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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신언서판이 중요

지금 유권자들의 관심은 누가 내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공천을 받느냐로 쏠린다. 조국혁신당이 지난 총선 비례대표 선거때 선전해서 12석을 차지했지만 그 같은 돌풍이 내년 지방선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6.3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이 전북에서 82.65%를 득표해 소가 밟고 지나가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민주당 지지세가 더 견고해졌다. 이 바람에 지사부터 민주당 공천을 누가 받을 것인가가 관전포인트다. 민주당 정서가 강한 전북은 당원주권시대를 맞아 공천 때 유급당원의 비중을 50%에서 70%로 높이더라도 시민여론과의 괴리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당심과 민심이 같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급당원들이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표심을 바르게 행사하느냐 그 여부에 성패가 달려 있다. 예전과 달리 유급당원들이 귀하신 몸이 되면서 쉽게 움직이지 않지만 얼마든지 금품 유혹을 받을 개연성은 높아졌다. 현재 50대 50으로 돼 있는 공천기준을 7대3으로 높이면 당원 모집을 많이 한 사람이 유리한 구조다. 그러나 꼭 유급당원들이 모집한 후보한테 간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후보자 능력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 지금 현직 단체장을 제외하고는 유급당원을 많이 모집한 후보자가 여론조사에서 높게 나온다. 친 불친과 연고에 따라 표심이 움직이지만 지사나 시장 군수 등 단체장 만큼은 고도의 판단력과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라서 각 후보자들의 종합적인 역량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익산시장이나 임실군수는 3연임해 불출마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 조기에 과열되었다. 전주시장 등 나머지 시장 군수는 모두 재선의지가 충만된 상태지만 도전자가 만만치 않아 일부 여론조사에 일희일비 할 입장이 아니다.특히 관심을 끈 것은 불출마설이 유력했던 재선의 이원택 국회의원이 예상을 깨고 추석전에 지사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번 지사경선 때는 송하진 전지사가 컷오프 되면서 재선의 김관영 전 국회의원이 김앤장을 등에 업고 단박에 공천권을 확보했지만 이번에는 예상외 변수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재도전하는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같은 지역구서 연거푸 3선한 관계로 이번 지사경선을 배수진으로 치고 마지막으로 경선에 임한다는 자세다. 하지만 완주 전주 통합에 부정적이어서 찬성측이 많은 전주표심이 등 돌리고 있는 게 최대 걸림돌이다. 또 그가 주장했던 익산시와 통합해서 100만 메가시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익산시의회가 결사반대해 난관에 봉착했다. 세칭 송하진 전지사의 아바타로 칭하는 이원택 의원은 당 대표 선거 때 정청래 의원을 도운 것을 기반으로 정 대표와 함께 추석전에 김제시장을 방문해 한껏 기세를 높였지만 시중에서는 그의 능력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팽배하다.특히 여가부를 상대로 새만금잼버리 준비관계를 강하게 질타했지만 대회가 실패로 끝나고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9월 새만금공항건설 취소판결을 내린 것도 그의 지역구 문제인 만큼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그의 정치력 부족을 지적한 사람도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5.10.19 17:50

[사설] 대도시권 포함 ‘전주권’, 광역시급 성장 전략을

전주권이 마침내 법정 대도시권에 공식 포함됐다.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전주와 익산·군산·김제·완주 등 5개 시·군 130만여명이 거주하는 전주권이 수도권과 부산권·대구권·광주권·대전권에 이어 6대 대도시권에 포함됐다. 지난 4월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확정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대광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오는 23일 법률 시행에 맞춰 하위 법령을 정비한 것이다. 이로써 전주권은 독자 광역권 지위를 법적으로 인정받아 국비 지원을 통한 광역교통망 확충 등 도시 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지역사회 오랜 숙원인 ‘전주권 광역교통망 확충’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했던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더불어 전북 교통혁신과 공간구조 개편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새만금-전북혁신도시-전주권을 잇는 광역생활경제권 완성의 제도적 신호탄이기도 하다. 대도시권 설정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성공을 위해 항공-철도-자동차 등 교통수단 연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앞으로 풀어가야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지역에서 광역시급 대도시로의 발전 전략과 비전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선 국토교통부가 내년 상반기에 확정할 예정인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2026~2030년)’에 전주권 사업이 얼마나 포함되느냐가 대광법의 실효성을 체감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또 국가계획에 반영되더라도 총사업비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일찌감치 사업 추진 논리와 근거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법령 정비를 통한 6대 대도시권 포함을 계기로, 전주권을 광역시급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과 실행력이 요구된다. 광역교통망 확충과 함께 대도시권에 요구되는 국제공항 건설, 그리고 전주·완주 통합 등 대광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과 사업 추진 역량이 요구된다. ‘전북 대전환’의 기회다. 지자체와 정치권이 다시 한번 역량을 총결집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0.16 18:47

[사설] 국가 철도망으로 전북 산업지도 확 바꿔야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이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전북의 미래가 달렸다. 새만금에서 목포까지를 아우르는 서해안철도를 비롯한 핵심 노선이 포함되느냐 여부에 따라 전북의 인프라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고 결국 산업지도와 인구이동의 큰 축이 바뀌기 때문이다. 항공이나 해운, 도로에 비해 그 중요성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철도망은 산업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되는 핵심적인 인프라다. 사람의 이동 또한 고속철도망이 얼마나 갖춰져 있는가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전북으로선 이르면 내년초, 늦어도 지방선거 이후 발표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에 올인해야 한다. 고시를 앞둔 제5차 국가철도망은 현재 전국에 걸쳐 160여 건·총 360조 원 규모의 사업 신청이 접수됐다. 전북의 경우 모두 7개로, 총 연장 572㎞에 사업비는 21조 2028억 원에 달한다. △전주~김천 영호남 내륙선 △국가식품클러스터 인입선 △서해안선(새만금~목포) △호남고속선 직선화(천안아산~공주) △호남일반선 고속화(논산~익산) △전주~광주선(전주~김제) △전주~울산선 등이 바로 그것이다.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서해안철도다. 새만금에서 전남 목포까지 약 110㎞ 구간을 잇는 대형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4조 7000억 원에 달한다. 산업·물류·관광을 아우르는 서남권 경제벨트 완성이 바로 이 철도에 달려있다. 서해안 철도는 단순한 교통망 확충을 넘어 서해안 지역을 새로운 국가 발전 축으로 만드는 핵심 국정과제라고 할 수 있다. 지난번 제4차 계획(2021~2030)에서는 ‘추가 검토사업’으로 경우 이름만 올리는데 그쳐 아쉬움을 줬다. 각 시도에서는 이번 철도계획에 해당 지역 사업을 포함시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사실상 생명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역발전은 멀어지고, 특히 철도의 접근성 여부가 지역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강원도의 경우 지난달부터 KTX 평창-정선선 계획 반영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각 시도의 경쟁이 뜨겁다. 국토 균형 발전과 진정한 서해안 시대 개막을 앞당길 마지막 열쇠는 바로 국가 철도망 확충이다. 한치의 실수없이 잘 준비해서 차제에 전북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자.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0.16 18:46

[오목대] 은퇴 후 인생 3단계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 인생 후반부도 길어졌다. 예전에는 은퇴 후 오래지 않아 죽음을 맞았지만 이제 30∼40년을 더 사는 게 일반적이다. 이 기간은 청장년기의 30∼40년과 질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직장이나 생업에 매어 돈을 벌거나 승진에 목매일 필요없이 주된 직업에서 물러나 온전히 내가 중심이 되는 시기다. 이러한 은퇴기는 대개 3단계로 나눈다. 좀 오래된 구분이긴 하나 미국의 재무설계사 마이클 스테인(Michael Stein)은 1994년에 은퇴기간을 10년 단위로 3단계로 나누었다. 활동기(Go-go Year)와 회상기(Slow-go Year), 간병기(No-go Year)가 그것이다. 활동기는 65∼74세까지다. 이 기간은 생업에서 손을 놓았지만 건강하고 시간이 많고 재산도 인생에서 가장 많은 때다. 따라서 이 시기는 그동안 못했던 외국여행을 떠나거나 골프 등 여가활동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활동량이 많은 만큼 지출도 늘어나는 인생의 제2 전성기다. 올해 105세의 김형석 교수(전 연세대)는 60∼75세(어떤 강연에선 65∼90세)를 인생의 황금기라 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3종세트를 잘 관리하는 일이다. 몸을 건강하게 움직이는 신체(Physical)활동과 두뇌를 활용하는 인지(Cognitive)활동, 그리고 타인과 교류하는 사회(Social)활동이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 몸을 움직이고 머리를 쓰고 사람과 섞이는 것을 말한다. 아직 젊은 노인이니 일자리를 찾거나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도 좋다. 회상기는 75∼84세 시기다. 이 시기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으면서도 노화가 진행되면서 행동이 느려진다. 지나온 인생을 반추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시기다. 특히 75세는 건강과 인지능력이 확 꺾이는 나이다. 그래서 일본에선 75세를 기준으로 전기고령자와 후기고령자로 나눈다. 또 서구권에서는 65∼74세를 영올드(Young-old), 75세 이상을 올드올드(Old-old)로 나누기도 한다. 이 시기는 가족이나 친구를 자주 만나면서 인생을 복기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지출도 줄어 경제적 부담도 적다. 간병기는 85세에서 사망까지의 시기다. 이 기간은 사람에 따라 1년이 되기도 하고 10년을 훨씬 넘기기도 한다. 이때는 혼자서 생활하기 힘들어 남의 돌봄을 받아야 하는 시기다. 집에서 생활하길(Aging in place) 원하나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 생명표에 따르면 이 시기 우리나라 노인들은 15∼16년을 병치레(유병기간)로 보낸다. 이 시기는 의료비가 급격히 늘어나 경제적 부담이 크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상속분쟁에도 대비해 유언서 작성도 해야 한다. 가능하면 활동기를 늘리고 간병기를 줄이는 게 좋다.(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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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25.10.16 18:46

[청춘예찬] 해송의 봄을 기다리며

해가 바뀌면 금산사에 간다. 올해는 18개월 된 딸을 처음으로 데리고 갔다. 거대한 미륵입불과 화려한 단청에 시선을 빼앗기고 “우와”를 연발하는 모습이, 말은 서툴러도 아름다움은 아는 것 같아 기특하다. 앞으로는 연례행사처럼 매년 함께 올 예정이다. 마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하, <빼들봄>)의 권례가 딸 숙이와 함께 금산사를 자주 찾았듯이. 숙이의 원래 이름은 해송이었다. 숙이가 태어나기 전, 권례의 꿈속에서 한 소년이 보살과 나타났다. 보살은 소년의 이름이 ‘해송’이며, 속죄를 마치고 윤회하게 되었다며 권례에게 소년을 안겨주었다. 가족들은 아들이 태어나리라고 철석같이 믿었지만 태어난 건 딸이었다. 보살이 지어준 이름 ‘해송’은 몇 년 후 태어난 남동생에게 돌아갔다. <빼들봄>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가부장제의 부조리한 폐해 안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여성 인물들의 서사를 다룬다. 일견 이분법적으로 보이는 갈등 구조는 시즌이 이어지면서 복잡한 양상을 띈다. 손자에게 자아를 의탁한 채 숙이를 증오하던 할머니의 이면에는 서당에 다니고 싶었던 소녀가 있었음이 밝혀진다. 숙이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 것처럼만 보이던 남동생은 ‘계집년보다 성적이 안 나오면 그게 사람이냐’며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한다. 역설적으로, ‘계집’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무시당하지 않는 것이 꿈인 숙이가 필남을 향해 “얼마나 마음이 추잡하길래 여자가 이런 말과 행동을 하지?”라고 생각할 때 <빼들봄>의 서사는 빛이 난다. 여기에 영웅이나 완벽한 인간은 없다. 굴레 앞에서 분노하고 절망하거나, 굴레인 줄도 모르고 살아왔던 보통의 여자들만이 있을 뿐이다. <빼들봄>에서 인물 간의 언어가 서로에게 명확히 번역되지 않고 자꾸만 굴절되는 것은 그 굴레가 교묘하게 갖은 형태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중학교에 다니는 숙이와 진학하지 못하고 ‘공순이’가 된 미자의 언어가, 상처만 입고 자란 탓에 소통에는 서툰 필남과 그런 필남에게 선입견을 가진 숙이의 언어가 충돌한다. 숙이가 가사보다는 공부에 집중해서 더 높은 곳으로 훨훨 날아가길 바라는 권례와, 그런 엄마에게 몰아붙여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숙이의 언어도 부딪히기는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세계의 언어가 깨진 파편이 되어 그들을 아프게 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이내 위로의 몸짓을 건넨다. 숙이는 미자의 멍든 팔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리고, 필남은 그녀의 수첩을 태우게 된 것을 사죄하러 온 숙이의 어깨를 다독인다. 그 몸짓은 미약하지만 끊어지지는 않을 위로와 유대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 눈물의, 토닥임의 온기가 모이고 또 모이면 언젠가 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얼음장 같은 굴레는 녹아버리고 권례와 숙이는-아니 해송은 마침내 웃는 얼굴로 명부전의 지장보살 앞에 설 수 있으리라. 주말에 친정 엄마를 모시고 딸과 함께 덕진공원에 마실을 나갔다. 연화정 도서관에서 덕진호를 바라보며 나는 숙이와 지민을 생각했다. 연꽃이 필 계절은 진작에 지났지만, 어딘가에서 담소를 나누는 그들을 마주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얼마 전 웹서핑을 하다가 <빼들봄>은 예전의 이야기일 뿐, 지금 시대에 통용되는 서사는 아니라고 평한 글을 떠올렸다. 글쎄, 오늘의 숙이와 지민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들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것은, 노을빛이 책을 읽는 엄마의 옆얼굴에 가는 빛무리를 만들었을 때였다. 박근형 만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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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6 18:45

[금요칼럼] 지방자치를 헌법에 보장해야 주민주권시대 열려

한국의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올해가 30주년이다. 그동안 지방자치제는 중앙정치의 혼란과 불안을 최소화시키는 제도적 장치로서 지방정국의 안정을 통해 평화적 정권교체와 민주체제를 지키는 버팀목이 됐다. 그러나 지난 30년 지방자치가 제기한 낭비와 비능률,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 부작용과 폐해는 지방자치의 무용론과 축소론까지 불거질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의 제도와 시스템이 올바른 길을 찾도록 전면적인 자치개혁이 필요하다. 지방자치의 기본원리는 독립성과 자율성이지만 주워지는 권한만큼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그 권한과 책임의 주체는 일원화돼야 한다. 이 원리는 자치경찰제와 교육자치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끔찍했던 이태원 참사와 청주 오송지하도 참사, 경북 산불을 비롯한 재해·재난사고, 그리고 묻지마 폭력·살인사건으로 지역안전과 치안이 구멍난 것도 자치경찰제도의 결함이 큰 원인 중 하나다. 잇따른 교사폭행과 자살로 학교교실이 붕괴 위기를 맞은 근본 원인에도 교육감 직선제를 비롯한 교육자치제도결함이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음이 분명하다. 게다가 지방행정, 지역치안과 소방 및 지방교육이 지방자치의 큰 틀 속에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한 채 그 권한과 책임이 제각기 분산돼 있으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결국, 지역의 문제를 지방자치제가 지방중심, 주민중심, 현장중시로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들의 무관심과 부정적 인식의 주 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뿌리깊은 중앙집권의 유혹을 뿌리치고 지방분권적 국가운영의 틀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현행 헌법을 대폭 개정해서 지방에 자율성을 대폭 부여하되 그 책임성을 일원화시키는 개혁이 대단히 중요하다. 여기에 필수적인 전제가 헌법개정이다. 헌법은 국가의 모든 구성원이 따라야 하는 국가공동체의 강제적인 최고가치 규범이다. 때문에 국가의 기본법인 헌법을 개정해야 하위 법령 등의 개혁과 개정이 가능해 진다. 현행 헌법상 지방자치 조문은 제117조와 제118조 단 두 조문으로 중앙집권적 분산체제라는 과도기적 행태만을 보장할 뿐, 주민주권시대에 걸맞는 지방자치를 실시하는데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더욱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아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라는 중앙종속적인 용어의 사용으로 중앙과 지방 간의 관계는 태생적으로 왜곡돼 있기 때문에 헌법개정 시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정부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획일적 지방자치제도를 지양하고, 지역특색에 맞는 다양한 지방자치제도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헌법을 개정해서 자치입법권, 자치조직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의 4대 자치권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그 밖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종류, 기관구성 형태의 선택권,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시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구역변경 시 주민의견 청취, 중앙과 지방 간 사무처리 원칙, 지방의회의 권한 그리고 주민의 위상과 참여 등이 헌법에 명시돼야 한다. 그래야만 주민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신들에게 관련된 지역의 공동문제에 관해 주민의 자주관리가 존중되는 풀뿌리 지방민주주의가 확실하게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기로에 선 한국지방자치가 바른길을 가기 위해서 지방자치의 정신과 권한을 헌법적으로 보장해 줘야 한다. 대한민국이 주민주권시대 민주주의의 발전과 국가와 지역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성숙한 지방자치가 전제돼야 하고, 이를 위한 첫 단추가 헌법개정이다. 따라서, 헌법개정을 위한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정치권과 지방4단체 그리고 전문가들과 언론이 앞장서야 할 중대한 시점에 서있다. 지금이 헌법을 개정할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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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6 18:45

[기고]  지금 전북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최근 서울행정법원이 새만금 공항 건설계획 취소 판결을 내린 후 전북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속을 끊이고 있다. 국토의 중심 개발축에서 밀려 애초부터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전북은 하는 일마다 이렇게 꼬이고 막힐 수 있느냐며 가슴을 치고 있다. 이미 다른 곳들은 많게는 수 십년 전부터 다 누려온 시설이고 혜택들인데 뒤늦게 전북도 누려보고 혜택 좀 보자는데 이게 그렇게 힘들고 잘못된 일이냐며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며칠 전 서울에서 만난 고교 동기들이 이번 판결을 어찌 생각하느냐고 묻길래 서울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판단일 것이나 전북 사람들은 정말 억울한 판결일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도 그럴것이 미국의 한 주만도 못한 면적에 이미 수십 개의 공항이 있는데 환경 파괴니 적자운영이니 하는 논란을 자초하며 구태여 또 공항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이번 판결은 이미 누릴 것 다 누리는 수도권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합목적적인 결정일 수 있다. 그러다보니 결과를 반신반의하던 환경단체는 물론이고 진보나 보수를 가리지 않고 언론들도 근래에 보기드문 명판결이라며 반기었다고 한다. 사실 새만금공항 바로 옆에는 우리 마음대로 쓸 수는 없지만 그래도 군산공항이 있고, 직선거리로 백 몇십 km 남짓이면 광주, 무안, 청주 공항 등 많은 공항이 있다는 건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전북사람들이 새만금 공항을 짓자고 하는 것은 우리가 필요할 때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이 있어야 공장 지으러 오는 사람들도 쉽게 오가고, 우리도 가까운 공항에서 외국 좀 나가보자고 해서인데. 법원의 취소 판결이 내려오자 감사원은 뒤늦게 새로 신설될 지방공항들의 운영에 따른 적자 보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국토부를 윽박지르는 모양이다. 감사원은 새만금공항 역시 매년 200억원의 운영적자를 보전할 계획을 세우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세히 따져보자. 현재 전국에는 열 몇 개의 지방공항이 있는데 아직까지도 흑자를 내는 공항은 한 군데도 없다고 한다. 과거 정부들도 이들 공항이 적자가 날 것을 다 알고 있었지만 그럴듯하게 꾸며논 보고서를 핑계 삼아 공항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적자를 메워주며 다들 운영해 오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새만금공항에만 보전대책을 세우라고 윽박지르는건 너무 가혹한 잣대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번 판결에서는 조류충돌의 위험성을 지극히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해변치고 겨울철에 철새가 날아오지 않는 곳이 어디에 있는가. 갯벌이 발달되고 온대성 기후로서 다양한 생물이 분포돼 있는 우리나라 서해안은 겨울철 철새들이 날아오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지녔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 갯벌을 메워가며 인천공항을 비롯한 많은 공항을 지어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환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환경을 보존하면서 인간과 공존하는 개발이 중요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행정법원의 판결이 환경 안전요소를 실질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경우 제동을 걸 수 있고조류충돌의 위험성을 법적 쟁점화 했다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주권정부의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국정과제도, 지역간 형평성도 반드시 존중받아야 될 것이다. 그런면에서 새만금공항과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다같은 신공항 건설인데도 얼마나 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사에 오른 원균이 일본 수군에 패해 이순신이 남겨줬던 수많은 함선을 모조리 수장시킨 가덕도 앞바다는 수심이 깊고 파도가 높아 현재 공사를 맡았던 업체조차 철수한 상황인데도 여야는 예산을 못줘서 안달이라고 한다. 유럽의 전문기관조차 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이라고 평가했다지만 과거 정부나 현 정부 모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어서라도 기어이 공항을 짓겠다고 하는 모양이다. 정부도, 법원도, 환경단체들도 어느 곳엔 후하고 전북에는 왜 그리 야박한지. 그래서 지금 전북에 사는게 참 힘이 든다. 그래서 더 화가 난다. 이흥래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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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6 18:44

[조정권의 세무상담] 상속공제한도가 18억으로 늘어난다면

최근 정부는 상속세 공제 한도를 기존 10억 원에서 18억 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법안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산층조차도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실거주 주택을 처분해야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현재 상속세는 기본공제 5억 원, 배우자공제 5억 원 등으로, 배우자가 있는 경우 약 10억 원까지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개정안은 이를 18억 원으로 늘려, 실질적으로 ‘18억 원까지는 상속세 면세’ 구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구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계층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중위자산은 약 4억 원대, 금융자산을 제외한 순수 부동산 자산은 평균 2~3억 원 수준입니다. 즉, 대다수 국민은 상속세 과세 대상조차 되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상속세를 신고·납부하는 사람은 전체 사망자의 2~3%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공제한도를 18억 원으로 올린다 해도, 상속세를 낼 일이 없는 서민들에게는 아무런 실질적 이익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반대로 상속세를 내는 고자산층에게는 큰 혜택이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시가 25억 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1가구가 상속을 받을 경우, 현행 제도에서는 약 15억 원이 과세표준에 포함되지만, 공제 확대 시 그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이번 법안이 “중산층 구제”라는 이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상위 2~3%를 위한 부자 감세 성격이 짙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세수 감소의 여파가 서민층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공제 확대 시 향후 5년간 약 3조 원 이상의 세수 감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즉, 상속세는 줄지만 복지 혜택 감소나 지방세 인상 등으로 서민층이 되레 간접적 부담을 질 수 있다. 상속세 18억 공제 법안은 단순한 감세 정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누구를 위해 세제를 바꾸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회적 답변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위 몇 퍼센트를 위한 조세 완화가 아니라, 대다수 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조세 정의의 회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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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6 18:44

[기고] 문화가 경제다

정읍은 이제 인구 10만 붕괴가 눈앞에 놓여있는 소멸 위험 도시다. 시민들은 정읍의 경제와 사회·문화 전반이 정체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그러면 쇠퇴를 운명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가. 아니다. 새로운 에너지와 상상력을 불어넣는다면 정읍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해답은 문화다. 오늘날 문화는 더 이상 여가의 일부나 예술의 전유물이 아니다. 문화는 도시를 살리고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일본 니가타현 에치고 쓰마리 마을은 좋은 예다. 인구 7만의 농촌에 세계적 작가들이 참여해 산골짜기 시골의 논밭을 거대한 전시장으로 만든 ‘대지의 예술제’가 열리자, 매회 수십만 명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단순히 작품을 전시한 것이 아니라 농업과 마을 이야기를 담아냈기에 주민이 주인이 되고, 방문객은 그 삶에 공감하며 돈을 쓰고 머물렀다. 정읍 역시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복합도시다. 내장산 단풍, 정읍사, 동학농민혁명 유적은 물론이고 농촌의 일상 풍경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 보존에 머무르면 변화는 없다. 전문 아티스트와 디자이너가 지역의 예술가들과 협업하면서, 정읍의 정체성을 재해석하고, 도시와 농촌을 잇는 문화 프로젝트를 설계한다면 정읍은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구체적 방안은 다양하다. 시내 앞산((초산(楚山)과 아양산(峨洋山) 망상봉(望常峯)))을 사계절 꽃동산으로 조성해 사시사철 방문할 수 있는 명소로 만들고, 체험·전시·공연을 연계하면 도심이 곧 관광지가 된다. 그러나 관광은 볼거리만으로는 지속되지 않는다. 먹고 자고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필수다. 현재 정읍 시내에는 양질의 숙박시설이 부족하다. 구 경찰서 자리에 호텔이나 펜션을 세우고, 장기적으로 시청과 제일고등학교를 외곽으로 이전해 도심에 레저타운·숲공원·숙박시설을 조성한다면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빈집을 매입·리모델링해 고급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더 나아가 지역의 문화예술 행사는 산업화와 결합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축제나 공연은 대체로 일회성 이벤트에 머물렀다. 이제는 지역 농산물과 전통음식을 접목해 새로운 음식문화를 개발하고, 정읍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과 전시를 기획해야 한다. 청년이 주도하는 창작공간과 스타트업 지원도 병행해 문화산업 기반도 넓혀야 한다. 문화가 산업과 맞물릴 때 정읍 경제는 되살아난다. 이에 대해서는 행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문화재단과 같은 전담 조직이 시민·예술인·기업을 연결하고, 민간의 창의적 기획을 행정이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시민이 주체로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정책이 지속 가능하다. 예술가들이 지역에 머물며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농촌 마을과 도심 공간을 문화 실험장으로 활용하면 정읍은 전국 어디에도 없는 독창적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문화가 경제다”라는 신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정읍이 다시 살아나고, 정주인구가 떠나지 않으며, 관계인구와 생활인구가 늘어나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실질적 전략이다. 문화의 힘을 산업화해 시민이 잘 먹고 잘 살며 행복한 정읍을 만드는 길, 그것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새로운 길이다. 안 수 용(사단법인 둘레 이사장. 먹사니즘 전국네트워크 정읍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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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5 18:27

[사설] 이주배경학생 위한 다문화언어강사 확충필요

전북 지역 내 이주배경학생이 꾸준히 증가해 이들의 교육을 돕는 다문화언어 강사 추가 확보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10월 14일 전북특별자치도 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이주배경학생은 최근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 8228명에서 2023년 8664명으로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9010명, 올해 2025년에는 9244명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학교에서 이들의 언어 적응과 학습을 지원할 다문화언어강사는 충분히 배치되지 않고 있다. 최근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북 지역의 학교에는 다문화언어 강사가 72명만 배치된 상황이다. 이는 강사 1명이 100명이 넘는 학생을 담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다문화언어 강사는 초·중등교육법 제22조에 따라 이주배경학생의 맞춤형 한국어교육 지원 및 일반 학생의 다문화 인식 제고를 위해 배치되는 인력이다. 다양한 국적 출신의 어린 이주배경학생을 교육할 때 의사소통 부분이 중요하다. 특히, 이주 학생들의 현장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외받지 않고 한국사회에 포용된다는 감정을 갖게하는 것이다. 또한 최종적으로 학생들이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고 한국어를 잘하도록 돕는 것이란 점에서 다문화언어 강사는 심리치료 상담 역량과 한국어 교육 역량을 함께 갖도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같은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처우와 지원은 꼭 필요하다. 최근 전북지역에 이주 노동자, 유학생 증가에 따라 부모를 따라 온 이주배경학생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따라 이들 교육에 투자할 예산과 인력을 더 확보해야 한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문화다양성 및 다문화 감수성 증진을 위한 통합 교육, 이주배경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집중 교육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더해 이주배경학생들을 위한 언어,문화,심리 교육을 위해 다문화언어 강사 확충을 더 진행하길 바란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최근 전북지역 대학의 한국어학과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학생들이 배출되고 있어 이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들에게 필요한 상담교육 등을 추가해 다문화언어 강사로 채용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전북교육청이 이 이같은 다문화 포용과 새로운 문화창출의 모습을 선도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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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0.15 18:23

[사설] ‘농어촌 기본소득’ 국비 분담 비율 높여야

정부가 소멸 위기에 놓인 농어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관심이 쏠린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이번 달, 지자체 공모를 통해 전국 인구감소지역 69개 군 중 6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도내에서도 인구감소지역인 진안·무주·장수·임실·순창·고창·부안군 등 7곳이 신청했다. 선정된 지역에 대해서는 해당 지자체 주민등록 거주자 개인당 월 15만원씩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 농업이나 어업·임업에 종사해야만 받을 수 있는 농민수당(농어업인수당)과 달리 농어촌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조건 없이 매달 일정 금액을 주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6~2027년, 2년간 시행되는 시범사업의 총사업비는 약 8500억 원에 달한다. 이 예산은 국비 40%와 도비 30%, 군비30%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인구절벽 시대,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월 15만원 받으려고 농촌으로 이주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하지만 농어촌 주민들의 생활안정에 일정 부분 보탬을 줄 수 있는 만큼 이들의 탈농촌을 막아, 지역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또 프리랜서나 재택근무자,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사업 예산 중 지방비 분담률이 60%로 너무 높다는 데 있다. 사업 대상인 인구감소지역 지자체의 재정상태는 뻔하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5년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에 따르면, 전북의 경우 전주와 익산·군산·완주 등 4곳을 제외한 10개 시·군의 재정자립도는 모두 한 자릿수였다. 진안군은 겨우 6.6%, 김제·정읍·남원·무주·임실 등도 9% 안팎에 불과했다. 이처럼 열악한 재정형편에서 지방비로 적지 않은 농어촌 기본소득 예산을 부담한다면 지역활력을 위해 시행해온 다른 사업은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다. ‘지역 균형발전’은 이재명 정부에서도 채택한 핵심 국정과제다. 지역 소멸은 지방이 아닌 국가의 위기다.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정책 사업의 예산은 당연히 국가가 우선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예산에서 국비 분담 비율을 70% 이상으로 대폭 상향하는 게 맞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0.15 18:23

[의정단상] 전북의 꿈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추석연휴 동안 전주수목원, 삼천산책로, 한옥마을, 덕진공원, 임실치즈테마파크 축제를 걷다가 전국 곳곳에서 오신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또 전주서부시장, 서신동 시장, 삼익수영장 주변상가를 다니며 전주시민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전주시민과 전북도민의 바램을 요약하면, <대한민국 정상화>, <전북회복과 성장>입니다. “윤석열 때는 잠을 못 잤는데, 요즘은 잠을 잔다” “이제 TV뉴스도 좀 본다” “윤석열 계엄에는 침묵하더니, 이재명 대통령 ‘냉부해’ 출연에 분노하는 모습 보니 느자구 없다” 12·3 내란 진상을 빨리 규명해 달라, 내란전담재판부 구성해달라, 5월 1일 대법원의 사법쿠데타 의혹을 밝혀 달라. 모두 내란의 진상규명과 신속한 종식, 대한민국 정상화에 대한 이슈입니다. 또, 전북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민생지원금이 마중물이 되어 지역경제가 좀 나아졌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전북에 기회가 왔으니, 올해부터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달라”, “새만금신공항 차질없이 진행해 달라”, “전주완주 통합 빨리 결론 내달라”, “하계 올림픽 유치, 피디컬 AI 차질없이 진행해야”, 전주 국회의원으로서 63만 전주시민의 자긍심으로, 국회, 정부부처에서 전주시민, 전북도민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겠습니다. 위와 같은 현안들이 전북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건 분명합니다. 먼저, 새만금신공항 이야기를 해볼까요?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은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1심판결을 내렸습니다. 전북에도 하늘길이 열릴 것이라 기대했던 전북도민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항소심부터는 열심히 대응하여 전북의 숙원 사업을 반드시 추진해야 합니다. 두 번째 전주·완주 통합은 어떤가요? 30년 오랜 숙제로, 4번째 결론을 앞두고 주장과 주장만 부딪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의견보다는 완주 송광사 도영스님의 말씀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스님은 전북 발전을 보는 게 꿈인데, 이를 위해 해야 할 두 가지가 ‘전주 완주 통합’과 ‘전주 대한방직터 개발’ 이라고 얘기하실 정도입니다. 지난 9월 25일 국회에서는 행안부 장관과 전북도지사, 저 이성윤, 전주시장 등이 참여한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지자체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민주적인 절차로 주민의사를 확인해야 합니다. 전북은 이제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세 번째, 하계올림픽 유치는 어떤가요? 과연 전북에 올림픽을 유치하고 치를 수 있을까? 정치권 뿐 아니라 시민들 사이에 가장 뜨거웠던 주제입니다. 정치적 해석과 비관론이 뒤섞이면서 “전북은 도대체 왜 이런가?” 시민들의 탄식을 듣기도 했습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한지 1년 반 밖에 안 된 정치신인입니다. 늘 낯선 눈으로 전북을 바라봅니다. 피지컬AI를 포함하여 앞서 본 현안들은 모두 전북의 꿈이기도 합니다. 전북은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꿈’을 꾸어야 비로소 수십 년간의 낙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정치권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야 하고, 밖에서는 한 목소리로 전북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합니다. 시민들께서 윤석열 12·3 내란을 막아주시고, 대한민국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아픈 손가락 전북을 회복할 때입니다. 전북회복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정의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시민과 함께 하나 되어 전북의 꿈을 이뤄내는 일이 진정한 전북회복이라 생각합니다. 이성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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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5 18:22

[타향에서] 나이 들수록 그리운 이름, 고향

젊을 때는 고향이 그저 '떠나온 곳'이었다. 서울의 빠른 공기 속에서 살다 보면, 정읍의 느린 걸음과 흙냄새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상하게도 그 느림이 그리워지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고향은 어느새 내 마음의 쉼표가 되어 있었다. 몇 년 전, 서울의 한 모임에서 우연히 정읍 출신 선배님 한 분을 만났다. 첫인상은 아주 세련되고 도시적인 분이었다. 어딘가 거리를 두는 듯한 차분한 눈빛. 옷차림도 깔끔하고 말투도 또렷했다. 그래서일까, 처음에는 조금 까다로울지도, 아니 솔직히 말하면 좀 도도해 보이기까지 했다.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내 이름 앞에 '정읍 후배'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그분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아이고, 우리 정읍 후배야?" 그 한마디와 함께 도도해 보이던 얼굴이 환하게 펴지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그날 이후로 그분은 나를 챙겨주셨다. 행사장에서 멀리서라도 나를 보면 환한 미소로 다가와 "잘 지냈지, 난 항상 우리 후배 응원하고 있네" 하고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처음 만났을 때의 도회적인 말투는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나를 만나면 같은 고향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억양과 어투로 말을 하셨다. 표준어 같지만 표준어가 아닌, 그 미묘한 억양 속에는 서울에서 오랜 세월 감춰왔던 고향의 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돌아보면, 고향이란 그런 것 같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서로 마음이 닿는 사람들, 그리고 말 한마디에 마음이 풀어지는 공간 말이다. 서울에서 살아온 세월이 길어질수록, 나는 점점 고향 사람들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꾸밈없는 정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선배님처럼, 고향 사람 앞에서는 오랫동안 숨겨왔던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고향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가끔 주말 아침, 유난히 푸르고 맑았던 고향 하늘이 떠오르는 날이면 그 선배의 말이 떠오른다. "고향 사람은 만나면 그냥 반가운 거야. 이유가 없어." 그 말 속에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정과 믿음이 담겨 있었다. 학벌도, 직장도, 지위도 중요하지 않았다. 같은 땅을 밟고 자랐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삶이 점점 복잡해질수록, 사람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우리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곳에는 계산 없는 정이 있고, 서툴지만 진심이 있으며, 말보다 눈빛으로 마음을 전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오직 같은 고향 사람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미묘한 억양과 어투로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편안함이 있다. 요즘처럼 각박한 시대에, 고향은 우리에게 여전히 필요한 마음의 안식처다. 나이가 들어가며 깨닫는다. 고향은 단지 내가 태어난 장소가 아니라, 여전히 나를 품어주는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은 세월이 흘러도, 내가 어디에 있든, 변함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 앞에서는 서울에서 쌓아온 겉모습을 벗어던지고, 편안하게 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오늘도 나는 마음속으로 그 이름을 조용히 불러본다. 정읍, 그리고 나의 고향 사람들.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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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5 18:22

[오목대] 배니스터 효과와 낙후전북 타개

한동안 일반인들의 관심권에서 비켜나있던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재조명되는 일이 있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취업 사기‧감금 피해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박 감독 또한 작년 3월 방영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아내와 함께 납치될 뻔한 적이 있다고 했던 일이 새삼 소환된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오래 생활했고 지명도가 있는 박 감독 같은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할 정도라면 인도차이나 반도, 특히 캄보디아의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베트남에서 그는 소위 ‘박항서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인물이다. 축구 변방인 베트남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으로 이끌면서 신화를 쓰기 시작했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갖은 핍박을 받았고 가난에 시달렸던 베트남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박 감독 얘기를 하다보면 20세기를 통틀어 매우 유명한 사건 하나가 떠오른다. 사상 최초로 육상 1마일(약 1.6㎞)에서 마의 4분 벽을 깬 전설의 육상선수 로저 배니스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배니스터는 1954년 옥스퍼드대에서 열린 육상대회에서 1마일을 3분59초4에 주파했다. 9년 여 동안 깨지 못했던 1마일 4분대의 벽을 무너뜨린 주인공이다. 당시 사람들의 통념은 “죽었다 깨어나도 1마일을 3분대에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배니스터가 4분 벽을 깨고 난 지 불과 한 달 만에 10명이, 1년 후엔 37명이 4분 벽을 깨뜨렸고 2년 후에는 300명이 마의 벽을 넘어섰다. 그 유명한 ‘배니스터 효과’라는 말이 생겨난 이유다. 그때부터 생각이 바뀌면 결과도 달라지는 현상을 사람들은 ‘배니스터 효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 중 민주주의와 경제 선진화를 이룩한 나라는 지구촌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글로벌 기업들의 활약상은 감동, 그 자체다. 인력과 자원이 온통 수도권 중심으로 쏠리고 있는 지금 지방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냉소와 비관,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전북은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어느 한 분야에서 마의 벽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한계를 돌파하는 상황이 속출할텐데 요즘 지역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이는 없고 다른 이의 시도나 아이디어의 문제점을 트집잡는데 급급하다. 올림픽 유치의 사례에서 보듯, 새로운 시도나 돌파구를 찾는 것을 응원하기는 커녕 뒷덜미를 잡는 관행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마의 4분벽을 돌파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배니스터를 진심으로 응원했던 선수들은 불과 1, 2년뒤 그의 기록을 넘어섰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허튼 짓”이라고 비아냥 거렸던 이들은 영원히 역사의 패자로 남아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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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5.10.15 18:22

[기고]지속가능한 스마트농업 정착을 위한 전략

스마트농업은 더 이상 미래의 선택이 아니라 현재의 필수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단순한 기술 도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농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스마트농업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정책적·산업적·사회적 전략이 종합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첫째, 현장 중심의 기술 보급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 스마트팜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나, 기술 활용 수준은 농가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 이를 위해 농업기술센터, 스마트팜 혁신밸리 등 현장 중심의 사례에 따른 구별을 통해 문제를 체계화 하여, 농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눈높이 교육과 중장년층까지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데이터 분석 역량과 디지털 경영 능력은 성공적인 스마트농업의 핵심 요소로, 이를 뒷받침하는 전문 교육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둘째, 경제성과 시장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농업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모델 없이는 확산이 어렵다. 단순 보조금 지원을 넘어 소규모 농가에게도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계약재배 확대, 공공·민간 유통망 개선을 통해 농가의 꾸준한 소득을 확보해주는 한편 스마트 농산물 인증제 도입 등을 통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정책도 필요하다. 더 나아가 농산물 가격 변동성 완화를 위한 금융·보험 제도 보완을 통해 농업인이 마음 놓고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셋째, 청년농 육성과 지역 정착 지원이 스마트농업의 지속성을 좌우한다. 디지털 친화적인 청년 세대는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주체다. 그러나 청년들이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창업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양질의 농지 확보·농업경영 멘토링·판로개척 등에 어려움을 겪고 빚더미를 떠안고 농촌을 떠나는 청년농에게 재도전 할 수 있는 전 주기적 패키지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농업경영에 성공하더라도 결혼, 출산과 육아 등의 문제로 떠나는 이들의 발을 돌리도록 주거환경, 교육, 문화생활 등 정주여건을 개선해야 이들이 정착할 수 있다. 청년농의 성공 사례가 쌓일수록, 농촌은 활력을 되찾고 더 많은 인재가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공과 민간의 협력 생태계가 필요하다. 정부는 제도적 기반과 초기 인프라를 제공하고, 민간은 기술혁신과 시장 개척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협력해야 한다. 스타트업과 농기자재 기업, 유통업체,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농업의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 아울러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와도 긴밀히 연계하여, 스마트농업이 환경적 책임까지 담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스마트농업은 한국 농업이 위기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자, 미래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해법이다. 사람, 시장, 환경, 제도가 균형을 이루는 전략이 마련될 때 비로소 스마트농업은 농업·농촌의 미래를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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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4 19:14

[새벽메아리]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세계시민연대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2년 동안 가자지구에서 죽은 사람이 9월 기준 6만 5000명이라고 했다. 사망자의 83%가 민간인이고 상당수가 아동이다. 이스라엘이 2년간 가자지구에 쏟아부은 포탄은 7만 톤 이상이고 건물의 80%가 파괴되었다. 생지옥이 따로 없다. 유례없는 민간인 학살에 세계 주요 도시에서 이스라엘 학살을 멈추라는 연대 집회가 이어졌다. 국제 사회의 소극적 대응과 침묵에 22살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6월 1일 세계 시민 12명과 함께 구호품과 의약품을 싣고 팔레스타인으로 향했다. 7월에는 21명, 9월에는 세계 45개국에서 참여한 500여 명이 51척의 배(이하 구호 선단)를 타고 가자지구로 갔다. 이번에는 한국인 김아현(해초)도 배에 올랐고 가자지구로 가던 중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되었다. 이스라엘 군에 구호 선단은 모두 나포되었지만 국제 사회 연대는 갈수록 커졌다. 이탈리아와 스웨덴은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부터 구호 선단을 보호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하는가 하면 이탈리아 등 유럽의 노동자들은 연대 총파업을 벌였다. 한국도 구호 선단 참여자인 김아현(해초)의 무사 귀환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이스라엘은 국제 사회에서 더욱 고립되어 갔다. 그레타 툰베리는 인터뷰에서 구호 선단 말고 팔레스타인을 봐달라며 세계 양심에 호소했고 드론 공격을 받을 때조차 "중요한 것은 우리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이 매일 24시간 드론 공격을 겪고 있다는 점"이라며 국제 사회에 관심을 촉구했다. 인류 역사상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처럼 대규모로 전쟁 지역에 민간인이 구호품과 의약품을 싣고 가는 행동을 한 일이 있었던가? 구호 선단의 목적은 오직 학살을 멈추기 위한 직접 행동이었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라고 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했다. 이스라엘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사피엔스에서 허구와 실체를 구분 짓는 요소를 고통이라 했다. 지금 팔레스타인 사람들처럼 고통 속에 사는 사람이 있는가? 유대인은 어느 민족보다도 역사적 고통을 가장 크게 느껴온 민족이다. 이스라엘이 누구보다 학살의 고통을 아는 민족이라면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을 진심으로 참회해야 할 것이다. 구호 선단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세계 시민들을 연결했고 그 힘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옥 마을을 찾는 세계인들이 이스라엘의 학살을 규탄하는 시민단체의 행동에 엄지척으로 연대한다는 소식을 들으며 전주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실감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10월 8일 1단계 휴전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를 트럼프가 자신의 치적처럼 말하지만, 미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에 6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한 나라다. 지난 9월 18일에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을 표결했으나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미국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가자지구의 영구적 평화를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팔레스타인에 관한 관심과 연대가 중요함을 구호 선단을 통해 확인했다. 갈수록 커지는 구호 선단과 국제 사회의 연대가 없었다면 네타냐후는 학살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하마스의 무모한 테러와 이스라엘의 극악무도한 학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 세계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 세계 시민이 함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생지옥은 가자지구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유기만 새만금상시해수유통운동본부 사무국장·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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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4 19:12

[사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방의원 무투표 당선

경쟁은 한 군집 내에 같이 살고 있는 다른 종 또는 같은 종 사이에서 자원이 부족할 때 생긴다. 각 개체들이 자원을 서로 차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맹수의 세계에서 먹이와 영역, 배우자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가장 치열한듯 해도 이는 외형상 나타나는 것일뿐 사실은 인간의 세계에서 가장 불을 뿜는 경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원이란 단순히 유형의 가치뿐만 아니라 명예, 과시욕, 자아실현의 욕구 등 무형의 가치를 포함하는 개념인데 선거는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공간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국내에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떠올려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전북에서는 특히 지방선거때마다 경쟁이 없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기 때문에 무투표 당선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때 전북의 무투표 당선자는 무려 62명에 달했다. 인구 비율로 보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무투표 당선자를 낸 것이다. 지역구 광역의원이 22명에 달했고, 지역구 기초의원이 33명,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 7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비례대표 4명을 포함해서 총 40명을 선출하는 광역의원 선거에서 무투표로 당선된 의원들은 전체의 절반에 이르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치지 않고 지방의원 배지를 달게 된 이들이 과연 바라보는 곳은 어디일까. 말로는 지역주민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정당이고, 자신에게 공천장을 준 지역위원장이나 유력한 당직자임에 틀림이 없다. 내년에도 조국혁신당이나 무소속 후보군이 일부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정당에 대한 지지율 등을 감안하면 지방의원 무투표 당선자는 과거 못지않게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히 우려스런 일이다. 지역위원회 별로 공천과정에서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은 하나의 전리품에 불과하다. 혹여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까 우려해서 대다수 민주당 지역위원장들은 직접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자기몫을 지키고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공정한 경쟁의 룰과 심사 잣대를 들이대고 있으나 서로 상대 구역을 침범하지 않고 자기 영역내에서 매관매직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는 그랬거니와 내년 지방선거때는 무투표 당선자가 가장 많은 전북이라는 오명을 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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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0.14 19:12

[사설] 용돈 벌기 위한 노인일자리, 숨지는 일 없어야

고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노인일자리사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노인들이 용돈도 벌고 생활에 활력을 얻는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안전사고 역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전담인력 및 안전 관련 예산을 늘려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 5년간(2020~2025년 8월) 안전사고가 1만7618건 발생했다. 2020년 2048건에서 2024년 4036건으로 2배가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골절이 1만237건(58.1%)으로 가장 많고 타박상, 염좌, 찰과상, 인대손상 등이 뒤를 이었다. 사망 사고도 124건 발생했다. 전북지역의 경우, 같은 기간 총 1247건의 노인일자리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156건, 2021년 203건, 2022년 244건, 2023년 256건, 2024년 262건으로 역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 들어 8월 현재 126건이다. 특히 사망사고도 잇달았다. 지난 6월 고창군 고창읍에서 잡초 제거 작업을 하던 80대(여)가 탱크로리 차량에 깔려 숨졌고 장수군에서도 80대(여)가 뽕나무 제거 작업을 하던 중 농수로 2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또 7월에는 부안에서 쓰레기 줍는 일을 하던 70대(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2만5000여 개로 처음 시작했다. 당시 기초연금과 함께 노인빈곤을 완화하는 대표적인 정책 수단으로 꼽혔다. 이후 점차 늘어나 올해는 공공형과 사회서비스형, 민간형 등 모두 109만8000개에 이른다. 정부 예산도 212억원에서 2조184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문제는 현장 전담인력이 적고 처우가 열악하다는 점이다. 공공형의 경우 150명 당 1명으로 1년 계약직이 대부분이고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수준의 대우를 받는다. 또한 안전교육도 처음 시작할 때 받기는 하나 형식적이다. 지속적인 현장 점검과 함께 안전수칙 교육을 강화하고 혹서기 등에는 활동시간을 대폭 축소하는 등 유연한 대책 마련에 나섰으면 한다. 노후에 용돈 벌기에 나섰다가 죽거나 다치는 일이 일어나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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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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