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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통합의 틀을 바꿔야 한다

그동안 전주완주 통합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던 완주 지역구의 국회 안호영 의원이 두 지역의 통합에 적극 나서기로 해 전주완주 통합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0여년 전북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전주완주 통합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지역발전에 비관적인 견해를 보여온 많은 도민들도 이를 열렬히 환영하고 있고, 안호영 국회의원의 결단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사실 필자도 과거 여러 칼럼을 통해 중견 정치인인 안의원에게 전북 발전을 위한 대승적 차원의 비젼 제시를 강력히 요구하고 비판해 왔었다. 하지만 정치는 홀로 하는게 아니라서 자신을 지지해 온 완주 주민들의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통합을 하겠다고 나서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러기에 전북 발전을 위한 대통합의 결단을 내려준 안의원의 용기는 새롭게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행정구역의 통합은 수십년 인고와 타협의 세월이 필요한 만큼 대단히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이다. 특히 통합으로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지역내 기득권 세력들의 정치적 상실감은 그동안 통합을 가로막아온 가장 주된 이유이다. 아무리 통합을 추진할 여력이나 의지가 있다 해도 군수직이나 지방의원과 같은 정치 수요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한데 현실적으로는 이걸 보장하지 못하니 진전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쪽은 무작정 통합을 애걸하고 한쪽은 무조건 거부하는 상태에서 접점을 찾으려 하다보니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지역 통합과 관련된 기존 제도와 법규를 새로이 개정해서 더 많은 자치단체간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통합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행 지방자치법에는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해 광역시 수준의 자치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시와 광역 시도의 시,군,구만 기초단체로 정하고 있어 현재는 특례시조차도 기초단체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지방 인구가 날로 감소하는 만큼 이제는 인구 70-80만 이상의 지방 도시 특히 도청 소재지 정도는 특례시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특례시의 구 역시 기초단체로 하는 법 개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특례시인 고양시의 덕양구는 인구가 57만명, 용인시 기흥구는 50만명을 넘고 30만이 넘는 특례시의 구도 수두룩 하지만 이곳들은 지방자치법 규정에 막혀 구청장 선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반면 광역시 이상의 구인 서울 종로구는 8만, 부산 중구는 4만, 인천 동구는 7만명인데도 구청장을 선출하고 구의회를 두는 등 참정권 행사에 불균형이 심한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특례시인 수원과 창원, 고양, 용인, 아직 특례시는 아니지만 도청 소재지인 청주와 전주의 국회의원들이 똘똘 뭉쳐 시급히 법안 개정을 추진한다면 완주처럼 정치적 위상 저하를 우려해 통합을 반대해 왔던 지역의 반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전주와 완주가 통합을 본격화하게 되면 도내 익산과 군산,김제,부안 등 새만금 통합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많은 기초단체간 통합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해간다는 지역이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통합의 프레임을 조속히 바꿔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 지역에는 광역 시도급의 지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통합에 걸맞는 정부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이 똘똘 뭉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이제 우리 전북도 삼중소외의 아픔에서 벗어나 새롭게 발전의 기지개를 켜봐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 오피니언
  • 기고
  • 2026.02.08 18:57

[오목대] 전북사람들이 핫바지냐

최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간 합당 논의 과정에서 전북도지사 공천권이 협상카드로 거론되었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합당과 관련 민주당내에서 정청래대표를 향해 연일 친명계 최고위원인 강득구의원이 중심, 비판이 가해지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었다. 정 대표도 언론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았다면서 조승래 사무총장 한테 진상파악을 지시했다. 이언주 황명선 강득구 최고위원은 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문건을 공개하고 사전 논의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혀 가고 있다. 이들은 언제 작성했으며 조국 혁신당 대표와 어디까지 논의했는지 지분 배분 조건은 무엇인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역단체장 공천 안배 얘기도 들린다며 최고위원자리는 흥정의 카드가 아니고 공천은 협상의 전리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 최고위원은 사무총장이 일반적인 프로세스를 정리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지명직 최고위원을 주는 것은 일반적 프로세스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 일간지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일정등을 정리한 민주당 내 문서인 합당 절차 및 추진 일정안을 공개한 것을 놓고 이 것이 밀약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간 당원주권시대를 강조한 정 대표는 사태수습을 위해 3선 중진의원들을 만나 비공개로 대책을 논의하지만 수그러들 기미가 안보인다. 그간 양측의 합당문제는 꾸준하게 제기돼 와 그 시기가 선거전이냐 아니면 선거 후에 할 것인가로 의견이 양분돼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전북도지사 공천권이 협상카드로 거론되었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전북 도민들을 우습게 봤으면 쉽게 생각하고 이 같이 정리했겠느냐는 것이다. 전북은 그간 선거 때마다 민주당이 공천을 줘서 막대기만 꽂아도 찍어줘 도민들이 이번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없지 않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말처럼 왜 하필 전북도지사 공천권이었냐는 것. 민주당 출신이 광역단체장을 맡은 광주 전남 제주 경기등은 아예 거론조차 않했다. 이 것을 놓고 볼 때도 민주당 지도부가 전북 도민들을 핫바지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얼마나 같잖게 봤으면 이 같은 카드를 내 놓았을까. 분노에 앞서서 그간 민주당을 지지해준 결과가 이 것 밖에 안된 것에 몹시 자존심 상할 노릇이다. 7일 이원택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정 대표는 한 기자가 전북도지사 공천권을 협상카드로 거론했느냐는 질문에 묵묵부답했다. 도민들은 이 의원이 지지율을 높히려고 정 대표를 초청한 것도 모순된 행동이라면서 전북 정치권이 이번 문제를 결코 좌시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라면서 도민 자존심 회복을 위해 재발방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이 얻은 82.65% 지지가 계속 이어지지만 정 대표의 지지도는 낮아 엇갈려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 때 당원과 도민들이 도지사후보를 뽑는다는 원칙을 재천명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6.02.08 18:56

[사설]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우리가 익숙한 전북도나 임실군 등은 보통지방자치단체다. 반면, 2개 이상의 자치단체가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광역적으로 사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는 경우 공동으로 설치한 것을 특별지방자치단체라고 한다. 전주완주 통합이 가속화하고 있는 요즘 또 다른 관심사로 등장한 것이 바로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다.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등 기존 지자체의 근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각 사안에 따라 연합하는 형태의 자치단체라고 할 수 있다. 전주완주 통합처럼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을 하나의 자치단체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새만금 발전이라고 하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특별자치단체 설립이 더 현실적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새만금 신항이나 동서도로 등 새만금관할권 분쟁이 커지면서 각 자치단체간 갈등은 꼴불견, 그 자체다. 해법은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의 설립이다. 통합시나 메가시티 같은 행정통합은 나중의 문제이고, 일단 지자체 간의 연합체계부터 구축하자는 거다. 예를들면 단체장과 의장은 지자체들이 돌아가면서 맡고 동반성장과 미래도시산업, 친환경생명관광과 등의 행정기구를 연합으로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특별지자체를 통해 새만금 사업에 탄력을 붙일 수 있음은 물론이다. 관할권 분쟁은 일단 접어두고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지역 발전을 위해 협업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사실 새만금에 대한 해법은 특별지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 지난해 3월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김제시의 불참으로 특별지자체 출범이 중단된 바 있다. 3개 시군이 공동사업으로 발굴한 것만해도 47건이나 된다. 기존 행정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별도의 특별자치단체 의회와 행정체계를 갖춘다면 새만금 권역의 국가예산 확보, 인프라 확충, 체계적인 행정관리 등 새만금 개발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지루한 논쟁끝에 전주시와 완주군 통합은 이제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결국 전북의 미래를 위한 핵심 과제는 이제 새만금 특별자치단체 설립 여부에 달렸다. 세상은 무섭게 변하고 있는데 전북만 변화의 큰 흐름을 외면한채 내부갈등을 지속한다면 다른 지역보다 뒤쳐질 수밖에 없다. 차제에 새만금 특별자치단체 설립도 확실히 매듭짓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05 18:16

[사설]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전북혁신도시에 금융거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북의 숙원인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탄력이 붙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연금공단 지역 운용사 특전 부여’ 언급 이후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지역사회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감사의 뜻을 표했고, 지역 정치권도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가 10년간 공을 들였지만 꿈쩍도 하지 않던 거대 금융그룹들이 ‘지역 이전 자산운용사 인센티브’를 언급한 대통령의 한마디에 즉각 움직인 것이다. 그런데 잇따른 발표와 달리 구체적인 이전 규모와 지역 기여방안 등은 여전히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 금융사 전북 이전 계획의 ‘실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해당 금융사들이 어느 정도의 인력과 규모로 이전할지, 지역경제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고, ‘이전 발표’ 자체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같은 이유로 대통령이 언급한 인센티브가 확정되기 전까지 금융사들이 이전을 유보한 채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역 이전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자산 위탁, 투자 협력 등의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법률 개정 등 선행 절차가 필요한 상황으로 구체적인 기준과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금융사들의 전북 이전 역시 ‘줄다리기 국면’ 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거대 금융사들이 전북 이전 계획을 발표했지만 언제·어디에·어떤 규모로 이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금융사는 민간기업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자산을 운용하고 금융질서를 책임지는 주체인 만큼, 강한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는다.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대의 아래 추진되는 금융사 지방 이전은 선언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명확한 실행계획이다. 이전 대상 조직과 시기, 이전 인력 규모, 전북 이전 조직의 핵심 기능 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인재 채용 목표, 전북 전략산업에 대한 금융·투자 지원 방안, 지역사회 공헌 계획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 이행 과정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05 18:16

[오목대]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역시 정동영 이었다. 5선 국회의원과 두 번의 장관, 두 번의 정당 대표, 그리고 대통령 후보까지. 화려한 경력과 다양한 경험 만큼 현안을 꿰뚫어 보는 안목도 달랐다. 지난달 5일 열린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 신년인사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표정은 진지했다. 부드러웠지만 단호한 어조로 안호영 국회의원의 완주·전주 통합 결단을 촉구했다. "난중일기를 읽고 충무공의 정신으로 완주·전주 통합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북의 미래를 걱정하는 ‘정동영의 진심’이 느껴지는 신년 인사였다. 한 달 뒤 정 장관과 안 의원이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장에 나란히 섰다. 충무공의 난중일기를 다시 읽어보았을까. 안 의원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부의 정책이 통합 광역권인 ‘5극’에 집중되는 반면, ‘3특’의 특별자치도는 국가 지원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구조를 돌파하기 위해 완주·전주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깜짝 선언을 했다. 그간의 통합 반대 입장에서 선회해 전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윤덕·이성윤·정동영 의원과 힘을 합쳐 완주·전주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다음날 국무회의에서 “30년 숙원이지만 세 번이나 실패한 전주·완주 통합이 ‘5극 3특’의 지역 균형발전을 국가 목표로 제시한 대통령 덕분에 완주 지역구 안호영 의원의 결단으로 전주 국회의원들과 함께 통합을 선언했다”고 보고했다. “광주·전남 통합을 격려 응원하기 위해 청와대 초청 오찬을 가졌던 것처럼 전북특별자치도에도 기회를 주시라”고 건의했고, 이 대통령은 환한 웃음과 함께 “나중에 판단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지난 4일 청와대에서 10대 그룹 총수들과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를 가진 이 대통령은 “지방에 기회를 주는 것이 정부의 필수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특별법이나 서울에서 거리가 먼 지역을 가중해서 지원하는 제도 등을 법제화하고, 지방에 부족한 교육·문화시설 등의 인프라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지방에 새로운 발전의 중심축을 만들기로 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할 텐데 기업도 보조를 맞춰달라"며 10대 그룹의 지역 우선 배려를 거듭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이후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도를 순회하며 타운홀 미팅을 가져왔다. 올해들어서도 지난달 울산에 이어 6일 경남에서 타운홀 미팅을 갖는다. 전북에서는 “도대체 대통령은 전북에 언제 오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다행히 조만간 전북에서도 타운홀 미팅이 개최될 것이란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과 취임 후 여러 차례 전북지역 현안을 언급하며 해결을 약속했다. 전북은 전주·완주 통합은 물론 새만금 내부개발과 국제공항, 새만금 RE100 국가산단 조성, 2036 전주 올림픽 유치 등 여러 현안과 마주 서 있다. 현안 해결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으면 ‘3특 전북’의 미래도 밝지 않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국회의원, 정당의 대표를 거치면서 누구보다 지방의 현실을 잘 아는 대통령. “지방을 배려하고 지방에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진심’을 전북 타운홀 미팅에서 보고 싶다.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2.05 18:15

[청춘예찬]“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스무 살 무렵, 사람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전북에서 나고 자랐다고 말하면 꼭 따라오는 질문이 있었다. 전라도인데 왜 사투리를 많이 안 쓰냐는 물음이었다. 특히 서울에서 온 친구들일수록 더 신기해했다. 꽤 많은 사람이 미디어 속의 강렬한 억양을 가진 전남 사투리를 호남 전체의 공통분모인 양 인식하곤 했다. 전북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정치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을 것이라 지레짐작하는 시선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럴 때마다 전북은 광주와 전남과는 많이 다르다고,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을 하곤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호남이라는 이름표는 전북을 설명하기보다 오히려 지워버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평범한 일상부터가 그렇다. 공연을 보러 가고, 전시를 찾고, 취향이 맞는 모임에 나가는 활동조차 정보의 흐름은 자연스레 광주와 전남 쪽으로 기운다. 호남권이라는 이름으로 기획된 대규모 문화 행사나 정부 지원 사업의 중심추도 광주와 전남에 쏠린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전북의 청년들은 자신이 주변부에서 삶을 설계하고 있다는 무력감을 체감한다. 호남 속 전북 소외는 국가 정책에서도 그대로 투영된다. 호남권역을 관할하는 행정청이나 공공기관 본부가 광주와 전남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은 이제 낯설지조차 않다. 최근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논의에서도 전북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검찰개혁추진단에 따르면 전국 6개소에 지방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라는데, 호남권은 광주고등검찰청 소재지인 광주에 설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이대로 확정된다면 전북 사람들은 권리를 행사하거나 수사받기 위해 광주까지 원정을 떠나야 할 우려가 있다. 전북이 호남이라는 큰 보따리에 묶여 있다는 관성이, 사법 및 행정 서비스에서도 불편과 격차로 되돌아오는 셈이다. 어디에 살고 어떤 관계망 안에서 성장할지는 지역에 박힌 막연한 이미지에 의해 먼저 결정되기 쉽다. 그런데 전북에 남아있으면 밖에서는 호남으로 묶여 선입견을 마주하고, 안에서는 기회의 중심과 주요 인프라에서 한 번 더 밀려나는 이중의 소외를 겪는다. 그러한 경험이 쌓이면 전북에서 삶을 꾸리는 데 회의감이 들게 된다. 전북을 떠나는 청년들의 등 뒤에는 차곡차곡 쌓인 박탈감이 존재한다. 요즘 곳곳에서 지역 통합과 메가시티 같은 큰 판이 다시 짜이고 있고, 광주·전남 통합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럴수록 전북이 가진 결을 정체성으로 적극 내세워야 한다. 농생명 기반, 새만금이라는 국가사업, 제조업과 생활문화가 만나는 구조는 전북만의 강점이다. 이를 이용해 과감한 정책 의제를 만들고, 그에 필요한 재원과 기관을 요구하면서 전북의 몫을 찾아야 한다. 정체성이 분명해야 전북에 청년이 남을 이유도 생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호남(湖南)은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의 호남은 종종 광주와 전남을 먼저 가리키고, 전북은 뒤에 따라온다. 이제는 같은 권역이라는 이유로 전북이 지워지지 않아야 한다. 전북의 몫과 전북의 정체성을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이 갖춰질 때 전북은 청년들이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온전한 터전이 된다.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말이 항변이 아니라 나를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자기소개가 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2.05 18:15

[금요칼럼]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진보 대통령이 뜻밖에도 보수 정당의 인사를 장관 후보자를 내세우며 그 청문회가 큰 주목을 받았다. 최고 학벌과 화려한 인맥을 뒷배 삼아 국회의원직에 올랐던 그이는 국회 청문회에서 제 흠결을 뾰족하게 따져 묻는 의원에게 항변을 했다. “의원님, 인생이 그렇게 계획대로 안 되지 않습니까?” 그이의 드러난 처신들은 고개를 내저을 만큼 삿되고 지저분했다. 편법과 반칙을 일삼으며 개인 영달을 꾀하며 부를 쌓은 그이의 누추한 인생 역정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결국 낙마했다. 아무 흠결을 남기지 않고 대쪽같이 바르게 한 생애를 사는 건 어려운 일이다. 살다보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나쁜 일에 연루되기도 하고 오점이나 얼룩이 생긴다. 내 주변에서도 제 안의 세속적 욕망과 미성숙한 처신으로 낭패를 당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나 역시 마흔 중반에 큰 위기를 맞았다. 빗나간 선택과 탐욕으로 생활이 피폐하고 문란해졌을 때가 있었다. 나는 시골로 낙향해서 그 시절을 묵묵히 견뎌냈다. 시골집 아래에는 너른 저수지가 있었다. 겨울철이 지나면 저수지 주변에 군락을 이룬 버드나무 가지에 연초록 물이 올라와 볼만 했건만 나는 잘 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의 굴레에서 의기소침한 채 웅크렸다. 삶의 원칙이 무너지면서 방향을 잃고 헤매던 그때 삶의 지침서로 삼은 책이 노자의 ‘도덕경’이다. 그걸 옆에 끼고 읽을 때 ‘상선약수’(上善若水)나 ‘대직약굴’(大直若屈), ‘광이불요’(光而不耀) 등등 주옥 같은 구절에서 내 마음의 금(琴)이 맑은 소리를 냈다. 물처럼 자연의 순리에 맞춰 살고, 곧음을 뽐내지 않고 구부러진 듯 처세를 하며, 빛나되 번쩍거리지 않으려고 마음 속 결의를 다지곤 했다. 젊었을 땐 젊음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착각했다. 지각이 모자랐던 탓에 빚어진 일이었다. 젊음이 사라진 뒤 천금 같은 젊음을 낭비한 걸 깊이 자책했다. 무른 것은 부서지기 쉽고, 미약한 것은 흩어진다는 것도 미처 알지 못했다. 늙은 뒤에야 근력이 약해지고 뼈의 밀도는 떨어지며, 기억력도 나빠지고, 인생의 가능성도 사라진다는 실감을 했다. 노년기란 불가피하게 혹한 속 겨울나무의 처지와 같다는 걸 깨닫는다. 젊었을 때 겨울나무를 보며 이런 시를 끼적였다. ‘잠시 들렀다 가는 길입니다/외롭고 지친 발길을 멈추고 바라보는/빈 벌판//빨리 지는 겨울 저녁 해거름/속에/말없이 서 있는/흠 없는/혼 하나//당분간 폐업합니다 이 들끓는 영혼을/잎사귀를 떼어 버릴 때/마음도 떼어 버리고/문패도 내렸습니다//그림자/하나/길게 끄을고/깡마른 체구로 서 있습니다’.(졸시, ‘겨울나무’ 전문) 겨울나무는 제 잎을 다 떨군 채 해거름 속에 말없이 서 있다. 잎을 다 떨구고 겨울을 나는 나무는 무욕한 존재의 표상으로 삼을 만하다. 나이 들어서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제 안의 욕심을 비우는 일이다. 청춘의 시기는 인격이 무른 탓에 치기에 빠져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그런 탓에 인생에 후회와 번민이 많아진다. 나는 봄여름의 청년기와 장년기의 가을을 지나 어느덧 겨울로 성큼 들어섰다. 젊었을 땐 과오와 실패도 너그럽게 용서받았다. 하지만 장년기에는 그 결과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면제받기 힘들다. 어른이란 제 선택과 행위들에 책임을 질 만큼 충분히 사리분별이 있는 존재라고 여겨지는 까닭이다. 헐벗은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라고 자문한다. 그 물음은 한번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거듭해서 제 내면의 청문회에 스스로를 세우고 따져 물어야 한다. 지저분한 행적의 세목들이 드러나 망신을 당하고 낙마한 장관 지명자는 그런 물음을 통한 자기 검증에 소홀했던 게 아니었을까? 그이의 인생은 탐욕이 자기 삶을 존중하는 태도를 삼켜버린 사례일 테다. 그이가 변명 삼아 내놓은 말 중, 인생이 늘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말에 한 점의 진실이 없지 않지만 그게 누추한 제 과거에 대한 면죄부일 수는 없다. 누구도 제가 과거에 저지른 과오, 실책, 탐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는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2.05 18:14

[기고]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전주와 전북 지역의 오랜 염원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전주가정법원 설치를 위한 법률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하며, 전주가정법원 설치는 이제 법제화의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는 단순한 절차상의 진전이 아니라, 전북 지역 사법환경의 구조적 한계를 바로잡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동안 전북에는 단 하나의 가정법원도 없었다. 가사사건, 소년보호사건, 가정보호사건 등 전문성을 요하는 사건들이 모두 전주지방법원에서 일반 사건과 함께 처리돼 왔다. 이로 인해 사건 부담은 가중됐고, 전문적·체계적인 사법 서비스 제공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했다. 가정법원 설치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가족 해체, 청소년 문제, 아동 보호 등 사회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법 인프라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였다. 전주가정법원 설치는 지역의 현실과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전주가정법원 유치를 위한 노력은 수년간 이어져 왔다. 지역 법조계와 정치권, 시민사회의 연대 속에서 법안 발의가 이뤄졌고, 이후 약 20개월 동안 국회 내에서 법적·정책적 검토와 조율이 계속됐다. 특히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는 전북 지역의 사법 수요와 불균형 문제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전주가정법원 설치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이성윤 국회의원과 안호영 국회의원의 역할은 매우 컸다. 이의원과 안 의원은 전주가정법원 설치의 필요성을 국회 내에서 일관되게 제기하며, 법안이 실질적인 논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법사위 소위 심사 과정에서도 지역의 현실과 도민의 요구를 분명하게 전달하며, 법안 통과를 위해 책임 있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소위 통과는 이러한 꾸준한 문제 제기와 헌신적인 입법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결과 이번 법사위 소위 통과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는 전북 지역이 오랜 시간 감내해 온 사법 인프라의 공백을 제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전주가정법원이 설치되면 가사·소년·가정사건의 전문적 처리 체계가 구축되고, 사건 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도민들이 보다 가까운 곳에서, 보다 전문적인 사법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법원 하나가 늘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사법 접근권과 제도적 균형을 회복하는 문제다. 물론 아직 남은 절차가 있다.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의결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소위 통과는 가장 큰 산을 넘었다는 점에서, 전주가정법원 설치는 이제 현실적인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지역의 뜻이 최종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동안 이 길에 함께해 준 전북 도민들과 법조계,정치권과 김학수 전북변협회장, 이덕춘 변호사, 이삼일 부회장의 헌신과 연대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특히 전주가정법원 설치를 위해 국회 안팎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 온 이성윤 국회의원과 안호영국회의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전주가정법원 설치는 전북 지역 발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제 그 결실을 반드시 완성해야 할 때다. /김정호 전주가정법원 유치 특별위원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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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5 18:14

[세무 상담]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매년 2월,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정산입니다.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덕분에 과거처럼 영수증을 일일이 풀칠해 붙이는 풍경은 사라졌지만, 역설적으로 ‘시스템이 다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안일함이 세금 환급의 기회를 앗아가기도 합니다. 국세청 자료는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제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성됩니다. 즉, 시스템에 자동으로 전송되지 않는 영수증은 근로자가 직접 챙기지 않으면 영원히 누락된다는 뜻입니다. 남들보다 더 꼼꼼하게 환급금을 챙기기 위해, 홈택스가 놓치기 쉬운 대표 항목들을 정리했습니다. 가장 빈번하게 누락되는 것이 의료비입니다. 특히 시력 교정용 안경 및 콘택트렌즈 구입비는 1인당 연 50만 원까지 의료비 세액공제가 가능하지만, 안경점이 국세청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보청기나 휠체어 등 장애인 보조기구 구입비 역시 직접 영수증을 발급받아 제출해야 하는 대표적인 항목입니다. 자녀가 있는 근로자라면 교육비 누락에 주의해야 합니다. 초·중·고교의 정규 수업료는 자동 조회되지만, 중·고생 교복 구입비(1인당 50만 원)나 취학 전 아동의 학원비는 누락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학습지나 체육시설 이용료 등은 직접 영수증을 챙겨야 합니다. 최근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비중이 커진 월세 세액공제는 간소화 서비스에서 거의 조회되지 않습니다. 임대차계약서 사본, 무통장 입금증(또는 이체 확인서), 주민등록등본을 준비해 회사에 제출해야 합니다. 집주인의 동의 없이도 가능하며, 연봉 8천만 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라면 반드시 챙겨야 할 ‘알짜’ 항목입니다. 정기적인 후원금은 대개 자동 반영되지만, 종교단체 기부금이나 특정 사회복지단체에 일시적으로 기부한 내역은 누락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해당 단체에 연락하여 기부금 영수증과 단체 설립 허가증 사본을 요청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연말정산은 ‘확인하는 만큼’ 돌려받는 게임입니다. 지금 바로 홈택스에 접속해 내가 쓴 돈이 모두 반영되었는지 대조해 보십시오. 작은 영수증 한 장이 당신의 2월 급여 명세서를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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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5 18:13

[사설] 완주‧전주 통합, 특례시 지정으로 완성해야

완주·전주 통합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행정통합을 통한 지방도시 경쟁력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다. 완주·전주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결합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그 완성은 반드시 특례시 지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군 행정통합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권한과 재정이 그대로라면, 시‧군 통합은 ‘몸집만 커진 기초자치단체’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완주·전주 통합이 이뤄질 경우 인구 약 73만 명, 면적 1027㎢ 규모의 대도시로 탈바꿈한다. 이는 서울의 약 1.7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국제행사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치르기에 충분한 도시 여건을 갖추게 된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도시계획·건축·환경 등에서 광역시 수준의 행정권한을 확보하고 복지급여 결정권과 국고보조금 차등 편성권, 국책사업 직접 제안 및 시행 권한 등이 부여된다. 특례시는 지난 2022년 1월, 지정 기준이 담긴 지방자치법 시행 후 수원·용인·고양·창원 등 4곳이 지정됐고, 지난해 화성시가 추가됐다. 창원을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이다. 특례시 지정을 위해서는 우선 현행 인구기준에 대한 현실적 조정이 필요하다. 비수도권 도시까지 획일적으로 100만 명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지방 여건과 맞지 않다. 이대로라면 특례시는 수도권 도시만을 위한 제도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역행하게 된다. 당연히 비수도권에서 인구기준 완화를 요구하고 있고,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특례시 지정 인구기준 완화를 제도개선 과제로 논의·검토하고 있다. 먼저 정부와 정치권에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가 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 지방 대도시에 필요한 권한 이양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 완주·전주 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오른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특례시 지정과 인구기준 완화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때다. 완주·전주 통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시‧군 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전북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청사진이 분명해야 한다. 완주·전주 통합은 특례시 지정으로 완성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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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04 18:48

[사설] 지방선거 앞 공무원 정치적 중립 원칙 지켜야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공직사회의 정치적 중립 문제가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엊그제 노홍석 행정부지사 주재로 올해 첫 ‘도-시군 부단체장 회의’를 열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따른 행정 공백 방지와 공무원 정치적 중립 준수 등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도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 사퇴 등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부단체장 중심의 안정적인 행정 운영을 당부했다. 선거가 행정의 흔들림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최소한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행정 행사나 정책 홍보 과정이 특정 인물이나 정치세력의 이해와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행정은 정책 성과를 알리고 군민과 소통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선거 국면에서는 작은 오해도 불필요한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직자의 말 한마디가 정치적 해석의 대상이 되는 시기인 만큼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인구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일수록 행정 내부의 움직임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매 선거때마다 특정 후보와의 관계를 통해 승진이나 요직을 맡았다는 뒷말이 나오곤 한다. 이런 형태의 논란이 나오는 것은 건강한 지방자치를 훼손하고 공직사회 전반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독이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줄서기나 눈치 보기 문화가 생긴다면 조직은 쉽게 위축되고 행정의 연속성도 약화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이 요구하는 기본 원칙이며, 지방자치의 신뢰를 떠받치는 핵심 가치다. 공무원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지역을 지탱해야 하는 존재다. 특정 정치인과의 친소관계나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가 전문 행정가로서의 책임이다. 정치권 역시 공직사회를 선거 전략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행정은 정치의 하부기관이 아니라 주민을 위한 공공 시스템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공직사회는 법과 원칙을 기준으로 흔들림 없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민주주의의 최소한이자 지역 공동체의 신뢰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04 18:47

[오목대] 태풍의 눈 ‘통합 전주시장’

선거를 목전에 둔 한두 달은 평소 일년보다 더 긴 시간이다. 아닌게 아니라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대두된 이슈는 일거에 분위기를 바꿔버리고 전혀 예측불허의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요즘 지역의 핫이슈인 전주완주 통합 문제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휘발성이 있는 이슈다. 향후 통합 진행 추이나 민심 흐름 등에 따라 도지사, 전주시장, 완주군수 판도를 좌우할 핵변수가 될 것이다. 전남광주,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은 마치 거대한 범고래들이 협공을 통해 사냥에 나선 듯한 상황에서, 기초단체인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은 비록 범고래들의 행진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지역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것만큼은 분명하다. 1997년, 2009년, 2013년 3차례에 걸쳐 통합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던 것이 바야흐로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 만일 통합된다면 인구는 대략 72만여명, 면적은 1,027㎢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 행정구는 기존 완산구, 덕진구에 이어 2개의 구가 추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시 명칭이나 청사 위치, 행재정적 지원 등 향후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이 산적해있는데 결국 특별법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달려있다. 전주라는 지명의 역사는 1200년이나 되고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아 올림픽 유치 등을 감안하면 통합시 명칭은 전주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합이 되더라도 사실 완주지역 도의원이나 군의원 지역구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나 단체장은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한때 통합시의회 의장을 완주 출신이 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는데 핵심은 통합시장이다. 이론적으로만 보자면 가급적 완주 출신 인사가 첫 통합시장을 맡는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실정치는 전혀 다르다. 완주군수에 도전장을 낸 유희태, 이돈승, 국영석, 임상규씨 등은 완주 출신이 첫 통합시장을 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겠지만, 전주시장을 노리고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던 우범기, 조지훈, 국주영은씨 등은 지지도나 민심에 따르면 되지 인위적으로 특정 지역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에 동의하기 어려울 거다. 이때문에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정치사회적으로 중량감있는 제3의 인물이 통합시장 후보로 급부상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도지사 선거에 나섰는데 무슨 소리냐”며 본인은 펄쩍 뛰겠지만 항간에서는 농담반진담반 안호영 의원의 통합시장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도 있다. 어쨋든 통합시는 전북 인구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기 때문에 첫 통합시장은 4년뒤 가장 유력한 도지사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일 통합이 된다면 김윤덕, 이성윤, 정동영, 안호영 의원의 관심사도 빠르게 통합시장 쪽으로 쏠릴 소지가 있다. 메가톤급 이슈인 전주완주 통합 문제는 머지않아 첫 통합시장 건이 핵심의제로 떠오를것 같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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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6.02.04 18:47

[의정단상] 공직 후보자, 아는 만큼 참모습이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인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문으로 널리 알려진 이 말은, 사실 조선시대 문장가 저암 유한준의 글에서 유래했다. 원문은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즉 ‘알면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비로소 참모습이 보인다’는 뜻이다. 무엇을 얼마나 알고 마음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대상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말이다. 이 말은 사람을 선택하는 일, 곧 선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선거는 결국 ‘사람’을 제대로 보는 일이다. 그 사람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선거의 과정 속에 있다. 선거에 무관심하면 후보자의 겉모습과 자극적인 언행만 기억에 남기 쉽다. 반대로 그 흐름을 지켜볼수록, 우리는 후보자를 더 정확히 읽어낼 수 있다. 후보가 어떤 공약을 준비했는지, 검증의 자리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품격을 지키는지 이 모든 것이 후보를 ‘제대로 보는 눈’을 만든다. 필자는 일전에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빌려 ‘선거가 만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선거는 작게는 한 지역의, 크게는 국가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택이다. 누가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지역의 정책이 달라지고, 예산의 쓰임이 달라지며, 우리의 일상과 지역의 미래 또한 달라진다. 선거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우리의 내일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다. 지난 23일부터 31일까지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예비후보자 자격심사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을 대상으로 한 이번 절차는, 전북의 미래를 이끌 인재들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첫 단계다. 지방선거의 시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당 위원장으로서 필자는 이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출마자들이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고, 유권자가 그 과정을 지켜보며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도당의 역할이다. 선거의 출발선이 바로 서야, 그 이후의 경쟁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현장에서의 운영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역시 바로 서야 한다. 필자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선거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산어촌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는, 지방 시·도 의원 정수 산정 과정에서 기초자치단체 주민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의 균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시도다. 이는 지역의 규모나 여건에 따라 정치적 대표성이 약화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함이다. 그러나 아무리 공정한 규칙을 마련하고 제도를 정비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좋은 선거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분명한 것은 선거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비로소 살아난다는 사실이다. 도민 여러분께서 선거의 전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후보와 정책을 더 알고 이해할수록 후보의 참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힘도 함께 자라난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는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전북의 미래를 여는 선택의 과정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정읍시고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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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4 18:46

[타향에서]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얼마 전 경주를 여행하며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화려한 유적의 규모가 아니었다. 시티 관광버스 안내원의 태도와 열정이었다. 그는 단순히 정해진 멘트를 읽는 가이드가 아니었다. 경주의 지리와 역사, 통일신라의 형성과 쇠락, 왕릉 하나하나의 의미를 마치 고등학교 역사 교사, 아니 그 이상의 전문성을 지닌 사람처럼 풀어냈다.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고, 버스 안은 짧은 이동 시간에도 유쾌한 역사 교실이 되었다. 설명이 끝날 때마다 감탄이 흘러나왔고, 일부 관광객은 “이런 안내라면 다시 경주에 오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관광은 시설이 아니라 사람의 품격이 완성한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한 순간이었다. 경주는 면적이 넓고 자원이 많은 도시다. 서울의 두 배에 이르는 공간, 전주보다 훨씬 큰 도시 규모는 분명한 장점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관광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불국사 인근의 오래된 숙박시설이 문을 닫는 현실 속에서도 경주는 멈추지 않고 관광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석굴암과 다보탑, 왕릉과 고분군에 현대 조명 기술과 디지털 해설을 접목해 과거를 현재의 체험으로 바꾸고 있다. 특히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첨성대는 그 상징성을 새롭게 해석한 대표 사례다. 매우 단순하고 자그마한 구조물이지만, 여기에 AI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입혀 야간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낮에 보는 유적이 지식이라면 밤에 만나는 첨성대는 감동이다. 경주는 역사를 박제하지 않고 살아 있는 콘텐츠로 되살려 세대와 국경을 넘어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이것이 관광 도시가 갖춰야 할 시대 감각이다. 전라북도는 어떤가. 우리는 전주 한옥마을이라는 강력한 상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전주 시티 관광’에 머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전북의 역사와 문화는 전주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김제의 지평선과 농경문화, 익산의 백제 유산, 완주의 자연과 생태, 임실의 치즈 산업과 생활문화는 모두 전주와 연결된 자산이다. 여기에 전주와 김제 사이의 모악산을 비롯한 크고 작은 명산, 금산사를 중심으로 한 불교 문화, 모악산 일대에 공존하는 기독교와 천주교 유산, 증산도와 동학 전통까지 더해지면 이 지역은 대한민국 영성 철학의 보고라 할 만하다. 이 보석들을 하나의 서사로 엮지 못한 것이 우리의 한계였다. 이제 필요한 것은 통합 전주 마케팅, 더 나아가 통합 전북 관광 전략이다. 관광은 점이 아니라 선이고, 선이 이어져야 길이 된다. 길이 만들어질 때 체류 시간이 늘고 지역 경제도 살아난다. 특히 익산·김제·정읍·전주를 잇는 KTX 접근성은 젊은 MZ 세대를 야간 관광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결정적 기반이다. 여기에 AI 기술과 글로컬라이제이션의 관점이 더해져야 한다. 지역의 이야기를 세계인이 이해할 언어로 풀어내는 상상력, 과거를 현재의 체험으로 바꾸는 기술이 필요하다. 나아가 익산의 백제 문화유산과 전주의 후백제 역사 스토리를 결합한다면 전주는 단순히 조선시대의 역사 도시에 머무르지 않는다. 삼국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한반도 정신문화의 흐름을 보여 주는 상징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관광은 풍경을 소비하는 산업이 아니라 시간을 여행하게 하는 산업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다. 전북은 자원이 없어서 뒤처진 곳이 아니다. 스스로를 작게 보는 마음이 발목을 잡아 왔다. 경주가 보여 준 자긍심과 준비된 사람의 힘을 전주와 전북은 겸허히 배워야 한다. 관광은 지역의 얼굴이다. 그 얼굴에 자신감과 품격이 담길 때 사람은 다시 그곳을 찾는다. /곽영길 전북도민회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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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4 18:46

[기고] 남원 모노레일 500억 참사, 시민은 분노한다

2026년 1월 29일, 대법원은 남원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사건에서 남원시의 최종 패소를 확정했다. 남원시와 민간개발사업자 간의 실시협약은 유효하고, 지방의회 의결을 거친 행위의 대외적 효력까지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남원시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문제의 핵심은 남원시가 사용‧수익 허가를 지연시키고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계약을 어겼다는 데 있다. 결국 남원시는 원금 405억 원에 연 12% 이자를 더한 500억 원대의 배상금을 시민의 혈세로 떠안게 됐다. ​이 사업은 전임 시장의 주도로 시작돼 시장 교체와 책임 떠넘기기가 반복된 끝에 남원시는 재정 파탄의 벼랑으로 몰렸다. 이는 시장, 의회, 공무원이 함께 만든 행정 실패이자 정책 붕괴다. 이 사태의 실체와 책임자를 단호히 밝혀야 한다. 첫째, 재정 파탄의 전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남원시의 재정자립도는 8.9%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이 열악한 형편에서 500억 이라는 거금은 시민의 숨통을 죄는 족쇄이다. 복지, 교육, 청년, 노인, 도시인프라 예산을 잠식할 것이 분명하다. 시는 향후 5년, 10년 단위의 변제 계획과 어떤 사업들을 포기할 것인지, 재원 조달 방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남원시민은 이 모든 과정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둘째, 행정과 정치적 책임자를 밝혀라. 모노레일은 사업구상, 협약체결, 의회의결, 중단결정, 상고과정에 수많은 사람이 관여한 사업이다. 투자심사와 법적 검토는 적정했는가? 협약조항은 왜 이렇게 남원시에 불리하게 작성되었는가? 당시 찬성한 시의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결정을 내렸는가? 그 결과에 따라 징계·인사조치·구상권 청구 등 실질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는 지역 정치인과 국회의원도 명확한 입장과 대응 방안을 속히 제시하여야 한다. 셋째, 대형 사업 계약 시스템을 백지에서 다시 세워라. 건축·관광·환경 등 대규모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시장 교체 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제2의 모노레일 사태는 또다시 재현될 것이다. 앞으로 모든 민간투자, 개발사업은 타당성 조사, 재정심사, 공개토론, 외부 전문가 자문을 의무화해야 한다. 협약 문구 하나까지 점검해, 원칙이 철저히 작동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넷째, 남원시민은 행동으로 심판하라. 다가오는 6월3일 지방선거에서 남원 시민은 시장, 시의원, 도의원 후보에게 모노레일 사태에 대한 평가와 재발 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구호만 번지르르하고 정책도 대안도 없는, 자리만 지키고 제 역할은 하지 않는 이른바 시위소찬(尸位素餐)형 후보는 과감히 떨어뜨려야 한다. 다섯째, 주민감사와 주민소송으로 책임을 물어라. 주민소송은 지방자치단체의 위법 행위나 예산 낭비에 대해 주민이 직접 책임을 묻는 제도다. 모노레일 협약 체결, 사업 중단, 상고 결정 과정에서 위법·부당한 점이 있었다면 주민감사를 청구하고, 그 결과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주민소송과 구상권 행사를 통해 책임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이 사업은 전임 시장이 시작했지만, 그 대가는 남원 시민의 분노와 좌절, 허탈감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책임 추궁이야말로 또 다른 모노레일 사태를 끊어내는 유일한 길이다. 그것이 남원을 다시 세우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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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6.02.04 18:45

[사설] 정부는 완전통합에도 재정지원 규모 밝혀라

광역 자치단체 간 통합이 아닌 기초자치단체 간 통합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끝까지 안 될 것처럼 보였던 과제가 일거에 풀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확실한 로드맵과 행재정적 지원을 보장해야만 그동안 통합에 강력 반대했던 상당수 완주군민들과 완주군의회가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호영 국회의원이 전격적인 통합 추진 방침을 밝힌 다음날 완주전주통합추진연합회와 완주역사복원추진위원회 등 전주·완주 행정통합 찬성단체들은 “안 의원과 정치를 함께해온 완주군의원들도 원만하게 전주·완주 통합을 의결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이들은 특히 어렵게 이뤄진 통합 결단이 실현되려면 정부의 재정적·행정적 지원뿐 아니라 국회의 입법 지원도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지적했다. 하지만 3일 완주전주통합반대완주군민대책위원회는 “안호영 국회의원의 (전주·완주) 행정통합 추진 발표에 대해 규탄한다”면서 “완주군민 동의 없는 통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통합에 대한 주민 선택 및 민주적 절차 보장, 전북 정치권의 주민자치·자기 결정권 보장 등을 중앙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그동안 통합에 강력하게 반대한 완주군의회 의원 11명 전원이 참석했다. 이제 지리멸렬한 논란은 그만두고 행안부가 조속히 완주군의회의 의결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해야 한다. 관건은 전주와 완주가 통합할 경우 중앙정부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있을것인가 하는 것이다. 만일 지원책이 보잘것 없으면 완주군민이나 완주군의원들이 결단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예를들면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시 우대 조치나 특례시 지정과 4개 행정구 설치 등은 중앙정부가 즉시 화답할 수 있는 문제다. 재정적 지원은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만일 이런 조치가 선행된다면 완주군의원들은 이제 통큰 결단을 해야 할 때다. 다른 지역에서는 시도간 광역통합을 하는 마당에 전북에서는 기초통합도 못한다면 두고두고 회한이 남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군의원들이 통합에 따른 부작용과 우려를 갖는 것은 너무 당연하겠으나 일정부분 중앙정부의 화답이 있을 경우엔 미래를 위한 통 큰 결단을 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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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03 18:30

[사설] 남원파크, 전·현직 시장에 구상권 행사해야

남원시가 ‘테마파크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은 지난 29일 남원테마파크 사업 중단과 관련해 남원시의 책임을 인정하고 약 500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가뜩이나 열악한 남원시 재정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계약 당사자인 전임 이환주 시장과 이를 뒤엎은 현 최경식 시장의 공동책임이다. 또 이 사업을 앞장서 추진한 관계 공무원과 사업 승인 및 집행과정에 동의한 남원시의회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칫 시민의 혈세가 낭비될 수 있는 만큼 주민소송을 통해 전현직 시장과 관계자들에게 구상권 청구 등 모든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 이 사건은 2020년 이환주 전임 시장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당시 남원시와 남원테마파크(주)는 함파우관광지에 테마파크를 완공하고, 시설물을 시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20년간 민간사업자가 운영권을 갖는 조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2년, 모노레일과 집와이어 등을 갖춘 놀이시설을 완공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는 남원시의 보증을 담보로 금융대주단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405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2022년 6월 최경식 시장이 취임하면서 사용승인 허가와 기부채납 등 행정절차가 중단됐다. 그러자 민간사업자는 남원시에 대출원리금 등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대주단의 손을 들어주었고 대법원 또한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여 남원시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전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남원시가 테마파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사업성 검토를 하지 않았고, 이후 사용·수익 허가 거부와 대체 시행자 선정 의무 역시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사업 전 과정에서 남원시가 책임을 소홀히 했다고 본 것이다. 남원시는 2025년 예산이 1조가량으로 자체수입은 800억 원 남짓한 수준이다. 재정자립도는 8.98%로 전국 최하위다. 그런데 이 사업으로 한 달 4억 원이 넘는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최 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즉시 사과하고 전임 시장과 함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나아가 6·3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남원시민들은 주민소송을 통해 구상권을 행사하고 공론화를 통해 테마파크 시설 처리 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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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03 18:29

[오목대] 표절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표절 논란이다. 이번에는 전북교육감 선거에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낯설지 않은 장면이지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논란의 중심에 선 후보의 즉각적인 사과다. 표절 논란의 중심에 선 후보가 직접 나서 표절을 인정하며 사과했지만, 여진은 거세다. 여기에 또 하나의 장면이 더해졌다. 표절 후보를 비난하고 나선 상대 후보의 대필 논란이다. ‘내로남불’, 서로를 향해 원색적 비판까지 등장한 선거판에서 ‘표절’과 ‘대필’이 맞서 그 경중을 가리는 듯한 형국은 한편의 코미디와도 같다. 표절과 대필의 무게는 ‘어떤 것이 더 나쁜가’를 따져 경중으로 가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윤리의 문제’로 다뤄져야 옳다. 돌아보면 선거 국면에서의 ‘표절’은 언제나 윤리적 기준으로 적용되지 않고 전략적 선택으로 호출된 ‘재료’였다. 도덕성과 자질, 혹은 정직을 의심케 하는 프레임이 만들어내는 것은 표절 그 자체가 아니라 표절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였다. 그러니 표절은 증명되어야 할 사실이라기보다 의심을 증폭시키는 장치로 작동하기 일쑤였다. 이쯤 되면 표절은 더 이상 윤리의 영역이 아니라 정쟁의 영역이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표절 논란의 핵심은 비껴나기 마련이니, ‘책임’이 사라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사과는 문제의 출발점이어야 하지만, 선거 국면에서의 사과는 오히려 위험한 국면을 넘기는 장치로 작동하기 쉽다. 그 결과 표절은 해결되지 않은 채 선거 속으로 흡수돼버린다. 표절은 사과로 유예되고 책임은 선거로 미뤄지는 셈이다. 사실 정직함에 보상이 없는 시스템은 우리 선거판의 오랜 관행이었다. 누가 더 옳은가 보다는 누가 더 오래 버티는가에, 무엇이 옳은가 보다는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선거판에서 후보들은 윤리를 성찰하는 대신 위기관리 기술을 먼저 배웠다. 선거와 정치가 ‘가치의 경쟁’이 되지 못하고 ‘버티기의 기술’로 작동하는 현실이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남는 것은 선택의 피로감이다. 표절이 드러나고, 사과가 이어지고, 다시 공방이 반복되는 동안 유권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지 점점 혼란스러워진다. 윤리의 문제는 설명과 해명의 언어 속에서 희미해지고, 남는 것은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고르는 선택뿐이다. 이 피로감이 반복될수록 선거는 기준을 세우는 시간이 아니라, 버티는 사람을 확인하는 절차로 변해간다. 윤리가 늘 결과 뒤에 서게 되는 형국이니, 윤리를 공적 기준으로 세우는 일은 더 어려워진다. 이번 교육감 선거를 보면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윤리는 언제 어디서 작동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정치인, 어떤 교육감을 원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치러지는 선거라면, 결과보다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우리의 기준일지 모른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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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6.02.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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