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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 茅 자 모정(茅亭)입니다. 기와 올린 정자(亭子)와 달리 지붕이 띠나 볏짚이었지요. 사대부들의 풍광 좋은 풍류 터 말고, 마을 어귀 여름 사랑방이었지요. 주민 수와 뒷산에 자라는 나무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달랐습니다. 동네목수의 솜씨 따라 달랐습니다. 영남에는 모정이 드물다지요. 상대적으로 농경문화가 발달 되고 잘 보존된 호남에 많다지요. 푹푹 찌는 여름, 앞집 뒷집 옆집 모여앉아 자식 자랑 농사 걱정 제사 이야기로 더위를 재웠습니다. 빙 두른 마루 난간이 마침맞은 목침입니다. 동으로 눕고 서로 누워 도란거리다가 어느새 한소금 달게 코를 골았었지요. 찾는 이 없고 소용 다 해 스러져 가지만 모정은 마을의 역사입니다. 태어나고 살고 죽은, 들고 또 난 사람들 죄다 기억하고 있겠지요. 내장산 가는 길목 어디, 꼭 고향마을 동구 같습니다. 가던 길 세우고 아무리 둘러봐도 장승도 마중 나와 계시던 어머니도 보이지 않습니다. 느티나무 아래 모정을 돌아 돌아가면 사라져버린 무정세월을 만날 것만 같습니다. 부르게 저녁상을 물리고 바람만바람만 나서겠습니다. 하모니카 소리에 은하수 건너 어느 별 하나 쉬이 잠들지 못할 겁니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특별자치도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소리축제는 무더운 여름, 전통의 깊은 숨결과 오늘의 감각이 만나는 무대를 통해 관객과 다시 만난다. 본지는 축제 개막에 앞서 주요 프로그램과 출연진, 주목할 기획들을 7회에 걸쳐 소개한다. 낯익지만 새로운, 오래됐지만 생생한 소리의 현장을 미리 들여다보며, 축제를 기다리는 마음에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편집자 주> "전통을 현대 관객과 소통시키는 일은 누군가는 해야 할 소명입니다. 예술성과 축제성의 균형 속에서 국내외 관객과 소통하며, 예술가와 관객 모두가 행복한 축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안전부터 무대 관리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 중입니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개막을 10여 일 앞두고 있다. 올해 축제는 ‘본향의 메아리’를 주제로, 오는 13일부터 5일 동안 음악의 디아스포라적 속성을 조명하며 예술성과 축제성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라는 커다란 배의 키를 잡은 김희선 집행위원장(56)과 31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축제의 비전과 준비 상황을 들었다. 올해로 집행위원장 3년 차를 맞은 김 위원장의 감회를 묻는 질문에 그는 “처음 맡았을 때 느꼈던 책임감이 여전히 크다”며 운을 뗐다. “20년이 넘게 지역에서 아름답게 가꾸어진 소리축제를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시작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현재 당면한 과제 안에서 이를 풀어나가는 일은 어렵지만, 관객들과 미래를 꿈꾸는 예술가를 만날 때 보람을 느낍니다. 축제 뒤에서 묵묵히 수고하는 스태프들과 늘 함께 고민하며, 예술성과 축제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대표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올해 축제의 키워드는 ‘본향의 메아리’. 개막공연 '심청'의 연출자 요나 킴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 상임연출가인 그는 디아스포라 한국인으로서, 전통에 대한 깊은 애착을 지닌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전북에서 태동한 판소리와 농악 등도 본향을 떠나 세계로 퍼져나갔다”며, 음악의 이동성과 재창조성에 주목했다. “올해 축제는 미래를 견인할 다양한 시도들이 가득합니다. 국제-국내 공동제작 개막공연 '심청'은 물론,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선정한 거점화 사업 ‘소리 넥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계’라는 키워드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과 그 결실이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그는 주제 공연 중 하나인 ‘양금로드’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페르시아에서 한국까지 이어지는 양금의 여정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무대로, 같은 악기가 서로 다른 문화와 만나 어떻게 각기 다른 음악으로 피어났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미국에 거주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소현 씨와 그의 스승 김일구 선생이 서양 악기로 아쟁 산조를 연주하는 무대도 준비하고 있어, 축제의 키워드를 풀어낸 여러 공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무대로는 단연 판소리 다섯바탕 완창 무대가 꼽힌다. 70대 원로부터 30대 젊은 명창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소리꾼들이 약 3시간에 걸쳐 판소리의 진수를 선보인다. 범패(동희 스님), 여창가곡(조순자), 경기민요(이춘희), 향토민요(순창 금과들소리) 등 전통 성악 장르를 집중 조명하는 ‘성악열전’도 준비돼 있다. 이와 더불어 축제의 해외 공연도 강화됐다. 스페인 국립극장 떼아뜨로 레알의 플라멩코, 일본 쇼의 거장 미야타 마유미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명인들의 무대가 예정돼 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가장 중점을 두었던 소리축제의 변화는 ‘공연예술제’로서의 정체성 강화다. “지난해 ‘잡색X’, ‘조상현 신영희의 빅쇼’에 이어, 올해 개막작 ‘심청’은 국악계를 넘어 공연예술계 전반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여름축제로의 전환, ‘소리캠프’와 ‘소리학술포럼’ 신설, 전국 단위 홍보 확대도 이 같은 변화의 일환입니다. 국악이 박물관 유물처럼 머무르지 않고, 지금의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세대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올해 역시 세심하게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끝으로 그는 지역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소리축제를 아끼고 가꿔주신 도민 여러분의 애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낮에는 실내 공연장에서 시원하게, 밤에는 야외 ‘섬머 나잇’ 무대에서 다양한 무대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객분이 공연장을 찾아주시고, 함께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앞으로도 예술가와 관객, 지역이 함께 만드는 축제로 나아가겠습니다.”
이정란의 그림은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게 된다. 평면 캔버스에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입체감을 최대한 살려냈기 때문이다. 번져나가는 듯한 드로잉에 자수가 결합되자 마치 우주 은하수를 보는 듯 화려하다. 얼굴을 바짝 갖다 대고 보면 형체의 질감을 최대한 살려낸 붓 터치 흔적이 엿보인다. 이정란 작가의 개인전이 1일부터 31일까지 유휴열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오프닝 8월 2일 오후 4시 30분. 이번 전시 주제는 ‘나의 정원으로’. 교육자로서 지켜낸 30년의 시간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시작과 용기가 필요했던 작가는 ‘정원’이라는 공간을 물리적인 경계를 넘어 재해석한다. 그는 정원을 감정, 기억이 얽힌 장소로 보고 그 안에서 변화하는 삶의 기쁨과 슬픔, 아픔과 상처 등을 짚어낸다. 그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작업에 대해 “나의 작업은 오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혹은 내 내면에 스며들어온 소중한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자르고 깁고 채색하고 꿰매고 오려 붙인 회화라기보다는 오히려 조각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닐까?”라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작업 과정 속에서 객체로서 자신 내면의 세계를 여행하는 듯 행복하고 기쁜 감정에 들게 된다”고 밝혔다. 전북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이정란 작가는 그동안 영‧호남 미술교류전, 전북 미술단체 연립전, 시선-Harmony전 등 단체전과 초대전에 참여했고, 개인전을 개최하며 활발히 작품활동을 펼쳤다. 현재 양현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미술협회, 전북중등미술교육연구회, 전북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세대가 건강한 소통과 공감의 문화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 ‘토크콘서트: 관계의 기술’이 오는 3일 오후 3시 전북특별자치도청 3층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좋은교육시민연대와 온을문화팩토리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친구, 가족, 그리고 넓은 세상–우리, 왜 이렇게 힘들까?’를 주제로, 청소년과 학부모, 일반 시민 등 전 세대가 관계에 대해 성찰해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강연자로는 방송인 홍석천 씨가 나서며, 좋은교육시민연대 유성동 대표가 사회를 맡는다. 특히 이번 토크콘서트는 일방적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객석의 반응을 반영한 질의응답 등 쌍방향 소통 중심으로 진행된다. 관계자는 “교육과 심리, 문화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을 시도한 프로그램으로,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여 및 자세한 사항은 전화(010-4848-3825)로 문의하면 된다.
종합문예지 <씨글>의 2025년 여름호(통권 8호)를 발간했다. <씨글>은 문학의 기본이 되는 문(文)‧사(文)‧철(哲)을 제시하며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시조‧평론‧희곡 등 다채로운 문학을 게재하여 지역 문학예술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종합 문예지다. “전북에도 정신적 양식이 될 수 있는 인문학 문예지를 발간해야 하지 않겠냐”는 발행인 김인창 대표(출판사 인문사)의 생각 아래 지난 2021년 창간됐다. 이번 여름호 권두언에는 유승우 인천대 명예교수가 쓴 ‘어떻게 사람인가’가 실렸다. 유승우 명예교수는 자연의 섭리를 통해 배운 인간의 삶에 대한 태도를 제시한다. 홍성모 성균관대 겸임교수의 화보 ‘그림으로 만나는 예술세계’와 김상철 미술평론가의 ‘영월에 들고 영월을 품다’는 화평도 수록됐다. 이번 호 특집으로는 이대암 영월곤충박물관 관장의 영국 자연사박물관 방문기 ‘왜 우리나라에는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없을까?’가 게재됐다. 신작시도 대거 수록됐다. 신작 소시집에는 심옥남 시인의 ‘나는 울고 당신은 이제 웃는다’ 등 5편의 시가 게재됐다. 심옥남 시인의 시집 <바람의 접근 방식> 읽기를 중심으로 오민석 문학평론가의 시집 평설도 읽어볼 만하다. 공광규, 김도연, 김현조, 문신, 손세실리아, 양문규, 문금옥 등 19명의 시인이 쓴 신작시도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박월선 아동문학가와 김사은 수필가, 김광원 평론가의 주옥같은 글들이 실려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알차다. 씨글 김동수 편집인은 30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인문학을 중심으로 한 종합문예지를 발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출판사 인문사 김인창 대표와 인쇄를 해주는 마음출판사 대표께 감사하다”며 “일 년에 4차례씩 간행하려 했지만, 인력 문제로 현재는 일 년에 2차례 간행하고 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간행되고 있는 만큼, 더욱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똑같은 토요일이 다섯 번 반복되는 판타지 동화다. 주인공 장일주가 겪는 토요일의 반복은 무엇을 말하려하는 걸까 궁금했다. 낯선 동네에 이사 오자마자 벌어지는 일을 누구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본인 말고 다른 등장인물들은 새로운 오늘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주에게는 변화무쌍한 토요일이 반복된다, 마주치는 동네 어른들과 또래의 아이들, 문방구에 서있는 블랙이라는 개까지 일주에게 친근한 이는 하나도 없다. 이사 온 첫날부터 다투기 시작하는 엄마와 아빠, 일주는 집에 있지 않고 자기를 배척하는 이들 속으로 매일 나간다, 하지만 날은 변하지 않고 갈수록 태산으로 큰일만 생긴다. 그리고 여전히 토요일이다, 전 동네에서 절친했던 민재에게까지 서운한 마음이 들 정도로 아무도 일주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 누구나 오늘을 산다. 아주 만족했던 날, 아주 낭패 본 날, 그저 그런 날 등등 다양한 하루를 산다. 그날을 살았던 감회에 따라 오늘을 만족하고, 후회하고, 그저 밋밋하게 지나간다, 만약 안 좋은 일이 있었던 오늘이었다면 다시는 그런 날을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주인공 일주는 그런 혼란 속에서 지혜를 배운다, 똑같은 다섯 번의 토요일이지만 엄밀히 보면 하루도 같은 토요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자신의 아이 전학경험을 배경으로 하듯 내게도 ‘이제야 말한다.’라는 숨겨둔 비밀이 있다. 군인이셨던 아버지를 따라 기억 안 나는 이사를 13번을 했다. 그 중에 유일하게 기억나는 사연이다. 아버지가 군대 예편을 하고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나는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 막 한 달이 채 안되었을 때였다. 그런데 서울로 간 학교 화장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잠깐 다닌 학교의 화장실은 그야말로 화장실이었다. 교장 선생님이 매일 비질을 해서 어디보다 깨끗했다. 짐작되겠지만 서울 학교는 그냥 변소였다. 도저히 갈 수 없었던 나는 ‘싸고 말리고를 반복하다 집으로 탈출한 기억이 난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변하는 건 없었다. 틈틈이 교직원 화장실에 잠입했었다. 작가는 전학시킬 학교에 미리 갔을 때 선선한 날임에도 땀을 흘리는 아이를 봤단다. 누구나 첫 경험은 다 있다. 매일 마주치는 일이 어제와 다른 그리고 같은 오늘이다. 작가의 말에 아이의 걸음마를 인용해 말하는데 비단 그뿐 아니라 어른들도 직장에 나가는 첫날이나 낯선 사람을 만나는 일도 마찬가지라고 쓰고 있다. 매번 쓰는 서평이지만 ‘나는 왜 여기까지일까?’ 수시로 낯붉히며 원고를 보낸다. 하지만 그만 두지 않는 이유는 서평이 나올 때마다 하나래도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걱정은 커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앞으로 나가야 한다면 부딪치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장일주처럼 지혜가 생긴다. 낯설음이 농이 짙게 익어가는 날이 온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당선, 2018년 동양일보 동화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레오와 레오 신부>, <가족이되다>, 오디오북 <구멍난 영주씨의 알바보고서>, <너의 여름이 되어줄게>공저. <크리스마스에 온 선물>, <사춘기, 우리들은 변신 중>이 있다. 현재 아이들과 동시쓰기를 함께 하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에서 <전주문학>(문맥통권 64호)를 간행했다. 이번 호에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회원 22명의 글이 수록됐다. 특집 ‘광복 80주년 기념’에는 부모님 세대가 겪은 고통의 시간을 헤아리며 한 줄 한 줄 써내려간 오영자의 ‘올해로 광복 80주년이다’를 비롯해 광복 염원의 마음을 담은 성민재의 ‘자유의 뿌리, 광복의 빛’ 등 국가적 성취를 엿볼 수 있는 시와 수필이 담겨 있다. 또한 작고 문인 특집을 별도로 마련해 박성숙 수필가, 송재옥 시인, 이희정 시인, 조기호 시인의 시와 수필이 실렸다. 지역사회의 참된 어른이자 후배 작가들의 귀감이 된 4명의 문인들을 추억할 수 있는 글들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회원들의 시와 수필, 소설, 동화 등을 비롯해 전주문학 정기총회와 문학기행 사진 등이 실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주문인협회 김현조 회장은 여느 글을 통해 “글씨를 쓰는 사람들은 최고의 명필을 예찬하는 말로 ‘문득 쓰고 싶어 쓴 글씨’라는 글귀를 인용한다”라며 “문학도 마찬가지다. 퍼뜩 지나가는 문장은 바로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고, 문득 글을 쓰고 싶을 때 한달음에 글을 써 놓고 탈고하면서 완성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득 글을 쓰고 싶어질 때가 있다면 맹렬하게 완성해 보시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우린 지금 고치 속 애벌레처럼 변신 중이야. 애벌레는 귀엽고 나비는 예쁘지만, 중간쯤인 고치 속 애벌레는 정체를 알 수 없어. 하지만 변신을 마치면 고치에서 나와 날개를 펴고 높이 날아오를 거야!"(동화 '사춘기, 우리들은 변신 중' 발췌) 5명의 동화작가들이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그린 동화집 <사춘기, 우리들은 변신 중>(단비어린이)이 출간됐다. 이번 동화집은 국내의 중경 동화 작가 5인, 김근혜·전은희·박지숙·서성자·김영주 작가가 함께 집필했다. 각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들의 다양한 고민을 그려낸다. 책 속 주인공들은 10대가 되면서 겪는 신체적, 육체적, 심리적 변화를 중심으로 여러 고민에 휘말린다. 외모에 대한 불만,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 이성 친구와의 어색한 관계, 전학 온 친구에게 느끼는 묘한 질투, 친구들과의 갈등과 화해 등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문제들을 다룬다. 첫 번째 이야기인 김근혜 작가의 ‘사춘기, 우리들은 변신 중’에서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몸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는 아이들의 고민을 사실적으로 풀어낸다. 두 번째 이야기, 전은희 작가의 ‘단추 다이어트’는 통통한 체격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며 거식증에 시달리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외모 스트레스와 청소년기의 치유 과정을 다룬다. 세 번째, 박지숙 작가의 ‘달콤하고 쌉싸름한 솜사탕’에서는 사춘기 소년이 이성 친구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배우는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네 번째 이야기, 서성자 작가의 ‘줄무늬 원피스와 줄무늬 원피스’는 여자아이들이 겪는 미묘한 질투와 우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마지막으로 김영주 작가의 ‘너도 사춘기니?’에서는 지방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도시 아이와 다문화 가정 아이 간의 갈등과 우정을 다룬다. 작가들은 책의 서문에서 “사춘기는 마치 ‘들어오지 마시오, 변신 중!’이라고 적힌 방 같다”며 “우리는 그 방을 살짝 열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순간들을 들여다본 기록으로, 어설프지만 동시에 반짝이는 변신의 순간들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책은 사춘기를 맞은 친구들에게 작은 손전등을 건네는 것과 같기를 바란다”며, “어두운 방 안을 비추며, 사춘기 청소년들이 자신의 변신 여정을 밝혀가는 데 작은 빛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미수(米壽)에 접어든 김연주 작가가 진솔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수필집 <붉은 햇살 품은 나이테>(창조문예사)를 펴냈다. 작가는 모진 세파를 헤쳐 나가듯 파도에 밀려온 추억을 되뇌며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향한 글을 쓴다. 이번 수필집에는 그가 세상을 살면서 느꼈던 기대와 희망, 절망과 환희 등 깊은 감정의 층위를 41편의 에피소드로 진솔하게 풀어냈다. 1부 끝나지 않는 이야기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아온 작가 개인의 이야기와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 등이 수록됐다. 2부 별 헤는 언덕에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인간관계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3부 붉은 햇살 품은 나이테와 4부 우리의 소원은 통일에는 작가의 인문학적 소양을 엿볼 수 있는 글들로 빼곡하다. 마지막 5부 꿈을 좇는 어른 아이에는 어른이자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과 애정을 따뜻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풀어냈다. “이 나무는 왜 베어졌을까. 나무의 수명은 영양 상태가 좋으면 무한히 살 수 있다는데, 어디서 살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환생하였는지 의문이 든다. 그래도 이 나무는 베어져서도 또 다른 삶을 살아내듯 아름다운 붉은 햇살 품은 나이테를 자랑하며 새로운 의미를 품고 있다”(‘붉은 햇살 품은 나이테’ 중에서) 40년 가까이 교직에 몸담은 그는 여든을 훌쩍 넘긴 노구임에도 성실히 다져온 글쓰기를 바탕으로 수필집과 동시집 등을 출간하며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연주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내 안에 서성이던 추억 하나, 둘 모여 앉아 피워내는 이야기 꽃을 담아본다”며 “삶의 여정을 힘껏 이겨 내고, 나 아닌 너가 되었던 그 흔적이 살아나 나를 보듬는다”라고 밝혔다. 1999년 시와 산문에서 수필로 등단한 김연주 작가는 2017년 소년문학에서 동시로 다시 등단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마음 밭에도 풀꽃을 심어>, <세월이 바람처럼 흘렀다> 와 동시집 <작은 꽃별들>, <세상에서 제일 큰 꽃밭>, <꿈을 찾은 아이들>, 시집 <그 섬에 가다> 등이 있다. 제4회 작촌예술문학상과 제8회 녹색수필상 등을 받았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전북 PEN 문학, 시와산문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좌해 명상하는/ 잘 헹군 밥공기/ 당처럼 내어 주며/ 포만을 나른다/ 달그락 울리는 기도/ 품 넉넉히/ 밝은 몸”(시 ‘그대의 끼니가 아름답기를’ 전문) 시인이 정성껏 지은 시 한 그릇이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다. 한분순 시인이 시조집 <그대의 끼니가 아름답기를>(동학사)를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1 사랑이라 쓰려다 너의 이름을 쓰며’, ‘2 고독의 방생’, ‘3 기적이 조용히’, ‘4 바람이 바람에게 반하여’, ‘5 그대의 끼니가 아름답기를’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75편의 시조가 수록됐다.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이번 작품집은 일상 속 사물과 풍경을 빌려 삶의 본질과 내면의 고요를 성찰하는 시편들로 가득하다. 시조집 속 시인의 속삭임은 선동보다 강력하고, 글은 착한 척을 넘어 인류 본성을 응시하며 생활과 선문답의 경계를 오간다. 꽃잎처럼 정화된 시어들은 때로는 예언처럼, 때로는 축원처럼 울린다. 시는 예의와 상냥함을 세계관 삼아 생의 근원을 조명하고, ‘끼니’라는 구체적 사물로 은총을 물질화해 평범한 일상에 시적 권위를 부여한다. 시인의 작품 해설을 맡은 이봄 시인은 “문학은 연인이면서 동시에 구원”이라며 “시인은 낱말의 마술로 좋은 파르마콘(치유와 독의 이중성을 가진 약)을 건넨다”고 평했다. 이어 “한분순 문학은 마법과 혁명 체계 안에서 삶을 대하는 축원”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인은 197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으며, 시집 <실내악을 위한 주제>, <한국대표명시선 100 서정의 취사>, <저물 듯 오시는 이>, <시인은 하이힐을 신는다>, <손톱에 달이 뜬다> 등을 펴냈다.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명예이사장, 한국여성문학인회 고문, 한국시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조민지 배우(극단 까치동)가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인천 본선대회에서 연기상(한국연극협회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조 배우는 극단 까치동의 출품작 물 흐르듯 구름 가듯에서 ‘심녀’ 역을 맡아 섬세하면서도 강단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전통 예술가 창암 이삼만 선생의 삶을 재조명한 창작극으로, 전시와 체험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형식이 특징이다. 조민지 배우가 연기한 ‘심녀’는 과거 소리꾼의 꿈을 품었지만 집안의 반대로 꿈을 접고 살아가던 인물이다. 그러나 주인공 삼만의 아내 여옥의 격려와 죽음 이후 그 유지를 이어받으며, 다시 소리를 통해 삼만에게 생명의 붓을 쥐어주는 극의 핵심 인물로 그려진다. 조 배우는 억눌린 여성의 내면과 예술을 통한 회복, 그리고 연대의 힘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극단 관계자는 “심녀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전통예술의 흐름과 생명을 되살리는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조민지 배우의 진심 어린 연기가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극대화했다”고 전했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을 해설과 함께 만나는 무대가 마련된다. 다음 달 3일 오후 2시,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유파별 해설이 있는 판소리 다섯바탕’의 세 번째 공연에서는 여성 명창 박애리가 ‘강산제 심청가’로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해설자 김정배 교수의 해설과 함께 판소리의 유파별 특색을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로, 전통 판소리의 서사적 감성과 미학을 보다 풍성하게 전달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강산제는 여백의 미와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잘 알려진 소리 계열로, 박 명창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깊이 있는 소리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박 씨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춘향가) 이수자로, 국립창극단 주역배우를 거쳐 현재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판소리 완창 무대를 이어오며 전통예술의 대중화와 국제화를 이끌어왔다. 박영준 우진문화공간 관장은 “소리꾼과 해설자, 고수가 한 호흡으로 만들어내는 무대는 단순한 판소리 공연을 넘어 유파 판소리의 정수를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고전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픈 관객에게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은 전석 1만 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와 전화(063-272-7223)를 통해 가능하다. 한편 ‘유파별 해설이 있는 판소리 다섯바탕’ 시리즈는 전통 판소리 다섯바탕(춘향가·심청가·흥보가·수궁가·적벽가)을 유파별로 나누어, 명창의 완창과 해설이 결합된 형태로 연중 진행되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인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지역 예술인들의 열정으로 가득 채워진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오는 10월까지 전당 연지홀에서 ‘2025 월간 드림 콘서트(월드콘)’을 개최한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해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모습으로 도민들의 문화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월드콘은 매달 마지막 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지역 예술단체에게는 단독 무대에 설 기회와 도민들에게는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는 공연이다. 올해 월드콘의 첫 번째 주인공은 그룹 ‘앙상블 아하’다. 앙상블 아하는 지난 2019년 결성돼, 클래식을 중심으로 성악, 뮤지컬,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장르의 앙상블 연주를 시도하며 각 멤버의 전문성을 살린 새로운 음악적 색채와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는 그룹이다. 이들은 전주를 비롯해 군산, 익산, 완주, 부안 등 도내 여러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꾸준히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곡들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2025 월간 드림 콘서트’는 이달 앙상블 아하의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더늠 공작소’, 9월 ‘하냥’, 10월 ‘웨이브 캔버스’ 까지 다양한 장르의 지역 예술단체들이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석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8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으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누리집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이 밖의 자세한 문의는 전화(063-270-8000)로 가능하다.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잇는 묵향의 향연 ‘2025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개막한다. 올해로 15번째를 맞이하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한 달 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전북 14개 시‧군 전시관에서 펼쳐진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서예문화 보존과 진흥을 위해 마련된 국내 최초의 서예특화 전람회 형식으로 1997년부터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전통 서예를 K-컬처 장르로 승화시켜 서예의 계승 발전과 새로운 예술 담론을 펼치는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점용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29일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2025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최우선 목표로 “서예의 본령을 잃지 않고 한글 서예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라고 밝혔다. 윤 집행위원장은 “2030년을 목표로 한글서예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서예비엔날레에서는 한자서예보다 우리 고유의 한글서예를 중심으로 전시를 추진 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행사에는 유럽과 미주, 중동 등 50개국에서 3400여 명의 작가들이 참가해 전시와 국제 학술대회, 디지털영상서예전, 체험프로그램 등이 마련된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고요 속의 울림(靜中動)’이다. 동양의 핵심 사상이자 서예의 정신문화를 강조하고, 서양의 물질‧형식 위주로 발전하는 현재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냈다. 서예의 근본적인 정신을 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예의 흐름을 탐색해 서예 본령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행사의 특징은 1000명의 서예인과 5대 종단 종교인이 함께한 ‘서예로 만나는 경전(千人千經)’이다. 세계 경전의 구절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종교적 경건함과 서예의 정숙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9월 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전주현대미술관에서 국내 청년작가 20여명이 한글서예를 활용한 장르 융‧복합 전시 ‘청년 시대소리 정음(正音)전’이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비 1억 원을 지원받아 열리는 전시로 K-서예를 선도할 역량 있는 청년 작가들의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 2023년도에 처음 시작한 이래 한글서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던 주한외국대사들이 직접 쓴 40여점의 작품을 비롯해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작품도 전시된다.
신비로운 풍경이다. 풍성한 풀과 나무, 덩굴로 감싸진 안락한 동산이다. 군데군데 노란 꽃들이 피어있다. 그리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고조시켜 주는 푸른 하늘이 등장한다. 익산 출신의 수채화가 소채남 작가의 열한 번째 개인전 ‘물빛에 스민 시간들’ 이 교동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고즈넉한 자연과 현대적 수채화 기법이 조화된 독특한 작품 세계 30점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인간의 안식처로 자연을 그린다. 자연은 작가에게 늘 기다려주는 곳이자 인간 존재의 근원을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전시 작품들은 사계절 자연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특히 홍매화가 만발한 봄 풍경과 황금잉어가 유영하는 연못, 백로가 있는 물가, 눈 덮인 겨울 산야 등을 통해 전통적 자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일상과 자연, 그리고 삶의 고요한 흔들림을 묵직하게 담아낸 점이 돋보인다. 특히 수채화 특유의 투명성과 번짐 효과를 이용한 물의 표현이 뛰어나다. 소 작가는 “수채화는 물로 그리는 그림”이라며 “우연한 번짐으로 예상치 못한 효과와 표현이 작품에 생명을 불어 넣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관람객에게도 잔잔한 울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작가는 2001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미협전, 전북수채화협회전, 전미협전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며 전북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는 한국미술협회(전북지회, 전주지부)와 전북수채화협회, 전미협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8월 3일까지.
완주인문네트워크에서 오는 30일 오후 7시 권선희 시인의 시집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창비)을 중심으로 줌 완독회가 열린다. 이번 완독회는 바다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언어를 시로 옮긴 권선희 시인의 작품을 꼼꼼히 읽어볼 수 있는 자리이다. 시집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은 시인이 20여 년 간 곁에서 지켜본 구룡포 어촌 사람들의 삶을 바탕으로 쓰인 시집이다. 정직한 노동과 슬픔, 해학과 연민이 뒤섞인 시집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시로 받아 적은 한 편의 민중서사시라고 할 수 있다. 경상도 특유의 정감과 유머 그리고 삶의 비릿한 체취가 절절하게 배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완독회에서는 시집 낭독과 더불어 시인과의 대화를 통해 작품 속 숨은 이야기, 창작 배경, 바다와 사람을 대하는 시인의 시선 등에 관한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다. 권 시인은 이번 모임을 통해 "시를 쓴다는 건 말의 가장자리에서 들리는 낮은 울음을 기록하는 일”이라며 "시를 통해 다시 살아나는 목소리들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줌 완독회는 매월 마지막 주에 열리며, 참여를 원하는 독자는 완주인문네트워크(010-4133-3211)로 신청하면 된다. 이번 완독회는 완주인문학당과 천년전주사랑모임 주최하며 2025년 인문예술동행에서 후원한다.
JTV 전주방송(대표 한명규)이 특집다큐로 제작해 방송한 <전북대생 이세종 5‧18 최초의 희생자>(연출 김균형, 작가 오명선, 카메라 안상준)가 ‘제15회 5‧18 언론상’을 수상했다. 5·18언론상은 5·18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헌신한 언론인을 독려하고, 5·18민주화운동 당시 분연했던 언론인들의 저항 정신의 맥을 잇기 위해 5·18기념재단과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지난 2007년 제정한 상이다. 28일 전주방송에 따르면 지난 24일 광주 빛고을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시상식에 방송부문 우수상 수상자로 JTV 전주방송 황수영, 김균형, 안상준, 오명선, 정혜강이 단상에 올랐다. 황수영 기획제작국장은 “무엇보다 긴 세월 가슴에 묻어둔 고통을 다시 꺼내,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도 잊힌 이름과 숨겨진 진실을 찾아 기록하는 길을 계속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상금 300만 원 전액을 이세종 열사 기념 추모사업회 등에 기부해 수상의 의미를 함께 나누겠다고 밝혔다. 이번 특집다큐는 5.18민주화운동을 광주만의 사건이 아닌 전국적인 항쟁이었다는 사실을 되짚어주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제작진은 전주를 시작으로 광주, 부산, 강원, 서울 등 전국을 취재하며 5·18 민주화운동이 ‘광주만의 항쟁’이 아닌 ‘전국적 내란 저지 투쟁’이었음을 조명했다.
전주국제영화제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종료를 앞두고 있어 후임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영화제를 관리·홍보하며 총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과 권한이 뒤따른다. 따라서 영화제 조직위 안팎에서는 지난 3년 동안 영화제를 안정적으로 이끈 두 집행위원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8일 전주시와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에 따르면 2022년 발탁된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의 임기는 12월 13일까지다. 임기 만료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영화제의 안정적인 준비를 위해서는 빠른 결정이 중요하다. 현재 집행위원장이 연임할 수도, 혹은 다른 인물을 찾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제 조직위는 8월 안에 두 집행위원장에게 연임 의사를 확인할 계획이다. 연임 의사가 확인되면 3분기 이사회에서 연임 의지를 밝히고, 11월 이사회에서 의결을 거쳐 연임 여부가 확정된다. 영화제 관계자는 “임기 만료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면서도 “두 집행위원장 모두 내년 영화제 방향을 구상하며 계획을 수립하고, 영화제 예산 확보를 위해 문체부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영화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조직위 내부에서는 90% 이상 연임을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두 집행위원장 임명 초기에는 영화제의 전문성과 정체성에 관련한 의문이 나왔다. 하지만 집행위원장으로 3번의 영화제를 치러내면서 평가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 민성욱·정준호 체제에서 영화제가 정체성과 대중성을 골고루 확보하며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열린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57개국 224편의 영화가 상영돼 풍부한 콘텐츠 확보로 주목을 받았다. 영화제 좌석 점유율도 81.6%로 지난해(79.3%)에 비해 2.3%포인트 늘었다. 전체 586회 차 상영 중 지난해보다 67회 차 늘어난 448회 차가 매진됐고, 공식 행사에만 7만 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영화제 예산을 늘리기 위해 100여 개 기업의 회장과 시장을 만나 협찬을 끌어내는 등 대외적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임은 두 집행위원장의 의지에 달렸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정준호 집행위원장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연기 활동에 집중하고자 사임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으로서 특별히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안정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산 확보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 조직 내외부의 평가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연임 의사를 확인하지 못했다. 3분기 이사회 때 연임 의지를 확인한 뒤 다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주 문화공간이룸의 대표 몰입형 감성 공연 ‘명화따라 클래식 산책’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명화따라 클래식 산책 시즌3’는 다음 달 5일부터 9월 1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전주 문화공간이룸에서 총 7회에 걸쳐 열린다. 이번 시즌은 ‘예술이 품은 감정’을 주제로 구성된다. 밀레와 모네, 샤갈과 피카소, 바스키아와 데미안 허스트 등 세계적인 화가들의 삶과 작품 속 감정을 클래식 음악과 해설로 풀어내며, 고독과 열정, 회복과 연대의 감정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고흐의 밤하늘을 실베스트로프의 바가텔로, 카유보트의 빗속 풍경을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으로 감상하는 방식처럼, 회차별로 완전히 다른 명화와 감정, 음악이 이어진다. 해설에는 전시 기획자이자 미술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정우철 도슨트가 특별 초청돼 시즌3만의 깊이와 차별성을 더한다. 그가 해설을 맡는 회차에는 피아니스트 박상욱, 첼리스트 박건우가 함께하며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지는 입체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이외에도 최지영 도슨트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이윤정, 이영신, 오은하, 박찬근, 김도연, 바이올리니스트 임영주, 첼리스트 김나래, 김성민, 클라리넷 유지연, 보컬 김찬미, 바리톤 석상근, 베이스 이대혁 등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해 감정의 흐름을 풍성하게 채운다. 이번 시즌에는 프리미엄 빈백석이 처음 도입돼, 공연의 감정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무대 가까이에서 안락한 좌석에 앉아 음료와 다과를 함께 즐기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좌석으로, 총 10석 한정 운영된다. 해당 좌석은 지역 문화예술 후원자인 영창철강 이현충 대표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이윤정 문화공간이룸 대표는 “예술이 감상의 대상에 그치지 않고, 감정을 나누고 치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 기획”이라며 “그림을 보며 떠오른 기억과 감정을 음악 속에서 위로받는 ‘감정의 클래식 산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명화따라 클래식 산책’은 예술작품을 매개로 감정을 나누는 새로운 공연 형식으로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으며, 문화공간이룸의 ‘경험 중심 예술 공간’이라는 기획 의도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공연은 (재)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2025 소공연장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진행된다. 예매는 네이버에서 ‘명화따라 클래식 산책 시즌3’을 검색해 가능하며, 회차별 프로그램과 연주자 소개는 문화공간이룸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63-223-5323(문화공간이룸).
전북여성가족재단(원장 전정희)이 지난 25일 신라스테이 전주에서 HR협의회 참여기관 워크숍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전북지역 HR협의회 참여기관인 전북도와 전북일자리센터, 우석대학교 진로취업지원센터, 전북노인일자리센터, 전북중장년내일센터,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전북광역·전북새일센터 등 13개 기관에서 공동주최‧주관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청년층 대상 청년 세대의 인식, 가치관과 취업 고민 등을 이해하고 라포형성을 위한 ‘요즘 청년 마음 설명서’를 주제로 특강이 진행됐다. 참여자들의 일‧생활균형을 이루기 위한 ‘올바른 걷기와 치유 힐링’ 시간으로 꾸며졌다. 또 전북도 일자리기관별 간의 유기적인 협업 우수사례와 지역 일자리 동향을 공유했다. 이를 통해 도내 일자리 관계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협업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HR협의회는 도내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 내 인적 자원분야 담당자들 간 네트워크이다. 전북지역 HR협의회는 재단이 주축이 되어 2015년부터 정례적으로 운영된다. 지역 일자리기관 간 공동협력사업, 취업박람회, 고용수요조사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흥길·박범신·안도현, 세 거장이 불러낸 ‘문학 도시 익산’
한강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주년 시화전 열린다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나만의 사진언어를 제시하다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내면을 살피는 작품 다수…글을 끌고 나가는 힘 아쉬워”
전주문화재단, 2025 탄소예술기획전 개최
정상현 우석대 명예교수 대통령 표창
[결산! 전북문화 2025] ①희비 교차한 전북 미술계
창의와 열정의 주인공…2025 주민시네마스쿨 영상콘텐츠대잔치 시상식 개최
미소로 건네는 작은 평화⋯박종권 사진전 ‘보시니 참 좋았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윤일호 ‘거의 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