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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전북 경제, 사람이 정주해야 경쟁력이 산다

전북 경제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단어는 ‘사람’이다. 기업과 기술, 지역의 미래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대에도 이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전북 경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곳에 머물며 일하고 삶을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북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출산율 하락과 수도권 집중이라는 외부 환경도 부담이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는 단순한 인구수 감소가 아니라 인구의 ‘구성’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역량을 갖고 지역에 정주하느냐가 전북의 산업 경쟁력과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이제 전북은 일과 삶이 연결되는 ‘취업·정주형 인력양성과 기업지원 정책’으로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전북이 육성 중인 농생명·식품, 탄소소재,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산업은 AI 기술과 결합하며 전환기를 맞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팜, AI 기반 품질 관리, 디지털 헬스케어 등 전북형 AI 융복합 산업의 가능성은 이미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이를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의 역량이다. 사람이 없으면 기술과 산업의 지속성도 담보할 수 없다. 이 지점에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이 지역은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산업·주거를 함께 설계하며 제조업 쇠퇴와 청년 유출의 위기를 극복했다. 단순한 기업 유치가 아니라 연구와 일자리, 교육과 생활환경이 하나의 정주 시스템으로 작동하도록 만든 점이 핵심이었다. 그 결과 인재가 머무르고 외부 인재까지 유입되는 혁신 지역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리서치 트라이앵글의 경험이 보여주듯 사람은 일자리만 보고 이동하지 않는다. 안정적으로 일하고 성장할 수 있으며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정주를 선택한다. 전북 역시 대학과 연구기관, 지역기업, 지방정부가 연결된 구조 속에서 취업 이후의 삶까지 함께 설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력 유입과 정주로 이어지는 구조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의 인재들은 연봉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 교육 환경, 주거와 교통, 문화와 의료, 돌봄 여건 등 삶의 전반을 기준으로 지역을 선택한다. 이러한 기준은 청년뿐 아니라 장년층과 시니어 세대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여기에 더해 전북이 가진 정주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고 객관적으로 증명하며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낮은 주거비용, 직주근접이 가능한 산업 구조, 풍부한 자연과 농생명 기반, 공동체성이 살아 있는 지역 문화는 전북의 분명한 강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는 선언만으로는 전달되지 않는다. 실제로 사람이 머물며 성장하고 있는 사례를 데이터와 경험으로 축적할 때 설득력을 갖는다. 전북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취업과 정주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연구와 생산, 실증이 한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도시와 농촌이 연계된 정주 공간이 뒷받침될 때 전북은 ‘일하는 곳’을 넘어 ‘살고 싶은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사람을 남게 하고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 떠나던 지역에서 모여드는 지역으로 전환한 리서치 트라이앵글의 경험은 전북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이제 전북은 “사람이 부족한 지역”이 아니라 “사람이 정주하며 성장하는 지역”이라는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야 한다. 전북 경제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의 정주에 있다. 오석흥 교수는 우석대학교 부총장, 식품과학대학장, 산학협력단장, 국제교류처장을 역임했다. 한국식품과학회 부회장, 전국농학계대학장협의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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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6 18:44

[기고] 군산 전략공천이 드러낸 전북 정치의 구조적 한계

전북은 오랫동안 기업을 유치해 왔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전북은 기업을 ‘키워본’ 경험은 많지 않다. 공장은 들어왔지만 협력업체는 자라지 않았고, 연구소는 생겼지만 산업은 남지 않았다. 핵심 의사결정은 늘 중앙에 있었고, 전북에는 명목과 시설, 그리고 공백만 남았다. 숫자로는 성과가 있었지만, 지역의 체질은 바뀌지 않았다. 지금 전북 정치에서 반복되는 전략공천 논란은 이 실패한 산업 유치 방식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전략공천은 중앙당이 판단해 후보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일 수 있다. 선거는 이길 수 있고, 당은 안정성을 얻는다. 그러나 이 방식이 반복되면 지역에서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은 결국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전북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최종 자리는 외부에서 정해진다.” 이 인식이 굳어지는 순간, 전북 정치 생태계는 산업 생태계가 실패했을 때와 같은 길을 걷는다. 지역에는 책임지는 정치인은 자라지 않고, 선거 때만 투입되는 ‘외부 인력’이 반복된다. 지역에는 하청만 남고, 본사는 남지 않는 구조다. 그렇다면 경선은 무엇인가. 경선은 불편하고, 때로는 갈등을 낳는다. 그러나 경선은 정치인을 키운다. 시의원에서 도의원으로, 도의원에서 단체장으로, 단체장에서 국회의원으로 나아가는 경로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신호를 준다. 이 신호가 있을 때, 전북에서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은 버티고 성장하며 경험과 책임을 축적한다. 시민단체든 학계든, 지역 현장에서 문제를 다뤄온 사람들이 정치로 들어올 수 있다는 믿음. 노력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예측 가능성. 이것이 바로 정치 생태계다. 기업으로 치면 경선은 공장 하나를 데려오는 일이 아니다. 협력업체와 인력, 기술이 함께 자라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전략공천은 ‘유치’이고, 경선은 ‘생태계’다. 전북 민주당 군산지역에는 이미 충분한 정치 자원이 있다. 성실하게 지역을 지켜온 시의원과 도의원, 단체장들, 그리고 지역 발전을 위해 묵묵히 희생해 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나도 이 지역에서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겠구나’라는 최소한의 확신이다. 전략공천 지역 지정을 경선으로 전환하는 것은 특정 인물을 위한 결정이 아니다. 전북 민주당 전체에 보내는 메시지다. 전북에서도 정치가 축적될 수 있다는 신호, 이 신호가 있어야 정당 조직도 지속 가능해진다. 조국혁신당이 전략공천을 고민하는 이유 역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산은 단순히 ‘당선 가능한 지역’이 아니라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지역이다. 산업 생태계에 대한 계획 없이 기업을 유치하면 상처만 남듯, 정책 없이 군산을 찾는 정치 역시 소모만 남긴다. 만약 군산을 선택한다면, 전북을 살릴 구체적 정책과 책임 있는 비전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전북은 사람도, 산업도 계속 유치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키워야 할 단계에 와 있다. 전략공천을 경선으로 바꾸는 일은 단순한 공천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전북 정치의 체질을 바꾸는 선택이다. 기업 하나를 데려오는 정치에서, 정치인이 자라는 구조를 만드는 정치로. 이번 군산 보궐선거가 그 전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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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6.01.26 18:43

[법률 상담] 미끄덩 쾅! 아파트 빙판길 사고, 누구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을까

내담자는 “얼마 전 아파트 단지 내를 걸어가다 빙판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골절상을 당해 입원 치료를 받다 퇴원했고, 현재는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비가 내리다 눈으로 바뀌어 조심조심 걸어가다 빙판을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졌는데, 빙판을 제때 제거하거나 미끄럼 방지 장치를 설치했다면 이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조치를 하지 않아 다치게 된 것이니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다친 부위 때문인지 매우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책임 소재를 물었다. 깁스한 팔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 좋았는데, 내담자 본인도 빙판길을 예상해 주의 깊게 걷지 못한 ‘보행자 과실’만큼 상대방의 책임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을 들은 내담자가 억울해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 설명하기가 매우 조심스러웠지만, 사고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점에 깊은 위로를 전하며, 아파트 단지 내 빙판길 사고의 책임 소재와 보상 가능성을 설명해 드렸다. 아파트 공용부분 사고에 대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와 아파트의 관리업체가 공동하여 사고로 인한 피해(치료비, 사고가 없었다면 계속 벌 수 있었던 월급 등의 일실수입, 위자료 등)를 책임져야 한다. 다만, 내담자와 같이 바닥에 결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에도 보행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잘못으로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를 키운 경우 책임이 감경된다. 특히, 빙판 낙상은 ​피해자 측 부주의(전방주시, 신발, 음주 등)​가 함께 문제되는 경우가 많아,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배상액이 감액되는 일이 흔하다. 간혹 관리회사와 입주자대표회의 사이 ​위·수탁 계약​에 고의·중과실만 책임과 같은 조항이 있어도, 피해자가 그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면 ​그 조항만으로 피해자에게 대항(면책)하기 어렵다​. 과실로 인한 책임 감경은 아쉽지만, 정당한 피해구제를 위해 CCTV 사고 영상, 치료비 영수증 등의 증거를 확보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업체가 가입한 보험을 통해 신속히 배상 받을 것을 당부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1.26 18:43

[사설] ‘3특 통합’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제시하라

‘5극3특’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전국을 5개 초광역권(수도권·중부권·대경권·호남권·동남권)과 3개 특별자치도(전북·강원·제주)로 재편해 균형발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행정통합을 이룬 초광역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연간 최대 5조원씩 4년간 20조원 지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대우, 2차 공공기관 이전 우선 배려, 산업활성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수도권에 대응할 경쟁력과 성장 거점도시 육성 필요성 때문이다. 광역 자치단체들로서는 매력적인 지원대책이 아닐 수 없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광역단체들의 움직임이 급진전되고 있다. 경쟁력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이자 획기적인 인센티브 때문이다. 그렇지만 완주전주 통합을 목전에 둔 전북 같은 ‘3특 지역’은 불만이 많다. 통합 지원대책이 5극에 국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국정과제를 두고 3특 지역만 소외된다면 명백한 역차별이다. 전북 강원 제주 세종 등 4개 특별자치시도가 이같은 역차별을 우려하는 연대성명을 내고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너무 당연하다. 지역은 성장 여건이 너무 열악하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탈이 심각하고 교육과 정주환경은 침체돼 있다. 일자리 확충도 여의치 않다. 행정통합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성장 거점도시를 육성할 때 경쟁력을 갖게 되고, 열악한 지역환경도 개선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정 인센티브는 필수다. 초광역이나 중추도시 공통의 과제다. SOC 확충과 일자리, 주거·교육·복지 등을 추진할 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5극 집중, 3특 외면’ 은 국정과제에 대한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고 3특에 대한 역차별이다. 이걸 정부가 자행해선 안된다. 초광역 통합에 연간 5조원 지원 방침이라면 3특 지역엔 그 절반인 연 2조 5000억원 정도는 지원돼야 할 것이다. 완주전주 통합 현안도 정부 차원의 재정 인센티브가 제시된다면 ‘긍정 검토’ 입장을 안호영 국회의원이 밝힌 상태다. 행정통합은 1월까지가 물리적인 시한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3특 통합’ 에 대한 재정 인센티브를 제시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1.25 18:30

[사설] 후백제 유적 종광대 토성, ‘사적’ 지정 서둘러야

후백제 유적이 대거 출토된 전주 ‘종광대 토성’의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史蹟)’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헌에만 존재하던 ‘견훤의 고토성(古土城)’이 발굴로 확인되면서, 후백제의 왕도 방어체계가 실존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후백제의 도읍지로서 지역의 역사와 고대 도시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전주시정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종광대 토성은 후백제 도성의 방어구조와 축성기술을 보여주는 유일한 실물 유적으로, 후백제뿐 아니라 한반도 고대 도시사 연구에도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종광대 토성은 지난해 6월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기념물)으로 지정돼, 늦게나마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유적이 지닌 역사적·학술적 의미를 감안하면 도 지정 문화유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후백제 도읍지 전주의 실체를 증명해주는 유적이자, 한반도 중세사 연구의 빈틈을 채워주는 귀중한 역사자료다. 지역에 맡겨둘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책임지고 보다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야 한다. 전주시정연구원의 지적처럼 전북, 그리고 전주가 종광대를 중심으로 후백제 문화 정책의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하면 후백제 역사문화권은 백제·신라·가야 등 다른 문화권에 비해 구조적으로 뒤처진 현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게다가 후백제 실물 유적이 발굴된 종광대 제2구역에 대한 국가유산청의 ‘현지보존’ 결정에 따라 지난해 재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토지 보상 과제가 전주시에 넘겨졌다. 빚더미에 앉아 있는 전주시의 재정형편으로는 천억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보상액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종광대 토성 국가사적 지정은 현실적으로 전주시와 전북특별자치도의 재정부담을 낮추는 유일한 해결책이기도 하다. 국가사적 지정은 단순한 명칭 부여가 아니다. 이는 종광대 토성의 체계적 관리, 학술적 연구, 문화재적 활용을 보장하는 법적 장치이자, 역사적 가치를 우리 국민과 공유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지난 2022년 ‘임진왜란 웅치전적지’ 국가사적 지정 때 그랬던 것처럼 지역사회의 역량을 다시 결집해야 한다. 전주시는 전북특별자치도와 협의해 국가유산청 신청서 제출 등 행정절차를 서둘러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1.25 18:30

[기고] 겨울철, 유난히 속이 불편하다면? ‘겨울철 주의해야 할 소화기질환’

겨울이 되면 감기나 독감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진료실에서는 오히려 소화기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많아집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모임이 많아지는 이 시기에는 오히려 다양한 소화기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속이 더부룩하다”, “명치가 타는 듯 아프다”,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를 한다”는 호소는 겨울철 외래에서 흔히 접하는 증상입니다. 많은 분이 이러한 불편함을 단순히 계절 탓이나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라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하지만, 사실 겨울은 우리 몸의 소화기 질환이 악화되거나 새롭게 발생하기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 조성되는 계절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추운 날씨로 인하여 신체의 혈관이 수축하면 위와 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소화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추위로인한 활동량 감소와 수분 섭취 부족, 연말연시 잦은 과식과 과음이 더해지면서 위장관은 위장관은 평소보다 훨씬 큰 부담을 받게 됩니다. 그 결과 평소 없던 소화불량이나 복통이 생기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겨울철 가장 흔히 악화되는 질환은 위염과 위궤양입니다. 명치 부근의 통증, 속 쓰림, 더부룩함, 메스꺼움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특히 연말에 잦은 모임과 외식으로 인해 자극적인 음식과 음주, 숙취로 인하여 자극적인 국물요리를 먹는다던가, 또는 빈속에 마시는 커피 마시는 습관은 위 점막을 더욱 자극합니다. 이를 단순 스트레스로 여기고 방치하면 위궤양이나 위출혈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역류성 식도염 역시 겨울철에 자주 악화됩니다. 몸을 웅크리는 자세,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 야식과 과식으로 인해 위산이 식도로 쉽게 역류합니다. 가슴 쓰림, 신물 역류, 목 이물감, 만성 기침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합니다. 또한 겨울철에는 급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위장염도 주의해야 합니다. 실내 난방 환경에서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쉽게 증식하며,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소량으로도 구토와 설사를 유발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고령자, 소아, 기저질환자는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추위로 인해 수분 섭취와 활동량이 줄면서 변비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기간 방치하면 복부 팽만감과 식욕 저하와 함께 변비와 치질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평소에 없던 배변 습관 변화가 있다면 원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중요한 점은 일부 소화기 증상이 단순한 계절성 불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 혈변이나 검은 변, 빈혈, 삼킴 곤란, 야간 복통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이는 반드시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40~50대 이후이거나 소화기 관련 질환의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가볍게 나타나더라도 가벼이 넘기지 마시고 내시경등 정밀검사를 권해드립니다. 겨울철에는 몸의 면역기능도 일시적으로 저하되기 쉬워 소화기 관련 증상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거나 수면이 부족한 경우 위장관 운동이 둔해지고 통증에 더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피로가 누적되고 소화기관의 불편함이 동반된다면, 단순 체력 저하로 넘기지 말고 생활 리듬과 건강 상태를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연말에 잦은 모임으로 속이 안 좋다는 느낌을 받으셨다면, 빠르게 가까운 소화기내과에 방문하여 검진을 받아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소화기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전주병원 소화기내과 민큰솔 과장

  • 오피니언
  • 김경수
  • 2026.01.25 18:29

[전북칼럼] CES 2026에서 본 새만금의 미래

매년 초 라스베가스의 겨울을 뜨겁게 만드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6」이 막을 내렸다. 올해 CES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는 ‘피지컬 AI(Physical AI)’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꼽을 수 있겠다. 그동안 AI가 텍스트나 이미지를 통해 보고, 대화하는 존재였다면, 이제는 로봇, 모빌리티, 가전제품,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실체에 융합하여 만질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현실성(Reality)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 이처럼 ‘움직이는 미래’로 성큼 다가온 글로벌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는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 기술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실제로 산업 현장과 일상 등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새만금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실현의 장’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첨단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실증하는 테스트베드로서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CES 2026에 소개된 수많은 혁신 기술과 제품들은 결국 ‘실제 현실에서의 작동 가능성’이라는 장벽을 만나게 된다.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조하고, 자율주행 트럭 수천 대가 군집주행과 개별주행을 하는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선 정교한 ‘실증 환경’을 필요로 한다. 서울의 2/3 크기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 면적과 신규 매립·조성 토지에 따른 민원의 부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꿈꾸는 미래 기술을 마음껏 시험해 볼 수 있는 무대로 적합하다.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새만금 글로벌 메가샌드박스’는 이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또한 CES 2026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에너지 효율, 재생에너지, 순환경제 등의 트렌드 역시 새만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10GW 규모의 재생에너지 공급을 토대로 새만금 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에너지효율 달성을 추진 중이다. 새만금의 대표 산업인 이차전지 분야 기업에서 RE100 기반으로 만든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과 선박들이 새만금과 전 세계 곳곳을 누비게 되면 에너지 전(全)주기 생태계가 완벽하게 구현될 것이다. CES 2026에서 체험한 미래 도시에서의 일상도 새만금에서 구체화 될 것이다. 작년 말부터 일부 분양을 시작한 스마트 수변도시는 AI가 전반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새만금 스마트도시계획을 수립했다. AI 통합 도시관리 플랫폼으로 도시 내 에너지 흐름을 AI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첨단 교통서비스로 AI 수요응답형 교통(DRT)과 도시공간 관리 플랫폼(Flex Zone) 운행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로보택시, 로보셔틀 등도 실증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최첨단의 기술도 실현되어야 진정한 가치를 갖게 된다. CES 2026이 제시한 기술적 상상력이 새만금이라는 물리적인 플랫폼을 만난다면 실체화된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핵심 인프라, 규제 혁신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혁신기술의 실증이 가장 빠르게 이루어지는 곳 새만금에 사람과 AI, 로봇이 공존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길가던 로봇이 말을 건네고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새만금에서 만날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첨단 기술 허브로서 한층 더 도약할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기회의 땅이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고려대 법학과 출신으로 한겨레 신문 기자, 대통령 대변인, 제21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역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1.25 18:28

[열린광장] 시민의 삶을 지키는 예산의 무게

“작은 지출을 삼가라 작은 구멍이 거대한 배를 침몰시킨다.” “애민의 근본은 쓰임을 절약하는 데에 있고, 절용의 근본은 검소한 데에 있다.” 두 격언 중 첫 번째는 미국의 정치인이자,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한 말이고 두 번째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저술한 목민심서에 나오는 구절이다. 두 격언 모두 낭비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격언은 개인의 소비 습관에도 대입할 수 있지만 지방정부에 적용할 경우 더욱 뼈 아프게 다가온다. 개인의 지갑이 비면 스스로 감당하며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면 되지만 지방정부의 예산은 시민의 세금으로 채워져 비어 버릴 경우 시민의 삶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은 이른 새벽을 여는 전통시장 상인과 대중교통 기사의 땀방울이자 묵묵히 일터를 지키는 직장인들의 노고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혈세라는 비유가 과하지 않은 이유다. 그렇기에 1원의 예산이라도 허투루 쓰는 것은 시민의 삶을 침해하는 일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민선 8기 정읍시정을 이끌면서 가슴 깊이 새긴 원칙이 있다. ‘건전 재정’이다. 무작정 돈을 쓰지 않고 아낀다고 해서 ‘건전 재정’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써야할 곳에는 꼭 쓰되 불요불급한 낭비 요인은 과감하게 덜어내고 그렇게 마련한 재원을 시민들이 원하는 곳이나 꼭 필요한 상황에 써야 ‘건전 재정’이 완성된다. 직원들과 함께 현장 행정을 하다 보면 안타깝지만 관행적으로 집행되는 예산들이 눈에 띌 때가 있다. 대부분 ‘작년에도 같은 사업으로 집행했으니까’, ‘전임자들도 이렇게 해왔으니까’라는 이유로 비판 없이 이어져 온 사업들이다. 이런 상황을 볼 때면 나는 이 사업이 이 시점에 꼭 필요한 것인지, 이만큼의 예산을 꼭 들여야 하는지, 시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고 주문한다. 물론 예산을 줄이는 과정에는 고통이 뒤따른다. ‘익숙함’이라는 편리함에서 벗어나야 하고 이해 관계자를 설득해야 하는 험난한 과정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 시는 벤자민 프랭클린이 경고한 것처럼 ‘작은 구멍’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200여년 전 ‘다산’의 가르침도 시대는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비추며, 청년들의 창창한 미래와 어르신들의 편안한 노후를 지원하려면 반드시 예산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재정을 튼튼히 하는 일이 진정한 애민(愛民)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상황이 길어져 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다. 대·내외적인 재정 여건 또한 녹록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만한 재정 운용은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이 위기를 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따라서 정읍시는 앞으로도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들이 맡겨주신 소중한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예산안을 꼼꼼히 살피고 또 살피겠다. 불필요한 낭비를 줄여 모은 예산은 정읍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 믿는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의 마음으로 예산을 다루는 것이 공직자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책무이자 시민에 대한 예의라고 확신한다. 작은 구멍 하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정읍의 곳간을 든든히 지켜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정읍시장 이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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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5 18:28

[새아침을 여는 시] 오줌의 색 - 이현승

아픈 사람을 빨리 알아보는 건 아픈 사람,​ 호되게 아파본 사람이다. 한 사나흘 누웠다가 일어나니 세상의 반은 아픈 사람, 안 아픈 사람이 없다. 정작 아픈 사람은 한 손으로 링거 들고 다른 손으로는 바지춤을 잡고 절뚝절뚝 화장실로 발을 끄는데 화장실 앞 복도엔 다녀온 건지 기다리는 건지 그 사람도 눈꺼풀이 무겁다. 방금 누고 온 오줌과 색이 똑같은 샛노란 링거액들은 대롱대롱 흔들리고 통증과 피로의 색이 저렇듯 누렇겠지 싶은데​ 몽롱한 눈으로 링거병을 보고 있자니 위로받아야 할 사람이 위로도 잘한다는 생각.​ 링거병이 따뜻하게도 보이는 것 같다. SNS에는 화려함이 가득하지만, 주변에 아픈 사람이 생기면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찬 듯 느껴집니다. ​환자의 고통을 나타내는 소변과 치유를 위한 링거액이 같은 노란빛인 것처럼, 시인은 통증과 치유가 결국 하나임을 깨닫습니다.​고통을 겪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아픔을 먼저 감각하니까요. 병든 어머니를 돌보는 후배를 만났을 때,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고단함을 읽어냈습니다. (저도 아픈 가족이 있거든요.)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저를 먼저 걱정하는 후배를 보며, 상처받은 이들의 위로가 마치 따뜻한 ‘링거병’처럼 위태해 보이는 세상을 그나마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 아픈 이들이 많아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 박태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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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5 18:27

[오목대] 통합은 역사적 소명

새해 들어 정부가 광역단체간 통합이 이뤄지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함과 동시에 연간 5조원씩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키로 하자 통합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광주 전남을 비롯 대전 충남, 대구 경북, 부울경 등 전국 4개 권역이 광역단체간 통합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광역단체간 통합이 거의 성사 단계에 놓이자 그간 지지부진했던 완주 전주 통합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통합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주민 60% 이상이 반대해 통합작업이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알려진 완주군에서 정부가 광역단체간 통합이 이뤄지면 연간 5조원씩 지원키로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젊은층에서 통합찬성 여론이 확산돼 가고 있다. 그간 정확한 입장표명을 유보해 왔던 20~30대 청년층들은 완주 전주 통합이 이뤄질 경우에도 정부의 재정지원이 상당할 것 아니냐면서 내심 통합을 반기는 눈치다. 젊은층은 일자리가 없어 지역을 떠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인구소멸과 지역균형발전을 모색하려고 통합을 지원하기 때문에 천재일우 같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면서 완주군 의회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완주 정치권이 4번째 통합을 반대한 이유는 군수 자리가 없어질 것을 염려해 주민들을 볼모로 잡고 결사 반대해 왔다. 특히 완주 인구가 전주의 6분의 1 정도로 적어 자칫 흡수통합될 가능성이 있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을 우려해온 게 사실이었다. 여기에 기업유치가 잘 되어 군 재정이 좋아지면서 각종 사회복지 혜택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는데 전주와 통합하면 전주 빚을 떠안게 된다면서 결사 반대해 왔다. 사실 완주군의 공단 미분양이 해소돼 기업유치가 잘 된 것은 전북도의 협조가 있어서 가능했다. 그 같은 이유는 전주를 끼면서 고속도로 등 물류비용 절약으로 경쟁력이 높아 기업들이 문의해 오면 일단 완주 입주를 권유한 것이 성공작이었다. 그간 완주군의회가 광역단체간 통합논리를 완주 전주 기초단체 통합에 적용한 게 견강부회라고 지적, 반대의사를 폈지만 AI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에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속좁은 발상밖에 안 된다는 것. 지금은 정치논리보다는 미래가치를 내다보고 청년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미래가치를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 할 상황이다. 면적이 좁은 전주는 공단 조성이 한계 상황에 봉착해 완주군과 통합해서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까지 전주시가 도청 소재지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 주변 시•군 발전을 견인하지 못했다. 아무튼 부족함이 없는 완주군민이 통합에 찬성하려면 군민이 원하는 사항을 찬성측인 전주에서 다 들어 줘야 한다. 이미 통합시의장을 완주군 출신이 맡도록 했지만 가장 예민한 부분인 통합시장도 완주출신이 맡도록 해야 한다. 이 문제는 정동영•이성윤•김윤덕 의원이 해결해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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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6.01.25 18:26

[오목대] AI 기본법과 저작권

어벤져스,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아이 로봇(I, Robot) 등 AI를 소재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적지 않다. 흥행 영화 속 AI는 인류를 적대시하는 지배자와 피지배자, 또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거나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조력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한마디로 인간의 적 또는 경쟁자이거나 반려자로 관객과 만난다. ‘영화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란 문구가 있다. 영화가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AI(인공지능)는 언제부터 영화 속에 등장했을까. 챗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는 영화 속에 등장한 AI를 100년 전 영화에서 찾았다. 오스트리아 출신 프리츠 랑 감독이 만든 영화 ‘메트로폴리스(Metropolis)’를 가장 오래된 AI 영화로 지목했다. 제미나이는 ‘영화 역사상 최초로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한 작품’으로, 챗GPT는 ‘AI/로봇을 다룬 초기 영화’로 소개했다. 영화 메트로폴리스는 1927년 1월 20일 독일에서 처음 개봉했다. AI가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지금보다 거의 100년 전 AI 로봇이 영화에 등장한 것이다. 지배계층과 노동계층으로 분열된 미래 도시에서 지배자가 만든 AI 로봇은 인간을 파멸시키려 하지만, 계층 갈등은 지배자 아들과 연인의 사랑과 화해 중재로 끝난다. 영화는 “머리와 손 사이의 중재자는 반드시 심장이어야 한다”는 마지막 자막을 남긴다. 기술·자본(머리)과 노동(손)의 대립을 사랑·인간성(마음)이 중재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2026년, 생성형 AI와 피지컬 AI 등 AI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고 산업과 결합하면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화면속에서 인간이 만든 지식을 섭렵해 인간을 놀라게 하던 AI는 영화 속 로봇처럼 인간과 비슷한 모습으로 인간 세상에 들어오고 있다. 영화 메트로폴리스와는 분위기가 다르지만 머리와 손의 ‘즐겁거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2026년 1월 22일,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AI(인공지능) 기본법’이 시행됐다. 정식 명칭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다. 인공지능의 건전한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국민의 권익과 존엄성 보호, 국민의 삶의 질 향상, 국가경쟁력 강화 등이 이 법의 목적이다. AI로 인한 사회적 위험을 견제하고, AI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법률이다. AI 기본법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 기본권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 등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규정해 놓고 있다. 법 시행으로 딥페이크와 같은 AI의 부작용을 차단할 장치가 마련됐지만 각종 규제가 AI 혁신을 지체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관련업계의 우려도 있다. 한국신문협회를 비롯한 언론계에서는 AI 학습 데이터 공개 의무화 등 뉴스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 방안을 AI 기본법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시행된 AI 기본법이 영화 메트로폴리스의 마지막 자막처럼 ‘머리와 손 사이의 진정한 중재자’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강인석 이사/디지털미디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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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6.01.22 18:32

[사설] 지방이전 공공기관 ‘서울행 셔틀버스’ 없애라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 임직원들의 지역 정착 문제가 여전히 논란이다. 아직도 금요일 오후면 공공기관 청사 인근 도로에 서울 등 수도권으로 향하는 전세버스가 줄지어 늘어선다. 혁신도시는 지난 2003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구상을 통해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태동했다. 이후 2008년 착공한 전북혁신도시에는 농촌진흥청과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모두 13개 기관이 이전했다. 매주 금요일 수도권으로 가는 전세버스가 줄지어 늘어서는 ‘혁신도시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은 균형발전 정책의 목적과 취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기관 이전 초기 한시적 운영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었겠지만 10년 넘게 계속돼 온 것은 분명 문제다. 물론 직원들의 이주를 강제하거나 주말 상경을 말릴 수는 없다. 하지만 공공기관에서 해마다 적지 않은 예산을 편성해 주말 수도권을 오가는 셔틀버스(전세버스)를 운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혁신도시는 단순한 ‘기관 이전’이 아니라 사람이 와서 살고, 소비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서울행 셔틀버스 운행은 ‘굳이 정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로 인식될 수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서울행 셔틀버스 운영을 질타했다. 전북혁신도시 이전 기관 가운데 아직까지도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곳은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전기안전공사, 지방자치인재개발원 등으로 파악됐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상징이 된 혁신도시 이전기관은 지역 상생 노력을 요구받는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서도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지역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지역인재 육성, 주민 지원 등의 지역공헌사업을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혁신도시에 자리잡은 공공기관들의 지역 상생 노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지역인재 채용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아쉬움이 크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은 이제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지역사회에 완전히 뿌리내리고,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상생 발전에 앞장서야 한다. 우선 혁신도시 조성 취지에 역행하는 서울행 셔틀버스 운행부터 전면 중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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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1.22 18:31

[사설] 추운 겨울 노로바이러스 경각심 갖자

대표적인 겨울철 감염병인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 수가 최근 들어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방 죽고 사는 질병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감염 속도가 빠르고, 특히 복통이나 구토, 설사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다. 뚜렷한 치료약도 없고, 백신도 없기 때문에 음식을 익혀 먹고, 깨끗한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평소 조금만 위생관념을 가지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 식중독은 보통 무덥고 습한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게 된다 바이러스는 주로 이런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처럼 추운 겨울이 되면 더욱 활성화 해서 기승을 부리는 질병이 있다. 바로 겨울철 감염병의 대표 주자격인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오염된 물이나 어패류를 섭취한 경우 또는 환자 접촉을 통한 사람 간 전파로 감염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하루나 이틀 잠복기를 거치면서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복통, 오한, 발열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해법은 손씻기의 생활화와 조리된 음식먹기다. 개인위생을 스스로 지키기 어려운 영유아가 가장 취약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도내 의료기관 10곳을 분석한 노로바이러스 표본감시 신고 현황에 따르면 도내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2026년 1월 첫째 주 12명에서 둘째 주 28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월 첫째 주 3명, 둘째 주 10명과 비교할 때 매우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전국적으로도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병원급 의료기관 210곳의 표본감시 결과 노로바이러스 환자 수는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증가해 1월 둘째 주 548명으로 최근 5년(2021~2026년) 사이 최고 수준의 발생량을 기록했다. 전체 감염 환자 중 0~6세 영유아의 비율이 39.6%로 높았다.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사람들은 거리두기는 물론, 마스크를 쓰고 손씻기를 생활하면서 겨울철 감기 환자가 없어졌다는 말이 있을 만큼 다른 질병이 크게 감소했던 것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감염병은 개인, 개인들의 위생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철저한 개인위생을 바탕으로 집단 생활공간에 대한 관리가 이뤄져야 효과가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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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1.22 18:31

[청춘예찬] 실수가 쌓이면 용기가 된다

처음 이 문장을 본 사람들은 대개 가던 길을 멈춘다. ‘실수가 쌓이면 용기가 되지!’ 맞는 말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이 문장 앞에서 누군가는 킥킥거리며 흘려넘기고,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긴다. 문장에 붙잡힌 시선을 돌리면 실수가 곧 용기가 된다고 말을 거는 공간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한 뼘의 잡화점과 세 뼘의 작업실이 나란히 운영되고 있는 공간 리허설이다. 리허설이라 하면 본무대에 오르기 전 연습 무대를 떠올리듯, 틀려도 괜찮은 공간으로 시작해 지금의 ‘실수가 용기가 되는 곳’이라는 슬로건이 탄생했다. 실수와 실패는 피하고 싶다 한들 피해지지 않고, 노련해진다 한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마주하게 되는, 살아가며 필연적으로 부딪히는 경험들이다. 자꾸만 실수 앞에서 주눅 들었던 여러 날들을 통과하며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안학교 졸업 후 홈스쿨링을 거쳐, 대학 진학 대신 준비 없이 뛰어든 게스트하우스 창업. 어린 날의 선택 이후로 끝없이 펼쳐진 시행착오의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눈앞에 놓인 똥을 찍어 먹어보고서야 실수인 줄 알 수 있었다. 실수 앞에서 펑펑 울고, 퍽퍽 화를 내던 날들, 가끔은 폭삭 주저앉아 있기도 했다. 그러다 아주 천천히 기어 나와 보니 실수가 지나간 자리에는 늘 하나쯤의 힌트가 남겨져 있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지양해야 할지에 대한 단서들. 그 단서들을 쥐고 목표하는 방향에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시행착오는 양분이 되고, 실수의 개수가 곧 비법의 개수와 비례한다는 사실에도 눈을 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가 갈수록 자꾸만 걸려 넘어지는 장애물들이 늘어났다. 경험이 쌓일수록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잃기 싫은 것들이 늘어나면서 조심스러워졌다. 실수할까 봐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날도 많아졌다. 실수에 당연지사처럼 따라붙는 못나 보이는 나, 뒤처진 것 같은 자책, 사람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두려워서였다. 자칫 삶의 경로를 잃어버릴 때마다 이정표가 되어줄 말이 필요했고, 그때마다 랩하듯 되뇌던 문장이 있었다. ‘실수는 경험이 되지, 경험은 곧 용기가 되지.’ 공간 리허설에서는 예를 들어 이런 실수와, 어설픈 용기를 감행한다. 화질이 떨어진 사진 엽서, 어설프게 만들어진 티셔츠, 먼지 쌓인 스티커. 실수들이 쌓여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본다. 양말을 좋아해 한 켤레당 제작 단가가 1만 원이 넘는 양말을 만든다. 좋아하는 문구를 곁들여서. ‘Make mistakes every day. Every mistakes makes me stronger.’ 실수하는 매일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말.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용기를 적립해 주는 양말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가끔 손님들로부터 답장을 받을 때도 있다. 실수가 용기가 된다는 말을 만난 이후로 전보다 실수가 덜 미워졌다고. 내 실수도, 타인의 실수도. 공간 리허설이 자리한 이 좁은 골목부터 시작해 실수를 째려보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한국 사회에 조곤조곤 말을 걸고 싶다. 다들 그런 적 있지 않느냐고. 누구에게나 처음과 어리숙한 시절이 분명히 있고, 오늘의 실수는 내일의 용기가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거라고. 그러니 누군가의 실수를 언젠가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조금 더 너그럽게 받아줄 수 있기를. △유설 대표는 지역을 기반으로 일상에 작고 큰 변화를 만드는 문화 기획을 이어가며, ‘실수가 용기가 되는 곳’ 리허설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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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2 18:30

[금요칼럼] ​‘클린 칩(Clean Chip)’을 묻는 시대, 피지컬 AI의 심장은 한국이다

​2026년, 반도체 시장의 승자는 이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제 세계는 성능과 가격 경쟁을 넘어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가”를 묻는다.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반도체는 단순한 부품을 넘어 안보 자산이 되었고, ‘신뢰’는 시장에서 통용되는 새로운 가치이자 통화가 되었다. 이 거대한 지각변동의 중심에 대한민국이 서 있다. ​미국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강화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현미경처럼 검증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등장한 개념이 바로 ‘클린 칩(Clean Chip)’, 즉 신뢰 기반 반도체다. 아무리 싸고 빨라도 출처와 공정, 보안의 무결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 설 수 없다. 한국은 이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며 기술력 위에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는 독보적 평판을 더했다. 이것은 단순한 브랜드 이미지가 아니라, 국가적 생존과 직결된 강력한 진입장벽이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60%를 넘기며 독주 체제를 굳혔고, HBM4 시대로 접어들며 글로벌 고객사들은 한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턴키(Turn-key)’ 전략으로 파운드리와 메모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강력한 반등을 시작했다. ​하지만 진짜 승부처는 가상 세계를 넘어 실제 물리 공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로의 이동에 있다.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공장, 국방·의료기기 등 물리적 실체를 가진 AI가 핵심 산업이 되면서, 소프트웨어만큼이나 이를 구현할 정밀 부품과 전력 시스템, 그리고 대규모 통합 제조 인프라가 필수적이 되었다. AI가 ‘두뇌’라면, 이를 움직일 ‘몸체’가 필요한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는 한국 자동차와 조선 산업의 수준 높은 제조 기술이 피지컬 AI의 핵심 토대가 될 것이라 분석한다. 수만 개의 부품을 정밀하게 통합하는 자동차 시스템 산업과, 초대형 구조물에 첨단 제어 기술을 집약하는 조선업의 노하우는 로봇과 스마트 공장의 현실화를 가능케 하는 근육이다.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부터 정밀기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생태계를 한 나라 안에 갖춘 유일한 국가다. 부품-소재-장비-완제품이 최단 거리에서 연결되는 이 구조는 설계 변경과 양산 전환의 속도를 결정짓는 피지컬 AI 개발의 결정적 병기다. ​최근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현대차와 삼성전자를 직접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칩이라는 ‘뇌’만으로는 미래가 완성되지 않는다. 그 칩이 실제 자동차와 로봇에 들어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려면 세계 최고의 제조 파트너가 필요하다. 젠슨 황이 한국에서 찾은 것은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피지컬 AI를 함께 현실로 만들 강력한 ‘제조 동맹’이었다. ​신뢰 인프라와 제조 인프라의 결합은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더욱 독보적으로 만든다. 삼성의 미국 테일러 공장은 이제 단순한 해외 공장이 아닌 안보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으며, 유럽과 중동은 기술력과 중립성을 갖춘 한국 기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택하고 있다. 물론 공급망 분절화와 거점 생산에 따른 ‘지정학적 인플레이션’으로 비용 부담은 커졌으나, 이는 역설적으로 더 높은 진입 장벽이 되어 살아남은 우리 기업의 지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글로벌 경제가 블록화되는 지금, 미국과 안보 동맹을 유지하며 첨단 제조 역량을 갖춘 나라는 사실상 한국뿐이다. 2025년 반도체 수출 1,734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치 기록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여기에 자동차, 조선, 로봇 등 피지컬 AI 산업이 더해지면 한국 제조업의 성장 스토리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 흐름은 단순한 경기 회복이 아니다. ‘신뢰와 제조 역량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구조적 성장’이다. 2026년,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는 성능이나 유행보다 신뢰와 제조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기업과 산업을 보아야 한다. 피지컬 AI 시대, 한국 제조업 환경이 세계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이유와 한국 증시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증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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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2 18:30

[세무상담] “홈택스로 직접 했는데…” 500만 원 아끼려다 5천만 원 낸 사연

지난달, 전주 효자동에서 평생 일궈온 집 한 채를 팔고 은퇴를 준비하시던 60대 김 사장님이 다급히 필자의 사무실을 찾으셨다. 직접 홈택스로 양도소득세 신고를 마쳤는데, 몇 달 뒤 세무서에서 생각지도 못한 거액의 추징 고지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내용을 살펴보니 안타까움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 김 사장님은 본인이 ‘1세대 1주택 비과세’ 대상이라고 확신하셨다. 하지만 과거에 자녀 교육을 위해 잠시 사두었던 작은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간과하셨다. AI와 자동 신고 시스템은 입력된 값에 따라 계산할 뿐, 숨겨진 주택 수나 복잡한 예외 조항까지 먼저 챙겨주지 않는다. 결국 그는 아낄 수 있었던 5,000만 원의 세금에 가산세까지 더해진 고지서를 받아 들어야 했다. 양도소득세는 이제 ‘양포세(양도소득세 포기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복잡해졌다. 잦은 법 개정으로 인해 전문가들조차 매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영역이다. 특히 우리 지역 전주의 경우, 조정대상지역 해제 전후의 시점이나 농지 대토, 상속 주택 등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판단 한 번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세액이 왔다 갔다 한다. 많은 분이 세무 대리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셀프 신고’를 고민하신다. 하지만 세무사는 단순히 숫자를 대입해 신고서를 대신 써주는 사람이 아니다. 의뢰인이 놓친 공제 항목을 발굴하고, 법리적으로 유리한 해석을 찾아내며, 무엇보다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세무조사나 소명 요구로부터 의뢰인을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한다. 세금 신고는 마침표가 아니라 시작이다. 신고 후 5년 동안 국세청은 언제든 그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 10년 차 세무사로서 필자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명확하다. 인생의 큰 자산인 부동산을 처분할 때는, 계약서를 쓰기 전부터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그것이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가장 경제적이고 영리한 방법이다. /조정권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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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2 18:29

[금요수필] 황혼의 반란

21C는 장수 시대가 되다 보니 노령화 문제가 사회 이슈화 되었다. 우리나라도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으로 고령화사회다.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 의학기술, 생활 수준 향상으로 평균 수명이 고령화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 현안’ 중 고령화 문제는 시급하다. 생산 가능 인구는 감소한 데다, 저출산 확대와 노령 인구 증가로 연금, 의료비 등 노년 인구 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증가되고 있다. 또한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노인 소외, 빈곤, 질병 등이 사회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나라다. 퇴직자들 대부분이 하릴없이 노년기를 보내며, 사회적 비용만 축내는 현실이다. 이로 말미암아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소외감 이중고를 겪게 되고,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방문했던 프랑스 작가 ‘베르베르’가 쓴 <나무>란 소설에 「황혼의 반란」 이야기 있다. 초고령 사회인 프랑스에선 노인 부양에 견디다 못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노인은 일도 안 하고 밥만 축낸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한다. TV에 출연한 학자들도 노인들 때문에 국가의 재정적자가 증가한다며, 정치인들은 노인들에게 너무 쉽게 약을 처방해 준다고 비난한다. 이처럼 노인 문제가 적대시되면서, 식당에는 ‘70세 이상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걸리고, 80세 이상에는 약과 치료비 지급을 제한하며, 100세 이후는 모든 의료 서비스를 금지를 시켜야 한다고 한단다. 더 나아가 젊은이로 구성된 체포조가 생겨 노인들을 붙잡아 ‘휴식, 평화, 안락 센터’라는 기관에 감금하여 독극물 주사로 안락사를 시킨다. 자식들이 부모를 버리는 순간 바로 이 센터의 직원들이 데려간다. 70대 ‘프레드 부부’는 자신을 잡으러 온 기관원의 버스를 훔쳐 타고 산으로 도망갔는데 버스에는 이미 잡혀 온 노인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들 부부는 이 노인들과 함께 산속에서 게릴라전을 펼쳤지만 결국 숲속에 바이러스를 뿌린 진압군에게 항복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자신을 안락사시킨 젊은이에게 “너도 언젠가는 늙을 것”이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죽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참으로 씁쓸한 결말이다. 소설 ‘황혼의 반란’을 그저 허황된 이야기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노환으로 지급되는 국가 비용이 전체 의료비의 30%를 넘어섰다. 언젠가는 국민건강보험이 바닥나 의료비 지급이 제한되고, 불치병 환자들에게 안락사가 허용될지 모른다. 가족을 위해 한평생 헌신한 은혜는 뒷전이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라마다 노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정년 나이를 높이는가 하면 그들의 풍부한 경륜을 새로운 지식 창조와 생산 활동에 어떻게 접목시킬까? 고민한다. 문제는 ‘노인은 소비계층’,‘젊은이는 생산계층’이란 등식을 깨고, 노인을 미래 사회의 큰 가치로 삼는 관점 변화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백봉기 수필가는 2010년 ‘한국산문’으로 등단하여 <여자가 밥을 살 때까지> 등 4권의 수필집을 발간했다. 전북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 온글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전북문인협회장, 전북문학관 관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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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2 18:27

[타향] ‘따뜻한 금융’이 희망이다

여우도 나이가 들면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머리를 둔다고 한다. 내무부의 후신인 행정안전부에 있을 때 전북도 행정부지사 등을 지내며 틈틈이 내 고향과 중앙정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왔다. 퇴임 후 전국 곳곳에 뻗어있는 새마을금고 살림을 챙기던 중 설 명절이 다가오니 전북의 산천이 부쩍 눈앞에 아른거린다. 수구초심(首丘初心)으로 전북의 미래에 한 방울의 경험을 첨가해 보고자 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 도시가 그렇듯, 전북도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라는 거센 파고에 직면해 있다. 인체에 혈행이 원활해야 하듯 지역 사회가 활기를 되찾으려면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자금이 돌아야 한다. 바꿔 말하면 우리 지역의 실핏줄을 돌게 하는 ‘자생적인 경제 생태계’의 복원이 시급하다. 우리 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정신을 계승한 새마을금고와 지방자치의 파수꾼인 행정안전부가 함께 추진하는 사회적연대경제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밥 열 술이 모이면 한 그릇이 된다는 십시일반의 지혜로 고난을 헤쳐왔다. 1998년부터 ‘사랑의 좀도리 운동’을 펼친 새마을금고는 태생부터가 거대 자본의 논리가 아닌, 서민과 이웃이 서로를 믿고 자본을 모은 ‘관계 금융’이다. 이윤의 극대화를 지향하는 시중 은행들이 수익이 나지 않는 지방 점포를 폐쇄하고 떠날 때, 묵묵히 지역민 곁을 지키며 버팀목이 되어준 곳이 바로 새마을금고다. 이제는 그 역할을 넘어 ‘사회적연대경제’라는 시대적 소명을 전북의 토양 위에 꽃피우면 어떨까. 사회적연대경제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지역에서 창출된 부(富)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다시 지역 내의 소상공인, 청년 창업가,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구성원의 자발적인 협동과 민주적인 참여로 자본보다 사람, 나아가 사회적 목적을 우선으로 하는 경제활동이다. 1970년대 유럽에서 대규모 실업, 고령화 등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려는 과정에서 사회적연대경제가 부상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프랑스에는 약 20만 개의 사회적연대기업이 활동하고, 238만 명이 이들 기업에 종사한다. 민간 일자리의 14%,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전북은 농생명 산업과 전통문화라는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가진 3,198개(점포 수)의 지역 밀착형 네트워크가 전북의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 기업과 결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지역 청년들에게 기회의 사다리를 놓아주고,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전북의 현실에서, 새마을금고의 지역 커뮤니티 센터 지원 사업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지역 사회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다. 금융이 차가운 수 놀음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를 품을 때 비로소 지역은 살아 숨 쉬게 된다.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근고지영(根固枝榮)의 이치는 경제라고 다르지 않다. 전북의 풀뿌리 경제를 지탱해 온 새마을금고가 주축이 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 구성원들이 그 혜택을 나누며 다시 지역에 투자하는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 전북의 저력과 새마을금고의 ‘따뜻한 금융’이 만날 때, 우리 고향은 다시 한번 힘차게 도약할 것이다. 사람 중심의 사회적 금융이 전북 곳곳에 스며들어 메마른 지역 경제를 적시고 희망의 싹을 틔우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최훈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는 전북도 행정부지사·행정안전부 차관보를 역임했다. 최훈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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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1 18:02

[기고] 지상의 땀방울과 하늘의 날개가 만날 때, 생명은 다시 뛴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고, 찰나의 순간 삶과 죽음의 경계가 결정된다. 특히 중증외상 환자에게 시간은 단순한 물리적 흐름이 아니라 곧 ‘생명’ 그 자체다. 심정지나 대량 출혈이 발생한 환자에게 허락된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오늘도 전북의 도로 위를 달리는 119구급차와 하늘을 운항하는 닥터헬기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고 있다. 전북권역은 험준한 산간 지역과 넓은 농촌, 복잡한 고속도로망이 공존하여 의료 자원의 불균형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에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전북소방의 119구급대원들이다. 이들에게 현장은 단순히 환자를 싣는 장소가 아니라, 환자의 중증도를 정확히 판단해 닥터헬기를 요청할지 결정해야 하는 긴박한 결단의 장이다. 대량 출혈을 동반한 다발성 장기 손상이나 뇌·흉부의 치명적 외상 환자를 마주했을 때, 구급대원의 신속한 판단에 의한 닥터헬기 요청은 지상의 한계를 넘어 권역외상센터라는 최종 목적지까지 환자를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생명줄이 된다. 현장의 구급대원이 확보한 기초 정보와 초기 처치는 헬기 이송의 성패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며, 이들의 냉철한 판단력이야말로 생존의 첫 단추를 끼우는 핵심 역량이다. 닥터헬기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빠른 이동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방(119구급대)과 의료진의 빈틈없는 공조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그 진가가 비로소 완성된다.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환자를 응급처치하며 인계점으로 이송하는 동안, 하늘에서는 전문의가 탑승한 헬기가 날아오른다. 이 과정에서 구급대원이 전송하는 환자의 실시간 정보는 헬기 내 의료진을 거쳐 병원 수술팀까지 전달된다. 덕분에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모든 수술 준비가 완료되는 이른바 ‘프리-어라이벌(Pre-arrival) 시스템’이 작동하게 된다. 1분 1초가 급한 외상 환자에게 구급대원과 헬기 의료진이 나누는 짧고 명확한 교신은 곧 환자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동력이 된다. 지상의 구급대원이 닦아놓은 기초 위에 하늘의 의료진이 전문 처치를 더하며 병원 문을 통과하자마자 즉시 최종 치료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팀플레이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처럼 중증외상 대응의 본질은 각 주체의 역량을 하나로 묶는 협력에 있다. 119구급대의 정확한 판단과 닥터헬기의 기동력, 그리고 권역외상센터의 수용 역량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 사람의 생명을 온전히 살려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한 이착륙을 위한 인계점 확보와 같은 인프라 구축은 물론, 헬기 소음이나 일시적인 불편함보다 내 이웃의 생명을 우선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따뜻한 지지는 구급대원의 발걸음을 더욱 빠르게 하고 닥터헬기의 프로펠러를 멈추지 않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 된다. 전북권역의 응급의료 체계라는 거대한 생명 그물망에서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119구급대와 닥터헬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매듭이다. 지상의 땀방울과 하늘의 날개가 만나 골든타임이라는 희망의 현실을 만들어낼 때, 전북특별자치도는 비로소 외상 환자들에게 든든한 보루가 될 수 있다. 오늘도 사이렌 소리와 프로펠러 굉음을 울리며 사선(死線)을 넘나드는 이들의 숭고한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더 깊은 신뢰와 응원이 필요하다. 생명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하늘과 땅에서 함께 달리는 이들의 위대한 동행에 지역사회 전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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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1 18:02

[사설] ‘존엄한 죽음’ 이제 정면으로 응시할 때다

고령화 시대, ‘존엄한 죽음’, ‘품위 있는 마무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사전에 서약한 사람이 크게 늘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북의 ‘사전 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는 총 18만 4824명에 달했다. 이는 2022년 등록자 9만 2416명에 비해 2배나 증가한 수치다. 사전 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의 성인이 향후 임종과정에 접어들었을 경우를 대비해 연명의료를 받을지 여부와 호스피스 이용 의사 등을 미리 문서로 작성해 두는 제도다. 의사 표현이 불가능해졌을 때를 대비한 일종의 자기결정권이다.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사전에 뜻을 밝힌 국민은 지난 2018년 제도 시행 이후 해마다 늘어 지난해 320만명을 넘어섰다. 제도의 취지가 알려지고, 사전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는 등록기관이 확대되면서 등록자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의미 없는 연명보다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가족에게 부담을 남기지 않겠다’는 책임의식과 ‘자기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다’는 자기결정권 중시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이제는 개인의 선택을 넘어 우리 사회가 연명의료 중단 문제, 존엄한 죽음의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준비해야 할 때다. 초고령화 사회, 만성·말기 질환자가 증가하고 돌봄 부담이 늘어나는 사회구조적 문제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연명의료를 거부하는 사람이 늘고,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다. ‘웰다잉(Well-dying)’이라는 말도 익숙해졌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사회가 정말로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제도는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죽음에 대한 대화가 꺼려지고, 의사는 환자 가족의 감정이나 의료 관행 앞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존엄한 죽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연명치료 중단 권리를 인정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개인적 선택 이후의 시간까지 사회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죽음을 앞둔 환자가 고통 없이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전달체계를 확대·정비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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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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