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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록 양식장 관리선 안전관리 강화해야

지난 24일 군산 무녀도 앞 해상에서 양식장 관리선이 전복된 사고는 선박 안전관리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양식장 관리선으로 지정받지 않은 사고 선박은 입출항 신고 의무 대상이 아닌 데다 어선위치발신장치도 설치되지 않아 제때 구조되지 못하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사고 당일 김 양식작업을 나갔던 관리선이 돌아오지 않자 밤늦게서야 실종 신고가 접수됐고 다음 날 오전에 구조 헬기가 전복된 선박을 발견했지만 선원 1명은 숨졌고 선장 등 2명은 실종됐으며 외국인 선원 2명만 구조됐다. 당일 강풍과 풍랑주의보가 내려졌음에도 소형 관리선이 승선 정원을 초과해 김 양식작업에 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더욱이 입출항 신고도 없이 어선위치발신장치도 설치되지 않았기에 안전사고에 무방비 상태이었다. 군산시에만 이러한 소형 양식장 관리선이 600여 척에 달한다. 문제는 양식장 관리선으로 등록되지 않은 소규모 무등록 어선이 수백 척에 이르지만 제대로 실태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무등록 양식장 관리선은 입출항이나 승선원 정보 및 선박 위치 파악이 어려워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등록 어선 등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고 해상 안전관리도 강화됐지만 무등록 양식장 관리선은 사실상 방치 상태다. 관리 감독을 책임져야 할 자치단체도 소형 관리선의 실태 파악엔 뒷짐을 지면서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군산시 관내에만 등록 선박이 2000여 척에 달하면서 적은 인력으로 무등록 관리선까지 관리하기에는 한계 상황이라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박 등록 여부는 오히려 선주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웃지 못할 실정이다. 양식장 관리선은 반드시 어선으로 등록한 후 운행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어선 감축 정책에 따라 새로 배를 건조하지 못하게 되자 일부 어민들이 어선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기관과 해양 경찰은 이들 무등록 어선 및 관리선에 대한 실태 파악과 함께 불법 행위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어선의 입출항과 해상 운항 등에 따른 안전사고 대책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11.26 17:37

개혁이 우선이다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전주대 교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내년 4월 15일이니, 총선이 불과 넉 달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이렇게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선거제도는 물론 선거구조차 획정되지 않아 출마 예정자와 유권자가 겪는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촛불혁명이 요구한 정치개혁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대한민국 국회가 낳은 정치적 현실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지금도 식지 않았다. 현 정부 들어 민심의 창구로 발전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정치개혁 분야이다. 최근 한 시민단체의 설문조사에서도 앞으로 집중해야 할 과제에 정치개혁이 압도적 1순위로 꼽혔다. 지난 주말에는 전국 57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이 선거제 개혁을 위한 불꽃집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시국토론회와 기자회견이 연이어 열리고 있다. 이 모두 다음 총선의 최대 화두가 정치개혁이 될 것임을 보이는 움직임이다. 최근 조국 정국을 거치며 정치권도 이러한 심상치 않은 민심을 읽은 듯 총선대비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철희, 표창원 의원을 시작으로 강기정 수석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까지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며 대규모 물갈이가 사실상 시작된 분위기이다. 3선 의원이 당 해체와 총사퇴까지 주장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도 생존을 위한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벌써부터 이번 총선에서의 현역 물갈이 폭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지대하다. 그런데 이러한 물갈이 열풍이 그다지 새롭지가 않다. 지금까지 총선 때마다, 특히 지지율이 급락한 정당을 중심으로 중진 공천 탈락의 깜짝 쇼가 매번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초선 비율이 17대 62.5%, 18대 44.5%, 19대 49.3%, 20대 44%로 OECD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심지어 민주정부 출범 이후 정치개혁에 가장 인색한 평가를 받았던 19대 국회 때도 의원의 절반가량이 물갈이됐었다. 대의민주주의 선거는 국민의 의사를 잘 대변해줄 사람을 뽑는 절차이기 때문에 인물에 대한 쇄신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특히 지금처럼 혁신이 절실한 시기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물갈이는 정치개혁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정치개혁의 마무리가 될 수는 없다. 즉,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변화의 내용과 방향을 규정하는 게 우선이고, 인적 쇄신은 그 내용을 이행하는 과정일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정치개혁 환경을 갖추는 데 필요한 선거법 개정조차 오리무중인 가운데 물갈이에만 관심이 집중된 지금의 분위기가 달갑지만은 않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비록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부분적 도입을 담고 있어 정치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기에 더 그러하다. 더욱이 지금은 새로운 시민민주주의의 등장에 걸맞은 정당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제도적 개혁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 국회 본회의에 선거법 패스트트랙 개정안이 마침내 부의된다. 이제 표결까지 남은 얼마의 기간이 20대 국회의 개혁 의지를 확인할 마지막 기회이다. 국회가 지금이라도 자신의 총예산 동결과 의원의 특권 포기, 그리고 의원소환제와 같은 정치개혁 프로그램을 스스로 먼저 제시하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그래야 비로소 의원정수 확대와 같이 막힌 문제도 풀릴 길이 열릴 수 있다.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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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19.11.26 17:37

오래 살고, 오래 일하자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오래 살고, 오래 일하자(Live Longer, Work Longer). 이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05년 개최한 고령화와 고용에 관한 정책포럼의 보고서 제목이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의 고령화 현상과 고용정책을 검토해 고령화 현상을 과제가 아닌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도쿄도 고령사회 교과서) 이에 동의하나?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평생현역으로 사는 게 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100세 시대라는 말을 귀찮을 만큼 들어왔다. 실제로 이것은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이다.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8년 평균수명은 83.1세(남자 80.5, 여자 85.7)다. 정부가 수립되던 1948년 46.8세에 비해, 70년 사이에 36.3세가 늘었다. 2년마다 1살이 늘어난 셈이다. 앞으로도 인간의 수명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미 모나코 여성의 평균수명은 93세를 넘겼다. 그렇다면 평생현역은 무엇인가. 세계 최고령 장수국가 일본에서는 생애현역(Age Free)이라는 말이 20여 년 전부터 사용되었다. 최근 들어 부쩍 더 거론된다. 올해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8.4%(우리나라 15%), 70세 이상은 21.5%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일본사회가 느끼는 위기감은 엄청나게 크다. 그래서 우리에게 밉상인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9월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평생현역시대 정책을 발표했다. 정년을 연장해 70세까지 일하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에 대해 국가에서 연금을 주기 어려우니까 전 국민이 죽을 때까지 일하라고 한다며 냉소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반면 더 오래 일하는 것을 희망하는 사람도 많다. 일본 내각부 여론조사에서 6569세 고령자의 65%가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정리하자면 이제 100세 시대는 좋든 싫든 필연이고, 고령에도 일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이왕 이럴 바엔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이와 관련, 고령자에 관한 오해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99년 발표한 반드시 없애야 할 6가지 인식이 그것이다. △대부분 고령자는 선진국에 산다 △고령자는 모두 같다 △남성과 여성 모두 같은 방식으로 나이가 든다 △고령자는 허약하다 △고령자는 아무런 공헌도 할 수 없다 △고령자는 사회에 경제적 부담이 된다 등이다. WHO는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고령자가 사회에 유용한 자원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나는 일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노년의 일은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까지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아니다. 가능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파트타임(가령 하루 34시간씩)으로 하는 것이다. 100세 철학자인 김형석 교수(1920년생)가 롤모델이다. 100세인데도 해마다 150회 이상의 강연을 다니고 한 해 23권의 책을 내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건강과 젊음의 비결은 일이라고 확언했다. 건강해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을 하니 건강하다는 것이다. 일자리가 없다고 하지 말고 내가 일을 찾고 만들어야 한다고도 말한다. 또 하나는 봉사도 일이라는 점이다. 특히 일과 봉사가 결합된 사회공헌 활동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길어진 인생, 이제 오래 살면서 오래 일하자. 개인도 사회도 이러한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9.11.26 17:29

국경 넘는 오염물질

환경문제는 비단 한 나라의 문제만이 아니다. 땅과 바다로 지구가 붙어 있는 한 환경오염은 어떤 형태로든 이웃 국가에게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환경문제를 둘러싸고 각 국가간에 오염원(汚染源)을 비롯 처리비용 부담문제등을 놓고 분쟁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한 국가에서 배출한 오염물질이 인접 국가의 환경을 악화시킨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19세기 중엽부터 1세기 동안 영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로 피해를 입은 북구(北歐)의 스웨덴이 꼽힌다. 영국의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연료로 사용한 석탄에서 배출된 매연은 바람을 타고 스칸디나비아 반도 전역으로 퍼졌다. 수많은 숲이 파괴되고 호수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스웨덴은 토질과 수질 분석 결과 오염물질중에 포함된 이산화황(SO₂)성분이 대기중 수증기와 결합해 산성(酸性)비를 내렸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문제는 국제 이슈화 되면서 197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스웨덴의 주장을 인정했고, 1979년에는 스웨덴의 연구 결과를 부인하던 영국을 포함한 유럽 31개 국가가 서명한 월경(越境)성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CLRTAP)을 이끌어냈다. 국경을 넘어온 오염물질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축적해 국제적 연대를 통해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물이었다. 지난 20일 겨울이면 사회적 재난으로 부를 정도로 심각한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와 관련 주목을 끈 보고서가 발표됐다. 동북아 세 나라 한국과 중국 일본은 지난 2000년부터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 오염물질(TLP) 국제공동연구라는 협력사업을 수행해 왔다. 각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상대국가로 어떻게 또 얼마나 흘러가는지 등을 공동으로 연구해온 것인데 이 결과를 합의해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연구에 착수한지 무려 19년 만의 결실이었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미세먼지(PM2.5)의 32%가 중국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반도 미세먼지에 대한 자국의 영향을 줄곧 부인만 해왔던 중국이 처음으로 일정 부분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문제는 이제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일단 어렵게 상호협력의 토대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3개국간 지속적 협력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월경성 대기오염 물질협약같은 구속력을 갖는 국제협약을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의 자체적인 미세먼지 감축 노력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1.25 20:00

숨은 금융자산 9.5조원이 주인을 기다립니다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주변을 둘러보면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예적금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금융감독원 통계로도 확인이 되는데, 2016년 기준 국민 1인당 평균 금융계좌 수는 7.4개에 달한다. 급여통장이나 자녀 스쿨뱅킹 등의 용도로 계좌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험 계약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이 위험 보장을 필요로 하는 범위가 확대되면서 보험 가입 건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 가구당 보험 가입 건수는 7.4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소비자는 늘 새로운 서비스를 찾게 되고, 금융회사도 경쟁적으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금융거래 계좌 수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인다. 다만, 주목해야 할 점은 여러 계좌를 개설한 금융소비자가 실제로는 일부 계좌만 이용함에 따라 사용되지 않는 계좌는 장기간 방치되고, 심지어는 잊혀지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금융소비자가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찾아가지 않는 숨은 금융자산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9.5조원에 달한다. 이 중에서 3년 이상 거래가 없는 금융재산이 8.3조원이고, 이보다 더 방치되어 청구권 소멸시효까지 완성된 휴면금융재산은 1.2조원이다. 금융상품 유형별로는 예적금은 5조원, 보험금은 4조원에 이른다. 국민 1인당 평균 약 2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의 숨은 금융자산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장기간 사용되지 않는 금융계좌는 국민들의 재산 손실을 초래하며, 금융회사에는 불필요한 관리 비용을 발생시켜 금융소비자의 거래 비용을 높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 사기나 자금세탁 범죄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고,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간 금융업계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숨은 금융자산을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2015년 이후 2.3조원의 숨은 금융자산이 주인에게 돌아갔지만,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숨은 금융자산의 규모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여러분들에게도 숨은 금융자산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서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 접속하면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다. 장기간 거래되지 않은 금융계좌를 조회하려면 내 계좌 한눈에를 클릭하면 된다.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공인인증서와 휴대전화를 통해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면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금융권 전체 계좌를 조회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어카운트 인포 앱을 설치하면 조회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확인된 장기간 미거래 계좌의 잔액이 50만원 이하라면 온라인상에서 해지하고 바로 찾을 수도 있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금융재산을 찾으려면 파인의 잠자는 내 돈 찾기를 클릭하면 된다. 휴면예금, 보험금, 증권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가 없어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 활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본인 확인을 위해 해당 금융회사의 영업점을 방문하면 된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서랍을 열었는데 뜻하지 않은 돈이나 평소 찾던 애장품을 발견하고는 흐뭇해했던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지금 바로 오랫동안 방치된 예금이나 보험금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19.11.25 20:00

노동시간 단축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통한 기업의 관리방안

이태선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근로감독관 연장-휴일근로를 포함해 1주일 총 근로시간이 최대 52시간을 넘을 수 없도록 한 노동시간 단축법이 내년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 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업은 인건비 증가 등에 대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시간의 효율적인 배분을 통해 일생활 균형이 가능한 근로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의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유연근로시간제를 활용하는 것이 노동시간 단축에 대응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유연근로제의 성공적인 도입 및 운영을 위해서는 기업과 근로자 간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일방적인 운영보다는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기업 내부적으로 보완해야 할 제도에 대한 사전 검토도 필요하다. 유연근로시간제 중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특정 근로일 또는 특정 주의 근로시간을 연장시키는 것 대신 다른 근로일, 다른 주의 근로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일정 기간의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근로시간의 1주 40시간 내로 맞추는 근로시간제이다. 예를 들어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에서 첫째 주에 45시간(9시간5일)을 근로하고 둘째 주에 35시간(7시간5일)을 근무 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0시간이므로 첫째 주에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5시간에 대해 가산수당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로 운영이 가능한 단위 기간은 취업규칙으로 정하여 실시할 수 있는 2주 이내,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가 필요한 3개월 이내가 있다. 활용 가능한 업종으로는 근로시간을 연속하여 근로하는 것이 효율적이거나 고객의 편리를 도모할 수 있는 업종으로 운수, 통신, 의료서비스업 등이 있으며 계절적 업종인 빙과류, 냉난방장비 제조업, 업무량이 주기적으로 많은 업종인 음식 서비스, 접객업과 기계를 쉬지 않고 가동시키기 위하여 근로가 연속하여 필요한 업종인 철강, 석유, 화학 등의 업종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더라도 야간근로나 휴일근로에 대해서는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하며 출근율에 따라 주휴일과 연차휴가를 부여해야 한다. 또한 15세 이상 18세 미만의 근로자와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 대해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사용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운영하는 경우 기존의 임금수준이 낮아지지 않도록 임금 보전방안을 강구하여야 하고 임금 보전의 방법시기절차에 대해서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 기본급 또는 수당의 조정, 소정근로시간 단축 등 근로자가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이면 가능하다. 한편 고용노동부전주지청은 관내 사업장들에서 노동시간 단축의 현장 안착을 위해 전담 근로감독관을 배치운영하고 있으며 또 현장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밖에 제도 도입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기타 문의가 있는 근로자와 사업자들은 고용노동부전주지청 063-240-3355로 연락하면 된다. /이태선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근로감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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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5 20:00

전주시·출연기관 혈세 낭비, 이대로 놔둘건가

며칠 전 전주시의 경로당 공기청정기 구입과 관련 예산낭비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출연기관의 방만 경영에 따른 허술한 예산집행이 빈축을 사고 있다.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지원된 사업비가 취지대로 집행되는지를 관리감독하는 자치단체의 무사안일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혈세낭비 사례가 잇따르면서 관련자 징계 포함 강력한 환수대책까지 마련해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혀진 완산덕진구청에서 추진한 경로당 공기청정기 지원사업이 원래 기준단가보다 최고 3배까지 비싼데다 실제 납품된 모델이 다르게 납품되는 등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충분한 사업성 검토 없이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면서 혈세를 낭비한 사례도 있어 예산의 효율성문제도 제기됐다.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의 경우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시민에게 제공하면서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2015년 설립됐다. 그러나 설립취지와는 달리 지난 2017년 효자점을 문 연지 1년 만에 경영난 때문에 접고, 공식 개장 3개월만에 동물원의 레스토랑도 폐점했다. 이처럼 주먹구구 운영이 계속되는 가운데 또다시 사업성논란이 제기된 전주종합경기장내 동네빵집도 많은 사람들의 우려에도 개점을 강행했다. 하지만 1200만원에 구입한 제빵기와 사용한 지 1년도 안된 다른 지점의 2억원이 넘는 물품까지 먼지만 쌓인 채 창고에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점을 드러낸 채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데도 설립이후 한번도 재물조사를 하지 않았으며, 정관에 규정돼 있는 자산대장도 비치하지 않아 관리 소홀에 따른 책임자 문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전주문화재단도 수준높은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보이며 공연 활성화도 함께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2억 5000만원을 들여 그랜드 피아노를 구입했다. 그런데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1년 동안 3차례 공연에만 사용한데다 대여료가 6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예산낭비의 전형이다. 자치단체와 출연기관의 예산낭비 사례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들이 안일한 근무자세를 버리고 관리감독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심어주는 동시에 문제점이 드러나면 엄중 문책을 통해 국민의 혈세가 줄줄 새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11.25 16:52

국립공공의료대학원법 국회 통과에 총력 기울려야

전북 현안 관련법안이 국회 통과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줄줄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사분오열된 전북 정치권의 무기력과 무능이 아닐 수 없다. 전북의 미래성장 동력인 탄소산업 육성을 위한 탄소소재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소위에서 다시 계류된 데 이어 남원에 공공의료대학을 세우는 국립공공의료대학원법 역시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 연내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법안 심사를 앞두고 지난 22일 열린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에 관한 공청회에선 대한의사협회와 의료계 학계 인사가 참석해 찬반 양론을 펼쳤다. 지난해 9월 법안이 발의된 지 1년3개월여 만에야 열린 지각 공청회이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소수의 공공의료대학 설립보다는 기존 의대 교육과정에 공공의료 개념을 심는 것이 낫다며 반대 입장을 표했다. 반면 의료계와 학계에선 국립대 인력파견과 장학의사제도 등 다양한 정책이 있지만 지역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공공의대 설립 당위성을 주장했다. 문제는 이번 정기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심의와 의결, 법사위 통과 등 일정이 촉박한 데다 자유한국당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연내 국립공공의료대학법 입법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대한의사협회 회장출신인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공공의료대학 설립의 실효성 문제를 들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법안 심의과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기에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도내 지역구 의원은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이 유일해 반대 공세 차단과 함께 법안 관철이 버거운 상황이다. 따라서 전북 정치권과 전라북도가 힘을 모아 국립공공의료대학법의 연내 국회 통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안일하게 대응했다가 법사위 소위에서 계류된 탄소소재법의 전철을 밟아선 절대 안 된다. 사후약방문처럼 책임 소재만 따지며 뒷북 정쟁만 일삼는다면 도민들의 분노와 심판에 직면할 뿐이다. 전북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지역 현안 해결에 함께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전라북도도 남원 공공의대 설립 타당성과 논리 개발을 통해 공감대를 확산하고 반대 의원과 의료계를 설득하는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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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5 16:52

스타지망생 부모님들께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2019년 수능시험이 끝났다. 모든 수험생들이 오랜시간 준비한 만큼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안착하기를 바란다. 그동안 수험생을 둔 부모님들, 가족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참, 소음 민원 해결사 경찰분들도. 수고하셨던 모든 분들이 잠시나마 후련함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후련해 볼 새도 없이 치열한 입시관문을 통과하고자 논술에 몰입한 실정이다. 그런데 논술보다 더 격렬하게 온 몸을 던지는 수험생들이 있으니 예술분야 지망생들이다. 그중에서도 연극영화 관련 지망생들의 경쟁률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 스타를 배출하는 학과의 경쟁률은 195:1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현상은 한류의 영향 때문이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난 알아요로 일으킨 국내 음악돌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90년대 후반 H.O.T가 중화권으로 세력을 넓혔고 젝스키스, god 등 1세대 힙합 아이돌이 합세하며 순식간에 아시아권을 장악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아이돌 그룹들의 미주진출이 시도되더니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를 말춤 도가니에 빠트렸다. 걷잡을 수없이 K-POP에 빠져버린 세계는 지금 BTS의 품에 안기고자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름하여 K-P0P 제국! 해외에서 유행하는 한국대중문화를 일컫던 한류는 이제 K-POP이 대세가 되었다. 한류와 함께 자란 7080세대들이 지금의 중장년이 되었고, 이들은 자신의 자식들이 아이돌이 되고자 할 때 그들의 부모세대와는 달리 적극적인 후원자로서 스타만들기에 나섰으며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며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편승하여 대학에 관련학과 개설이 급증하였고 실용음악 대중문화 전문 고교들이 전국에 생겨났으며 열악하던 연예교육사업도 다양한 체인을 형성 확대되고 있다. 아이돌로 키우기로 작정한 부모는 자칭타칭 전문가의 조언과 인터넷에서 얻은 성공사례와 정보를 종합하여 전문교육기관을 찾아간다. 부모가 능력이 있어 보이면 재능 교육과 병행하여 연예인의 몸이라는 기준에 미흡한 신체부위를 개조하는 장기적인 계획도 병행 시행한다. 고교 2학년까지 여름방학 겨울방학마다 코, 눈, 치아, 턱은 물론 필요하면 키늘리기까지 체계적으로 시술하고 주기적으로 튜닝을 해 나간다. 어찌 보면 오싹할 일이지만 스타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 여기고 꼬박꼬박 정진하는 부모들도 있다. 이렇게까지 준비를 했건 안했건 지망생들의 일차 목표는 대학입학이다. 연극영화과의 시험은 내신성적과 실기가 평가의 주요 기준인데 특히 실기의 비중이 크다. 한예종 등 일부 학교는 실기만으로 선발하기도 한다. 이에 연기학원을 다니게 되는데 자칫 안 다닌만 못한 경우도 있다. 심사위원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낸 경우와 발전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데 학원에서 가르친 대로만 하는 지원자는 심사위원들에게는 그 밥에 그 나물일 뿐이다. 심지어 어느 학원을 다녔고 누구에게 배웠는지도 파악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스타를 꿈꾸는 자녀의 첫 관문인 연극영화과 입시를 앞두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한 말씀드리고자 한다. 이 길은 스스로 깨우쳐 가며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그러면서 누구나가 인정하는 개성을 만들어야 하는 자신과의 싸움판이니 지금부터라도 도와주지 마시라고, 하고픈 대로 하도록 그냥 두시라고, 늘 자식의 어깨 너머로 지켜만 보시라고. 그러다 아주 힘들어 할 때 슬며시 포옹 한번!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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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5 16:52

애국지사 박준승 기념관 개관을 축하하며

안광식 광복회 정읍고창연합지회장 지금부터 100년전 (1919년 3월 1일) 일본과 미국, 중국, 소련 세계 열강의 제국주의는 군사, 정치, 외교, 경제를 지배하려 혈안이 된 식민지 정책의 역사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대륙세력 대 해양세력, 유교문화권 대 기독교문화권, 자본주의세력 대 공산주의 세력의 대척지대가 되었으며 주변 열강으로부터 침략과 분단의 위협을 받아왔다. 일제는 1905년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경술국치를 자행하여 일본에 병합되었다.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고, 경제적 착취와 주권을 빼앗아 간 암울한 시기에 정읍의 큰스승 박준승 애국지사께서는 기미독립선언을 주도하신 33인중 한분이시며 모든 국민이 간절히 소원하는 자주독립에 앞장선 선각자이시며 용기있는 행동가로 나라를 사랑한 참 애국지사이다. 이에 정읍시(시장 유진섭)는 선생의 투철한 애국 애족정신을 기리기 위해 11월12일 정읍시 산외면에 박준승 애국 지사 기념관을 개관했다. 이는 물질문명에 대한 정신문명과 애국심을 오늘과 미래 세대에 드높이는 것으로 이러한 정읍시의 노력에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머리숙여 경의를 표한다. 3.1운동은 운동을 넘어 혁명적인 사건이며, 이 운동은 대한민국의 정통과 법통으로 반만년 역사가 전제군주국에서 민주공화제로 변화하는 격변의 계기가 되었다. 1919년 3월1일 이후 국내에서 독립만세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고 4월11일 중국 상해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으며 또한 근대국가의 면모와 조직이 갖추어졌고 대한민국임시헌법을 제정공포했다. 3.1운동은 세계사에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비폭력 운동으로, 3.1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일제는 헌병통치의 무장탄압 통치방법을 경찰통치의 문화통치라는 미명하에 모략과 매수의 통치로 우리나라의 식민지 정책을 더욱 교묘히 강화했다. 3.1운동은 경술국치 9년만에 매국노, 친일파, 매판자본가를 제외한 우리국민이 하나되어 왜정을 거부하였으며 성별, 세대, 지역, 종교, 신분을 가리않고 전체인구의 10분의1 이상이 독립시위에 참여한 세계 혁명사에 초유의 일이다. 이러한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로 볼때 기미독립선언을 하신 33인중 한 분이신 박준승 애국지사는 정읍의 소중한 보배요 자랑이다. 개관한 박준승 기념관은 지사께서 생전에 사시던 정읍시 산외면 면소재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귀중한 역사자료와 최첨단 영상시설로 지사님의 생애와 업적을 통하여 우리세대와 미래세대에 확고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함양하는 교육의 장으로 충분한 역할을다할것이다. 임진왜란때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을 정읍의 안의와 손홍록이 국립공원 내장산 용굴로 이안, 보관하여 우리나라 역사를 지켰다. 또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성서원은 최치원 선생을 배향하고, 정극인 선생의 상춘곡, 임병찬장군의 호남 의병창의를 봉기한 곳이다. 특히 전봉준장군의 동학농민발상지로 3.1독립운동을 주도한 저항의땅 정읍은 호남지역 독립운동에 불을 지핀 충절의 고장이다. 3.1운동은 대한민국의 시작이다. 오늘의 우리들은 을사늑약과 경술국치, 외세의 침략으로 망국에 이른 원인을 밝혀야 할 책임이 있으며, 역사를 기억해야 미래가 있다. 만시지탄 이지만 이러한 정읍시의 노력이 애국 애족정신과 호국정신의 산교육장이 될 박준승 애국지사 기념관 건립에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뜨거운 눈물과 함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박준승 애국지사님 ! 호국 영령이시어 ! 조국의 발전과 통일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저희도 지사님을 위하여 기도올립니다. /안광식 광복회 정읍고창연합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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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4 19:03

가을과 공시지가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매년 가을이 되면 들판의 곡식들이 그 옷을 갈아입는다. 바람소리에 황금빛 벼들이 비비면서 찰랑거리고 꽉 찬 알맹이를 보며 농부는 바쁜 웃음을 진다. 또 온 산들이 붉은 자태를 뽐내면서 사람들은 그 모습이 사라지기전에 두 눈에 담을 양 재촉하듯 산에 오른다. 부동산을 주로 다루는 감정평가사들도 가을이 되면 1년 중 가장 바쁜 날을 보낸다. 바로 표준지공시지가 때문이다. 법률상으로 표준지 공시지가란 국토교통부장관이 조사평가하여 공시한 표준지의 단위면적당 적정가격을 말하며 그 조사 등은 국토교통부장관이 감정평가사에게 의뢰를 하여 진행한다. 표준지는 대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토지로 전국에 약 50만 필지가 포진해있다. 또한 각 표준지를 전국의 1000여명의 평가사들이 하나하나 방문하여 조사하고 평가하며 그 시작되는 시기가 바로 가을. 단풍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공시지가는 비단 현장조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표준지의 법률적 사항의 검토, 대상 토지의 시세수준의 파악 등의 과정 및 가격균형협의를 통하여 이듬해 2월에 공시된다. 공시지가업무를 하면서 참 다양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가격에 대한 문의 혹은 항의이다. 즉 가격이 낮으니 올려 달라 혹은 가격이 너무 높으니 내려 달라가 그것이다. 세부 내용을 듣다보면 수긍이 가기도 한 부분도 분명 있다. 그러나 공시지가의 특성을 알고 보면 이에 대한 문의가 다소 누그러지지 않을까 한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가격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서 시세 혹은 시가로 오인할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시가와 개념상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공시지가 활용의 특수성 때문이다. 표준지공시지가는 개별공시지가의 산정, 토지의 수용 또는 사용에 따른 보상업무, 국공유지 취득 및 처분, 감정평가의 기초 등에 활용하기 위하여 산정되는 것이다. 즉 시장상황을 반영하고는 있지만 정책적 목적이 가미된 가격이라는 뜻이며, 때에 따라 시가와 괴리가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표준지공시지가가 거래의 지표의 역할을 하나, 거래금액은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의 합치에 의하여 진행이 되는 것이지 공시지가 수준에 따라 결정할 일도 아니다. 또한 공시지가의 수준에 따라 보상금액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기에 거래나 보상금을 위하여 공시지가를 높여 달라는 것은 설득력이 낮아 보인다. 공시지가가 상승으로 인하여 재산세 등 각종 세금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매년 부과되는 토지분의 재산세에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부담 상한제가 시행되는 등 가파른 세금 상승을 완화하는 장치들이 있다.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하여 건강보험료도 증액될 수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료는 재산별 구간을 두어 부과되기 때문에 공시지가가 상승하여도 동일구간에 있다면 보험료 증액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공시지가가 시세와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현실화가 필요하기에 상승 할 필요성이 있다. 가을의 색깔은 나무마다 또 곡식마다 다르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 각각의 색깔은 조화를 이룬다. 공시지가는 이해관계인이 복잡하여 그 목소리가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시지가를 조사평가하는 입장에서는 큰 틀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마치 자연을 닮아가기 위한 노력처럼 말이다.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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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4 16:30

민주당, 이러고도 전북발전 운운할 자격 있나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전북 현안사업 발목을 잡으면서 도민들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전북 발전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쪽박을 깨는 모습에 도민들이 공분하고 있는 것이다. 알려진대로 전북의 미래 성장동력인 탄소산업의 컨트롤타워인 탄소산업진흥원의 설립근거를 담은 탄소소재법이 지난 20일 국회법사위 소위에서 기획재정부와 민주당 소속 간사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당초 반대 의사를 밝혔던 자유한국당 의원까지 우호적 입장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전북으로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이다. 심사과정에서 기획재정부의 입장은 차치하고서라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의원의 반대는 실로 어이가 없다. 탄소산업은 전북이 압도적 지지를 몰아준 현 정권의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또한 2개월여전 전주를 찾은 문재인대통령은 전북을 탄소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면서 적극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 이런 과제를 여당 간사가 딴지를 걸어 법안통과를 무산시킨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이다. 게다가 기획재정부의 국회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의 위원장을 익산이 지역구인 3선의 이춘석의원이 맡고 있다. 소관부처의 움직이도 파악하지 못하고, 여당의원을 설득하지 못한 것은 정치력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또한 전북은 내년도 예산안의 최종 증액및 감액작업을 하고 있는 예산소위에서도 철저하게 배제된 상태다. 예산소위 구성 의원이 수도권 출신 5명, 충청권 4명, 영남권 4명인데 호남만 유일하게 1명 배정되면서 그마저도 광주출신 의원이 차지해 전북은 1명도 없다. 기재부와 소통이 어려워 전북의 국비예산 확보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민주당은 4개월여 남은 내년 총선에서 지난 20대 도내 총선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파문으로 빚어진 도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좌절감은 민주당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무책임한 자세로 전북발전에 앞장서겠다고 한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울 수 없다.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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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4 16:26

군산항 새 준설토 투기장, 4차 항만계획 포함을

군산항에 해마다 토사가 600만㎥ 이상 쌓이는데 이중 300만㎥ 정도만 준설되는 데다 준설토 투기장마저 포화상태에 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예산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토사가 밀려와 계속 쌓이는 데도 찔끔 예산으로 제때 준설하지 못해 수심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못함으로써 항만의 기능상실까지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자치단체가 앞장서 준설예산 확보와 함께 제2 준설토 투기장 조성사업이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군산항 배후산단 기업들의 원활한 수출입활동을 위해서는 선박의 입출항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하는데 수심이 들쭉날쭉해서 항만으로서의 경쟁력이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 한마디로 퇴적현상이 심각한 군산항은 준설을 통한 수심확보 여부가 최대 관건인 셈이다. 실제로 군산해수청은 1980년부터 준설토 투기장으로 활용된 금란도의 층고를 애초 DL+7m에서 DL+9m까지 높여가며 토사투기장으로 이용해 왔다. 40년간 수차례에 걸친 증고(增高)공사를 통해 겨우 버텨왔는데 이마저도 한계에 이르러 대체 투기장조성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여 있다. 수년 전부터 이와 같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2008년 감사원의 예산낭비라는 지적에 정부 관련부처가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군산해수청은 2100여만㎥ 규모의 준설토 투기장 확보를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된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 이를 반영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군산항 준설토를 새만금 매립제로 활용한다는 미명하에 항만기본계획에서 제외시켰다. 올해 개항 120주년을 맞는 군산은 현대중공업 가동 중단과 GM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후폭풍으로 아직도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면서 군산항의 물동량도 크게 줄어 항만과 관련된 사업 종사자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 군산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민심이반은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군산항까지 활력을 잃으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한다. 준설토 대체 투기장사업이 2021년부터 시행되는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돼 군산항 활성화의 계기로 됐으면 한다. 아울러 준설을 하지 못하면 항만의 역할이 줄어드는 지정학적 여건 때문에 이와 관련한 예산확보가 최우선과제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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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4 16:26

그 아이들에게도 청춘예찬(靑春禮讚)을 허하라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법무부 보호관찰위원 올리버 트위스트. 영국 런던의 빈민가 태생. 당시 산업혁명의 폐해와 불평등한 계층화가 만들어낸 시대의 고아이자 범죄소년. 찰스 디킨즈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는 1838년 발표 이후 세계에서 가장 불운한 고아이자 범죄소년의 아이콘이 된 한 소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다룬다. 범죄소년이란 소년법상 범죄/촉법/우범소년 등으로 나뉘며, 특히 사회적 이슈가 큰 촉법소년의 경우,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사람이나, 형사책임능력이 없어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는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청소년 범죄를 접한다. 당연히 사건의 피해자 보호와 배려는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이다. 다만, 청소년 범죄 처벌수위의 부당함과 법률 개정을 통한 사회적 퇴출 등 강력한 처벌 등을 지나치게 논하기도 한다. 반면 가해 청소년의 실질적 환경 문제에 대해선 살피려 들지 않는다. 마치 당연한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른 것 마냥. 보호관찰 대상자에게 지나칠만큼 엄격한 어느 보호관찰관이 유독 청소년 범죄 대상자들에겐 처벌보다는 사회적인 보살핌이 우선해야 함을 언급한 적이 있다. 즉, 그 아이들 스스로가 가정사, 가난 등의 삶과 환경을 선택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태생적인 환경을 그냥 받아들이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모든 범죄소년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대다수의 가해 청소년들의 환경은 일반 청소년에 비해 불완전한 경우가 많고, 이러한 영향 아래 형성된 그들의 판단능력과 행동 양식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데 어찌하여 보살핌을 제외한 강한 처벌만을 강조하는 것인가. 비록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했고, 그 책임을 위해서라도 처벌함은 마땅하나, 우리가 말하는 소위 강력한 처벌이 그들을 개선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왜 재범률은 생기는 건가. 결국 강력한 처벌도 하나의 방편일 뿐 완전하지는 않다는 걸 보여준다. 범죄 피해자의 피해 구제를 최우선으로 하되, 가해자들에게도 태생적 환경의 부당함과 이를 극복할 방안, 행동 개선을 통한 올바른 삶의 방향 제시 등 스스로 올바른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사회적인 보살핌이 마련된다면 오히려 미래의 또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되진 않을까. 청소년범죄 대상자들의 보호관찰 사례들을 살펴보면, 보호관찰관이나 위원, 혹은 주변 이들의 따뜻한 관심어린 말과 눈빛 하나에도 큰 힘을 얻고, 꿈을 갖게 되며, 적극적인 변화를 도모한다. 이를 통해 검정고시나 대학에 합격하고, 사회복지사가 되고, 미용사가 되는 등 긍정적 사례들 또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는 일부의 경우 불과 몇 개월만에 그들의 인생이 놀랄만큼 개선되는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보통의 우리는 늘 풍족했기에,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기가 어렵고, 혹여 부족함을 알더라도 개선의 필요성을 알아채기 어렵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늘 부족했기에,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재능조차 살펴볼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만약 아이들이 제대로된 사회에서 보통의 일반적인 위치라도 찾을 수 있다면, 세상은 보다 일반적이고, 가장 평범한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는 스스로 자베르가 될 것인가, 미리엘이 될 것인가. 아이들이 올바른 양심을 실천한 또다른 장발장이 되도록 기꺼이 기다려줄 여유는 없는가. 어쩌면 우리가 강력히 처벌하려는 그 아이들의 무리 속엔 본래의 착한 성품을 가진 또다른 올리버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법무부 보호관찰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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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4 16:26

야권 단일화가 관건

지금 같은 정치구도가 계속되면 내년 총선 결과를 점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민주당 등 5개정파로 나눠져서 경쟁하기 때문이다. 전북은 정파가 많지만 도민들의 정서가 엇비슷해 인물본위로 갈 공산이 짙다. 국민의당으로 당선된 이용호의원이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친 여권이고 유성엽의원이 민주평화당에서 대안신당으로 떨어져 나왔지만 달라진게 없다. 연말이 지나면 합종연횡이 이뤄지겠지만 선거구도가 민주당 대 야권단일화로 가야만 경쟁정치가 펼쳐질 것이다. 선거판이 만들어졌으나 아직까지 눈에 띈 후보가 안 보인다. 3선을 넘은 다선의원은 큰 정치인이 되려면 대권을 넘봐야 한다. 그게 안되면 더 이상 선수(選數)를 늘리는 게 무의미하다.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면 결국 후배들의 진로를 가로 막는 사람으로 자칫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 수 있다. 결국 한번 더 하는 게 의미없이 본인의 호구지책용 밖에 안된다. 그래서 다선은 수도권 등 험지로 나가야 한다.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수도권에서 살아남아야만 정치력을 제대로 인정 받을 수 있다. 내년 선거 결과가 향후 전북정치권의 진로를 좌우하기 때문에 그 어느때 선거보다 중요하다.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전북경제를 견인하려면 정치권부터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도민들의 바람이다. 전북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절박하다. 그간 문재인 정부에 나름대로 큰 기대와 희망을 걸었으나 기대했던 것 만큼 성과를 못거뒀다. 그래서 전북몫을 스스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호남권에서 탈피해 전북 홀로서기를 해야만 한다. 그렇게 가려면 명망가도 중요하지만 국가예산을 잘 확보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간 지역정서에 의존하는 바람선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제대로 된 사람을 뽑지 못했다. 대통령 선거나 각종 선거때마다 묻지마 투표를 한 게 지역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때로는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 운좋게 뽑혀 임기동안 그들만의 잔치판만 펼쳤다. 이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깜냥이 되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검증해야 한다. 일정한 직업없이 정치 한답시고 철새마냥 왔다 갔다 한 사람은 예선서 탈락시켜야 한다. 요즘 국가예산 확보철을 맞아 송하진 지사가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하는 인물이 없다보니까 예산철만 닥치면 송 지사 옆에 원군이 없어 안절부절한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는 한 전북발전은 요원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을 친구라고 말했지만 문 대통령의 친구는 전국민이다. 특별히 전북만 챙길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안된다.경쟁의 정치가 살아나야 지방정치도 발전한다. 국회의원을 잘 뽑으면 지사 시장 군수등을 유능한 사람으로 뽑을 수 있다. 지역구가 줄 수 있어 일당백 할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 전북이 꼴찌를 탈피하려면 모든 면에서 혁신을 가져와야 한다. 내년 총선때 기회를 못살리면 전북은 더 이상 희망을 걸 수 없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1.24 16:26

경기전의 태조어진

전주의 귀한 공간 경기전의 가을이 깊어졌다. 전주의 가을은 이곳, 경기전 은행나무가 제 잎을 노랗게 물들이고 마침내 옷 벗을 채비를 하면 끝을 맞는다. 경기전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안고 있지만 은행나무와 함께 깊어가는 가을밤 경기전 풍경은 그 자체로도 귀한 선물이다. 유교를 국교로 택해 예를 중시했던 조선왕조는 그 실천을 위한 건물을 건립했다. 왕과 왕비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 위한 진전(眞殿)도 그들 중 하나다. 경기전은 조선왕조 개창자인 태조어진을 모신 진전이다. 태조 어진을 모신 진전은 전주와 태조가 태어난 영흥, 태조가 성장한 개성, 고구려 수도였던 평양,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 세워졌으나 모두 불에 타고 경기전의 태조어진만 살아남았다. 진전은 몇 분의 어진을 모셨느냐에 따라 건축물의 형식이 달라졌다. 경기전처럼 한 분의 어진을 모시는 곳과 선원전처럼 여러 왕의 어진을 모신 곳이 그것이다. 경기전은 당초 태조 어진 만을 모신 공간이었으니 다른 진전들과 구별되거나 특별한 의미를 갖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후 경기전에는 태조 어진과 함께 세종 정조 고종 영조 철종 순종의 어진이 함께 봉안됐다. 경기전 정전(正殿)에 다른 어진들을 함께 모신 것을 두고 경기전이 갖고 있는 특별한 의미를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비판이 더해졌던 것은 그 때문이다. 어진의 의미도 다르다. 태조어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현대의 경기전을 위해 새로 제작된 것들이다. 초상화의 왕국이었던 조선시대 왕들이니 초상이 얼마나 활발하게 제작되었을지 짐작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전란을 견디고 화재를 피하여 살아남은 어진은 태조와 영조 어진뿐이다. 오늘에 남아 있는 다른 왕들의 초상은 모두가 추정으로 그려진, 이른바 상상도나 다름없는 셈이다. 살아남은 어진 중 태조어진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그린 전신상으로는 유일한데다 조선시대 초상화의 최고봉으로 꼽힐 정도로 그 의미와 가치가 특별하다. 회화사를 전공한 사람들에게 경기전이 성지 같은 곳이었던 이유도 여기 있다. 경기전 안 뒤편 뜰에 어진 박물관이 건립된 이후 정전에 있던 왕의 초상들은 박물관 안으로 옮겨졌다. 전시실은 공간의 역사성을 담지 못했으나 왕의 초상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로 분주해졌다. 사실 1년 중 대부분 전시실에서 만나는 태조의 초상은 모사본이다. 진본 보존을 위해 1년에 한번, 20여 일 동안만 공개되기 때문이다. 태조어진 진본이 지금 공개되어 있다. 27일까지 어진박물관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시간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1.21 19:32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체육회장 선거 숙제 많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체육회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지역마다 체육회장 선거가 천차만별이고 문제점도 많이 드러나고 있다. 전북체육회장 선거는 내년도 1월 10일로 예정되어 각계 인사로 선관위를 구성하고 선거 채비를 하고 있다. 회장 입후보자는 5000만 원의 공탁금을 기탁해야 하고 투표자의 20% 이상을 득표하거나 당선되면 반환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공탁금 5000만 원이 너무 액수가 크다는 것이다. 더구나 투표자의 다수로 단 한 번에 당선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공탁금을 반환받으려면 쉬운 일이 아니다. 대체 공탁금 5000만 원의 기준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돈 없는 사람은 아예 출마를 하지 말라는 선언이다. 체육회장 선거가 도지사 선거와 같은 5000만 원 공탁금을 기탁하는 것은 기초단체장 선거 1000만 원, 국회의원 1500만 원의 공탁금과 비교할 때 너무 과해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선거공영제의 강화로 공탁금이 없거나 줄어드는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과반 이상 투표에 과반 이상 득표로 당선되는 것이 아니라 1차 투표에서 몇 명이 투표하더라도 다수표를 획득하면 당선이 확정되는 룰을 적용하여 적은 수의 표를 얻고도 당선될 수 있는 구조이다. 후보가 많으면 공탁금 반환기준인 20% 득표를 얻기도 쉽지 않다. 당선자도 20%를 얻기가 쉽지 않아 당선자는 무조건 공탁금을 반환받도록 했다. 아무리 대한체육회에서 제시한 지침이라 하더라도 변호사 자문을 통해 가능한 룰을 만들거나 아니면 후보자 토론회 등 후보들을 알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체육회에도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안을 해서 룰을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개정해야 했다. 무조건적인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하는 것은 철저하게 기득권에 유리한 제도이다. 가뜩이나 단체장 낙점설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이러한 룰은 여러 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언론 보도를 보면 당선되면 출연금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사실이라면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다. 일종의 당선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북체육회장 선거에 있어 인구비율이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이다. 무주군이나 전주시의 선거인단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체육회가 기초단체를 중심으로 활동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구 기준에 의한 선거인단의 차이는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선거인단을 각 체육회별로 할당 인원을 랜덤 방식으로 추출하여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도 수정해야 할 방식이다. 체육회별로 정해진 선거인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규칙으로 제정하여 이에 해당하는 회원은 투표권을 갖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 전반적으로 체육회장 선거는 국회의원들의 잠재적 경쟁자인 단체장이 체육회장을 겸하면서 체육회가 단체장 측근들의 독무대가 되고 정치 부대화하여 선거 사조직화한 것에 대한 견제로 단체장이 겸직할 수 없도록 법이 개정되어 새롭게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하지만 이해관계의 차이로 구체적인 선거 규정을 갖추지 못하고 어절쩡한 가운데 법이 정한 1년의 유예 기간을 허송세월하고 내년 1월 15일까지 체육회장 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해도 체육회장 선거가 단체장과 정치권의 입김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우뚝 서며 체육인의 단결과 통합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체육회장 선거가 법 개정 취지에 맞게 공정하게 진행되며 체육인들의 잔치마당이 될 수 있도록 체육계가 스스로 노력하며 변화해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19.11.21 17:43

[금요수필] 금평저수지 수변로

정석곤 오늘은 결혼기념일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결혼식은 거의 휴일에 했다. 하지만 우리는 목요일에 결혼을 했었다. 그런데 결혼식 날과 요일이 몇 년마다 일치하는지는 모르지만, 올해는 마침 목요일이다. 그래서 산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 망설이다가,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란 고사성어가 생각나서 오늘은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 물을 택했다. 정오가 넘어서야 금평저수지로 향했다. 가다가 중간에 맛집 청원골을 들러 검은콩과 검은깨로 만든 수제비를 겸상으로 받으니 오붓했던 옛 추억이 새롭다. 평소 저수지 곁을 차로 몇 번 지나가며 둘러보았으나 그냥 금산사 아래 저수지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요즘에야 TV 뉴스에서 금평저수지란 이름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이 김제시에서 시민을 비롯한 탐방객들의 여가문화와 휴식공간을 제공해 주기 위해 지정한 수변(水邊) 산책로라는 것도 알았다. 저수지에 도착하자마자 수변산책로에 새롭게 눈길이 멈춰졌다. 탐방객은 적었으나 그래도 가족, 친구, 연인, 신혼부터 나이 지긋한 부부 들이 저수지 수변산책로를 걷는 모습들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보기 좋았다. 길섶에는 민들레가 즐비하게 피어 있었다. 노란, 하얀 꽃들이 오므라들고 꽃대는 둥그런 은빛 털모자를 쓰고 있는 게 아닌가? 모자의 털이 바람 따라 흔들리며 강소천의 동요 종소리에 나온 가사처럼 꽃씨는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타고 멀리 흩날릴 채비를 하고 있었다.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인생이라는 바람 따라 결혼 45돌을 맞은 우리의 삶을 표현한 것 같아 보고 또 보았다. 목재 데크 수변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연분홍 웃음을 띤 꽃 잔디가 돌 축대 틈 예서제서 얼굴을 내밀었다. 이웃 개나리도 활짝 웃었다. 철쭉도 잎을 단 빨간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었다. 줄서있는 벚나무는 바람에 꽃비를 실어 맞은 편 버드나무에게로 보내고 있었다. 꽃비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하염없이 축복을 내려주었다. 산자락 산책길에 들어서니 노란 갈대가 물 가운데서 인사를 했다. 키와 몸집이 큰 나무들이 물에 담긴 채 연녹색 가지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쭉쭉 자란 산죽들도 두 손을 흔들었다. 모진 세월을 지내온 소나무 숲 사이 산책길은 햇볕도 머물러 있어 장관이라 사진을 여러 번 찍었다. 이름 모를 새 한 쌍이 숨어 결혼기념 축하 노래를 불러준 것 같아 더 신이 났다. 조금 경사진 계단을 올라가 멈췄다 내려가니 저수지의 둑과 취수문(取水門)이 나왔다. 산으로 둘러싸인 저수지는 신평마을을 바라보며 긴 둑을 자랑하고 있었다. 둑에는 튼튼한 난간을 만들어서 누구나 마음 놓고 산책하며 사방에 펼쳐진 정경을 감상하기 좋은 관람석이었다. 봄바람을 타고 일렁이는 파란 물결은 저수지라기보다는 호수라 불러야 할 성싶었다. 멀리 연녹색으로 뒤덮인 크고 작은 산은 하얀 벚꽃으로 수를 놓고 있었다. 마치 하얀 양떼들이 산 능선으로 흩어져 기어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았다. 수변산책로를 갈 때 우리는 우측 산자락 쉼터까지만 다녀오려 했다. 그러나 젊은 부부가 싱글벙글하며 오는 모습을 보고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았다. 결혼기념일의 세월이 많이도 쌓였다. 그럴수록 매사에 거기까지만 하자.고 선을 긋는 것도 많아진다. 저수지 수변산책로를 일주한 것도 그랬다. 사계절 각기 다른 모습으로 찾는 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금평저수지, 그 근교에 살고 있는 우리는 매력에 흠뻑 젖곤 한다. 낭만과 추억을 선물하고 꽃과 향기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금평저수지 그곳에 하나의 꽃으로 머물다 가면 어떨까. * 정석곤은 관촌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하여 <대한문학>수필 등단했다. 안골은빛수필문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전북문인협회, 교원문학회 회원으로 <풋밤송이의 기지개>외 1권의 수필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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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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