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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청렴으로 완성되는 정부 혁신

김현진 전북동부보훈지청 보훈과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 우리는 2019년 한해 세웠던 목표가 잘 실행되었는지, 전년에 비해 발전을 이루었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올 한해 국가보훈처는 따뜻한 보훈이라는 기치아래 여러 혁신적인 정책을 많이 펼쳐왔다. 부서별로 정부혁신이라는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과제를 선정하여 추진하였다. 대표적으로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하여 독립의 횃불 릴레이 행사를 개최하여 독립유공자의 정신을 기렸으며, 독립유공자 (손)자녀 생활지원금 제도를 시행하여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을 예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렇듯 올한해 국가보훈처는 유공자의 명예선양이라는 우선적 목표아래 여러 혁신의 사업을 수행하여 왔다. 2020년 또한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로써 전국민이 보훈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보훈처는 국민이 체감하는 사업들을 발굴추진함으로써 정부혁신 성과 창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전북동부보훈지청 또한 625전쟁영웅 판소리 창작공연, 생존 625참전유공자 기록남기기 사업 등을 추진 예정 중에 있다. 정부혁신은 기존의 것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것으로 새롭게 바꾸고 발전하는 것이 되어야 하며, 국가보훈처는 이 모든 것이 보훈대상자의 삶이 새롭게 바뀌는 요인이 되게 하여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보훈대상자를 포함한 국민의 보훈신뢰도 향상 성과에 한 축을 담당하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축은 5000년 우리나라 역사에 국가의 흥망을 결정지었던 청렴과 관계가 있다. 공직자의 청렴은 우리에게 항상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이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언제고 제일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지만 그만큼 지켜지지 않고 훼손되는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회의적인 부분도 있는 듯 하다 우리 정부는 그런 과거에 맞서 청탁금지법을 제정하고 시행하며 공직자 스스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러한 변화는 3년여가 지난 지금에 와선 우리 스스로에게 엄격해지고, 청렴의 가치를 우선하기에 어색함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언제나 완주점은 멀다. 우리 스스로의 청렴을 국민 모두가 체감하게 만들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다가오는 새해에는 현장일선에서의 규제개혁을 통해 신뢰받고 투명한 보훈행정을 구현해야 한다. 국가보훈처는 올 한해 국가유공자 보철용차량 자동차표지 유효기간을 삭제하고 사망 후에만 가능하던 국립묘지 안장심사를 사전에 가능하게 하였으며, 독립유공자 본인과 수권자 1인만 가능하던 주택대부지원을 차순위 자녀까지 확대하는 등의 규제를 개혁하였다 이는 보훈대상자가 차별적이고 불평등한 수혜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규제를 개선해 나감으로써 청탁의 여지를 없애고, 혁신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전북동부보훈지청 또한 보훈가족의 영예로운 삶을 위해 혁신의 박차를 가하여 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보훈정책을 실현할 것이며 내년에는 정부혁신의 성과가 날개를 달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현진 전북동부보훈지청 보훈과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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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0 20:50

전주·완주 ‘수소 시범도시’ 선정 기대 크다

전주시와 완주군이 지난 29일 국내 수소산업을 선도하게 될수소 시범도시로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국토교통부는 전주완주와 함께 경기 안산시와 울산광역시등 3곳을 선정 발표했다. 이들 3곳은 도시활동의 핵심인 주거와 교통분야에서 친환경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하고, 지역내 기존 인프라와 특화기술및 현재 추진 사업들과 연계해 실생활에 적응하고 실증하는 사업을 펼친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시범도시 선정으로 내년부터 오는 2022년 까지 최대 145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고, 도비와 시군 예산을 합해 총 320억원을 투입해 사업을 시행한다. 완주군은 주로 수소 생산및 광역 공급기지로, 전주시는 수소 이용도시로서의 산업 권역 모델을 구상했다. 수소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이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 그 중요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수소 에너지 분야의 개발괴 이용 분야에서 경쟁은 치열하지만 아직은 초기단계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주완주의수소 시범도시선정은 수소경제 메카로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전주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특화산업으로 육성해 온 탄소산업을 수소산업에 적용할 수 있으며, 완주군은 수소산업과 연관된 독보적인 인프라를 이미 탄탄하게 갖추고 수소산업 육성에 주력해 왔다. 이번 시범도시 선정은 완주군의 이같은 강점과 노력이 빛을 본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수소분야 연구 개발 기관으로 우석대학교 수소연료전지 혁신센터를 비롯 전북테크노파크 과학기술진흥센터, KIST 전북분원등 7개 기관이 관내에 있으며, 수소 상용차를 생산하는 현대차와 수소차용 수소용기등을 생산하는 일진복합소재와 한솔케미칼 등이 완주군내에서 가동되고 있어 수소 생산기지 기반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번 시범도시로 선정된 3개 도시는 각 도시별 특징과 강점이 달라 시범사업이 끝나고 결과에서 비교될 수도 있다. 차질없는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전주와 완주 두 지자체간 완벽한 상생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전북도의 지원과 함께 조정도 절실하다. 아울러 수소의 편리함과 동시에 수소의 위혐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안전관리에 힘써야 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선정된 전주 완주수소 시범도시가 완벽한 추진으로 수소경제의 메카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12.30 17:28

제야(除夜)

기해(己亥)년 마지막 날을 맞았다. 우리 선조들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을 제일(除日)이라 했으며, 섣달 그믐날 밤을 제야(除夜) 또는 제석(除夕)이라 했다. 제(除)는 옛 것을 없애고, 새 것을 내는 것을 의미했다. 이날이면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했다. 가는 해를 먼지 털 듯이 털어내고 묵은 것을 다 쓸어버려야 액(厄)이 모두 물러나고 새해에는 복이 깃든다고 믿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제야의 풍습은 세계 각 나라 마다 특색을 갖고 있다. 서양에서는 대도시 마다 불꽃놀이등 요란한 행사를 벌인다. 그 중에서도 마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 제야행사가 특히 유명하다. 11시59분 카운트다운과 동시에 대형 크리스탈 공인 제야의 공(New Years Eve Ball)이 옥상에서 낙하함과 동시에 형형색색 불꽃이 하늘을 수놓고 엄청난 색종이가 휘날리면서 절정을 이룬다. 화려하고 요란스러운 서양의 제야행사와 달리 동양의 행사는 비교적 차분하다. 우리도 과거 사찰에서는 중생의 백팔번뇌를 없애기 위해 108번 타종했다고 한다. 이 풍습을 이어받아 서울 보신각을 비롯 전주 풍남문 등 전국 곳곳에서 그믐날 자정에 33번의 타종으로 새해 첫날이 왔음을 알린다. 33번의 타종은 불교의 수호신 제석천이 이끄는 하늘의 삼십삼천(天)에게 나라의 태평과 국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 이제 기해년도 저물어 간다. 어느 한해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있을까마는 특히 2019년은 어쩌면 우리가 앞으로 두고두고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언제 올해 만큼 혼동의 시기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정치 사회등 모든 분야에서 온 나라가 대립과 갈등으로 소란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동안 매년 한국 사회의 변화 궤적을 비교적 적확하게 짚어온 교수신문이 선정한 사자성어가 올해처럼 가슴속에 와닿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교수들이 추천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이다. 공명조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상상 속의 새로 몸 하나에 머리가 둘인 새인데, 두 머리가 서로 질투를 하면서 상대를 죽이려고 독이 든 열매를 먹이지만 함께 죽는다는 얘기다. 상대를 죽이고 나만 살고자 한다면 결국 공멸하게 되는 공동 운명체라는 의미다. 조국 사태로 표출된 정치 이념의 양극화는 해가 바뀌어도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내년 4월 총선을 맞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극단으로 갈린 진영논리가 언제까지 사회적 합의와 국민통합을 저해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할지 모를 일이다.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정치권과 미디어 그리고 유권자들 개개인의 자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2.30 17:18

미래가, 사투리가 사라진다!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 우리나라는 1933년 <조선어학회>에서 한글맞춤법통일안을 펴내면서부터 표준어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 나라의 말에 방언을 비롯한 많은 변종이 있어 국민 간에 의사소통에 불편이 생기고, 한 국가로서 통일성을 유지하는 일에 방해가 생기는 일을 막기 위하여 모든 국민이 지키고 따르도록 표준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탄생한 어휘를 쓰지 않고, 하나의 어휘로 고착시켜 대중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울말을 표준어로 선정한 것이다. 이후부터 획일화된 표준어를 배우고 사용하다 보니 사투리가 점차 사라져 갔다. 급기야 근자에 이르러는 디지털언어, SNS 언어에다, 취업을 위한다고 표준말을 배우다 보니 사투리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사투리가 사용되는 것은 지역의 언어습관에 맞게 말의 형태가 바뀌고, 음이 바뀌어서 그런 것이다. 사투리는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의 생각과 정서를 하나로 묶고 친밀감을 주는 기능을 한다. 또 우리말의 옛 모습과 특유한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말은 기록되기 어려워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다가 소멸되기 쉬운 게 현실이고 타고난 운명이다. 사투리에는 그 지역의 멋과 맛과, 힘과 맘이 있어서 정겨울뿐더러 성정이 담백하고, 찰 짓고 곰삭다.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따스하고 알토란같은 맛이 난다. 그래서 어머니 같고 고향 같은 생각이 절로 난다. 그렇다. 사투리에는 특정지역과 특정시대의 문화가 그대로 자리 잡고 있어서 사투리가 사라지면 문화가 사라지고, 문화가 사라지면 사투리가 사라지고 미래도 사라진다. 2003년, <한국연극협회>에서는 서울 중심의 연극 편향에 반발하여 지역의 특유한 자연과 습성, 전통과 문화, 방언과 사투리, 숨겨진 설화를 발굴하고 사투리를 기반으로 한 향토언어를 사용하는 연극제가 필요하다는 연극인들의 요청에 의해 충남 공주의 공산성에서 <고마나루 향토연극제>를 시작했다. 한국인들의 정서와 흥과 멋이 고스란히 배어나올 수 있는 연극을 통해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이 연극제는 몇 해 못 가서 지역의 조그마한 연극제로 추락하고 말았다. 향토연극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할뿐더러 투박하고 촌스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참가 작품들의 이야기와 구성이 짜임새가 부족하고 보편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연극적 미학의 결여가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후 지역의 사투리를 사용하는 연극을 관람하기가 힘들어 졌다. 이제는 지역에서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연극들이 자취를 감춰버리고 대신 표준말이라는 서울말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버렸다. 머지않아 지역의 사투리와 억양이 사라지고 획일화된 표준말로만 연극이 공연될 때, 언어와 정서가 단조로워져 감정이 메마른 황량한 연극으로 변해버릴 것 같아 두렵기만 하다 2020년은 <연극의 해>다. 전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서 한국의 얼을 흥과 멋으로 풀어내는 고장이다. 사투리가 넘쳐나는 <향토연극제>를 유치해 보는 것을 어떨까? <전주시립극단>은 올 해 전북의 작가 윤홍길의 완장을 김제 사투리로 공연한데 이어, 2020년 봄에는 임실 사투리로 공연하는 이강백의 봄날을, 초여름에는 조정래 작가의아리랑을 전북의 사투리로 공연한다.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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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0 17:18

동물국회 시즌 2

김세희 정치부 기자 어제는 잘 놀았나? 대한민국 법이 우스워요? 법같은 소리 하네, 어디서 법 타령이야 몇 년생인데 반말이야 지난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전, 여야 의원들이 말싸움을 하는 모습이다.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비롯한 각종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은 이같이 구상유취(口尙乳臭)한 언행만 일삼았다. 참으로 낯뜨거운 국회의 자화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지난4월 선거법개정안 등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될 때처럼 동물국회를 부활시켰다. 한 마디로 아비규환이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희상 의장이 의장석에 올라서지 못하게 막아선 뒤, 경호원들과 서로 뒤엉켜서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면서의회독재, 사퇴하라라는 구호를 외쳤고, 일부 의원들은 문 의장을 항해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쓰인 손 피켓을 집어 던졌다. 급기야 이은재 의원은 의장석에 진입하려고 시도하던 문 의장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국회 내에서 폭행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국회법 166조는 무용지물이었다. . 한국당 의원들은 누구 좋으라고동물국회 시즌2를 만들었을까. 이들이 막장드라마를 방불케하는 동물국회를 재현할 때, 국민들은 무너진 경제때문에 한숨짓고 있다. 주변 지인들은 민생을 외면한 채 1년 내내 선거법개정안을 빌미로 밥그릇 싸움만 벌이는 의원들의 모습에 회의감이 든다고 한다. 무너진 민생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기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국회의원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국민들이 의원들에게 바라는 모습은 막무가내식으로 폭력만 일삼는 게 아니라, 민생을 책임지려는 소명의식을 가진 정치인이다. 막스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자신이 감당해야 할 권력을 책임있게 수행할 자질과 역량을 갖췄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썼다. 이 글귀를 의원들에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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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0 17:12

BTS처럼, 본 글로벌(Born Global)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바야흐로 송년회의 계절, 오랜만에 9대 전주시의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A 의원님을 만났다. 근황을 물었더니 뜻밖에도 방탄소년단 덕질에 빠져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재미있게 지낸다고 한다. 대세답게 주변에 방탄소년단 팬들은 너무나 많다. 고려대학교 편주현 교수팀에 따르면 올해 10월에 3일간 개최한 방탄소년단 콘서트로 발생한 직간접 경제효과는 9,229억 원이라고 한다. 특히 이 콘서트에 18만 7천여 명의 외국인이 찾아왔고, 이는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외국인 방문객 28만 명의 67%에 육박하는 수치다. 유명한 것으로 유명한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수많은 분석이 있지만, BTS 성공전략의 하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이었다. SM, JYP, YG 3강 체제의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을 먼저 공략했다. 다재다능한 구성원들의 국경 없는 SNS 소통 외에도,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해외로 나선 것이 역으로 한국에서의 인기 비결이 되었다. 초기 단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생산과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기업을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이라고 한다. 핀란드 로비오(ROVIO)의 앵그리 버드, 세계적으로 일반화된 에어비앤비 등도 본 글로벌 전략의 대표적 모델이다. 흔히 국내시장에서 검증된 상품이어야 해외에서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소기업 상품이 대기업의 파워를 극복하고 내수시장에서 살아남기란 매우 어렵다. 오히려 처음부터 「Made in Korea」라는 브랜드가 통하는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 수 있다. 전라북도의 제조업체 수는 2018년 말 기준 약 6500여 개며, 이 제조업체에서 약 10만 6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계속되는 경제 저성장 국면에서도, 2014년에 비해 약 34% 이상 제조업체가 증가했다. 이러한 제조업체 수의 증가는 종사자 50인 미만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같은 기간 종사자 50인 이상 기업체의 수는 줄어들고 50인 미만 중소기업은 약 37% 증가했다. 그리고 이 중소기업들이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에만 4만 6056명에서 4만 8711명으로 2655개의 일자리를 더 만들었다. 이들이 도내 제조업 일자리의 45.9%를 책임지고 있으며 그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의 하나는 BTS처럼 적극적으로 본 글로벌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우리 지역 제조업체 중에서 지속해서 성장하는 기업의 상당수는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곳임을 확인할 수 있고, 전라북도와 산하 기관들도 수출 지원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과도한 무역의존도를 우려하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은 정부의 몫이고 국가의 과제다. 지금 우리 중소기업들은 이미 만들어진 환경과 구조를 활용한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그중의 하나가 본 글로벌 기업으로 자신을 설계하는 것이다. 전라북도는 2019년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를 열었다. 이어 2020년에는 인도에 거점 사무소를 준비한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 2020년에는 너무 바쁘다고 아우성치는 해외사무소를 상상해본다.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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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0 17:12

전라북도 산후 건강관리 지원사업을 환영하며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女子)五七 陽明脈衰 面始焦 髮始墮 한의학의 고전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의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에 나오는 말이다. 생명체는 자손에게 자신의 유전형질을 물려주어 영원한 생명을 꾀한다고 했던가. 위 문구를 언뜻 보면 여성이 서른다섯 살이 되면 얼굴이 초췌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다고 보이나, 왕성했던 기혈(氣血)이 줄어들어 생식능력이 급격히 약해진다는 속뜻을 가지고 있고 공교롭게도 이는 현대의 노산 기준과 부합되기도 한다. 실제 삼십 대 후반 산모들은 출산 후 회복속도가 몹시 더디다. 그렇다고 사회진출과 출산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극복해야하는 장애물들이 다양하고 복잡한 현실 앞에,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이십 대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여성 환자를 설득할 용감한 의사는 그리 많지 않다. 그저 매년 높아가는 산모의 나이와 그에 비례하는 통증, 무기력, 우울증 등 산후병을 치료하면서 고민만 쌓일 뿐. 그러던 차에 들려온 2020년부터 전라북도 전역에서 산후 건강관리 지원사업이 시작된다는 소식은 매우 반가울 수밖에 없다. 내년 1월부터 출산한 전라북도 거주 산모는 도내 한의원, 한방병원, 산부인과병의원에서 출산 후 6개월 이내에 산후병 치료를 위한 쿠폰을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서 지급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매우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그러나 출산율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판에 직면해왔다. 그러나 실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의 출산장려정책은 실패했는가?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005년 이후 10여 년 동안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출산율이 가파르게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는 결혼 전의 남녀의 혼인율을 높여서 출산율까지 높이는 것은 매우 어려웠으나, 결혼을 한 남녀를 대상으로 한 출산장려금, 의료비지원, 보육시설확충, 육아휴직제 등의 정책은 효과가 컸다는 의미이다. 산후 건강관리 지원사업은 2019년부터 익산시가 먼저 시행하고 있다. 익산시 산모는 한의과와 산부인과에서 20만원에 해당하는 한약이나 침구, 추나, 진찰과 상담, 주사치료 등을 받을 수 있었는데 평가 결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상반기 참여 산모 중 만족/매우 만족은 95.1%였고, 건강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느낀 경우가 80.5%였으며 주변에 지원사업 참여를 추천하겠다고 한 경우도 97.6%였다. 이는 산모들의 산후 건강관리에 대한 욕구가 컸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눈여겨 보아야할 점은 익산시는 전라북도에서 저출산 정도가 가장 덜하다는 것이다. 저출산 지역은 합계출산율과 변화율을 기준으로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익산시와 군산시가 비교적 양호한 저출산 지역(1유형)인 반면, 전주시는 초저출산율에 진입했고 출산율은 증가하고 있는 초저출산탈출가능지역(2유형), 나머지는 모두 초저출산진입우려지역(3유형)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1유형인 익산에서 성공한 사업을 전라북도의 2,3유형 지역까지 확대하여 전면 시행하는 것은 전북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당연하고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다. 내년부터 다자녀기준이 3명에서 2명으로 바뀐다고 한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에서 둘 낳아 기르려면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세상이 된 것이다. 전라북도한의사회도 산모의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난임과 모유수유 친화적 한의치료에도 힘쓰리라 새해다짐을 해본다.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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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9 16:35

“함께하는 아빠”

김사은 전북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전북원음방송PD 2019 KBS 연예대상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시청자들이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베스트 아이콘상, 작가상에 이어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들이 대상까지 휩쓸며 5관왕에 등극했다. 준비된 연예인이 아니라, 애 키우는 아빠와 아이들이 명실상부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는 엄마가 없는 48시간 동안 스타 아빠들의 눈물겨운 육아 도전기를 담고 있다. 처음 방송될 때는 말도 많았다. 스타 아빠를 배경으로 금수저 논란에서부터 카메라에 담긴 집안의 모습이 상류층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순수함과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진정성이 전해지면서 주말을 책임지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됐다. 개인적으로는 대박이 이시안으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았다. 대박이는 갓난아이 때부터 어쩌면 스스로 살길을 찾는 법을 깨우친 듯 관조의 매력이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대박이네 집안이 처음 소개됐을 때, 쌍둥이 누나들이 탈탈 털고 일어나 침대 이불부터 정리하는 모습은 매우 신선했다. 스쳐 지나가는 한 장면이었지만 몸에 밴 습관, 가정교육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대박이는 말문이 트이기도 전에 할뚜있다!며 모래 산을 뒤뚱거리며 올랐고, 물살을 헤치면서 할뚜있다!를 연발했다. 당시 어려운 일이 생길 때 마다 나는 세 살 짜리 대박이도 할뚜있다는데, 오십 넘은 어른이 못하면 안 되지 싶어서 이를 앙다물고 외쳐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세 살 대박이에게서 받은 용기와 위로가 얼마나 큰지, 지금도 대박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현재 슈돌의 맏형 격인 윌리엄은 천진난만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으로 웃음을 자아내고 여기에 벤틀리까지 합세해서 보는 즐거움이 더 크다. 윌리엄과 벤틀리의 아빠 샘 해밍턴은 호주 출신으로, 그의 육아법을 지켜보노라면 서구적인 합리주의와 육아의 인식을 체감한다. 샘 해밍턴은, 슈돌 프로그램 출연자이기도 하지만, TV에 출연하지 않았더라도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놀면서 육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다. 함께 하는 아빠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요즘은 건후와 나은이의 활약도 대단하다. 나은이는 귀여운 외모와 어린 아이임에도 속깊은 언행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데 어린 시절 대박이만큼 순둥순둥하던 건후가 폭풍성장하면서 스토리텔링을 양산하고 있는 중이다. 나은이와 건후는 어린 나이 임에도 예절이 몸에 배어 있고 특히 나은이는 정직하고 배려심이 깊다. 가정교육의 일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첫 방송에서 분유도 못 타던 아빠들이 육아에 능숙한 아빠로 거듭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다. 아이의 사생활을 훔쳐보는 듯해서 미안함도 있지만,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주는 휴식과 위로, 감동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기에 우리 어른들이 오래오래 갚아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을 보면서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육아에 함께 하는 아빠가 더 많아져서 더 많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세상을 가득 채우기를 기원한다. 아이들이 희망이다. /김사은 전북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전북원음방송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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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9 16:35

놀이터는 마을을 담고, 마을을 닮아야 합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최근 몇 년 새 아이들의 놀이와 놀 권리, 그리고 놀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어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책도 나오고 포럼도 열리고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듣기도 합니다. 순천시는 놀이터를 시리즈로 만들기도 하고, 전북교육청에서는 놀이강좌를 열어 놀이밥퍼라는 멋진 이름의 놀이 선생님들을 길러내기도 했습니다. 바야흐로 놀이의 시대가 열린 것 같습니다. 놀이터가 있다는 것은 아이들이 놀 골목이 없어졌다는 뜻이고, 놀이운동이 생겨났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아이들이 잘 놀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놀리려는 어른들의 움직임이 각계각층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몹시 환영할 만 한 일입니다. 어찌 되었건 아이들은 놀아야 하니까요. 우리 전주시에도 아이들의 놀이를 위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야호아이놀이과가 신설되어 전주 아이들의 놀이를 지원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놀이터를 만드는 등 크고 작은 변화로 아이들의 놀이와 공간을 더 놀기 좋게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이 중 제 마음에 쏙 드는 이름의 놀이터가 있으니, 바로 아이 숲입니다. 딱정벌레가 많아서 딱정벌레 숲, 조경단 근처에 있다고 임금님 숲, 소나무가 많은 숲에 있는 떼구르르 솔방울 숲, 도토리가 많은 도토리 골에는 꼬불꼬불 도토리 숲,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띵까띵까 베짱이 숲 등 아이들이 숲에서 놀 수 있는 놀이터가 조성되었고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저는 앞서 소개한 아이 숲의 이름처럼 앞으로도 모든 놀이터가 그 지역을 담아낼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이름 지을 것을 제안합니다. 한옥마을에 있는 놀이터는 한옥을 짓는 목수들을 모셔다가 전통 방식으로 나무를 끼워 맞추고, 기와를 얹는 등 한옥마을의 요소를 가득 담고 있어야 합니다. 물고기가 많이 숨어 있다는 뜻의 어은골에 놀이터가 만들어진다면 쉬리, 꺽지, 모래무지 등 어은교 근처에 많이 사는 물고기들을 디자인해서 놀이터를 만들고 그 이름도 아이들이 마을의 역사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짓는 것입니다. 백제를 지키는 사방신 중 하나였던 거북바위가 있는 금암동에 짓는 놀이터에는 곳곳에 거북이나 거북바위의 모양을 넣고 예쁜 이름을 지어서 아이들이 내가 사는 지역, 내가 노는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자연스레 체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린봉이 왜 기린봉인지, 아중호수의 아중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송천동은 옛날에 어떤 모습이었기에 송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전주에서는 그 마을의 놀이터에 가면 이런 궁금증이 모두 해결된다면 그 또한 우리 전주가 재미있는 도시, 아이들이 즐거운 도시로 가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전주는 전국 최초로 아이들의 놀이와 놀 권리, 더 나은 놀이터를 위한 고민을 전담하는 부서를 만든 도시입니다. 바꿔 말하면 전주는 전국에서 미래에 가장 많이, 그리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도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전주시 곳곳의 놀이터가 새롭게 단장하거나 생겨날 것입니다. 이때 우리 시민들도 놀이터에 관심을 가지셔서 마을의 역사를 담고, 마을 사람들을 닮은 멋진 놀이터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놀이터에서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성장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시간을 허락해 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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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9 16:31

도체육회 관계자, 선거에 엄정 중립 지켜야

송하진 지사가 내년 1월 10일 실시되는 민선 첫 도체육회장 선거에서 중립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다시는 체육회장 선거에 자신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이에 따라 선관위도 송 지사 관련 얘기가 다시는 거론되지 않게 공명정대한 선거관리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는 이번 체육회장 선거 의미에 대해서도 본인의 입장을 확실하게 강조했다. 민선시대를 개막하는 체육회장 선거의 도입취지가 정치와 체육 유착관계를 반드시 끊어내겠다는 의지의 산물로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정치적 악용을 막고 체육발전을 이끌 진정한 일꾼을 뽑자는 것이다 라며 체육의 정치적 독립을 거듭 역설했다. 송 지사는 27일 전북일보와의 송년 인터뷰에서 이같은 본인의 소신과 철학을 밝히며 체육회장 선거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누차 중립의지를 밝혔음에도 본인과 관련된 끊임없는 루머가 유포된 점에 대해서도 잘라 말했다. 내가 누구를 편애하고 있다는 식의 그럴싸한 얘기가 시중에 떠도는데 이건 낭설이다. 난 그런 표현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며 특정후보 지원설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면서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가 체육계를 위해 적임자인지 다 안다. 체육인들이 그걸 판단할 수 있는 전문적 식견과 소양을 갖추고 있다 면서 불필요한 소문과 비방이 나오는 것 자체가 체육인 스스로를 비하함과 동시에 이번 선거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면서 재차 선거중립 의지를 강조했다. 선거의 최대 쟁점이자 개입설의 근거가 되는 자치단체의 체육회 예산지원과 관련해서도 후보 모두 나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다. 어차피 새로 선출된 체육회장도 결국은 내 편이다 라며 전제를 밝힌 뒤 누가 되면 주고, 누가 되면 안주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 예산지원은 불가피하다 며 전북도의 예산지원 방침을 천명했다. 송 지사는 끝으로 민선 첫 선거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내가 스스로 상처를 입고 이미지까지 크게 깎이는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선거에 개입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선거가 원만하게 치러져 전북 체육발전을 위해 훌륭한 일꾼이 뽑혔으면 하는 바램이다 라며 민선 첫 선거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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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9.12.29 16:31

청년 취업 전국 최하위, 일자리 창출 총력을

전북지역 대학과 대학원 졸업자의 취업률이 전국 최하위권으로 드러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고등교육기관 졸업자들이 취업할 일자리가 없다 보니 탈전북이 이어지고 저출산과 인구 감소, 지역 소멸 위기라는 악순환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26일 발표한 2018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 결과를 보면 도내 졸업자 취업률은 65.7%로 나타났다. 지난해 취업률 62.8%보다 3% 포인트 가까이 올랐지만 전국 평균 취업률 67.7%보다는 여전히 낮았다. 더욱이 전국 17개 시도 중 부산 64.8%에 이어 뒤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그나마 도내 전문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이 70.6%로 전국 평균 71.1%를 조금 밑돌면서 선전했지만 일반대학 졸업생 취업률은 60.8%에 그쳤다. 이처럼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률이 저조하다 보니 젊은 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지로 떠나면서 탈전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 11월 말까지 타지역으로 유출된 전북인구는 1만1600여 명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유출인구 1만3773명 중 8825명이 청년층이었다. 매년 9000명에 달하는 청년층이 전북을 등지면서 지난 10년 새 20대 청년층 7만4500여 명이 전북을 떠났다. 전라북도와 시군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나름대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떠나가는 젊은 층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청년 희망 프로젝트를 만들고 청년정책위원회 청년네트워크 청년정책포럼 각종 청년 정책을 세우고 있지만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 놀이문화 수준의 청년 정책으로는 실효성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전북에 청년층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악순환과 쇠락은 거듭될 수밖에 없다. 미래 성장동력 산업을 키우고 유망한 기업들을 유치해서 청년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해야만 이들이 전북에 정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전라북도와 자치단체가 일자리 창출에 행정력과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 복지행정도 중요하지만 젊은 층에게는 양질의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 선심성 사업이나 표심관리 예산을 대폭 줄이고 지역 성장동력 발굴과 첨단 유망산업 유치를 통해 청년들에게 희망과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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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9.12.29 16:31

대권으로 갈 사람

국회의원이 막강한 행정부를 견제하려면 도덕성을 확보하면서 박학다식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주임무가 입법활동이어서 시대정신과 인권신장 그리고 서민들이 겪는 고충이 뭣인지를 잘 헤아려야 한다. 예전처럼 3김 아날로그 시대에는 학식이 떨어져도 돈과 정치적 수완만 있으면 국회의원을 해먹었지만 지금은 디지털 전문가시대라서 전문성이 떨어지면 의정활동 하기가 버겁다. 잘 훈련되고 학식이 풍부한 행정부 관리들을 상대로 부처업무를 따져보기가 쉽지 않다. 주로 국회의원들은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역량을 해당 부처에서 더 훤히 꿰뚫고 있다. 의정활동의 하이라이트인 국정감사 때 부처 관련공무원들이 긴장하지만 어떤 의원은 자료요구만 잔뜩 해놓고 정작 감사 때는 질의도 안하고 넘어간다. 평소 송곳질문으로 문제점을 잘 파악한 의원이 국정감사장에 나타나면 장관부터 긴장하며 답변하느라 진땀을 뺀다. 이처럼 전문성이 있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의원 한테는 부처에서 실력있는 의원으로 인정해 그 영향력도 막강하다. 그런 의원이 지역구 관련예산을 세워달라고 요구하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목소리만 크고 허세만 부리는 의원이 예산을 요구하면 액수도 줄고 나중에 기재부에 가서 깎일 수도 있다. 세워준 예산안을 제대로 관리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쎈 의원은 바쁜 일정 때문에 지역구에 내려올 시간이 빠듯하지만 국가예산은 잘 확보한다. 주로 국회에서 큰 일을 하기 때문에 지역구에 내려와 한가롭게 사람 만날 시간이 없다. 반대로 중앙정치무대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의원은 시간이 남아 돌아 지역구 관리 한답시고 지역에서 거의 산다. 이 같은 의원은 지역에 내려와 지방의원들 줄세워서 골목대장 하기 바쁘다. 국회의원 한테는 짬밥인 선수(選數)가 중요하지만 초선이라고해서 결코 물당번만 하는 게 아니다. 잘나고 똑똑하면 군계일학처럼 존재감이 드러난다. 통상 3선 정도 하고 나면 그 사람의 앞날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여야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권까지 넘볼 수 있는 큰 인물인가 아니면 의장단이나 상임위원장 정도에서 끝날 사람인가를 알 수 있다. 먼저 여권대권주자가 되려면 당내기반을 바탕으로 한번 정도 장관을 하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높여야 한다. 그래야 국무위원으로 국정전반을 살피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나갈 수가 있다. 내년 총선 때 현역이나 입지자들 가운데 누굴 뽑아야 전북에 도움이 될지도 고려대상이다. 도내서는 정당지지도가 민주당이 45%대로 가장 앞서고 다음으로 정의당이 10%대다. 나머지는 개긴도긴으로 존재감이 없다. 정동영 4선 유성엽 조배숙 이춘석이 3선 중진이라서 이제는 냉정하게 정치적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정치는 생물이라 예측이 어렵지만 이 사람들이 대권으로 가지 않는다면 한번 더 하는 게 본인 호구지책용 밖에 안돼 큰 의미가 없다. 차라리 그럴바에는 신예를 뽑아 키우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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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9.12.29 16:06

1세대1주택 비과세 똑바로 알기

흔히들 집 한채를 팔면 양도소득세를 전혀 안내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반절은 맞고 반절은 틀리기도 합니다. 극단적인 예로 시골에 있는 5백만원 짜리 폐가 한 채 때문에 2억원 이상의 양도소득세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1세대1주택비과세의 정확한 의미를 오인하는데 따른 불행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1세대1주택비과세란 국내에 거주하는 1세대가 국내에 1주택을 2년 이상 보유(수도권 일부지역은 2년 이상 거주)하다 양도 하는 경우 비과세 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흔히들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1세대가 자녀나 부모 명의로 보유하다 양도하는 경우에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부부가 일시적으로 또는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주민등록만 분리하면 1세대로 보는데 세법은 1세대의 구성요건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1세대란 거주자 및 그 배우자와 같은 주소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직계존비속과 형제자매등 가족 구성단위를 말합니다. 그런데 주의 할 점은 기본적으로 법정배우자가 있는 경우 연령에 상관없이 1세대를 구성 할 수 있으나 배우자가 없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독립적으로 1세대의 구성이 불가능하고 예외적으로 연령이 30세가 넘었거나 중위소득의 40%이상의 소득이 있는 경우로 한정 됩니다. 여기서도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결혼이나 가족의 사망등으로 불가피하게 1세대가 되는 경우을 제외 하고는 독립적으로 1세대의 구성이 불가능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배우자는 별도로 주민등록을 하더라도 이혼을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세대로 보며,미성년자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1세대를 구성 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건강보험등의 문제로 직계존속과 주민등록이 같이 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별도로 거주하고 있음을 확인 되는 경우에는 각각 독립적인 1세대로 보게 됩니다. /노인환 한국세무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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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19.12.26 18:15

부안군 수소연료전지산업 육성, 지방소멸 우려 없앤다

권익현 부안군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다. 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장기화된 경기침체는 물론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 등 가히 인구절벽 시대는 지방소멸 우려까지 낳고 있다. 부안군 역시 지난 2014년 300명을 넘어섰던 신생아수가 지난달 말 현재 212명까지 떨어졌다. 인구절벽 시대의 위기감은 각종 통계자료와 보고서에서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한국의 지방소멸 2018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전국 시군구 10곳 중 4곳이 이미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소멸위험지역은 한 지역의 가임여성인구(20~39세) 수를 같은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로 나눈 값이며 부안군은 0.259로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다. 도심지역과 읍면지역간 양극화가 커진데다 노동시장 한계 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가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지방소멸의 위기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시도편) 2017~2047년 보고서도 인구절벽 시대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47년 전북의 인구 자연증가율은 ?1.19%이며 이는 태어나는 사람보다 사망하는 사람의 수가 많다는 의미로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사라지는 지방소멸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할 때 향후 몇 십 여년 내에 부안군 읍면 50%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인구절벽 시대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행정 패러다임의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부안군은 수소연료전지를 중심으로 한 수소산업을 미래 100년 먹거리로 선정하고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과거 필름 카메라에서 즉석인화가 가능한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발명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집집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 한 대씩을 갖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곧 바로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면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자취를 감췄다. 현재 자동차 산업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전기차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마찬가지이다. 향후 수소차가 상용화 되면 전기차 역시 폴라로이드 카메라처럼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수소차의 경쟁력이 높다는 의미다. 수소차의 핵심은 바로 연료전지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사용된 SUV 수소차의 연료전지를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이 아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부안수소연료전지센터에서 생산했다는 사실은 부안이 수소산업의 메카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부안군은 인구절벽 시대 극복을 위해 미래 먹거리 수소산업 육성에 방향타를 맞추고 부안만의 특화산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국비 153억 원 등 총 196억 원을 투입해 고분자연료전지 신뢰성 평가를 건립중이며 연료전지 드론 상용화지원 사업, 옛 부안군수 관사를 활용한 건물용 SOFC 연료전지 실증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국도비 27억 원 등 총 40억 원을 들여 수소충전소도 설치할 계획이다. 앞으로 고분자연료전지 자원화센터 구축과 농업용 연료전지 팜 조성, 수소연료전지 전문대학원 설립, 연료전지 스타트업 지원 등 수소연료전지산업의 선점을 구체화 하고 있다. 부안군은 수소연료전지산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100년 먹거리 창출을 확신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갖춘 환경적 여건과 함께 앞으로 우리가 열정을 갖고 가게 될 길의 끝에 대한 성공의 믿음이 있기에 우리에게 펼쳐질 미래는 밝을 것이다. /권익현 부안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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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6 17:08

전주시, 황방산 터널 뚫어 교통난 해결하라

전주시내 주요 도로가 특히 출퇴근 시간대를 중심으로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도로 폭이 가장 넓은 백제로를 이용해 효자동에서 전주역 부근 까지 7Km 남짓한 출퇴근 거리에 1시간 이상씩 걸린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운전자의 불편과 스트레스는 물론 교통 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전주시가 지난해 건설관리계획 수립용역 진단 결과 주요 도로 92개소중 절반인 45개소가 출퇴근 시간 최고 정체등급인 E와 F등급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같은 교통정체를 체감하는 시민들 불만이 높고, 계량화된 혼잡 조사결과 까지 밝혀졌는데도 정작 이를 해결해야 할 전주시가 도로망 구축계획 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하철등 다른 대체 교통 인프라가 없는 전주시는 도로가 유일하게 승용차 이동및 물류 담당 기능을 하고 있다. 도로교통을 정책 수립이나 시행에 우선 순위에 두어야 마땅한데도 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시민들을 위한 행정이 아니다. 전주시 주요 도로의 교통체증이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빚어진 것은 서부권에 신시가지가 개발되고, 전북혁신도시가 조성된 것과 연관돼 있다. 혁신도시내에 공공기관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정주인구가 늘고, 또 만성지구와 여의지구를 중심으로 서부권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이들 지역과 구도심을 연결하는 도로의 교통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전북도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혁신도시 통과 차량은 하루 23만8700여대에 달하고, 퇴근시간대(오후 67시)에만 2만4800여대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서곡지구에 자리한 황방산(해발 217m)은 급속히 확장하고 있는 서부권과 구도심을 동서로 가로막고 있어 차량들은 황방산 남쪽의 지방도 716호선과 북쪽의 서부우회도로를 우회 통행할 수 밖에 없다. 교통체증을 덜기 위해서는 황방산에 터널을 뚫어 이 일대 교통난을 덜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전북연구원도 혁신도시 제2 진입도로 건설을 위해 황방산 터널 개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주시는 1000억원대로 추산되는 사업비 부담과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반대로 사업 추진을 접었다. 전주시는 교통혼잡에 손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교통 전문가및 환경단체등과 함께 중지를 모아 교통정체 해소대책 마련을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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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9.12.26 17:02

소방관 주취자 대응 매뉴얼 만들어야

소방관이 주취자를 구호하는 과정에서 상해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 소방관은 지난해 9월 정읍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주취자 구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는 취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발목 골절 등 6주 상해를 입혀 지난 24일 법원으로부터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정당방위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배심원들이 유죄 평결을 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방관의 유죄 판결을 놓고 과잉 대응에 따른 합당한 판결이라는 반응도 있다. 그렇지만 구호 활동에 나서는 소방관들에게 주취자 폭력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소방 공무원의 구조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4월 익산에서 술에 만취한 구급 환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고 강연희 소방관이 주취자로부터 심각한 폭언과 폭행을 당해 한 달 넘게 병원 치료를 받다가 순직했었다. 사실 응급 구조 소방관에 대한 주취자의 폭행과 폭언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구급대원 폭행 사고는 전국적으로 215건에 달했다. 지난 2014년에는 148건이었지만 해마다 폭행 피해를 당하는 소방관이 늘어나면서 지난 5년간 1000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소방관 폭행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 소방관 폭행사건의 76% 이상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았고 폭행 피의자가 구속된 경우는 5.5%에 불과했다. 고 강연희 소방관 순직사고 이후 소방 구급대원의 안전 보장을 위한 법안이 9건이나 발의됐지만 단 한 건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구급대원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도구 사용 논의도 있었지만 국민정서를 이유로 보류됐다. 이러다 보니 주취자 구조활동시 소방관 개개인이 알아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성 구급대원의 경우 남성 취객의 폭행이나 폭언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고 남성 구급대원들도 이번 유죄 판결에서 보듯이 자칫 대응 과정에서 상해 발생시 범법자로 전락할 수 있다. 우선 소방관의 안전과 권익을 위해서라도 주취자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서 정당하고 합법적으로 주취자 폭력행위에 대응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12.26 17:02

[금요수필] 반성하며 사는 삶

정곤 지난 일들을 생각해 보면 후회스러울 때가 많다. 그땐 왜 그랬을까? 그게 뭐 대단한 것이라고. 남보다 먼저 가면 어떻고 뒤에 가면 무엇이 돋보이고 달랐을까? 괜한 욕심을 부리며 왜 그렇게 뛰어 다녔을까? 가슴이 터질 것 같이 항상 바쁘게 살며 왜 그렇게 답답해했을까? 지난날을 생각해보면서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을 그냥 끄집어 내놓고 이야기 하고 싶다. 그래도 늘 가까이에서 내 마음을 잡아준 든든한 친구들, 목소리만 들어도 따뜻했던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 그들과 만나면 언제라도 다정히 손잡고 강변을 걷고 싶고, 허름한 목로주점을 차아서 밤이 새도록 실컷 술 한 잔 마시고 싶다. 인도 중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에 가면 아잔타(ajanta)라고 하는 석굴이 있다. 이 석굴은 산에 있는 바위를 깎아서 만든 굴이다. 석굴은 시원하여 더운 여름에도 기거하기 편리하고, 조용히 앉아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수양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석굴의 용도는 승려들이 기거하고 공양할 때 사용하는 발우와 승려의 법의를 넣어두기 위해 만들었다. 그래서 석굴을 파고 들어갈 때 필요한 것은 도구뿐이었다. 다만 석굴은 인력으로 바위를 파서 들어가면 넙적한 사원이 있고 파면 팔수록 더 깊어만 갔다. 우리 인간의 삶도 그렇다. 삶이 깊어감에 따라 나의 새로운 모습을 거기에서 발견하게 된다. 외부에서 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내 안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설령, 우리들의 마음을 가로 막고 있는 거친 바위가 존재한다면 이를 제거하고 다듬으면 그곳에 내가 있다. 멕시코 만류에는 혼자서 조그만 돛단배로 고기를 잡으며 사는 산티아고라는 노인이 있었다. 그런데 노인은 84일 동안 고기를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러다가 85일째 되던 날 먼 바다에서 청새치 한 마리를 잡게 된다. 하지만 그의 조각배보다 크고 힘센 청새치를 잡기 위해 3일 동안 사투를 벌이다가 상어의 공격을 받아 노인은 결국 뼈만 남은 고기를 가지고 소년이 기다리는 항구로 돌아온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이야기이다. 비록 눈에 보이는 성과나 결과물을 얻지 못했더라도 노인이 보여준 도전과 사투는 그 자체만으로 가치 있고 아름답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여러 조건이 있어야겠지만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를 이기는 묵직한 극기 때문에 이 소설을 애독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소설에서 가난하고 끈질긴 집념이 가슴을 뜨겁게 억누르는 것을 느낀다. 그리하여 참되게 살기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수와 실패를 밥 먹듯 반복한다할지라도 결코 포기 하지 않는다. 가던 길을 묵묵히 걷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이 가는 길이다. 기득권과 가진 자에게 짓눌린다고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가던 길을 묵묵히 가다보면 비로소 참된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 인간이 최선을 다하면 실패하지 않는다. 만일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실패한다하더라도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때는 만족하지 못하여 나를 아프게도 한다. 하지만 산티아고 노인은 매일이 새로운 날이고 그 날 갑자기 찾아오는 운을 잡기 위해서는 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내 마음을 활짝 열고 세상 밖으로 나와 잘못된 삶을 씻어 내고 새로운 참모습을 보이며 반성하는 자세로 새로운 날을 살고 싶다. * 정곤 씨는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하여 작촌예술문학상을 수상했다. 덕진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국제펜 전북지부회원.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9.12.26 16:43

다운증후군 청년의 도전

지난해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영상이 있다. 다운증후군 아이들과 엄마 50쌍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다. 평범한 50명의 엄마, 단지 한 개의 염색체가 더 있는 평범한 50명 아이로 소개된 이 영상은 미국의 다운증후군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모임 designer gene이 3월 21일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을 알리고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미국의 팝가수 크리스티나 페리가 부르는 A Thousand Years를 엄마와 아이가 수화와 립싱크로 따라 부르는 각각의 모습을 담았는데 엄마와 아이가 주고받는 따뜻한 눈길과 행복한 웃음이 더없이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노랫말 난 당신을 천년동안 사랑해왔으니 천년이 지나도 당신을 사랑할거예요 는 엄마와 가족이 아이에게 전하는 마음이겠으나 영상을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다운증후군은 염색체 이상으로 발달 장애나 심장질환, 청력 장애 등을 갖게 되는 질환이지만 증상은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니 다운증후군 환자 중 일반인처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겠다. 페루의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다운증후군 청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스물일곱 살 된 브라이언 러셀이 그다. 러셀은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났다. 의사는 아이가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지만 러셀의 부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걷고 뛰고 스스로 먹을 수 있도록 돌봤으며 읽고 쓰는 것을 가르쳐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사랑을 쏟고 지지했다. 기자가 되고 싶었던 러셀은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지만 정치인이 되기로 길을 바꾸었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돕고 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라며 나선 도전이다. 정치 도전의 이유를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을 깨끗하고 정직하고 투명하며 순수하고 순진한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정치부패가 심각한 페루 정치상황을 돌아본다면 뼈있는 메시지다. 러셀은 자신의 부정확한 발음을 바로 잡기 위해 펜이나 병마개를 입에 물고 발음 연습을 한단다. 일반인들보다 몇 배 더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을 거쳐야 하는 고단한 과정이 안겨져 있다.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우는 그의 도전이 더 빛나는 이유다. 돌아보면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편견의 그늘은 여전히 짙다. 러셀의 당선 가능성을 알 수 없으나 그가 도전 이상의 결실을 얻었으면 좋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2.26 16:35

국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 2019년 기해년 한 해를 보내면서 현 정부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헌법정신과 법 절차가 잘 지켜지고 있는가?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시세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대출을 전면 금지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은 헌법적 가치인 시장경제의 기본정신을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충분한 상환 능력이 있는데 고가 주택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 가치를 완전히 무시하고, 공급을 늘리는 대책 없이 수요만 잡겠다는 것은 반시장적이고 기본권 침해 소지가 크다. 더구나, 경제부총리 말 한마디로 갑자기 대출을 금지한다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촉발된 교육 공정성 강화에 대한 대통령 지시에 교육부는 지난 11월 7일 2025년부터 자사고와 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련된 사립학교 법인들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끝내 폐지를 강행할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을 국회 논의도, 사회적 합의도 없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시행령을 하나 바꿔 서둘러 추진한다는 것은 행정 독재나 다름없다. 국가의 교육정책은 정치적 중립성과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연구가 이뤄진 다음에 진행돼야 한다. 현 정부는 국가교육위원회국가교육회의가 이런 뜻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검찰이 직권남용 혐의가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청와대는 정무적 판단과 결정을 일일이 검찰의 허락을 받고 일하는 기관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검찰이 조 전 장관에게 적용한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에 대해 청와대가 사실상 검찰을 압박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명백한 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한편, 정부의 경제 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문 대통령은 지난 12월 19일 확대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경제는 꾸준히 정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어찐 된 일인가? 실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선 한국 경제가 궤도를 상당히 이탈해 있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고 했다. 1%대 경제 성장률, 13개월째 수출 감소세, 40대와 제조업 고용률 추락 등 경제가 침체된 상황을 두고 궤도 이탈이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어떠한가? 문 대통령은 지난달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은 안정됐다고 했다. 그런데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고 군사 작전을 펼치듯 규제 일변도의 18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냉정하다. 한국리서치KBS의 여론조사(2019년 12월 5일~6일) 결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은 27%에 불과했다. 경제 현실을 놓고 대통령과 실무 부처가 따로 노는데 어떻게 국민들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믿겠는가? 여러 사례들을 통해 확인되었듯이 문재인 정부는 유독 올해 민주주의를 지키는 가드 레일과도 같은 법치와 제도적 자제를 무시한 채 목적을 위해 수단이나 절차를 가볍게 여기며 중요 현안을 힘으로 밀어부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공정과 자유의 촛불 민주주의로 탄생했다는 현 정부의 정체성은 무너졌다. 심지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도덕적으로 파탄이 난 정부라는 비난마저 대두되고 있다. 한국 리서치의 12월 정기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중 3명 정도(36%)만이 우리나라 국정방향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임기 중반을 넘긴 정부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졌다. 헌법 정신과 법 절차를 준수하고 실력을 쌓아 민생 경제를 살리고 정직하게 국정에 임하고 잃어버린 도덕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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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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