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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와 비주류의 등극

지금은 파격의 시대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주류가 아닌 변방의 비주류가 가장 중심에 서는 경우가 왕왕있다. 그런데 잘 보면 주류의 입장에서 볼때 파격일뿐 사실은 변방이나 비주류에 있는 개인이나 집단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당연한 결과다. 지난달 제10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커스티 코번트리(41) 짐바브웨 체육부 장관이 선출됐다. IOC 역사상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자 첫 아프리카 출신 수장이 됐다. 전북이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진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코번트리 위원장이 주도하는 IOC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될 것이기에 그의 당선은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 2007년 한국인 최초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탄생했다. 신생 독립국으로 오랫동안 유엔 가입조차 못하던 대한민국에서 사무총장을 배출한 것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일이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최근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으로 추대되면서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또한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사무총장(임기택)도 배출한 바 있다. 부산항만공사 사장 출신인 그는 전세계 171개 나라가 정회원인 국제해사기구를 이끌었다. 조선과 해운 안전, 해양 환경 보호, 해상 교통, 해양 사고 보상 등과 관련된 국제 규범을 제·개정하는 막중한 기구다. 요즘 지구촌의 이목은 온통 로마 교황청에 집중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인해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 전세계 정치 지도자들이 운집해 소위 조문외교의 장이 펼쳐진다. 그런데 한국인 최초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73) 라자로 추기경이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꼽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에 선정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뽑는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를 앞두고 총 12명의 차기 교황 유력 후보를 선정했는데 그중 한명이 바로 유흥식 추기경이다. 콘클라베는 라틴어로 ‘열쇠로 문을 잠근 방’ 이다. 한국 추기경이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것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요한 바오로 2세를 교황으로 선출한 1978년 10월 투표에 자리를 함께한 이후 47년 만이다. 그런데 이탈리아 출신도 아니고, 백인도 아닌 유 추기경이 교황에 오르는 대이변을 앞두고 있으니 가슴벅찬 일이다. 4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그는 특히 2021년 6월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돼 두터운 인맥을 쌓았다고 한다. 한국인 최초의 교황이 탄생해서 남북화해와 통일의 문을 여는 평화의 사도 역할을 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한국인 출신 교황이 2036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의 주역이 되는 꿈같은 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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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5.04.23 11:37

척추 골다공증에 관한 소고(小考)

골다공증(Osteoporosis)은 뼈가 약해져서 골절이나 부상의 위험이 증가하는 의학적 상태를 말합니다. 몸이 너무 많은 뼈를 잃거나 너무 적은 뼈를 생성할 때 발생합니다. 골다공증에 기여하는 요인으로는 나이, 호르몬 변화(여성의 경우 폐경기), 칼슘과 비타민 D가 부족한 식단, 운동 부족, 특정 의학적 상태나 약물이 있습니다. 1.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좋은 식단은 특정 영양소가 풍부한 균형 잡힌 식사를 포함해야 합니다. 칼슘은 뼈 건강에 필수적이므로 충분한 칼슘 섭취를 목표로 하세요. 유제품(우유·요거트·치즈), 잎채소(케일·브로콜리), 강화 식품(오렌지 주스·시리얼), 뼈가 있는 생선(정어리·연어)을 섭취하세요.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도와줍니다. 햇빛 노출, 지방이 많은 생선(연어·고등어), 강화 식품(우유·시리얼), 달걀 노른자를 섭취하세요. 단백질은 뼈 건강에 필수적이며, 기름기 없는 육류, 가금류, 생선, 콩류, 견과류를 포함하세요. 마그네슘과 칼륨은 뼈 밀도에 중요하며, 견과류와 씨앗, 통곡물, 바나나와 감자 등에 풍부합니다. 비타민 K는 뼈 건강을 지원하며, 잎채소(시금치·케일)와 브로콜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나트륨 및 과도한 카페인은 뼈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당히 섭취하세요.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골밀도를 감소시켜 뼈를 더 약하게 만들고 골절에 취약하게 합니다. 알코올은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 등 뼈 밀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호르몬의 균형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음은 칼슘과 비타민 D와 같은 필수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며, 이들 모두는 뼈 건강에 중요합니다. 알코올은 균형과 협응 능력을 저하시켜 낙상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그로 인해 골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간의 과도한 음주는 특히 노인에게 골다공증 위험을 높이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적당한 알코올 소비는 뼈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지만, 과도한 음주는 해롭습니다. 체중을 지탱하는 운동을 하고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것도 뼈 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흡연과 골다공증의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흡연은 골밀도를 감소시켜 뼈를 더 약하게 만듭니다. 흡연은 뼈 건강에 필수적인 에스트로겐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에게서 더욱 그러합니다. 흡연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며 흡연자는 약해진 뼈로 인해 골절 위험이 더 높습니다. 흡연을 중단하면 전반적인 뼈 건강을 개선하고 골다공증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약물은 뼈 손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며, 알렌드로네이트(포사맥스)와 리센드로네이트(악톤엘) 같은 약물이 포함됩니다. 에스트로겐 요법과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 (SERM) - 랄록시펜(에비스타), 칼시토닌( 칼슘 수치를 조절하는 호르몬), 부갑상선 호르몬(PTH) 유사체- 테리파라타이드(포스테오) 등이 있으며, Denosumab(데노수맵)은 뼈 손실을 늦추는 단클론 항체로 6개월에 한 번씩 주사로 투여됩니다. Romosozumab(로모소주맵)은 골형성 촉진 및 흡수억제의 이중 작용을 하며 한 달에 한 번씩 주사로 투여하며 일 년간 투여할 수 있습니다. 칼슘 및 비타민 D 보충제 등이 있습니다. 김대용 전주 우리들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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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22 19:02

시애틀항과 타코마항

‘한 마을에 우물을 두 개 파면 물이 마른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우물을 늘리게 되면 물길이 분산되어 결국 모든 우물이 마른다는 뜻이다.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도 이와 다르지 않다. 불과 16km 거리에 두 개의 항만을 운영한다면 한정된 물동량과 투자 예산이 나뉘며 두 항만 모두 위태로워질 수 있다. 겉으로만 보면 두 개의 항만으로 보일 수 있으나,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주장이다. 사업 초기 기획부터 기능과 역할까지 고려한다면,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은 하나로 볼 수밖에 없다. 군산항은 오랜 시간 전북 산업과 물류를 떠받쳐온 핵심 인프라였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반복된 토사 매몰로 수심이 얕아지면서 대형선박의 접안이 어려워졌고, 항만기능 전반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고자 기획된 것이 바로 새만금 신항이다. 단순히 신규 항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군산항의 기능을 보완하고 전북 물류 생태계의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해법이었다. 해수부의 여러 용역과 기본계획에도 새만금 신항의 목적이 군산항의 기능 보완이라고 뚜렷이 명시되어 있다. 두 항만은 처음부터 ‘보완관계’로 설계된 하나의 ‘One-Port’ 시스템인 것이다. 게다가 군산항은 수십 년간 항만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CIQ(세관ㆍ출입국ㆍ검역소) 시설부터 입출항 관리, 화물 적하 및 하역 등 전문인력과 인프라가 이를 증명한다. 군산항의 시스템과 인프라는 새만금 신항의 조기 기능 안정화를 이끌 기반이 되며, 서해안 국제 무역 거점으로 성장하도록 날개 역할을 할 수 있다.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이 ‘One-port’로 운영되어야만 진정한 시너지가 실현된다. 반면, 새만금 신항이 군산항과 별도로 운영된다면 두 항만이 서로 경쟁하며 전북 전체 물류 생태계를 분열시킬 것이다. 투자와 수요가 분산되며 항만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 워싱턴주에 20세기 초부터 100여 년간 경쟁해온 시애틀항과 타코마항이 있다. 불과 64km 거리의 두 항만은 각각 독립항만으로 운영하며 서로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경쟁을 벌여왔다. 물동량 유치를 위해 요금을 인위적으로 낮추고, 인프라 확장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중복으로 투자하며 서로를 갉아먹었다. 그 결과 두 항만 모두 수익이 감소하고 글로벌 경쟁력마저 낮아졌다. 실제로 2012년 시애틀항 관계자는 두 항만의 경쟁으로 발생한 손실이 약 3,500만 달러(약 450억 원)에 달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결국, 2015년 두 항만은 노스웨스턴 시포트 얼라이언스(Northwest Seaport Alliance)를 결성하여 두 항만의 기능을 재정립하며 실질적으로 운영방식을 ‘One-Port’로 변경했다. 시애틀과 타코마는 100년을 돌아 협력의 손을 잡았다.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이 같은 역사를 반복할 이유가 없다. 빛은 함께 모일 때 더욱 강해지고, 더 멀리 퍼진다. 지금은 서로의 빛을 하나로 모아, 지역 발전이라는 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이다. 전북 서해안 전체가 균형 있게 빛나는 길은 ‘각자의 길’이 아닌 ‘함께 가는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신영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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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22 19:01

야스쿠니 신사 참배의 실체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다시 논란이다. 4월 22일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를 맞아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하면서다. 참배에는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70여 명이 함께 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참배는 하지 않았으나 몇 각료들과 공물을 봉납했단다. 해마다 불거져온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이제 특별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비교적 온건한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시바 총리까지 이 대열에 동참한 상황은 일본 정부의 과거사에 대한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 명의 위패가 안치되어 있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기도 한 이곳이 참배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1978년,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합사되면서다. 야스쿠니 신사에 처음 공식 참배한 일본 총리는 나카소네 야스히로다. 1985년 8월 15일, 그는 각료들을 이끌고 공식 참배했다. 일제 침략을 받은 한국과 중국은 '총리가 전범의 위패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것은 일본의 전쟁책임을 부인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후 일본 총리의 공식 참배는 중단됐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들어서면서 다시 참배 논란의 불씨를 틔웠다. 일 년에 한 번씩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는 공약까지 내놓았던 그는 2001년 8월 야스쿠니 신사 공식 참배를 시작으로 퇴임 전인 2006년까지 해마다 참배했다. 한국과 중국이 반발하고 미국까지 비판하자 일본 총리의 공식 참배는 다시 중단됐지만 2013년, 아베 신조 총리가 참배를 공식화하면서 첨예한 외교적 마찰과 논란을 불렀다. 일본은 여러 차례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는 입장을 밝혔었다. 1993년 8월 발표한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담화와 1995년 8월, 전후 50주년 종전기념일을 맞아 발표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의 담화가 그 시작이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의 강제성을 처음 인정한 ‘고노담화’와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과한 담화로 꼽힌다. 30년 전의 무라야마 담화를 들여다보니 그 의미가 각별하다. ‘우리나라는 멀지 않은 과거의 한 시기, 국가정책을 그르치고 전쟁에의 길로 나아가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빠뜨렸으며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의 여러분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본 정부는 내각이 바뀔 때마다 담화의 계승과 수정을 두고 입장을 번복하고 있다. 직시해야 할 일본의 실체가 따로 없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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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5.04.22 19:01

[조상진 칼럼] 이재명과 흑싸리 껍데기 전북

6·3 대선이 41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지 아직 알 수는 없다.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현재로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여야를 통틀어 크게 앞서 있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일 가능성이 높다. 조심스러긴 하나, 그런 전제 하에서 전북과 이재명의 관계를 엿보고자 한다. 전북과 이재명을 이어주는 직접적인 끈은 없다. 태어나지도 살지도 않았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경기도와 서울에서 줄곧 생활했다. 그의 비유처럼 호미질은 성남시(성남시장)에서 했고 쟁기질은 경기도(경기도 지사)에서 했다. 이제 눈앞에 트랙터(대통령)를 몰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는 트랙터를 몰고 한국이라는 논밭을 어떻게 갈 것인가. 이 과정에서 전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를 가늠해 보기 위해선 그동안의 언행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몇 차례 전북을 찾았다. 그중 2021년 12월 3일부터 5일까지 2박3일간 전북에 머물렀다. 이때 전주를 비롯해 군산, 익산 등을 두루 누볐다. 당시 그는 “제가 전남·광주를 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전북을 들렀더니 ‘우리가 흑싸리 껍데기이냐’고 말하고, 전북을 먼저 가고 전남·광주를 가니 ‘지나가는 길에 들렀느냐’고 하더라”며 “그래서 이번에는 전북의 소외감을 고려해 전북 일정을 따로 잡았다”고 했다. 한시가 바쁜 대선후보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전북은 호남이란 이유로 차별받고 지방이란 이유로 또 똑같이 차별받아 일종의 삼중 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 생각하시는 것 같다.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고 했다. 전북의 아픈 곳을 정확히 짚은 것이다. 이에 앞서 이재명은 2021년 9월 14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전북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전라북도는 저에게 정치적으로 매우 각별한 지역으로, 제가 추구해온 정치철학이 태동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차별 없이 모두가 함께 잘사는 대동(大同) 사상과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은 이재명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앞으로 걸어갈 사회적 삶의 방향과도 정확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대동사상은 전주출신 정여립(1546∼1589)의 공화제를, 인내천은 고부에서 일어난 동학사상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또 “전북은 우리나라 산업경제가 가파르게 발전하던 시기부터 소외돼 아직도 중앙집중식 불균형 성장전략의 피해지역으로 남아 있다”며 “억울한 사람도 억울한 지역도 없는 공정의 원칙을 바탕으로 전북의 꿈, 전북도민의 염원을 실현하겠다”고 피력했다. 선거운동에 립서비스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전북에 대한 인식은 누구보다 정확하다. 호남 특유의 정서와 맞물려 전북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에게 83%(윤석열 14.47%)를 몰아줬다. 이후 그는 전북특별자치도법 제정과 수소특화 국가산단 조성, 대광법 통과 등 전북현안에 힘을 실었다. 그는 최근 펴낸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정치를 왜 하는가를 가끔씩 생각합니다.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제가 탈출해버렸던 그 (소년공과 같은) 웅덩이 속에서 지금도 여전히 좌절하고 고통받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입니다.” 또 그는 습관처럼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결국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생각과 전북의 처지는 통한다. 전북도민들이 흑싸리 껍데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그를 얼마나 ‘충직한 도구’로 쓸 것인가에 달려있지 않을까 싶다.

  • 오피니언
  • 조상진
  • 2025.04.22 14:46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선공약에 넣어라

6·3 대선을 코앞에 두고 각 지자체들이 공공기관 2차 이전에 관심을 쏟고 있다. 대통령실 및 국회 이전과 맞물려 산업은행 등 굵직굵직한 공공기관 이전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이 국토균형발전과 지역발전을 위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전북자치도도 농협중앙회 등을 이전 대상으로 삼고 동향을 살피고 있으나 너무 소극적이다. 전북이 노리는 공공기관 이전을 대선공약에 넣는 등 좀더 공세적인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2019년 이후 정체상태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모두 지역간 치열한 경쟁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었다. 하지만 2차 공공기관 이전의 당위성은 누누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명확하다. 수도권 일극주의를 해소하고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수도권에 있는 300여 개의 공공기관을 추기로 이전해 꺼져가는 지역에 숨을 불어 넣자는 것이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토균형발전과 해당 지역발전에 기여한 건 분명하다. 이번 대선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17일 이와 관련한 공약을 내놓았다. "세종을 행정수도의 중심으로 완성하고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임기 내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21일에는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부산은 공공기관 2차 이전 이슈를 선점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지난 7일 부산에서 ‘한국산업은행 본사 이전 전국 권역별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변경하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혁신도시가 소재하는 다른 지역들도 너도나도 지역에 필요한 공공기관 유치를 들고 나서는 모양새다. 이와 달리 전북은 너무 몸을 사리고 있다. 전북은 2023년 구성한 공공기관유치추진단에서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한식진흥원, 한국식품산업협회 등 54개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럼에도 올해 10월에 완료될 국토연구원의 용역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움직임이 너무 둔하다. 정치권과 힘을 합해 농협중앙회 등 유치를 대선공약에 넣도록 힘써주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4.22 14:32

천혜 관광지 고군산군도 안전시설 확충을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 속한 여러 섬을 가르킨다. 선유도는 말할것도 없고 신시도·무녀도·방축도·횡경도·관리도·장자도·대장도·말도·명도 등은 그야말로 천혜의 보고다. 해안의 기암절벽과 낙조 등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선유도의 경우 새만금방조제를 둘러보러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찾는 곳이다. 요즘엔 접근성이 좋아 주말이면 선유도뿐 아니라 고군산군도 대부분 관광명소로 등장했다. 그런데 옥의 티 마냥 일부 섬에서는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발빠른 대책이 추진돼야 할 상황이다. 일례로 본보 취재 결과 장자도의 경우 관광명소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각종 안전시설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도가 없어 보행자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고, 난간 등 안전시설도 없어 자칫 차량이나 사람이 바다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거다. 주말이면 운집하는 관광객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는 상황속에서 안전에 대한 보다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닌게 아니라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도 많이 찾고 있고 특히 수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복잡하게 얽히는 일도 많은게 현실임을 감안하면 그냥 방심할 일이 아니다. ‘장자도 2길’에 있는 주차장의 안전사고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난간’이나 ‘주차 스토퍼’ 등 제동시설이 전혀 없는 상태로 바다를 향해 후진 주차를 하는 상황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령자나 운전초보자 등 미숙한 이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 해야한다. 장자도 유람선 선착장도 마찬가지다. 차량들이 바다 바로 앞까지 아무런 제재 없이 갈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이 미끄러져 빠지는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주민들의 경고를 주목해야 한다. 고군산군도는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등 4개의 주요 섬이 해상교량으로 연결돼 있어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천혜의 관광지가 가진 장점이 한창 부각되고 있는 이때 자칫 불미스런 사고라도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비단 장자도 만을 말하는게 아니다. 새만금관광지가 한창 뜨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이미지를 흐릴 수 있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군산시와 해경 모두 심혈을 기울여 대처해주길 바란다. 안전 문제는 과할 정도로 짚어보는 가외성의 원리가 작용돼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4.22 14:27

삶의 기대감을 만드는 예술의 힘, 커뮤니티 아트

인지학의 창시자인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는 ‘예술이 삶으로부터 분리되어 있으면, 삶은 예술적 형태로 격상될 수 없다‘고 말하며, 예술과 삶의 일치를 강조했다. 2020년부터 김제시 광활면 용평 마을에서 진행되고 있는 초고령자 대상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는 일상 속 예술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세대 공존에 대안을 제시한다. 2018년, 104세의 나이로 조력 죽음을 선택한 호주의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는 “ 100세를 넘긴 뒤에는 삶에서 더 이상 기쁨을 얻지 못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연구, 강의, 봉사 같은 사회적 의미와 연결된 역할이 줄면서 존재의 목적이 약화됐고, 목표감의 상실은 삶의 만족도를 흔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화를 질병이 아닌 자연적 한계로 바라보며 “건강이 점점 나빠져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일은 안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라고 말하며 조력 죽음을 택했다. 그의 말은 우리가 고령자의 삶을 ‘연장’이 아닌 ‘의미의 복원’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바라봐야 함을 시사한다. 우리는 “내가 여기에 필요하다”라는 경험의 결핍을 쉽게 마주한다. 김제시 용평 마을에 사시는 1932년생 곽귀선 할머니는 “고민은 나 세상 가는 거. 그게 고민이야. 나이가 많은 게 저녁 먹고, 그냥 아무도 몰래 조용히 가는 게 그게 소원이여.”라고 말한다. ‘내일모레 죽을 사람’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반복하는 어르신들에게서 삶의 기대감은 무엇으로 회복할 수 있을까?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곽 할머니는 과거를 회상하며 “내가 노래 부르는 것을 징그럽게 좋아했어. 얼마나 좋아했으면 화장실 가서도 하고 그러겠어. 그렇게 노래를 좋아했어. 지금은 싫어. 그렇게 좋아하는 노래를 다 잊어버리고 하나도 몰라. 아주 바보 되어버렸어.”라고 말했다. 글을 모르시기에 귀로 익혔던 노랫가락은 기억 속에서도 사라졌다. 이랑고랑은 2023년, 역할을 필요로 하는 그림자 연극을 기획했다. 어르신들의 인생사를 재구성한 ‘광활한 사랑’은 정확한 대사보다 자신의 차례를 기억하고 감정을 발산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지나간 세월은 언제나 만족스러웠다는 말로 함구하는 어르신들의 속내를 끌어내기 위해 타로 카드를 활용했다. 타로카드를 다룰 줄 아는 예술가는 없었지만, 해석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열게 하는 장치였다. 어떤 카드가 나와도 꿈보다 해몽으로 해석하니, 어르신들은 저마다 이 집 용하다며 웃음 지었다. 그렇게 모인 이야기들은 연극 대본을 만드는 씨앗이 되었다. 윤리적 고민 끝에 완성된 대본을 받은 어르신들은 내용보다 대사의 분량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곽 할머니는 동년배 할머니를 딸로 생각하며 “오냐”라고 읊어야 하는 대사 웃겨 몇 번을 다시 찍었음에도 “겁나게 재밌었어. 이번 여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라. 기분이 참 좋았어. 이게 누구 덕분이여?”라고 말했다. 슈타이너는 예술과 삶을 교배하여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이 자신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용평 마을에서 펼쳐지는 프로젝트는 고령자가 존중받는 주체로 다시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삶이 길어지는 시대, “나는 아직도 필요하다”라는 감각이 있다면, 노년의 하루가 기쁨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며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다시금 되새겨준다. 황유진 이랑고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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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21 18:29

도내 주택시장  여전히 양극화 지속

국내 부동산 시장은 모든 분야에서 복잡하게 얽혀있어 전문가들까지도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렵고 느끼는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의견들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예나 지금이나 일관된 질문은 집을 사야 될지, 아니면 팔아야 될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시세는 어떠한 지​부터 시작해서 매도 시 양도소득세는 얼마나 될까, 가지고 가는 게 오히려 나을까, 전세로 갈아타야 할까 하는, 등류들이 대세를 이룬다. 미래의 운수 길흉 따위를 미리 판단하는 점 집 점쟁이나 사주팔자 명리 전문가쯤으로 아시는 모양이다. 미루어 짐작하건 데 질문 속에는 수많은 내용들이 함축되어 어느 것도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무게와 깊이를 더해준다. 탄핵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됐다고는 하나 수요층이 관망세로 돌아선 도내 주택시장은 여전히 지역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이 달도 차면 기울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주택시장 역시 오르면 내린다는 불변의 법칙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다시 말하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시장가격이 형성이 되는데 언젠가는 어떠한 형태로든 무너져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변곡점이 무너지기도 한다.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주택시장의 정책은 묻지 마 식 공약으로 얼룩질 것이고 여.야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쏟아 낼 것이다. 신 만이 알 수 있는 장밋빛 공약은 혼란만 가중시키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오랫동안 표류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정부의 규제정책은 대부분 거래 제한이나 대출 규제. 세금 폭탄 정책 등으로 이어져 왔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수요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용수철 효과로 오히려 누르면 누를수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오히려 혼란만 야기했다. 학습 효과는 가득 차다 못해 흘러넘친다. 첫째 풍부한 유동성 자금과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규제지역인 수도권을 돌아 비 규제지역인 우리 지역까지 들어와 도내 전 지역이 풍선효과로 인해 가격이 폭등하고 이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 않는가. 둘째 흔해 빠진 공청회 한번 없이 공시가 인상은 세금 폭탄으로 이어지고 조세저항에 부딪치면서 결국에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셋째 주택 임대차 보호법은 전세보증금 상승으로 인해 갭투자가 성행하고 전세 사기 사건은 물론 덩달아 전세까지도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넷째 신혼부부 대출. 신생아 특례 대출. 청소년 대출. 첫 생애 대출 등도 집값 상승에 한몫을 했다. 정부는 집값이 안정되기를 원한다면 규제 일변도 정책만이 능사가 아니다. 강도 높은 규제정책이 나올 때마다 매물은 사라지고 오히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정책보다는 누구나 공감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우리는 요구한다. 주택시장 이란 게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상승이나 하락이 한번 시작되면 양쪽 다 장기화된다는 게 문제다. 여전히 아파트 싹쓸이 원정 쇼핑을 하고 있는 외지인들은 이미 출구전략을 찾아 치고 빠지는 수법으로 도내 주택시장을 무력화 시키고 있다. 주택시장의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도록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기에 필자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노동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중앙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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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21 18:29

춘향제와 백종원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축제다. 지역사회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오는 30일부터 1주일간 95번째 잔치를 여는 ‘춘향제’다. 춘향제 하면 바로 남원, 광한루, 미스춘향, 판소리 등이 연상된다. 그런데 최근 이 전통축제에 뜻밖의 인물이 연계되면서 논란이다. 성공한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다. 남원시는 지역축제 ‘바가지요금’ 논란이 거셌던 지난해, 뜬금없이 ‘백종원 대표와의 춘향제 협업’을 발표했다. 당시 명성이 자자했던 백 대표를 축제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그렇게 백 대표는 남원의 ‘이도령’이 됐다. 축제 직후 남원시는 ‘춘향제 대성공’을 자랑했다. 언론은 ‘백종원 매직이 또 통했다. 남원을 살렸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면서 백 대표와 갈등을 빚거나 문제점을 지적한 일부 지역 상인들을 ‘악덕 장사꾼’으로 치부했다. 남원시민의 소중한 자산인 춘향제가 일순간에 백종원의 춘향제로 각인됐다. 물론 바가지요금 근절 성과를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는 해당 지자체 차원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게 올봄 곳곳의 꽃축제에서도 확인됐다. 옛 명성을 찾지 못하던 춘향제가 지난해 ‘백종원 이름값’을 톡톡히 본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데 지금 춘향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바가지요금이 아니라 백종원 대표다. 최근 백 대표의 권위와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지역축제장 위생 논란을 비롯해 온갖 구설에 오르면서 그동안의 사회적 신뢰와 존경, 호의는 꼭 그만큼의 불신과 분노, 반감으로 바뀌었다. 서로 동행을 자랑한 춘향제에도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백 대표의 춘향제 참여를 재고해 달라는 민원도 있었다. 그런데도 남원시는 백 대표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올해 백 대표의 참여폭을 더 확대하고, 향후 ‘백종원 테마거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놓았다. 대한민국 대표 축제 춘향제가 백 대표의 브랜드 홍보와 돈벌이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그냥 흘려버렸다. 어이없는 일이다. 새로 그린 ‘춘향영정’을 둘러싼 논쟁이면 몰라도, 그 이름값에 막대한 혈세를 들여 끌어들인 사람이 논란과 지탄의 대상이 됐으니 말이다. 모두 남원시가 자초한 일이다. 특정 인물, 그것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존 인물의 명성에 기댄 사업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보여주는 사례는 적지 않다. 굳이 백종원이어서가 아니다. 누구여도 마찬가지다. 지역축제는 지자체가 주도해야 한다. 외부 기업의 힘을 빌리면 ‘반짝 효과’는 낼 수 있어도 궁극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리스크를 함께 떠안으면서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여러모로 올 춘향제를 상세히 들여다볼 일이다. 축제의 정체성과 자생력, 지역경제 파급효과, 기업참여의 명암 등을 선입견 없이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부정적 여론 속에 백종원 대표와의 동행을 고집한 남원시 자체 평가에 객관성을 기대할 수 없다. ‘춘향제 100년’을 준비하는 남원시민의 몫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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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5.04.21 16:22

전북 메가비전, 대선공약에 최대한 넣어라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자체들의 대선공약 선점을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지역현안이 대선공약에 채택되느냐 여부가 차기 정부 5년 간의 지역발전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전북자치도도 지난 18일, 6·3 대선을 겨냥한 지역발전 공약인 ‘전북 메가비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9대 아젠다 74개 전략사업으로, 사업규모는 65조 2718억원에 이른다. 이번 대선은 그동안 전북을 홀대했던 윤석열 정부가 탄핵으로 파면되면서 치러진다. 그런 만큼 전북으로서는 기대가 크다. 그동안 차별과 소외로 반영되지 못했던 대규모 국책사업을 발굴해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고 전북의 획기적 발전을 이끄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전북자치도는 “이번 공약이 단순한 지역 건의를 넘어, 국가 균형발전 전략과 호흡을 맞춘 실현 가능한 정책형 모델”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앞으로 대선 일정에 맞춰 정당, 국회, 대선 캠프 등을 상대로 아젠다별 대응 전략을 체계화하고 공약 반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실무 협의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공약은 2036 하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 등 정부 지원에 중점을 둔 점이 눈에 띈다. 인도와 이집트,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등 유치 경쟁국들이 국가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스포츠 외교를 펼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끌어내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신산업 테스트베드 구축 △글로벌 K-초격차 미래산업 육성 △금융도시 구현 및 인재 양성 △첨단 농생명산업 수도 육성 △새만금 글로벌 전초기지 조성 △사통팔달 전북 광역권 인프라 확충 △생태경제 기반의 ‘2030 그린 전북’ 실현 등을 포함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2036 하계올림픽과 관련된 2개 아젠다 18개 사업 이외에는 그동안 미제사업을 뭉뚱그려 놓은 느낌이다. 최근 꾸려진 이재명 캠프는 100조원 규모의 AI분야 정책을 발표했다. 광주는 이와 연계해 ‘AI 주도 초격차 성장도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북보다 한걸음 더 빠르다. 어쨌든 전북자치도는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 등 5개 정당을 방문해 이를 직접 설명하고 대선공약에 최대한 반영토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제시한 메가비전이 차기정부의 국책사업으로 최대한 반영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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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4.21 12:29

역할 다하는 전북권역외상센터 되기를

권역외상센터란 쉽게말해 하루 24시간씩 일년 내내 교통사고, 추락 등에 의한 다발성 골절·출혈 등을 동반한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곳이다. 병원에 도착하는 즉시 응급수술이 가능하고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 장비는 물론, 인력까지 다 갖춘 외상전용 치료센터다. 그런데 전북권역외상센터는 가장 중요한 의료인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어 센터의 기능 자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이다. 전국 지방소재 권역외상센터가 대동소이한 상황이나 특히 전북권역외상센터의 상황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하다. 단순히 걱정만 하고 있을때가 아니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할 것없이 당장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어느 곳에 살든 국민으로서 누리는 혜택에 엄청난 차별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국가라고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교통이나 의료환경 등 각종 인프라가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북의 현 주소는 심각, 그 자체다.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할 ‘최종 의료기관’인 전국의 권역외상센터 17곳 중 9곳(53%)은 전문의 수가 10명 미만인 상태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전북권역외상센터인 원광대병원의 상황이다. 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17개 권역외상센터 전담전문의 수는 올해 1월 말 기준 188명이었다. 전담전문의가 5명 이하인 곳은 2021년 말 경상국립대병원 1곳에서 올해 1월 말 경상국립대병원, 원광대병원, 목포한국병원 등 3곳으로 늘어났다. 목포한국병원과 원광대병원은 2021년 말 기준 전문의가 9명씩 근무했으나 올 1월 말 기준 각각 5명, 4명의 전문의만 근무 중이다. 업무 강도에 비해 낮은 보수와 체력적 한계 등으로 인해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상황이 좋지않다보니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의사들은 더욱 꺼리고 있다. 원광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현실은 가장 상징적이다. 지난 17일 전주시 팔복동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3명의 근로자가 뜨거운 분진에 전신 2~3도 화상을 입었으나 이들은 응급헬기 등을 이용해 각각 87㎞, 117㎞ 떨어진 대전과 충북 오송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런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의료당국은 당장 이에대한 해법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대선에 나선 여야 주자들도 사소한 듯 해도 중요한 지방의료의 현실을 외면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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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4.21 11:35

청년 전봉준의 꿈

나는 어려서부터 ‘세상을 흔드는 말’을 좋아했다. 문장을 쓰더라도 쫌스럽게 빙빙 돌리거나 남몰래 속삭이는 수작의 말 같은 것은 성에 안찼다. 조불조불 하지 않고 중심을 돌파하는 것에 끌렸고, 뭔가를 모색한다면 세상을 들어 엎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잔잔한 구간 없이 언제나 요동치는 격류를 흘러가는 것처럼 우리 역사와 시대가 그러했기에 세상을 담아내는 말도 그 굽이 따라 거칠 수밖에 없다고 믿었던 그때, 노을이 지는 미치게 아름다운 밤바다와 꽃 피고 지는 풍광의 위로, 지극히 사소한 개인의 시간에 물드는 것은 잠깐의 빛처럼 너무 짧았고 오래 마음을 붙들어두지 못했다. 청년시절 이래 세상을 바꾸는 꿈과 거역의 문장에 함께 빠졌던 도반 이광재 작가가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세 번째 책을 냈다. 책이 다루는 시공으로 따지면 역순이다. 혼불문학상을 받았던『나라없는 나라』가 2015년이었으니 십 년만의 일이다. 전작이 1894 갑오년의 들불을 그렸다면 이번에 나온『청년 녹두』는 세간에 알려진 이름 전봉준이 병호라는 이름으로 살던 1866년 열두 살에서 1875년 스물한 살까지의 시간을 다룬다. 전봉준의 공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들 김덕명, 김개남, 송희옥 등은 이때 대부분 연을 맺고, 같이 살고 같이 죽는 가파른 운명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소설은 일단 재미있다. 소년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성인으로 커가는 성장소설의 외관을 취했지만 그 무대의 폭이 크고 생각의 깊이가 남달라 책을 넘겨갈수록 장쾌한 맛이 있다. 병인양요(1866)가 터진 그 해에 어린 전봉준은 유학으로 세상을 설명하고 선비로서 할 일을 구하는 공부의 끝자락에 앉지만 이내 다른 생각의 씨앗을 품게 된다. 그것은 골방에 갇힌 경서 탐구가 아니라 신분제가 엄연한 조선 말엽의 세간에서 벼랑끝의 처지에 내몰린 백성들의 삶을 자신의 일로 겪고, 그 피눈물과 여러 겹의 죽음을 통과하면서 깨달은 득도 같은 것이었다. 전통의 유자 세계관은 물론 외래에서 건너온 서책과 풍문 등은 봉준이 제 눈으로 목도한 당대의 현실 속에서 해석되고 걸러진다. 힘을 모아 집을 짓고 논밭을 일구며, 짝을 만나는 일에 애를 태우기도 하고 절기 따라 동무들과 먹고 마시는 여일의 시간들도 전봉준이라는 그릇을 채우는 큰공부였다. 소설에서는 고부 금구 전주 고산 등 옛 지리와 풍속을 관통하여 지금도 이어지는 사람살이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바로 이곳의 삶터 전북을 종횡하며 청년 봉준은 동구 밖을 지키고 선 큰나무처럼 이 현실에 바탕한 꿈을 키운다. 그러기에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이 고장의 풍광과 사람들을 떠올렸다. 전체 3부작의 시작, 전봉준이 1894년에 결행할 꿈의 기원과 시작을 다뤘다 할 이번 책의 마지막 장은 봉준 일행이 눈 내린 함경도의 겨울강을 건너가는 것으로 끝난다. 이어질 2부에서는 1875년에서 1894년까지 20년간 생각을 키우고 사람들을 연결하며 일어설 준비를 하는 긴 호흡의 이야기가 이어지리라. ‘관광지’ 전주에 오는 사람들은 겨우 왕의 초상을 보고 왕조의 남은 성벽과 누각을 눈에 담고 막걸리 몇 잔과 먹거리 소찬의 즐거움에 찬사를 보내면 끝인가, 이광재 작가와 술상을 마주하면 우리는 이런 한탄을 제1성으로 내세우곤 한다. 왕조의 상징인 경기전 반대편에는 전동성당이 근대의 외관으로 살아남아 자리를 잡고 있다. 동서의 대비가 한눈에 들어오는 왕의 길을 따라 오늘도 여행객이 옛 전주를 보고 간다. 전주를 접수했던 농민의 함성도 동학의 푸른 빛도 거기엔 없다. 이른바 대선국면에서, 제 이름을 언제 불러주나 한양이 있는 북쪽만 바라보던 도포자락들의 운명 말고, 전라도에서 흥기하여 세상을 들어 엎으려 했던 진짜 큰 목소리를 꿈결에서라도 듣고 싶다. 이재규 우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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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20 16:15

새만금신항,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오류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 기차가 어느 노선을 달리고 있는지가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단지 먼저 움직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방향이 정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군산시가 새만금신항의 관할권을 '자신들의 오래된 역사’에만 근거해 주장하는 것은 시대 변화와 행정적 절차를 외면한, 그야말로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오류에 가깝다. 칼을 물에 빠뜨리고 그 배에 표시를 해 다시 그 칼을 찾으려 했던 이 고사는, 흐르는 시간 속 고정된 인식이 얼마나 무용한지를 말해준다. 새만금 사업으로 공유수면 매립이라는 거대한 지형 변화는 해상 경계의 물리적, 행정적 변동을 가져왔다. 그런데도 군산시는 '예전부터 여기가 우리 땅이었다'며, 옛 금강의 물줄기와 126년 전 항구의 개항사를 근거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시대는 변했고, 지형은 바뀌었으며, 행정의 기준 또한 재정립되어야 마땅하다. 공유수면 매립은 단순한 토지 확장을 넘어 국토 구조 전반의 중대한 재편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관할권 또한 지방자치법, 행정안전부, 대법원의 기준에 따라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며, 이는 과거의 감성이나 정치적 수사로는 해소할 수 없는 문제이다. 김제시는 역사적 근거도 갖추고 있다. 고군산군도는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약 1,200년간 김제 만경현에 속해 있었으며, 이는 세종실록지리지와 신동국여지승람 등의 역사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군산 강제 편입으로 인한 식량 수탈의 아픈 역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김제시는 과거에 매몰되지 않고 현재의 기준에 따라 미래를 설계하고자 한다. 역사는 기억하되, 지금의 기준으로 미래를 말해야 할 때다. 군산시는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해상에는 도 간 경계가 존재하나 현행법상 시·군 간 해상 경계는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다. 과거의 불분명한 해상 경계를 근거로, 매립으로 새롭게 형성된 육지의 관할권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군산시는 마치 김제시가 이웃의 담장을 넘보는 듯한 프레임을 내세우지만, 김제시는 경계를 넘보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행정과 시대적 변화에 따라 새롭게 형성된 매립지의 관할권에 대해 정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흐르는 강물 위에 칼을 떨어뜨리고, 그 배에 표시해 다시 찾으려는 어리석은 행위는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군산시에서도 새만금신항의 무역항 지정이 어떠한 방식으로 되어야 국가와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새만금신항은 상위 법정계획의 조성 배경과 운영 목적, 전북발전, 그리고 항만산업 외연 확장을 고려할 때, 군산항과 명백히 구분되는 별도의 신규 국가관리 무역항으로 지정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새만금신항은 내부 개발에 따른 산업단지 지원과 식품·물류·관광 기능을 포괄하는 복합항만으로 구축돼 환황해권의 거점 항만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대중국 교역의 중심지로 육성될 명백한 독립 항만임을 감안하면, 전북경제 발전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반드시 신규 국가관리 무역항으로 지정되어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 점을 직시해 새만금신항의 위계를 스스로 깎아 내리는 광역 행정의 우를 범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서백현 김제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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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20 16:15

​‘무장애 도시’ 만들기, 지역사회 관심을

노령인구가 증가하고, 우리 사회가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면서 ‘무장애 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장과 속도 중심의 도시보다 친환경·인간 중심의 도시를 기대하는 시민들의 요구와 맞물린다. 무장애(Barrier Free) 도시는 장벽·장애물이 없는 도시라는 뜻으로, 장애인과 노약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활환경을 갖춘 도시를 의미한다. 이는 물리적 장벽뿐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차별도 함께 개선해 나가자는 무장애 운동에서 비롯됐다. 수년 전부터 전국 각 지자체가 속속 무장애 도시 구현을 선포하고, 관련 조례도 제정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전주시와 군산시·익산시·완주군·임실군 등이 무장애 도시 조성, 무장애 관광환경 조성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또 도시공원과 대학캠퍼스 등을 중심으로 무장애 나눔길 조성 사업이 잇따라 추진됐고, 다중이용 건축물에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무장애 시설도 속속 설치됐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 제도 도입 14년째인 ‘장애인 보호구역’은 전북의 경우 지난 2019년에 지정된 전주지역 딱 한 곳뿐이다. 장애인 보호구역은 보행이 불편하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기 힘든 교통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1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도입됐고, 이후 재활시설, 직업재활시설, 의료재활시설 등으로 지정 대상이 확대됐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장애인 복지시설은 도내에 총 198개가 있고, 등록된 장애인은 12만8000여 명에 달한다. 장애인과 이들이 찾는 복지시설은 적지 않은데 그들의 보행안전을 위해 지정된 장애인 보호구역은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지자체와 관련 시설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제45회 장애인의 날(4월 20일)’이 지났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관심은 이날뿐 아니라 일 년 내내 지속돼야 한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권리를 되새기고,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도시, 무장애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공동체의 약속을 확인하고 실천해야 한다. 장애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넘어 그들의 시선으로 우리 주변을, 우리 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4.20 16:15

대선판서 찬밥된 전북

지난해 총선 때 여소야대가 만들어지면서 사실상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권력을 장악, 여의도 대통령이란 칭호를 얻었다. 윤 전대통령은 이 대표를 정적 1호로 여기고 계속해서 부관참시까지 강행했다. 대선 출마를 막으려고 그렇게 집요하게 검찰권을 동원해서 이 대표를 전방위로 수사했지만 무위로 끝나자 난데없는 계엄령을 발동, 그 자신 한테 결국 부메랑 되어 탄핵되면서 6.3 장미대선을 치르게 했다. 공자가 설파했듯 순천자(順天子)는 존하고 역천자(逆天子)는 망한다는 말이 새롭게 다가온다. 하늘의 섭리에 순응한 사람은 흥하고 역행하는 사람은 망한다는 뜻이다. 탄핵당한 윤 전대통령 한테 딱 들어 맞는 말 같다. 윤 전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파면이 인용되어 두달안에 대선을 치르도록 한 규정 때문에 촉박하게 대선이 진행되고 있다. 국힘이나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경선을 통해 정하지만 뭔가 부족하고 아쉬운 감이 많다. 11명이 입후보 한 국힘은 1차 여론조사로 8명을 선출했고 2차 때는 국민 50% 당원 50%로 4명을 선출한 후 3차 때는 2명으로 압축해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를 비롯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3명이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후보를 선출키로 했다.문제는 전북이 호남권으로 묶여 도민들과 당원들이 제대로 후보들 얼굴조차 볼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선거기간이 촉박한 관계도 있지만 그 만큼 전북이 차지한 정치적 비중이 낮다는 것을 반증한다. 대선 때만 되면 전북은 여야로 부터 찬밥신세다. 그 이유는 국힘측은 표가 나오질 않는다는 이유로 멀리했고 민주당은 90% 가까이가 절대적으로 지지를 해주기 때문에 굳이 전북에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런식으로 이번 대선이 진행되다보니까 탄핵을 이끌기 위해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주 객사 앞 광장에 모였던 도민들이 무척 허탈해 한다. 상당수 도민들은 윤 전대통령이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계엄을 선포한 때부터 헌재의 파면 결정이 날 때까지 생업을 포기한채 윤 전대통령 탄핵을 강도 높게 외쳐왔었다. 도민들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민주화를 쟁취하려고 독재타도와 직선제 개헌을 줄곧 외쳐왔던 것. 진보세력이 탄핵찬성을 외쳐왔지만 도민들도 함께 탄핵찬성을 외쳐왔었다. 그 이유는 민주주의와 경제를 당장 살려내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지난 총선 때 10석 전석을 석권해 완전히 이재명 당으로 만들어준 도민들은 이 후보에 대한 기대가 제일 크고 남 다르다. 새만금 사업을 비롯 각종 현안이 대선 공약에 꼭 반영돼 실현되도록 하기 위해 경선이 전주에서도 이뤄지길 바랬던 것. 지금 도민들은 전북특자도 출범 1년이 지났지만 특별하게 지원된 것이 없다면서 새로운 대통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역정서상 전북은 이번에도 민주당 후보 한테 압도적으로 표를 줄 것이다. 이 때문에 도민들은 민주당이 집권 하면 전북 출신들을 당정청에 대거 발탁해주길 바라면서 낙후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예산이 많이 지원되길 학수고대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5.04.20 16:14

군산조선소 정상 가동 정치권이 나서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 실적이 가장 좋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조선업이 호황이다. HD현대중공업 등 우리나라 ‘빅3’ 조선소는 현재 배를 짓는 독이 꽉 차 있고 향후 3년치 예약도 확보돼 있다.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의 경우 선박 59척을 건조 중이다. 10개의 독 중 가장 큰 ‘제3 독’에서만 LNG 운반선 2척과 LPG 운반선 1척, 초대형 에탄 운반선 1척 등 4척을 건조하고 있다. 이같은 호황에도 불구하고 군산조선소 물량은 증가하지 않고 근무 인력은 1080명으로 전성기 때 5000여 명의 22% 수준에 불과하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하청 형태인 블록조립 공장에 머무르고 있다. 조선소라고 이름 붙일 수도 없는 형편이다. 군산조선소는 가동 중단 5년 만인 2022년 10월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가동률은 제자리이고 지역경제는 황폐화된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면 가동이나 향후 확대 계획도 없다. 문제는 자치단체가 수백억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원하고도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이나 신조선 건조 재개, 명실상부한 조선소로의 기능 확대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담보를 실행시킬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이는 전북자치도와 군산시, HD현대중공업이 ‘점진적으로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이른바 구속력이 없는 문구로 협약했기 때문이다. 연간 100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원하고도 강 건너 불구경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민세금인 보조금을 지원하는 데 따른 구체적인 이행장치가 없는 것은 큰 문제다. 또 오는 연말 재정 지원이 종료되면 군산조선소의 사업 지속성이 가능할지, 정상화 계획을 담보할 수 있을지 조차 의문이다. 유례 없는 조선 호황을 누리는 HD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의 가동률을 높이고 인력도 확충해야 마땅하다. 향후 정상화 계획도 내놓아야 한다. 수백억원의 보조금을 지원 받고도 나몰라라 한다면 대기업의 자세가 아니다. 군산시민과 전북도민에게 ‘희망고문’이 계속된다면 정치권이 나설 수밖에 없다. 명실상부한 조선소로 기능하고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은 정치인의 기본적인 책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4.20 14:02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로드맵 내놓을 차례다”

HD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문제 앞에서 더 이상 변죽만 울릴 것이 아니라 ‘재가동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군산조선소 완전 재가동 문제를 둘러싼 이야기가 나온 지 벌써 몇 년째인지 모르겠다. 그동안 수십 차례 회의가 열렸고, 수많은 협약과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다. HD현대중공업은 전면 재가동 시점도, 설비 투자비용도, 수주 목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군산조선소는 블록공장이라는 이름의 하청공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전해지지만, 그 훈풍은 군산에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 지역민들은 또다시 ‘희망 고문’을 당하고 있으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HD현대중공업에 있다. 군산조선소는 2017년 7월 가동을 중단했다. 당시만 해도 지역경제의 거대한 축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지만, 2022년 10월, 일부 재가동한다는 소식에 지역민들은 한 줄기 기대를 걸었다. 일부 재가동에 들어간 군산조선소. 그때만 해도 지역경제의 숨통이 트일 거라는 기대가 컸다. 전북자치도와 군산시도 연간 100억 원이 넘는 보조금과 행정 지원을 약속하며 힘을 실었다. 그런데 협약서를 들여다보니 정작 HD현대중공업은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원론적 표현만 담았을 뿐이다. 가동을 시작한 건 울산조선소 하청 블록공장에 불과했다. 그것도 모르고 지역민들은 조선소가 곧 활기를 되찾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기대는 곧 실망으로 돌아섰다. 군산조선소엔 한창때 5,000여 명에 달했던 근로자는 4월 현재 1,080명뿐이다. 대부분이 블록 조립에 투입되는 인력이다. 이대로라면 군산조선소는 앞으로도 울산조선소 하청 블록공장으로만 활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북자치도와 군산시는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을 맺으며 “점진적 확대”라는 한 줄짜리 문구에만 기대왔다. 문제는 2026년부터다. 신조(배를 만드는 것)는커녕 전면 가동 계획조차 없다는 점이다.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HD현대중공업은 구체적인 전면 가동이나 신조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각종 행정 지원과 보조금이 종료되는 시점에 조선소 운영 지속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선업계는 일감 부족을 걱정하던 과거와 달리 수주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군산만 소외되는 이유를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HD현대중공업은 “노력하겠다”는 상투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이제 그 말에 속을 사람, 믿을 사람 없다. 이쯤 되면 전북자치도와 군산시도 정신 차려야 한다. 전북자치도와 군산시는 기업의 모호한 태도에 끌려다니며 시간만 보내는 무책임한 행정은 이제 끝내야 한다. 언제까지 ‘희망 고문’만 할 것인가. 군산조선소 문제는 단순히 한 공장의 일이 아니다. 지역 경제와 수천 가정의 생계가 걸린 절체절명의 현안이다. 더 이상 애매한 말로 지역민을 우롱하지 말고, HD현대중공업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신조를 하겠다는 건지, 블록공장으로 남겠다는 건지, 아니면 다른 산업으로 전환할 것인지, 이젠 선택을 해야 할 때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전북도민들의 오랜 기다림과 희생 위에, 더 이상 불확실성과 무책임이 자리를 차지해선 안 된다. 지역민을 희망 고문하는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HD현대중공업은 불확실성을 거둬내고 미래를 향한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계획을 밝힐 때다.

  • 오피니언
  • 문정곤
  • 2025.04.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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