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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궤적을 시로 담다⋯송하진 시집 ’모란 속을 걷다‘

“청명한 어느 봄날/ 나는 천천히 모란에게로 다가갔다/ 모란 앞에 서서 모란이 눈치채지 못하게/ 찬찬히 모란의 얼굴 표정을 살폈다. 안심한 모란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나는 두려운 눈으로 모란의 속을 들여다보았다/(중략) 모란을 만나 모란의 깊은 속을 걸으며/ 나는 드디어 모란에 대한 무명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 것일까/ 모란이 살며시 팔을 뻗어 나를 껴안았다/ 나는 모란의 품에 안겨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이제야 나는 당신을 조금씩 알 것 같아요.“(시 ‘모란 속을 걷다’ 부분) 꽃잎이 흩날리는 길을 따라 걷듯, 시인은 또 한 권의 시집으로 독자 곁에 다가왔다. 민선 전주시장과 전라북도지사를 역임하며 오랜 세월 공직에 몸담았던 송하진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모란 속을 걷다>(인문학사)를 내놓았다. 지난 시집 <모악에 머물다>, <느티나무는 힘이 세다>에 이어 펴낸 이번 작품집은 자연과 삶에 대한 성찰을 담백한 언어로 길어 올린다. 송 시인의 시는 늘 움직인다. 한곳에 머무르기보다 바람처럼 종횡무진 시공간을 주유하며, 구름처럼 유유자적 산하를 유랑한다. 그러나 그 방랑은 목적 없는 배회가 아니라, 만나는 모든 사물과 눈을 맞추고 소박한 애정을 투사하는 순례다. 세계의 모든 존재와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자각이 그의 시적 태도의 바탕에 자리한다. 이번 시집 역시 기행 시의 면모를 보이지만, 단순한 여행의 감흥에 머물지 않는다. 자연 속 사물과의 소통을 통해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유교의 근검 실천, 불교의 연기 사상, 도교와 노장의 자유정신 등 동양사상의 전통을 품으면서도, 삶의 이정표를 무욕·자유·성실이라는 원리에서 찾는다. 그래서 그의 시는 낭만주의적이면서도 순수 서정시의 성격을 함께 지닌다. 출간을 맞아 만난 송 시인은 시의 사회적 기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무엇이든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시 역시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체 운동을 한 것도 한글이 주인 되는 글쓰기를 실현하기 위함이었다. 시도 개인적 위안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풍진 세상/ 사는 일이/ 참 어렵네요/가는 일도/ 오는 일도/ 오다가다 멈추는 일도/ 모두 다 어렵네요/ 어느 때인가/ 누군가 나를/ 오라, 가라, 멈추라 했으면 좋겠어요/ 신호등이 되어주세요”(시 ‘신호들이 되어 주세요’ 중 발췌) 그래서 그의 시는 의도적으로 쉽고 단순한 언어를 선택한다. 송 시인은 “독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난해한 시는 오히려 위선일 수 있다. 차라리 누구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가 사회적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의 말처럼 단순하지만 오래 남는 언어, 따뜻하고 포근한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정치인으로 기억되던 그가, 다시 시인으로서 독자 앞에 서 있다. <모란 속을 걷다>는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이자 자연과 인간, 그리고 더불어 사는 세계를 향한 조용한 노래다. 모란 꽃잎처럼 겸허히, 그러나 묵직한 울림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8.20 18:52

‘칠산주막’의 시인, 호병탁 평론가 영면

호병탁 시인 겸 문학평론가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보훈병원에서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1949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국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원광대 대학원 진학을 계기로 전북에 정착해 지역 문단의 대표적인 문학인으로 활동해왔다. 호 시인은 시집 <칠산주막>, <아직 멀었다 벌써 다 왔다>와 평론집 <나비의 궤적>, <일어서는 돌>, <양파에서 고구마까지-21세기 한국 시문학을 보는 융합적 통찰>, <시의 집을 찾다> 등을 펴냈다. <문예가족> 회장, <표현> 주간, 채만식문학상 운영위원, 혼불문학상 심사위원, <<씨글>> 편집위원, 전주문인협회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표현문학상, 군산문학상, 아름다운 문학상, 한국예총회장상 등을 수상했다. 생전 그는 “평론은 엘리트주의적이거나 현학적이어서는 안 된다”며 문학비평이 독자와 작품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견지했다. 고(故)조기호 시인은 “그의 평론은 놀라운 감수성과 해박한 지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었다”고 평가했다. 젊은 시절 악기 연주와 미술에 심취했으며 파월장병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희 씨와 아들 용우·용방 씨가 있다. 빈소는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1일 오전 5시 30분. 장지는 이천호국원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8.20 18:52

전북작가회의, 8월 ‘문학산책’⋯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의 밤 개최

전북작가회의(회장 유강희)가 시민과 함께하는 정기 문학 행사 ‘문학산책’을 오는 21일 오후 6시 30분 전북작가회의 사무실(전주시 완산구 중산중앙로 35, 302호)에서 연다. 이번 행사는 김헌수 시인의 사회로 진행되며, 전북 문단을 이끌어온 중견 문인 장은영 작가, 김춘기 시인, 한상준 소설가가 초대 작가로 참여한다. 동화작가 장은영은 <광대 특공대>를 통해 전통문화의 가치와 전승의 의미를 짚는다. 1555년 을묘왜변 당시 전주부윤 이윤경이 광대들을 동원해 왜구를 무찔렀다는 <조선왕조실록>과 <기재잡기> 기록을 토대로 창작된 작품으로, 조선시대 광대들의 삶과 활약을 생생하게 담아낸 성장 동화다. 김춘기 시인은 첫 시집 <상수리나무 책방>을 소개한다. 그는 “풍화된 기억을 소환하며, 자본 도시의 욕망에서 비켜선 느림과 비움의 미학을 노래한다”는 평을 받으며, 시를 통해 삶의 아픔과 농경문화의 기억을 치유하는 과정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한상준 소설가는 단편집 <미완의 귀향>으로 독자와 만난다. 작품은 농민 백남기, 반체제 학자 송두율, 교육운동가 서미림 등 사회와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며, 올곧은 세상을 위해 헌신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유강희 회장은 “작가의 글쓰기에는 스스로에 대한 인정투쟁이 담겨 있다”며 “외롭고 고통스러운 길을 걸어온 세 분 문인의 발자취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세 작가의 작품이 전시·판매되며, 행사 후 저자와의 기념 촬영도 가능하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간단한 저녁 식사 자리도 마련된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8.20 18:52

전통 속에서 미래를 본다⋯레이첼 쿠퍼가 말한 소리 넥스트의 힘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신설 프로그램 ‘소리 넥스트’가 해외 전문가들에게 어떤 울림을 남겼을까. 지난 16일 현장에서 만난 '레이첼 쿠퍼' 아시아 소사이어티 공연예술 감독은 ‘놀라움’이라는 한 단어로 소감을 시작했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열린 ‘소리 넥스트’에 대해 “전통에서 록·메탈까지, 다양한 장르 속에 한국적 색채가 녹아 있었다”며 “예술가 개개인의 비전과 목소리가 모여 ‘한국적인 것’이 다층적으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쿠퍼 감독이 가장 주목한 순간은 소리 넥스트 쇼케이스의 무대였다. 특히 여성 듀오 ‘해파리’의 공연을 강렬한 인상으로 기억했다. 감독은 “보컬의 깊은 수련이 즉각 느껴질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일렉트로닉 음악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뚜렷하게 담아냈다”며 “참가팀 모두 각자의 색을 지녔고 관객에게 ‘발견의 기쁨’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쇼케이스를 “전통과 새로운 비전이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미래 지향적 사례”라고 밝혔다. 쿠퍼 감독은 한국 전통공연예술의 힘을 ‘분명한 색깔과 깊은 정서’에서 찾았다. 그는 “전통예술은 오랜 역사와 체계 위에 서 있다. 때로는 젊은 세대가 낯설게 느낄 수 있지만,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산조와 가야금 연주를 보며 재즈와 닮은 즉흥성이 느껴졌다. 관객에게 흥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는 힘이 바로 전통예술의 독창성”이라고 설명했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뮤직 마켓 소리넥스트에 참여한 해외 프로그래머들../사진=전주세게소리축제 소리 넥스트의 목표 중 하나는 국내 전통예술가들의 해외 진출이다. 이에 대해 그는 “무엇보다 자기 예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교류와 협업이 큰 힘이 된다. 즉흥 연주나 공동 프로젝트는 서로의 음악을 발견하는 통로”라며 열린 태도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만난 한국의 젊은 뮤지션들은 이미 자신감과 카리스마,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세계 음악 신(Scene)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아시아 출신과 디아스포라 예술가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며 “앞으로도 소리축제 같은 무대를 통해 전통예술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예술이 지닌 영적·예술적 힘을 세계와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쿠퍼 감독은 아시아 공연예술의 국제 교류와 문화외교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큐레이터이자 정책 전문가다. 전통과 동시대 아시아 공연예술의 미국 내 소개에 앞장섰으며, Smithsonian Folklife Center, NEFA National Dance Project 등 주요 기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연예술을 통한 문화 다양성 보존과 공공외교에 기여한 공로로 다수의 국제상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8.20 16:28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리뷰] 보이는 창극, 들리지 않는 마음

2025년 8월 13일, 제24회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막을 연 개막작 창극 《심청》은 국립극장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공동 제작한 대형 프로젝트였다. 독일 만하임 국립오페라극장 상임 연출가 요나 김이 극본과 연출을 맡고, 작창은 한승석이 참여했다. (음악감독은 당초 최우정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프로그램북에서는 그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 총 157명의 출연진이 무대를 채웠으며, 제작비는 1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역대급 규모의 창극이었다. 이 작품은 전통 판소리 《심청가》를 바탕으로 하되, 효녀 심청이라는 상징을 벗겨내고 억압받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시도를 했다. 심청은 더 이상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순종적 인물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 존재들의 상징으로 재구성되었다. 무대 디자인과 영상 활용, 의상, 어린이 합창단의 도입 등은 시각적으로 신선했고, ‘보이는 창극’으로서의 완성도는 높았다. 특히 라이브 카메라를 활용해 배우의 표정을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송출하는 연출은 관객의 몰입을 돕는 인상적인 장치였다. 최근 창극 무대에서 이런 효과는 처음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영상의 역할이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고, 특히 심청이 극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장면 영상은 위트가 있어 좋았다. 무대는 시각적으로 풍성했지만, 청각적으로는 아쉬움이 컸다. 창극의 모태인 판소리는 본래 눈물 속에 웃음이 있고, 웃음 속엔 풍자가 있으며, 줄거리와 상관없는 소재까지 음악화하여 사실과 상상이 뒤섞인 소리예술로 승화된다. 청중들은 이야기의 비상식이나 사실성 여부를 따지기보다, 소리꾼의 창 너머에 담긴 의미망을 헤아리며 예술미에 감동한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는 그런 판소리의 본질적 미학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배우들의 절창은 기술적으로 훌륭했지만, 그 소리가 청중의 마음까지 와닿지 않았다. 소리의 기승전결과 극적 맥락은 희미했고, 지나치게 단순화된 제창과 반주단의 연주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새롭게 짜 넣은 타악 구성조차 밋밋하여 전체적으로 늘어질 수밖에 없는 공허한 구조만 드러냈다. 음악이 이렇게까지 양보되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이것이 연출가의 어떤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면, 그 의도는 청중에게 충분히 전달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서사의 해석 역시 뼈아프게 공감되는 이야기였지만, 그것이 새롭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심청을 사회적 약자로 재구성하는 시도는 이미 최인훈의 희곡 《달아 달아 밝은 달아》(1978), 황석영의 장면소설 《심청, 연꽃의 길》(2002), 젊은 소리꾼 권송희의 《인당수》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므로 이번 작품의 서사 변화에 놀라고 찬사를 보내라 한다면, 그 요청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겠다. 이 지점에서 오늘, 우리가 창극을 보는 마음을 헤아려보지 않을 수 없다. 1인창의 ‘소리’만으로 자유롭게 해석해 오던 심청 이야기를, 풍성해진 청각 요소들과 눈으로 보여지는 시각장치를 동반하여 ‘이렇게 봐주세요’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 그 ‘친절함’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음악적 감동이 충분히 뒷받침된다면, 우리는 그런 변화에도 환호하고 응원해왔다. 문제는 이번 공연이 ‘이렇게 보고 들으셔야 해요’라고 말하면서, 반복되는 서사에 음악이 뒷전으로 밀려난 듯한 인상을 주었다는 점이다. 공연을 보고 난 뒤 뒷맛이 씁쓸했던 청중들이 있다면, 그것은 연출자의 서사 해석 때문이 아니라 음악적으로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전주소리축제 운영위원회와 국립극장이 공동으로 이 작품을 제작한 목적에는 백번 공감한다. 창극의 외연을 넓히고 시대와 호흡하려는 시도는 분명 의미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창극의 정서적 기반과 음악성의 본질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지만, 그 감정은 왜 우리의 가슴까지 와닿지 않았을까요?” 창극 《심청》을 향한 이런 질문에, 음악극으로서 충분한 ‘창극’으로 답해주기를 기대한다 송혜진(음악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 전시·공연
  • 기고
  • 2025.08.18 18:30

전주온빛중 온빛오케스트라, 전국대회 ‘3년 연속 수상’ 쾌거

전주온빛중학교(교장 오문환) 온빛오케스트라가 제49회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온빛오케스트라는 2023년 제47회 대회에서 금상과 우수교가연주상을, 지난해 제48회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금상까지 거머쥐며 3년 연속 전국대회에서 성과를 이어갔다. 올해로 창단 11년째를 맞은 온빛오케스트라는 2015년 교육부 지정 학생오케스트라로 출범했으며, 최경락 교사의 지도를 받고 있다. 현재 혁신도시와 만성지구 내 전주온빛초·전주만성초·전주만성중·전주온빛중 재학생 등 70여 명이 참여해 전주온빛중학교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온빛오케스트라에서 2년째 악장을 맡고 있는 박서영(3학년·바이올린) 학생은 “이번 대회 연주곡들이 생상스, 비제 등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이라 난이도가 높아 힘들었지만, 선생님 지도 아래 각 파트가 하나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훌륭한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문환 교장은 “매일 아침 꾸준히 연습한 학생들의 열정과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지도,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후원이 모여 큰 결실을 맺었다”며 “경연장에서 학생들이 성장한 모습을 직접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온빛오케스트라는 전국대회 3년 연속 수상의 기세를 이어, 오는 10월 뉴질랜드·호주 초청 공연과 12월 2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제10회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8.18 17:36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결산]새로운 시도 빛났으나, 운영 과제 뚜렷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7일 닷새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축제는 국립극장과 협업한 개막공연 ‘심청’과 신설 프로그램 ‘소리 넥스트’를 통해 외연 확장을 꾀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특히 올해는 이왕준 조직위원장 집행부의 지난 3년 성과를 압축해 선보였다는 평가다. 폐막 공연은 세계적 안무가 안은미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어머니·할머니 세대와 함께 무대에 올라 세대와 삶을 아우르는 ‘몸의 소리’를 풀어낸 무대는 축제가 지향해온 전통과 확장의 의미를 다시금 환기하며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는 전통예술의 세계화 가능성을 확인하며 향후 축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점은 의미가 크다. 그러나 운영 미숙과 대표 프로그램 축소로 적지 않은 아쉬움도 남겼다. △유료 공연 80% 객석 점유 올해 축제는 ‘본향의 메아리’를 주제로 77개 프로그램, 91회 공연으로 구성됐다. 16일 기준으로 유료 24개 프로그램 33회 공연 중 6개 프로그램 10회 공연이 매진됐고, 객석 점유율은 80.4%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측면에서는 소리축제가 내세웠던 전통예술의 세계화를 보여주는 섹션들이 호평을 받았다. 한국형 클래식 앙상블 ‘자연소 프로젝트’, 한국 불교 음악의 독창성을 표현한 ‘동희스님의 범패’ 등 확고한 음악언어를 지닌 예술가들의 무대가 상당수 매진된 것은 고무적이다. 어린이 소리축제는 어린이들이 직접 부르고 배우며 감상하는 워크숍 형태를 접목해 관객의 눈높이를 맞췄다는 평가다. 또한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중심으로 세계 음악가들이 만든 클래식 오케스트라 ‘고잉 홈 프로젝트’와 여름밤에 펼쳐진 ‘소리썸머나잇’은 축제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 △ ‘소리 넥스트’, 의도와 성과 사이 간극 올해 새롭게 기획된 ‘소리 넥스트’는 기획 의도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통 음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일종의 음악시장으로, 신인 중심의 소리프론티어와 전문가 추천 12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축제 외연을 마켓으로 확장해 유통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외부 전문가 중심의 운영과 축제와는 단절된 방식으로 축제성이 흐려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2010년부터 전통과 실험을 아우르며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아온 소리프론티어가 흡수되면서 일반 관객의 접근성이 크게 낮아졌다. 소리 넥스트가 전통음악의 해외 판로를 모색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전문가 중심의 진행으로 도민들이 체감하기에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다. 행사 공간 운영도 관객 친화적이지 못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소리문화의전당 외부 공간에서 열려 체감도가 떨어졌고, 전당 내부에는 모악당 팝업존 하나만 마련됐지만 관람객 참여율은 저조했다. 운영상의 허술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축제 측은 당초 무료 관람을 공지했으나 공연장은 턱없이 협소해 무더위 속 긴 줄이 이어졌다. 결국 SNS와 홈페이지에 ‘매진’ 공지만 급히 올린 채 별다른 안내는 없었고, 사흘째에는 사전 고지 없이 선착순 입장을 조기 마감해 관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현장에서는 “일찍 와서 기다렸는데 황당하다”, “입장 가능 시간이라도 알려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불만이 잇따랐다. △ 새 시도 빛났지만, 운영 과정은 허술 개막공연 ‘심청’은 파격적인 연출로 주목받았으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제작 협업 과정에서 조직위와 국립극장 간 의견 조율이 매끄럽지 않아 언론 대응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첫 리허설 공개 당시 영상 취재는 허용하면서 사진 촬영은 제한해 잡음을 낳았고, 조직위는 “국립극장 요청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 초연작 특성상 완성도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해명이 전부였다. 또 개막 일주일 전 지역 리허설에서 연출가 요나 킴이 “완성은 다음 달 서울 공연 즈음에야 가능할 것 같다”고 발언해 개막작으로서의 위상에 물음표를 남겼다. 공연이 회차를 거듭하며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판소리 본고장에서 열린 축제 개막작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세계화 행보는 ing…내년 ‘북미 소리축제’추진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내년 4월 ‘북미 소리축제(가칭)’를 비롯해 예술인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로비에서 열린 폐막 기자회견에서 김희선 집행위원장은 “올 하반기 헝가리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올해 소리 축제가 단순히 공연만 전개하는 축제가 아닌, 한국 전통음악의 미래를 고민하고 플랫폼을 제안한 만큼 앞으로는 해외시장 진출을 더욱 활발히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김희선 위원장은 “내년 4월쯤에는 북미에서 소리축제를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며 “뉴욕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마켓과 중국부터 대만, 홍콩을 잇는 음악시장 플랫폼을 구축해 예술인들의 해외 진출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은외(1)
  • 2025.08.17 18:03

‘본향의 메아리'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5일간의 여정 마무리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는 이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로비에서 ‘제24회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성과를 발표했다. ‘본향의 메아리’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축제는 닷새간 77개 프로그램, 91회 공연으로 꾸며졌다. 집계 결과 8256석 중 6635석이 예매돼 80.4%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전주의 아침 등 6개 프로그램 10회차가 매진됐다. 올해 개막작 판소리 씨어터 ‘심청’은 국립창극단과 공동 제작됐으며, 독일 출신 연출가 요나 김의 새로운 해석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재탄생했다. 모악당 1층 좌석 점유율은 98.5%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또 전통음악 유통 플랫폼 ‘소리 넥스트’가 처음 선보여 신인과 전문가 추천팀 12개 팀의 쇼케이스를 통해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했다. 연지홀에서는 ‘판소리 다섯바탕’, ‘청춘예찬 젊은판소리’, ‘산조의 밤’ 등 다양한 전통음악 공연이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야외 공연 ‘소리썸머나잇’과 세계 음악가들의 협업 무대 ‘고잉홈프로젝트’는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고, 폐막 공연 안은미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지역 광복둥이 어머님들의 참여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왕준 조직위원장은“올해 축제는 임기 중 맡은 최고의 작품들을 선보여 많은 자부심을 느꼈다”며“축제를 찾아주신 모든 관객분들에게 감사하고, 내년에도 더 나은 축제, 함께 만드는 축제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17 18:02

[안성덕 시인의 '풍경'] 너를 기다리며

다(茶)가 커피로 바뀌었습니다. 요즘 거리 풍경의 다반사(茶飯事)입니다. 손, 손 아메리카노가 들렸습니다. 커피의 유래는 6세기경 에티오피아 염소 치기 ‘칼디’ 설이 유력하지요. “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고 악마보다 검고 지옥보다 뜨겁다”는 튀르키예 속담 때문인가요? 한번 맛을 들이면 아편처럼 끊기 어렵습니다. 검고 뜨거운 악마의 음료가 분명합니다. 바흐는 커피 좋아하는 딸을 위해 <커피 칸타타>를 지었지요. 루소는 “더 이상 커피잔을 들 수 없구나!” 임종게 아닌 임종게를 남겼고요.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귀한 손님이 오면 커피 세리머니를 한답니다. 두세 시간, 원두를 볶고 찧고 끓여 석 잔을 대접한답니다. 옆구리에 두어 권 크고 두꺼운 책을 끼고 다방을 들락거리던 형들이 부러웠었지요. “낙엽을 태우면 갓 볶아 낸 커피의 내음이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를 읽은 뒤로 자주 낙엽을 그러모았습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그대 오기를 기다려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구려”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 잔>을 참 많이 들었던 성싶습니다. 다방 구석에 박혀, 저기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내 가슴에 쿵쿵거린다/……/너였다가/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절로 외웠습니다. 어쩌죠, 오늘도 그만 커피가 다 식어버렸네요.

  • 문화일반
  • 기고
  • 2025.08.16 08:00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무더위도 춤추게 한 여름밤 ‘소리썸머나이트’

한여름의 열기가 서서히 누그러진 15일 오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은 해가 지기도 전부터 관객들로 북적였다. 오후 6시 30분 ‘소리썸머나이트’의 막이 오르자 관객들은 부채를 부치고 얼음물 병을 움켜쥔 채 자리를 지켰다. 한낮의 땀방울이 채 마르기도 전에 무대가 시작되자, 웃음과 춤이 어우러진 축제의 밤이 펼쳐졌다. 첫 무대는 강릉 단오제 전승자들이 꾸민 ‘푸너리’였다. 힘찬 북소리와 장단이 어우러진 연희가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이어 등장한 피리밴드 ‘저클’은 향피리, 저피리, 태평소 등 관악기의 다채로운 음색을 호기롭고 익살스럽게 풀어냈다. 연주 중간마다 해학적인 몸짓과 표정이 더해져 놀이마당은 금세 웃음바다가 됐다. 스페인 포커스 프로그램으로 초청된 ‘비구엘라’는 전통 기타와 노래로 30여 년간 지켜온 스페인 민속음악의 깊이를 전했다. 이국적인 선율이 전주 여름밤 공기를 부드럽게 감싸자 관객들은 눈을 감고 박자에 맞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공연의 열기는 공연 관람객으로 가득 찬 놀이마당뿐 아니라 인근 푸드트럭 존까지 번졌다. 한낮의 불볕더위로 한산했던 곳이 공연 시작과 함께 활기를 되찾은 것. 관객들은 허기와 갈증을 달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고, 곳곳에 마련된 테이블과 벤치는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밤 10시가 가까워지자 놀이마당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범 내려온다’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밴드 ‘이날치’가 무대에 오르자마자 관객석은 들썩였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사람들은 무대 앞으로 몰려나와 몸을 흔들었고, 어린아이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모두 하나가 돼 춤을 췄다. 공연을 즐기던 김승연(29) 씨는 “날씨가 더워 관람을 망설였는데, 이렇게 재미있고 신나는 공연은 놓치지 않아 다행이다. 처음 방문한 소리축제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온 친구들과 무대를 즐기던 대학생 이경인(22) 씨는 “이날치 공연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인데, 영상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에너지가 대단했다. 이렇게 재밌는 공연이 무료라니 놀랍다”고 웃었다. ‘소리썸머나이트’는 오는 17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남은 이틀 동안도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무대가 준비돼 있어 놀이마당의 열기는 한동안 식지 않을 전망이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16 00:42

전통예술, 해외 진출 길을 묻다⋯‘소리 넥스트’ 포럼 개최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신설 프로그램 ‘소리 넥스트’가 15일 마지막 포럼을 열고 한국 전통예술의 해외 진출 모델을 재점검했다. 이날 오전 11시 송천동 ‘평화와 평화’ 산책 종점에서 열린 ‘전통예술 해외진출 모델 전환과 모색’ 포럼에는 김미소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총감독이 사회를 맡았고, 천재현 전통예술 연출가, 계명국 자라섬재즈페스티벌 감독, 김형군 더텔테일하트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포럼에서는 2000년대 중반 서울아트마켓 출범 이후 본격화된 전통예술 해외 진출의 흐름과 배경이 공유됐다. 김미소 총감독은 “전통예술이 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15~20년 전”이라며 “정책 지원과 아티스트들의 열망이 맞물리며 활발한 교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계명국 감독은 “초기에는 해외 아티스트 초청에 집중했지만, 2010년 전후부터는 한국 아티스트를 해외에 소개하는 교류가 활성화됐다”며 “덴마크 ‘워멕스’의 ‘코리안 나이트’가 전환점이었다. 국악에 대한 해외 네트워크의 호응이 큰 동력이 됐다”고 회고했다. 김형군 대표는 밴드 ‘잠비나이’를 사례로 들며 “비행기표 지원을 받아 쇼케이스에 참여했는데 공연 제안이 이어졌고, 6개월 만에 40회 투어가 성사되기도 했다”며 “처음엔 단순한 욕망에서 출발했지만, 활동이 커지면서 해외 투어가 팀의 중요한 축이 됐다”고 설명했다. 천재현 연출가는 “시장 확대보다는 예술가들이 성장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나갔다”며 “다른 장르 예술가와 협업하며 더 깊이 있는 경험을 쌓는 것이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콩 등 해외 교류를 계기로 국제 무대로 나갔고, 단순 공연 초청이 아닌 콜라보를 통한 창작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지원정책의 변화와 한계도 논의됐다. 과거 아티스트 중심이던 지원이 무대기술, 연출, 기획, 홍보 인력까지 확대됐지만, 코로나19 이후 투어 비용 급등과 사업 제약으로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김형군 대표는 “한국의 지원 규모가 세계적으로도 큰 편이지만, 주요 공연 시장과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 교통·물류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계명국 감독은 “아시아 투어도 유럽보다 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있다”며 “지원은 늘었지만 투어 전략의 자유도는 오히려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세 패널은 해외 무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천재현 연출가는 “한국이나 대만, 홍콩처럼 인구가 작은 시장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전국 투어나 축제 공연으로 자리를 만들고 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서 해외 시장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해외는 최종 목적이 아닌 하나의 과정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명국 감독은 “돈이 되지 않고 팀만 데리고 다니는 투어이지만 해야 할 이유가 있다. 아직 만나지 못한 관객이나 시장, ‘파랑새’를 찾아 떠난다는 마음으로 해외 투어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군 대표는 “해외 진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로서 하고 싶은 일을 충실히 해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소 총감독은 “소리 넥스트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전통예술 유통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네트워크와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포럼을 마무리하며 계명국 감독은 “올해 시작된 마켓이 3년간 이어질 예정”이라며 “잠비나이처럼 꾸준히 활동하는 팀부터 신진 아티스트까지 다양한 해외 진출 경로와 모델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15 17:24

"정가보다 저렴하게 팔아요"⋯JUMF 티켓 '암표' 기승

내일(15일)부터 열리는 2025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JUMF) 초대권이 온라인상에서 저가에 거래되면서 암표 논란이 불거졌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JUMF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전북대 대운동장에서 열린다. FT아일랜드, YB, 크라잉넛, NELL, 데이브레이크, LUCY, 폴킴 등 가요부터 록, 밴드, 발라드, 인디밴드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는 대형 페스티벌이다. 이는 전주 MBC가 주최·주관하고 전주시와 전북도 등이 후원한다. 14일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에는 "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 초대권 팔아요", "전주 JUMF 2025 티켓 1일권 팝니다" 등 JUMF 티켓 판매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대부분 일반 티켓도 아닌 초대권이었다. 보통 암표는 정가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JUMF의 경우 3∼9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었다. 온라인 예매 기준 1일권 가격인 11만 원, 2일권 16만 4000원, 3일권 21만 8000원보다 저렴하다. JUMF 초대권은 관계자·협력사 등에 배부된다. 예매 내역과 신분증 사본을 보여 줘야 입장이 가능한 일반 티켓과 달리 별다른 본인 확인 절차가 없는 게 특징이다. 현장에 도착해 초대권을 제출하고 환경 부담금만 추가 지급하면 문제 없이 입장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같은 허점을 이용해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초대권 암표가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JUMF 관계자는 "초대권은 주관사, 후원사 등 협력 관계에 있는 이들뿐 아니라 전주시민 일부에게도 배부됐다. 받는 사람을 믿고 나눠 주는 상황이다"면서 "현재 직원들이 번개장터, 중고나라, 당근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도 운영 중이니 암표를 발견하는 즉시 신고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 문화일반
  • 문채연
  • 2025.08.14 20:56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 고전을 해체한 ‘심청’, 실험과 과제 사이

전통 창극 ‘심청전’이 오늘날 무대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면 어떤 모습일까. 지난 13일 열린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 ‘심청’은 그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이었다. 이날 초연된 판소리씨어터 ‘심청’은 불편하면서도 색다르고, 익숙하면서도 긴 여운을 남겼다. 여성주의 관점에서의 파격적인 해석과 독일 오페라 무대의 극적 요소가 결합됐지만, 전통 판소리의 깊이 또한 놓치지 않았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바다 한가운데 선 심청을 떠올리게 하는 파도 소리가 관객을 맞았다. 이어 대형 스크린에는 현대인들에게 ‘심청이 누구인지’를 묻는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이 끝나자 객석 뒤편에서 수십 명의 어린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첫 등장한 심청은 뿔테 안경에 단화, 초록색 후드 집업을 입은 평범한 15세 소녀였다. 그러나 폭력과 핍박은 이 모습이 오래가지 못하게 했다. 원작 속 애틋한 부녀로 그려진 심학규는 어린 딸을 핍박·착취하는 기득권 인물로, 해학을 담당하던 뺑덕은 탐욕과 질투의 화신으로 재해석됐다. 심청을 도운 장승상댁 부인은 냉혹한 권력자로, 세 아들은 심청을 노리개처럼 대하며 괴롭혔다. 심청 역시 순종적인 딸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목을 조르며 분노를 드러내는 당돌한 인물로 그려졌다. 전·후반부 2막 9장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에서 심황후는 등장하지 않는다. ‘효’ 대신 ‘희생’이 자리했고, 그 뒤에는 폭력·성폭력·방관이 있었다. 실험적인 무대였던 만큼 평가는 엇갈렸다. 고전을 해체해 연극·무용·영상 장치를 결합한 무대에 대해 “신선한 시도”라는 호평과 “창극 본연의 요소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왔다. 서정민갑 문화평론가는 “‘심청’은 전설이 될 작품이다. 심청가의 가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심청가를 전복하는 파격적이고 영화 같은 미니멀 미장센에 클래식 어법을 더했다. 모든 페미니스트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무대”라고 평했다. 다수의 심청 창극을 연출한 이왕수 연출가는 “파격적이고 강렬한 연출이 돋보였다. 처음에는 전통 서사와 다른 전개에 불편함이 있었지만, 예술가로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집중하니 몰입할 수 있었다”며 “공연은 맹목적 효도에서 벗어난 현대적 가치관을 반영하며, 여성·남성·부모·자녀 관계를 새롭게 성찰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명창과 전문가들이 불편함을 표했지만, 일반 관객들은 오히려 감정이입이 잘 된 모습이었다. 젊은 세대가 심청의 희생을 납득하지 못하는 만큼, 판소리의 현대적 해석과 세대 간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명창 출신 전문가들은 “창극에서 소리만 빌려온 무대”라며 혹평했다. 전통 판소리 비중이 줄어든 점, 영상과 의상, 70여 명 아역 출연의 의도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아 몰입을 방해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연은 끝났지만 논의는 계속됐다. 누군가는 불편함을, 누군가는 반성을, 또 누군가는 공감을 표했다. ‘심청’은 전통예술의 세계화 과정에서 던져야 할 질문을 무대에 올리며 예술의 순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 전통 창극과 현대적 장치가 어떤 접점에서 만나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 무대였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14 19:17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요나 김 "공연 보고 치열하게 논쟁하길 바란다"

창극의 문외한도 ‘심청가’는 안다. 소경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팔아 인당수에 뛰어드는 모습은 ‘효심(孝心)’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지난 13일 공개된 2025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작 ‘심청’은 완전히 달랐다. 국립창극단과 공동제작한 판소리씨어터 심청은 전통 판소리 심청가와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심청은 효녀라는 타이틀을 걷어내고 억압받는 이 땅의 모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 희생을 감내하기보다는, 착취와 폭력에 맞서서 살아남는 자로 그려진다. 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로비에서 열린 ‘심청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연출자 요나 김은 첫날 공연 소감에 대해 “이번 작품을 하면서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부딪쳤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출연진들이 제가 만든 그림 안에서 예술성과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했고 매일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는 연출자 요나 김과 영상카메라 담당 벤야민 뤼트케, 연출 어시스턴트 다니엘라 키제베터, 심청 역의 김우정‧김율희, 심봉사 역의 유태평양‧김준수 등이 참석했다. 이왕준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이 모더레이터로 동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연출가 요나 김은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작인 심청 안에 입체적인 인물들을 배치시켰다. 단순히 선악으로 규정되는 인물이 아닌 다층적으로 인물을 탐구해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실제로 무대에서 심청은 ‘효녀’가 아닌 사회적 약자의 얼굴을 하고, 심봉사는 철없고, 이기적인 인물로 표현된다. 기존의 틀이나 가치가 완전히 깨졌기 때문에 무대에 올라야 하는 소리꾼들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첫째 날(13일) 개막무대에서 심청을 열연한 김우정은 “작품을 본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꼈을지 궁금하다. (저는) 행위 예술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공연 소감을 말했다. 이어 “심청을 소재로 했지만 전통 심청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공연에 임했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심봉사로 열연한 유태평양도 “연기하는 게 굉장히 어렵기도 했지만, 매일매일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다”며 “같은 사람이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더라도 감정들이 다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원작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새롭게 뒤엎었지만 연출가가 끝까지 고수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심청가의 ‘눈대목’을 그대로 사용한 점이다. 요나 김은 “(사설) 단어는 하나도 바꾸지 않았다. 고전적 음악과 텍스트 그대로를 가지고 간다 해도 새로운 환경을 제시하면 새로운 시너지와 관점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전이 지닌 아우라를 해치고 싶지 않았기에 그대로 보존하고, 환경과 세트에만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조화로움을 찾아냈다고 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으로 첫 선을 보인 ‘심청’은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요나 김은 “표를 사서 공연을 봐달라”며 “공연을 보면서 서로가 생각과 느낌을 주고받았으면 한다. 대화의 장을 촉발시키고, 논쟁에 대해서 치열하게 싸우게 만드는 게 저의 역할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8.14 18:2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작가, 김란희 '금딱지와 다닥이'

SNS에서 우연히 『금딱지와 다닥이』(비공)란 동화책을 접했다. 제목이 특이해서 내용이 궁금했던 차였는데 그 책이 얼마 전 내게 왔다. 인연이란 이렇게 부지불식간에 맺어지는 것이었다. 작가 김란희는 91년도 통일문학상공모전에서 통일상을, 2005년에 <창비어린이>에 「외삼촌과 누렁이」로 등단했다. 지금은 전주에서 동화작가이자 문화해설사로 활동 중이시라니 모르긴 몰라도 오다가다 마주쳤지 싶다. 그래서인지 동화집에 더욱 애정이 간다. 『금딱지와 다닥이』는 ‘글 쓰는 일이 세상에 덜 부끄럽고 사람들에게 조금만 미안하면 좋겠다’라고 말한 김란희 작가의 첫 단편동화집이다. 작가가 긴 시간 가장 정제된 단어로 직조한 아홉 편의 단편은 블링블링한 필터 대신 원본 그대로의 현실을 담아냈다. 덕분에 동화를 읽는 내내 공포 영화를 보듯 섬뜩하면서도 통쾌했고, 불편하면서도 복숭아 스파클링을 마신 듯 달콤하고 짜릿했다. 김란희 동화의 또 다른 묘미는 사투리 구현에 있다. 한 지역에 오래 살았다고 해서 지역 사투리를 문장으로 맛깔나게 구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김란희 동화에 실린 사투리는 자연스럽다 못해 능청스럽다. 소리 내어 읽으면 더 찰지고 실감 난다. 단편 각각에 등장하는 할머니 캐릭터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외국인들 돌보면 돈이 나오냐 쌀이 나오냐’라며 아들만 보면 잔소리를 쏟아붓는 「외삼촌과 누렁이」의 할머니가 외강내유형의 우리네 어머니 모습이라면, 천애고아인 착한 솜이를 위해 새 부모를 점지해 준 「아기가 된 솜이」의 당산나무 할머니는 삼신할머니나 마고할미 같은 여신의 모습이다. 소외된 어린이를 향한 작가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엄마 밥 줘」와 「가슴이 자라기 시작할 때」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자신의 결핍을 아이에게 전가하고, 성공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이들이 부모라는 이름으로 자식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다른 어떤 폭력보다 진한 상흔을 남긴다. 사랑이라는 핑계로 가하는 폭력 앞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김란희 작가는 에둘러 말하기보다 극사실주의적으로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니 이 책은 어른이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욕망을 좇느라 그간 잊고 있던 진짜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광재 소설가는 ‘글은 그 사람이 가지고 태어나는 재주로 쓰는 게 아니라 문학을 삶의 영역 안에 끈질기게 보듬고 있는 자가 쓰는 것이다. 지금 쓰는 글이 어느 지점에 가 있는지, 과연 무엇이 되기는 하는 것인지 그런 계산 따위 아예 없이 그저 한 발짝 씩 걸음을 떼는 사람(P.188)’이라는 말로 쓰는 김란희 작가를 정의한다. 재주로 글을 쓰기보다 끈기로 글을 쓴 결과가 『금딱지와 다닥이』에서 오롯이 느껴진다. 명징한 문장과 분명한 주제 의식을 겸비한 김란희 작가의 차기작이 무척 기대된다. 김근혜 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동화)에 당선됐다. 장편동화 『나는 나야!』, 『봉주르요리교실 실종사건』, 『다짜고짜 맹탐정』, 『베프 떼어 내기 프로젝트』, 『들개들의 숲』, 『사춘기, 우리들은 변신 중』(공저) 과 청소년 소설 『유령이 된 소년』, 『너의 여름이 되어 줄게』(공저), 등이 있다. 동화『베프 떼어 내기 프로젝트』는 2025년 전주올해의 책에 선정 됐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8.14 10:13

“사랑과 예술이 만나는 순간을 담다” 류명희 작가 '아름다움을 보는 눈' 출간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책이 나왔다. 류명희 작가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에페코북스)이 바로 그 작품이다. 류 작가는 이 책에서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 예술을 마주하는 마음,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감정의 결을 느끼는 순간에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은 언제부터 아름다움을 보기 시작했을까? 누군가는 꽃에서, 또 다른 이는 물소리에서, 혹은 사랑하는 이의 눈빛에서 발견한다”며 “이 책은 그런 아름다움들을 바라본 한 사람의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나에게 아름다움은 감정에서 시작되고, 감정을 표현하려는 욕망은 예술로 이어졌다. 사랑은 마음 깊은 곳에서 불현듯 피어나는 감정의 꽃이었고, 예술은 그 꽃을 붙잡아 물감으로, 언어로, 선율로 남기려는 시도였다”고 발간 계기를 밝혔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아름다움과 예술의 시작을 통해 감정의 최초 떨림을 마주한 순간을 담았다. 2부에서는 사물과 관계, 일상의 틈 속에서 아름다움을 감각하며 마음의 렌즈를 조율하는 법을 소개한다. 3부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속 깊은 언어로만 들릴 수 있는 세계를 포착해, 작가만의 표현으로 감상을 적었다. 4부에서는 그리움과 기다림, 협력과 용기 등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담아내며 감정의 파동이 예술로 피어나는 순간을 보여준다. 마지막 5부에서는 삶의 고향으로 돌아가, 기억과 감성에서 피어난 삶과 예술의 조화를 다시 바라보는 시선을 담았다. 임형록 한양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류 작가는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부드럽게 넘나들며,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실천해온 문화예술인”이라며 “글 속에는 오래된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따뜻한 감각과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섬세한 사유가 깃들어 있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각자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되찾기를 기대한다”고 평했다. 류명희 작가는 “모든 장면과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이란 결국 사랑과 예술이 만나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임을 깨달았다”며 “사랑은 예술의 씨앗이고, 예술은 그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는 형식이다. 우리가 그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때 비로소 인간답게 존재할 수 있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8.13 19:03

타자에 대한 사랑 담아…오봉옥 시집 '나비도둑'

웹툰 시집 <달리지馬>로 주목받았던 오봉옥 시인이 시집 <나비도둑>(천년의시작)을 출간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가족과 고향에 대한 애틋함을 담백하고 서정적인 시어로 풀어냈다. “울엄니 돌아가시기 전까지 죽어라고 했던 말/기울긴 하는디,//누가 김장했다고 김치 한포기 들고 오면/이짝이 기울긴 허는디 이거라도,/고구마 두어 개 신문지에 돌돌 말아 슬그머니 내밀었지//(…중략…)//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보다 더 큰 가르침 없었지/내가 좀 기운다 생각하면 누구와 싸울 일 없지/상대를 모시는 마음 절로 생겨 배우고 또 배우게 되지”(‘기울긴 하는디’일부) 정겹고 소박한 언어로 사람살이의 면면을 두루 살피는 시인의 따스한 시선이 시집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투박하지만 깊이 있는 사유와 타자에 대한 사랑은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시집 해설을 작성한 송기한 대전대 국문과 교수는 “시인은 사랑의 소멸을 통해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하나를 알리고자 한다”라며 “타자에 대한 사랑이 만들어낸 것이 민중성이기 때문으로 시인은 이 민중성을 초기 이후부터 계속 실천하고 싶었고, 그 열정은 지금의 경우에 이르러서도 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1985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집 <지리산 갈대꽃> <붉은산 검은피> <나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 를 비롯해 웹툰 시집 <달리지馬> 산문집 <난 월급 받는 시인을 꿈꾼다> 등을 출간했다. 영랑시문학상과 한송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문학의 오늘 편집인이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8.13 17:55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