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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정신을 배우자

3월 1일은 1919년 한민족이 일본의 식민 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한국의 독립의사를 세계만방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정부에서 개최하는 3·1운동 기념식을 TV로 보고 전국 각 지역마다 3·1 운동 기념식을 열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국민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되새겨본다. 일본에 나라를 뺏기고 일제 치하에 이름까지 개명하는 36년 간의 치욕을 벗어나기 위해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짖었지 않은가. 독립 만세를 외치며 순국하신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등 독립유공자 선열들을 우리 민족은 잊을 수 없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조국이 해방되고 오늘의 행복한 대한민국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친구가 보내준 카톡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쏴 죽이고 일제 헌병에 체포되어 형무소에서 교수형으로 산화하는 장면을 보고 눈을 뜨고는 볼 수가 없다가 가슴이 메이도록 눈물이 앞섰다. 죽어 가면서도 태극기를 흔들고 대한민국 독립만세를 부르짖는 그 광경은 참으로 한 국민으로서 가슴의 피가 벅차 올랐다. 처형 직전 최후 진술에서도 "오직 대한독립" 이라고 외치면서 교수형을 당하는 안중근 의사를 보고 땅이 꺼지는 것 같았다. 우리 온 국민은 나라를 뺏기고 나라를 찾으려고 교수형을 당하면서 대한독립만세를 부르짖는 애국의 정신을 깊이 새기고 배워야 할 것이다. 이처럼 조국을 위해 독립만세를 부르짖다 산화하신 그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고 우리는 고귀한 대한민국을 길이길이 잘 보존하고 발전시켜 후세에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라니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TV만 켜면 여·야가 갈라져 서로 내가 잘했다고 당리당략에만 혈안이 되어 있지 않은가. 이제 자성하고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리고 온 국민이 잘사는 정치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꼭 그렇게 해야만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선열들에게 보답하는 길임을 명심하여야 할 때이다. 우리 국민 모두는 3·1정신을 다시 한 번 가슴에 담고 되새겨 보며 그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은 미래가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 국민은 근면 성실하며 부지런한 민족입니다. 일제로부터 해방 후 온 국민은 잘살아보자며 '새마을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 산업발전에 전력하며 세계 수출 10위국이 되고 안보력 6위, 국민소득 1만불 시대를 이끌어낸 한민족이다. 세계 어느 나라가 이런 나라가 있던가. 스포츠는 아시아 나라 중에서 일본, 중국을 넘어 금메달 11개, 은 9개, 동 7개, 총 27개를 획득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국위선양을 하고 있지 않은가. 세계 올림픽에서도 8위의 나라가 되어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임을 만방에 떨치고 있지 않은가. 우리 온 국민은 선열들의 3·1정신을 이어받아 가슴에 새기고 정치권은 하나로 똘똘 뭉쳐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고 더욱 더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강광 시인·수필가·전 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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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5.03.05 18:32

전주시 문화기관 통합, 문화올림픽 토대되길

전북특별자치도가 지난 2월 28일 2036년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 도시로 선정되었다. 전북은 대구, 광주, 청주, 전남 등지에서 분산 개최를 통해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자는 목표를 제시해 총 61표 중 49표를 획득하며 11표에 그친 서울을 큰 격차로 제쳐 파란을 일으켰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향하는 인접 도시 연대를 통한 비용 절감 요구와 수도권에 집중된 인프라·경제력의 분산으로 국가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해 이룬 성과이다. 이제 전북은 2036년 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힌 인도(아마다바드·뉴델리), 인도네시아(누산타라), 튀르키예(이스탄불), 이집트(카이로) 등과 국제적인 경쟁을 할 예정이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는 유치 전략으로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멋과 맛을 세계에 알리고 문화 올림픽을 집중적으로 어필해 반드시 국제 경쟁에서 이기겠다"라며 2036년 올림픽의 목표가 한국 전통문화임을 밝혔다. 그리고 올림픽 유치를 위한 K-Cuiture의 본산인 전주의 문화올림픽 준비가 관건이 되었다. 다행히 시의적절하게 전주시가 운영·관리하는 문화분야 출연기관인 전주문화재단과 한국전통문화전당의 통합이 전당의 전통문화 육성·진흥 업무를 문화재단에 이관하는 방식으로 두 기관의 통폐합이 마무리됐다. 새롭게 출범하는 전주문화재단은 오는 3월 12일 비전 선포식을 열고 재단 운영 방향을 밝힐 방침이다. 아울러 전주관광재단도 신설해 오는 10월께 전주역 통합관광센터(전주역세권 혁신관광 소셜플랫폼)에 입주할 예정이다. 이같이 ‘한국 전통문화의 본향 전주’에서 치러질 문화올림픽을 꾸릴 진용이 갖춰졌다. 이제 통합 전주문화재단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인 인도의 아마다바드가 내세운 ‘문화올림픽’과 튀르키예가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내세운 ‘유라시아 중심의 올림픽’에 대응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이집트가 내세운 ‘아프리카 최초 올림픽’, 인도네시아의 ‘동남아시아 최초의 올림픽’이라는 명분도 넘어서야 한다. 이제 K-Culture에 기반한 창의적인 문화올림픽 전략으로 전 국민적 공감대를 마련해 2036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요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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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3.05 17:12

‘고령 운전자 표지’부착 캠페인 확산을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고령 운전자는 젊은 층에 비해 시야가 좁고 행동이 느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인이 운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운전자들에게 알려 배려와 양보를 통한 안전운행을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사고 건수에 비해 인명피해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23년 1월 신설된 도로교통법 조항(제7조의2)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에서 ‘고령 운전자 표지’를 제작해 배부하고 있다. 고령운전자의 안전운전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로 ‘어르신 운전중’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차량에 ‘어르신 운전중’ 이라고 쓰인 표지를 붙인 결과 운전자 10명 중 7명 가량이 다른 운전자들의 양보와 배려를 체감했다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고령 운전자 표지가 배려하고 양보하는 운전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데 전북지역에서는 이 표지를 부착한 차량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전북에서 배포된 고령 운전자 표지는 2000여개에 그쳤다고 한다. 고령 운전자들이 이 표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만큼 홍보가 부족했던 셈이다. 최근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와 이에 따른 인명피해가 이어지면서 노인 운전면허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몇몇 고령 운전자가 낸 끔찍한 교통사고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일각에서는 ‘75세 이상은 아예 운전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까지 나왔다. 그렇다고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의 운전을 금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함께 경각심을 갖고 배려와 양보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우선 법률로 규정된 고령 운전자 표지를 당사자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지자체와 경찰청·한국도로교통공단 등 관련 기관이 합동으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고령 운전자들이 주변에서 이 표지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표지 배포기관도 대폭 늘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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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3.05 16:05

김관영과 정강선

두고두고 회자되는 초대형 오보가 있다. 1948년 11월 2일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때의 일이다. 당시 친공화당 성향의 언론이었던 시카고 트리뷴은 개표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듀이가 이겼다"는 기사를 1면에 게재한 것이다. 트루먼 대통령이 재선 확정 후 승리를 만끽하며 공개적으로 시카고 트리뷴의 오보를 들고 조롱하던 사진은 너무나 유명하다. 며칠전 국내 유력한 경제지 하나는 서울이 올림픽 개최 도시로 확정됐다는 기사를 지면에 내보냈다. 서울과 전북 전주의 대결을 사람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지난달 2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는 2036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도시 선정을 위한 대의원총회가 열렸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이 대결에서 전북은 서울을 상대로 49대 11, 상상치도 못한 압승을 거뒀다. 건물 하나를 지으려면 설계자, 목수, 미장공, 함바집 주인 등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공헌이 있겠으나 이번 전주올림픽 유치의 일등 공신은 단연 김관영 전북지사와 정강선 전북체육회장 2인을 꼽을 수 있다. 만일 이번에 일이 잘못됐더라면 그 다음날부터 여론은 김 지사의 재선 가도에 의문을 품게되고, 정강선 회장 또한 3선가도가 불투명해질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런데 실낱같은 가능성에 도전해 승리를 거두면서 김 지사는 당장 내년 지선때 큰 거침새가 없게됐고, 정 회장 또한 내년 3선 가도에 탄력을 받게됐다. 만일 2036 올림픽 최종 유치에 성공한다면 김 지사는 여세를 몰아 차차기 또는 그 이후 대권가도에 명함을 드러낼 수 있게되고, 정 회장 또한 3선 임기를 마친 뒤 언젠가는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하는 것도 무망한 일이 아니다. 반면 허를 찔린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력한 여권내 대권후보로서 이미지 실추가 이만저만한게 아니다. 묘하게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관영 전북지사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고, 일합의 결과는 훗날 정치적 명운을 가르는 변수가 될 소지도 있다. 전북이 이번에 압승한 비결을 딱 하나만 꼽는다면 박스 선거에 최적화된 전략을 구사했다는 거다. 약 한달전 두 사람은 구체적 전략을 짜는 시간을 가졌다. 그것은 바로 1971년 신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가 대의원 한사람, 한사람 찾아가며 공을 들였던 것에서 착안했다. 신민당내 막강한 주류파는 물론, 유진산 당수의 지명까지 등에 업은 김영삼의 후보 선출이 자명해 보였으나 결과는 김대중 후보였다. 정강선 회장과 체육인들이 대의원들을 한사람, 한사람 찾아다니고 그 결과를 토대로 김관영 지사가 어떻게든 연고를 찾아내 일일이 대의원과 통화하거나 만남을 가지면서 협조를 구한 것이 결정타였다. 주사위가 던져진 것은 이미 과거일뿐이고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 올림픽 최종 유치가 돼야만 훗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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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5.03.05 13:22

대입지원의 실용성, 센터장의 간판 인사 속내는 버려야 한다

다양한 교육정책의 추진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은 예나 지금이나 오직 대학입시에 있다. 그런 이유로 진로진학센터 구축은 대단한 호응을 얻는다. 이는 대입지원의 활성화와 실용적 효과에 대한 도민의 기대를 뜻한다. 학교교육은 고교에서 마무리된다. 다음은 취업과 대학의 영역이므로 고교 교육은 벗어난다. 그러나 그것이 시간적으로 고교를 벗어난다 해도 내용적으로는 고교 과정 내에 있음을 중요하게 인지해야 한다. 취업과 진학으로 잘 넘겨주는 역할을 고등학교가 충실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대입지원은 학교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 코스가 된다. 교육적 활동은 흔히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큰 의미를 두기도 하지만, 대입지원은 반드시 결과를 얻어야 하는 특수함이 있다. 과정이 화려해도 결과가 미약하면 그 가치는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오히려 그 과정의 효용성을 검토하여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논의된다. 보통 대입상담이라면 원서지원 전략을 먼저 떠올린다. 매우 예민한 순간의 판단으로 원하는 대학을 거머쥘 수 있는 순간의 중요성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원서전략의 중요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는 폭이 좁고, 객관적 자료에 의하지만 요행성이 있다. 게다가 가능한 성적이 있고서야 그 요행적 판단도 신뢰와 가능성을 얻는다. 성적이 안 돼서 원서전략에 어려움이 있다면 고무적이었던 그 전략의 가치는 무산되고 만다. 성적은 길게 쌓아가는 것이고, 그것을 꾸준히 이끌어 주는 것은 원서전략이 아닌 근원적 대입전략이다. 진로진학센터가 이 근원적 대입전략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하려면 무엇보다도 실용성의 관점에서 센터장을 기용해야 한다. 대학을 보내는 입장과는 동떨어진 외부의 특정한 역할에서 화려하게 활동한 사람은 광고성 현혹은 있어도 정작 우리 지역과 아이들에게 필요한 방향의 경험이 없다. 게다가 전직자라면, 매년 달라지는 대입 판도에서 진학 감각과 현장의 판단이 약화된 상태이므로 간판의 역할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진학으로 부대껴 수도권과 지역 학교의 대입 판도를 인지하고 아이들의 대입 현실을 꼼꼼히 알고 있는 우리 지역의 생생한 입시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이 진정 내실을 다지는 길이다. 센터는 대교협이나 입시업체, 타 시도의 개괄적인 입시자료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 지역 아이들의 전형 특성과 현상적 추이에 대한 데이터를 함께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아이들만의 지원 전형 분석, 합불사례 (합격·불합격 사례)에 대한 추이, 전형별 지역 편차, 불합격에 관한 특성과 원인 등, 전북 기반의 디테일한 대입 데이터를 만들어 전국 자료와 함께 대입지원에 적용해야 한다. 교과나 학종 전형 (학생부종합 전형)에 대한 입체적인 해석, 고교학점제에 따른 전략적 과목 선택, 수능의 계산된 선택과목 활용까지 맞춤형 대입상담을 학년별로 적용한 후 원서전략으로 최종 마무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가장 내실 있는 실용적 대입전략이다. 이 전략 수행은 우리 지역 입시전문가와 함께 할 때 효과가 극대화될 것임은 명백하다. 센터 구축에 현란한 전시 효과의 어긋난 뜻을 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깊고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타당한 인적 자원과 전북의 면밀한 데이터 운용을 진지하고 섬세하게 적용해야 한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실현에 가장 큰 무게를 가진 진로진학 지원이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운용으로 그 실용적 가치를 충분히 확보하기 바란다. 송영주 전 군산동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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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04 18:09

조기 대선, 이기는 정당이 되기 위한 조건

21대 총선에선 103석의 미래통합당이 국민의힘으로 이름을 바꿔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켰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과반을 넘는 180석으로 제1 야당의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4월 제22대 총선에선 국민의힘이 108석을 얻은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175석을 얻어 역시 제1당이 되었다. 집권당은 국민의힘이지만 우리나라의 중심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다. 탄핵정국은 전통적인 진보와 보수 구도를 깨뜨렸다. 국민의힘 소속 대통령이 탄핵과 내란혐의로 구속돼 있는 데도 제일 야당인 민주당과의 지지율 차이는 오차 범위에서 오르내린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흐름이다. 국민의힘이 극우화로 폭주하고 있는 행태는 심히 우려스럽다. 일부 유튜버와 종교단체, 정치인들이 공동의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나타난 현상인데 근저엔 돈과 신도, 유권자 표가 연동돼 있다. 급기야 기독교단체가 주최한 3.1절 광화문 집회에서는 헌법재판소와 공수처, 선관위를 쳐부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부산·경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국민의힘 서천호의원(64. 경남사천·남해·하동)이 그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37명이 있었다. 보수는 법과 질서, 전통과 윤리, 시장과 경쟁 등의 가치를 존중하고 확장해 나간다. 국헌을 유린하고 폭력 등 물리력을 동원해 자기 입맛에 맞는 질서를 구축하려 하는 것은 보수가 아니다. 이기적인 극우 행태다. 중도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와 계엄 옹호정당이란 꼬리표가 달린 채 선거를 치를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왜 윤석열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고 동행하려 하는지, 왜 극우에 기대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중심 정당인 민주당은 외연을 넓히지 않으면 국민의힘을 제압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여론조사기관의 정당지지율 조사가 근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규정했다. 일부 저항이 일었지만 국민의힘에선 위기감을 나타냈다. “보수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중원은 커녕 안방까지 내줄지도 모른다”(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고 했다. 민주당이 흑묘백묘론을 예로 들며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중도와 보수로 외연을 넓히는 것은 덧셈 선거전략이다. 선거에서 이기는 길로 방향성을 잡은 것이다. 하나 더 덧붙이면 확장적인 정책이다. ‘신 성장’과 ‘친 지방’ 정책을 꼽겠다. 민주당 비대위(위원장 우상호 전 원내대표)가 2022년 대선 패배 후 펴낸 ‘민주당 새로고침보고서’는 “전통적 지지층마저 민주당의 낡고 기득권에 매몰된 모습에 반발해 이탈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런 비판을 수용하고 새로운 정책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성장이 있어야 분배와 복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AI시대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혁신과 변화를 리딩할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야말로 진정한 실용주의다. 또 지방은 지금 인구이탈과 빈약한 경제력으로 숨쉬기 조차 힘들다. 서울 빼곤 지방 아닌 곳이 없지 않은가. 역대 정부마다 지방시대와 균형발전을 강조했지만 노무현 정부 말고는 허당이었다. 중심 정당인 민주당이 강력한 ‘친 지방’ 정책을 추동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형해화된 지방의 몰골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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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04 18:09

'헌법의 말, 헌법의 풍경'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헌법 제 1조 1항과 2항은 익숙하다. 전문과 본문 130개조, 부칙 6개조로 구성된 헌법은 대한민국의 최고 법규다. 헌법은 단순히 법규를 열거한 교본이 아니다. 국가의 통치조직과 통치 작용의 기본원리,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 규범을 담은 사회적 계약. 이를테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질서다. 이러한 헌법이 우리에게 새삼스러운 존재가 됐다. 지난해 말,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 포고 이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원인이다.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에서 헌법은 다른 누구도 아닌 권력자에 의해 왜곡되고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 수호를 외치면서 오히려 헌법을 훼손하고 파괴하는 권력자의 행태가 가져온 결과는 참담하다. 헌법의 존재와 실체가 새삼스러워진 것은 그래서일 터다. 서점가에서는 헌법 관련 책이 관심을 끌고, 헌법 관련 강좌와 모임도 전에 없이 늘고 있다. 한 인터넷 서점 집계에 따르면 계엄 포고 직후인 지난해 12월, 헌법 관련 책 판매율은 전월 대비 219% 늘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무려 13배가 늘어난 결과다. 올해 들어서도 <일생에 한 번은 헌법을 읽어라> <헌법필사> <지금 다시, 헌법> <슬쩍 보는 헌법> 같은 헌법 관련 책들이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2030 세대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은 필사의 대상으로도 헌법 책은 인기다. 헌법을 읽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쓰면서 집중할 수 있는 필사의 대상으로 삼게 된 것은 탄핵 정국이 가져온 변화다. 헌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환경은 여러모로 반갑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에서 헌법의 개념은 왜곡되고 훼손된 채 부유하고, 헌법으로 지켜야 할 질서는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일이었던 지난달 25일, 국회 측 대리인인 장순욱 변호사의 품격있는 변론이 화제(?)다.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는 노랫말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을 소개한 장 변호사는 “이 노랫말처럼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 우리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그 첫 단추는 권력자가 오염시킨 헌법의 말들을 그 말들이 가지는 원래의 숭고한 의미로 돌려놓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품격에 아름다움을 더한 그의 변론 마지막 구절은 이렇다. ”탄핵 결정문에서 피청구인이 오염시킨 헌법의 말과 헌법의 풍경이 제자리를 찾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김은정 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5.03.04 15:28

산불 등 봄철 화재예방에 만전을

봄철은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인해 작은 불씨도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시기다. 관건은 개개인들이 얼마나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화재 예방에 나서는가에 달려있다. 전북소방본부는 오는 5월까지 화재예방대책을 추진한다. 봄철은 연중 가장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특히 산불의 경우 가장 취약한 때가 바로 이 시기인만큼 누구나 큰 관심을 갖는게 중요하다.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전북지역 화재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만 605건 중 봄철(3~5월)에 발생한 것이 무려 3302건(31.1%)으로 가장 많았다. 봄철 화재 중 부주의로 인한 것이 2113건(64%)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전기적 요인 513건(15.5%)이었다. 산불뿐 아니라 크고작은 건설현장이나 기숙사, 축사 등 화재 취약 시설 전반에 대한 안전조치도 필요하다. 지난주 전북특별자치도 곳곳에서 크고작은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일 진안군 마령면의 한 저온창고에서 불이 나 저온창고 일부와 우렁이 냉동식품(1600㎏)이 소실돼 소방서 추산 2658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날 새벽 시간에는 남원시 이백면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불이 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불은 건물 56㎡와 컴퓨터, 교육 기자재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485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지난달 28일에는 부안군 줄포면의 한 양계장에서 불이나 닭 3만 7000마리가 폐사하는 등 소방서 추산 1억 3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는 4일부터 4월말까지 일부 탐방로 출입을 통제한다. 통제가 시작된 탐방로는 △안성탐방지원센터~동엽령(4.4㎞), 송계사~백암봉(6.5㎞) 등 완전 통제 7개 구간을 비롯, △인월담~설천봉(5.1㎞), 향적봉~영각탐방지원센터(17.5㎞) 부분 통제 2개 구간이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봄철 산불 조심 기간(1·24∼5·15)에 산림청과 함께 산불 예방과 초기 대응에 재난안전통신망 활용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소방 관계기관의 협업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 개개인의 높은 화재 예방 의식이 전제돼야만 안전사회가 실현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3.04 14:07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상생 강화하라

전북혁신도시에 자리잡은 공공기관들의 지역상생 노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인구 증가와 기업유치 등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이전이 추진됐으나 11년이 지난 현재 지역과의 상생발전 등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공공기관들의 지역 밀착 노력과 함께 전북자치도와 전주시 완주군의 보다 적극적인 만남과 소통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전북자치도가 취합한 '2024년 지역발전기여사업 추진실적'에 따르면, 전북혁신도시 13개 이전 공공기관은 총 371건의 사업에 1910억5200만 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난 2018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발전에 직접 기여토록 하는 취지다. 지역산업육성, 지역인재채용, 지역인재육성, 주민지원·지역공헌, 유관기관협력, 지역물품 우선구매 등 6개 분야를 통해 공공기관이 지역사회에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추진실적을 보면 농촌진흥청 외 4개 기관이 1120억 원으로 가장 많이 투자했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366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사업 추진 건수는 국민연금공단이 93건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지역물품 우선구매에 1129억 원, 지역산업육성 701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역인재 채용은 한국전기안전공사 21명, 국민연금공단 15명 등 단 2곳 뿐이었다. 지역인재 채용은 전국적으로도 가장 낮아 실망스럽다.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전북자치도와 전주시 등이 더욱 분발했으면 한다. 자주 만나 이해를 높이고 공공기관들이 지역에 제공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타진해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한전이 입주한 나주혁신도시의 경우 상시 소통을 통해 그동안 337개의 에너지 기업을 유치했으며 1조239억원의 지역 재화와 서비스를 우선구매했다. 또 1541명의 광주전남 지역인재를 우선 채용했다. 대구경북의 경우는 공공기관의 예산 일정 비율을 지역은행을 통해 거래하도록 권고하는 동시에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북에 둥지를 튼 공공기관은 지역발전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 만큼 기관 이전의 효과를 최대한 높이고 지역에도 도움이 되도록 상생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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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3.04 12:09

디지털노마드 청년의 지역 정착을 위해 고민해야 하는 키워드

사람들은 거주지를 결정할 때 직장, 학교 등과 같은 일, 주거환경, 문화환경 등을 고려한다. 청년의 거주지 선택은 “일의 위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아 왔다. 지방도시가 수도권과 비슷한 수준의 일을 제공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수도권으로의 청년 유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청년세대인 MZ세대(1981년~2009년 출생), 다가올 미래의 청년세대인 알파세대(2010년~현재 출생)의 등장으로 청년 유출을 그나마 줄일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MZ세대와 알파세대는 스마트폰, SNS와 함께 성장한 세대이다. 이들은 필요한 지식을 어른이나 학교에 묻지 않고 유튜브에 검색해 스스로 해결한다. 그러다 보니 알파세대는 대학 진학에 대한 니즈가 낮다.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재택·원격근무를 하는 이들을 뜻하는 “디지털노마드”는 이제 흔한 용어이다. 배움이나 일이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게 된다면 일이 거주지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도 다소 감소할 것이다. 이러한 전망 하에 청년이 우리 지역에 계속 거주하게 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공공임대주택, 코워킹스페이스, 일자리 제공 등 다양한 정책들이 떠오르겠지만 그 이전에 고민해야 하는 것은 인식 개선 방법과 커뮤니티 지원방식이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공부를 잘해서 서울에 가야 한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다. 고향에 남아 사는 것이 서울로 이주해 사는 것보다 뒤처진 삶이라고 주입되어 왔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지방에 남아 잘 살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에 관심이 적고, 돌아오는 청년들에게 박하다. 그나마 최근에 국가정책 등이 로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으나 소개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 독립적이고, 주관이 뚜렷한 로컬 창업가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떠나고 주관이 뚜렷한 몇몇의 사람만이 지방에서 살아남는다는 이미지를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 온 것이 아닐까?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창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노마드로 일하면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행복하고 느긋하게 사는 삶 또한 포함한다. 우리는 다양한 삶을 소개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만들어야 한다. 배움이나 일이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게 된다면 어떤 요인이 거주지 선택에 영향을 줄까? 개인적으로 “커뮤니티 접근성”이라고 생각한다. 알파세대로 갈수록 자신의 취향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유무는 거주지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비슷한 환경이라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청년세대가 점점 더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들은 여전히 연결되고, 소속되어지길 바란다. 다만 연결의 매개체가 마을, 공동체, 학교였던 옛날과 달리 취향과 관점의 알고리즘으로 전환되었을 뿐이다. 이들은 자신과 알고리즘이 맞고, 상호간의 존중이 바탕이 된다면, 커뮤니티로 연결된다. 커뮤니티가 성장하면 일로 발전하거나 서포트 네트워크로 성장하기도 한다. 서포트 네트워크(support network)는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나 조직”으로, 지방에서의 거주 지속성을 좌우하기도 한다. 예전의 방식을 고수해 마을 단위의 공동체에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정수경 즐거운도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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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03 18:55

전주, 지속가능한 올림픽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는 실험실이다.” 2025년, 전주가 올림픽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이제는 ‘어떻게 올림픽을 개최할 것인가’가 아닌, ‘어떤 올림픽을 만들 것인가’가 핵심 과제가 되었다. 전주는 한국의 전통과 자연을 간직한 도시로서,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설계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최근 IOC는 ‘올림픽 아젠다 2020+5’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전주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중심의 올림픽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탄소중립 경기장, 포용적 스포츠 문화, 투명한 운영 시스템을 갖춘다면, 전주는 전 세계에서 지속가능한 올림픽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전주는 자연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도시다. 환경을 헤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경기장은 단순한 스포츠 공간이 아니라, 태양광과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는 제로에너지 경기장으로 설계하여 탄소 배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한옥의 자연 공기 순환 구조를 반영한 친환경 경기장 디자인을 도입한다면, 전통과 현대기술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건축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선수촌 또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생태도시 조성으로 빗물을 활용한 샤워 시스템, 자전거 발전기,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시스템, 친환경 이동 시스템 등을 도입하여 선수들이 올림픽을 통해 지속가능한 삶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림픽이 단순한 스포츠 경쟁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축제가 되려면 포용성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경쟁을 넘어 포용성과 화합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 전주는 한옥마을과 한국 전통 문화를 간직한 도시이기에, 경기장을 특정 구역에만 몰아넣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하나의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주 한옥마을에서 이색 e-스포츠 경기를 열거나, 전통 마당에서 길거리 태권도 대회를 개최하는 방식으로 도시 전체가 스포츠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올림픽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난민 선수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을 아우르는 스포츠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전주는 올림픽이 단순한 국가 간 경쟁이 아니라, 세계 시민들이 함께하는 ‘포용의 축제’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올림픽이 성공하려면, 투명하고 책임 있는 운영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많은 올림픽이 예산 낭비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전주는 ‘세계에서 가장 투명한 올림픽’을 목표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모든 예산 사용 내역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경기장 건설 비용, 후원 자금 흐름, 운영 예산 등을 시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면, 신뢰할 수 있는 올림픽이 될 수 있다. 또한 ‘올림픽 시민위원회’를 운영해 지역 주민과 전문가, 청년들이 직접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면, 올림픽이 특정 기관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시민들의 주도적인 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전주는 한옥마을과 자연, 전통문화를 품은 도시다. 이제는 여기에 ‘미래’라는 키워드를 추가해야 한다. 올림픽을 단순한 스포츠 대회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도시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실험장으로 만들 때, 전주는 세계적인 혁신 모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올림픽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미래 세대들은 2025년 전주에서 올림픽의 개념이 바뀌었다고 기록할 것이다.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는 실험실이다. 전주는 그 실험의 출발점이 될 준비가 되었는가? 지용승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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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03 18:55

새만금에서 보내는 편지

작년 3월 18일,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취임 후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새만금 사업의 성공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고, 全 임직원의 하나된 노력과 도민들의 관심 덕분에 우리 公社와 새만금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2024년을 돌이켜봤을 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중요했던 일들을 몇 개 꼽아보고자 한다. 우선 ‘새만금 일괄매립’ 사업에 대한 내실있는 검토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속도감 있는 내부개발 여건마련을 위해 노력하였고 또한 수변도시의 성공을 위하여 정주여건의 필수요소인 교육과 의료 등 핵심 인프라의 조기마련과 다양한 업역의 투자유치 등을 위해 ‘새만금 사업법’을 개정하였다. 이원택 의원님을 비롯한 전북지역의 여·야 의원님들, 그리고 정부부처와 지자체 등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 이뤄낸 성과였으며 우리 公社의 토지의 취득·개발·관리·공급 및 임대사업으로 업역을 확장하고 특히 교육·의료시설 등 공공 지원 시설물을 직접 건축, 임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외에도 지역 주민과의 상생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였다. 올해는 수변도시의 본격적인 분양과 더불어 작년에 준비했던 다양한 사업들을 본 궤도에 올려 내부개발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한 해로 만들고자 한다. 수변도시는 1공구에 대한 분양과 2, 3, 4공구의 조성공사 발주 및 착공을 추진할 예정이며, 새만금 내부개발의 중심이 될 새로운 명품도시 건설이 가시화 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또한, 약 7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만금 일괄매립사업이 새만금 기본계획(MP)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 추진을 위한 준비를 해 나갈 예정이다. 약 8000억원 규모로 구상중인 재생에너지 사업은 새만금 입주 기업들의 RE100 이행을 지원하고 이를 통한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조성으로 첨단 산업과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이 새만금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투자진흥지구,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바탕으로 한 새만금 산단용지의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만금 제2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여 새만금과 전북지역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자 한다. 새만금 사업이 최초로 시작된 이후 오랜 기간 전북도민들에게 희망고문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다림과 인내의 결실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최근 몇 년 사이 새만금은 하루게 다르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으며 희망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함은 당연하다. 전북도민의 한 사람이자 새만금 내부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새만금이 전북에서 가지는 그 의미와 위상, 그리고 기대와 희망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올해도 새만금개발공사 全 임직원은 오로지 새만금 사업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추진을 통한 새만금과 전북특별자치도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합심하여 업무에 매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새만금을 향한 전북도민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 그리고 관심을 다시 한번 요청드리며 평안하고 행복한 2025년이 되시기를 기원드린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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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03 18:55

[법률상담] 선상낚시, 첫째도 둘째도 안전!

바다 선상낚시가 취미인 의뢰인께서 화가 많이 난 채 사무실에 방문했습니다. 선상에서 낚시로 잡은 참돔으로 회를 떠 미리 준비한 소주를 지인들과 함께 나눠 마시며 기분 좋게 낚시를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해경이 나타나 음주단속을 하고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의뢰인께서는 “배를 운항하는 선장이 음주하는 것을 단속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왜 낚시만 하는 우리를 단속하냐, 그게 맞냐”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화를 내셨습니다. 그러나 낚시 관리 및 육성법(이하 ‘법’이라 합니다)에서는 승객의 선내 음주에 대해서도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법 제55조 제2항, 제36조)하고 있고, 이러한 승객준수사항을 승객에게 고지하지 않거나 게시하지 않은 낚시업자 및 선장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법 제55조 제1항 제17호, 제35조 제1항 제3호, 제55조 제2항 제4호, 제32조)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선장이 음주운항을 하면 ‘혈중알콜농도가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인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해상교통안전법 제113조 제1항, 제39조 제2항, 선박직원법 제2조 제1호)하고, 선박직원법 제9조 제3항에서는 면허의 정지 또는 취소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낚시 관리 및 육성법은 구명조끼 미착용, 신분증 제시․확인 거부에 대해서도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법 제55조 제2항, 제36조)하는 등으로 선상낚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준수사항 위반을 엄격하게 제재하고 있는 만큼,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철 선상낚시를 나가면서 선장님도 낚시승객께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법규정을 준수해야 할 것입니다. 박형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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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03 18:54

올림픽과 지방도시

‘지방연대’의 힘이다. 수도권공화국의 중심 서울은 방심했고, 변방 전북은 간절했다. 국가균형발전 명분을 내세워 지방도시 연대 전략을 펼친 게 주효했다. 49대 11, 전북이 서울을 제치고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됐다. 대반전이다. 이미 1988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서울은 경기장과 숙박시설, 교통망 등 인프라에서 전북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전북은 2023년 새만금 잼버리 파행으로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북이 올림픽 유치에 나서겠다고 했을 때 시선은 싸늘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사실 지역주민들도 반신반의했다. 올림픽은 전통적으로 1개 도시 개최가 원칙이다. 올림픽 명칭에 도시 이름이 붙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올림픽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돈 먹는 하마’,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지난 2014년 ‘올림픽 어젠다 2020’을 통해 여러 도시에서의 분산 개최·공동개최를 승인했다. 그러면서 대도시가 아닌 전북이 분산 개최 전략으로 올림픽 유치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림픽 유치 기피 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올림픽은 여전히 세계인이 주목하는 지구촌 최대 축제다. 전북이 대한민국 역사상 두 번째로 하계올림픽을 유치한다면 국격이 한층 더 높아지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경쟁은 지금부터다. 이미 유치전에 뛰어든 인도네시아·튀르키예·인도·칠레·카타르·헝가리 등 쟁쟁한 해외 국가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국가 차원의 총력전이 필요하다. 이전 서울올림픽이나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하나가 돼서 뛰었다. 그러고도 평창은 3번째 도전 끝에서야 가까스로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국내 여건이 당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다. 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선도 달라졌다. 경기불황의 긴 터널 속에서 정국혼란의 끝도 보이지 않는다. 국가 역량과 국민적 염원을 모아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전북은 지금의 승리에 도취되어서는 안 된다. 절박했던 심정 그대로 다시 뛰어야 한다. 앞길은 더 가시밭이다. 전북이 골리앗 서울에 압승했지만, 국제경쟁력에서는 서울에 한참이나 뒤떨어진다. 우선 올림픽 유치가 과거 서울이나 평창의 사례처럼 전 국민의 염원이 되어야 한다. 전 국민의 뜨거운 함성이 울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사회와 도민이 결집해야 한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은 물론 국민적 성원까지, 범국가적 차원에서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수도권공화국에서 모처럼 일으킨 지방의 반란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진정한 지방시대를 여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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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5.03.03 15:31

전주시,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야

전주시가 지구적 과제인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목표량 달성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성과는 2050년 목표의 3.2%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관련사업과 예산을 대폭 확대했으면 한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배출사업 이외에 혼합사업과 복합영향사업 등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나아가 전주시뿐 아니라 다른 시군들도 온실가스 감축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전주시정연구원은 지난 27일 '전주시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는 탄소중립기본법 제24조에 따라 예산과 기금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지방자체단체의 재정 운용에 반영하는 제도다. 환경부는 지방재정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 적용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전주시 등 시범사업 대상 지자체를 선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주시 온실가스 감축사업은 전체 3052개 가운데 4.6%인 140개로 나타났다. 예산은 전체의 10.5%인 2432억 원이며 이 가운데 2375억 원이 실제 집행됐다. 이에 따른 실제 온실가스 감축량은 15.2 MtCO2eq(이산화탄소 환산 메가톤)로 산정됐다. 2024년 온실가스 감축사업은 전체 3148개 가운데 6.7%인 210개였다. 예산은 전체의 8.7%인 24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온실가스 감축량은 33.2 MtCO2eq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전주시는 수송, 수소, 농축수산, 교육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크게 미흡하다. 전주시의 2050년 탄소중립 감축 목표가 연간 750.5 MtCO2eq로 현재 목표 대비 3.2%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기후위기라는 인류 공동의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97년 교토의정서와 2015년 파리협정 채택을 통해 지구의 기온 상승 억제를 논의해 왔다. 최근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자 147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탄소 무역장벽화, 기업들의 ESG경영 확산 등 전방위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파리협정을 탈퇴했다. 기후위기는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로 가는 중대한 문제다. 전주시는 특히 여름마다 폭염과 열섬현상으로 곤욕을 치른다. 국가는 물론 지자체와 주민 모두가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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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3.03 14:48

올림픽 최종 유치 지금부터다

전세계에 전주와 전북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 쇠락과 후퇴, 패배와 좌절만을 거듭해오던 전북특별자치도 도민들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낭보가 찾아들었다. 그것도 수도 서울을 상대로 예상하지 못했던 압승을 전북이 거뒀다. 실로 감개무량한 일이다. 지난 28일 2036 하계올림픽 대한민국 대표 후보도시로 전북 전주가 단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일궈냈다. 전북은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해 올림픽 유치를 위한 국제 경쟁에 나서게 된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는 전북도민들의 간절함과 단합된 힘이 빛나는 성공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북은 서울을 상대로 49대 11, 무효 1표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인구, 각종 인프라, 지명도, 국제적 경쟁력 어느 잣대를 대도 전북이 서울을 이기는 것은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김관영 전북지사, 정강선 체육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혼연일체가 돼 뛴 결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득표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번 선정은 전북이 스포츠와 문화, 경제를 아우르는 국제적인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단순히 예선전 성격인 대한민국 대표주자로 선정됐을 뿐이다. 올림픽 최종 유치를 위한 대장정은 어쩌면 지금부터다. 정부나 국회와 하루빨리 손을 맞잡고 뛰어야 한다. 전남·광주, 충청권, 대구 등 연대 도시는 물론, 경합을 벌였던 서울과도 이제 협업해야만 한다. 그 첫발은 전북도민의 에너지가 하나로 모아지는 것이다. 올림픽 유치 화두가 던져졌을때 전북 내부에서부터 냉소적이고 정치공학적인 득실로 해석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달라져야 한다. 내부의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뛰어야만 인도가 됐든, 튀르키예나 인도네이사가 됐든 우리의 경쟁상대를 넘어설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의심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전인미답의 길, 전대미문의 길이 활짝 열려있다. 이에 올라설 수 있는가, 아닌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어느 한두사람의 열정과 헌신으로 대업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주와 전북을 전 지구촌에 알릴 천재일우의 기회, 이것을 날린다면 후대에 큰 죄를 짓는 일이다. 축배를 드는 것은 잠시 접어두고 올림픽 최종 유치를 위한 대장정에 모두가 힘을 모으자. 일인의 백보보다 백인의 일보가 훨씬 값진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전주와 전북이 욱일승천하는 일대 반전의 계기를 2036 올림픽 유치를 통해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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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3.03 10:12

그 코미디는 웃기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 이야기다. 점심시간 교실 뒤편에서 동급생이 동급생을 때리고 있었다. 이유는 맞는 사람이 못생겨서였다. 다른 사람들은 빙 둘러앉아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모두 깔깔 웃었다. 나는 이게 왜 웃기는지 몰라서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자 옆 사람이 정색하며 말했다. “왜 안 웃어?” 요즘 여러 매체를 통해 코미디를 볼 때 이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요즘 코미디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을 웃기고 있다. 과장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코미디는 조롱과 폭력으로 물들어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사회적 약자이다. 그들은 정상에서 벗어난 것들을 도마 위에 올린다. 정상적이지 않은 신체와 옷차림을 비롯하여, 낮은 지능, 가난, 특정 신념에 대한 조롱은 코미디라는 이름 아래 무제한으로 허용된다. 못생겼다고 사람을 패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가차 없이 이런 특성들을 공격할수록 소위 “센” 코미디가 되고, 사람들은 대범하고 솔직하다며 치켜세워준다. 이런 코미디들은 잘 팔리고 있다. 미디어 플랫폼에서 널리 유통되려면 조롱은 거의 필수 요소가 된 것만 같다. 이런 코미디는 은연중에 시청자를 협박하고 있다. 만약 이게 웃기지 않는다면 너는 정상성에 편입될 수 없고, 웃지 않는다면 너도 때리고 조롱할 것이라고 노골적 암시한다. 동급생이 주먹으로 맞는 것을 보며 왜 너는 웃지 않냐고 했던 사람처럼, 공범이 되지 않으면 너도 때릴 거라는 말이다. 이런 협박에 많은 시청자가 즉각 반응한다. 문제점을 비판하며 웃지 않는 사람을 색출하고, 예민하다거나 고상한 척한다는 꼬리표를 붙여서 조롱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길들고 기존 체제를 견고하게 만든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행태를 풍자라고 한다. 단언컨대 그것은 풍자가 아니다. 풍자는 권력을 향해야 한다. 약자를 웃게 하고 강자를 불안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코미디는 때려도 되는 만만한 상대를 찾아다닌다. 권력의 수호자이다. 기존 체제를 전복시키려고 시도하는 페미니즘, 비거니즘, 퀴어가 좋은 먹잇감이다. 코미디는 그들의 행동을 곡해하고 때로는 날조해서라도 조롱 가능한 대상으로 만든다. 그 방식들은 아주 낡았는데, 페미니스트는 못생겼고, 비건은 논리적이지 못하고, 퀴어는 징그럽다는 식이다. 권력의 수호자 노릇을 빼면 코미디는 어린아이들이 똥이나 방귀라는 단어만 들어도 자지러지는 것 수준으로 떨어진다. 주요 소비자가 어린아이들은 아니니까, 여기서 똥과 방귀는 성적인 것들로 대체된다. 끔찍하게 재미없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많은 이유가 있지만 주로 광고주 때문이다. 미디어 플랫폼의 고객은 시청자가 아니라 광고주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이미 눈치채고 있다. 미디어 플랫폼은 미디어 시청자를 광고주에게 가져다팔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콘텐츠들은 광고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돈 많은 광고주에게 반기를 드는 콘텐츠는 즉각 제거 대상이 되고, 광고주가 좋아하는 영상은 많이 노출되어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런 것을 문제 제기하지 않고 놔두면 다음 조롱의 대상은 당신이 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조롱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을 항상 검증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보고 웃고 있는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도 웃기지 않다면 댓글 하나 적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나도 안 웃겨요.”라고. 천기현 시집책방 조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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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2.27 18:04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과 ‘이재명의 민주당’

개헌론이 시민사회는 물론 여야를 넘나든다.“지방분권형 개헌과 국가운영 시스템 대개조,”“대통령 권한 축소와 결선투표제의 4년 중임,” 그리고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제”등이다. 개헌 시기는 “2026년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 국민투표” 제안과 함께 조기대선 전 개헌 주장도 나온다.개헌 의지와 정치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권력구조 중심의 개헌논의가 지난 40년 가까이 공전한 이유다. 제헌헌법은 45일,제2공화국 헌법은 공포까지 50일 걸렸다.1987년 헌법도 여야 8인 정치회담부터 헌법공포까지 2개월 26일이었다.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개헌은 의지문제로 야당이 협조하면 한 달 내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조기대선 전이든 내년이든 이재명 대표의 동의나 묵인 없는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개헌을 포함한 정치개혁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는 김부겸 전 총리에게 이 대표는 “지금은 탄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이 대표에게 개헌을 촉구하려고 전화를 하면 요즘은 피한다.”는 정대철 헌정회장의 언급도 같은 맥락이다. 조기대선에서 개헌론은 당 밖의 반명과 당내 비명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국민적 공감과 정치적 파괴력에 따라서 이재명의 선택도 변한다.그가 ‘치유와 회복 그리고 공화국의 전진을 향한 전환기적 리더십의 시대정신’을 이해하느냐 나아가 대의에 충실 하느냐가 갈림길이다. 개헌론의 방향은 분명하다.“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줄이면서 권력의 균형과 협치를 강화하는 것이다. 대통령 권력의 제한과 분산은 ‘국회의 권한과 기능의 확대’다.예산법률주의를 통한 국회의 예산심의와 통제권 강화 그리고 대통령 인사권 축소와 함께 헌법재판소장과 감사위원의 국회 선출 등 이다.감사원의 국회이관도 그 중 하나로 그 끝은 ‘의회중심의 국정운영’이다. 그렇다면 ‘대통령 권력의 분산과 국회의 권한과 기능 확대’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대립과 교착의 정치와 국가 리더십의 기능 부전을 해결할까? 계엄과 탄핵 후의 정치는 민폐가 되었다.거대 야당의 입법 강행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재표결의 악순환 그리고 윤 대통령이 계엄 사유로 지목한 ‘줄탄핵과 예산삭감’ 등은 정치와 리더십 실패의 결과다. “제왕적 대통령”과 여소야대 “제왕적 야당대표”의 극단적 충돌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대통령과 입법 권력의 투쟁과 대치의 위기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개헌이든 정치개혁이든 우리의 최종 목표는 분명하다.‘유능한 민주적 정치 리더십’이 선도하는 ‘문제해결의 정치’다.국민 삶과 생활에 도움 되는 정치다. 우리나라 제헌헌법은 대통령과 국회의 협력과 협치 나아가 공치(共治)를 지향했다.대통령 지명과 국회 인준의 국무총리제와 의원의 장관 겸직 등의 제도적 장치다.“내각제적 대통령제”라고 불리고 기존 제도와 관행의 계승과 심화로 책임총리제를 고민한다. 따라서 국회와 대통령의 협조와 협력의 협치가 제도적으로 불가피하게 만들어야 한다.“제왕적 야당대표의 국회”가 등장하지 않도록 제도적 강제 장치의 마련이다. 5년 임기의 대통령과 4년 주기의 총선은 여소야대의 가능성을 높인다.차기 대선을 향한 “1극 체제”의 “여의도 대툥령”행보는 결국 “제왕적 야당 대표와 제왕적 국회”의 출현이다.국회가 특정 정당과 정치인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다. “제왕적 국회”는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의 승자독식 구조에 따른 거대 정당의 의석 과점에서 출발한다.현행 제도는 “지역주의와 양당체제 고착화의 주범”이다.대량 사표 발생과 비례성과 대표성의 악화가 불가피 하다.작년 총선에서 지역구 투표의 41.5% 1213만 6757표가 사표였다. 개헌으로 국회의 권한과 기능이 더 강화된다면 그 전제는 국민 대표의 국회 구성이어야 하는데 선거제도 개혁이 핵심이다.양극화 정치의 악화를 막아 민주공화국의 위기를 피할 수 있다. “선거제도 개혁 없이는 개헌의 실효성이 없다.”면서 “대표성 강화 없이 대통령 권한만 이양하면 뒤틀린 권력구조가 발생한다.”는 게 노회찬의 지적이다.그는 “국회의 정당 득표율-의석수 일치를 달성해야 내각제나 분권형 대통령제가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선거제도 개혁은 개헌보다 어렵다.더 많은 정치인의 이해관계를 변동 시킨다.노무현 대통령이 “권력을 잡는 것보다 선거제도 개혁이 더 큰 정치발전을 가져온다.”며 “정권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믿었던 이유다. “제왕적 국회”의 등장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두 가지다.임기조정을 통한 동시선거로 여대야소이거나 도농복합선거구제를 통한 다당제 국회다. 특히 후자는 양당의 주류세력인 민주당 수도권과 국민의힘 영남 의원들에게 불리하다.거대야당 이재명 대표와 수도권 민주당 의원들의 선택이 출발점이다.절대 다수당이기 때문이다.그들의 선의와 공적 마인드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일까?!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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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2.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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