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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기념사업회 류영규 이사장, 하늘 무대에서도 배우로 남길…

그의 바람은 미력한 힘이 있을 때까지 무대를 지키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배우는 무대에서 죽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스승 박동화의 한 마디를 가슴에 안고 살았던 연극인 류영규(19542021동화기념사업회 이사장). 숱한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연극의 막은 늘 올라갔습니다. 그럼에도 막은 오른다. 하는 겁니다. 전북의 연극은 실력 있는 선배들과 대견한 후배들이 많습니다. 저에게 더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연극을 할 겁니다. 그 사람들 속에서 좋은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 옥구 출신인 그는 서울드라마센터 예술학교(현 서울예대)를 졸업, 1973년 극단 창작극회와 인연을 맺으며 전북 연극사를 고스란히 지켜봤습니다. 무대의 깊은 맛을 알게 해 준 스승과의 인연도 그때부터였습니다. 그 인연은 간절하게 이어져 후배들과 함께 하는 자리마다 박동화를 습관적으로 꺼내게 했고, 전주채련공원에 박동화 동상을 설립하고, 박동화연극상을 제정하는 일도 중심에 서게 했습니다. 90년대 중후반에는 제17대 전북연극협회장을 지내며 중국 강소성과 자매결연했고, 전북청소년연극제 창립, 월간 전북연극 발간, 지역 소극장 살리기 운동, 메세나 세미나 등 꽤 굵직한 사업도 일궈냈습니다. 그가 2년여의 투병 끝에 11월 20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평생 연극은 삶, 그 자체라며 연극을 삶으로, 삶을 연극으로 알았던 배우 류영규. 언제나 여유 있던 그의 웃음을 이제 볼 수 없지만, 그의 이름은 전라북도 연극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하늘 무대를 찾아 나선 고인의 발걸음이 한없이 가볍기를, 호탕한 웃음도 그대로이기를 기원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최기우(극작가)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22 18:11

다시봄 X 소우주 토크 콘서트…2021 새활용 시민 아카데미 공유 UP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에서는 오는 27일부터 시작해 3주간 매주 토요일마다 2021 새활용 시민 아카데미 공유 UP 토크 콘서트 형식의 강연뉴-루틴! 지속가능한 0(제로)의 생활! 의, 식, 주를 진행한다. 강연은 다시봄과 제로 웨이스트 숍인 소우주가 함께 주관한다. 이들은 강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인간 생활의 기본요소인 의식주를 주제로 해당 전문가를 섭외하여 제로 웨이스트(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는 것) 실천이 기후 위기 시대의 필수라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 오는 27일부터 강연을 시작한다. 첫 강연은 의식주 중 의를 주제로 한다. 업 사이클링 가방 브랜드로 수명이 다한 레저 스포츠 소재를 재활용하는 OVERlab의 박정실 대표가 자리한다. 박정실 대표가 업사이클링과 지속가능한 0의 삶이 어떤 의미인지에 관해 설명한다. 다음 달 4일에는 식을 주제로, 기후생태정의운동을 펼치는 멸종반란한국의 활동가 벌새와 지지가 강연에 나선다. 이들은 우리 밥상 위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했던 것들의 멸종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마지막 강연은 다음 달 11일이다. 주를 주제로 한다. 폐업되고 낙후된 숙박시설을 재생시키는 청년들이 모인 게릴라즈의 염정업 대표가 강연한다. 그는 안전하고 쾌적하면서도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게 하는 집, 지속가능한 0의 집이 무엇인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강연의 진행은 소우주 장한결 대표가 맡았다. 그는 기후위기 시대, 제로웨이스트 확산을 위한 개인적 실천과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을 탐구하기 위해 기획했다. 강연을 진행하는 대표와 활동가 등을 모시고 그분들의 일과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그들만의 지속가능한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성찰을 함께 나누고, 강연을 찾는 시민들의 삶과는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강연은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은 오는 25일까지 네이버 폼을 통해 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용 인원을 강의당 15명으로 제한한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홈페이지 또는 전주시새활용센터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1.22 17:30

공연으로 만나는 경기민요의 역사…공연 ‘명인 오마주 - 묵계월’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종희)은 오는 27일 오후 4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2021 국립무형유산원 토요상설공연 명인 오마주-묵계월(1921~2014)을 선보인다. 이번 명인 오마주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보유자였던 故 묵계월 명인을 회고하는 무대가 펼쳐진다. 묵계월 명인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회고하며 화합의 무대를 선보인다. 묵계월의 육성 음성과 대역 배우를 통해 생전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공연을 통해 일평생동안 경기소리를 배우고 전하며 살았던 묵계월 명인의 흔적들을 그의 제자들과 함께 재조명하고자 한다. 공연 프로그램은 묵계월 명창의 주요 활동들을 주제로 하여 ▲경기12잡가 中 <춘향가>, <적벽가> ▲송서 中 <삼설기>, <짝타령> ▲경기민요 <경복궁타령>, <뱃노래>, 함경도민요 <신고산타령>, <궁초댕기> ▲신민요 <능수버들>, <물레방아>, <사철가> ▲경기민요 <노랫가락>, <창부타령>, <청춘가> ▲<회심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묵계월 명인은 서울 태생으로 11세 때부터 이광식, 주수봉, 최정식 등에게 시조, 가사, 잡가, 경기민요를 섭렵했으며 이문원에게 삼설기, 짝타령 등을 배워 오늘날의 한문이나 한시를 노래조로 읊는 송서율창의 맥을 전했다. 또한 그는 안비취, 이은주 명창과 함께 한국민요구성회를 결성하여 경기민요를 연구하고 경기소리의 활성화를 위해 힘썼다. 관람료는 무료다. 공연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과 전화에서 예약할 수 있다. 현장 관람과 동시에 네이버TV에서 실시간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공연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명인 오마주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고 명인(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삶을 회고하는 공연이다. 명인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헌정 공연과 명인이 평생을 바쳐 이룩한 예술세계의 발자취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1.22 17:30

민족혼을 고집한 남종화의 거장, 의재 허백련展

미술관 솔(대표 서정만)이 오는 23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우리 지역 화단과 인연이 깊은 남종화의 거장 의재 허백련(1891~1977)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산수 15점, 화조 14점, 문인화 3점, 서예 작품 4점 등 총 36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는 초년, 중년, 말년으로 제작 시기를 분류하여 기획했다. 다양한 화풍과 주제의 작품들로 남종화의 거장 허백련의 예술세계를 한자리서 감상할 수 있다. 허백련의 산수는 고도의 정신성을 기반으로 하는 문인화로서의 산수다. 옛 사대부들의 조형관에 뿌리를 둔 전통화법으로부터의 출발이었다. 활달하면서도 기운 생동하는 힘찬 필묵과 깊고도 맑은 동양 사상, 부드러운 남도의 풍취와 시적인 흥취를 지닌 작품들로, 그는 작품에 문인이 지녀야 할 삶의 태도를 담았다. 남도의 많은 화가 중 의재 허백련이 돋보이는 것은 당시 미술교육 기관인 서화미술원 출신이 아님에도 근대 6대 화가(의재 허백련,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 심산 노수현, 이당 김은호, 심향 박승무)에 선정되어서다. 화맥이나 출신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화단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의재 허백련은 1891년에 전라남도 진도에서 태어났다. 그는 국내에 정착하여 조선미술전람호를 통해서 서화계에 처음 이름을 알렸다. 다양한 사회 경험을 기반으로 후진 양성과 사회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호남지역 전통화단 형성에 많은 기여를 했다. 지난 1947년에는 농업고등기술학교를 설립하고 사회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했다. 한편 미술관 솔에서는 허백련 특별전과 함께 창암 이삼만 상설전이 진행 중이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19 방역상황을 고려해 미리 전화 문의 후 전시장에 방문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미술관 솔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1.22 17:30

전북·전남·부산 회화작가가 함께하는 ‘섬 그리고 섬’展

청목미술관(이사장 박형식)에서는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섬의 아름다운 매력을 공유하는 전시회 섬 그리고 섬을 펼친다. 영호남 지역 작가들이 답사 스케치라는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소통하고 우의를 다지며 작업한 완성작을 각 지역을 순회하며 전시하고 있다. 이들은 여수의 섬인 금오도, 안도에서도 금오도 비렁길, 심장리, 우학리, 장지마을, 직포, 안도 동고지 마을, 학섬 등을 답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화부터 서양화, 혼합 장르까지 빼어난 수작 23점이 전시된다. 천혜의 자연경관은 가진 섬과 바다, 섬사람, 섬 이야기 등을 화폭에 담았다. 바다 풍광 해변의 기암괴석, 울창한 나무숲, 작은 오솔길, 일출, 낙조 등 숨은 비경이 불러일으키는 예술적 영감과 미적 감성이 작가와 만나 작가 개개인의 고유한 아우라가 담긴 절묘한 작품으로 구현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은혜, 서이은 작가와 전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정하, 김태희, 박헤정, 배혜미, 서봉희 작가다. 이어 전라북도 지역 출신 작가인 류재현, 송규상, 이종만, 이철규 등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각자의 장르에서 두드러지게 뛰어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중년 작가들도 참여했다. 이철규 작가는 여수반도 섬 쪽 끝에 자리한 금오도를 작품화했다. 여수에서 제일 큰 섬으로 금오열도라 일컫는 여러 섬을 거닐고 있는 섬인 만큼, 금오도 주위에 있는 작은 섬 3개를 그렸다. 그는 작가 노트를 통해 숲이 우거져 검게 보인다고 하여 거무섬이라고도 불린다. 숲이 우거진 거무섬답게 바다 위에는 수묵으로, 바다에 잠긴 아래는 황금 자라의 의미로 순금박으로 금칠하여 표현했다. 금오도 본도는 영원하다는 의미로 수묵으로, 안도는 푸르디푸른 남해와 상생하라는 의미로 수묵담채로 표현한 것이다고 전했다. 청목미술관은 전시를 통해 영남과 호남 각 지역의 작가 간의 우의를 증진하고 예술 교류를 통해 작가, 지역민들과 교류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어 청목미술관 관계자는 향후 부산, 전남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의 주요 전시공간과의 교류와 순회전도 기획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우리 지역 작가들의 작품 세계와 유수함이 수도권과 다른 광역시 등으로 적극적으로 소개되고 홍보되는 기회를 넓혀나갈 것이다고 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1.21 19:24

“가야 봉수 존재…신호 노선 입증 관건”

장수 지역에 가야국 봉수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선 신호전달 체계와 노선을 입증하는 게 관건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학계가 장수에서 발견된 봉수 유적을 놓고 조성시기와 형태 논쟁을 지속하는 가운데 새로운 논제가 제기된 것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19일 대전 KW컨벤션센터에서 조선 시대 통신체계의 완성 봉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조선시대 봉수(부산서울)를 학술조사한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으나, 최근 장수에서 발견된 봉수 유적 규명 문제도 제기됐다. 발굴조사 당시 학계에서 화제가 됐고, 계속 논쟁이 진행 중인 탓이다. 문제제기는 조선시대 봉수제의 사적 추진 의의 발표를 맡은 정의도 한국성곽학회장이 시작했다. 우선 정 회장은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붉은 기를 휘날리는 배를 발견하면 횃불로서 알리라는 기록이 있다며 이를 토대로 볼 때 삼국시대에 봉화를 사용했던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해서 최근 전북 장수지역 가야 봉수와 관련한 유적의 발굴조사도 화제가 됐다 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회장은 봉수는 정해진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노선이 규명돼야 한다며 산의 정상에서 구조물을 쌓고 불을 피운다고 해서 봉수는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봉수 체계를 설명할 수 있는 구조와 라인이 발견되지 않은 장수 발굴 유적을 가야 봉수라고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김영관 충북대 사학과 교수는 장수 지역 크기에 비해 봉수가 너무 많은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조선시대 제2거 직봉(조선시대 전국 봉수망을 연결하는 근본 노선에 위치했던 봉수대)이 동래 다대포~한약 목멱산에 이른다며 비교적 먼 거리임에도 봉수가 44개소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북 동부지역에서 가야가 축조해서 사용했다는 봉화가 100여 곳이 넘는다는 주장이 있다며 고대시기와 조선시대 봉수대의 밀도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인데 기술 발전의 산물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부연했다. LH밀양사업단장(문화재청 사적분과 전문위원)은 봉화 유적에서 가야 토기가 출토됐다고 해서 가야 봉화라고 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수 지역에서 발견된 봉화유적에선 그랭이 축조 공법과 주공, 진안 서비산에선 암반부에 열쇠구멍이 보인다며 둘 다 가야국이 축조했다고 하는 데 구조적인 공통점이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전북 동부 지역에서 발견된 봉화 유구를 무조건 가야의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차용걸 충북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는 봉수 유적 조사발굴에 관한 제언을 남겼다. 차 교수는 개별 지역차원에서 너무 섣부르게 접근하면 충분한 고증없이 잘못 복원이 될 우려가 있다며 오랜 시간 조사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중앙 단위 행정기관이나 문화재 위원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11.21 18:00

외국인 소리꾼들의 K-풍류, 국악콘서트 ‘다담’

외국인 소리꾼들이 참여하는 국악콘서트가 열린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오는 24일 오후 2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서 차와 이야기가 있는 국악콘서트 다담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동편제 소리꾼 민혜성과 서울대 국악과 교수 안나 예이츠, 카메룬 출신 외국인 로르 마포가 이야기 손님으로 출연해 유러피언 소리꾼들과 함께하는 판소리 이야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민혜성은 지난 2007년 유럽에서 판소리를 교육하게 된 사연, 다국적 제자들과 소통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안나 예이츠 교수는 영국 런던에서 판소리에 매료된 계기와 서울대 국악과 교수가 되기까지의 사연을 들려준다. 카메룬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는 로르 마포는 파리 한국 문화원에서 우연히 판소리를 듣고 매력에 이끌린 사연과 배우게 된 일화를 들려준다. 민혜성 명창의 단가 인생백년, 안나 예이츠의 흥보가 중 흥보가 놀보에게 비는 대목, 로르 마포의 흥보가 중 놀보에게 매 맞는 대목 등 동편제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무대도 만날 수 있다. 관람은 사전 예약제(선착순 60명)로 진행하며, 예약은 전화 또는 국립민속국악원 카카오톡 채널로 가능하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11.21 18:00

올해 교동미술상 수상작가 이병로 · 엄수현

이병로(왼쪽)과 엄수현 작가 전주 교동미술관은 올해 교동미술상수상작가로 이병로엄수현 씨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교동미술관은 지난 2011년부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인을 선정해 창작지원금과 기획초대 개인전을 후원하고 있다. 올해는 장년과 청년 부문에서 각 1명씩 수상작가를 선정했다. 작품이 현대에서 가지는 의미와 미래지향성을 중심으로 판단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강신동 심사위원장은 이병로 작가에 대해 전통적인 제작방식을 고수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를 담은 달항아리를 만들었다며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며 전북미술계의 허리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수현 작가에 대해서는 작품 이미지는 친근한 동화 같지만 시대의 가장 큰 문제인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담고 있다며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에 대한 아쉬움과 인간도 같은 처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상 작가 전시는 올 12월 28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는 열린다. 이병로 작가에게는 교동미술관 본관 1전시실, 엄수현 작가에게는 2전시실을 지원한다. 창작지원금은 장년부문 수상자인 이병로 작가에게 700만원, 청년부문 수상자인 엄수현 작가에겐 300만원이 수여된다. 이병로 작가는 원광대 미대 도예과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한 뒤, 홍익대 일반대학원 도예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초대전과 그룹전은 여러차례 열었으며, 개인전은 10회 개최했다. 지난 2013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최우수상, 2015년 전라미술상을 받았다. 현재 도화지 세라믹 아트센터 대표이며, 원광대에 출강하고 있다. 또 한국공예문화협회를 비롯한 7대 예술단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엄수현 작가는 전북대 미대(서양화 전공)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은 3차례, 단체전은 지난 2017년 소풍전을 비롯해 여러차례 열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1.21 18:00

남원시, 주말 간 국악 예술 열기 ‘후끈’, 오는 24일에는 유러피언 소리꾼 만남

남원지역에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국악 예술이 활기를 펼친 가운데 파란 눈을 가진 소리꾼들의 방문도 앞두고 있어 기대감이 모아진다. 21일 시에 따르면 지난 주말(20일21일) 이틀간 관내 함파우소리체험관 및 지리산 소극장에서 제39회 전국국악대전과 제40회 전북시군농악경연대회가 열렸다. 남원시가 주최하고 (사)한국국악협회 전북지회 및 남원시지부가 주관한 이번 국악대전은 20일 판소리, 무용, 기악, 민요 시조 5개 부문의 경연으로 이뤄졌다. 전국에서 모인 국악 인재들은 일반부와 신인부, 학생부로 구분돼 기량 대결이 펼쳐졌다. 다음날인 21일에는 일반부 본선 진출자들의 대면 심사가 진행됐다. 전통농악의 계승발전과 농악 저변확대를 위한 시군농악경연대회의 경우 20일 함파우소리체험관에서 비대면 단심제로 실시됐다. 같은날(20일)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연기됐던 제2회 대한민국 청소년 국악 페스티벌이 안숙선 명창의 여정에서 개최됐다. 총 13팀의 청소년 국악팀들의 공연은 오후 2시부터 올해 창단된 시립어린이국악단원들의 판소리 공연이 마련됐다. 판소리뿐만 아니라 가야금, 무용, 기악 공연 등 국악 꿈나무들에게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가 제공됐다. 오는 24일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는 국립민속국악원의 국악콘서트 다담이 예정돼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 동편제 소리꾼 민혜성과 독일 출생의 안나 예이츠 교수, 프랑스 국적인 로르 마포가 참여하는 등 유러피언 소리꾼들의 판소리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서울대 국악과 안나 예이츠 교수는 외국인이지만 영국 런던에서 처음 접한 판소리에 매료돼 교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준다. 로르 마포는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우연히 판소리를 듣고 그 매력에 이끌려 직접 판소리를 배우게 된 사연을 소개한다. 아울러 민혜성 명창의 단가 인생백년, 안나 예이츠의 흥보가 중 흥보가 놀보에게 비는 대목, 로르 마포 흥보가 중 놀보에게 매 맞는 대목 등 동편제의 아름다운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관람은 사전 예약제(선착순 60명)으로 진행되며 국립민속국악원 카카오톡 채널 또는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다.

  • 전시·공연
  • 김선찬
  • 2021.11.21 16:49

뮤지컬 ‘엑스칼리버’ 김준수·카이·이지훈 출연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뮤지컬<엑스컬리버>를 무대에 올린다. 지난 2019년 6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막을 올렸던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고대 영국을 지켜낸 아더왕의 전설을 재해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했으며, 제8회 예그린뮤지컬어워즈,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무대예술상을 수상했다. 이 공연은 19일 오후 7시 30분, 20일 오후 2시7시, 2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기존 공연보다 연출에 변화를 추구했다. 이번 공연에 새롭게 연출로 참여한 권은아 연출가는 작품에 유기적인 서사를 더하기 위해 신곡 5곡을 추가했다. 새로운 느낌으로 극의 흐름을 이끌기 위해서다. 초연 때부터 참여해 온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가엑스칼리버가 꽂혀 있는 바위산을 서사의 흐름에 따라 변화시킨 점도 흥미롭다. 고대 영국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놨다는 평가다. 안무도 몬테크리스토, 벤허등에서 활약한 문성우 안무가가 참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아크로바틱을 도입해 생동감 넘치고 이채로운 장면을 보일 예정이다. 출연진도 김준수, 카이, 이지훈, 에녹, 신영숙, 장은아, 손준호 등 유명 뮤지컬 배우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새롭게 옷을 입은 엑스칼리버는 관람객들에게 혁신적이고 웅장한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라며 수준 높고 스펙타클한 작품을 감상하며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큰 위안과 활력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11.19 15:22

우리 주변의 오래된 상점이 빛나는 시간…‘주인의 자리’展

래고의 00단이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전주 뫔 갤러리 지하 1층서 주인의 자리展을 펼친다. 전시에서는 오래된 상점의 오래된 의자를 전시한다. 의자를 전시하는 이유는 의자가 일의 공간이면서도, 일상의 공간이고, 휴식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00단은 한 사람을 느껴볼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의자라고 생각했다. 전시를 통해 전시를 찾는 시민들과 의자에 담긴 꾸준하고 소중한 일상을 나누고자 했다. 상점과 사장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그들의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다. 00단은 상점 네 곳을 섭외했다. 그 주인공은 고을표구액자, 광운세탁소, 권시계점, 남문다방이다. 고을표구액자는 4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사장님이 27년째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점이다. 광운세탁소는 전주 웨딩의 거리 한쪽을 무려 30년 동안 지키고 있고, 권시계점도 지금의 자리에서 30년 동안 시계를 수리하고 판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문다방은 10년 이상 다방을 운영해 온 사장님이 차를 마시러 오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겨운 곳이다. 00단 최서연 씨는 처음에는 여러 소품도 두고, 의자도 두고 하려고 했다. 그러면 공간이 번잡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품은 반대편에 설치하고, 의자가 전시되는 곳에는 그 공간과 사장님의 일상을 느낄 수 있도록 영상을 재생하는 등 깔끔하게 구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무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시 관람 인원수를 20명으로 제한한다. 온라인 접수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지만, 사전 예약된 시간 외에 빈 시간이라면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사용, 발열 검사 등 개인 방역 수칙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사전 예약은 래고 네이버 블로그 해당 게시글에서 할 수 있다. 한편 00단은 구도심 청년단체들의 '비어 있는' 공간, 사용하지 않는 비품 등의 공유를 통해 사회적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공공부'를 축적하여 사회에 환원하는 프로젝트다. 전라북도 경제통상진흥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1.18 18:06

국창 정정렬 추모 제21회 익산 전국판소리대회 성료

전국 규모의 국악 한마당잔치로 자리매김한 국창 정정렬 추모 제21회 익산 전국판소리고법경연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국창 정정렬 추모 제21회 익산 전국판소리고법경연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서울 출신 서정민씨 /사진 = 유튜브 중계 캡쳐 영예의 일반부 대상은 심청가 중 곽씨 부인 유언 대목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서울 출신의 서정민씨(31)가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익산시 중앙동 소월 임화영 판소리전수관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 올해 대회는 초중고등부, 신인부, 일반부로 나뉘어 지난 6일에 예선, 13일에 본선이 치러졌다. 전국 각지에서 참가한 소리꾼들은 제각기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며 열띤 경합을 펼쳤으며, 심사위원들도 비대면 개최에 맞춰 공정하고 엄중하게 심사에 나섰다. 영예의 일반부 대상은 서정민씨가 차지해 국무총리상과 상금 3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이효인씨, 우수상은 김소원씨, 장려상은 이정인씨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울러 초등부는 대상 범하은(광주 한울초), 최우수상 이가윤(부산 가동초), 우수상 박다경(부산 방곡초), 장려상 변관영(남원 중앙초), 중등부는 대상 박서연(국립전통예술중), 최우수상 정우연(남원 하늘중), 우수상 윤예서(남원 하늘중), 장려상 변서빈(남원 용성중), 고등부는 대상 곽민지(국립전통예술고), 최우수상 고예지(남원국악예술고), 우수상 이창준(국립전통예술고), 장려상 신유림(국립전통예술고) 학생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신인부 대상은 김부자씨, 최우수상은 조한민씨, 우수상은 송옥엽씨, 장려상은 김예은씨가 각각 차지했다. 양용호 대회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전국의 실력파 국악인들이 참여하면서 대회의 위상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참가한 모든 분들과 공정한 심사에 힘써주신 심사위원들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임화영 (사)익산국악진흥원장은 20여년 동안 익산 판소리경연대회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는 국악인들과 시민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전통인 국악을 널리 알리고 익산이 국악의 고장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송승욱
  • 2021.11.18 18:01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배려와 존중

매번 점심 끼니를 채우려고 식당에 가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바로 같은 것으로 주세요이다. 복잡한 개인 취향이 있고 자신의 입맛을 명확히 고를 수 있는 데도 자신의 취향과 다르게 공통의 분모를 찾는다. 자신만의 입맛이 없어서일까? 현대사회에서는 개인화를 지향한다. 그래서 전문 커피숍이 눈에 띄게 많이 생기고 종류도 천태만상이다. 몇 년 전 정신과 전문의인 친구가 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포가토, 바닐라 라테 등 자신만의 커피를 주문하는 행위에는 나와 너는 다르다라는 것을 확인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나만의 나를 만들려는 노력이 반영되어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개성화(individuation)의 노력이라 불린다.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남과 다른 노력을 해야 하며 보여주어 다름을 나타내고 존재감을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만의 선택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타인에게 나만의 나, 남과 다른 나를 나타내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러한 표현과 선택, 주장이 공동의 균형에서 무시되거나 일률적인 방향성으로 몰아간다면 그것 또한 심각한 정체성의 혼돈이 되고 만다. 모든 생활의 표현방식이 그렇다. 식당에서 외치는 같은 것으로 주세요는 공통된 가치관과 에너지의 효율적인 절약이다. 자신만의 정체성이기 전에 자아 성장을 위한 고민의 보루라 할까? 상대방 또한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기에 그러한 선택은 타인의 배려요 스스로의 해법일 수도 있다. 이렇듯 이해의 동질성과 균일성에서 나오는 결과와 안식은 행복과 서로의 존재감을 상호 동반시킨다. 현대사회는 개성과 특별함을 존중한다. 하지만 성급한 개인 취향과 불쾌한 개인주의로 포장된다면 그 사회는 이미 타락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커피와 우리가 먹는 점심 식사뿐만이 아니다. 공동체의 완성을 위해 개인 취향과 선택이 주어질 때 상대방 의견과 개성도 존중되어야 하는 필요성. 즉 개인의 질적인 배려와 성숙도가 함께하는 사회적 포용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세상을 살면서 자신만의 레시피도 소중한 가치임은 틀림없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이어가야 할 나의 개성과 취향, 주장은 귀히 지켜가야 하지만 그러한 개성과 달리 만연하는 개인주의는 분명히 지워야 할 우리의 준칙이다. 그러한 모습이 연계되어 모든 생활에서 배려로 포장된 이기주의로 변질한다면 우리가 함께하는 사회는 불만과 불신으로 어두워질 것이다. 각자의 개성과 감성이 들어간 선택을 소중히 생각하며 공동체 생활의 성숙도를 높이는 필연이 때론 배려와 존중이란 단어로 생각나게 하는 아침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18 17:46

컴퓨터공학자의 시집 ‘메타-메타’

이문근 시인(전북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이 보는 세상은 외롭다. 나와 너 우리 모두 마음속에서 자신을 찾을 수 없다. 시인은 자신의 시 나, 너, 그리고 우리가 외로운 이유에서 나는 내 안에서 나 자신을 찾을 수 없다, 나는 네 안에서 나 자신을 찾을 수 없다, 너는 네 안에서 언제나 너 자신을 찾을 수 없다, 너는 내 안에서 너 자신을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언제나 우리 자신을 찾을 수 없다로 존재론적 회의감을 드러낸다. 그는 나와 너, 우리의 존재를 거듭 부정한다. 공학자답게 수식까지 활용하며 부정을 부단히 반복한다. 이 부정을 통해 나와 너, 우리가 존재하는 의미를 찾는다. <메타-엑스> 이후 8년 만에 낸 시집 <메타-메타>(문예연구사)를 통해서다. 시인은 존재의 해답을 찾는 것은 바로 하나다. 바로 이름이다. 나와 너의 이름을 서로 불러 메타-우리를 정의한다. 즉 메타-메타 개념을 통해 서로를 구분하지 않고 나-너-우리가 되는 참세상을 만들자고 한다.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그의 시는 얼핏 어렵고 낯설다. 그러나 그가 시를 꿰뚫는 중심은 참세상과 참자아를 찾고자 하는 데 있다. 시집 제목에메타(더 높은, 초월의)를 붙인 이유도 현상을 뛰어넘어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시인의 염원 때문이다. 참 세상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걸림돌에 대한 경계로 잊지 않는다. 걸림돌이란 가짜 지식인이며 이러한 집단을 주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시인은 고교 졸업후 미국 필라델피아로 이민을 간 뒤 고향이 그리워 1990년대 중반 역이민으로 전주에 정착했다. 2004년 〈표현〉과 2009년 〈시선〉으로 등단했으며, 이번 시집까지 5권의 시집을 냈다. 현재 전북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17 17:33

[신간]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 김헌수 시집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헌수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도서출판 애지)을 펴냈다. 총 4부로 구성된 시는 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의 비의와 질곡의 현실을 응시한다. 각 시편은 상상력과 어우러지며 간절한 서정과 온기로 발화한다. 시인이 쓰는 언어인 병원, 블랙홀, 창 없는 방은 현실이 천국이 아니라는 점을 상징한다. 그러나 인간적인 연대와 기대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버리진 않는다. 특히 에코백은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다 대파와 콩나물 북어 대가리를 쑤셔 넣고 묵직하게 들려지는 가난한 무게 한번 쓰고 다시 또 돌려쓰는 이 무게(에코백 전문) 더없이 가벼운 에코백과 삶의 무개를 병치한 시는 간결하면서도 울림이 깊다. 순환되는 고통과 절망을 소환하는 이유는 그 무게를 감당하고자 하는 의지이며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복효근 시인은 해설에서 상처와 고통과 질곡을 벗어나 이르고자 하는 시인의 꿈이 가장 상징적으로 그려진 시라고 했다 김헌수 시인은 1967년 전주에서 태어나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삼례터미널로 당선한 뒤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와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을 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17 17:33

[신간] 31년 소비자운동가의 노트 ‘구해줘! 소비자’

31년동안 소비자 운동을 해 온 김보금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장이 <구해줘! 소비자-소비자 운동가의 노트>(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전주에서 소비자를 위해 활동한 이야기를 묶었다. 과실사를 자살사로 고쳐 보험금을 미룬 고발건, 60억을 환불 처리한 상조회사건, 온라인쇼핑몰에서 300여명의 피해자가 모여 형사고발을 한 사건까지 다양하다.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싸움꾼이 될 수 밖에 없는 사연이다. 소비자권익활동도 무엇인지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활동은 소비자상담뿐 아니라 소비자교육, 물가 조사와 소비자 실태조사, 간담회 및 토론회를 통한 정책 제안 등 다양하다. 이를 위해서는 단체의 방향, 조직구성과 활동가, 일할 수 있는 공간, 재정적 여건 등이 필요하다. 책을 통해 소비자문제 유형도 알 수 있다. 문제는 무형에서 유형까지, 소비자와 사업자, 정부 기관과 시민사회단체,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언론 등이 함께 연계돼 있다. 책은 1장 소비자운동 참여 과정, 2장 소비자 사례와 규정, 3장 녹색병원, 착한 가게 등 정책 제안 확산 과정, 4장 소비자 전문가 좌담회, 5장 의미 있는 소비자 현장 이야기, 6장 단체의 주제별 활동과 연보로 구성돼 있다. 김보금 지회장은 소비자단체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며1372라는 소비자상담 전국 콜센터를 통한 전화상담도 중요하지만, 사회변화에 따른 소비자정책을 제안하고 지역 소비자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소비자단체 활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원광대와 순천대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 소장, 소비자홍보대사, 선거관리위원회 방송토론위원, 연합뉴스 전북콘텐츠위원, JTV 시청자위원, 생태교통포럼 상임대표, CCM(소비자인증경영) 심사위원, 한국농수산 유통공사 비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대한민국 소비생활가이드>, <엄마! 어디가?>가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1.17 17:3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작가 - 직업의 광채(블루칼라 화이트갈라 노칼라 2)를 읽고

밤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이차선 도로를 지나는 차들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앞 차가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던 나는 무슨 날인가 싶어 휴대전화 검색 창을 열었다. 알아낸 것이라고는 평일 오전 8시 20분, 출근 시간이었다. 한동안 샛길로 다녔던 탓에 그곳이 전주로 드나드는 차량으로 인해 출퇴근 시간이면 정체가 심한 곳이라는 걸 깜박했다. 엉뚱하게도, 꽉 막힌 도로 위에 갇혀서 나는 생각했다. 나는 매일 무엇으로부터 나를 소외시킨 것일까, 하고. 『직업의 광채』에 실린 단편 <앨리스 먼로/어떤 연인들>에 나오는 록산느처럼 나는 간호조무사다. 그녀가 121p.~~일은 조무사가 다하고 간호사들은 이래라저래라만 하죠. 어쨌든 나는 사람 돌보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하듯 나 또한 치기 어린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나는 <줌파 라히리/병을 옮기는 남자>의 카파시 씨가 아내에게는 죽은 아들을 떠올리게 하는 병원에서 통역 일을 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 하는 관광 가이드 일로 일상을 회복하듯 글을 쓴다. 독백체로 진행되는 <제임스 앨런 맥퍼슨/닥터를 위한 솔로 송>에서 화자가 100p.누구나 서비스는 할 수 있지만 서비스 그 자체가 되기는 어려워. 닥터가 찻주전자를 들어서 잘게 부순 얼음이 든 유리컵에 뜨거운 차를 붓는 모습은, 마치 차가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았어. 닥터와 쟁반과 찻주전자와 유리컵과 모든 것이 하나의 몸처럼 움직였어.라며 철도 웨이터 닥터를 전설적인 인물로 묘사한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작가와 텍스트가 분리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글을 쓰겠다는 야망을 품는다. 야망은 <조이스 캐럴 오츠/하이 론섬> 161p. 일은 그렇게 벌어진다. 뭐가 뭔지 알아챌 겨를도 없이 빠르게 벌어진다.는 문장을 만나기 전까지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엄마의 의붓 아빠인 할아버지를 팝이라 부르며 팝이 죽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보기 전까지 그의 이름이 핸드릭이라는 것을 몰랐던 <하이 론섬>의 화자가 168p. 그날 드레이크가 내 자리로 와서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내 이름만 불렀어도 나는 그를 용서했을 거다. 정말 용서했을 거다.라며 자신의 죄책감을 사촌에게 투사하는 대목을 보고는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실현되지 못한 나의 야망을 현실 탓으로 돌리지는 말자고 다짐도 한다. 단편소설집 『직업의 광채(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노칼라2)』에는 폭넓은 직업군에 종사는 인물들이 나온다. 시대 변화와 함께 사라진 철도 웨이터나 카우보이, 간병이나 관광 가이드 같은 비상근직을 비롯해 신부, 변호사, 경찰 등. 각각의 인물은 자신의 일을 하는 와중에 소외되거나 후회할 일을 벌이고 관계의 미묘함을 알아차리거나 상대를 이해하기도 한다. 그럼으로써, 직업(직장)은 현대인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경제활동의 한 축을 넘어서 보다 많은 의의를 부여받는다. 출퇴근 시간이면 어김없이 목적지로 향하는 우리가 잠시나마 각자의 직업(일/직장)으로부터 소외당하지 않으려면 에서 신부를 시중드는 스토너 부인처럼 대범해져야 할지도 모른다. 211p. 그녀의 전략은 공격, 언제나 공격이었다. 의외의 방법으로 상대를 헷갈리게 할 때도 있었다. 몇 패 정도는 그냥 잃을 수도 있었다. 마지막 몇 패만 딸 수 있다면, 마지막 몇 패를 하나씩 내리치며 상대의 애간장을 끊어놓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11.17 17:3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