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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 희망을 안겨 줄 ‘얼큰한 맛’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홍합, 바지락, 돼지고기를 넣고 빨갛게 끓여낸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각종 채소와 오징어, 새우를 올린 푸짐한 고명. 탱글한 면발을 후후 불어가며 먹는 모습을 생각만 해도 군침이 고인다. 바로 짬뽕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면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여줄 소박한 음식으로 짬뽕만 한 게 없다. 그중에서도 전북 군산은 한 시간씩 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짬뽕 맛집이 많다. 군산시는 짬뽕시대로(路)라는 이름의 짬뽕 특화거리 사업을 추진할 정도다. 군산을 찾는 관광객도 지난해 511만 명에 달했는데 여기엔 짬뽕 맛을 보려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군산 짬뽕의 역사를 보면 1899년 개항 후, 군산으로 진출한 화교들로부터 시작한다. 1961년 화교의 농지 소유를 금지하는 외국인토지법이 제정되면서 화교들은 중식당을 열고 본격적으로 짬뽕을 팔기 시작했다. 군산은 바다와 육지를 모두 접하고 있어 농수산물이 풍부한 고장이고, 화교들은 다양한 재료로 군산만의 특색을 살린 갖가지 짬뽕들을 요리해 냈다. 최근 들어 군산 짬뽕을 쉽게 즐길 수 있는 라면이 개발됐다. 군산 지역 7개 농협과 군산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군산 짬뽕 라면이 그것이다. 군산의 특산물 중 하나인 흰찰쌀보리와 밀을 섞어 면을 만들기 때문에 소화가 잘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또 국내산 새우, 오징어, 홍합 등으로 시원한 국물 맛을 냈다. 필자가 직접 먹어보니 기존 라면보다 식감과 맛이 훨씬 좋았다. 전북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보리와 밀을 원료로 해 농가 소득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맛과 건강까지 배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기준 보리 재배 농가는 약 3만 6천 호 수준이며 올해 보리 생산량은 약 20만 톤으로 평년 12만 톤 대비 약 1.6배가량 늘었다. 파종기부터 수확기까지 날씨가 좋아 재배면적 10a당 생산 단수는 지난해 341kg에서 올해는 457kg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보리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군산 짬뽕 라면처럼 우리 국민들이 국내산 밀과 보리를 활용한 제품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부터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정부가 비축해 놓은 국산 밀을 희망업체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우리밀과 보리의 소비촉진을 위해 국산 밀과 보리 활용 제품 공모전 등 홍보활동에도 힘을 쏟을 것이다. 특히,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군대에서 수입품이 쓰이던 밀가루, 튀김가루는 내년부터 전량 국산으로 대체된다. 이로 인해 우리 장병들은 된장, 청국장에 이어 밀가루, 튀김가루까지 건강한 국산 농산물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정부는 군납 등 신수요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면서 내년 2월부터 시행하는 밀산업육성법을 토대로 농가 지원과 국산 밀 품질 고급화를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군산 짬뽕 라면과 같이 국산 밀과 보리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아울러 국산밀, 보리의 소비시장 확대를 통해 이들 작목이 우리 농가의 든든한 겨울철 소득 작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군산 짬뽕 라면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어 대중화에 성공하고 군산 특유의 얼큰한 맛이 해외 수출로 이어지길 꿈꿔본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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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19.12.25 16:33

역대 도지사 사진철거 보다 사실확인 먼저

박이선 소설가 최근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친일행적이 있다고 지적된 역대 도지사와 시장의 사진을 철거했다. 그 경위를 보니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등재되어 있고 친일행적이 밝혀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친일파에 대한 단죄는 꼭 필요한 일이지만, 당사자와 그것을 목격하고 조사한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친일파로 단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임춘성의 경우를 보자.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의 주장은 임춘성이 1940년 장수군수 재임 시절, 중일전쟁에 참전한 일본군을 위해 국방헌금 모집, 출정군인 환송영, 귀환군인 위안회 개최 등 전시업무를 수행한 공로로 총독부의 지나사변 공로자공적조서에 이름이 올랐으므로 친일파라고 한다. 위 공적조서는 총독부가 중일전쟁에 군수품과 국방헌금 등으로 협력한 조선인과 일본인의 공로를 1940년 기록한 것인데, 2006년 국가기록원이 일본으로부터 입수하여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다. 이 자료로 임춘성은 친일파란 오명을 쓰고 말았다. 그러나 반민특위가 1948년부터 친일파에 대해 조사했던 것을 보면 임춘성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총독부 공적조서에 기재된 사람이 모두 친일파라면 지역에서도 익히 알고 그 악명이 자자했을 텐데 이상한 일이다. 반민특위 전북조사부는 손주탁을 책임자로 하여 정치방면의 친일혐의자를 조사하는 제1조사과, 산업경제방면 제2조사과, 일반사회방면 제3조사과를 구성하고, 각 과에 조사관과 이를 보조하는 서기와 사무원을 기용하였으며 특경대는 혐의자 체포에 나섰다. 조사부가 친일혐의자를 조사하는 방법은 신문과 관보 등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한 예비조사, 지역민의 투서를 통한 제보, 현지조사였다. 지역신문은 반민족행위자의 처벌을 촉구하며 친일파의 구체적 범주를 제시하였고, 정당은 전북조사부후원회까지 결성하여 활동을 도왔다. 그 결과 49년 4월초까지 전국 도조사부 가운데 가장 많은 친일파를 체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중추원 참의, 군수, 도의원, 경찰 사법주임, 순사부장, 순사, 헌병보조원, 면장, 고물상조합장, 친일 밀정 등 다양한 친일혐의자들이 조사받고 체포되었으나, 임춘성은 지역민들에 의해 친일파로 투서함에 제보되지 않았고 조사받지도 않았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친일파 낙인을 찍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당사자의 항변과 관련 인물들의 증언을 확보하기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하고, 반민특위가 전북지역의 친일파를 어떻게 판별하고 색출하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37년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안창호를 비롯한 지식인들이 대거 검거되자 국내 독립운동은 암흑기로 접어들었다. 일제는 중일전쟁을 위해 관공서, 학교, 기업, 상인, 부녀자들을 닦달하여 국방헌금을 거두었고 소학교 학생들도 코 묻은 돈을 바치는 전시체제였다. 이때 본심과 달리 일제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던 사람이 한둘 아니었을 것이다. 실제 독립운동사를 살펴보면 경찰 신분으로 독립운동가를 도와준 사람이 있는데, 자세한 내막이 알려지지 않아 그 후손은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살기도 했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친일파의 존재를 누구 보다 잘 알았을 반민특위 조사원들과 지역민으로부터 친일파로 지목되지 않았던 사람을 친일파라 규정짓고, 사진을 떼어버리는 것을 보니 의아한 생각이 든다. 감정적으로 사진부터 철거할 일이 아니라 사실확인을 먼저 해야 할 것이다. /박이선 소설가

  • 오피니언
  • 기고
  • 2019.12.25 16:33

2020년 정읍시정 방향 ‘이택상주(麗澤相注)’ 선정 의미

임장훈 제2사회부 기자(정읍) 정읍시와 정읍시의회가 2020년도 예산 삭감(총액 대비 2% 규모)으로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23일 정읍시의회 의장과 부의장이 정읍시장실을 찾아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통이후 유진섭 정읍시장은 24일자로 총무과 대기발령 중이던 기획예산실장과 성장전략실장, 문화예술과장 3명을 원래직위로 보직부여 했다. 앞서 유 시장은 시의회가 2020년도 예산을 의결한 날인 지난17일 이들 과장 3명을 직위해제하고 총무과 대기발령 인사조치하여 예산삭감에 대응하지 못한 점을 문책했었다. 그러나 시청 안팎에서는 담당 과장들의 문책성을 넘어서 시의회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다 또는 시장 스스로 자신에 대한 질책과 성찰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것이다는 등 분분한 의견을 낳게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빠른 보직부여는 잘한 조치이다. 역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현안 사업들을 소통하며 새로운 각오로 추진하면 된다. 정읍시의회도 돌아봐야 한다. 예산심사 과정에서 상임위원회와 예결위원회가 엇박자를 내며 혼란스러웠는데 6개월후 실시될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의원들의 본연의 역할에 영향을 주지 않았기를 바란다. 이번 예산삭감 과정에서 공직자들은 향후 국도비 매칭 사업에서 중앙부처및 도 담당자들에게 예산 반영 노력에 의구심을 갖게 만들수 있다고 우려한다. 삭감 예산을 살리는데 집행부가 소명하는 만큼 시의회도 예산 삭감 이유를 명확하게 소통하면 억측을 방지하고 이해시킬수 있을 것이다. 유진섭 정읍시장은 2020년 시정 방향과 운영방침을 위한 사자성어로 이택상주(麗澤相注)를 선정했다.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이 서로 물을 대며 마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서로 협력하며 함께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집행부와 시의회에 더불어 시민들과 소통하며 협력하는 2020년을 맞이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임장훈
  • 2019.12.25 16:33

국회의원 의석수 유지 안도, 막판까지 최선 다하길

여야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우여곡절 끝에 선거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4+1 협의체는 새 임시회 회기가 시작되는 26일 선거법 표결 처리를 시도한다. 선거법 합의안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행(253석+47석)대로 유지하되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30석(연동률 50%)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협상 막판까지 쟁점이었던 석패율제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거대 정당의 기득권 타파와 지역주의 정치를 해소한다는 법안 개정 취지는 대폭 후퇴했지만 첫 연동률 적용은 의미가 있다. 어쨌든 전북은 기존 10개 의석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당초 안(225+75)대로라면 전북은 의석수 3개가 줄어든다. 이 경우 심리적 저항선인 두자릿수가 무너지고 지역의 정치력은 형편 없이 쇠락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일단 우려했던 지역구 의석수 감소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는 있다. 공직선거법 제25조에 따르면 지역구 획정은 선거일 전 15개월에 속하는 달(2019년 1월) 말 일 기준의 인구를 적용하도록 돼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국회의원 1인당 평균 인구수는 20만4847명, 이 인구수를 기준으로 지역구 인구 상하한 범위를 산출하면 13만6565명, 27만3130명이다. 전국 선거구획정 과정에서 전체 지역구 253석을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인구 상하한선 기준을 2대 1 편차에 맞춰 획정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가까스로 하한선을 넘어서는 농촌 지역구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선거법 합의안은 기대에 미흡하지만 호남을 기반으로 한 바른미래당 당권파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호남의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해 동의한 측면이 강하다. 그런만큼 만일에 일어날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 선거구 획정 때마다 나타나는 농산어촌 지역이 불이익 받아선 안된다. 대안신당 유성엽 의원의 지적처럼 여야 합의서를 선거구 획정위에 넘길 때 전국 선거구 분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농산어촌의 지역 대표성 반영의 내용을 담는 것 등이 그런 장치다. 전북 등 호남의 농산어촌 지역구 축소에 강하게 반대해 왔던 만큼 향후에도 의석수 손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12.25 16:29

지역관광거점도시 지정에 최선 다하라

전북도와 전주시가 손을 맞잡고 지역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 1차 관문을 통과했다. 2차 현장심사와 3차 최종심사에서 최선을 다해 마지막 관문을 통과, 전북의 저력을 도민들에게 선사해주길 바란다. 정부는 지난 10월 세계적 관광거점도시 육성으로, 서울에 편중된 방한(訪韓) 관광객의 지방 확산을 실현하기 위한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국제관광도시 1곳과 지역관광거점도시 4곳을 선정하는 것이다. 국제관광도시는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인천대전광주대구울산부산 등 6개 광역시, 지역관광거점도시는 경기강원충북충남경북경남전북전남 등 8개 광역도에서 추천한 기초지자체가 대상이다. 1차 심사 결과 전주를 비롯해 강원 강릉, 충남 보령, 충북 청주, 전남 여수목포, 경남 통영, 경북 경주안동 등 전국 9개 도시가 1차 전문가 평가를 통과했다. 다행히 전북도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른 시군과의 경합을 지양하고 전주시를 내세운 전략이 주효한 덕분이다. 이제는 전주시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한다. 후백제의 도읍이요 600년 조선 왕조의 탯자리로서의 역사성과 유네스코 창의 음식도시, 50만 명 이상 규모의 도시 중 유일한 슬로시티 등 내세울 것이 많이 있다. 나아가 평가 기준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대응을 통해 최종 선정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최종 선정될 경우 앞으로 5년간(2020~2024) △관광브랜드 전략 수립 △지역특화 관광자원 콘텐츠 개발 △도시 접근성과 수용태세 개선 △홍보마케팅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전주는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지역관광거점도시로서의 위상 정립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이번 2차 심사는 내년 1월 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며, 최종 심사와 발표는 같은 달 21일 이루어질 계획이다. 전국에서 4곳만 선정하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평가기준은 정책 부합성, 도시 역할과 잠재력, 기본구상 우수성, 실현 가능성 및 추진 의지, 관광산업발전 기여도, 연계 및 협력 가능성 등 6개 항목이다. 남은 기간이라도 강점을 극대화하고 미흡한 인프라를 보완해 그 동안 내세우던 가장 한국적인 도시 이미지를 확고하게 각인시켰으면 한다. 이번에 반드시 선정돼 전주시가 호남권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우뚝 서는 계기였으면 한다. 전북도와 전주시는 이번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12.25 16:29

올해의 단어 ‘기후 비상사태’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2019년 올해의 단어로 기후 비상사태(climate emergency)를 선정했다. 옥스퍼드 사전 측은 기후 비상사태가 올해 가장 눈에 띄고 중요하게 토론된 용어 중 하나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옥스퍼드 사전의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올해 기후 비상사태 단어 검색량이 100배가량 늘어났다. 실제 지난 4월 스코틀랜드를 시작으로 캐나다와 프랑스 호주 등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호주는 지난 19일 전국 평균 기온이 섭씨 41.9도로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 동부 일부 지역에선 기온이 45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계속되고 대형 산불이 확산됨에 따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청정 하늘을 자랑하는 세계적 관광도시 호주 시드니는 산불로 인해 대기 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반면 인도양 서쪽인 동아프리카는 계속되는 폭우와 홍수로 물난리 피해를 겪는 등 기상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 같은 기상 재난은 인도양 동서 양단의 해수면 온도 차가 벌어지는 인도양 다이폴(Indian Ocean Dipole)현상 때문이라고 기상과학자들은 진단한다. 기상이변은 전 세계가 마찬가지다. 영국과 북유럽에선 겨울 폭염이 계속되고 알래스카에선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103년 만에 얼어붙고 사하라 사막에는 갑자기 눈이 내리는 등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때아닌 가을 태풍이 잇따르면서 수확을 앞둔 벼와 과일 등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기상이변으로 6200만 명이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홍수 피해가 350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뭄 피해가 900만 명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만 기상재해로 7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연말까지 22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국제난민감시센터가 예측했다. 세계경제포럼(WEE)은 가장 위협적인 리스크로 극심한 기상 이변을 꼽았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30년까지 기상 이변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300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탄소 배출 감축 등 주요 안건에 대해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폐막했다. 미국과 중국 등 대규모 탄소 배출 국가들의 몽니 때문이었다.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멸종 위기 시그널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2.25 16:29

전북의 미래는 다당제에 있다

유성엽 의원 전북도의 2020년 국가예산이 2년 연속 7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액인 7조 6058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전년 7조 328억원보다 8.1%(5730억) 증가한 액수이다. 우선 실속 있는 신규사업 320건 4327억원을 확보했으며, 이는 전년 사업수 대비 27%, 향후 총사업비 대비 132.8%가 증가된 규모로, 연차적으로 5조 2146억원 가량의 재정이 투입될 수 있는 시작점으로 전북 재도약의 탄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국내외적 경제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따낸 성과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지 않을 수 없으며, 이로써 경제난의 직격탄을 맞아 그동안 어려움과 답답함에 처해있던 우리전북 경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국가예산이 당초 정부예산안에서 1.2조원이 삭감되었음에도 우리 전북이 이 같은 쾌거를 달성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많은 우여곡절 또한 있었다. 선거법 및 사법개혁 개정안 상정과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등 여야 대립으로 거듭된 파행이 예산심사 중단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불안정한 정국 속에서 특히나 8년 만에 국회 예결위 예산조정소위에 전북의원이 포함되지 않는 불리한 조건까지 가중되면서 금년은 그 어느 해보다 국회 심의단계에서 국가예산 확보에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거대 기득권 양당의 몸싸움과 장외집회 등으로 시간을 보내느라 법안 처리 등에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20대 국회가 법정 시한(12월 2일)까지 넘기며 결국 예산안마저도 합의 처리하지 못했다. 100일의 본회의 기간에 심사합의할 시간이 많았지만 허송한 탓이다. 이는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에 오른 쟁점 법안 저지를 명분 삼아 삭발, 단식, 장외투쟁을 반복하며 국회를 무력화한 자유한국당의 책임이 크다. 비쟁점 법안을 포함한 모든 법안에 무더기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며 이를 새해 예산안 처리와 연계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런 와중에 탄소소재법, 제3금융중심지, 새만금특별법 등은 물론 최근 국립공공의대법까지 전북발전에 주축이 되는 법안들이 저지되고 심지어 국회 예결위에 전북출신 의원 4명이 활동하고 있었음에도 정작 예산소위에는 단한명도 포함되지 않는 등 전북홀대가 사실상 이번 예산안 결정 과정에서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었다. 이러한 우여곡절 상황 속에서 대안신당을 포함한 4+1 협의체가 구성되었고 이후 시작된 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우리전북은 희망을 살릴 수 있었다. 이 결과 정부예산안에 비해 국회 심의과정에서 예산 반영이 불확실했던 새만금 신항만 건설, 천연물소재 기반 신약 비임상 유효성 실증센터 구축, 전라유학 활성화, 동학농민혁명 유적 조사연구, 전북 중소기업 연수원 건립 등 전북예산을 5327억원 증액까지 하며 사상 최대의 전북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이와 같은 성과가 4+1 다당제 체제의 예산협의체가 아니었다면 과연 가능한 일이었을까? 이번 결과는 거대 양당이 그동안 보여온 싸움판 정치, 극단적인 대립의 정치에서 벗어나 서로 상생하고 타협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치, 생산적인 정치의 길을 가야 함을 보여준 것이다. 기득권에 안주해 있는 거대 양당의 독점독단이 아닌 다당제 체제에서 경쟁하고 협력하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이루어져야 우리 대한민국에도 미래가 있다. 과거처럼 특정 정당의 독주는 더 이상 지역발전에도 희망이 없다. 이제라도 협치와 다당제를 통해 우리 전북발전의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할 때이다. /유성엽 국회의원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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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5 16:29

유효기간 지난 상품권, 발행일로부터 5년 이내 90% 환급 가능

명절연휴, 기념일, 졸업입학시즌에 주고받는 선물로 상품권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에는 간편하게 전송이 가능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물건을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구입할 수 있는 형태의 모바일 상품권, 모바일 기프티콘 등 신유형 상품권이 인기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3년(2016~2018년)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상품권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8253건으로, 설 연휴와 졸업시즌이 포함된 1,2월에 특히 많이 접수됐다. 피해유형을 분석해보면 유효기간 경과로 사용거부, 유효기간 이내 사용거절, 잔액 환급거부, 상품권 미인도와 같은 피해가 발생되고 있었다. 이러한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구입시 발행일과 유효기간을 확인하여 유효기간내 사용해야 한다.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권도 발행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일정비율(90%)을 환급받을 수 있으므로 유효기간이 지났더라도 발행일을 확인해 환급을 요구한다. 또한 상품권 사용시 상품권 권면금액이 1만원 초과일 경우 권면금액의 60%(상품권 권면금액이 1만원 이하일 경우 80%)이상에 해당하는 물품 또는 용역을 제공받고 나머지 잔액환급을 요구할 수 있다. 요즘 인기가 많은 모바일상품권은 유효기간이 짧을 뿐 아니라 유효기간이 경과하면 사용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모바일 상품권은 짧은 유효기간, 사용시간 제한, 가맹점 제한 등 예상치 못한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으므로 구입 시 꼼꼼히 살핀다. 특히, 이벤트, 프로모션 등의 사유로 무상으로 제공받은 모바일상품권은 유효기간이 경과하면 사용하지 못하거나 환급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상품권 중에는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수가 적은 경우도 있으므로 구입 전 가맹점 종류, 소재지, 영업 여부 등을 확인하여 사용이 용이한 상품권을 구입하는게 좋다. 또한 상품권은 권면에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표시해 두는 경우가 많은데 표시된 가맹점이라도 폐업 또는 영업을 중단했거나, 원거리에 소재한 경우가 있으므로 사용가능 여부를 사전에 확인한 후 구입한다. 설날, 추석, 졸업입학 등 상품권 수요가 많은 기간에 가격 대폭 할인 등의 광고로 현혹한 후 결제 조건으로 대량구입을 유인하는 상품권 판매처는 이용하지 않아야한다. 상품권 수요가 집중되는 명절에 대폭할인 등을 내세우며 10장 단위로 대량구입 또는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판매업체 또는 개인은 사기수법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다. 구매 전 업체의 신원정보를 확인하거나 구매안전서비스(ESCROW) 가입사실을 확인한 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상품권 구매시 또는 이용과정에서 소비자피해가 발생하면 전북소비자정보센터를 통해 중재 및 피해구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

  • 오피니언
  • 기고
  • 2019.12.23 19:07

열심히 일하면 눈치 주는 이상한 익산시 공직풍토

엄철호 익산본부장 잘 만든 광고 카피 하나 열 스타 안부럽다라는 말이 있다. 수억원 대 몸값의 CF스타 보다 입에 착착 붙고 기억이 오래 남는 카피 하나가 더 오래 가고 광고 효과를 본다는 뜻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지난 2001년, 배우 정준호 씨와 故 장진영 씨가 함께 출연한 현대카드 CF다. 당시 이 카피는 그야말로 광고계를 발깍 뒤집어 놓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일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은 명 카피로 지금도 귓 속을 맴돌게 한다. 지난 23일자 전북일보에 눈에 띄는 기사가 실렸다. 이임식 날까지 시민 위해 최선을 다할 터란 제목의 기사로 38년여 공직생활을 끝내고 이달말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익산시청 전종순 기획행정국장의 아름다운 마무리 준비를 담고 있었다. 공직을 떠나면 일을 하고 싶어도 더 이상 일을 할수 없기에 후회가 없도록 공직을 떠나는 마지막 그날까지 최선을 다 해 뛰겠다 는 그의 다짐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사실 그는 일을 대하는 태도나 사명감이 남 달랐다. 무엇보다도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 업무 하나 하나에 진정성을 담아내는 몇 안되는 대표적인 익산시청 공무원의 한 명으로 기억된다. 그의 퇴장이 못내 아쉽고 안타깝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붙들고 싶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어쩔수 없지 않는가.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제 세상에서 가장 편한 휴식의 시간을 가져 보라고, 휴식은 또다른 출발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는 그저 덕담 한마디가 전부일 뿐이다. 그러면서 공직자로서의 표본을 보여준 그에게 꼭 떠나야 한다면 후배들을 위해, 익산시의 장래를 위해, 익산발전을 위해 당신이 갖고 있던 투철한 사명감과 올바른 공직관 만큼은 꼭 남겨두었으면 하는 마음을 한편으로 가져본다. 오는 30일이면 이임식을 갖고 38년 공직생활을 마무리 하는 그에게 이런 무거운 짐을 지우는것은 이날의 기사속에 익산시 공직사회 풍토의 현주소와 일부 직원들이 어떤 사고를 갖고 일을 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엿볼수 있는 내용도 실려 있어 무척이나 씁쓸한 뒷 맛을 남겨줬기 때문이다. 내일모레 퇴직할 사람이 뭐 하려고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지 모르겠다는 일부 직원들의 비아냥 때문에 내심 속상하다는 그의 푸념은 정말 안타까웠다. 비록 자신의 진정성이 곡해되지 않았으면 하면 바람을 전하면서 나온 아쉬움 이었지만 정말 기가 차고 또 찼다. 그에게 진위여부를 확인했다. 정확한 팩트였다. 그것도 소위 간부급이라는 일부 공무원들의 입에서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는 고해성사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묻는다. 한 평생을 시민 세금의 녹봉으로 살아온 공무원으로서 공직을 떠나는 마지막 그날까지 역할에 충실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게 어찌 뒷담화 거리가 될수 있다는 말인가. 선배들이 이룬 업적과 발자취를 돼새기며 영원히 익산시청 공직자로 남을수 있도록 응분한 예우와 함께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환송을 해 주는 것이 하는것이 후배들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열심히 일한 당신, 하루빨리 떠나라가 아니라 열심히 일한 당신, 정말 고생 많았고 수고 많았다고 덕담 한마디를 내뱉는게 그렇게 힘든 일이냐고 정말 되묻고 싶다. 일선 무대에서의 퇴장은 눈 깜짝 할 사이 누구에게나 금새 찾아온다. 한평생 몸 담았던 공직을 떠나면서 후배들에게 공경의 박수를 받을지, 전형적인 복지부동 철밥통이었다는 주홍글씨 낙인이 찍힐지는 오로지 당신들의 선택이고 몫이다. /엄철호 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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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19.12.23 17:12

불법 대출광고, 속지 말고 꼼꼼히 따져 보자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수많은 금융정보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요즈음 어떠한 정보가 거짓이 아닌 사실인지, 과연 받아 들일 만한 정보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중에는 정보이용자를 현혹시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목적을 가진 정보도 다수 존재한다. 특히, 요즘에는 정보의 분별력이 낮은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실과 다른 거짓정보를 제공하여 금전적인 피해를 끼치거나 나아가 범죄에도 연루케 하는 불법 대출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대출광고는 휴대폰 문자메세지,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노출되고 있으며 그 건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중 금융감독원은 인터넷상 카페게시판 등에 게시된 불법 금융광고물 1만 1900건을 적발하였는데, 이는 2017년 1328건에 비해 무려 9배나 증가한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대출광고의 유형을 살펴보면 마치 공공기관 또는 제도권 금융회사처럼 보이는 상호를 사용하여 신청 즉시 대출이 가능하다고 선전하거나 사은품 제공을 통해 고객을 모집하여 결국 고금리 대출을 유도하는 형태이다. 또한 직업을 구하기 어려운 청소년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신용불량자 등을 대상으로 재직증명서, 급여명세서 등을 위변조하여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게 해 준다고 광고하는 것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에 서민들이 돈을 급하게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져 이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대출광고가 성행하므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불법 대출광고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숙지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 회사명대부업 등록번호 등을 기재하지 않고 누구나 대출 가능, 대출에 필요한 서류 만들어 드림 등으로 유혹하는 불법 광고에 절대 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SNS상에서 청년층을 대상으로 10만원 내외의 소액 현금을 2~3일간 대출하면서 고액 이자를 요구하는 대리입금이라는 불법 문자광고가 성행하고 있으니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두 번째로는 공공기관은 문자메세지, 검색포탈 게시판 등을 통해 서민대출 상품을 직접 광고하거나 대출을 권유하고 있지 않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제도권 금융회사 명칭과 흡사한 상호를 발신인으로 한 정책자금 지원 서민대출 등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는 불법 업체의 대출광고이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재직증명서급여명세서 등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조작하여 금융회사로부터 대출 받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임을 인지해야 한다. 낮은 신용등급이거나 직업을 구하기 힘든 사람들은 불법대출 대행업체를 통해 각종 문서를 위조하여 금전대출을 받을려는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 이러한 불법행위을 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므로 허위서류를 이용한 대출을 받지 말아야 한다. 옛 고사성어에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는 말이 있다. 구밀복검(口蜜腹劍)이란 입에 꿀이 있고 배에 칼이 있다라는 의미로 겉으로 꿀맛 같이 절친한 척하지만 내심으로는 음해할 생각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금전이 필요한 서민층들에게 달콤한 말로 유혹하여 금융피해를 입히는 불법 대출광고는 구밀복검(口蜜腹劍)일 확률이 크므로 금융소비자들은 항상 의심을 가지고 제공받은 정보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여 불법 대출광고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다.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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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3 17:12

체육회장 선거, 제한 없는 공개토론회 열어라

사상 첫 민선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공개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는데 이를 제한적으로 실시키로 함에 따라 본래 취지가 크게 퇴색한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초반 선거 분위기가 지나치게 깜깜이 로 전개돼 자칫 정치인 선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최근 언론에서 입지자 8명에 대한 프로필 정도만 소개됐을 뿐, 이들의 공약이나 소신 등을 제대로 알 수 없어 결국엔 인맥이나 조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후보자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을 뿐더러 공개토론회 방식도 완전 개방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전북체육회장 선관위는 22일 원래 예정에 없던 후보자 공개토론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한체육회가 당초 지침을 바꿔 후보자 토론회를 허용키로 한데 따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토론회 없이는 인지도가 낮은 후보자가 자신의 정견과 정책 등을 알릴 최소한의 기회조차 사라져 편파성 논란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어쨌든 공개토론회가 열린다는 점에선 다행스럽지만, 토론회 방식엔 논란 소지가 많아 명분쌓기용 의혹도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오는 30일, 31일 후보등록이 이뤄진 뒤 후보자 전원합의가 아니면 개최할 수 없다는 대목이다. 그것도 모자라 공개토론회 방식은 언론, 후보자만 참여한다고 하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깜깜이 선거를 막아 후보자 검증을 제대로 하자는 의미에서 공개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후보자 전원합의를 전제로 함은 개최하지 않겠다는 꼼수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아니할 말로 공개토론회 자체가 껄끄러운 후보측에서 반대하면 못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시중에선 벌써 유력후보 한명이 보이콧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래 가지고선 후보자 검증을 위한 공개토론회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제한적인 개최방식도 마찬가지다. 선거에 관심있는 체육인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완전개방 토론회를 거듭 촉구한다. 투표에 참여할 대의원 340명은 전북체육을 이끌 후보자의 자격여부는 물론 체육에 대한 신념 등을 꼼꼼하게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공개토론회 개최야말로 대세를 거스릴 수 없는 도민들의 바람이다. 민선 첫 체육회장 선거인 만큼 선관위가 주도적으로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 비전 등이 비교, 검증될 수 있도록 공개토론회를 열되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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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9.12.23 17:09

순창 옥천인재숙 불공정 선발 의혹 해소해야

순창군에서 전국 최초로 세운 기숙형 공립교육기관인 옥천인재숙이 학생 선발을 둘러싸고 불공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잘못됐다.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공교육기관에서 허술한 입사생 선발 문제가 드러난 것은 기회균등 원칙과 실력 위주 선발 원칙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순창군에서 30억 원을 들여 설립한 옥천인재숙은 그동안 지역 인재 육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역민과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료생의 95%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그중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 대학이나 사관학교에 진학하면서 순창지역 학생들에게는 옥천인재숙 입사가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지난해 대학입시에서도 옥천인재숙 수료생 31명이 서울 소재 유수한 대학에 진학했고 사관학교에도 3명이 합격했다 이처럼 옥천인재숙이 대학 진학에 큰 성과를 내면서 자녀 교육을 위해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순창지역으로 전입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입사생 1인당 연간 700만원 정도를 지원해 심화수업을 받고 있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절감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따라서 옥천인재숙 입사생 선발관리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함에도 지난달 치러진 예비 중3 학생 대상 선발고사에서 수학영역 25문제 중 9문제가 지난 2016년도 기출문제와 동일했다. 더욱이 당시 출제된 문제의 객관식 보기와 정답까지 모두 일치해서 기출문제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경쟁률이 치열한 옥천인재숙 입사 시험 출제가 이렇게 허술할 수가 있는가. 한두 문제로 당락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기출문제를 접했던 학생들에게는 절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옥천인재숙 측에선 출제 강사의 단순 실수로 치부하고 있지만 기출문제의 무더기 출제는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시험문제 출제경향에 대한 정보력이 뒤진 학생들에겐 큰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매년 10개 면지역에서도 1~2명씩 선발됐지만 이번 선발시험에선 순창읍지역 외에는 단 한 명도 합격하지 못했다. 해마다 막대한 군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옥천인재숙이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꺾어선 안 된다. 옥천인재숙은 학생 선발시험의 공정성과 형평성,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고 재시험을 요구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호소에도 귀를 기울여야 마땅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12.23 17:09

주민등록번호 개편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라면 대부분 전역후 몇년 아니 평생 자신의 군번(軍番)을 기억한다. 그도 그럴것이 2~3년여의 복무기간 동안 자신의 또 다른 이름이나 마찬가지로 주야장천 외운 번호라서 잊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군번의 자릿수는 장교, 부사관, 사병 등 신분 및 각 군(軍)에 따라 달라진다. 군번과 함께 본인 뜻과 관계없이 국가로 부터 부여받는 고유번호가 주민등록번호다. 주민등록제도는 1962년 주민등록법이 제정되면서 시행됐다. 당시 증명은 시도민증 형태였다. 1968년 북한 특수요원들의 청와대 인근 침투사건 이후 반공대책의 일환으로 주민등록법을 개정하면서 주민등록증이 발급되고 개인별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됐다. 주민번호는 처음에는 단순한 12자리였다. 그뒤 1975년부터 주민등록번호는 13자리로 바뀌었다. 앞 부분의 6자리는 생년월일을 나타내고, 뒷부분 7자리의 첫 번째 숫자는 성별을 나타낸다. 1과 3은 남자, 2와 4는 여자를 의미한다. 두 번째부터 다섯 번째 까지의 4자리는 출생 등록지의 고유번호로 지방자치단체 고유번호 2 자리와 읍면동 주민자치센터의 고유번호 2자리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나머지 2자리는 당일 주민자치센터에서 출생신고를 한 순서에 따른 일련번호와 검증번호가 쓰여진다. 주민등록번호는 개인을 식별하는 유일한 번호다. 주민번호만 알면 나이와 성별은 물론 출생지 등 개인정보 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한번 발급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변경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평생을 따라 다니게 된다. 세계적으로 거의 유례가 없는 우리나라만의 특징인 주민등록번호가 개인정보의 만능 키로써 기능하다 보니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이를 악용한 사고가 빈발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특히 2014년 금융기관에서 전례없는 수준의 주민등록번호 유출사고가 일어나면서 크게 사회문제화되기도 했다. 2018년에는 경기도 부천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 채용공고를 내면서 주민번호중 8~9번째 숫자가 48~66사이 해당되는 분은 채용않겠다는 내용을 발표해 공분을 산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48~66은 전북과 전남 출신임을 나타내는 번호로 특정지역에 대한 배제 수단으로 주민번호가 악용된 사례다. 주민등록번호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행정안전부가 내년 10월부터 새로운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적용한다고 지난주 공식 발표했다. 주민등록번호 13자리중 생년월일과 성별 번호는 그대로 두고, 나머지 6자리는 무작위로 번호를 부여한다는 방식이다. 45년만의 주민등록번호 개편이 부작용등의 시행착오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2.23 17:09

검이불루 화이불치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11월부터 시작된 송년 행사가 12월에 들어서자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어느 모임은 조촐하지만 대접 받은 느낌이 들고 어떤 모임은 비싼 음식에 대접도 받았는데 뭔가 개운치 않을 때가 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이런 경험을 일찍이 겪었다. 동승처럼 빡빡머리에 솜털이 보송보송 예뻤던 중학교 1학년 때 내게는 두 명의 동무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한 친구는 집이 못 살았다. 그런데도 그 친구의 집에 가면 마치 우리 집같이 편했고 특히 친구 어머니가 내어 주시던 따뜻한 밥과 된장찌개는 지금 생각해도 침이 고인다. 또 한 친구는 몇 번을 자기 집에 가자고 하기에 간 것인데 엄청 많은 책이 있어 읽을 욕심에 친하게 되었다. 그 친구의 집에 들어서면 응접실의 전면을 꽉 채운 고급 유리책장 속에 내가 보고 싶었던 50권짜리 브리태니커사전을 비롯, 국내외 현대문학과 고전문학, 셰익스피어, 그리스신화, 태평양전쟁, 일본 대하소설 등의 전집류가 금박을 번쩍거리며 양주병들과 함께 빽빽이 들어차 있었고 친구의 방에도 괴도 루팡, 셜록홈즈, 김찬삼의 세계여행, 시이튼 동물기, 역사 및 과학사전 시리즈 등의 전집이 여기저기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친구 어머니께서 나 때문에 아들이 책을 본다며 사골국물에 맛있는 반찬을 잔뜩 차려주셨다. 늘 먹어서 질려 버린 아들이 잘 먹는 내게 자극을 받아 다시 먹을 것이라는 기대였는데 점점 나만 먹어대자 점점 먹을 것도 줄이시고 쌀쌀맞아지셨다. 나도 슬슬 눈치가 보였지만 부지런히 전집들을 읽어나갔다. 읽는 책마다 내가 첫 손님이어서 더 신이 났었다. 그러던 어느 날 늘 그랬듯이 책을 읽으러 갔는데 친구 어머니께서 이제 오지마! 내 자식은 안 읽고 너만 읽는 꼴을 더 이상 보다가는 울화병이 도지겠다. 그래서 중지되었지만 그 때의 독서량이 지금도 나를 버티어 주고 있다. 그 때 내가 너무도 눈치가 없었구나 싶어 미안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하지만 내게 그 집은 책과 사골국 이외에는 기억이 없다. 그 집은 모든 것이 풍족했고 여기저기 비싸고 번쩍이는 것들이 가득했지만 부럽기보다는 산만하고 값싸 보였던 이미지만 남아 있다. 한편 앞의 친구를 생각하면 늘 깔끔하던 방안의 내음과 벽에 걸린 하얀 옷덮개들, 장농에 개어 있던 정갈한 이불과 베개들,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 있던 손때 묻은 책들, 그리고 기어서 올랐던 우리의 아지트인 다락방과 앉은뱅이책상들이 새록새록 내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이 두 느낌의 차이는 무엇일까? 가만히 생각을 더듬어보니 집에 들어설 때 눈에 띈 디테일의 차이였다! 작고 낡았어도 정성이 담긴 가지런함과 정갈함의 조화, 그리고 맑은 진정성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반면에, 각각은 고급스럽고 우아한 것들인데 과시를 위한 전시품으로써 있어야 할 곳이 아닌 여기저기서 그저 비싸다는 것과 번쩍이는 금테만 보여주니 빗물에 분장이 번져도 웃어야만 하는 거리의 피에로를 볼 때처럼 졸부의 천박한 사치에 질렸던 것이다. 삼국사기 백제본기를 보면 시조 온조왕께서 궁궐을 지으며 하명을 하신다.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도록 하라. 이 말씀은 백제 예술의 근간이 되었다. 오늘의 예술인들도 명심해야 할 귀한 말씀이다. 가난한 친구네는 검이불루를 이루었고 부자인 친구네는 화이불치에 실패한 것이다. 아~ 온조왕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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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3 17:09

가치와 수익환원법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매년 심심치않게 들려오는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할 때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미사일 한 대의 값은 과연 얼마이기에 저렇게 발사할까? 상식적으로 봐도 미사일 한 대를 판다고 한다면 최소한 개발비용 이상의 값을 받을 것이다. 이 금액이 최저액 이라면 최고액은 아마도 미사일 한 대로 파괴할 수 있는 적군의 가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봄 완주군 화산면을 지나갈 일이 있었다. 거기에 우연히도 소싸움대회가 펼쳐지고 있어 잠깐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대회에 참가하는 소들은 저마다 힘이 넘치는 자태를 뿜어냈고 그 크기 역시 거대했다. 이 때 직업병처럼 드는 생각. 과연 저 소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이었다. 분명한 것은 싸움소의 경우 시중에 유통되는 한우보다는 훨씬 비쌀 것이었다. 그럼 이 소를 거래한다고 가정했을 때 금액의 최대치는 어떻게 될까? 아마도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이 싸움소가 대회에 참가하여 벌어들일 수 있는 예상 상금의 현재가치와 죽어서 얻게 되는 고기의 가치 합으로 대변 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이다. 고속도로, 항만 등 거래가 희박하거나 없는 경우에도 경제적 가치가 분명히 있는 재화들이다. 그리고 그 효용성이 상당하여 들어간 원가로 판단하는 것이 곤란한 자산들의 가치를 추산할 일이 간혹 있다. 이 때 상기의 예시처럼 미래 예상되는 수익을 기초로 가치를 추산하는 수익환원법을 적용 할 수 있다. 수익환원법이란 대상물건이 장래 산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순수익이나 미래의 현금흐름을 환원하거나 할인하여 대상물건의 가액을 산정하는 감정평가방법을 말한다. 다소 내용이 어렵지만 그 핵심은 아주 간단하다. 예를 들어 1년에 1억을 버는 기계가 있다고 하고, 이 기계를 10년 동안 사용가능하다고 하면 기계의 가치는 10억이 되는 논리이다. 이와 같은 논리는 부동산에도 적용된다. 다만 부동산 중 토지의 경우는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기에 내용년수 개념의 수익률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가상승률, 정기적금 이자, 증권수익률 등 기타 자산의 수익률과 비교하여 결정된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예를 들어 매년 1천만원의 임대료가 발생하는 토지가 있다고 보자. 이 때의 수익률은 최우선 안전자산으로 생각되는 정기예금 금리에 부동산 투자의 위험할증률을 더하여 4%의 수익률로 결정되었다고 보자. 수익환원법에 의한 부동산 가치는 1천만원4%, 2억5천만원으로 계산이 된다. 그리고 위의 예시는 발생할 수익이 영원히 지속된다고 할 때 가치로, 구입 후 5년 뒤에 매각한다고 했을 때에도 논리는 같다. 5년 동안 발생할 수익을 수익률로 나눈 값과 5년 후 매각할 때 예상되는 가치의 합을 현재시점으로 표시하면 그만이다. 이렇듯 상당히 간단한 논리로 물건의 가치를 산출 할 수 있는 수익환원법이지만 꼭 유념해야할 특성이 있다. 제일 우선적인 특성으로 수익환원법에 의한 결과는 수익과 수익률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장상황이 변동하여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이 4%에서 5%로 변동하면 상기의 부동산가치는 2억5천에서 2억으로 변동되기 때문이다. 또한 감정평가는 법률에 의하여 주된 방식을 적용하게 되어있으며, 수익환원법을 주된 방식으로 정한 물건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에 모든 물건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19.12.22 16:29

아침에 눈 뜨면 보이는 것들

이용민 전북도 건설교통국장 아침에 눈을 뜨고 창문을 열면 보이는 우리동네 집들과 골목길, 가로수. 출근길 도로 너머 우뚝 솟은 건물과 그 사이를 흐르는 시냇물, 멀리 보이는 모악산 그리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예전에는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만이 경관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담당 국장으로 일하면서 경관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그 속에서 살아왔고 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보고 있는 지역의 경관은 그 시대상을 반영한 도심구조, 건축양식 그리고 이를 만들어가는 그 지역, 그 시대 사람들의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최명희는 혼불에서 고향마을의 집들과 정자나무, 들녘, 시냇가, 뒤동산에서 일어나는 관, 혼, 상, 제 등 우리 일상의 모습을 담았고, 조정래는 아리랑에서 일제 강점기 민초들의 험한 삶을 지평선이 보이는 넓은 평야 위에 그리고 있다. 이렇듯 소설에서도 그 배경과 사람들의 삶이 떼 놓고는 그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다. 마치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유기체인 것처럼 말이다. 전북도에서는 제2차 경관계획(2020~2030)을 수립 중에 있다. 이번 경관계획으로 자연도시경관에 대한 보존관리방안은 물론 지역의 삶을 함께 담으려 한다. 경관계획은 전북지역 경관의 마스터플랜 성격을 가진다. 이는 시군 경관계획 수립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며 전북지역의 경관관리의 범위와 관리체계 갖추고, 공공사업과 개발계획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먼저, 우리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산과 평야, 그 사이를 흐르는 강, 새만금과 서해바다 등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자연경관을 발굴하여 조화롭게 일체되는 보존과 개발의 방향을 설정, 그 속에 백제역사유적지구, 고창 고인돌, 판소리, 농악, 매사냥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전주 한옥마을, 군산 근대역사거리 등 지역의 문화적 특수성과 다양한 정서를 담아 가고 있다. 제1차 경관계획은 전국에서 최초로 실시된 아름다운 주거 경관개선사업 등 22개 사업에 441억원이 투입되었으며, 이번 계획에는 기존 사업의 성과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여 시군에서 갖고 있는 우수경관자원을 발굴하여 가꾸는 사업 등을 새롭게 발굴하여, 예산사업과 인센티브를 확대할 것이다. 특히 그간 민간전문가 참여 저조로 민간의 다양한 의견 수렴의 공식적인 통로가 없었는데 금번총괄공공건축가 제도 시행으로 총괄건축가 1명과 공공건축가 20여명을 위촉하여 건축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함에 따라 보다 품격있고 주변환경과 조화있는 건축물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인구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전북에 경관개선은 중장기적인 대안임은 분명한 일이다. 다만 선조들이 물려주신 한국 속의 가장 한국적인 전북을 어떻게 가꾸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일 것이다. 2019년 올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나의 공직생활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공직을 떠나지만 다가오는 새해, 미래에는 우리 지역의 후배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자세로 경관계획을 다듬고 또 다듬고 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면 보이는 것들을 기대하면서. /이용민 전북도 건설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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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2 16:29

공간, 공존의 가치를 담다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 2019년 12월의 겨울, 도심 속 섬과 같이 항상 조용하던 마을에 오랫만에 왁자지껄한 잔치가 벌어졌다. 낙타 봉우리만큼 커다란 2동의 천막 속에는 삼삼오오 모여든 노인과 아이들로 가득했고, 진옥아~, 봉규야~ 여기저기서 들리는 노인들의 외침은 자세히 들어보면 어린시절 편히 부르던 친구들의 이름이었다. 아이를 낳고, 가족을 책임지면서, 사회에 물들면서 잃어버린 줄 알았던 아버지들의 이름. 이날만은 그들의 친구들에 의해 마음껏 불리는 이름. 그렇게 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이곳은 팔복오길(팔복5길 41-18). 이미 이곳은 1980년 어느 겨울이 되어 있었다. 2019년 공간의 재탄생(Rebirth of Space) 카멜레존은 소비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였다. 카멜레존이란 특정 공간이 협업재생개방공유 등을 통해 본래 가지고 있던 하나의 공유 기능을 넘어서 새로운 정체성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트렌드를 말한다(출처 : 트렌드코리아2020, 미래의 창, 김난도 외). 즉, 팔복 카멜레온이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시작된 에보미디어레지던시의 문화복합공간 팔복오길은 전주 공업지역 내 오래된 가옥을 기반으로 5명의 작가가 협업하고, 예술을 도구로 재생하여, 일반인에게 개방 및 공유한 동네 가옥형 갤러리 공간이다. 디자인에보가 진행중인 공간재생 2차 프로젝트명이기도 하다. 레트로(Retro) 풍의 박세진(Ogilee, briquette 외)의 작품에서부터 뉴트로(Netro) 풍의 김현정(Not in my house series), 이현지(팔복동 방 series), 카하수완 푸총(Room X, Y, Z series) , 장지연(Icecream series)의 작품까지 집을 매개체로 한 다양한 실험예술을 지난 1년동안 무수히 노력하고 선보였다. 미디어아트(mediaart), 설치예술(Installation)등을 통하여, 그들은 그 시절과 필자의 어린시절을 농담삼아 이야기하며, 더불어 우리네 삶이 이렇게나 고단했었음을 회상한다. 예술은 잘 모르겠지만, 현정이의 작품은 참 아름답고, 행복해보인다라는 보일러 수리공 출신의 노인. 맞아 아. 우린 항상 연탄은 켜져 있다고 생각했잖아. 부모님이 매번 새벽마다 갈아주시는 것도 다 커서야 알았지라며 눈물을 글썽거리던 50대의 여인. 그땐 우리 아버지 참 무서웠지. 저녁식사 땐 감히 딴 짓을 할 수도 없었어. 그땐 그랬지라며 작품 앞에 한참을 우두커니 앉아계시던 아저씨. 문화, 특히 예술의 장점은 그 뜻을 온전히 이해하지 않아도, 아니 못한다 하더라도 슬픔, 기쁨, 좌절, 행복 등 그것이 품고 있는 작가의 감정 정도는 누구나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팔복오길에 놀러와 그들의 과거와 지금을 돌아보고, 같이 떠들고 웃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린 충분히 성공한 사람이다. 흥에 겨워 하모니카 연주를 하시는 노인, 친구들의 이름을 불러대며 연신 소주를 들이키는 노인, 태어나 동네잔치는 처음이라며 못먹어본 뷔페 음식을 연신 퍼나르는 동네 꼬마까지 그날은 간만에 그 곳에 왁자지껄한 잔치가 벌어졌다. 멋스러운 풍물패의 꽹과리 소리만큼이나 흥겹고 행복한 그들의 표정 속에 이제껏 느껴왔던 우리의 고단함도 눈 녹듯 사라졌다. 2019년 12월 13일 에보미디어레지던시 팔복오길은 해피엔딩이다. KBS1 네트워크기획 문화산책 [공간, 공존의 가치를 담다]편(2019년 11월 25일)을 통하여 소개되었다.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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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2 16:24

청소년 인터넷도박 심각, 예방교육 의무화해야

학교에 다니는 10대 학생들의 인터넷 불법 도박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도내 10명중 1명꼴로 스마트폰 도박을 하는 것으로 조사돼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중독이 사회문제화 된데 이어 학교현장까지 불법도박이 자행된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로 인한 2차 범죄까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심지어는 도박 때문에 수백만원의 빚을 지거나 이를 갚기 위해 현금을 훔치다 입건되는 등 어른들 뺨치는 범죄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익산의 한 아파트에서 고교생이 도박 빚을 고민하다 결국엔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도박때문에 친구에게 300만원 가량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5월에도 인터넷 도박비용 마련을 위해 고리대금의 불법대출을 받고, 해결할 수 없는 채무를 견디지 못해 전학 간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청소년 10.6%가 도박위험 집단으로 파악돼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는데 이 수치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또 전국 10대 도박중독 치료서비스 이용자는 2015년 168명에서 지난해 1027명으로 급증했다. 3년새 6배나 늘어난 수치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급속한 증가로 인해 청소년 도박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학교현장의 불법도박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도박하는 게 유행처럼 돼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도 많이 접하고, 복잡한 인증절차 없이 가입할 수 있어 호기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면서 불법이라는 죄의식도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처럼 즐긴다 며 전체 학생의 30% 정도는 중독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청소년도박 자체가 법을 어기는 범죄인데다 치료를 요하는 정신질환임을 깊게 되새겨야 한다. 아울러 미성년자는 처벌대상이 아니라는 왜곡된 인식이 도박의 접근성을 쉽게 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이렇듯 학교에서의 도박 문제를 쉬쉬 덮어둘 일이 아니다. 지금은 예방교육이 학교 재량이다 보니 소수 학생에게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이라도 조례개정을 통해 효과적인 예방교육을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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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2 16:24

전북도 제시 총선 공약사업, 정치권 반영이 과제다

전북도가 내년 4월 치러질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제시할 대표사업으로 30개가 확정됐다.지난 17일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선거체제가 가동되면서 이에 맞춰 사업 선정을 마무리했다. 전북도는 지난 4월부터 전북연구원과 공동으로 6개 분과별로 구성된 TFT를 운영하면서 공약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사업 발굴을 해왔다. 선정된 대표사업은 도의 사업이 10개, 각 시군 역점사업이 20개로 편성됐다. 도의 대표사업에는 하나의 포괄적인 사업 아래 각각의 세부 사업을 묶었으며, 시군 대프로젝트는 중부 도시권과 서남부권, 동부권으로 나누었다. 송하진지사는 경제 생태계 구축 및 자존의식 복원이라는 도정비전과 체계적으로 연계해 각 분야별 의미를 제시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제도개선 및 법률개정등의 비예산 공약사업까지 균형있게 발굴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반영된 주요 사업들은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 산업생태계 구축△ 연기금 특화 전북 금융산업 육성 △지능형 농어업 스마트 플랫폼 구축 △전북 자존회복 역사문화 프로젝트 △서해안 노을길 프로젝트 △전국 2시간 이내 고속 인프라 건설 △서해안 항만 인프라 사업 △자원순환 목재산업 통합 클러스터 구축등 지역발전을 이끌 사업들이다. 하지만 새만금 이후의 대형사업이 눈에 띄지 않고, 특히 우리사회의 최대 현안인 저출산 극복 대책과 소멸위기에 처한 동부권에 대한 사업이 거의 단발성 사업들로 통합적이고 거시적인 발전전략이 마련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앞으로의 과제는 심도있는 논의끝에 마련된 이같은 사업들이 정치권의 총선 공약에 반영돼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현안사업이 공약으로 채택된다는 것은 앞으로 총선 이후 국가예산 확보를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전북도는 공약 발굴사업의 당위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다 정교한 논리를 개발하고, 치밀한 전략을 마련해 정치권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전북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내년 총선을 좋은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견인할 사업들이 반드시 정치권 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전북도는 전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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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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