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4 17:09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팔복예술공장에는 희망이 있다

김성수 조각가 전주 팔복동에는 1979년부터 1991년까지 카세트테이프를 생산하던 공장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CD등 새로운 기록 매체에 자리를 내주고 폐업을 결정한 후 25년간 물리적, 사회적인 호흡이 멈춘 오래된 사진처럼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2016년부터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여 팔복예술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이 공간은 올해 계획 중인 야외 예술놀이터, 수변공간을 포함하여 전시실, 창작 스튜디오, 유아 예술놀이 공간 등을 보유한 다양한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고 2018년 3월 개관 이후 어느새 누적 방문객이 11만 명(2018-2019년)에 이른 전주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의 명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유년기를 팔복동에서 보낸 필자는 어렴풋이 80년대의 팔복동의 느낌을 기억한다. 공단 굴뚝에서 끝없이 뿜어져 나오는 회색 구름, 철로 만들어진 낡은 놀이터와 기찻길, 공단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색바랜 유니폼. 흐릿한 유년기의 추억 등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환경을 가지고 있었던 전주시의 아픈 손가락 같은 팔복동이 문화와 예술로 덧칠한 도시재생의 메카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 이러한 팔복예술공장의 혁신적인 변화에는 많은 사람의 숨겨진 공로가 있기에 가능했다. 팔복동의 기억을 간직한 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팔복동 거주민들과 공간의 새로운 대안을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심했던 전주의 예술가들은 무엇보다 우리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팔복예술공장을 찾았다. 거기에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수용하려 노력했던 기획담당자들의 열정과 전주시의 낮은 자세가 더해져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내었다고 생각한다. 공간의 변화는 소수의 몇몇으로 인해 바뀔 수 없기에 마음과 뜻을 모은 모두가 이룬 성과라 표현하고 싶다. 하지만 끊임없이 성장 중인 팔복예술공장이 보완하고 갖춰야 할 부분은 아직 남아있다. 예술공장이라는 이름답게 다양한 재료를 요구하는 거친 입체조형작업을 할 수 있는 다목적 창작 스튜디오의 부재와 유아로만 한정된 예술놀이 공간의 협소함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 점이다. 주차장의 좁은 간격도 공간을 찾는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술을 하는 공간의 목적성이 있는 곳으로서 다양한 예술 분야의 전문인력(도슨트, 스튜디오 테크니션, 어시스턴트)의 육성과 추가배치를 통해 예술공장을 찾고 이용하는 관람객과 참여작가들에게 더욱 나은 사유의 경험과 창작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은 근무와 창작의 환경적인 측면에서 개선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올해 3월부터 팔복예술공장의 3기 정기입주작가로 참여하여 창작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몇 개월간 오가며 그동안 안에서 바라본 팔복예술공장의 모습은 바깥에서 바라본 시각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다. 팔복예술공장을 위해 밤낮으로 고생하시는 팔복운영팀, 창작기획팀, 예술놀이팀의 직원분들의 노고가 더해져 이 공장이 돌아가는 모습에 측은함과 감사함을 동시에 느낀다. 이제 다음 주가 되면 입주작가로 들어온 지 딱 100일째가 된다. 10명의 입주작가와 작은 축하의 의미로 모든 직원분께 감사의 떡을 돌리기로 했다. 예전 이 공간에는 써니(카세트 공장에서 일했던 여성 근로자를 상징하는 팔복예술공장의 마스코트)가 공장의 불빛을 밝혔지만, 지금은 여러분이 계신다고 말하고 싶다. 어둑해진 밤, 팔복예술공장은 아직도 희망의 불빛을 킨 체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김성수 조각가

  • 오피니언
  • 기고
  • 2020.06.21 16:13

탄소산업진흥원 전주 유치, 긴장 늦춰선 안된다

탄소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기대되는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을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 전주의 경쟁력이 다른 후보도시 보다 월등히 앞선 가운데 뒤늦게 경북이 유치전에 뛰어들 태세여서 전북의 강력한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지난 4월 관련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신규설립 대신 기관 한 곳을 지정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탄소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전주의 한국탄소융합기술원과 대전 한국화학연구원, 경북 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등 3곳이 대상후보에 올랐다. 법적 절차에 따라 산자부는 이를 지정하기 위한 준비위를 19일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내넌초 최종 지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준비위는 정관 제정과 설립 등기, 임원 추천 등 실질적인 진흥원 설립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전주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탄소 연구개발 전문기관으로 국내에선 유일하다. 일찍이 탄소산업에 대한 기초를 닦으며, 연구와 인력양성인프라 구축 등에 앞장서왔다. 효성과 함께 긴 호흡을 하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T700급 탄소섬유를 공동 개발하는 등 남다른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한가지 특기할 점은 경북이 경쟁력 열세라는 평가를 뻔히 알면서도 진흥원 지정을 받기 위해 정보수집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간 전북 예산홀대로 각종 탄소관련 프로젝트가 수난을 겪었다. 경북과의 차별이 노골화 되면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또한 전북 제3금융지 지정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전북은 SSBT은행과 뉴욕 멜론은행, SK증권, 우리은행 등 국내외 금융사들의 사무실을 유치할 뿐 아니라 2023년까지 혁신도시 금융타운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름 제3금융지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갖췄는 데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특히 제2금융지인 부산도 제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또 금융중심지를 지정하면 기존 입지마저 흔들린다는 논리로 해당지역에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치논리가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주무부처 소속인 국회 산자위원장을 맡은 순창출신 이학영 의원과 군산 신영대 의원을 비롯한 전북 연고 국회의원과 전북도전주시 등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 전주 탄소융합기술원이 지정될 수 있도록 총체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21 16:13

군산형 일자리 본격, 새로운 성장동력 기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일정이 순조롭게 추진되면서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도와 군산시를 비롯 군산형 일자리에 참여하는 기업과 양대 노조 등 22개 주체들은 지난주 군산에서전기차 클러스터 상생협의회를 갖고 군산형 일자리 가치사슬(밸류 체인, Value Chain) 연계협약을 체결했다. 가치사슬 시스템은 제품 기획 부터 설계, 개발, 구매, 판매, A/S를 한 번에 총괄하는 시스템이다. 참여기업들은 협약을 통해 서로 다른 제품을 생산하면서 하나의 기업처럼 유기적으로 생산요소의 기능을 협력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기계 설비 등의 중복 투자에 따른 리스크(위험요소)를 최소화 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사업 개시 후 3차 연도 까지 총 3647억원의 비용 절감이 전망되며, 참여기업 영업 이익이 98% 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질적인 효과는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완성차 업체들이 서로 부품업체를 공유 함으로써 부품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부품의 빠른 국산화로 이어져 군산 자동차 클러스터가 한국 전기차 산업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그동안의 추진 성과및 협의회에서의 논의 결과 등을 토대로 이달안에 산업통상자원부에 군산형 일자리 최종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사업여부를 결정하는데 결과는 8월 쯤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전국 최초의 노사 상생형 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가 최근 상생형 일자리로 선정되면서 세제 혜택과 보조금, 연구 개발 지원 등 국비 3천억원 가까이가 투입될 예정이다. 군산형 일자리에도 이 정도 정부지원이 이뤄지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것이다. 군산형 일자리는 기존의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강점이 있다. 또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 기업과 노동계까지 참여하는 새로운 모델이다. 절박한 지역경제에 활력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다. 지속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참여 주체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조를 당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21 16:13

원팀으로 뭉쳐라

지난 415 총선 때 민주당 공천을 받은 사람이 모두 당선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아니나 다를까 10명 중 남임순에서 이강래 전의원만 떨어지고 9명이 싹쓸이했다. 이 같은 결과가 민주당을 176석을 지닌 사상초유의 거대여당으로 만들었다. 문제는 전북을 포함 호남에서 싹쓸이 한 것은 당연하고 수도권에서 싹쓸이 한 것을 더 값지게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당이 수도권 121석 가운데 용산과 강남을 제외하고 80%에 해당한 103석을 싹쓸이 했다. 코로나19가 블랙홀로 작용해 민주당이 압승했지만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너무 유명무실한 게 이 같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지난 20대는 안철수 녹색바람이 불어 전북에서 국민의당이 7석을 차지해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기대가 큰 탓인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이 임기를 마쳤다. 의원들이 초심을 잃고 살길을 찾아 각개약진 해 협치는 고사하고 송하진 도정 발목잡기에 바빴다. 유권자가 이를 모를리 없다. 결과적으로 다선 중진의원들의 경륜과 관록 보다는 문재인 키즈들의 패기를 택했다. 정치인은 현직 때 힘 쓰는 것이지 낙선하면 그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다. 땅바닥에 나뒹구는 백목련꽃 이파리처럼 천박하게 보인다. 도민들은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한테 64.8%라는 압도적인 지지와 21대 총선 때 민주당 후보 9명을 당선 시켜줬기 때문에 뭔가 지역개발이 잘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유권자가 선거 결과에 기대감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약발이 영원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만해도 전북 유권자가 표를 많이 줬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전북을 잘 해줄까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임기가 채 2년이 안남아 해주고 싶어도 다른 현안에 밀려 못해주고 있다. 전북은 문 대통령 임기중에 각종 현안을 해결해야지만 그게 결코 만만치 않게 돌아간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대통령 공약사업임에도 한발짝도 못 나가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 이유는 해양파생금융도시로 지정 받은 부산 정치권과 금융권이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전북에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다루는 정무위원회에 한명도 신청을 안한 것이 빌미가 될 수 있다. 자칫 성과를 내는 국민연금을 갖고 여의도 금융권과 보수언론에서 계속 흔들어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무소속 이용호의원이 남원공공의대설립법안을 제1호 법안으로 제출했지만 여러지역서 탐내 유치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이 문제는 지난 20대 때 결판내서 남원에다가 유치시켰어야 옳았다. 코로나19로 시간이 갈수록 명분이 약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금 전북정치권은 초재선으로 짜여져 국회나 민주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송하진 지사와 10명이 원팀으로 똘똘 뭉치는 길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6.21 16:10

이 도시의 선택이 부러운 이유

로칼리즘 시대에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길은 많다.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것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지역에서 지역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일이 절실한 이유다. 그러나 여건은 만만치 않다. 특히 예술 분야의 경우 예술에 재능을 보이는 인재들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서울 등지로 유학을 가거나 좋은 스승(?)을 찾아 서울을 오르내리면서 지도를 받고서야 원하는 학교 진학의 길을 찾는다. 지역의 예술영재들이 일찌감치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환경의 악순환이다. 올해 초 문광부와 한국종합예술학교(한예종)가 함께 추진한 예술영재육성 지역 확대 사업에 적지 않은 도시들이 주목했던 것은 지역의 전문적인 예술 교육 환경의 한계를 보여주는 예다. 이 사업은 지리적 경제적 제약으로 예술영재교육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지역에 국내 최고의 예술교육기관으로 인정받는 한예종의 우수한 강사를 파견하여 초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음악과 무용, 전통예술, 융합 등 4개 분야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한예종이 강사를 파견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광역시도가 공간과 설비를 제공하는 형식이니 지역 예술영재를 조기 발굴해 육성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당연히 이 사업을 주목한 여러 도시들이 공모에 참여했으나 올해 사업을 선점한 도시는 2개에 그쳤다. 신도시 세종과 오래된 도시 통영이다. 주목되는 도시는 통영이다. 일찌감치 예술의 도시를 내세운 통영은 경남도와 뜻을 모아 공모사업에 뛰어들어 다른 자치단체를 밀어내고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도와 시의 파트너십이 얻어낸 결실이다. 공모에 선정되면서 경남 지역 초중고등학교 75명의 예술인재들은 서울을 가지 않고도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영재들이 교육을 받는 공간도 관심을 모은다. 통영시는 지역 경제를 수십 년 동안 이끌었으나 조선 산업 사양화로 폐조선소로 전락한 옛 신아sb 공간을 고쳐 예술영재 교육을 위한 맞춤형 시설로 만들었다. 오래된 도시들이 낡은 공간을 고쳐 너나 할 것 없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드는 것과는 그 활용의 의미가 사뭇 다르다. 통영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춘수와 유치환 등 예술가들을 배출한 도시다. 덕분에 통영은 줄곧 이러한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예술의 도시를 앞세워 왔다. 도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그 미래를 위해 투자와 관심을 집중해온 과정도 남다르다. 이 도시의 선택과 집중의 힘이 부럽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6.18 19:47

[금요수필] 물 꺼!

양영아 희뿌연 모래바람 속에 한 여인이 그림자처럼 휘청거린다. 비쩍 마른 여자의 머리 위에 물동이가 버겁다. 맨발이다. 약 시오리는 훨씬 넘게 걸었다는 그 여인의 얼굴은 갈라져버린 대지를 닮았다. 식구들의 생명수를 이고 간다. 그곳도 예전에는 젖과 꿀이 흐르는 옥토였다. 권력욕에 사로잡힌 못된 지도자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하여 사랑하는 가족도, 아름답던 주변 환경도 모두 잃어버린 시리아 난민들의 생활은 비참했다. 우물마다 시체가 버려지고 파괴된 건물더미가 물줄기를 덮어버렸다. 더 보려니 우울한 TV 화면만큼 내 마음도 우울해져 TV를 끄고 일어겄다. 그리고 머리도 식힐 겸 목욕탕으로 갔다. 그런데 수도가 고장인지 사람도 없는 자리에서 물이 철철 흐르고 있었다. 또한 그 옆 아주머니의 물도 계속 넘치고 있었다. 요즘은 절수기 설치로 잠깐 흐르다가 자동으로 닫히는데 그 아줌마는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아예 고무줄로 고정해놓고 쓰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물이 넘치니까 잠그면서 쓰자고 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심히 못마땅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면서 목욕탕 주인이냐고 시비조로 나왔다. 주인만이 물을 아껴야 하는지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목욕탕 풍경도 자세히 보니 가관이다. 너도, 나도 물이 넘치는 것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물새가 깃털 다듬듯 제 몸 가꾸기에만 여념이 없었다. 상큼한 오이는 천연재료로 공해가 없지만, 온몸에 도배하듯 바르는 저 유제품과 오일은 어떻게 될까? 끈적임을 씻어내려니 물도 엄청나게 쓴다. 그 더러움을 답싹 안고도 불평 없이 아래로, 아래로 흘러가는 저 물의 겸손을 우리는 과연 알고나 있는가. 하수구로 빨려 들어가는 물이 도랑물 같다. 물에 녹아 없어지는 물질이라면 괜찮지만 오염의 주범이 대부분일 텐데 문제다. 불편한 마음을 안고 탕 밖으로 나가려는데 젊은 여자 둘이 침을 튀기며 싸우고 있다. 샤워기 물을 시종 틀어놓고 목욕하는 여자를 보다 못한 간섭녀가 나무라는 중이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보고도 소시민답게 돌아섰는데 그녀의 용기가 대단했다. 그래서 나는 밖으로 나가려는 발걸음을 돌려서 간섭녀의 역성을 들어 주기로 했다. 물 꺼! 당신 집에서도 이렇게 계속 틀어 놓고 써요? 샤워 시간 2분만 줄여도 24리터의 물이 절약된대요. 당신 손주들 십 리 밖에서 물 길어오지 않게 하려면 어서 잠그세요. 나는 갑자기 생긴 용기에 TV에서 보았던 풍경을 현실로 착각하며 한 수 거들었다. 막무가내의 나의 말에 대책 없는 듯 샤워녀는 옹알거리며 샤워기를 껐다. 그 의로 풀풀 날리는 흙먼지 길 위에서 비틀거리며 물 길어 오는 샤워녀의 후손이 클로즈업 되어 보인다. 아냐. 그래선 절대 안 돼. 이제 더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물동이를 이고 십 리씩 걷는 일은 없어야 해. 나는 목욕탕 문을 다시 열고 나서면서 샤워녀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물 꼭 잠그면서 써요! 바짝 얼어버린 샤워녀를 남겨두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맑은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며 눈을 지그시 감는다. 마르지 않은 머리 위에 삼월의 햇볕이 참 따스하다. 물 꺼! 이 한마디에 겨울잠 자던 새싹 들이 해 맑게 웃거 손짓 하며 고개를 내민다. △양영아 수필가는 교직에서 은퇴하여 「대한문학」 수필 「표현문학」 시로 등단했다. 행촌수필문학회장, 꽃밭정이수필문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수필집<슴베>,<불춤> 등이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0.06.18 17:49

매매계약서가 사실과 다르게 작성됐다면?

현대적 의미에서 조세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경비에 충당할 재력을 얻기 위하여 반대급부 없이 일반국민으로부터 강제적으로 징수하는 금전 또는 재물을 뜻합니다. 따라서 세법은 국가와 국민간의 합의의 징표이므로 모든 국민에게 공평 타당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1세대1주택 비과세나 8년 이상 자경농지에 대한 감면 등의 예에서 보듯 일정한 정책적 목적 달성을 위해 국가가 과세권을 포기하는 비과세 내지 일정한 조건에서 과세권을 유예해 주는 감면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비과세나 감면제도가 아무런 제한 없이 무분별하게 운용이 된다면 본래의 정책적 목적을 유지할 수 없을뿐더러 재정수요 조달이라는 조세의 본질적 기능도 달성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부동산 거래 시 비과세나 감면을 받는 경우에는 세금이 없거나 적어지는 것을 알고 다운(Down)계약서나 업(Up)계약서 등 사실과 다른 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세법은 실제와 다른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비과세나 감면을 적용받을 경우에는 이를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비과세란 국가가 과세권을 포기한 것이어서 양도소득세 신고 등 어떠한 협력의무도 없으므로 당사자 간에 계약하고 등기이전 절차만 이행하면 됩니다. 그러나 사실과 다른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1세대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은 경우에는 비과세 규정을 적용한 세액에서 비과세를 받지 않을 경우의 산출세액이나 매매계약서상의 금액과 실지거래가액의 차액을 뺀 금액을 비과세혜택을 주게 되므로 실질적으로 비과세 적용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감면이란 과세권자가 부여하는 일정한 협력의무만 이행하면 부담해야 될 세액에서 일정 부분을 면제해주는 것으로 비과세와 마찬가지로 감면받은 세액 상당액이나 매매계약서상의 금액과 실제거래금액과의 차액에 대해 감면을 배제하게 되므로 실질적으로 감면 혜택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매매계약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고 비과세나 감면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매매계약서가 허위로 판명 날 경우 40%의 무거운 가산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노인환 한국미국세무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0.06.18 17:49

“농산물 유통이 ‘무주농업’을 살린다”

황인홍 무주군수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사가 천하의 큰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업의 중요성을 함축시켜 강조한 말이다. 더불어 농업은 우리나라의 뿌리다. 농경사회는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지탱해 온 기초라고 봐도 지나침이 없다. 그만큼 우리에게 있어 농업은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생명을 이어온 심장과도 같았다. 근자에 들어 문명의 격변으로 농업이 뒷전으로 밀리는 추세다. 참으로 안타깝다.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불철주야, 굵은 땀을 쏟아내던 농부들의 심정은 어떨까? 더구나 요즘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분야의 경제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농업분야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견디기 힘든 여건 탓에 밭을 뒤엎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생산비도 못 건질 바에야 차라리 갈아엎는 게 낫다는 농부의 심정을 우리는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가. 필자가 오랜 기간 농협조합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면서 터득한 것들 가운데 큰 관심을 가졌던 분야가 있다면 농산물유통구조였다. 취임 전부터 농민들이 애써 가꾼 농산물을 제 값을 받고 팔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공약1호로 내걸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물론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무리 정성을 들여 농산물을 생산해낸들 유통망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어떤 보람도 찾을 수 없다. 얼마 전 무주군은 전국 판매망 구축을 위해 국내 유수 유통업체인 코레일유통(주)과 협약을 맺었다. 참으로 반가웠다. 무주군에서 생산된 사과와 머루와인, 천마, 장류, 옥수수, 도라지, 제품 등 우수한 농특산물이 이제 용산역을 비롯해 서울역, 아산역 등 전국의 기차역을 통해 소비자의 품에 안기게 됐다. 코레일 유통매장인 고향뜨락을 통해 연간 20억원 가량 농가소득이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무주군은 코레일유통과의 합의 정신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지속적인 농산물 판매시스템을 갖춰나갈 것이다. 이와 더불어 무주군은 농민들에게 고질적으로 작용했던 유통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18년 12월 농산물 가격안정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조례를 근거로 농산물 가격안정 기금 100억원이 조성되면서 새로운 유통체계가 구축됐다. 농산물 판로 걱정 없는 신 유통체계를 갖춤으로써 농가소득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필자의 굳은 의지다. 또 한 푼이라도 더 농민들의 손에 쥐어 주는 것이 나의 철학이자 소임이라 믿고 있다. 같은 기간 무주군 농산물 공동수집장 설치관리 및 수거판매사업 운영에 관한 조례도 제정했다. 무주 관내 마을 곳곳 61개소에 달하는 소규모 농산물 공동수집장을 활용한 판매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소비자들은 청정무주의 농산물을 빠르게 구매할 수 있어 좋고 농민들은 제 때 수확한 농특산물을 수집할 공간이 마련돼서 좋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 하겠다. 농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필자는 진정 감개무량을 느낀다. 지난해 서울시청 광장에서 무주군 단독행사로 반딧불 농특산물 한마당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관내 50여개 농민단체와 가공업체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100여 가지 품목을 선보이면서 2억 5000여만원의 수익과 함께 보람도 거뒀다. 농산물 유통은 농민들이 살 수 있는 첩경이고 농촌미래의 가치는 이 분야에 얼마나 큰 에너지를 쏟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판로개척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황인홍 무주군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0.06.18 17:49

포스트코로나와 지역화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얼마 전 필자가 일하고 있는 동네에서 지역문화생태계 차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문화예술인을 후원하는 일명 성북 크리킨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서울시 성북구에서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것 외에 어떤 것도 묻거나 따지지 않고 직접 신청하거나 추천 받은 이들에게 10만원을 입금하고, 필요 금액은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별도로 개설된 계좌로 자유로운 입금을 통해 마련했다. 후원자와 후원금을 받는 이를 모두 익명으로 했다. 이 과정에서 청년예술가를 비롯해 약 60 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지원받았다. 프로젝트명에 사용한 크리킨디는 남미 케추아 부족의 이야기로 숲에 불이 나서 다른 동물들이 도망치고 있을 때 작은 부리에 한 모금의 물을 담아 와서 산불을 끄려고 한 벌새 이름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뿐이야.라고 답한 벌새 크리킨디의 생각을 담은 것이다. 성북 크리킨디 프로젝트의 출발은 오아시스 딜러버리에서 착안한 것이다. 오아시스 딜리버리는 김선아 다큐멘터리 감독이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통장 잔고에 있는 여윳돈을 주변 독립영화인들에게 흘려보내면서 시작되었고, 여기에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SNS를 통해 동참하면서 확산되었다. 또한 성북 크리킨디 프로젝트를 곁에서 지켜본 지역 청년들이 갑자기 통장에 떡볶이가 입금됐다라는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폭넓은 공감을 일으켰고, 전통예술인긴급연대에서도 이 아이디어를 통한 프로젝트를 통해 4천만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누군가를 돕는 행위를 넘어 우리가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는 일종의 연대감과 공통의 감각을 경험하게 해준다. 공통 감각의 연결은 결국 움직이는 소수의 역할이다. 실제로 성북 크리킨디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한 달 쯤 지났을 때 11만원이라는 낯선 액수가 입금되었다. 10만원을 신청해서 받은 예술가가 10%를 얹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후원한 것이었다. 이 사건은 일종의 지역공동체 차원의 새로운 실험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동체은행이나 협동조합 등 그 이름이 무엇이든 경제적 상호부조의 사례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성북 크리킨디 프로젝트는 지역 단위에서 공동으로 제안했다는 점에서 개인적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를 통한 커뮤니티의 성격을 더한 것이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후원 과정이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연계된 선택과 영향력은 지극히 사회적이고 공동체적인 것이었다. 놀라운 것은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난 적 없는 다수의 페친들이 프로젝트에 동참해 주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우리 각자의 삶이 결코 개인적인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근대 혹은 탈근대의 삶을 통째로 뒤흔드는 코로나19 사태는 근본적인 성찰과 대안을 요구한다. 섣불리 결론이나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문제겠지만, 치열한 고민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등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그 출발점은 지역에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지금 시대의 궁극적 대안으로 지역화를 강조한 헬레나 노르베르 호지는 그러한 변화를 만들어 낼 결정적 다수를 만드는 것으로서 큰 그림 행동주의(big picture activism)을 제시한다. 이론만으로는 시민 의식을 높일 수 없으며, 새로운 지역화의 감동적인 사례를 끊임없이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지역화는 소규모 활동을 대규모로 하는 것이라는 말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내가 하는 일과 활동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속해 있는 가까운 곳에서(local), 혹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유사한 활동을(global) 바라보고, 공유하고, 전달하고, 확산해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치열한 고민과 싸움을 하고 있는 헬레나는 강조한다. 바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희망적인 일은 이미 열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삶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지혜와 용기를 자신과 이웃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6.18 17:44

코로나19 학교 감염, 경각심 더욱 필요하다

코로나19 발생이 한동안 주춤하던 도내에서 17일 전주여고 3년생이 확진 판정을 받아 교육당국과 학부모를 비롯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도내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달 19일 이후 29일 만이다. 학생 확진자가 나온 것도 등교개학 이후 처음이다. 보건당국이 가족 3명을 포함 해당 학교 교직원및 학생 883명과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이 평소 다닌 전주 신시가지 미술학원 교사와 학생 77명등 총963명을 전수검사한 결과 전원 음성판정이 나왔다니 다행이다.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등 방역 수칙 준수 덕분에 일단 한숨 돌린 셈이다. 하지만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더욱 더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확진 판정된 여학생은 아직 감염경로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 학생이 다닌 학원 등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을지 모를 일이다. 지역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보건당국이 위치추적 등을 통해 이 학생의 이동경로가 밝혀지고 있다. 전주 구도심에 있는 카페와 마트, 떡볶이집 등을 다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동경로에서 이 학생과 접촉이 의심되는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아 확산을 막아야 한다. 이번 전주여고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과정에서 보건교육당국의 부실한 초동대처가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당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날 두통및 발열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오전 9시30분 1차 양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학교측은 낮 12시 까지 시험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오후 2차 양성판정에 따른 전수검사 후에야 귀가조치가 이뤄졌다. 확진 환자 발생 시 모든 학생및 교직원에 대한 귀가조치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도록 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전혀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시험 상황 유지가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는 해명은 궁색한 변명이다. 학생 안전이나 불안한 학부모들을 생각한다면 가이드라인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학교는 특성상 감염 위험이 큰 공간이다. 학교에서 다수 확진자기 나오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방역지침 준수와 함께 학생들의 다중이용시설 등의 출입을 자제시키고, 개인 위생수칙도 더욱 철저히 지켜지도록 지도하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18 17:44

전주시 체계적인 도시개발계획 세워야

최근 전주시에서 추진하는 도시개발 사업이 즉흥적이고 무리한 사업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개발은 먼 장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해서 계획성 있게 집행해야 함에도 임기응변적인 도시개발 사업이 많다는 게 문제다. 과거 아파트 개발 붐이 일면서 전주 삼천 변 일원에 대단위 고층 아파트 건축 허가를 남발함에 따라 전주시내 바람길이 막혀 도심열섬 현상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전주 서부신시가지를 비롯해 전주혁신도시, 전주만성지구, 전주에코시티, 전주효천지구 등 도심 외곽지역에 대단위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도심 공동화 현상과 주차문제, 여름철 이상고온 현상 등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수도권 부동산 투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전주시내 대규모 신축 아파트단지가 서울지역 투기세력의 먹잇감이 되면서 과열 급등 현상을 빚기도 했다. 근래 들어서는 전주시에서 추진한 도심 개발사업이 줄줄이 보류되거나 중단되는 등 도시개발 행정에 난맥상을 보인다. 전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옛 전주법원 부지를 활용한 로파크 건립사업은 지난해 국비확보 실패로 보류됐다. 전주시는 올해 로파크 국비확보에 재도전할 방침이다. 항공대대 이전에 따른 전주 도도동지역 발전방안으로 진행하려던 송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은 도매시장 상인들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조촌동 일대에 715억 원을 들여 시청 제2청사 건립안을 발표했지만 시민 공론화 과정이나 시의회와의 사전 협의 절차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시의회와 시민단체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15년 만에 전주교도소 이전이 성사됐지만 아직 교도소 부지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해 이곳에 국립과학관과 한국청소년미래직업체험수련원 등을 유치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더욱이 가련산공원 개발사업과 전주역 일원 택지개발사업 등 LH와 협약까지 체결한 사업을 뒤늦게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개별 도시개발사업이나 대단위 도시발전 프로젝트는 계획성 있고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시민 의견이나 시의회의 입장 수렴 등 공론화 과정도 필요하다. 미래지향적이고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전주시 도시개발을 촉구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18 17:44

원팀과 쌍발통

김윤정 정치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4년 만에 텃밭 회복에 성공했다. 전북지역 10석 중 9석을 차지한 여당 의원들은 정치권이 마치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원팀이 될 것을 선언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견제와 균형 이라는 정치원리 붕괴와 함께 일당독식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로 민주당이 약속한 원팀의 결속력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먼저 그 효과(?)를 나타냈다. 지자체와 원팀으로 뛰겠다던 민주당 의원들은 금융중심지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며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정작 금융위원회 감사권한을 갖고 있는 정무위원회는 기피했다. 전북도가 나서 몇몇 의원들을 설득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히혀 도의 요청에 의원들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춘석 전 의원의 말처럼 국회의원은 단체장의 심부름꾼이 아니다 라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대신 원팀의 위력은 의외의 곳에서 잘 작동하고 있었다. 바로 지방의회에서다. 이번 총선이 끝난 후 도내 지방의회는 사실상 민주당이 완벽히 장악했다. 대세론이 굳어지자 지방의원들은 의정활동보다 민주당에 충성을 입증하기 바쁜 모습이다. 이들은 벌써부터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공천을 사수하기 위해 스스로 줄 서기와 편 가르기 등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 최근 지방의회를 둘러싼 일련의 낯 뜨거운 사건 역시 일당독주와 무관치 않다. 대의민주주의 기본원칙인 좌우견제가 실종된 채로는 제대로 된 인물검증이 이뤄질 턱이 만무하기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승자독식 구조를 가지고 있는 정치원리 상 원팀은 허구에 불과하며, 적폐로 발현되기 쉽다. 이 대목에서 미래한국당 정운천 의원이 지겨울 정도로 주창했던 여야 균형을 이룬 쌍발통 정치의 절실함이 새롭다. 사상의 은사로 불렸던 리영희 선생의 가르침처럼 새는 좌와 우 두 날개로 난다. 균형과 견제가 사라진 정치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기 부족하다.

  • 오피니언
  • 김윤정
  • 2020.06.17 17:43

코로나19 2차 대유행 대비해야

송지용 전북도의회 부의장 1918년 늦봄 시작된 스페인독감은 3차 유행까지 발생하며 세계 인구 3분의 1을 감염시키고 사망자도 5천만 명 이상 나와 20세기 최악의 감염병으로 기록됐다. 무엇보다 그해 여름 소강상태를 보이던 스페인독감은 그해 가을 2차 유행이 시작되자 폭발적인 기세로 확산했다. 1차 유행 때 0.5%였던 치명률이 2차 유행에서 2.5%로 다섯 배 상승하며 큰 피해를 낳았다. 현재 코로나19를 예방할 백신이나 치료제는 전문한 상태이며 면역 형성 과정과 면역 지속력에 대해서도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백신은 감염병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변종이 나타날 때마다 다시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더욱 심각하다. 의료방역분야 전문가들은 한국의 방역은 세계의 모범이 되었지만, 국제적 찬사 이면에 있는 공공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시급히 점검하고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지속 가능한 신종감염병 대비대응 시스템 확립을 위해 광역시도별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과 음압 병상을 확대하고 운영에 나서야 한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확진자들이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부족할 정도였다. 병상의 97%가 민간 병원 소유였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공공병원 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미국과 일본으로 24~27% 수준이다. 그런데 한국은 고작 10% 수준에 불과하다. 최소 25% 정도까지 올려야 재난 상황에 필수 의료를 지탱할 수 있다. 감염병 전문병원이 최소한 광역시도별로 있었다면 이런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결됐을 것이고, 중환자실 의료공백이나 음압 병상 긴급 설치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생명을 잃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그렇다면 코로나19, 2차 유행은 물론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공공의료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남원 공공의대 설립법안의 조속한 통과는 물론 공공기초응급의료분야 의사 등 필수의료인력 양성을 위해 의대 정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또한, 예방접종의 국민건강보험법 편입이다. 지난 4월 미국에서 코로나19 양성자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 동반 감염된 비율이 21%에 이른다. 이 때문에 가을 이후 독감 등 호흡기 바이러스 동반 감염 상황이 발생하면 독감 백신이라도 미리 맞아야 한다. 특히,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효과적이다. 백신 구입비와 접종비가 투입되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질병 관련 의료비를 감소시킨다. 그리고 온라인 대면 진료와 재택 의료를 보완적으로 결합해 제공하고 코로나19 경증환자나 무증상환자들은 생활 시설에서 진료받도록 해서 중증감염자 증가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는 방역의료체계를 갖춰야 한다. 아울러 집단시설에 대해서 표본 진단검사를 수시로 진행해 유행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감염되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이 많은 요양시설, 요양병원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함과 동시에 외국인 근로자, 노숙인 등 방역에서 소외됐던 집단 및 유흥주점, 종교시설 등 밀집 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 역시 확고히 해야 한다. 특별한 경계와 자제가 필요한 때다. 바이러스는 우리의 작은 방심을 기회로 삼는다.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만 잘 지켜도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자신과 가족, 공동체를 지켜낼 수 있다. /송지용 전라북도의회 부의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6.17 17:01

제3금융중심지, 부산과 상생방안 마련해야

전북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제3금융중심지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부산지역을 동시에 설득하는 투트랙 전략이 요구된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금융위원회는 여건을 갖추면 설득이 가능하나 부산지역 경제계 설득은 정치적 접근과 함께 당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전북정치권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후 연기금과 농생명 중심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금융위는 지난해 4월 전북도가 요청한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대해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보류했다. 또 지난 415 총선에서도 전북지역 국회의원 후보 상당수는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거슬러 올라가면 제3금융중심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전주에서 대선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전북은 지정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SSBT은행과 뉴욕 멜론은행, SK증권, 우리은행 등 국내외 금융사들의 사무실을 유치했고 혁신도시 내 금융타운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타운은 1단계 사업으로 국내외 자산운용사와 금융기관의 사무공간인 국제금융센터를 2023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이러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아직 가시권에 들어와 있지 않다. 이유는 미흡한 인프라와 함께 부산지역 반발이 만만치 않아서다. 제2금융중심지인 부산도 제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또 금융중심지를 지정하면 부산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018년 9월 성명을 내고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비효율적인 나눠먹기 행정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 부산지역 국회의원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며 발목을 잡았다. 그 중 민주당 전재수 국회의원(부산 북강서구갑)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 이전에 제2금융중심지부터 제대로 만드는 게 순서라며 부산으로 금융공공기관의 추가이전을 주장, 전북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21대 국회에서 이를 다루는 권한을 갖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전북이 단 1명의 의원도 배정받지 못했는데 전 의원은 정무위원장까지 거론되고 있는 판이다. 따라서 전북은 우선적으로 부산지역 경제계를 설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부산이 해양파생상품에 특화하는데 비해 전북은 연기금이라는 영역구분을 확실히 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면서 두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17 17:01

전주시 새 청사 계획 더 이상 미룰 일 아니다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변에 위치한 전주시청 청사는 참 쓸모 없이 지어졌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공간 활용과 외양 디자인 등에서 그렇다. 오래전 지어진 건축물이라 해도, 미래를 내다본다거나 행정기관으로서의 공간 쓰임새 측면에서는 낙제점 수준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전주시 청사는 시설 노후에다 행정수요까지 크게 늘어나 이젠 한계상황에 이른 상태다. 업무공간이 협소해 인근 빌딩 등 근무하는 별관이 10여곳에 이른다. 현대해상과 미래에셋대우 빌딩, 덕진예술회관, 전북경제통상진흥원, 한국전통문화전당, 종합경기장,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공간 등에서 더부살이 하고 있다. 전주시는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지고 시설 노후와 비용 낭비가 심한 현 청사를 대체할 새 청사 계획을 내놓아야 할 때다. 현 청사는 37년 전인 1983년에 지어졌다. 노후될 대로 노후돼 로비 천장의 냉난방 배관 연결부분에서 누수가 일어나 물바다가 되고 책과 책장, 조명등, 쉼터 등이 물에 젖는 소동이 일었다. 냉난방 설비와 전기설비, 창호, 화장실 교체, 낡은 공간 재단장 등 수선은 하루가 멀다 하고 되풀이되고 있다. 비용낭비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청사 보수 비용으로 2019년 8억 4650만 원, 2018년 6억 7850만 원, 2017년 8억 7908여만 원 등 매년 10억 가까운 예산을 쓰고 있다. 청사 공간이 비좁아서 인근의 빌딩을 임차해서 더부살이 하는 부서가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임차료만 12억 원 가량이 투입된다. 청사 수선 및 임대료로 연평균 20억 원의 혈세가 지출되고 있는 것이다. 주차공간도 협소해 연일 짜증나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시청 공무원이 677명인데 주차대수는 137면 밖에 되지 않는다. 민원인이 활용할 주차공간은 아예 없다. 이런 지경을 방치하고 있는 전주시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기관이냐는 민원인들의 불만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쯤 되면 전주시 청사 신축 또는 이전 문제는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 신청사 TF팀을 가동해 신청사와 제2청사, 구청 청사 등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내놓길 바란다. 지금이야말로 전주시가 의지를 갖고 추진력을 발동할 때다. 전주시 행정을 두고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다는 비판 목소리가 크다는 것도 새기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17 17:01

편의시설 없는 구이저수지 둘레길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완주 구이저수지 둘레길을 찾는 탐방객이 많이 늘어났지만 화장실과 쉼터 등 편의시설이 전혀 없어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구이저수지 둘레길은 구이 호반을 따라 8.8km에 걸쳐 야산과 능선, 제방과 언덕, 숲과 데크 코스 등으로 연결돼 트레킹 및 산책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많은 탐방객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지역주민과 도시민뿐 아니라 도외 지역 내방객들도 풍광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을 타고 많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이저수지 둘레길에 쉼터나 휴게시설은 물론 화장실조차 없어 탐방객들의 불만이 비등하다. 구이저수지 둘레길을 완주하려면 여성의 경우 대략 3시간 정도 소요되는 장거리 코스인 데도 중간중간 쉴 수 있는 쉼터 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맨바닥이나 풀밭에 주저앉아 쉬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더욱이 장시간 걸어야 하는 데도 생리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한 곳도 설치되지 않아 곤욕을 치르는 사례도 있다. 중간에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에서 설치한 야외 화장실이 있지만 둘레길 코스에서 500m 정도 떨어져 있는 데다 안내판마저도 없다. 이 때문에 탐방객들이 구이면 소재지에 있는 음식점 화장실을 찾다 보니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급한 경우에는 둘레길 주변에서 해결해야 하는 민망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주차공간 부족도 문제다. 탐방객들이 주로 구이농협 주차장이나 제방길 빈 공간에 주차하고 있지만 주말과 휴일에는 몰려드는 차량들로 차 댈 곳이 턱없이 모자란다. 모악산 건너편에 있는 술테마박물관 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도 많지만 주말과 휴일에는 이곳도 만원사례다. 완주군에서 면 소재지에 주차시설 부지를 마련했지만 아직 주차장 조성이 안 돼 있다. 또한 술박물관에서 망산마을로 가는 중간지점과 저수지 제방 쪽으로 가는 야산 길은 비만 오면 진흙탕 길로 변해 중간에 돌아와야 하거나 돌멩이 등을 놓고 건너가야 한다. 다행히 구이면에서 망산마을 쪽은 토지주 동의를 얻어 데크시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3년 착수한 구이저수지 둘레길이 7년째를 맞았지만 올해 초에야 데크 길이 모두 연결됐을 뿐 아직 미흡한 게 많다. 전원 관광레저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완주군의 약속대로 구이저수지 둘레길이 명품 트레일 명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6.17 17:01

새만금 개발 매립공법을 바꿀 때다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새만금 개발이 전북 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것에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새만금 개발 공사가 설립되어 본격적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이론적인 토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구체적이며 실현 가능하고, 유효성 있는 개발 방안에 의해 실천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개발은 환경문제와 경제성 문제로 요약됩니다. 환경은 수질, 용수, 매립토, 분야로 살펴볼 수 있고 경제성 문제는 매립 비용이 주 이슈일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고려하면 개발의 원칙은 첫째, 매립지 이외의 하천 지역은 해수로 유통되어야 합니다. 수질 오염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매립 비용을 최대한 낮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 해보면 매립 공법을 새만금 호소 외부 운반토 방식, 새만금 호소 내부 준설매립 방식에서 단지 내부 굴착방식 공법으로 매립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래야만 해수 유통으로 수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내부 준설시 유발되는 각종 환경파괴를 막을 수 있으며 내부에서 멋진 담수호를 만들어 용수 문제도 해결하고, 아름답고 자연 친화적인 수변도시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새만금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연 친화적 수변도시(Biotope)도 자연 친화적이라고 이름만 붙어있지, 실제로는 내부 바닥 준설로 인한 모든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현재 6등급 수질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환경이 파괴된 냄새나는 추악한 도시에서 누가 살지 의문스러운 일입니다. 더욱 매립 비용을 낮추거나 경제성을 높이고, 수질 개선 등 환경 친화적인 공법에 있어서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매립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외부에서 흙을 운반해서 매립하는 외부 운반토 방식이 있습니다. 처음 검토된 방식으로 알지만, 매립할 수 있는 흙 확보도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두번째로 새만금 호소 수중 준설 매립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새만금 호소 내부의 수중 흙을 퍼올려 준설하는 방식입니다. 마지막으로 매립지역을 정하고 매립지 내에서 흙을 퍼올려 육지를 만드는 단지내 내부 굴착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경제성으로 따지면 외부운반토방식이 비용구조가 10 이라고 할 때, 수중 준설 방식이 6, 단지 내부 굴착방식이 4 정도로 매립 비용 측면에서 내부 굴착방식이 최저의 비용으로 매립할 수 있는 것입니다. 환경보호 측면에서는 외부 운반토 방식은 흙을 확보하는데 환경을 파괴하고, 수중 준설 매립방식은 수중 바닥이 쓰레기 매립장화나 상부가 세굴이 될 가능성이 높아 심각한 2차 환경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습니다. 더구나 해수 유통시 갯벌 복원이 불가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매립방식은 내부 굴착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환경문제로 인하여 새만금이 표류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새만금 종합개발 계획은 이해 관계자들도 많고 수많은 주장들도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이럴 때일수록 원칙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원칙은 환경보호, 국가나 주민에게 혜택이 되는 방향, 매립 비용 등 개발이 가능할 수 있는 경제성이 있어야 개발이 성공해서 국가나 전북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 백년대계가 걸린 새만금 사업의 성공과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도 수변도시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냉철한 공론 과정을 거쳐야만 할 것입니다. 여기에 핵심적 요소는 환경보호와 경제성을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공법 단지내부 굴착방식 공법의 도입이 절실해 보입니다.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6.17 16:24

‘소비’가 미덕인 시대…‘국내 여행’은 ‘애국’이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지금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상황이 경제, 사회 등 전방위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에 엄청난 타격을 가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는 전년 대비 국제관광은 80%이상 감소하고 최소 1억개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국내 관광산업도 코로나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항공, 여행업 등 매출이 90%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위기(危機)는 기회(機會)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에 위기를 가져왔지만 원격화상회의 등 일하는 방식이나 e커머스, 온라인 교육 등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새로운 기회의 발판이 되고 있다. 세계 석학들은 코로나19로 세계 질서가 바뀌면서 완전히 다른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감염병 상시화와 언택트(Untact) 문화의 일상화, 국가 간의 이동 제한에 따른 로컬 중심의 문화가 부각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는 관광업계에도 반영돼 단체여행보다는 가족나홀로 여행으로, 해외여행보다는 국내 여행으로 관광의 트렌드 전환이 확실해 보인다. 이번 코로나 정국에서 전북은 철저한 방역과 체계적인 관리로 청정 전북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전북은 역사와 전통, 문화체험 등 누구라도 찾아와 힐링할 수 있는 차분한 매력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아 왔다. 특히 전북도에서는 생활 방역으로 전환된 지난달부터 청정 전북의 이미지에 맞는 비대면비접촉 치유힐링을 테마로 숨겨진 관광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라이딩 코스, 인생포토 스팟, 도보캠핑 여행, 영화촬영지 등 차별화된 명품 관광지를 발굴해 홍보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지금부터 한 두 달 동안 각국 정부가 하는 일이 향후 세계의 형태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전환의 기회에도 골든 타임은 있다. 정부가 지원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음식점과 전통시장, 슈퍼마켓 활황에 이어 식자재 공급처인 농가에 안정적 소득원으로, 생필품 공급처인 중소기업에는 매출 증가로 이어져 경제 선순환을 만들어 내고 소비가 다시 생산을 낳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를 보면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이 5월 셋째 주를 기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된 후 점차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소비가 미덕인 시대가 된 것이다. 굴뚝 없는 산업! 관광은 일반 소비보다 경제 파급효과가 더 크다. 모처럼 불기 시작한 경제의 훈풍이 우리들의 여행으로 관광산업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로 지친 심신에 안정과 휴식의 기회를 얻고, 지역 관광산업은 그간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동력을 얻어 전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될 것이다. 호국 보훈의 달 6월! 전북에서 태동한 동학 정신이 전국으로, 그리고 현대 민주주의로 이어지듯 전북 발국내 여행의 붐 조성이 K-팝, K-방역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내수회복을 선도하는 K-관광(TRIP)의 성공사례로 도민과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6.17 16:24

오늘을 산다

강주연 전북극동방송 방송부장 화려한 20대를 보냈다. 누구나 젊음은 그러겠지만 나의 20대도 찬란했다. 큰 꿈을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멋진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며, 새로운 삶과 맞닥뜨렸다. 무지에 의한 용기 덕분인지 국위를 선양하는 사람이 되자며 뭐든 열심을 다했다. 국제적인 기관에서 인턴십도 하고, 타향살이 외로움에 지지 않으려고 시작한 운동 덕분에 미인대회에 출전하여 한 지역 대회에서 진(眞)에 당선되는 영예도 얻었다. 열심히 달려온 삶에 대한 보상으로 여기고, 수고한 열정을 기특하게 여겼다. 시간은 흘러 어느 사이 결혼을 하고, 20대 꿈 많던 소녀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거울 속 모습은 어느덧 내가 아닌 내가 되었다. 그래도 괜찮았던 이유는 과거의 기억과 디지털화 된 사진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화려한 과거의 기억들을 오늘을 살게 하는 자양분으로 여겼지만 현실의 위로와 우울 사이를 오가게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아장아장 걸을 무렵,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더니 손에 잡힌 외장형 하드를 내동댕이쳤다. 순식간이었다. 지난 십여 년의 모든 기록이 담긴 기록을 복구하려 국내 제일 유명하다는 업체까지 찾아갔으나 결국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얻어지는 결과물은 없었다. 갓 돌 지난 아이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고, 며칠이 지나서야 과거의 흔적과 증거들을 쉽사리 떠나보내지 못하던 미련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는 꼭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엄마 이제 정신 차리고, 엄마답게 좀 살아요! 그때 머리를 강타한 문구가 있었으니, Good-bye Yesterday, Hello Today! 빛나는 왕관을 쓴 모습이 현실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현재였다. 아이 덕분에 나는 과거에 집착하는 삶을 벗어나 지금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외장형 저장장치의 사망과 함께. 심리상담 전문가들은 과거에 사로잡히면 집착이 되고, 미래에 사로잡히면 망상이 되어 현재에 행복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즉, 오늘은 있는 모습 그대로의 도형(figure), 어제는 배경(background), 내일은 전경(foreground)으로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현재를 바라보지 못하고, 미래에 꿈과 희망을 두면 실체가 없어 현실과의 괴리 속에 정신분열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만 집착하며 현실을 부정한다면 탓의 늪에 빠져버릴 것이고, 달라질 미래만 기대한다면 원망을 가져와 현재를 부정한다는 것인데, 행복의 비결은 신비롭게도 현재에 있었다. 다시 거울을 본다. 예전만큼의 상큼하고 파릇파릇함은 사라졌지만 자꾸 보니 뭔가 예뻐 보인다. 시간을 조금 더 살았다고 삶에 여유도 생기고, 조바심 내지 않는 나이가 마음에 든다. 화려한 삶은 아니어도 소소한 일상이 주는 감격에 하루하루가 채워진다. 이것이 현재가 주는 만족이다. 작년에 열렸던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배우 김혜자의 수상소감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오늘을 과거에만 사로잡혀 후회한다면 내일도 역시 후회로만 가득 할 것이다. 불필요한 기억과 기대로 이젠 더 이상 오늘을 낭비하지 말자. 누군가 그러지 않던가. 현재(現在)는 신이 우리에게 준 선물(Present)이라고! 우리 지금 바로 여기에서 오늘을 살자. Here and now. /강주연 전북극동방송 방송부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6.16 19:55

‘불문율’ 인사이동

뭐니뭐니해도 공무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인사문제다. 특히 승진은 그동안 희생과 노력을 평가해 보상해주는 것 같아 기쁨 두배다. 인사철을 앞둔 공직사회는 그래서 한층 긴장감이 역력하다. 이달 말 인사가 예상된 전북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대외협력국장 자리이동이다. 추측컨대, 비서실장이 대외협력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또 하나의 불문율이 지켜질 지 관건이다. 김완주송하진체제 도정 14년째를 이어오면서 우연찮게 지사의 최측근 김승수이원택 두 사람이 이같은 코스를 밟아 정치인으로 급성장한 배경 때문이다. 그들은 실세로 불리며 정무부지사까지 판박이 수련을 통해 탄탄한 정치기반을 닦았다. 당시 경력나이에 비해 초고속 승진을 두고황태자의 정치수업이라고 의미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한민희 비서실장도 이 두 사람 못지않은 내공을 쌓아소리없이 강한남자로 불린다. 원래 이원택사단이라 불릴 만큼 전주시청에서부터 도청에 이르기까지 이 의원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근무했다. 기자출신인 한 실장은 그동안 주로 공보업무를 맡아 인맥관리도 매끄럽다고 한다. 때문에 비서실장 발령때도 오히려 대외협력국장이 더 어울린다는 평이 많았다. 특유의 순발력 때문인지 주변에선 정치를 해도 잘할 거라고 평가가 후한 편이다. 그렇지만 그는 참모로서 송 지사에게 누를 끼칠까 봐 말을 아끼고 있다. 대외협력국장은 정무를 담당하며 불가피하게 국회와 도의회 등 정치인을 자주 만날 수밖에 없다. 덕분에 정치인과 친분을 쌓을뿐 더러 연대의식도 강해진다는 면이 있다. 물론 역량에 따라 개인차는 다소 있지만 업무가 힘들수록 인간적 유대감은 좋아진다는 속설도 있다. 어쨌든 이 자리가 정치인 등용문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싶어 뒷맛이 씁쓸하다. 연쇄이동에 따른 이강오 대외협력국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아태 마스터스조직위의 사무총장 이동설이 파다하다. 지난 달 조직위가 출범함에 따라 실무책임자 인선에 관심이 쏠린 건 물론이다. 이 국장은 올해 8월 임기가 끝나는 데다 아태대회 유치에서부터 조직위 창립까지 실무를 총괄한 주무국장이기에 급부상하고 있다. 그를 가리켜 도청 안팎에선억세게 관운이 좋다며 부러워한다. 정통관료로서 정년퇴임한 뒤 개방형 공모를 통해 연거푸 국장을 맡아 장수비결이 뭔지 궁금해하는 이가 많다. 이번에 3연타석 홈런을 칠지 관전포인트다. 이번 인사배경을 둘러싼 해석도 분분하다. 송 지사 3선도전과 관련해 임기 후반기 도정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총선 이후 달라진 전북 정치지형에 대한 대응전략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전북의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궁금하다. 송 지사가 막판까지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6.16 16:28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