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일당과 결별하지 못한 자들의 부정과 불복, 헌법재판소 흔들기를 멈춰라
 여러 밤이 지나도 그날의 참담함은 도무지 무뎌지지도, 희미해지지도 않는다. 우리 국민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세상을 간신히 견뎌내고 있다. 2025년 新마녀사냥은 사법부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12.3 내란 일당의 국회 침탈이라는 악몽의 그림자가 여전한데, 법원까지 폭도 앞에 무참히 유린당했다. 판사 신상을 털어 낙인을 찍고, 살해 협박을 일삼으며, 법원의 판단을 놓고 부정과 불복까지 서슴지 않는다. 기괴한 행태가 슬금슬금 또아리를 틀더니, 어느새 대한민국의 숨통을 조여온다. 불신과 분열의 군불을 지피는 자들이 있다. 선발대가 신호탄을 쏘면, 금세 전열이 갖춰진다. 이들이 저격하고 있는 공공의 적은 놀랍게도 법원과 헌법재판소다. 윤석열 대통령은 체포 직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더니, 서부지법 사태를 일으킨 폭도들의 “억울하고 분노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옹호했다. 내란 일당에 결별을 고하지 못하는 여당, 그리고 대통령 변호인단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가 ‘사법 쿠데타’이자 ‘법치농단’이며, 구속 과정이 ‘불법의 연속’이라고 말하는 자들이 무려 공당의 지도부를 차지하고 있다. 법원의 적법한 절차를 ‘영장 쇼핑’으로 폄훼하며, 사법부의 가치를 바닥에 패대기치는 변호인들은 법조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조차 저버렸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명확하다. 선두에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 변호인단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정계선, 이미선 재판관에 대해 회피 촉구 의견서를 냈다. 사법기관의 결정에 흠집을 내고 재판관을 시비 안에 가둬, 불복의 공간을 만들려는 수작이 엿보인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모든 것이 역사에 기록된다는 사실을 헌법재판관 모두 분명히 명심하길 바란다”고 엄포를 놓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정치재판소’를 운운하며 가세했다. 급기야 “국민은 헌법재판소를 두들겨 부수어 흔적도 남김없이 없애버려야 한다”며 제2의 사법 폭동을 선동하는 인권위원까지 등장했다. 꼭 총칼을 들어야만 폭도가 아니다. 사법질서를 부정하고, 최종적인 결정에도 불복하는 못된 문화를 자행하는 자들의 발자취 또한 역사에 기록되는 ‘모든 것’에서 예외일 수 없다. 헌법재판소 정문은 청와대를 등지고 있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다. 추천권자나 정권과 무관하게 본연의 역할을 굳건하게 다해야 한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시간이다. 헌법재판은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발령을 비롯해 국회와 선관위 침탈 행위의 위헌, 위법성을 명명백백히 따지면 될 일이다.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는 재판관 개인의 성향을 문제 삼는 비난에 대해 “법적 판단을 수행하는 탄핵 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신뢰를 훼손하려는 도끼질을 당장 멈춰야 한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오직 헌정질서 회복과 민주주의 복원이다. 사법부 독립은 결코 무너져서 안 될, 타협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다. 헌정질서와 법치를 흔드는 건 반국가세력이나 진배없다. 혼란은 질서로, 무너진 법치는 법과 원칙으로, 폭력에는 단호함으로 맞서야 한다. 대한민국 사법기관이 작금의 위기를 딛고, 흔들림 없이 제자리를 지켜나가리라 믿는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장수임실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