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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전북연극제 개최 여부가 안갯속이다. 12일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회장 조민철)에 따르면 당초 제36회 전북연극제가 지난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다. 전북연극제는 전북지역 연극인들의 열정과 재능을 꽃피우는 잔치이면서 제5회 대한민국연극제의 전북지역 예선의 성격을 띄고 있다. 오는 7월까지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할 전북대표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서 전북연극협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일단 전북연극협회는 내달 우진문화공간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7월까지 전북대표 극단을 선출해야 하는 만큼, 더는 전북연극제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 사태로 무관중 연극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전북연극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객을 불러모으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단 심사위원들만 거리를 두고 모아 둔 상황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북연극협회는 5월 개최가 어려울 경우를 대비, 동영상을 통한 전북연극제 진행도 고민 중이다. 대전 연극제의 경우 참가팀이 동영상에 연극을 담아 제출하는 동영상 출품을 진행했다. 하지만 비용 및 장비 문제와 카메라 영상을 통한 극단의 모든 작품을 다 담을 수 없어 부정적인 시각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예년과 달리 적은 참가팀으로 올해는 김빠진 연극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 전북연극제 참가를 계획했던 참가팀들이 코로나19사태로 잇따라 불참을 선언, 극단 까치동과 극단 마진가 등 2팀만 참가해서다. 전북연극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당초 올해 일정을 미리 잡았던 여러 극단들이 일정 문제와 재원 등 문제로 불참을 선언했다면서 그럼에도 두 극단이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참가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영상 출품에 관련해서는 극단은 현장예술이다. 작품을 동영상으로 다 담을 수 없을 뿐더라 어설프게 노출을 시켰을 경우 연극 전체가 폄하될 수 있어 동영상 출품은 아주 조심스럽다면서 많은 상황을 고려해 전북연극제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오는 17일~19일 3일간 4차례 진행될 예정이었던 레베카 공연이 코로나 19사태로 결국 취소됐다. 취소된 공연은 오는 7월 17일~19일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예매 티켓에 대해 취소 수수료를 포함한 결제금액을 전액 환불할 예정이다. 뮤지컬 레베카는 다프네 듀 모리에의 소설 레베카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레베카를 모티브로 탄생된 뮤지컬로, 독일 출신의 콤비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로 관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특히 주인공 역을 맡은 옥주현의 출연 회차가 잔여석이 2자리(2일 기준)밖에 남지 않았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었던 터라 전주공연을 기다려왔던 관객들은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객 여러분들의 안전을 위해 레베카 공연을 불가피하게 취소하게 됐다면서 오는 7월에 있을 레베카 티켓 재오픈 일정 및 캐스팅은 현재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21대 총선 출마자의 절대 다수가 한국 영화산업의 불공정한 생태계를 바로 잡고 지속가능한 한국영화의 발전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영화법 개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이 21대 총선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영화산업 구조개선 의식조사에서다. 조사는 지난 2월 27일부터 4월 8일까지 △대기업의 배급업과 상영업 겸영 제한 △특정 영화의 스크린독과점 금지 △독립예술영화 및 전용관 지원 제도화 등을 포함한 영화법의 개정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53개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 477명 중 61.2%인 292명이 답을 했으며, 응답자 중 97.9%인 286명이 영화법 개정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에 응한 정당별 응답률을 살펴보면 민주당이 253명 중 205명으로 81%, 민생당이 15명 중 15명인 100%를 보인 반면, 통합당이 209명 중 72명으로 34.4%에 그쳐 당별로 영화법 개정에 대한 의견 피력의 적극성에서 차이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를 주관한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 측은 한국 영화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독과점을 막아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고 공정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스크린독과점 및 대기업의 투자배급업과 상영업 겸영 제한 등을 포함한 영화산업의 구조개선 법제화가 필수적이라며 특히나 코로나19 사태로 깜깜히 선거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인과 문화예술인이 후보자들의 영화정책을 파악하고 지지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정책선거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고 조사 목적을 밝혔다.
영유아기 독서습관, 부모님이 책 놀이로 키워주세요. 전주시가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라는 취지로 생애 첫 도서관 이야기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삼천도서관을 제외한 11개 도서관에서는 올 상반기 참여자를 20명씩 선착순 모집하고 있다. 생애 첫 도서관 이야기는 영유아기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책 꾸러미를 선물하고, 자원봉사자와 함께 하는 책놀이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 신청대상은 전주시에 거주하는 생후 6~48개월 영유아의 부모로 △수요일 생애 첫 도서관 이야기 날 △주말 가족과 함께 책 놀이터 △작은도서관과 함께 하는 생애 첫 도서관 이야기 △찾아가는 생애 첫 도서관 이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중, 수요일 생애 첫 도서관 이야기 날은 오는 6월 3일부터 7월 22일까지 8주 동안 매주 수요일 오전에 진행할 예정이다. 엄마와 아기가 함께 책을 매개체로 친밀감을 향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간납대작은도서관, 모롱지작은도서관, 꿈드리작은도서관, 초록우산작은도서관 등 4개의 공립 작은도서관과 어린이집에서는 6~48개월 아이들을 대상으로 책 꾸러미를 배부하고 책놀이 활동을 진행한다. 생애 첫 도서관 이야기 사업에 참여하려면 전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lib.jeonju.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전화 문의는 덕진도서관(063-281-6509). 덕진도서관 관계자는 자료실과 도서의 철저한 소독을 통해 안전한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며 부모와 아기가 걱정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하고 합동추모제를 올리던 충혼각에 1060위의 위패가 봉안됐다. 광복회 전북지부(지부장 이강안)는 4.11 임시정부 수립 기념행사를 대신해 전주시 송천동에 있는 독립운동가 충혼각 내 영정과 위패를 정비하고, 새롭게 제작한 103위의 위패를 재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 제작해 봉안한 위패는 2018~2019년에 새로 추서된 독립운동가 103분으로, 회원 10여명들은 환경정비를 함께 하면서 올해로 101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을 기념했다. 이강안 광복회 전북지부장은 임시정부수립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시작이라는 정부수립을 기념하는 것만이 아닌 우리 국민들이 조선의 백성, 일제의 강제지배하의 식민지 노예에서 민국의 주권을 갖는 자주국민으로 변화되는 중요한 날이므로 우리 국민들은 이날을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시책에 적극 호응해 광복회 전북지부에서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기념식을 생략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주시 송천동에 있는 전북독립운동 추념탑과 충혼각은 독립운동을 펼치다 순국하신 전북지역 애국선열의 공훈을 선양하고, 영령을 추모하는 공간이다. 충혼각 내에는 독립유공자의 애국정신과 얼을 기리는 영정과 위패가 모셔져 있다. 전북지역 독립운동가 영정과 위패는 총 1040위로, 영정169명과 위패871개가 봉안돼 있다. 새로 모시는 103분의 위패는 전북의병사 발간과 전북3.1운동사 자료 발굴 및 정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찾아내 추서받은 분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정부가 새로 포상한 독립유공자의 위패다. 광복회 전북지부는 앞으로도 충혼탑과 충혼각을 관리하면서 이 공간이 선열들의 얼을 되새기고 뜻을 받드는 충효의 공간이 되도록 가꾸어나갈 계획이다.
전북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이하 전북예총)와 전북민족예술단체총연합(이하 전북민예총)은 9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를 보면서 많은 민주주의의 원칙들이 훼손되는 것에 아쉬움을 표한다면서 21대 국회에 입성해서는 안 되는 부적격자 기준을 제시했다. 두 단체는 △촛불혁명의 정신에 반하는 후보 △블랙리스트와 미투 등 한국문화계를 뒤흔든 사건에 연관되어 있는 이 △각종 예술관련 행사예술가에 대한 간섭을 통하여 혼란을 초래한 이 △막말과거사의 부정 등 사회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이 등을 국회의원 부적격자로 들었다. 이들은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일원이자, 특히 사회와 함께 하는 예술가로서 이런 최소한의 원칙이 이번 선거 결과로 반영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두 단체는 또 21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예술 진흥과 예술가의 가치에 대해 제도 개선과 입법 활동에 충실할 것을 주문한다면서 문화예술인들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선언한다고 천명했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문화계에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지친 시민들에게 힘이 되고자 힐링(healing)을 주제로 올해 첫 대관전시를 시작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은 첫 대관으로 국기순 작가의 또랑내 풀한포기 머그에 담다전시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첫 대관전시의 주인공인 국 작가는 코로나19로 힘든 요즘, 평소 소소하게 만들어온 생활도자기가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됐다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전시 관람을 위해서 방문자는 마스크 착용은 물론 개인소독을 입장 전 실시해야 한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2m 간격을 유지하며 감상을 할 수 있다. 조합토와 조형토를 주재료로 하고 있는 국 작가의 이번 전시는 판기법과 코일링 기법을 이용해 독특하고 창의적인이면서도 실생활에 유용한 물품들을 만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어릴 적 추억이 담겨 있는 또랑 내의 작은 풀 한포기를 작가만의 독특한 기법과 컬러로 머그와 기타 생활도자기에 잘 담아냈다는 평이다. 국 작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음마저 거리두기가 생기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돼 전시 공간 한 켠에 차를 마실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만들었다면서 그곳에서는 방문객들이 작가가 직접 만든 머그잔에 언제든 차를 따라 마실 수 있도록 해, 작가가 생각한 힐링의 개념을 완성시켰다고 말했다. 국 작가의 전시는 4월 7일부터 12일까지 전주한옥마을에 위치한 전주공예품전시관 전시1관에서 진행된다. 전주공예품전시관 공예산업팀 063-282-8886.
1960년 3월 15일 4대 정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과 이기붕을 주축으로 한 자유당이 반공개 투표, 투표함 바꿔치기 등 각종 부정선거를 자행했다. 선거 결과 이승만은 총 투표수에서 당선에 필요한 3분의 1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표를 얻었다. 이기붕은 180만 표를 얻은 장면을 제치고 840만 표로 부통령에 당선됐다. 각종 부정선거가 드러나자 반정부시위가 선거 전후 전국에 걸쳐 대도시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이승만 하야와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며 민주화를 외쳤다. 하지만 정권은 최루탄과 폭행, 공산주의자로 몰아가며 이들을 탄압했다. 4월 초 항구도시인 마산의 시민들은 최루탄을 눈에 맞아 만신창이가 된 채로 마산 해변가에 버려진 16세 마산상고생 김주열(金朱烈)의 시신을 발견했다. 419 혁명이 폭발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를 계기로 시민들이 시위대에 합류하자 이승만 정권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이승만은 하야를 선언, 그렇게 419 혁명은 완수됐다. 우리 민족의 첫 번째 민주화를 완성하는 날이었다. 문화재청이 419혁명 60주년을 맞아 419혁명 참여 고려대학생 부상자 명단(3종)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수집자료(9종),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수집자료(19종) 3건을 국가등록문화재에 올리는 것을 추진한다. 고려대학교 4.19의거 부상학생 기록물,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수집자료, 허종 기자 촬영 김주열 열사 사진, 자유당 부정선거 자료, 이승만 사임서, 마산지역 학생일기, 내가 겪은 419데모(동성고 학생들의 419 시위 참여 경위가 기술된 동성고 이병태 학생의 일기) 7건을 등록 우선 추진대상으로 정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민주화 관련 유산은 아직 시간이 많이 경과하지 않아 문화재로 인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학술대회 등을 통해 현대유산의 문화재적 가치와 보존 방안을 논의하고 민주화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알리겠다고 설명했다.
5월말로 연기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최 여부를 두고 전주시와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집행위원장 이준동, 이하 집행위)가 깊은 시름에 빠졌다. 당초 4월 30일 개최 예정이었던 영화제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지난달 10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5월 28일로 한 달간 연기된 바 있다. 하지만 한 차례 연기 이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제를 강행할 경우 시민과 관객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주시는 영화제 강행 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다. 5월 28일 개최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준비 필요사항을 점검하고, 만약 취소할 경우를 대비해 온라인 상영 등을 위한 제반 과정을 살피고 있다. 서배원 전주시 문화정책과장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맞춰 시에서도 시민 안전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코로나 사태 종식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와 집행위는 영화제 개최 재연기에 대해 논외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하반기인 7월부터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BS국제다큐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 다양한 국내 영화제들이 열려 일정이 겹치기 때문. 영화제 일정이 또 다시 미뤄지면 현재 출품한 경쟁부문 상영작도 절반 이상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7월말과 8월초를 차후책으로 살폈지만, 설령 일정을 옮긴다 해도 극장 대관이 어려워 예년과 같은 행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기존에 편성했던 영화제 프로그램도 모두 다시 손봐야 한다. 영화제 스탭들의 채용 문제도 걸려있다. 올해 영화제 진행을 위해 단기로 계약한 스탭 50여명은 당초 6월초까지 근무하기로 했으나 영화제가 한 차례 연기되면서 약 20일간 계약기간을 연장했다. 이들이 하반기까지 근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외 게스트 초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최대한 미뤄뒀지만 현 상황에서는 발권도 어렵고, 오더라도 2주간 격리해야 하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전체 취소를 결정했다. 장성호 전주국제영화제 사무처장은 영화제의 의미를 영화상영 자체에 두고 작품 상영과 경쟁작 심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작품 창작자들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화상회의 형식으로 실시간 온라인 GV를 열 수 있을지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제 취소 대안으로는 온라인으로 상영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온오프라인 병행 상영을 위한 플랫폼을 고민하고 있다. 오프라인 상영이 불가능할 경우 온라인 100% 상영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코로나19여파로 안갯속을 걷고 있는 올 전주국제영화제의 개최 여부는 이달중 이사회를 거쳐 판가름 난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시행됨에 따라 온라인 종교활동을 지원하는 콜센터가 가동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이하 과기정통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비대면 종교활동의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오는 5월 말까지 온라인 종교활동을 돕기 위한 데이터와 통신환경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콜센터 문의 전화는 국번 없이 1433-1900이며, 오는 5월 29일까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에 운영한다. 온라인 종교활동이 어려운 200인 이하의 중소 종교단체는 비대면 종교집회에 대한 기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고 스마트폰 기반의 영상 촬영과 송출에 대한 기술적 방법을 안내할 계획이다. 카카오 티브이(TV), 네이버 밴드 라이브 등의 인터넷 생방송 동영상 플랫폼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서(매뉴얼)를 제작배포하고,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며, 상담 후 필요에 따라 방문해 지원한다. 또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협조를 받아 온라인 종교활동을 위한 실시간 동영상 촬영과 전송에 따른 데이터를 종교단체별 영상송출용 이동통신 1회선에 대해 5월 말까지 2개월간 무제한 제공한다. 온라인 종교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중소 종교단체를 위한 단말기 사용법과 영상 채널교육도 진행한다. 1차적으로 콜센터를 통한 온라인 종교활동 상담 후 기술지원 필요여부를 점검해 현장방문 지원도 나설 계획이다. 문체부와 과기정통부는 협업을 통해 비대면 종교집회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라 경제적 고충을 겪는 전통공연 예술가를 위한 온라인 무대가 열린다. 국립국악원(원장 임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민간 전통 공연 예술가들의 활동 위축 및 경제난 가중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으로 관람하는 공연 문화에 맞춰 온라인 무대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국립국악원은 개인 및 단체로 활동하는 민간 전통공연 예술가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총 61개 팀을 선정해 공연 영상을 소개하고 출연료 지급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마케팅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온라인 콘서트 일일국악의 출연 범위를 국립국악원 소속 예술단원에서 민간으로 확대한다. 개인 전통공연 예술가 31명을 선정하고 오는 5월 한 달간 새로운 이름의 온라인 공연을 선보인다. 선정된 31명의 전통공연 예술가들은 4월 중 국립국악원 공연장에서 촬영을 마치고 5월 1일부터 31일까지 매일 한 편씩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관객을 만난다. 전통음악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전통공연 예술가들을 지원해 무대에 소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6월부터는 공모를 통해 선정한 민간 전통공연 예술단체 30개 팀을 주간 단위로 소개한다. 6월부터 연말까지 1주일에 한 단체씩 공연 영상을 고품질로 제작해 연주자 소개와 함께 온라인 무대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민간 전통공연 예술가 지원 신청방법은 4월 중 국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전화 문의 02-580-3320.
무주산골영화제가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여 주목을 받았던 배우 특집 프로그램 넥스트 액터(NEXT ACTOR)의 두번째 주인공으로 고아성 배우를 선정했다. 넥스트 액터 NEXT ACTOR 는 무주산골영화제와 백은하 배우연구소(소장 백은하)가 공동 기획한 배우 특집 프로그램으로, 자기만의 개성과 높은 잠재력을 가진 국내 배우를 선정해 그의 연기 세계를 입체적이고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지난해 첫번째 주인공으로 박정민 배우를 선정해 관객과 영화인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무주산골영화제 관계자는 배우 고아성은 어린 나이에 연기활동을 시작해 자신의 경력을 시작한 이후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며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뚝심 있고 영리하게 자신만의 개성과 연기 색을 지켜 나갈 것이며 한국영화의 미래를 책임질 훌륭한 배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오는 6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무주군 일원에서 열리는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를 통해 고아성 배우가 직접 선정한 세 편의 출연작을 상영하며, 이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 시간 및 스페셜 야외 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백은하 소장이 고아성 배우를 주제로 배우론과 작품별 연기론, 집중 인터뷰 등을 담은 특별 책자를 정식 발간해 영화제 기간 중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올해 넥스트 액터로서 무주산골영화제와 함께 할 고아성 배우는 지난 2006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통해 영화계에 등장한 이후, 청룡영화상 역대 최연소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설국열차(2013), 우아한 거짓말(2013), 오피스(2014),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오빠생각(2015), 더 킹(2016), 항거: 유관순 이야기(2019)등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한국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담았습니다. 채움의 행위를 위해 비움을 선택했어요. 한국화의 보편적 재료가 아니지만 나만이 활용할 수 있는 재료가 무엇인가를 심도 있게 고민한 결과물이죠. 이강산 작가가 6번째 개인전 삼라일상을 열고 기존 작품과 완전히 차별화된 신작 60여 점을 내걸었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는 우주에 펼쳐진 무수한 현상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를 하나의 형상으로 구현해 보이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작품 면면에 녹아 있다. 특히 주제적 요소를 담은 작품 삼라일상(森羅一象)은 삼라만상(森羅萬象)을 재해석한 단어로 이름 붙였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상징하고 있는 이 단어는 물질적인 것은 물론이고 계절과 자연, 진리, 이치 등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이강산 작가는 한국화라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한지와 물감을 과감히 포기하고 작품을 구성하는 점 선 면을 나무와 조각도를 이용해 구현했다. 서로 이질적인 것이 아닌 자연의 원리로서 묘합(妙合)하며 상생하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이다. 전시 서문을 쓴 전승훈 문화기획자는 이강산 작품 속 선의 구현양상은 매우 화려하면서도 차분한 역동성을 지니는데, 선이 만들어낸 공간을 채우는 오방색의 배치는 상생과 상극으로서 또한 화려하고도 차분한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면서 삼라만상의 탄생과 소멸을 구현해내는 이강산 작가의 작품 특징을 흥겨운(動) 안정감(靜)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강산 작가는 단국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으며 전북대학교에서 석박사를 졸업했다. 현재 전시기획자로 활동 중이며 단국대학교와 전북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전북도민 중심의 문화예술 행정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민원소통창구가 마련됐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재단을 찾는 방문객들의 제안과 개선 요구 사항을 듣고자 온오프라인에서 고객의 소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단은 전북예술회관 1층 입구 앞에 고객의 소리함을 비치하고, 재단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FAQ(자주묻는질문)와 재단에 바란다를 개설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접수된 고객의 소리에 대해서는 매월 한 차례씩 취합해 관련 부서의 검토를 거친 후 업무개선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민원의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고객 편의를 도모하고자 재단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재단의 공모사업, 대관, 홍보 등 민원인이 자주 묻는 질문과 답을 게시했다. 또한 재단에 바란다 페이지를 개설해 재단업무에 대한 건의사항을 받고 있다. 비밀글 설정을 통해 민원의 익명성을 보장하고 있으며 접수한 내용에 대해서는 7일 이내에 답변할 계획이다. 김정인 재단 홍보팀장은 재단이 도민과 도내 예술인에게 열린 소통 창구로서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고객의 소리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민원 처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www.jbct.or.kr)와 홍보팀(063-230-7471)에 문의하면 된다.
소중한 삶의 가치를 밝히는 월간 문예지 수필과 비평이 2020년 4월호로 통권 제222호를 발행했다. 이번 호에는 코로나바이러스19로 세상 읽기를 특집으로 내세웠다. 현실 생활과 가장 직핍돼 있는 수필이야말로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전언이다. 김용순 창문을 열며, 김정읍 작은 네모 나라, 김추리 2020년 환란의 봄날에, 박창권 코로나 심리 유감, 오무임 코로나19, 오세신 나들이, 임덕기 대나무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 등 부서진 마음들을 일으켜 세우는 이야기를 채웠다. 우리 시대 원로 수필가를 조명하는 기획특집 인터뷰로는 네 번째 순서로 박재식 수필가를 만났다. <박재식의 좋은 수필 감상>은 수필사에 있어 중요한 책이며, 한국의 수필 문단이 튼실하게 성장하는 데 주춧돌이 됐다. 제222호 신인상 당선작으로는 김잠출 어머니의 옹이, 임낙호 창문, 허혜연 장수사진 등 3인을 선정하고 심사평과 당선소감, 수상작을 실었다. 기획연재물인 송명희 교수의 트렌드 읽기 주제는 코로나 블루, 코로나 뉴 월드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불안과 공포가 우리 일상을 어떻게 잠식하는지 서술했다. 동시에 우리 사회가 건강한 삶과 사회를 회복해야 한다는 명제를 제시했다.
버려진 장롱을 재활용해서 제작했다. 주어진 것 없이 오직 자신들의 성실함으로 삶을 일궈낸 부모님과 이웃의 삶을 담은 작업이다. 성실하게 살아갈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던 그들 삶의 무기력함, 이를 극복하고 계속 살아가는 모습이다. 영웅은 역사 속에만 있는 별칭이 아니라 어제와 오늘을 사는 우리도 영웅이다. 미술가 약력 조혜진은 서울에서 한겹, 봄, 섬, 변두리 등의 주제로 4회 개인전을 했으며, 내가 사는 피부, 아시아 청년 36, 지속가능을 묻는다 등의 기획전에 출품했다. /채연석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가짜뉴스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포됐는가. 정보의 홍수속 믿을만한 정보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책이 나왔다. <가짜뉴스의 고고학>(동아시아)은 지적재산권, 인터넷 규제 정책, 소셜미디어 플랫폼, 인공지능 거버넌스를 연구해온 최은창 씨가 제시하는 가짜뉴스 대응법이다. 로마 시대부터 소셜미디어 시대까지, 여론을 흔들어온 허위정보의 양상을 지적하며 가짜뉴스에 관한 방대한 기록을 제공하고 있다. 가짜뉴스란, 뉴스의 형태를 띄면서 정치적경제적으로 수용자를 기만하는 정보다. 이 책에서는 우리 역사 속에서 가짜뉴스뿐만 아니라 악소문, 프로파간다 등 다양한 형태의 허위정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추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류의 생활과 행동, 문화 전반의 양식을 탐구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가 발표한 4월의 추천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을 추천한 이준호 위원(호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은 가짜뉴스는 사실에서 소외된 사람의 알고 싶은 욕구를, 사실을 믿고 싶지 않은 사람의 확증편향을 교묘히 파고드는 거짓이 많다면서 책은 가짜뉴스, 소문, 프로파간다 같은 허위정보가 SNS라는 새로운 미디어 세상에서만 특별한 이슈가 아니며, 인류와 함께 해온 나름의 오랜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흥미롭게 다룬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지역의 문화생태계 구축을 위한 문화향유사업 통합지원 대상에 고창군을 비롯한 전국 5개 기초지자체가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은 그동안의 개별 단위 사업으로 지원해오던 지역 문화생태계 구축을 위한 문화향유사업을 개선해 지역 문화생태계 관점에서 교육체험활동을 통합해 지원한다고 8일 밝혔다. 이에 통합지원 대상 지역으로 고창군을 비롯해 부산 수영구, 대구 남구, 인천 연수구, 강원 태백시 등 5곳을 최종선정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각 지역에는 △(인문정신문화) 인생나눔교실 △(문화다양성) 무지개다리 △(문화예술교육) 신중년문화예술교육 △ (지역문화진흥) 문화이모작, 지역문화콘텐츠특성화, 지역문화인력배치 등 6개 사업을 묶어 지역별로 연간 최대 3억원 규모로 지원할 방침이다. 고창형 우리문화 치유 생태계 조성 사업을 내건 고창군은 마음치유 나눔교실, 전통지식 신중년 인턴 등을 운영한다. 지역 역사문화자원 활용과 주민통합 등 지역사회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의식을 토대로 통합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5개 지역은 앞으로 협력기획단과 함께 문화를 통한 지역 맞춤형 계획을 더욱 정밀히 완성하고 사회적 가치를 확산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자생적 문화생태계가 만들어짐으로써 개인과 지역공동체가 발전하고 지역사회의 문화자치 역량이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은 것들이 변해가고 있으나, 전주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음식일 것입니다. 30여년간 대학에서 건축과 도시계획을 가르쳐온 장명수 전북대학교 명예총장이 전주음식의 원형을 찾아 정리했다. 장 명예총장이 쓴 <전라도 관찰사 밥상>(북코리아)에는 전주비빔밥, 콩나물국밥, 한정식, 청요릿집, 다방까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전주의 맛이 담겨있다. 전주음식의 계보로 손색이 없는 이 책에서는 관찰사 밥상부터 영집, 수령, 아전, 지주 밥상을 거쳐 전주 한정식으로 이어지는 푸짐한 한 상을 만날 수 있다. 장 명예총장은 음식과 관련된 고문헌이 없는 현실 속에서 전주음식의 원형을 알려주고자 나름대로 자료와 기록을 찾아 정리했다면서 전주음식문화에 대한 기록을 누군가는 남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주음식의 원형을 전라감영 관찰사 밥상에서 찾는다는 제안으로 2011년 출발한 이 연구는 9년이 흐른 2019년 결실을 맺었다. 장 명예총장은 서울 사대부의 밥상은 궁중 수라상에서 전해 내려오는데, 전주음식은 그 원형과 뿌리가 밝혀지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면서 전주음식의 전통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시작한 연구인 만큼 전주음식의 현재 위치를 제대로 알고, 조상과 후대의 음식문화를 이어줄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지켜야 할 전주의 맛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맛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더욱 힘을 받는다. 전주 8미와 전주 8경을 통한 전주시민들의 입맛과 풍류를 돌아보는 기회도 마련했다. 특히, 전라감영식민지근대화요정과 다방한정식 형성 시대로 이어지는 전주 음식의 역사를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변하지 않는 지역문화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저자인 장 명예총장은 전북대에서 32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건축과 도시계획을 가르쳤으며 전북대학교와 우석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지금도 전북대에서 대학원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도시문화 형성에 대한 특강도 꾸준히 하고 있다.
소설을 읽는 순간, 마치 겪고 있는 일인 양 영화처럼 그려지는 때가 있다. 작가의 단편소설 <흐르는 북>을 펼친 순간이 그랬다. 일당을 주고 불러온 요리 전문의 파출부와 함께 오렌지빛 고무장갑을 낀 채 잰걸음으로 주방 안을 헤엄쳐 다니던 며느리는, 현관 앞에서 구두를 찾고 있는 민 노인 쪽을 향해 빠르지도 처지지도 않게 말했다. 비스듬히 몸만 돌렸을 뿐, 한눈팔다간 썰고 있는 전복의 두께가 들쭉날쭉하게 될까봐, 시선을 도마 위에 못질해두고 입만 달싹거린 셈이었다.(흐르는 북 中) 첫 문단이 시작되고 독자는 자연스레 민 노인의 오감을 공유할 수밖에 없게 된다. 감각과 더불어 그가 느끼는 감정마저 동화돼 소설에 몰입하고 만다. 첫 문단과 앞뒤로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독자는 곧장 민 노인과 함께 서게 된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익숙한 긴장을 공유하는 것이다. 작가는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집필활동을 이어왔다. 그중 <최일남 단편집>(지식을만드는지식2018)은 단절의 극복을 고민한 작가의 소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소설집의 세 번째 단편 흐르는 북은 그런 작가의 고민을 정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설에서 민 노인은 아들 내외와 살얼음판을 걷는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한 세대를 건넌 손자 성규와 북에 대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민 노인이 저지른 과거의 잘못 때문에 부자가 첨예한 갈등을 유지하지만, 손자 성규는 민 노인에게 대학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탈춤 무대에 함께 서자고 제안한다. 북을 치느라 온 가족을 내팽개친 아버지를 미워하는 아들은 결국 이 문제로 폭발한다. 삼대에 걸친 복잡한 갈등 관계가 이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된다. 이러한 집안의 분위기 때문에 민 노인과 손자의 공연도 마음 편히 볼 수 없게 된다. 그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공연 전에 마신 술기운도 가세하여, 탈바가지들의 손끝과 발목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의 북소리는 턱 턱 꽂혔다. 그새 입에서는 얼씨구! 소리도 적시에 흘러나왔다. 아무 생각도 없었다. 가락과 소리와 그것을 전체적으로 휩싸는 달착지근한 장단에 자신을 내맡기고만 있었다.(흐르는 북 中) 북이 턱 턱 꽂히는 소리와 함께 절정에 치닫는 소설은 독자에게도 자꾸만 마른 침만 삼키게 한다. 흥겨운 무대의 진행과는 별개로 앞으로 벌어질 사건들이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민 노인과 아들의 갈등을 여전히 아들과 손자가 반복하는 동시에 한 세대를 건넌 화합이 진행된다. 그밖에 함께 담긴 소설들 역시 단절의 극복을 담고 있다. 농촌에서 태어났지만 서울 사람이라고 자부하며 농촌에 대한 허영 가득한 향수를 담은 서울 사람들, 언어를 통해 남한과 북한이 갈등하고 대화하는 이야기를 담은 꿈길과 말길, 기자의 시선에서 시장을 중심으로 다섯 가지의 이야기가 서술되는 타령 다섯 마당까지 작가가 갈등에 대해 던지고자 하는 시선과 말을 꼼꼼히 소설로 그려내고 있다. 갈등이 없이 진행되는 사회나 삶은 없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나와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는 세상 속에서 단번에 해결되는 문제만 만나는 것도 아니다. 삶 안에서 해결하고 싶은, 해결해야 하는 과제와 마주친 사람이라면 최일남의 소설을 권한다. 당신이 이겨내야 할 갈등의 어느 순간에 중요한 시선을 제시할지도 모를 일이다. *최아현 소설가는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분에 당선돼 등단했다. 공저로 <천년의 허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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