소방청에 기증했는데 소방청과 현대자동차 그룹이 공동 개발했다고 한다. 새로 개발된 ‘무인소방로봇’은 현대로템의 무인 차량인 ‘HR-셰르파(Sherpa)’에 화재 진압 기능을 더한 형태다. 가장 큰 특징은 소방관이 접근하기 힘든 고열과 짙은 연기 속에서도 투입 가능하다는 점이다. 고온, 유독가스, 붕괴의 위험이 있는 지하 터널 화재나 대형 공장, 물류 창고에서 진가를 발휘할 전망이다. 기증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회사로서, 제조업 기계를 만드는 회사로서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전북 출신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일단 3년 동안 50여 대를 투입하되 최종 100대까지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봇 한 대당 가격은 약 20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무인로봇이 현장에 투입될 수 있었던 것은 정의선 회장의 뚝심과 재난에 대한 관심 덕분이라고 한다. 실제로 정의선 회장은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술을 집약한 장비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목표를 구현한 새로운 모빌리티”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때마침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10조원대 투자 방침을 밝혀 비상한 관심을 끈다. 대기업이 새만금에 투자하는 첫 케이스다. 현대차가 인공지능(AI), 수소, 로봇 사업 육성에 나서기로 하면서 벌써부터 도민들은 “현대차가 새만금 웅비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장밋빛 희망을 갖는다. 오는 27일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협약식에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경영진이 총출동하며, 정부측 주요 인사와 도내 자치단체장 등도 대거 참석한다. 현대차그룹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125조2,000억 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계획의 일환으로 새만금에 일단 10조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AI, 수소, 로봇 등이 새만금의 유력한 투자 분야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산업 등에 50조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새만금 투자도 이의 연장선에 있다는 거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이며 미래 핵심사업으로 로보틱스를 제시한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서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을 조성하는 것도 꿈만은 아닌듯하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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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6.02.25 19:43

[의정단상] 윤석열 내란 판결, 사법 단죄의 시작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이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계엄 선포 443일 만에 내려진 사법의 단죄이다. 아직 1심 선고이긴 하나, 계엄 선포와 국회 점거가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한 내란이고 그 주동자가 윤석열임을 못 박았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가 있다. 재판부 판단의 핵심 근거는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었다. 국회는 헌법이 정한 국가기관이며 형법 91조 제2호는 국헌문란에 대해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형법 제87조는 내란을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에 군 병력을 투입하고, 국회의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를 체포하여 “국회의원들이 토의하거나 의결하지 못하게 하고, 국회가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려 한 것은 분명한 국헌문란이자 내란인 것이다. 비상계엄 선포가 사법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는 영국 국왕인 찰스 1세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찰스 1세는 의회의 결의문에 분노해 의회를 무력으로 해산시켰고, 결국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받아 처형됐다. 설령 왕이라 할지라도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의회를 공격하는 행위는 반역죄에 해당하므로 대통령의 국헌문란 행위도 처벌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검과 윤석열 측 모두 항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확정된 판결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윤석열을 내란 우두머리로 유죄 판결한 자체는 큰 역사적 의미가 있다. 최고 권력자의 친위 쿠데타를 민주적 사법질서 내에서 즉각 판결한 첫 사례이자 그 어떤 권력도 민주주의를 훼손하거나 국민주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명확한 이정표를 남겼다. 다만, 재판부가 윤석열을 내란 우두머리로 인정했다고는 하나,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석연치 않은 몇 가지 의문이 남아있다. 기계적으로 덧붙이는 양형 사유인 ‘초범, 공직 경력, 고령’을 내란 우두머리에게도 그대로 적용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비상계엄 선포 준비 기간이 3일에 불과하다거나 물리력을 자제하려 했다는 점은 동의하기 어렵다. 특히나, 폭력이 더 크게 번지지 않은 것은 피고인 윤석열이 의도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직 파면을 결정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처럼 “군경의 소극적 임무”와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시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다. 지난 1월, 한덕수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판결에서도 서울중앙지법은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란 행위 자체는 몇 시간 만에 종료된 것은 무엇보다도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라며 물리적 피해가 최소화된 것을 양형 사유에 반영하지 않았다. 윤석열 내란 재판은 단순히 윤석열 개인의 범죄에 대한 판단을 넘어, 우리 민주주의가 어떠한 원칙과 질서 위에서 지켜지고 있는지를 재확인하는 역사적 과정이다. 최후의 보루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시민을 위해서라도 그 어느 때보다 정의로운 판결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으로 내란을 청산하는 역사적 마침표가 되길 바란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장수임실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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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5 19:43

[타향에서] 은행 이익의 관계경영학(關係經營學)

지난 2월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이 17조9588억원으로 전년의 16조4205억원보다 9.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기록으로 이자 이익이 뒷받침하고, 주식 투자 열풍 속 증권 거래 수수료 등 비이자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42조9340억원으로 2.5% 늘었다. 은행을 핵심 계열사를 두고 있는 4대 금융그룹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까지로 제한하는 지난해 6.27대책 이후 연이은 가계 대출 규제책에 ‘이자 장사’를 자제하는 분위기였는 데도 모두 이자 이익이 1~2%대 늘었다. 은행을 주축으로 한 금융그룹의 이익이 10%대로 성장했다는데 기쁘지 않다. 은행 이자 이익 증대가 썩 유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돈이 필요한 사람은 경제적 약자다. 약자를 상대로 거둔 이익이기에 정서상 유쾌하지 않다. 은행은 예금을 받거나 유가증권이나 채무증서를 발행하여 불특정다수인에게서 조달한 자금을 대출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한다고 은행법에 명시돼있다. 은행 주식은 1인이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 10(지방은행 100분의 15)을 초과하여 보유하지 못하도록 해서 은행의 사유화를 방지하고 있다. 경제에서의 돈은, 사람에게서의 피(血)와 같아 경제에 필수불가결한 재화다. 그러기에 은행이 특정인에게 좌우되지 않고 여러 사람이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은행 업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정부의 엄격한 감독을 받는다. 은행경영자에게 도덕적해이는 금물이다.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은 더 많이 받으려 한다.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은행은 여신수요자의 신용 상태를 완전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은행은 돈을 빌려 간 사람으로부터 만기일에 정해진 이자와 원금을 회수하여야 한다. 이를 받지 못하면 부실채권이 된다. 부실채권이 많아 부실률이 높아지면 은행의 신용도는 추락하고 결국은 망하게 된다. 은행이 망하면 예금을 돌려주지 못한다. 은행 도산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크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경영부실로 약 1300여개 금융회사가 구조조정 되면서 168조3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은행의 방만한 경영은 천문학적 사회비용을 치르게 한다. 은행 경영은 특정한 사람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는 조직이다. 오로지 시스템과 규정에 의해서만 운영되어야 할 조직이다. 그래서 엄격한 내부통제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 국민이나 국민 인기에 의존하는 정치인은 은행 이익에 대하여 달갑지 않게 여긴다. 경제가 좋지 않거나 특정 사안이 발생하면 은행은 돈장사만 한다고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은행은 태생적으로 돈장사를 해야만 하는 조직이다. 은행은 사회사업단체가 아니다. 돈장사에 부실을 발생시키면 안 되는 경영체이다. 철저한 경영으로 부실 비율을 낮추면 대출이율도 낮출 수 있다. 은행원들의 고액 연봉에 대하여 사회적 여론도 있다. 내부자들의 합리적 대우와 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저신용자의 신용회복 재원 출연이나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활동 등 찾으면 많이 있다. 이런 활동을 적극 전개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은행이라는 인식을 높여야 은행의 높은 이익에 대하여 국민이 동의할 것이다. 삼성전자 최대 이익에 대하여 국민은 박수를 친다. 왜일까? 은행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황의영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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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5 19:43

[기고] AI시대, 농업의 위상은 높아간다.

요즘 트렌드는 AI를 이용하여 업무도 효율적으로 하고, 심심할 때는 유희적으로 사용하는 인공지능 시대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피지컬AI 산업의 기반을 통하여 세계시장 진출까지 소망하고 있다. 인간을 대체하여 노동과 생각을 하여 물리적 세계에 풍족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지구 곳곳에서는 선두로 나서려는 뉴스가 종종 보도가 된다. 모든 산업에 인간보다 효율성이 높은 작업 능력과 시간의 제한이 없으며, 극한 자연환경에 영향을 적게 받기에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상위의 가치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을 대신하여 먹고, 놀고, 농촌체험도, 사랑도, 다음세대 유지 등을 하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보존하고, 존엄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사람은 생명체로 에너지의 공급과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 성욕, 수면욕 등을 충족해야 살아갈 수 있는 유기체이다. 이중에도 빈도가 높은 것은 먹는 것을 첫째로 꼽을 수 있다.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면 생존을 위한 음식 섭취보다 개인의 취향과 입맛과 고급 식재료로 만들어진 밥상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상기상으로 인하여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안정적으로 원하는 수확량을 확보하는 것이, 현재와 미래시대에 쉽지 않다는 것을 뉴스 보도를 통해서 느낀다. 특히, 집중호우, 태풍, 봄철 저온 등으로 인하여 사과 생산량이 감소하여 물가상승에도 영향을 끼치고, 시설하우스 단지에 하루밤 사이에 큰 물이 덮어서 수박 수확작업을 포기하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으며,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상으로 농산물을 안전하게 생산하기 어렵다.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서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과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을 위하여 영농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연구와 함께 신기술 보급 시범사업으로 생산비를 절감하고 경영안정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농업의 부가가치를 늘리고자 농업농촌에 있는 부존자원인 농촌경관, 농작물 생산과정, 힐링을 주는 농촌체험과 마음이 아픈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소규모 농산물 가공품 생산 등이 농업현장에 잘 정착하도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병오년 새해에도 56사업 235개소에 95억의 예산을 투입하여 스마트팜 농업기술 고도화, 시설하우스 외부환경 측정 정밀화, 농작업 안전재해예방 구축, 농식품 가공사업장 품질 향상, 농산물 소득조사 분석 및 컨설팅 등 시범사업도 진행한다. AI 시대에 고품질 농산물 안정생산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의사결정에 큰 도움과 시간을 단축시킬 것은 명확하다. 그러나 시의성 있는 농작업으로 고품질 먹거리 공급과 안정적으로 농산물 수확량 확보는 국가적으로 큰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한 제도와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나, 모든 농작물 생산과정에 투입되기에는 부족하여 자가 노동력을 집중 투입하니 근골격계 질환이 대다수 고령 농업인에게 나타난다. 인공지능 시대에 최적의 판단과 방향 및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은 가능하나 농산물을 생산에 순간순간 진행되는 농작업은 아직까지 사람의 손길에서 이루어지는 부분의 영향이 크기에 농업이 중요하다. 이상기상의 빈도가 많아지는 기상환경에도 먹거리 생산을 위하여 겨울철 저온, 여름철 폭염에도 묵묵히 영농현장을 지키시는 농업인을 응원합니다. /권택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자원경영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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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5 19:25

[사설] 현대차 새만금 10조 투자 기대크다

마침내 현대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10조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수소, 로봇산업 거점 확보를 추진한다. 가뭄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다. 현대차그룹이 인공지능(AI), 수소, 로보틱스 사업 육성을 위해 전북 새만금에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전북도민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수년에 걸쳐 올인해도 10조원이 될까말까한데 단 한번에 그것도 글로벌 기업 현대차가 직접 투자한다는 것에 크게 고무됐음은 물론이다. 오는 27일 새만금 현장에서 열리는 현대차 투자행사에는 기업 총수는 물론, 경영진이 총출동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정부에서도 최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며 전북도를 비롯한 지역사회에서도 비상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과거 삼성의 새만금 투자가 무산되기도 했던 쓰라린 기억을 안고있는 전북으로선 마침내 현대차가 나서면서 미래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우뚝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통산업 중심의 낮은 부가가치로 인해 낙후를 거듭하고 있는 전북으로선 이번 투자가 첨단산업 분야 육성을 통한 지역 산업 구조의 대전환을 이끄는 일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제조 중심에서 AI·에너지·로봇 중심으로 지역 산업구조가 재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것임에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현대차의 투자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과 세부적인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거다. 각종 인프라 확충은 말할것도 없고 전반적인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면서도 쉽게해야만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 MOU에서는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자금을 집행하고,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인허가·용지·재생에너지 인프라 등을 지원하는 것 등을 담을 방침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새만금에서 데이터와 수소, 로봇을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한국’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차는 물론, 로봇, 에너지 등으로 주력 산업을 확장할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새만금에 들어선다면 자율주행,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등 지능형 산업 전반에 걸쳐 탄력이 붙게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 핵심은 얼마나 빨리 성사되는가에 달려있다. 현대차가 새만금에서 다시한번 도약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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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4 19:04

[사설] 최경식 남원시장, 불출마로 끝낼 일 아니다

최경식 남원시장이 지난 23일,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북지역 현직 지자체장 중 처음이다. 최 시장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남원시 관내 23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2026 시민 공감 소통 한마당’ 을 진행하는 등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던 참이어서 의외라는 시각이 크다. 하지만 최 시장은 그동안 학력 논란에서부터 인사 비리 의혹, 시민단체 고발사건, 남원 테마파크사업 빚 폭탄 등 자치단체장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운 행태를 보여왔다. 이번 불출마 선언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최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거운 책임감과 남원을 향한 변함없는 진심을 담아, 다가오는 제9회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당헌·당규에서 규정한 어떠한 중대 범죄나 징계 이력 없이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됐다“면서 ”중앙당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기각이 결정됐다. 더 큰 남원을 위해 멈춰 서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의 불출마 선언은 남원 시정을 둘러싸고 일어난 각종 잡음과 사법 리스크에다 춘향테마파크사업 대규모 배상 판결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 시장의 행태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없지 않다. 특히 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사업의 경우 전임 이환주 시장과 공동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대법원의 지난달 29일 판결에 따르면 남원시는 대주단 배상금 405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포함해 500억 원이 넘는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는 남원시 재정에 엄청난 부담이다. 남원시는 2025년 예산이 1조가량으로 자체수입은 800억 원 남짓한 수준이다. 재정자립도는 8.98%로 전국 최하위다. 그런데 이 사업으로 한 달 4억 원이 넘는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남원시민들에게는 날벼락인 셈이다. 일부에서는 대법원이 지난해 판결한 470억 원대의 용인 경전철 사업을 들어, 구상권 행사를 거론한다. 최 시장의 경우는 30년이 넘는 지방자치의 역기능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지자체장이 조자룡 헌 칼 쓰듯 권력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비단 이는 남원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옷을 벗는다고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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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24 19:04

[오목대] 사법의 시간, 유권자의 시간

2014년 3월, 브라질에서 대규모 반부패 조사가 시작됐다. 주 대상은 브라질 연방 정부와 국영기업, 작전명은 ‘세차 작전(Operation Car Wash)’이었다. ‘부패척결’을 내세운 정당한 법적 조치였지만, 대대적으로 진행된 이 수사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유가 있었다. 부패척결 수사의 집중적인 타깃이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패 척결 수사의 표적이 된 사람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었다. 2002년부터 두 차례 연임으로 브라질을 이끌며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받았던 그는 대대적으로 펼쳐진 수사로 한순간에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추락했다. 뇌물수수 혐의였다. 실형을 선고받고 피선거권까지 박탈된 그의 정치생명은 끝난 듯 보였다. 그러나 2021년 3월, 브라질 대법원은 그의 모든 혐의를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2022년 말 치러진 39대 대통령 선거에서 브라질 국민은 그를 다시 선택했다. 위기에 처했던 브라질 민주주의의 시간을 기록한 영화가 있다. 2019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감독 페트라 코스타)다.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와 국민적 지도자 룰라가 어떤 정치적 메커니즘 속에서 탄핵되고 몰락하는가를 추적한 이 영화는, 부패 척결을 내세운 수사가 어떻게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오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준다. ‘세차작전’을 이끌었던 세르지우 모루 검사의 편향 논란, 이를 확대 재생산한 언론, 정치적 계산 속에서 증폭되는 갈등이 이어지는 장면들은 한 나라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법의 정치화라는 풍경은 우리에게도 낯익다. 오늘의 한국 정치 역시 사법과 정치의 경계가 어디까지인가를 묻는 시간 위에 서 있지 않은가. 한 정치인의 몰락과 복귀는 그 사회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완벽해서 유지되는 체제가 아니라 위기를 견디며 지켜지는 체제다. 그러니 결국 남는 질문은 민주주의의 회복력이다. 룰라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청와대에서 공식 환영식을 열었다. 청와대로 복귀한 이후 국빈으로 맞은 첫 해외 정상이다. 정치적 탄압을 겪고도 다시 대통령이 된 룰라와 이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웃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그 장면은 한 정치인의 복권을 넘어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한때 사법의 심판대에 올랐던 정치인이 다시 선택되는 과정은, 정치의 시간이 법정의 시간과 같지 않음을 말해준다. 판결은 중요하다. 그러나 판결이 정치의 끝은 아니다. 사법의 판단이 곧 정치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주주의에서 최종 판단은 언제나 유권자의 시간 속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시간을 건너고 있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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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4 19:03

[새벽메아리] 소설 리플리가 창조한 리플리 증후군

‘리플리’는 미국 여류작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에 발표한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의 주인공 이름이다. 선망하는 삶을 살기 위해 본받고자 하는 사람 행세를 하며 거짓말과 사기, 살인까지 저지르는 인물이다. 책은 자신이 만든 허구의 세계를 진실로 믿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리플리 증후군’을 창조하였다. 창조보다 발견이란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지만.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재능 있는 리플리』를 필두로 1970년 『지하의 리플리』, 1974년 『리플리 게임』, 1980년 『리플리를 따라온 소년』, 1991년 『심연의 리플리』까지 5부작으로 장장 36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20세기 후반을 관통하며 속칭 관종으로 기능한 이 캐릭터의 등장 배경은 무엇인가? 완간 이후 리플리라는 존재는 어떻게 되었는가? ……. 이는 추적 대상이라기보다 인간 욕망의 한 축임을 인정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두 편이다. ‘알랭들롱’의 출세작 <태양은 가득히. Purple Noon, 1960>와 ‘맷 데이먼’이 열연한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 1999>가 그것이다. 영화의 내러티브는 각각 원작과 거리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거부의 아들 ‘디키’는 이탈리아 나폴리 남쪽 ‘봉지벨로’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젊음을 소비하고 있다. 이 아들을 집에 데려오면 후사하겠다는 아버지, 심부름 가는 인물이 ‘리플리’다. ‘돈 벌 필요 없이 그저 쓰기만 하면 되는, 외양을 예술(디키는 그림, 여자친구 ‘마지’는 작가 지망생)로 포장하고 유난을 떠는 이들. 주눅 들고 지질한 삶을 살아온 리플리는 이들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지며 부러움과 환멸 사이에서 갈등한다. “디키를 복제해서 내가 가져야지.” 갖은 감언이설과 충성에 감복한 디키는 서서히 리플리에게 곁을 내준다. 백번을 따라 하면 복제가 된다고 했던가. 디키의 옷을 꺼내 차려입고 거울 앞에 서서 그를 흉내 내는 리플리. 일상의 말과 동작까지 연습한다. 이를 목격한 디키가 사정없이 나무란다. 겸연쩍어하는 리플리 뒤에서 검은 마수가 뻗치는데……. 급기야 디키를 죽이고 여권과 사인까지 위조한 후 그토록 원하던 디키로 둔갑한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는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만 존재할 때 제작했다. 사람을 둘이나 살해한 리플리를 단죄하는 구성에 반해, 이후에 나온 소설들과 1999년에 나온 영화 <리플리>는 살인자 리플리는 크게 괘념치 않는 눈치다. 그의 기행에 경도된 독자와 관객의 감정선을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할지도 모를 일. 여하튼 영화 리플리에서 경찰관과 탐정이 범인을 쫓을 때 대부분 관객은 잡히지 않기를 바라며 가슴 조인다. 리플리에 감정이입 되는 관객의 심리는 무엇일까? 세상의 모순에 대항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고통의 무게를 비교하면서 영화 <기생충>을 보았듯 말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레이디 두아>는 명품보다 더 화려한 삶을 사는 30대 여성을 그린다. “화려한 우울.”, “그 사람의 가치를 알려면 가진 것보다 없는 것을 봐야 한다.”라는 전제가 가열하다. 소설과 영화는 말했다. “초라한 현실보다 멋진 거짓이 낫다.”라고.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는 리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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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4 19:03

[위병기의 화룡점정] 전북지선 명-청 대결 대리전 펼쳐질까

복싱계에 유명한 F4가 있었다. Fabulous 4의 약자인데 슈거레이 레너드, 로베르토 듀란, 마빈 해글러, 토마스 헌즈를 지칭한다. 80년대 웰터급~미들급에서 활약한 이들 4인의 천재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전혀 다른 스타일의 복서였으나 결국 최후의 승자는 레너드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복서 F4들이 지금도 최고로 평가받는 이유는 화려한 기량 못지않게 세기의 라이벌을 피하지 않는 진정한 승부사로 살았다는 거다. 대한민국 현대정치사에서도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 소위 3김시대는 1970년 초부터 무려 30년 넘게 계속됐다. 3김이 정계의 주역으로 활동하던 시절,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가 최고 권좌에 있었으나 때론 투옥되고, 때로는 맞으면서도 끝내 살아남아 승자의 자리에 서게된다. 과연 누가 3김시대 최후의 승자인가 하는 것은 더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 6월 3일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마다 막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집권여당의 한복판에 있는 전북에서는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기에 후보들 간 영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 와중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 대리전 양상이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라는 말은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을뿐 현실 세계에서는 각 정파의 각축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편에선 야권이나 언론의 ‘이간책’ 이라며 대통령과 당 대표는 일심동체일뿐 대립이나 갈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황을 보면 이미 차기 전당대회와 차기 대권가도를 향한 F4들의 경쟁은 시작된 것 같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와 달리 전북도지사 선거전에서 이러한 정황이 확연하게 감지된다. 정청래 당 대표와 김민석 총리가 최근들어 자주 전북을 방문하는 것은 심심해서 그냥 하는게 아니다. 짧게는 오는 8월 전당대회, 길게는 차기 대권가도를 향한 행마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민석 총리는 김관영 지사와 자주 회동하고 있고, 정청래 대표는 이원택 의원과 동행하는 빈도가 늘고있다. 상대적으로 안호영 의원은 김 총리나 정 대표와 전북에서 동행하는 경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총리로서 국정을 챙기는 차원의 전북 방문이고, 당 대표로서 지역민심 청취와 당내 행사 참석 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역정가에서는 “명-청 대결이 본격화하는 느낌”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다소 김민석 총리에게 쏠리고, 정청래 대표와는 모종의 대립각이 세워지는게 아닌가 하는 세간의 관측이 좀 과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저간의 사정을 감안하면 전혀 허무맹랑한 추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실 지사뿐만 아니라 시장,군수도 같은 값이면 내사람으로 심는 것이 훗날을 위해 두터운 포석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기에 유력한 당권또는 대권 주자들이 음으로 양으로 공천 과정에 개입하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이게 지나쳐 지방선거가 자칫 중앙정계 실력자들의 각축장이 되고, 이들의 대리전 양상이 될까 심히 우려된다. 화룡점정=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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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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