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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28일 노무현 전대통령 소환을 이틀 앞두고 수백개에 달하는 신문 사항을 압축하는 등 막바지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1시30분 대검에 출석하면 자정까지 쉬지 않고조사해도 9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질문 내용을 쟁점별로, 또 노 전 대통령의 예상 답변에 따른 가상 시나리오별로 세밀하게 구성하고 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노 전 대통령 측으로 건너간 100만 달러와 500만달러,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이 빼돌린 12억5천만원에 대해 각각 조사해온 수사팀들이 각각 내놓은 신문 사항을 중수부장과 수사기획관이 최종적으로 추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검찰은 변호사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이 검찰의 신문에 단답형으로 답할지, 아니면 본인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내놓을지 또한 조사 시간의 큰 변수로 보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재소환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조사 상황에 따라 박 회장또는 정 전 비서관을 대질신문할 수 있도록 이들을 소환 당일 대검청사에서 대기토록 할 계획이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노 전 대통령을 귀가시킨 뒤 수사팀은 물론 검찰 간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나서 다음 주 초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전망된다. 검찰은 이날 오후에도 정 전 비서관을 구치소에서 불러내 노 전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를 계속한다.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지는 않지만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진술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소환 전에 수사 진전 상황에 대해서는 전략상 보안을 철저히 유지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측 및 관계기관과 함께 노 전 대통령 일행이 대검까지 승용차를 이용할지, 청와대 의전용 버스를 이용할지, 점심식사는 어떻게 할지 등 구체적인 이동 경로와 방법을 논의 중이다. 중수부는 노 전 대통령을 기소한 뒤 `3라운드' 수사에 돌입해 박 회장과 수상한돈거래를 한 전.현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판사ㆍ검사ㆍ경찰관 등을 줄소환하는 한편 박 회장을 위한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를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킨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769회)가 방영된지 29일로 1년을 맞는 가운데 검찰의 고민이 풀리지 않고 있다. 검찰이 PD수첩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의 수사팀을 교체하고 강제수사를 동원해 제작진을 조사하는 등 속도를 붙였지만 원하는 만큼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PD수첩 제작진 중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춘근 PD를 체포해조사했고 이달 15일 `결혼식을 나흘 앞둔 체포'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김보슬 PD를연행해 조사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조사 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함에 따라 검찰은 큰 소득 없이 석방했다. 검찰의 체포에 대비해 MBC 사옥에 머물던 PD수첩 제작진이 제작 현장으로 복귀하겠다고 발표한 27일 밤 검찰은 PD 2명과 작가 2명 등 4명의 신병도 마저 확보했지만 이들로부터도 별다른 진술을 얻어내지 못할 공산이 크다. 지난 8일과 22일에는 PD수첩 촬영 원본 테이프를 확보하기 위해 MBC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노조가 완강하게 저지한 탓에 두 차례 모두 무산됐다. 언론사를 상대로 한 강제수사인 만큼 미디어법 국회 처리를 앞두고 검찰의 정치적 부담이 큰데다 MBC 노조의 강한 저항으로 앞으로도 원활하게 압수수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검찰은 물리적 충돌을 피하려고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조차 여의치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방송 내용 중 미국에서 했던 인터뷰가 오역됐는지 확인하려 PD수첩과 인터뷰를 했던 당사자를 조사하기 위해 미국 법무부에 사법공조도 요청했지만 어떤 결정이내려질지, 언제 성과물을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검찰은 그러면서도 "촬영 원본을 확보해 사실이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오역됐는지 규명하지 않고서는 사건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지난 24일로 유효기간이 끝난 압수수색 영장의 기한을 연장한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난관을 타개할 수 있는 명쾌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촛불집회의'기폭제'로 평가받은 PD수첩 보도가 나간지 1년이 됐지만 검찰은 난감한 처지에 빠져 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같은 정신적 장애도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단독 전대규 판사는 28일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추락 사고를당했던 현모(45)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추가상병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추락 사고와 원고가 겪고 있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의료진의 견해 등에 비춰보면 원고의 현재 증상은 사고 때문인 것으로 볼수 있고 우울증도 추락 사고로 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현 씨는 2005년 7월 작업용 발판 위에서 일하다 떨어져 척추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쳐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불면증 등을 동반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세가 추가로 나타나자이 또한 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으나 공단으로부터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는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 보도 사건과 관련해 조능희 전 책임PD와 김은희 작가 등 MBC PD수첩 제작진 4명을 체포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어제 자정께부터 오전 1시50분 사이에 자택이나 부근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은 상대로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의도적 왜곡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한 뒤 석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사 대상자였던 제작진 6명 중 이춘근ㆍ김보슬 PD는 앞서 체포돼 조사를 받고석방됐었다. PD수첩 수사는 지난해 6월 농림수산식품부가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애초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보도 내용의 상당 부분이 왜곡됐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으나 주임 부장검사의 사표 제출로 사건이 형사6부에 재배당됐다. 이후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외교통상부 전 정책관은 PD수첩PD와 작가 등 제작진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정식 고소했다. 체포된 제작진 4명은 검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MBC 사옥 내에 머물다가27일 제작 현장에 복귀했다.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훔치는 대학생, 주점에서 일하겠다고 속여 선불금을 가로 채 달아나는 20대 여성 등 경기침체의 여파를 타고 '돈'과 관련한 범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또 불법 사금융과 인터넷 도박 등에 대한 적발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서민의 생계를 침해하는 범죄 역시 줄어들지 않고 있다.27일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상습사기 혐의로 20대 여성 2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구속된 김모씨(28) 등 20대 여성 4명은 지난해 12월 15일 익산의 한 모텔업주(42)에게 선불금 2500만원을 통장으로 송금받아 도주하는 등 속칭 '탕치기' 수법으로 전국을 무대로 20여차례에 걸쳐 3억원을 챙긴 혐의다.전주완산경찰서는 지난 2월 5일께 전주시내 한 금은방에서 손님 행세를 하다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는 등 2차례에 걸쳐 40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로 대학생 원모씨(20)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유사수신 행위로 서민을 등친 50대와 불법 채권추심 등을 한 대부업자,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도 경찰에 붙잡혔다.이날 익산경찰서는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이용자들로부터 수수료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박개장 등)로 임모씨(32) 등 2명을 구속하고 김모씨(38)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임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도박사이트 9개를 운영하며 대포통장을 통해 이용자들로부터 77억여원을 입금받아 이중 수수료로 7억여원을 뗀 혐의다.익산경찰서는 또 외국계 금융투자회사에 투자하면 원금의 3배 이상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54명으로부터 2억2000만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받아 챙긴 혐의(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 위반)로 박모씨(51)를, 연이율 90~211%로 불법대부업을 하고 불법채권 추심행위를 한 혐의(대부업법 위반)로 이모씨(62)를 구속했다.전북경찰청은 올해 3월 현재 강·절도 699명, 인터넷 불법행위 365명, 불법사금융 90명, 전화사기 55명 등 생계침해형 사범 1258명을 적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99명보다 39.9% 증가한 것이다.
익산경찰서는 27일 아는 사람 집에 몰래 들어가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전모씨(24·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 동생처럼 가깝게 지내던 김모씨(21·여)의 빈 집에 몰래 들어가 금반지와 금목걸이 4개, 주민등록증 등 155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전씨는 훔친 김씨의 주민등록증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했다가 개명하려던 김씨가 이를 알고 뒤늦게 신고해 덜미가 잡혔다.
전주지법의 올해 첫 국민참여재판이 다음달 25일 열린다.전주지법은 27일 "강도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모피고인(37)에 대한 공판을 오는 5월25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이 피고인은 지난달 11일 법원에 국민참여재판 의사확인서를 제출했다. 국민참여재판은 살인, 상해치사, 강도강간, 강도살인 등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를 대상으로 피고인이 원할 경우 법원의 판단을 거쳐 진행 여부가 결정된다.전주지법은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시행 첫 해인 지난해 2건의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처음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한다.이 피고인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은 전주지법 국민참여재판 전담재판부인 제2형사부(재판장 김종문 부장판사)가 맡아 진행하는데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주요 내용을 인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배심원 5명과 예비배심원 2명 등 모두 7명의 배심원단을 선정하기로 했다.이재근 전주지법 공보담당 판사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살아있는 재판, 국민들의 상식의 눈에서 바라보는 재판이 가능하다"며 "개인정보가 철저히 보장되는 만큼 선정된 배심원은 우리나라 재판 발전에 초석을 놓는다는 자부심으로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한편 이 피고인은 지난해 3월17일 전주시 금암동 A씨(43·여)씨의 집에서 금품을 털다 귀가한 A씨를 흉기로 찔러 전치 6주의 상해를 가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으나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중수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5일보내온 답변서에서 `피의자로서의 권리'를 강조했다고 밝힘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과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서면질의서에서 마지막에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을 적으라'고 한데 대해 방어권 등 피의자로서 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내용을적는데 답변서 A4지 전체 16장 중 5장을 할애했다. 이를 놓고 구체적으로는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지적하거나 도주 염려나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으니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지만 이런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무죄 추정의 원칙'과 `진술거부권'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쓴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취지로 본인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로서의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 숨길 부분은 숨기고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진술하겠다는 것으로, 같은 맥락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대통령 관저에 건네진 100만 달러의 사용처도 밝힐 수 없다는 취지로 명시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답변서 11장에는 ▲100만 달러는 권양숙 여사가 받아 채무변제에 썼다▲500만 달러는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정상적으로 받은 투자금이다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빼돌린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천만원은 전혀 몰랐다는 등 기존 입장을되풀이했다고 한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나 언론을 통해 기존에 밝혔던 해명 이외에 새로운 내용은 검찰에서 밝히지 않고, 법정에서 다퉈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 측의 돈이 재임 기간 가족에게 건네진 사실과 최측근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천만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난 것만으로도 이미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만큼 노 전 대통령이 `적어도 법적으로는' 유죄가 아니라는 점을 최선을 다해 입증하겠다는 게 아니겠느냐는 것.검찰 관계자는 "600만 달러 모두 노 전 대통령의 요구로 건넨 돈"이라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보한 이상 어떤 해명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포괄적 뇌물 혐의로 기소될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하고 무대를 검찰에서 법원으로 옮기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검찰에서 모든 `패'를 꺼내 보이면서 의혹을 키우거나 여론의 질타를받을 게 아니라 최대한 신속하게 법정에서 유ㆍ무죄를 다투면서 검찰의 `프레임'을깰 회심의 카드를 내놓는다는 전략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를 사흘 앞둔 27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는 외관상 평온을 유지한 채 소환조사 대비에주력하는 분위기다. 이날 사저에는 오전 일찍 비서관 등 사저 근무자들이 출근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 측의 김경수 비서관은 "오늘 특별한 일정이나 방문 인사가 없어소환조사에 대비한 내부협의를 주력할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안전에 최우선을둔 경호대책과 법적 대응 문제를 차분하고 조용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비서관은 그러나 "서울까지 가는 노 전 대통령의 이동 경로는 경호업무 규정상 출발 당일까지 공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경호대책에 신중을 기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소환 대비에 열중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사저 분위기와 달리 봉하마을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마을광장에서 올해 오리쌀 농사에 쓸 모판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날 모판 작업을 마친 뒤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와 몇몇 편파적 언론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검사실 방화 사건과 관련한 법원의 현장검증이 지난 24일 전주지검에서 열렸다.전주지법 제2형사부(김종문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 전주지검 신관 252호 검사실과 인근 야산에서 1시간10여분 동안 검찰과 변호인측이 참여한 가운데 현장검증을 실시했다.사건 발생후 2개월여 만에 출입문이 열린 검사실에서는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재판부와 참여인들은 불 탄 캐비닛과 쇼파, 일회용 라이터의 발견 지점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이날 현장검증의 쟁점은 현장에서 발견된 라이터가 범행 도구인지에 모아졌다.방화 사실을 처음 발견했던 전주지검 수사관은 문 앞에 떨어져있던 라이터를 복사용지를 이용해 책상위로 옮겨놓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고, 피고인측 유대희 변호사는 "그을음 자국을 볼 때 라이터가 범행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바닥에 놓여져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이에대해 전주지검 이철희 수석검사는 "현장에서 발견된 라이터에서 김씨의 유전자가 검출됐고, 피고인이 사건이후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으며 담배를 피울때 사용했다는 라이터와 현장에서 발견된 라이터는 크기와 색깔이 다르다"고 반박했다.사건 당시 현장을 감식했던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 직원은 "사건 당일 라이터를 증거물로 직접 수거해 지문 등을 감식한 뒤 저녁때 검찰에 되돌려줬다"고 설명했다.11시50분께 검사실 현장검증을 마친 재판부와 참여인들은 복면·장갑 등 증거물이 발견된 전주지검 인근 야산으로 자리를 옮겨 현장검증을 계속했다.이 검사는 "야산에서 발견된 복면과 장갑에서 모두 김씨의 유전자가 검출됐다"며 "김씨가 범행후 도주과정에서 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한편 김씨는 지난 2월16일 오전 1시5분에서 오전 2시30분 사이 방범창을 뜯고 전주지검에 침입해 252호 검사실내 법전과 캐비닛 등 9곳에 불을 질러 2천450여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병가 중인 경찰관이 만취 상태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25일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 소속 A 경장(35)이 지난 21일 새벽 5시15분께 전주시 우아동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차량을 몰고 가다 다이너스티 승용차와 접촉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A 경장은 1㎞를 달아난 뒤 다시 사고현장을 찾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음주측정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53%의 만취상태였다.A 경장은 지난 9일 병가를 낸 뒤 고향인 전주를 찾아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으며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21일자로 A경장을 직위해제 했다.
어둠을 밝히는 선미촌의 빨간 불빛. 홀리기라도 한 듯 그 불빛을 좇는 '젊거나 혹은 늙은' 불나방들을 기다려봤다.지난 23일 자정께 거나하게 취한 양복차림의 두 남자가 택시에서 내리더니 비틀비틀 선미촌의 뒷골목으로 사라졌다. 새벽 1시24분, 창문 밖으로 빼꼼히 손을 내밀고 요란한 손짓으로 유혹하는 앞집(?)의 '언니'들을 뿌리치고 또 다시 골목길로 사라졌다.전주 집창촌의 대표격인 선미촌의 뒷길.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곳에는 이렇게 양복입은 멀쩡한 20~40대 남성들이 줄지어 들락거렸다. 어둠 속에서 망설이는 어린 남성도 보였다.이같은 상황은 비단 집창촌 뿐만이 아니다."전주에 유리방이라고 있는데, 혹시 아시나요?"최근 서울에서 밖이 보이지 않는 '유리방'에 들어가 있는 수십 명의 여성 중 한 명을 남성이 고르는 식으로 매수하다가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이같은 신종 성매매가 전주 모처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대학생 A씨의 말이다. 그는 '전주의 유리방'에 대해 정작 경찰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주변 친구들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충격적인 고백도 전했다.공무원 B씨는 최근 친구 한 명과 신종 성매매를 경험했다. 선미촌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 업소는 실제로는 미용 관련 업종인 척 영업 중이지만 소위 '아는 사람'만 갈 수 있는 업소라고 했다. 그는 "이젠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조금 알려진 것 같고, 어떤 면에서는 선미촌이나 유리방과는 또 다른 신종·변태적 성매매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신세계였습니다"라는 말로 멋쩍게 마무리 지었다.지난 1일부터 전북지방경찰청은 성매매집중단속을 선포하고 단속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다소 초라하다. 지난해 연간 366건을 적발하고 업주와 매수남 등 788명을 적발했고 지난 2007년에는 741건, 1539명을 처벌했다.올해는 4월 집중단속 시작 후 2주 간 전라북도 전체 적발 건수는 한 주 평균 10건 내외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건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성매매 근절을 위한 경찰의 '강한' 단속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성매매를 접하는 현실. 이 씁쓸한 현실이 왜 아직까지 계속되는 이유는 뭘까.선미촌 인근 주민 신모씨(28·전주시 진북동)는 "얼마 전에 집창촌 바로 앞 사거리에서 음주단속을 하는 것을 봤는데, 바로 그 길목에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단속하지 않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단속에 대한 경찰들의 의지를 시민들에게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가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피의자 자격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인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현재까지 밝혀진 노 전 대통령의 혐의는 '포괄적 뇌물'이다.'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이 있는 금품을 받았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대법원 판례는 대통령의 경우 직무 범위를 넓게 보고 구체적인 청탁 없이 돈을 받았다고 해도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검찰은 노 전 대통령 측이 문제가 된 600만 달러와 무관하다고 강변하고 있지만돈의 종착지는 권양숙 여사나 조카사위 연철호 씨 또는 아들 건호 씨 등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500만 달러 의혹=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연 씨에게 송금한 500만 달러의 수혜자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검찰 조사에서 건호 씨가 이 돈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게다가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7년 8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만난 3자 회동에서 노 전 대통령 퇴임 후를 위해500만 달러를 내놓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의 몫이라는 의혹을 더하고 있다.◆ 100만 달러 의혹=검찰 조사를 통해 2007년 6월 박 회장 측 인사가 청와대를방문해 정 전 비서관에게 10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이 돈을 권 여사에게 전달했고 권 여사는 '남편 모르게'개인 빚을 갚는 데 썼다고 밝히는 등 노 전 대통령은 100만 달러 수수와 무관하다고주장하고 있다.검찰은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이 돈의 존재를 몰랐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고 여러 증거에 의해 뇌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청와대 자금 횡령 의혹=정 전 비서관은 2005년∼2007년 7월 6차례에 걸쳐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천만원을 빼돌려 지인 2명의 차명계좌에 보관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특수활동비는 외부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돈으로, 총무비서관이 관리하고 있다.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퇴임 후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려 했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은 횡령 사실을 모른다고 강조했다.검찰은 그러나 최종 집행권이 대통령에게 있는 만큼 노 전 대통령 역시 횡령 사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회갑 선물도 뇌물(?)=노 전 대통령은 2006년 9월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 회갑 선물 명목으로 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 전 회장이 정 전 비서관에게 3만 달러를 전달했고 정 전 비서관은 권 여사에게 건넸다"고 해명한 바 있다.또 노 전 대통령 부부는 회갑선물 명목으로 박 회장에게서 개당 가격이 1억원이넘는 스위스산 명품시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서는 회갑 선물까지 뇌물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는 것은 '너무 야박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 오는 30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는다.검찰은 이날 오전 노 전 대통령측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연락해 30일 서울 대검찰청 청사에 출두할 것을 통보했고, 노 전 대통령은 이에 응하기로 했다고 문 전 실장이 26일 밝혔다.문 전 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은 30일 오전 10시까지 대검청사로 나와달라고 통보했으나 '육로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그 시간에 출두하기는 물리적.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며 "10분 뒤쯤 검찰에서 다시 연락이 와 '오후1시30분까지 출두해달라'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현재 김해에서 서울까지 육로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인 이동방법은 경호팀과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또다른 관계자는 "차량으로 이동하겠지만 출발시간이나 경로, 구체적인 방법은 경호팀 등과 협의를 해야 한다"며 "경호상 이유 때문에 당일까지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것은 비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4.29 재보선 선거전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일정이 정해짐에 따라 접전을 벌이고 있는 선거 결과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검찰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측에 전달한 600만달러 등이 대통령 재직중 각종 특혜에 대한 대가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노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문제의 돈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요청해 받거나 투자목적에서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흘러간 것이지, 자신은 사전에 몰랐다는 입장이어서 만만치 않은 수사를 예고하고 있다.검찰은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감안해 가급적 당일중 조사를 끝마친 뒤 신병처리여부도 함께 결론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검찰은 지난 22일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망라한 서면질의서를 노 전 대통령측에 보냈고, 노 전 대통령측은 25일 오후 답변서를 작성해 검찰에 제출했다.
24일 서울중앙지법이 10건의 `키코(KIKO, 통화옵션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제시한 기준은 은행이 계약 체결 과정에서 고객보호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는지로 풀이된다. 금융 전문가인 은행이 기업의 재무 상황이나 거래 목적, 위험관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합한 거래를 제안할 의무(적합성의 원칙)와 계약에 내재한 위험이나 손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등의 정보를 잘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전제로이를 지켰는지에 따라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수출시장이나 외환 수급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리라고 볼 근거가 없는데도 계약기간을 너무 길게 잡거나 기업이 통상 취급하는 외환과 비교해 지나치게 큰 금액을 계약하도록 유도한 경우 등은 위험의 회피라는 본래 목적에 어긋난 것으로 판단했다. 또 환율이 크게 상승하면 손실이 무제한 확대되는 등 키코 계약으로 기업이 새로 떠안게 되는 위험과 장기 계약에 따른 부담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환율 하락전망만을 강조한 경우는 설명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반대로 은행이 이런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된 계약에 대해서는 기업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사정 변경에 따른 계약 무효 기준을 배척했다는 점에서 종래 결정과 구분된다. 즉, 계약 당시 환율이 일정한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변동할 것이라고 전제했는데환율이 급등했고 이것이 애초에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기 때문에 계약을 지속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계약기간 중간에 사정 변경을 이유로 남은 계약의 해지를 인정하면전체 계약기간에 걸쳐 양쪽의 옵션 가치가 같게 설계된 계약의 등가성을 해친다"고설명했다. 이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식으로 상황 변화를 이유로 계약의 효력을부정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외부 경제상황의 변화보다는계약 체결 과정이 합리적이었는지에 보다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 기업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남은 계약을 무효로 한 이전 결정과 달리 은행이 각종 의무를 위반했을 때 이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채권을 전제로 본안판결까지 기업에 손실을 끼치는 은행의 옵션 행사를 제한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번 판단은 올해 2월 법원 정기인사로 키코 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가 바뀐 뒤 내려진 첫 결정으로 은행에 높은 수준의 고객보호 의무가 있음을 인정한 것이며 같은 법원에 계류 중인 유사 사건 70여 건의 결과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전망된다.
'검사실 방화' 사건과 관련해 이뤄진 사상 첫검사실 현장검증은 시종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전직 경찰관 김모(43)씨의 공용건조물 방화미수 혐의 재판 도중 현장검증이 이뤄진 24일 오전 11시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주지검 별관 252호 H 검사실.불이 난지 2개월이 지났지만 출입을 통제하고 현장을 보존했기 때문에 아직도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이날 검증의 초점은 김씨가 범행 후 검사실에 일회용 라이터를 떨어뜨리고 나갔느냐는 부분으로 모였다. 검증을 진행한 전주지법 형사합의2부(김종문 부장판사)는 현장에서 라이터를 처음 발견한 검찰 수사관을 불러 당시 라이터의 상태와 그을린 정도를 묻는가 하면,발견 지점을 유심히 관찰했다. 재판부는 또 불이 난 캐비닛과 컴퓨터, 파손된 이중 창문, 천장 등을 살펴보기도 했다. 피고인 대신 현장검증에 참석한 유대희 변호사는 "과연 이 라이터가 범행에 사용됐는지 의심스럽다"며 "김씨가 전에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 놓고간 라이터가 바닥에 떨어졌다가 화재 후 발견됐을 개연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철희 전주지검 수석검사는 "말도 안 된다. 라이터 부싯돌에서 김씨의 유전자가 검출됐고 그을린 정도를 봤을 때 범행 시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의 도주로로 추정되는 인근 야산에서 검은색 복면과 장갑,절단기의 발견 지점을 확인한 뒤 일일이 사진을 찍었다. 이 검사는 "김씨가 불을 지르고 답답한 나머지 뛰쳐나오면서 범행 현장에서 15.9m 떨어진 야산에 복면을 벗어 던지고 등산로를 따라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복면과 장갑 두 켤레에서는 모두 김씨의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말했다. 현장검증에는 2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으며, 김씨의 전직장동료이면서 화재 현장을 처음 감식하기도 한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 직원도 복잡한 표정으로 현장을 지켜봤다.
법원이 키코(KIKO) 효력 정지 가처분 사건에서설명의 의무 등을 포함하는 `고객보호 의무'라는 새 기준을 제시하며 키코 효력을정지해달라는 기업들의 요구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였다. 대신 법원은 앞선 사례에서 키코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사유로 언급했던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 변경' 논리는 배제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병대 수석부장판사)는 24일 ㈜에이원어패럴, ㈜케이유티, ㈜라인테크가 키코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신한ㆍ씨티ㆍ하나ㆍ외환은행을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3건을 일부 받아들였다. 반면 ㈜티엘테크, ㈜파워로직스, ㈜유라코퍼레이션, ㈜기도산업, ㈜기도스포츠,㈜포스코강판, ㈜디지아이가 신한ㆍ씨티ㆍ제일은행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7건은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금융위기가 닥친 직후인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건의 가처분 사건을 결정하며 대체로 키코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의 입장을 받아들였는데,이날 결정은 정기 인사로 재판부가 대폭 바뀐 이후 처음 나온 것으로 남은 67건의가처분 사건과 100건 가까운 본안 사건 처리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파생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은행에게는 높은 수준의 고객 보호 의무가요구된다"며 "상품의 구조와 잠재된 위험 요소 등을 고객에게 충실히 이해시킬 설명의 의무가 있다"는 대원칙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같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은행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므로 은행이 키코 계약에 따른 옵션 채무 이행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키코는 내용이 복잡한데다 당장 현금으로 거래 대가를 치르는 것이아니어서 전문 지식이 부족한 기업은 유리한 조건에 집착해 위험은 신중히 고려하지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부 은행은 설명 의무를 게을리했음은 물론 환율 하락 기대를 부추기는 적극적 판촉으로 계약을 유도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손해배상을 받을 권리를 갖게 됐다며여러 상황을 종합해볼 때 환율이 계약 때보다 130% 이상이 된 경우 발생한 거래 손실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을 은행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을 낸 중소기업들은 키코 계약 자체를 중단시켜달라고 했지만 법원은 일부 인용한 경우에도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고 키코 계약 자체는 존속시키는 대신 은행 쪽이 유리한 옵션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편 재판부는 ▲은행이 설명의 의무를 충분히 한 경우 ▲기업이 투기 목적으로키코에 과도하게 가입한 경우 ▲가입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시급한 결정을 요하지않는 경우 등에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검사실 방화' 사건과 관련해 사상 처음으로 검사실을 검증했다. 전주지법 형사합의2부(김종문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11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덕진동 전주지검 별관 252호 검사실과 인근 야산에서 현장검증을 했다. 법원이 방화 범행 장소로 지목된 검사실 '현장'을 직접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검증에는 검사실에 불을 지른 혐의(공용건조물 방화미수 등)로 구속기소된피고인인 전직 경찰관 김모(43)씨는 직접 출석하지 않았고, 유대희 변호사가 김씨입장을 대변했다. 재판부는 252호 검사실에 들어가 불이 난 캐비닛과 컴퓨터, 범행 당시 사용됐다는 라이터의 발견 지점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이어 전주지검 인근 야산으로 자리를 옮겨 범행에 사용됐다는 검은색 복면과 장갑 등의 발견 지점을 확인했다. 대검 조은석 대변인은 "'공사 파업유도' 의혹이 불거졌을 때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검사실을 압수수색한 적이 있고, 다른 사건에서 법원이 검사실에 찾아가 문서검증을 한 적은 있었지만 법원이 검사실을 현장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2월16일 오전 1시5분에서 오전 2시30분 사이에 전주지검 청사 2층 방범창을 뜯고 252호 H 검사실에 들어가 법전과 캐비닛 등 9곳에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질러 2천450여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2차 공판은 다음달 7일 오후 4시 전주지법 2호 법정.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대표는 24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단 돈1달러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천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레슬링협회장으로서 작년 8월 베이징올림픽 응원을 위해 방문했을 때 박 회장이 협회 부회장으로서 2천만원 상당의 중국 돈을 건네며 `이것을 비용으로 쓰면서 금메달 따십시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슬링협회장이나 부회장이 하는 일이 선수들과 응원단 밥 사주고 금일봉주고 격려하는 일 아니냐"며 "안 받을 이유도 없고 법적으로 문제 되지도 않는다"고강조했다. 천 회장은 "박 회장이 그 돈을 주면서 `(세무조사와 관련해) 한국에 들어가도되느냐'는 식으로 물어본 바도 없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가 진행 중인가운데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불구속 기소하지 않겠느냐는 기류가 검찰과 정치권에서 감지되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아직 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전혀 결정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전직 대통령 수사에 국민 이목이 쏠린 만큼 내부적으로 여러 변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24일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고, 노 전 대통령 쪽에서 `나는 몰랐다'는 해명 외에 어떤 증거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영장 청구 여부를따지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일단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600만달러에 대해 수사팀이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어 600만 달러라는 액수만 떼어놓고 고려한다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뇌물수수액이 1억원 이상이면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에 처하도록 돼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취지와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적 법 감정을 고려하면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신분이라는 사실과 과거 뇌물죄로 기소됐던전직 대통령의 사례를 보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영장이 발부돼 구속될 경우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검찰이 전(前) 정권에 대한 사정 수사로 전직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강수를 둘 경우 정치적 수사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이 같은 전망의 배경이 되고 있다. 또 박 회장과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 등이 줄줄이 구속돼 있는 상황에서 노 전대통령에게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기 어렵고 전직 대통령이 도주할 염려도 거의 없다는 점에서 구속사유와도 거리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게다가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를 통해 스스로 정치적 사망선고를 하면서 두손을 든 마당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기라도 하면 `전세 역전'이 불보듯 뻔하다는 점도 검찰로서는 부담이다. 노 전 대통령의 뇌물액 역시 그 이전의 대통령들에 비하면 적다는 점도 주요 변수다. 한화 60억원 안팎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을 각각 2천800여억원과 2천100여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 및 전두환 전 대통령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이 자칫 패를 노출시킬 수도 있는 `서면조사 후 소환조사' 방식을 택했다는점도 불구속 수사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검찰로서는 노 전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면서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유죄 판결을 받아내는 것이 전직 대통령 수사에 대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방법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영장을 청구했을 때 발부될 것인지인데 범죄의 중대성은 말 그대로 고려 사유이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라는 구속사유를 감안하면 섣불리 구속영장을 청구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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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전북레미콘조합, 중기중앙회장 우수 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