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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버스 활용 방탈출 게임으로 전주국제영화제 붐업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생산제품인 모바일오피스 대형버스를 활용한 ‘방 탈출 게임’으로 2023년 전주국제영화제 붐 업에 나선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버스 트럭 등 중대형 상용차를 생산하는 회사 특성을 살려 27일부터 오는 5월 6일까지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중 모바일오피스 대형버스를 활용해 참가자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색 방 탈출 게임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 탈출 게임에선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수소전기차 등 환경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문제들이 출제될 예정이다. 수소전기 에너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미세먼지 저감에는 어떤 효과가 있는 지 등 문제들을 맞추면 방을 탈출할 수 있게 되며, 소정의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맞춰 총 10일 간 운영되는 방 탈출 게임은 사전예약을 통해 팀당 4명씩 총 70팀 280명이 참여 가능하며, 1팀당 게임 소요시간은 50분으로 게임을 좋아하는 영화제 참가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관계자는 “전 인류가 심각한 환경문제에 봉착해 있는 시대인 만큼 전주국제영화제 참여 관람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방 탈출 게임을 준비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방 탈출 게임에 활용되는 모바일오피스 차량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생산 중인 대형버스 유니버스를 오피스 컨셉으로 개조한 제품이다. 업무회의와 브리핑, 휴식 등에 필요한 폴더블 회의테이블과 사무가구, 모바일 업무환경, 대형 스크린, 휴게공간 등을 설치해 이동 중에도 각종 회의와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이와 병행해 전주국제영화제 관람객들의 발이 될 셔틀버스도 지원한다. 이 셔틀버스는 전주국제영화제 홍보문구를 차체에 랩핑해 전주시민과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영화제를 홍보하는 이동형 광고판 역할도 병행하게 된다. 안락한 승차감 제공을 위해 고속버스급 고급형 버스 5대가 투입되며, 영화제 관람차 전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전주역 등에 배치돼 하루 50회씩 총 500회 운행될 예정이다. 운행 중에는 ‘이름 없는 자동차’ 홍보영상 상영을 통해 버스, 트럭 등 중대형 상용차 이야기도 들려줄 계획이다.

  • 영화·연극
  • 김원용
  • 2023.04.26 15:14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고 사업 보조금 3억 3918만원 확보

학교법인 우석학원이 수탁운영하고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소리전당)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실시한 ‘2023년 국고 지원사업’ 공모 결과, 8건의 기획사업이 심사를 통과해 총 3억 3918만 원의 국고 보조금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공모한 국고 지원사업의 경우 공연 부문에서 루프탑 시리즈 넘버원(No.1) 스탠딩 B구역이 3200만 원, 전시 부문에서는 윤동주가 사랑한 한글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가 3250만 원을 각각 지원 받게 됐다. 소리전당은 예술교육 부문에서 아트숲 속 XR 세계소리여행으로 8000만 원, 아트숲 탐험대가 6642만 원, 발레로 쓰는 자서전이 2426만 원, 어른들의 문화놀이터 시작은 1700만의 보조금을 지원 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공모한 국고 지원사업에서도 전당의 메인 테마인 소리를 주제로 기획한 소리터? 놀이터!가 6000만 원, 문화예술교육사 인턴십이 2700만 원을 지원 받는 등 소리전당이 올해 기획사업과 관련해 확보한 국고 보조금은 총 3억3918만원에 달한다. 소리전당 관계자는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기획사업 8건이 국고 지원사업 심사를 통과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4.25 18:11

[전주국제영화제 특집] 네가지 키워드로 본 '웰컴 투 J 스크린' ① 개막까지 D-1 영화로운 '전주'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영화로운 '전주'를 만들기 위한 축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전주의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과 맞물려 24년 만에 첫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로 운영 중이다. 전북일보는 1년 만에 다시 돌아온 영화제를 맞아 ‘웰컴 투 J 스크린(Welcome to J Screen)’이란 주제를 가지고 네 가지 키워드로 바라본 특집을 구성했다. ‘전주’, ‘우정’, ‘J 스페셜’, ‘동아시아’란 키워드를 매개로 봄의 영화 도시 전주에서 펼쳐지는 영화제의 속살을 네 차례에 걸쳐 찬찬히 살펴본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는 오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열흘간 ‘우리는 늘 선을 넘지’란 슬로건으로 전주 시네 투어를 통해 지역 곳곳을 빨갛고 노란 물결로 덮는다. 영화제 상영작은 42개국 247편으로 해외 작품 125편, 국내 작품 122편이다. 장편은 143편, 단편 104편으로 이 중 한국 단편 영화는 38편이다. 메인 공간이었던 영화의 거리 ‘전주 돔(dome)’ 대신 전주 오거리문화광장 등지에서 영화제가 펼쳐진다. 5월 4일부터 5일까지 오거리문화광장에서는 특별 기획으로 ‘스타워즈 데이’가 마련돼 영화 상영 및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선 넘는 개·폐막식 개막식은 27일 오후 6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배우 진구, 공승연이 사회를 맡아 게스트의 레드 카펫 입장으로 시작된다. 폐막식은 5월 6일 오후 6시 30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진행되는데 배우 강길우와 이상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사회를 맡는다. △전주에서 거니는 영화×산책 영화제를 대표하던 부대행사인 ‘야외상영’과 ‘버스킹 인 전주’를 업그레이드했다. 영화제 기간 중 금, 토, 일요일에 팔복예술공장, 혁신도시 엽순공원, 서학예술마을 등지에서 야외 상영이 무료 진행된다. 씨네21이 선정한 다시 보면 좋을 독립영화 ‘오마주’, ‘성적표의 김민영’, ‘수프와 이데올로기’, ‘니얼굴’, ‘윤시내가 사라졌다’, ‘이장’, ‘시간을 꿈꾸는 소녀’ 등 7편을 상영한다. △전주에서 누리는 영화×마중 영화제 기간 독립영화에서 활동하는 눈컴퍼니 배우들의 ‘겨울밤에’, ‘고속도로 가족’ 등 출연작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배우 이상희, 강길우, 이민지 등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이벤트로 전주가 배경인 특별한 화보와 굿즈(goods)를 만날 수 있다. △전주에서 즐기는 영화×음악 이번 영화제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음악을 소재로 영화 ‘이타미준의 바다’의 사운드트랙 작업에 참여하고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의 배경 음악을 작업한 ‘신나는섬’이 라이브 공연을 맡아 영화 팬을 유혹한다.

  • 영화·연극
  • 김영호
  • 2023.04.25 18:11

전주국제영화제서 지역영화인의 다양한 작품 상영

㈔전북독립영화협회와 인연이 깊은 지역영화인들의 작품들이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전북독립영화협회에서 진행한 단편영화 프로젝트 12기에 참가한 김은성 감독의 ‘컴퓨터(COMPUTER)’가 한국단편경쟁에 진출했다. 또 골목상영(전주부성길따라)에서 현재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진으로 활동 중인 금태경·박태양 감독의 ‘식혀주다, 읽어주다’와 금 감독의 ‘두 개의 유네스코’, 전북에서 꾸준히 활동 중인 최진영 감독의 ‘태어나길 잘했어’와 함께 제20회 전북독립영화제에서 우수상을 받은 ‘가장 환하고 따뜻한’도 함께 상영된다. 아울러 지난해 협회와 상상유니브가 함께 진행한 ‘마스터와 함께하는 상상단편영화제작프로젝트’에서 제작한 태자경 감독의 ‘부유’와 박현준 감독의 ‘높은 마음’, 제22회 전북독립영화제에서 옹골진상(대상)을 받은 김규민 감독의 ‘매일의 기도’도 영화제에서 만날수 있다. 영화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전주시 곳곳에서 무료로 상영된다. 자세한 사항은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이벤트 중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 골목상영(전주 부성길 따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3.04.25 18:10

국립민속국악원, ‘제5회 대한민국 판놀음’ 2주 차 공연 개최

국립민속국악원은 2주 차 공연 <별별창극> 두 작품과 ‘토크옛설-여썰(女舌)’을 선보인다. 공연은 26일부터 29일까지 예원당·예음헌에서 열린다. ‘별별창극’에서는 26일 오후 7시 고창농악보존회가 <이팝:소리꽃>으로 무대를 연다. 고창농악보존회는 다양한 전통연희를 활용해 전통 공연예술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꾸준히 상설 공연 등을 제작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이번에 이들이 선보일 작품은 고창 출신 여류 명창 진채선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국악뮤지컬이다. 채선(딸)이 양갓집에 시집가서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김단골(어머니)과 소리꾼이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채선의 성장스토리다. 오는 29일 오후 3시에는 중앙대 전통예술 학부의 창극 <니가 이놈 토끼냐?>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작품은 판소리 정광수 바디 수궁가를 기본으로 만든 작품으로 기존 수궁가의 이야기를 새로운 색깔로 풀어낸 극이다. 이번 무대는 온갖 동물들이 나와 상좌를 전하는 ‘상좌다툼 대목’에 새로운 해석을 더해 EDM에 맞춰 색다른 모습으로 펼쳐낼 에정이다. 토크옛설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명창·명인들이 풀어내는 토크콘서트다. 27일 오후 3시, 기라성 같은 판소리 여류 명창 신영희, 박양덕, 김영자, 김수연, 강정숙 5명이 함께 모여 수다 보따리를 푼다. 이야기 진행에는 국립민속국악원장이자 전북 무형문화재 판소리 수궁가 예능 보유자인 왕기석 명창이 참여해 숨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끌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04.25 18:10

AI 학습 위한 저작물 이용, 어디까지 허용? '네거티브 규제' 주목

AI 학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가능성과 AI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 저작권 시스템에 따른 분야별 손익은 무엇일까.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저작권위원회(위원장 최병구)와 함께 지난 24일 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AI-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 제3차 회의를 열고 AI 학습 시 저작물 활용 이슈를 논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이철남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언어와 이미지 모델을 중심으로 한 '생성 AI의 저작권 쟁점'을 발표하고,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이 △현행 저작권법 하에서 공정이용 조항을 활용해 AI 학습을 할 수 있는지, △AI를 활용한 생성물이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AI 산업계 측의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인공지능 학습과 관련해 특정한 요건을 만족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며, 신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제안했다. 또한 “MP3 등 기술 발전에 따라 오히려 음악 분야 창작자들의 소득이 늘어난 것처럼, AI 기술도 현재 다소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향후 시스템화되면 창작자의 소득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창작자 측 김동현 한국문학저작권협회 사무처장은 "AI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 저작권 침해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기업 측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AI가 정착되어 새로운 시스템이 구축되더라도, 음악 등과 달리 시·소설 등 어문 분야의 저작물도 소외되지 않도록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기술 발전에 따라 저작권 제도 역시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며 "AI를 강화하기 위한 학습에서부터 생성물의 산출 이후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저작권법 상 쟁점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제도개선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23.04.25 11:23

전주대사습놀이 전야제 준비 '골머리'

전통 국악인들의 최고 등용문으로 통하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당초 전국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 행사 준비에 장소 선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전주시와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에 따르면 올해 49회째를 맞는 전국대회가 5월 19일부터 6월 5일까지 전주 국립무형유산원과 전주대사습청, 전주향교, 천양정, 전주시청 강당 등지에서 개최된다. 대회 직전 열릴 예정인 전야제 개최 장소는 경기전 앞 광장을 염두에 뒀으나 민원 발생 소지로 대체 장소를 물색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야제 행사가 저녁 시간대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전 앞에 특설무대가 설치될 경우 소음 등 민원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이유로 대체 장소를 물색하는 쪽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이로 인해 시와 보존회 측은 한발 물러서서 경기전 앞을 대체할만한 전야제 장소를 찾아야 하는 난감한 입장이 됐다. 결국 모객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전주 한옥마을 내 전주대사습청이 대안으로 거론되다가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전야제를 개최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시와 보존회가 전국대회 개막을 한 달도 안 남긴 시점에서 전야제 행사 준비에 우왕좌왕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회 경연을 앞두고 장소 선정에 있어 난관에 봉착하면서 급기야 개최 일정까지도 2주일 뒤로 미뤄야만 했던 것이다. 특히 전국대회를 올해 5월로 환원하면서 예전처럼 본선 야외 개최도 검토됐지만 문제는 장소 선정에 있어 민원 등 이전보다 늘어난 제약이 뒤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국악인들 사이에서는 전주대사습놀이의 설자리가 그만큼 좁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역의 한 국악계 인사는 “전통국악의 본향인 전주에서 대사습놀이를 전승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국악인 발굴과 양성 못지않게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한 지역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4.24 17:56

[이승우의 미술이야기] 윤철규 작가의 ‘노랑 다시 봄’

전주시 서학동에 소재한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전시실에서는 지금 윤철규 전이 열리고 있다. 그 건물의 입구가 따로 있을 텐데도 나는 그 조그만 전시실을 찾을 때마다 옆에 있는 교대부속초등학교의 주차장에 차를 놓고 들어갔기 때문에 정식 입구는 아직 모르고 있다. 주차장에서 아담한 전시실을 바라보며 걸어가자니 열어진 문 사이로 반가운 동료 여류화가들의 미소 띈 얼굴들이 보이고 그 뒤로는 작가의 반가운 그림들이 보였다. 우리나라 화가들 대부분이 생계형 화가이겠지만 윤철규 작가도 그중 하나이다. 따지고 보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미술품 유통이 잘되지 않는 지역작가로서 그래도 붓을 놓지 않고 그림에 매진한다는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며, 어떻게 보면 대단한 자신감의 표출이다. 그림의 유통과는 관계없이 그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답게 문명인의 삶을 영위해 가고 있는 것이어서 고도의 인문학 지대를 살아가는 사람임을 자각하고 있다. 유철규 작가는 좋은 소재를 찾아 명승지를 찾아다닌다거나, 고급스러운 소재를 다시 발견하려고 하지 않고, 억지스러운 소재를 찾아 억지로 뽐내려고도 하지 않는다. 주위에 흔히 있는 것들을 남보다 세련된 애정을 갖고 그려내는 것이다. 짜장면을 그리고 호빵과 라면을 그린다. 동네 강아지를 그리고 옆에 사는 꼬맹이를 그린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혼자 키우는 아들과 이제 연로해진 아버지를 그린다. 소줏잔을 털어 넣는 자신의 헝클어진 모습을 그린다. 언제든지 애정 그윽한 마음만 있으면 다가갈 수 있는 온갖 것들을 그린다. 동식물도 말이 없고 천진한 꼬맹이는 표현이 서툴다. 눈여겨보고 있자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윤 작가의 그림이다. 내 마음을 투영시키는데 상대가 너무 자아를 뽐내면 잘되지 않는다. 상대의 주관을 바라보기보다는 이미 객관화되어 아무 감흥도 일어나지 못할 대상을 즐겨 그린다. 그는 진정한 "만남"이 무엇인가를 깨우친 것이다. 서로의 주체가 각자 주체를 고집하면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주체가 주체의 주체를 버리고, 객체도 객체의 주체를 버렸을 때 비로소 진정한 만남은 가능하다. 윤철규 작가, 그는 만남마다 진정성을 원하는 것이다. 내가 전시장을 좀 늦게 찾은 탓에 각종 매체에 소개된 그의 그림들을 먼저 보며 왜 이렇게 그림들이 누르스름한가 하고 생각했다. 평소에 잘 쓰지 않았던 색들이 조금 생소했다. 그러나 직접 본 그의 그림에서의 노란색은 훨씬 변화에 의한 움직임이 많아서 지루하지 않았고 한마디로 델리케이트(delicate)했다. 그는 노랑을 희망이라 해석했다. 희망이 노랑이든 초록이든 간에 시빗거리는 되지 않았다. 그가 의도한 것이 희망이었으니까. 잠깐 웃는 일도 생겼다. 나보다 조금 먼저 와있던 여류화가 둘이 호빵 그림을 보며, "요것은 팥이 들어간 앙꼬 빵이고, 저것은 야채가 들어간 호빵이라며, 세상에서 제일 비싼 호빵일 것이라며 깔깔거렸다. 과연 다시 보니 그들 말이 맞았다. 그 미세한 표현까지를 담아냈던 것을 보며, 초현실주의 작가 마그리트가 그린 파이프란 그림이 생각났다. 누가 봐도 파이프를 그려 넣고, 그 밑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고 써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빵을 그린 사람은 마그리트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윤철규다. 윤철규의 그림이다. 다만 마그리트가 초현실이라는 예술론을 내세웠듯이 윤철규는 먹을 것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내세웠다. 그리고 가장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철학이나 예술론은 소박한 기본 명제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리라. 윤철규 그는 어려운 철학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페스탈로치처럼 또는 자연주의 화가였던 토로처럼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한 애정으로 오늘도 붓을 드는 것이리라.

  • 전시·공연
  • 기고
  • 2023.04.24 17:55

전북 서양 미술 역사의 마지막 이야기.. ‘since 1945_전북의 서양화가’ 4부전시 열려

화창한 봄날, 전북 서양미술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돼 관심이 모아진다. 미술관 솔(대표 서정만)이 오는 26일까지 ‘신스(since) 1945_전북의 서양화가’란 주제로 기획전을 열고 있다. 전북 서양 미술의 현재와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대부분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최근까지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강신동, 강정진, 국승선, 김선태, 김춘식, 김형권, 고(故)노은님, 선기현, 송상섭, 유휴열, 윤학철, 이동근, 이성재, 이승우, 이종만, 이중희, 이창규 작가 등 총 17인이 그들이다. 강신동 작가는 큼직한 나무의 주변에 놓인 사다리, 세모·네모, 익살스러운 병아리 등 나무와 함께한 기억과 추억을 대상이 갖은 고유색보다 강렬한 원색으로 표현했다. 선기현 화가는 화면 전체를 덮은 초록빛 위에 단순화된 형태의 사람들과 강아지를 그린 ‘강건너 불구경’이라는 작품으로 현대사회의 개인 이기주의를 비판한다. 전시품 중에는 지난해 대중의 곁을 떠난 고(故)노은님 작가의 단순하고 두터운 획으로 강렬한 표현주의를 구현하고 있는 작품도 포함돼 있다. 미술관 솔 서보훈 실장은 “이번 전시된 50~60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예비 예술가들의 ‘배움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04.24 17:55

신석정기념사업회, 저항 시인 이육사문학관을 가다

“석정 선생의 문학적인 혼을 간직한 촛불이 마침내 육사 선생의 광야에서 켜졌습니다.” (사)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는 22일 ‘석정의 촛불, 육사의 광야에 켜다’란 주제로 이육사문학관 문학기행을 진행했다. 이번 문학기행이 추진된 계기는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5년에 열린 제2회 석정문학제에서 이육사 시인의 외동딸인 이옥비 여사가 부안을 방문하자 신석정기념사업회가 답방 약속을 함으로써 성사된 것이다. 특히 이번 문학기행은 신석정 선생의 시를 선양하고 있는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도 동행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문학기행은 신석정기념사업회 윤석정 이사장(전북일보 사장), 소재호 부이사장(전북예총 회장), 김영 상임이사(전북문인협회 회장), 정군수 이사(석정문학회장), 조미애 이사(표현문학회장), 이소애 이사, 송희 이사, 유대준 이사, 왕태삼 사무처장, 김윤아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 명예회장, 최근익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 회장 등 30명이 참석했다. 봄비가 내리고 난 뒤 절기상 곡우를 지나서인지 시와 함께 문학기행을 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참석자들은 이른 새벽 6시 30분께 버스를 타고 화사한 철쭉이 핀 800리길을 4시간 동안 달려 경북 안동에 있는 이육사문학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육사문학관 관계자들은 전북에서 먼 길을 달려온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윤 이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전시관을 관람하며 현대사에서 가장 엄혹했던 시대에 문학과 독립투쟁으로 한 몸을 불사른 육사 이원록 선생의 숭고한 정신을 몸소 체득했다. 손병희 이육사문학관장은 “이육사 시인이 저항시인으로만 편향 각인돼 있어 아쉽다”며 “육사는 시대의 정세를 통찰하는 저널리스트로 많은 평론을 썼고 ‘황혼’, ‘청포도’ 등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서정적인 작품이 많다”고 설명했다. 답방인사로 윤 이사장은 이 여사에게 기념품을 전달했는데 여태명 서예가가 쓴 ‘광야’의 시 구절을 합죽선으로 제작한 액자와 꽃바구니 등이었다. 이 여사는 감사인사와 함께 상록수 같았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내비쳤다. 이 여사는 “아버님인 이육사 시인은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어머님은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며 “어머니는 7명의 학생에게 밥과 방을 제공하며 모두 장가까지 보냈고 지금도 2명의 학생이 생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문학기행은 오후에 안동 도산서원 탐방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칠 수가 있었다. 윤 이사장은 “육사 시인과 석정 시인은 동시대 민족저항과 서정시인으로 닮은 점이 많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두 시인의 시 정신을 더욱 선양해 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4.23 18: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