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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서는 나와 이웃의 소소한 일상이 영화가 된다. 기지개를 켜는 봄볕을 받으며 작지만 큰 영화제에서 당신의 작품을 기다린다. 올해 첫 발을 내딛는 군산개복단편영화제는 하루를 키워드로 내걸었다. 누구나 가졌을, 누구에게나 같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시간들 말이다. 당신과 누군가의 하루 24시간을 24초에 담아보세요. 당신도 영화감독이 될 수 있습니다. 군산시민예술촌이 주최하고 군산개복단편영화제사무국이 주관하는 제1회 군산개복단편영화제가 24초 단편영화 공모전으로 첫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24초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출품할 수 있다. 주제와 소재도 제한없이 활짝 열어뒀다. 오는 5월 16일까지 일반부와 청소년부로 나눠 작품을 접수한 이후 출품작 중 수상작을 선정해 오는 5월 30일 군산시민예술촌 공연장과 야외광장에서 시상식과 함께 상영회를 가질 계획. 오랜 역사를 간직한 영화의 거리 개복동에 새 숨을 불어넣겠다는 다짐으로 출발한 이번 영화제는 정재훈 총괄감독과 노은정 PD의 아이디어다. 서울에서 활동하다 5년 전 군산에 정착한 이들은 예비 신혼부부다. 이들은 군산시민예술촌에 24초 단편영화 공모전을 주제로 한 영화제를 제안했고, 지역 청소년기획단과 함께 팀을 꾸려 영화제를 준비하게 됐다. 노은정 PD는 24초 단편영화 공모전 취지에 대해 지난 2011년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29초 영화제를 비롯해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서 25초, 30초 등 다양한 형태의 숏타임 영화제를 열고 있다면서 군산개복단편영화제가 첫해인 만큼 하루 24시간을 24초에 담는다는 생각으로 영화제 문턱을 낮추고 다양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제의 총괄을 담당하는 정재훈 감독도 군산이라는 지역성을 주제로 삼은 만큼, 앞으로도 이어나가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군산시민예술촌 박양기 촌장은 군산개복단편영화제의 둥지가 될 예술촌의 정체성에 대해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모이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번 영화제에도 일맥상통하는 주제다. 박 촌장은 일제강점기 이래 2000년대까지 개복동에는 씨네마 우일과 국도극장이 있었고, 이번 영화제는 당시 번화가이자 유명한 영화의 거리에서 여는 자그마한 영화제로 출발한다면서 청년예술가 친구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로 기획한 영화제인만큼 그들의 힘으로 축제의 장을 꾸밀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제의 핵심 주제는 24초 단편영화 공모전으로, 흔히 CF의 개념으로 읽히는 24초 영상은 참신한 스토리를 구성하기 위한 대안으로 생각했다. 어려운 장비나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휴대전화 혹은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해 작품을 만들 수 있길 기대했다. 청소년기획단 PLON은 이번 영화제의 숨은 일꾼. 군산의 중고등학생 10여명은 5년 가까이 군산시민예술촌의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하며 문화예술분야의 적성을 키워왔다. SNS를 통한 축제 홍보와 영화제 시상식과 행사 전반에서 스태프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계획이다. 5월 말 영화제 행사를 통해 지역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군산의 특산품을 소개하는 기회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출품작을 상영하는 야외광장에서는 지역 공예가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프리마켓 부스도 마련해 소소한 축제 분위기를 더할 전망이다. 이날 또 다른 묘미는 누구나 레드카펫이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 레드카펫이 영화 감독과 배우를 위한 것이었다면 군산개복단편영화제에서는 누구나 그 주인공이 되도록 했다. 군산시민들은 물론, 영화제를 찾는 누구나 레드카펫 위를 걸으며 개복동 영화의 거리가 주는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손자와 할머니가 함께 할 수도 있고, 오랜만에 만난 학교 동창들과의 만남도 기대할 수 있겠죠. 반려견과 나란히 걷는 레드카펫도 그려봅니다. 시민들과 출품자 누구나 이번 영화제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겠습니다. 군산개복단편영화제 24초 단편영화 공모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군산시민예술촌 홈페이지(www.gsartzone.kr) 공지사항을 참조하거나 군산개복단편영화제사무국(010-4925-5057)에 문의하면 된다.
영화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기 위한 제3회 전북가족영화제의 작품 공모가 시작됐다. 문화콘텐츠연구소 시네숲이 주최하고 전북가족영화제 조직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전북가족영화제는 오는 5월 4일까지 작품을 접수한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전북가족영화제는 영화에서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가치와 느낌을 나누기 위해 열린다. 이에 가족과 관련된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비롯한 가족 중심의 부대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청소년이 제작한 영화의 경우 부모님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고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자리를 꾸밀 계획. 영화제 관계자는 "전북가족영화제는 영화도시 전주에서 일반 시민들도 누구나 작품을 내고 어울릴 수 있는 영화축제라면서 지역 청소년대학생일반인들이 만든 영화를 관람하면서, 세대간 소통시간을 갖고 이주민 다문화가족에 대한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작품의 길이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전북지역의 청소년과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출품할 수 있다. 단, 출품작은 2019년 1월 이후 제작 완료한 작품이어야 한다. 출품 신청서는 문화콘텐츠연구소 시네숲 블로그(www.jfff.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고, 이메일(cinesup@naver.com)을 통해 출품작과 함께 제출하면 된다. 시상 부문도 다채롭게 문을 열어놨다. 청소년(중고교) 부문에서 전북교육감상, 전북대전주대우석대원광대 총장상을 수여하고 일반 부문에서 전주시장상, 꿈꾸는 가족상, 가족같은 친구상, 푸른 희망상, 참사랑상을 선정한다. 부문별 남우여우주연상 시상 계획도 있다. 이번 영화제는 전주시, 전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익산공공미디어센터, 완주공동체미디어센터, 사운드코리아가 후원하며 전북교육청, 전북대학교, 전주대학교, 우석대학교, 원광대학교가 응원을 보탰다. 한편, 이번 영화제 출품작은 오는 7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상영회 일정 등은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관련 문의는 전화 063-253-4045.
글로벌 K-POP스타 방탄소년단(BTS)을 전북에서 볼 수 있을까. 전북도는 새만금방조제 개통 10주년을 맞아 내년 K-POP콘서트를 계획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섭외 명단에는 BTS 등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가수들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는 이번 행사가 새만금방조제 개통 1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홍보 1등 공신인 BTS를 반드시 섭외하겠다는 입장이다. BTS는 지난 2016년 부안의 계화도와 석불산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고, 2023년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개최될 새만금방조제 옆 벌판에서 앨범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또 BTS를 세계적 스타로 키운 기획사 대표 방시혁 씨는 전북과 인연이 깊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는 남원, 어머니는 전주가 고향으로 부모 모두 전북 사람이다. 내년도 K-POP콘서트가 개최될 경우 전 세계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유입돼 전북과 새만금을 알릴 수 있는 주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도는 올해 10월 BTS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K-POP스타를 섭외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기 위한 K-POP콘서트를 준비해왔다. 실제 지난해 도비 5억, 국비 5억 등 총 10억의 예산을 편성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외국인 입국조차 어려워지고 장소도 K-리그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서다. 도는 올해 콘서트 개최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 일정을 취소하고 10억의 예산을 사용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반납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에 다시 예산을 편성, 반드시 행사를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BTS는 새만금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한 1등 공신이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행사개최가 어려워 취소했지만 반드시 내년에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K-POP콘서트가 취소된 만큼, 올해 9월 열린음악회를 유치해 코로나19로 상처받은 도민의 마음을 치유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미 도비 2억, 군산시와 김제시가 각각 1억원과 7000만원을, 부안이 3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장소는 군산 은파호수공원의 디스코 광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힘들었던 도민의 마음을 달래고자 오는 9월 열린음악회를 개최해 치유의 음악회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날 새만금방조제 개통 10주년 기념식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할아버지가/장독대 옆 감나무에/까치밥 홍시를 서너개 남겨 놓았습니다/지나던 까치가/ 콕콕콕 맛 보고(중략)/까치들은/서로서로/사랑을 나누어 먹으며/살아갑니다. 임복근 아동문학가가 네 번째 동시집 <까치들의 사랑나누기>(아동문학세상)을 펴냈다. 임 작가의 이번 시집은 아이들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표현했다. 도움 글을 쓴 엄기원 원로 아동문학가(한국문인협회 고문)는 시 한편 한편마다 동심이 샘솟고 사랑이 넘쳐 나는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엄 작가는 까치들의 사랑나누기에서 느끼듯 꿀맛 나는 홍시를 서로 나누어 먹는 까치의 사랑 나눔 정신은 독자가 본받아야 할 일이라며 자연과 함께 어울리는 사랑을 담았고, 모든 이에게 교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는 40여 평생을 교단에서 생활하면서 교육은 사랑이라는 정신은 현재도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동시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사랑을 느끼게하고, 사랑을 베풀고자 펴냈다고 말했다. 익산 출신인 임 작가는 1987년 아동문학으로 등단, 한국아동문학회중앙위원, 한국아동문학연구회부회장, 전북아동문학회원, 표현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아동문학 대상, 한국아동문학 창작상, 전북아동문학상등을 수상한 바 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6년, 다시 4월이다. 세월호 사고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이들의 말과 글이 책으로 피어났다. 때로는 사진과 노래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담은 이야기는 그날과 오늘을 올곧이 이어준다. 도서출판 문학동네는 세월호 6주기를 맞아 416합창단의 활동이 담긴 산문집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어린이문학 작가들의 2020년 작품집 <슬이는 돌아올 거래>를 펴냈다. 산문집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은 별이 된 아이들을 부르는 세월호 엄마 아빠의 울음이다. 416합창단은 야만적 현실 속에서도 슬픔과 그리움, 희망과 사랑을 노래했다. 그들은 세월호 관련 행사에서뿐 아니라, 쉴새없이 거듭되는 재난 재해 참사의 현장에서 노래했다. 그들의 노래는 일상의 사소한 구체성에 바탕해 있었고, 사람의 목소리로 사람의 슬픔을 감싸서 슬픔을 데리고 슬픔이 없는 나라로 가고 있다.(김훈, 울음에서 노래로 中)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을 찾아가 마음을 함께해왔던 김훈김애란 작가는 416합창단의 노래를 듣고 이 에세이를 완성했다. 잊지 않을게, 어느 별이 되었을까, 약속해 등 416합창단이 직접 녹음한 10곡의 애절하고 아름다운 합창곡도 CD에 담았다. 책 말미에는 하늘로 가는 우체통을 통해 세월호 엄마 아빠의 손편지를 수록했다. 슬픔이 슬픔에게, 고통이 고통에게 전하는 진심은 이들을 지난 6년간 노래하게 했다. 416합창단은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보낸 유가족과 그날 바다에서 돌아온 아이의 가족, 일반 시민단원이 함께 노래하는 모임이다. 지난 2014년 12월 작은 노래모임으로 시작해, 5년 동안 270여 회에 달하는 크고 작은 공연들을 해왔다.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고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아픔의 현장과 연대하며, 오늘도 함께 노래한다.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대한민국에서 애도하는 법을 잊은 시대를 부끄러워한 어린이문학인들은 그날 이후 세월호 기억의 벽을 만들고, 팽목바람길을 냈다. 그리고 2020년, 세월호를 기억하는 어린이문학 작가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작품집 <슬이는 돌아올 거래>를 묶어냈다. 특히, 이번 책은 아이들이 읽을 작품이므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주제부터 인물과 단어 등 하나하나를 고르고 골랐다. 절망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희망을 내포하는 동화이고 동시여야 한다는 작가들의 내적 요구가 컸던 까닭이다. 그 결실로 동시인 유하정이영애, 동화작가 김하은윤해연이퐁임정자전경남정재은이 쓴 시와 동화 8편이 이 책에 실렸다. 평론가 송수연오세란과 젊은 사진작가 한수민도 함께했다. 송수연 아동문학평론가는 이 책을 통해 6년이 만든 이야기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잊힌 이름을 부르고, 지워진 기억을 되살린다. 당신의 혹은 그의 상실과 눈물을 어떻게 하면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리하여 이야기들은 마땅히 이루어져야 했으나 그러하지 못했던 애도에 도달한다고 이야기했다.
햇살을 소란으로/씀바귀, 질경이들이/논두렁을 가로질러 간다/지평선을 이루는/앙다문 바닥들/고요히 광활하다. 지평선 시동인(회장 김유석)이 다섯 번째 동인 시집 <옆을 터주는 것들>(리토피아)을 펴냈다. 지평선 시동인 회원들은 함께 5집을 엮어내며 김제 지평선의 너른 들판을 상상했다. 진한 햇살을 입은 그 풍경은 고요하고도 광활한 자연이었다. 이번 동인 시집에는 기명숙, 김유석, 김인숙, 도혜숙, 배귀선, 안성덕, 이강길, 이세영, 이승훈, 이영종, 임백령, 장종권, 전창옥, 지연 시인이 내놓은 시 67편이 실렸다. 여기에 작년에 시집을 낸 기명숙, 이강길 시인의 대표 시 각 3편과 이승훈 시인의 미술문화칼럼 1편을 더했다. 특히, 이번 동인 시집의 제목 옆을 터주는 것들은 김유석 시인의 시 우리는 무시로에서 가져왔다. 텃밭에 쪼그려 어머니 열무 모종을 솎는다.//뵈다는 이유로 솎아지는 것들//잡초라 불리지도 못하고 뿌리째 뽑혀 버려지는//뽑힌 후에야 그 자리 확연해지는 것들//어머니 손끝에 무작위로 집혀서//옆을 터주는 것들, 나와 너 사이//그 좁은 길을 먼저 따라보았다는 듯이 지평선 시동인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지평선인 김제 지평선의 문화적 자산을 창조적인 정신문화로 계승 발전시키고, 끝 간 데 없이 너른 지평선 끝에 혼돈이 가져올 혼곤한 자유를 짓고자 지난 2010년 김제지역의 시인들이 꾸린 시동인 모임이다.
우리 역사가 영원히 기억해야 할 의열독립운동 40년사가 장편소설 3부작으로 완성됐다. 정만진의 <한인애국단>(국토)은 우리나라 독립운동 시기 무장의열투쟁 전반을 문학으로 녹여낸 독립운동 장편소설 3부작의 제3편이다. 올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1주년을 맞아 출판한 이번 책에는 독립선열의 구국 정신이 후대에게 계승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독립운동 시기 40년의 의열 투쟁을 두루 다룬 최초의 장편소설이라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제1편은 1910년대 최고의 무장항일운동 단체 대한광복회를 다룬 소설 <대한광복회>이며, 제2편은 1920년대 최고의 무장항일운동단체 의열단을 다룬 소설 <의열단>이다. 3부작을 완성한 제3편 <한인애국단>에서는 190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어난 의열투쟁 전체를 소설에 담아냈다. 전반부에서는 안중근을 비롯한 1900년대 의열 투쟁과 대한광목회의 활동을 다룬다. 또 후반부는 의열단과 이봉창윤봉길김홍일 등 한인애국단 지사들의 거사를 중심으로 했다. 독립운동기 시대의 의열 항쟁사를 담고 있는 만큼 김구이봉창윤봉길이화림이덕주유진만최흥식유상근 등 지사들이 활동한 1930년대 최고의 무장항일운동단체 한인애국단을 제목으로 정했다. 이 책을 쓴 정만진 씨는 사단법인 역사진흥원 초대 이사장과 대구한의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외래교수, 대구외고 교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정읍사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펴낸 <대구 독립운동 유적 100곳 답사여행>은 2019 대구시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전주시가 2020 전주독서대전의 주제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시는 지난 14일 송천도서관에서 도서관, 독서, 문화, 교육, 서점계 등 전문가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진협의체 회의를 갖고 2020 전주독서대전의 주제를 다독다독, 당신을 듣겠습니다로 최종 확정했다. 독서대전을 코로나19의 여파로 힘겨워 하는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위로할 수 있는 책 축제로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추진협의체는 다독다독, 당신을 듣겠습니다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시민이 들려주는 낭독 릴레이 △전주의 역사, 음식, 영화 등을 해설하는 전주를 읽어드립니다 △약을 처방하듯 상황에 맞는 책 처방 △독서동아리와 함께하는 공론과 대화 시민 대토론회 △발달장애인의 이야기를 듣다 나를 알아줘 △만나고 싶은 지역 작가와의 책 수다 등 시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 제안하기도 했다. 시는 향후 추진협의체 및 민간단체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추진목표와 구체적인 실행방법 등을 정할 예정이다. 특히 주제와 부합하는 초청작가 강연, 독서 문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독서문화 진흥사업을 중점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최명규 추진협의체 위원장(전주시 부시장)은 이번 협의체 회의를 통해 2020 전주독서대전을 시민들의 마음을 듣고 책 읽는 즐거움을 맘껏 누릴 수 있는 명품 책 축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선정된 주제를 뒷받침할 다양한 독서프로그램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2020 전주독서대전은 오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에서 개최된다. 한편, 지난해 10월 4일부터 6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린 2019 전주독서대전은 당신을 쓰세요를 주제로 선정, 10만 명의 방문객이 참여했다.
나는 너무 많이 떠돌았다. 오래전 내 안을, 집 밖을 나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 듯 멈추질 못해 서러웠다. 밖에는 뭔가 더 나은 삶이, 무지개를 타고 넘어갈 황금빛 찬란한 날개가 있는 줄 알았다는 김형미 그림소설 <불청객>(푸른사상)에 나오는 첫 문단이다. 첫 장부터 마치 작가의 삶에 대한 방황과 자기반성을 통한 자기 검증의 번민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물론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 고통이 어디 작가뿐이겠는가. 그러나 첫 문장부터 작가의 고뇌에 찬 숨결이 온몸으로 전해져온다. 살아내는 것에 대한 성찰은 모두를 따라다니는 숙제처럼 여겨진다. 이런 힘겨움을 위로라도 하듯이, 김형미 시인이 지난 겨울 그림 소설이라는 색다른 양식으로 책을 선보였다. 삶에 대한 싸움과 번민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너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면서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왔다. 그래서 불청객을 통해 서로가 위안이 되고 서로의 삶을 채워가자며 서슴없이 손을 내민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방황과 번민 속에서 시간을 채워나간다. 청소년 시절부터 시작된 자기 검증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된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는 더욱더 확장된 자기 검증을 향한 고민과 번민이 찾아온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길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특히나 모든 것이 불명확한 젊은 날의 경우는 더 자신과의 사투가 많으리라.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결국 진정한 자신을 찾고자 하는 염원의 간절한 표현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나라는 존재 안에 들어있는 수많은 또 다른나를 향한 외침이 있다. 이는 현재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나를 찾고자 하는 욕망이 표출된 것이다. 작품 속 인물은 자신만의 동그란 굴레 속에서 외친다. 나는 그의 모든 존재를 거부하고 싶었다. 할 수만 있다면 그의 전 존재를 깨부수고 싶었다. 그리고 간절히 그로부터 이 막막한 혼란스러움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라고. 불청객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나에 대한 욕망과 아직 결정되지 않은 또 다른 나를 찾고자 하는, 끝없는 나 찾기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소설이다. 삶에 대해 가슴앓이를 하는 화자는 바로 우리 모두이기도 하다. 햇살 좋은 사월이다. 봄 햇빛 속에서 불청객과 함께 새로운 나를 발견해 보기를 권한다.
인간 생명의 근원인 쌀, 이 땅의 굴곡진 역사의 시작이다. 쌀은 민중이다. 수많은 민중의 환희와 희망, 때론 탐욕으로 인한 분노와 좌절 등 한(恨)이 서려 있다. 그 질곡의 역사가 계속되고 허리 잘린 온전하지 못한 반도 땅에 사는 우리 민중이 더 피눈물 나지 않게, 더 이상의 아픈 생채기가 생기지 않기를 갈구한다. 온전한 하얀 쌀알이 되기를... △이기홍은 상해, 광주, 부산, 전주에서 개인전을 했으며, 동학혁명100주년-새야새야 파랑새야, 민중미술 15년, 우리시대 리얼리즘, 광주 5월 기념전 등의 기획전에 출품했다. /채연석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이난초 명창. 사진제공= 문화재청 남원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이난초(59) 명창이 판소리 인간문화재 반열에 오른다. 문화재청은 14일 이난초 명창을 경북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정순임 명창과 함께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흥보가)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흥보가는 춘향가심청가수궁가적벽가와 함께 판소리 다섯 바탕을 이루며, 소리꾼 재담과 해학이 두드러진 점이 특징이다. 현재 흥보가 보유자는 박송희(본명 박정희) 명창이 2017년 별세하면서 아무도 없는 상태다. 현재 남원시립국악단 예술총감독을 맡고 있는 이난초 명창은 1980년대 남원 국악의 상징인 고(故) 강도근(본명 강맹근)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고 이어받아 적통의 자리에 우뚝 서게 됐다. 이 명창은 강직한 동편제 소리꾼인 강도근 명창(1918~1996)에게서 흥부가를 비롯해 수궁가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배워 익혔다. 이후에는 성우향 명창에게서 김세종제 춘향가를 익혔고, 안숙선 명창에게서 강산제 심청가를 배웠다. 동편제의 서슬과 보성소리의 섬세함을 동시에 갖춘, 두 계통 소리의 장점을 온전히 계승한 명창으로 성장했다. 이 명창은 1992년 남원 춘향제 판소리명창 경연대회(현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에서 명창부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그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흥부가 수궁가 춘향가 심청가를 완창했다. 그는 강도근 전 보유자로 이어진 동편제(판소리 유파 중 하나, 웅장하고 화평한 소리가 특징임) 소리를 정통으로 계승해 안정적으로 창법을 구사하며, 남원을 기반으로 많은 제자를 양성하는 등 전승 의지와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이 명창에 대해 30일 이상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이 명창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예고로 판소리의 고장 전북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다. 그간 전북은 강도근 명창 사후 20년 넘게 판소리분야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없어 판소리 본고장이라는 이름을 부끄럽게 했다.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은전북은 판소리의 본고장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동안 소리문화의 고장에서 국가무형문화재 배출이 전무해 자존심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었다면서 이번 지정예고로 전북판소리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이환주 남원시장도 남원에 뿌리를 둔 동편제 계열의 흥보가를 전승한 이난초 명창이 국가무형문화재로 보유자 인정 예고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문화재 지정과 보유자 인정을 통해 우리의 문화재가 후세에 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호최정규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공연교육전시 등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지난달 실시한 지역 문화예술분야 피해 실태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단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문화예술계 피해 사례를 조사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지역 문화예술분야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인식에서 진행한 실태조사인 만큼 지원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전북지역의 문화예술분야 피해 실태조사 결과와 구체적인 지원사업이 5월초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이 기간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단체에서는 300건에 달하는 피해상황이 접수됐다. 재단은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도내 예술인단체와 문화시설공간의 피해사례를 파악분석하는 한편, 향후 대책과 매뉴얼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정책기획팀 관계자는 지난달 예술인 피해 실태조사를 마친 이후 분석을 진행하고 내부적으로 지원사업을 발굴했으며, 예산 확보를 위한 4월말 도의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면서 전북지역의 문화예술분야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 사업 계획은 전북도와의 협의를 거쳐 5월초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단 관계자는 실태조사 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전해와 문화예술계 피해 정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더 장기화될 경우와 이후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위기 대응 매뉴얼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재단은 타지역 광역재단 및 기초재단과의 논의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인 지원을 위해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갈 방침이다.
오십, 그리고 하나. 어느새 70세를 훌쩍 넘긴 화가는 51번째 개인전을 열고 소소한 일상의 향기를 불러들였다. 스물넷의 나이로 강암연묵회를 통해 서예에 입문한 하수정 화가를 51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전주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 만났다. 주제는 특정하지 않았다. 화려한 수식은 없지만, 50년 넘는 오랜 세월을 쌓아온 그의 연륜이 작품들마다 담뿍 담겨있었다. 하수정 화가는 그때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중시하고 싶다면서 짧은 우리네 인생사에 긴 예술세계를 어떻게 담아내야 할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변화하고 싶은 모습도 날마다 샘솟지만, 현실적으로는 나이와 체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모든 것을 다 잘하겠다는 욕심은 진즉에 내려놓았다. 진흙 속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은은한 연꽃처럼 흔들리되 꺾이지 않고 자리를 지켜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연명의 애련설, 황지우의 수은등 아래 벚꽃,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 등 우리 삶 속에 회복을 이야기하는 글귀를 만날 수 있다. 특히, 하수정 화가는 요즘 시국에 전하고 싶은 말로 화이불류를 꼽았다. 합하되 횝쓸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 화합을 하되 시류에 따라 휩쓸려 다니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 말은 개인을 가다듬는데도 필요하고, 가정과 사회를 정돈할 때 길잡이가 될만한 교훈이니까요. 올 8월에는 미국 뉴욕과 뉴저지주 해켄색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었다. 한국의 정서와 고향냄새를 전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해외전시가 어려워진 현 시국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내가 느끼는 대로 표현할 때 가장 자유롭죠. 적당히라는 건 없어요. 올 봄에는 서예문인화 강의를 통해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이들에게 재능을 나눠줄 요량입니다. 세월이 세월인 만큼 보는 사람이 각자의 시선으로 찾아볼 수 있는 열린 작품을 계속 하고 싶어요. 하수정 화가는 대한민국전라북도미술대전 심사위원과 한국문인화협회 전북지회장, 강암연묵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주교대 평생교육원 서예문인화 교수로 활동하며 전주 한꼭지 디자인숍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에 돌입하면서 교육현장의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전시교육 온라인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저작권 교육용 동영상과 박물관미술관 콘텐츠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향후에도 국립 박물관미술관의 다양한 자료를 활용한 온라인 콘텐츠를 지속 확대해 우리 국민들이 풍성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일선 학교에서 관련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국립박물관과 미술관의 영상 콘텐츠를 온라인 학습통합지원사이트 학교온(On)과 학교별 원격교육 대표교원들이 참여하는 1만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공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온라인 학습 영상자료실을 통해 국립박물관 전시교육 콘텐츠 150종을 학교수업 지원 자료로 선별해 공개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홈페이지 내 어린이 온라인 교육자료 바로가기 배너를 통해 한국, 필리핀, 인도, 태국 등 여러 나라의 문화 관련 학습교재, 활동지, 자료정보카드, 영상과 어린이박물관 다문화꾸러미 콘텐츠 120여건을 제공한다. 국립한글박물관 홈페이지에서는 한글문화와 역사 관련 전시해설콘텐츠 17종을 게재한 온라인 학습 영상자료실을 운영하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한국 근현대사 학습 자료실을 독립운동가 소개 영상과 근현대 우리 문화를 담은 온라인 전시해설 콘텐츠 24편을 체험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오는 16일 온라인 미술관 메뉴를 신설한다. 온라인 미술관에서는 작가인터뷰, 전시관람(투어), 미술강좌, 오디오안내(가이드), 어린이용 교육자료 등, 자료 180여 건을 만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맞이한 교육현장에서는 원격 수업에 활용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에 대한 저작권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온라인 원격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저작권 교육용 동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배포한다. 이번 저작권 교육용 동영상 콘텐츠는 학습 대상을 초중고교 학생, 대학생, 일반인 등으로 구분해 총 28개의 교육과정으로 구성했으며, 각 교육과정별 3~15개의 동영상으로 구성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저작권 기초, 올바른 저작물 이용방법, 표절 예방법, 생활 속 저작권 질의응답 등이 있다. 교육용 콘텐츠를 원하는 학교와 기관은 필요한 과정을 선택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공문으로 신청하면 된다. 일반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교육포털에서 온라인 저작권 교육 무료 수강 및 신청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고운임 오래오래 있으라고 이슬비가 온다지요. 지게 다리 썩는다, 그만 들에 나가라고 가랑비가 내린다지요. 올봄엔 비가 참 귀하십니다. 봄비를 말하려니 지난 겨울 생각이 앞섭니다. 하 수상한 세월에 한 부조하시려 그랬을까요? 참 따뜻했지요. 겨울 다 지나서야 눈다운 눈을 구경할 수 있었지요. 겨울이 푹하면 김장김치가 시어 터져 낭패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먼 옛날이야기지요. 넘치면 빼고 모자라면 채워 주는 게 우주 만물의 이치라지요.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일까요? 지난겨울 눈 구경 힘들었건만 올봄에 비가 귀하십니다. 비는 생명이지요. 간밤 발자국도 없이 날비 다녀간 들판에 농부의 일손이 바쁩니다. 모종을 내고 씨앗을 묻어 결실을 예비합니다. 가만 이름을 외워 봅니다. 보슬비, 부슬비, 안개비, 가루비, 구슬비, 모종비, 꽃비, 는개, 실비. 김치전엔 막걸리라던가요? 차마 처마 끝 낙수 자리 같은 눈물 자국 생기지 않게, 봄비 따라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오는지 기다려집니다.
415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북지역 후보들의 문화예술 관련 공약이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전북도 및 각 시군이 이미 추진 중인 사업에 숟가락 얹기식 공약과, 하드웨어 중심의 시설 구축과 관광산업 측면에 치우치면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전북지역 주요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본 결과 전주 갑에 출마한 김윤덕 후보의 문화예술 공약은 전라감영 복원, 국립무형유산원 주변정비사업 등이다. 김광수 후보는 동학테마박물관 설립, 흑석골 한지박물관 조성, 문화중심공간의 서학동 예술촌 지원 확대, 서노송동에 위치한 선미촌 문화예술 여성인권 중심의 도시재생 지원사업 등이다. 대부분 전북도와 전주시가 이미 중점 문화예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특히 전라감영과, 서학동 예술촌, 서노송동 선미촌 사업은 이미 전주시가 오랜기간 중점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전주을의 이상직 후보는 전주시 완산구 상림동 일대를 전주형 영화촬영 타운을 구축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영화 기생충의 영향으로 이미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인기 영화 세트장에 대한 복원을 검토하는 중이다. 최형재 후보는 전주시립미술관 사업을 추진해 복합문화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전주병 정동영 후보는 조선 태조정원 조성과 조선 왕들의 27개 역사관을 담은 조선문화정원 조성 등을 담은조선월드파크 1조원 프로젝트를 제1공약으로 걸었으며, 김성주 후보는 예술의전당 전주분원 설립과 팔복예술공장 시즌2 사업 등으로 제시했다. 익산지역 후보들의 주요 문화예술 공약은 익산 쌍릉과 미륵사지를 중심으로한 백제문화유산 관광도시화 사업이다. 정읍고창의 윤준병유성엽 후보는 동학농민혁명국가기념공원을 중심으로 한 역사보존사업을 내걸었다. 남원순창임실에 출마한 이강래 후보는 기덜트 콤플렉스 문화공간 조성, 이용호 후보는 순창의 종합문화예술회관 건립을 걸었다. 완주진안무주장수 선거구 안호영임정엽 후보의 문화예술 공약으로는 장수군의 가야문화권 조성 공약 정도가 눈에 띈다. 김제부안의 이원택 김종회 후보의 문화예술 관련 공약은 희미하다. 문화예술인들의 처우 개선과 관련한 공약으로는, 신영대 후보(군산)가 문화예술 전문인력의 임금가이드를 설정하고 복지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정도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관광위주의 공약보다는 기초 인프라와 처우개선 등이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소재호 전북예총연합회장은 도내 각 지역마다 예술회관을 짓는 등 지역 예술인들이 마음껏 장기를 뽐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이와 함께 문화예술인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정치권에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 보는 할아버지가 다 자란 진돗개 한 마리를 데리고 선미촌 공터를 서성이고 있었다(중략)/개는 앞발을 모으고 웅크리고 앉아 길을 지켰다/ 쉴 새 없이 골목을 비집고 들어오는 차들/헤드라이트 불빛은 반드시 개를 한번 비추고 빠져나가야 했다.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의 선미촌의 모습을 적은 임주아(물결서사시인) 작가의 <밤의 공터>란 작품이다. 이 시는 선미촌 내부의 저녁 모습을 임 작가가 직접 목격한 내용으로 적었다. 물결서사에서 활동하는 물왕멀팀이 선미촌의 1년간의 변화를 시와 사진으로 적은 아카이브 전시가 열린다. 물왕멀팀은 13일부터 6월까지 전주시청 건너편 sk전주지점 1층 고객센터에 마련된 갤러리에서 1년간 보고 느낀 선미촌의 변화와 선미촌 내 여성들의 고충을 담은 전시회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회는 물왕멀팀이 활동하는 선미촌 내 물결서사가 입주한지 1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로 그동안 보고 느낀 점을 고스란히 작품으로 담아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하얀 벽에 연필로 작성했다. <등>, <망종>, <홀> 등의 작품은 선미촌 내 여성들이 고충과 슬픔을 느낄 때마다 벽에 마치 일기를 작성한 듯한 느낌을 준다. 이밖에도 장근범 사진작가가 카메라로 담은 1년간의 선미촌의 일상 속 모습과 변화의 사진도 볼 수 있다.
"꽃구경 대신 나만의 손거울에 봄을 담아보세요." 전주미술관이 2020년 첫번째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으로 손거울 만들기 행사를 연다. 오는 5월 2일 오후 2~4시에 진행할 예정인 이 프로그램은 레진아트를 이용한 체험 행사로, 레진아트 예술가가 강사로 나서서 나만의 손거울 만들기 방법을 지도한다. 거울, 봄을 담다를 주제로 삼은 만큼 코로나19 확산으로 힘든 시기, 꽃구경도 어려운 상황에 환기를 주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전주미술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실천하면서 봄이지만 꽃구경도 제대로 나서기 어려운 때에 맞춰 이번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은 오는 19일까지 전주미술관 홈페이지(www.jeonjumuseum.com)를 통해 접수한다. 전화문의는 전주미술관 학예연구실(063-283-8886~7). 한편, 2020 미술관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사립미술관협회가 함께 한다. 매주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미술관 내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외부활동이 어려운 요즘, 우리 민족의 삶이 녹아있는 무형유산 전승자들의 공연과 전시를 집에서 만나보는 온라인 서비스가 마련됐다.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김연수)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홈페이지에서 휴(休), 무형유산 서비스를 개설해 13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오는 6월 22일까지 매주 월요일에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서비스에서는 총 11차례에 걸쳐 전승자들의 공연과 전시뿐만 아니라 전통 놀이공예 등 무형유산 전 분야를 망라해 공개할 예정이다. 그 첫 순서로 13일에는 명인들이 들려주는 우리 국악이 소개됐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6호인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를 비롯해 신쾌동류 거문고병창을 영상에 담아 전했다. 이번 서비스에서는 명인들의 표정과 동작을 세세하게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을 통한 문화생활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동영상을 통해 우리 국악을 감상함으로써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답답한 감정을 덜어내는데 도움이 될 거란 기대가 크다. 오는 20일에는 눈으로 즐기는 신명 전통연희편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의 살판과 무등놀이, 열두발놀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27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8호 강강술래와 제51호 남도들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5월과 6월에도 휴(休), 무형유산 영상 콘텐츠가 매주 월요일을 연다. △오고무소리북 합주 △평택농악강릉농악 △진도씻김굿진도다시래기 △대금정악대금산조 △연희집단 더광대 땅줄놀이악단광칠 모십니다, 영정거리 △임실필봉농악이리농악 △기원의 손끝, 그리고 올리는 마음 불화장가야금 선율로 피어나는 자수의 세계 자수장 △가사판소리 등 전통예술 공연과 전통놀이의 다채로운 면모를 가까이에서 살펴볼 기회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앞으로도 다양한 무형유산 아카이브 자료를 활용, 국민이 무형유산의 가치를 친근하게 느끼고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할 계획이다.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추가로 공개할 계획이라며 이번에 마련한 무형유산 영상을 통해 누구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무형유산의 진수를 편안하게 감상하고 느끼며 위로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화 작가미상에는 뒤셀도르프 아카데미 교수 요셉 보이스가 강의 중에 양대 정당의 선거 포스터를 두고 불로 태우는 장면이 있다. 정치에 표를 던지지 말고 예술에 표를 던지라고 말한다. 독일의 유명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주인공으로 다룬 이 영화는 예술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예술은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인가? 등의 질문을 진진하게 떠올리게 한다. 당시는 동, 서독으로 나뉜 상태였고 리히터는 동독을 탈출하여 뒤셀도르프에서 현대미술에 전념하고 있었다. 동독에서는 공산주의 선전 벽화로 인정받고 있었지만, 자유와 진실을 찾아서 애인 에르나와 함께 탈출한다. 우리도 총선을 맞아 본격적인 운동을 벌이고 있다. 출근 시간에 맞추어 길모퉁이에 서서 연신 머리를 조아리고 손을 흔드는 후보자들, 국회의원으로 행세할 때에는 얼굴 한번 보기 어렵고 분주하게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지만 지금은 유권자만 보이는 모양새다. 페이스 북에 글을 하나 올렸다. 다른거 다 필요없다. 뻔뻔한 놈들만 심판하면 된다. 사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투표로서만 권리 행사를 할 수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고 도는 정치권 놀음에 장단을 맞출 필요는 없다. 정치인들의 정치판 놀음도 갈수록 교묘해져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옳은지도 구분이 안 될 때가 많다. 우리 지역 정치인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판에 유난히 뻔뻔스러운 자들이 많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런 자들부터 퇴출시키는 것이 국민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나도 요셉 보이스의 말처럼 정치보다는 예술에 표를 던지고 싶다. 그런 입장에서 정치 판의 놀음보다는 예술 판의 입장에서 보면 절박해 보이던 그것도 웬걸 유치해 보이기까지 하다. 정치적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하소연 하지만, 왜 대의를 위해 목숨을 버릴 줄 모르는가? 자신의 정치적 목숨 줄이 별 것인가? 자신을 죽일 줄 모르는 정치인도 뻔뻔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사실 그렇게 거룩한 정치인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정직하면 좋고, 틀린 건 틀렸다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 그런데 그런 사람조차 구경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이것부터 되지 않으면 나머지는 모두 거짓이다. 말끝마다 민주주의를 팔아먹는 위선자들, 이들부터 심판하자.
윤흥길·박범신·안도현, 세 거장이 불러낸 ‘문학 도시 익산’
한강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주년 시화전 열린다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나만의 사진언어를 제시하다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내면을 살피는 작품 다수…글을 끌고 나가는 힘 아쉬워”
전주문화재단, 2025 탄소예술기획전 개최
정상현 우석대 명예교수 대통령 표창
[결산! 전북문화 2025] ①희비 교차한 전북 미술계
창의와 열정의 주인공…2025 주민시네마스쿨 영상콘텐츠대잔치 시상식 개최
미소로 건네는 작은 평화⋯박종권 사진전 ‘보시니 참 좋았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윤일호 ‘거의 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