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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엔 감자꽃이 피기 시작하고 모내기를 마친 논에선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봄조차 빼앗겼다고 생각했는데 계절은 그 자리에서 그들의 시간대로 흘러 여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발이 묶인 요즘, 마음의 발을 움직여 생각 한 잔을 마시러 떠나본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그녀, 김용옥. 많은 작품 중에서 강하게 마음을 흔드는 것은 네 번째 수필집인 <생각 한 잔 드시지요>이다. 5부로 구성된 마흔한 편의 수필을 읽다보면 자연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게 되고 더 나아가 가족과 이웃, 세상을 향한 발걸음의 방향을 고민하게 한다. 아직 갈아엎지 못한 마음밭에 올곧은 생각을 심어주고 내공을 갖춘 삶을 추구하게도 된다. 더욱 반가운 것은 씨오쟁이, 뱅뱅이질, 낭차짐하게 휘어진, 타분하거나 짐짐하다, 사슴사슴 낯설게 간다, 빗대짐을 한다 등 정감 있는 순우리말을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서 있는 이 땅 정서가 담뿍 담긴 우리말을 통하여 이 곳에 어울리는 정서를 누릴 수 있게 한다. 아울러 꽃마리, 봄맞이꽃, 복수초, 타래, 은꿩다리, 솜방망이, 매발톱, 뻐꾹나리, 누운주름잎 등 백서른세 가지나 되는 야생초를 가꾸며 삶을 수용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그녀의 삶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아픈 사랑 차마 못 다한 사랑의 현신 꽃이라며 아버지의 사랑, 하양 나팔꽃을 키우는 작가. 우리는 어떤 꽃으로 현신하여 어떤 이의 사랑이 될 수 있을까? 유월의 삼천천은 바람을 노래하는 소리쟁이. 화해를 소망하며 피기 시작한 개망초. 보라색의 갈퀴나물꽃과 각시붓꽃. 하얀 등을 달고 있는 토끼풀. 노랗게 꽃을 피운 씀바귀나 애기똥풀, 금계국. 그 위를 날아드는 노랑나비. 김의털이나 새포아풀 위에서 먹이를 찾는 참새 등이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이 책을 읽은 후엔 이러한 자연의 변화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 곁에 앉아 그들의 얘기를 듣고 싶어진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들 모두 먹다 죽다의 생활인이 아니라 먹다 꽃 피고 죽다의 사랑이 되면 진짜 좋겠다. 작가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고교 국어교사로, 2010년부터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와 전주우석대학 평생교육원, 광주조선대학 평생교육원 등에서 독서지도사를 양성했다.
부감법으로 광활한 풍광을 담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며 기억과 경험을 매개하는 집단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각 이미지는 전시 공간을 수직적, 수평적으로 가로지르며 이우성의 다른 작업 옆에서 사각 프레임 너머로 의미를 확장하거나 혹은 다른 미술가의 작업과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우성은 둥둥 오리배,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등의 주제로 개인전을 했으며,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아직 살아 있다 등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이문수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섹션을 통해 한국 영화계를 가꿔나가는 감독들의 실험과 도전이 모였다. 여균동 감독의 저승보다 낯선, 신수원 감독의 춤, 바람, 이난 감독의 테우리 등 기성 감독들의 통찰력을 마주할 수 있는 복귀작을 비롯해 고봉수 감독의 근본주의자, 남궁선 감독의 여담들, 이동은 감독의 포스트 잇! 처럼 21살 영화제를 닮은 젊은 감독들의 재기를 볼 수 있는 신작이 시선을 끈다. 이 작품들은 온라인과 장기상영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여균동 감독은 2018년 예수보다 낯선에 이어 두 번째 낯선 시리즈를 선보이며 또 한 번 감독 역할을 연기했다. 저승보다 낯선 속 나의 육신은 병원 중환자실에 있지만 정신은 텅 빈 벌판을 돌아다닌다. 고요한 세계를 만끽하는 것도 잠시, 시시콜콜 말도 많은 놈(주민진 분)이 등장하며 그 평화는 멈추는 듯하다. 두 영혼은 생의 기억을 되새기며 끝없는 대화로 극을 이끌어간다. 내공이 깊은 두 남자의 연기를 집중하며 따라가다 보면 여기가 지구인지, 그 너머인지 헷갈린다. 그래서 여 감독은 지구보다 낯선 이 세상에 관심을 가진 모양이다. 신수원 감독의 춤, 바람은 현대인들에게 삶의 무게를 털어버리고 새 바람을 맞이하라고 손짓한다. 2015년 작품 마돈나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던 신 감독은 해외문화홍보원에서 국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로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 춤은 일상을 극복하고자 하는 몸부림이자 더 나은 즐거움을 찾으려고 하는 몸짓의 표현이 된다. 신비한 바람이 이끄는 그곳엔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 상사도, 실적에 대한 압박도 없다. 오로지 나 자신뿐. 개구쟁이 소년 같은 바람과 함께 순수하게 나를 마주한다. 1996년 스윙 다이어리로 감독에 데뷔한 이난 감독의 테우리는 7년 만의 복귀작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억압적인 존재와의 싸움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이들을 애도하고 있다. 25년 전 청계천의 한 공장에서 벌어졌던 사건과 그 실체를 밝히는 과정을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으로 그린 것. 드러나지 않는 과거의 비밀을 따라가다 보면 픽션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그 지점에서 영화는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로 이어진 아픔을 상기시키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에 꾸준히 출품하고 있는 고봉수 감독은 신작 근본주의자 로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승환과 진주에게 삶이란 좀처럼 맘대로 풀리지 않는 숙제 같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일상 속의 작은 악당들은 이들의 자존심을 손바닥 위에 두고 제멋대로 쥐고 흔든다. 승환은 애꿎은 담배만 만지작거리고 진주는 입을 굳게 닫아버렸다. 규정속도를 지키고 싶은 이들의 삶에 파격이란 명분으로 폭력을 가한다. 남궁선 감독의 여담들에는 상실의 아픔을 겪은 청년들이 등장한다. 휘종은 주차 요원으로 일하던 공터에 건물이 들어서게 되면서 백수가 됐고 예은은 퇴사 이후 연인과 이별했다. 흔들리는 일상에서는 모든 감각이 생경하게 느껴지고 걸음걸이마저 부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마치 경로를 이탈한 스포츠카처럼 도심 한가운데에 멈춰선 청춘들의 삶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잘하는 걸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은 욕심일까. 머리아픈 고민을 하는 와중에 귓가를 때리는 음악은 발랄하고 평화로워 얄밉기까지 하다. 아이들의 소원으로 우리 사회의 가치를 돌아보는 이동은 감독의 포스트 잇!을 보면 진짜에 대한 답이 그려진다. 자매가 바쁜 부모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다른 아닌 냉장고 문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이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양말에 담겼으면 하는 선물을 이야기하듯 자매는 설레는 맘으로 이것 저것 적으며 사이좋게 논다. 아마 언제 가장 행복했을까에 대한 질문과 답을 스스로 하며 아이들은 한 뼘 더 크고 있었을지 모른다.
꿈속에서 본 듯한 전주 향교의 야경과 모악산의 여명이 심연의 공간을 연다. 전북도립미술관장을 지낸 이흥재 사진작가가 오는 8일까지 개인전을 통해 밤의 달빛과 새벽의 여명을 자연 조명 삼아 은밀하고 고요한 풍경을 보여준다. 이흥재 사진전 월광산수(月光山水) 그 심연의 공간 - 달빛으로 담다가 열리는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는 달빛 아래 조용히 드러나는 낯선 산수를 엿보며 혼자 대면하는 절대 침묵을 경험할 수 있다. 경주의 고분과 전주의 모악산은 밤의 공간 속으로 잠겨버리고, 희미한 블루의 여명만이 그 덩치를 더듬어 짐작케 한다. 이흥재 작가가 카메라로 포착하는 풍경은 경주의 왕릉을 비롯한 고분의 밤, 전주 향교의 야경과 무성서원모악산의 여명 등이다. 지역적 특성이 짙어 밝은 햇볕 아래 찍는다면 관광사진 처럼 금방 알아볼 수 있는 곳이지만 달빛 아래 드러난 모습은 낯설고 신비롭다. 달빛 스며든 작가의 월광 산수가 자연에 의한, 자연의 회화가 되어 다가오는 이유다. 이번 전시로 13번째 개인전을 여는 이흥재 작가는 전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전주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불교사학과 예술사전공,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무성서원 부원장, JTV 전주방송 전북의 발견 프로그램 진행자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 겨우 무대서 공연을 할 수 있나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네요 최근 수도권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북의 각종 문화행사들이 다시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전북관광브랜드공연 뮤지컬인 홍도1589를 지난달 30일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뮤지컬 홍도는 지난달 29일 개막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속 단 하루만에 공연을 중단했다. 당분간 홍도 공연팀은 공연을 재개하는 날까지 연습에 매진한다. 홍승광 상설공연추진단장은 공연을 잠시 멈추는 것을 결정하는데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먼저이기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향후 코로나19 감염 추이를 지켜보며, 도민 및 관광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면밀한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펼쳐지는 상설공연도 중단됐다. 전주시는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당초 지난달 30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던 다양한 거리공연과 행사, 역사문화 체험 프로그램의 재개시기를 1주일 뒤로 연기했다. 전주한옥마을, 으라차차 향교길 공연과 전주한옥마을 상설콘텐츠인 전통연희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조선왕조의 본향인 전주의 역사에 대해 알려왔던 경기전 사람들들도 무기한 연기됐다. 여기에 지난달 29일 개막하려했던 전주한벽문화관의 평일 마당창극 변사또 생일잔치와 용을 쫓는 사냥꾼도 우선 1주일 연기했다. 이외에도 시는 오는 6일부터 추진될 예정인 △왕과의 산책 △수복청 상설공연 △수문장 교대식 등 기타 역사문화 콘텐츠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감염 추이에 따라 연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온라인 상영을 이어가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오프라인 진출 시도도 무산됐다. 당초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달 35일 덕분에 챌린지 상영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전주시의 협조를 얻어 상영회에 초청할 의료진과 방역 당국 관계자들을 선정하려던 계획도 일시 중단됐다. 애초 계획했던 장기 상영회 역시 같은 이유로 영화제 개막식 당일인 지난달 28일 연기가 결정됐다. 장기 상영회는 전체 출품작 180편 중 온라인으로 96편 밖에 관람하지 못하는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한옥마을에는 어린이집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모두 위치해 있어 다수의 시민과 여행객들이 모여드는 문화행사가 학생들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며 잠정 연기된 행사들에 대해서는 향후 코로나19의 감염추이를 지켜보면서 마을주민과 학생, 여행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북의 시민단체가 3일 열리는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전북도의회의 철저한 인사 검증을 주문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2일 논평을 내고 지난해 전북개발공사 사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목격했듯이 지자체장의 인사에 들러리 선 요식행위에 불과한 맹탕 청문회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면서 자질 검증과 상관없는 지역구 민원 청탁 수준의 질문이 대부분이었던 것과 준비 부족이 문제였고, 도덕성 검증 과정 일체를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시민의 알권리가 철저하게 배제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지난해 말 전임 대표이사의 임기만료 이후 5개월 째 수장의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며 이번 청문회는 경과보고서 채택 자체보다 오히려 도 산하 공공기관장 후보 개인에 대한 더욱 철저한 자질 검증과 함께 그간 재단에 대해 제기된 문제들을 개선하고 앞으로 재단이 문화정책 수립이나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진단 및 대안 제시와 같은 본래의 역할과 전북 문화예술 진흥,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과 소통이라는 과제를 올바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성공적인 인사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청문위원인 도의원들의 제대로 된 준비와 노력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선자장 엄재수와 엄재수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들이 함께하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사)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이 기획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 엄재수 - 2020 기대와 흔적전(10일까지 전주부채문화관). 이번 전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 엄재수의 소장자들의 주문으로 제작한 주문 부채19점과 소장자들의소장 작품41점을 선보인다. 선자장 엄재수는 이번 전시에서 각 소장자들의 취향과 기호에 맞춘 주문 부채를 제작했다. 선면 한지의 색깔과 황칠과 향칠의 여부, 속살의 살수와 칠의 색깔, 변죽과 선두의 재료, 부채의 크기, 선추 등 모든 부분을 주문자의 취향에 맞춰 제작했다. 부채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편의와 취향에 맞춘 오직 한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는 한정판 등의 요소를 담아 부채라는 전통에 현대인의 취향에 맞춤한 새 옷을 입혔다. 또 엄재수 선자장의 부채를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 최준웅, 김동현, 임종길, 정원구, 전성수, 김경주, 홍기영, 인치수, 임병현, 김영우, 심정선의 소장 작품41점도 소개한다. 접부채는 접어지고 펴지는 편의성으로 언제나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다. 엄재수 선자장은 어려서부터 선친인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엄주원 선생의 곁에서 합죽선 작업에 참여했고, 2012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으로 지정됐다. 그는 유물과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부채의 다양한 기법을 연구해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재해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주한옥마을 내에 미선공예사와 부채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다섯 송이 꽃입니다. 지니꽃, 이현꽃, 서연꽃, 태훈꽃, 수인꽃. 영산홍 지자 덩굴장미가 울을 넘습니다. 울을 넘는 빨간 장미꽃을 따라 나왔을까요? 어린이집 꼬맹이들 나들이 나왔습니다. 온통 신기한 것뿐입니다. 그림책에서 보았던 참새가 짹짹 알은체합니다. 길가에 깡충깡충 토끼풀도 있고 아장아장 강아지풀도 눈에 띕니다. 개미다. 앞서가던 녀석이 무언가 끌고 가는 개미를 보았습니다. 빙 둘러앉아 녀석들 재미나게 끌려갑니다. 어른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그 작은 개미가 눈에 띄었네요. 저 다섯 송이 꽃들, 언젠가 세상에 나오겠지요. 선생님께 못 배운 것도, 책 속에 없는 것도 보고 듣고 알게 되겠지요. 부디 큰 것들만 보고 듣고 알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보았던 참새, 토끼풀, 강아지풀, 개망초, 개미가 먼저였으면 좋겠습니다. 영차영차 개미를 응원하는 화면 가득 다섯 꼬맹이, 머리에 앉은 나비를 보아 영락없이 꽃입니다. 선생님을 따라가는 아이들 발걸음에 놀란 개개비가 풀숲으로 날아듭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가오 밍 감독의 습한 계절이 선정됐다. 또 한국단편경쟁 부문 대상은 한병아 감독의 애니메이션 우주의 끝에게 돌아갔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1일 오후 6시 CGV전주고사 1관에서 시상식을 개최하고 국제경쟁한국경쟁한국단편경쟁넷팩상다큐멘터리상 등 5개 부문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국제경쟁 심사위원들은 총평을 통해 올해 국제경쟁 부문에 모인 8편의 작품은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인간의 고통, 전통적인 가족의 해체와 사회적 억압 등을 다루며 각각 새로운 관점과 혁신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며 그 가운데서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에 부합하면서도 감독이 다루는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 들어간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작품상은 클리리사 나바스 감독의 천 명 중의 단 한 사람이 수상했다. 이어 심사위원들은 아담(감독 마리암 투자니)을 특별 언급작으로 소개했다.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은 그해 우리가 발견한 것(감독 루이스 로페스 카라스코)에게 돌아갔다. 국제경쟁 부문의 감독들은 외국에서 수상 소식을 미리 접하고 소감을 담은 영상을 보내왔다. 올해 125편이 출품해 11편이 본선에 오른 한국경쟁에서는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와 신동민 감독의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가 공동으로 대상(웨이브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동민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제 첫 영화제이자 첫 수상작을 안겨줘 의미가 크다. 여러분의 안개도 바람이 다 걷어가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미조 감독은 저예산 영화지만 저를 믿고 함께 참여해주신 배우와 스탭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영화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독립영화계를 응원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한국경쟁 부문 배우상은 빛과 철 염혜란 배우,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오정세 배우에게 돌아갔다. 또 CGV아트하우스상에는 한국경쟁작인 임승현 감독의 영화 홈리스가 선정됐다. 한국경쟁 심사위원들은 올해 한국경쟁 작품들에는 암울한 시대 속 개인의 주체적인 선택에 초점을 맞춘 경향성이 짙었다며 특히 기존에 여자 배우들에게 주어지던 인물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창적이고 개성 넘치는 여성 서사 영화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총평했다. 총 1040편의 역대 최다 출품작 가운데 25편이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인 한국단편경쟁에서는 한병아 감독의 애니메이션 우주의 끝이 대상(웨이브상)을 수상했다. 감독상은 뒤로 걷기(감독 방성준)가, 심사위원특별상은 각자의 입장(감독 강정인), 유통기한(감독 유준민)이 받았다. 조민재이나연 감독이 공동연출한 실은 특별 언급됐다. 한국경쟁과 코리안시네마 부문 상영작 중에 선정하는 다큐멘터리상은 박문칠 감독의 보드랍게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힘겨운 삶을 살았던 인물 김순악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비경쟁 부문 아시아영화가 대상인 넷팩상은 양치기 여성과 일곱 노래(감독 푸시펜드라 싱)가 받았다. 국제경쟁부문 대상 시상자로 나선 김승수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전주 영화의 거리 주변 구도심을 중심으로 인디컬처의 메카가 조성돼야 한다며 영화 표현의 해방구가 됐던 도시 전주에 독립영화의집이 생겨 영화인들을 위한 편안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가 아닌 김순악 할머니의 인생, 그 자체를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정의기억연대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과 상관 없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보드랍게작품이 관심을 모았다. 메가폰을 잡은 박문칠(우석대) 감독은 한 인물을 성스럽게 포장하거나 박제화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했다며 경북 사투리로 고(故) 김순악 할머니의 증언을 낭독하거나 애니메이션과 아카이브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연출한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위안부할머니의 고통스런 삶을 한데 묶어 봤다면 이제는 그런 한분 한분의 이야기를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위안부 생활 이후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고, 억울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 초반부와 마지막 부분의 대사에 나오는 김순옥, 김순악, 요시코, 마츠다케, 기생, 마마상, 식모, 엄마, 위안부, 할머니등 고 김순악 할머니에게 따라다녔던 이름이나 호칭도 예사롭지 않다. 박 감독은 위안부 할머님들이 자신의 이름 외에 평생을 다른 이름으로 불려지면서 우리 주변의 아주머니, 할머니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위안부라는 틀에만 가둘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가져왔고,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사태와 관련, 박 감독은이러한 내용이 보도되면서 매우 안타까운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단체나 개인을 비난하고, 감정적인 다툼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위안부 할머니와 관련된 삶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형식으로든 이들을 위한 운동이 차분히 평가받고 개선돼 좋은 방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제를 마친 후 이번 보드랍게의 영화를 해외 및 일본에서도 상영된다면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면서 다양한 방식으로의 고민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의 보드랍게는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코리안시네마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박 감독은 2013년 가족의 역이민을 다룬 사적 다큐멘터리 마이 플레이스, 2017년 성주 사드 배치 반대 투쟁에 참여했던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파란 나비효과, 지난해에는 10주년을 맞은 대구 지역 퀴어퍼레이드를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 퀴어 053 등 인권 주제의 영화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믿고 보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이미 이름을 알렸다.
전북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는 전북도가 요청한 이기전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3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도의회가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하긴 했지만, 전북문화관광재단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처음이다. 청문위원회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건설안전위원회 소속의원 8명과 의장이 추천한 의원 3명 등 모두 11명으로 인사청문회 위원을 구성했다. 문건위 의원으로는 정호윤, 이정린, 이병도, 조동용, 김대오, 나인권, 이한기, 최영일 의원이, 의장 추천으로 오평근, 김희수, 박희자 의원이 참여한다. 인사청문회는 1차 도덕성 검증(비공개)과 2차 업무능력 검증(공개)로 나눠 실시되며, 1문1답(의원 1명당 질의시간 15분)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6월 5일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고 의장에 검토를 거쳐 8일까지 의장이 도지사에게 청문 결과를 송부한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자리는 2019년 12월 이후 약 5개월 가량 공석이었으며, 그동안 3차에 걸쳐 공모가 진행될 정도로 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순탄하지 않았다. 청문위원회는 후보자의 리더십과 정책비전, 경영능력을 비롯한 정책수행능력 및 도덕성 등을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청문회가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수련과 체험 끝에 자연에서 발견한 어울림과 나눔을 글과 소리로 풀어낸 정가(正歌)의 선율이 몸과 마음을 다독인다. 전주시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있는 최경래 씨가 2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전당 명인홀에서 여창가곡 독창을 선보인다. 최경래 씨는 원광대학교 국악과에서 판소리를, 동대학원에서 국악교육을 공부했다. 원광대학교 대학원 국악학과 박사 과정에서는 정가를 전공하며 선비들의 정신세계를 연구했다. 현재 원광대학교 음악과 강사이자 전라정가진흥회 총무로 있다. 신용문 우석대 명예교수의 해설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전라북도무형문화재 가곡 이수를 기념하는 무대이자, 최경래 씨의 역량을 담아낸 다섯 번째 정가개인발표회여서 의미가 크다. 이번 공연을 위해 준비한 7개의 프로그램에는 사랑에 관한 가곡과 편안한 분위기의 선율을 담고자 했다. 그의 스승인 이선수 전북무형문화제 제8호 가곡 보유자는 최경래의 성품이나 노력은 가곡을 계속하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발표가 그동안의 결산이자 상전벽해가 되어 전문가객으로 내딛는 길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경래 씨는 마음으로 부르고 항상 제 마음 속에 있는 노래를 명주실타래 살살 풀어내듯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제 마음의 노래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공부인 만큼 전라북도의 가곡 발전을 위해서 힘쓰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순옥, 김순악, 요시코, 마츠다케, 기생, 마마상, 식모, 엄마, 위안부, 할머니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 중인 우석대 교수인 박문칠 감독의 영화 보드랍게의 첫 장면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故)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첫 대사를 통해 김 할머니의 삶을 모두 엿볼 수 있다. 영화는 그가 위안부 피해자라고 대한민국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인생 역경을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했다. 1928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가난한 유년기를 보내던 김 할머니는 실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서울을 거쳐 중국 하얼빈, 지자루(치치하루), 북경 등 전쟁터에서 일본군을 상대했다. 그 곳에서 하루 평균 3~5명을 상대했으며, 주말에는 30~50명의 넘는 일본군들의 성포로가 되어야만 했다. 식사는 소금으로 간을 맞춘 주먹밥이었으며, 밥먹을 시간도 없어 일본군과의 성관계 중 조금씩 먹었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은 영화에서 시민모임 회원들이나 위안부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입을 통하거나 김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 내용 등을 통해 전해졌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핵심은 해방 이후 절망적이었던 김 할머니의 삶을 깊게 조명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일본군에 끌려간 뒤 해방이 되자마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고향으로 내려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고향에는 실공장에 취직해 돈을 벌러 간다고 이야기 했는데, 고향으로 내려갈 돈도 없고, 고향에 귀향할 자신도 없어서다. 그는 며칠을 서울역 앞에 쪼그려 앉아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조선사람이 한 그릇의 따뜻한 국밥을 사준 후 김 할머니를 다시 소개소에 팔았다. 해방이후 성포로 생활을 청산하는 듯 싶었지만 다시 고통이 시작됐다. 서울, 군산, 여수, 부산을 오가며 기생, 밥장사, 식모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할머니가 이를 악물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었다. 이러한 김 할머니의 일대기를 여성 활동가들의 목소리로 따라가는 삶은 개인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험난하고 억울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분노하기도, 울컥하기도 한다. 하지만 카랑카랑 울리는 생전 할머니의 목소리는 힘이 있고, 그가 직접 그린 꽃그림은 여백이 많아 보드랍다. 박문칠 감독은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특별히 포장하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면서 영화를 통해 단순 위안부 피해자를 묶어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힘들고 억울했던 삶을 알아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이 차와 이야기가 있는 오전의 국악콘서트 다담을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사전 녹화해 2일 국악원 유투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다. 이번 공연은 사찰음식의 대가인 정관스님(백양사 천진암 주지)과 대금연주자 김상연(전남대 국악학과 교수)이 출연한다. 정관스님은 셰프 스님, 철학자 셰프라고 불리며, 이번 공연에서 사찰음식 철학과 출가 배경을 소재로 인생 여정과 스님이 되기까지의 과정, 가족들과의 관계, 음식에 대한 생각과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담양의 특산물인 죽순을 활용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죽순겨자냉채 요리를 선보이고 사찰요리를 처음 접하는 일반인들도 따라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공개한다. 이어지는 우리 음악 즐기기에서는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과 어우러진 상령산 풀이~청성곡, 김상연 가락 대금산조, 시나위 등을 통해 우리 전통음악의 깊은 소리를 전한다.
올해로 7년째를 맞은 전주문화재단의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사업에 젊은 예술가 5명이 선정됐다. 유인하(27), 정치현(24), 문민(31), 송지연(39), 소현(23)이 그 주인공. 올해 전주문화재단은 예술가들이 작품 창작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방식에 변화를 줬다. 데뷔작품 500만원, 유망작품 600만원 등의 작품지원금을 시상금 형태로 지급하며, 정산서류 대신 작품 실연과 결과보고서로만 증빙하도록 한 것. 올 초 진행한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사업 공모에는 전주를 연고로 활동하는 만 20세~39세 예술가 21명의 프로젝트가 모였다. 먼저, 데뷔작품 지원 부문에 선정된 유인하 씨는 숨은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미디어파사드를 제작하고 토리밴드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을 열 계획이다. 정치현 씨도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를 포착, 순수한 움직임과 소리로 재구성한 데뷔작품 Impression(인상주의)를 준비하고 있다. 유망작품 부문에는 미술 분야의 문민 씨와 영상설치분야의 송지연 씨가 선정됐다. 문민 씨의 전시 나를 비롯한 그대들 : 인간기술서에서는 사각형 틀 속 현대인의 모습을 기록하고 담아냄으로써 평면작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실험을 선보인다. 그녀의 영화관 프로젝트를 기획한 송지연 씨는 영화의 가상 포스터와 짧은 트레일러 영상작업을 중심으로 개성 넘치는 시나리오를 전시에 녹여낼 계획이다. 또한, 점프컨설팅 부문에는 무예공연예술단 지무단에서 활동하는 소현 씨가 선정됐다. 오는 6~10월 역량 강화와 홍보마케팅을 위해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받게 된다. 전주문화재단 관계자는 2020년 최고의 기대작이 될 전주 신진예술가의 작품은 올 가을 전주시 일원 문화예술 향유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간송미술관은 보물로 지정된 불상 두 점을 경매에 내놨으나 유찰이 되었다. 2013년 무렵부터 공익적인 성격을 강화하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대중적인 전시와 문화 사업들을 병행하면서 재정적인 압박이 커져 소장품을 내놓게 되었다고 한다. 설립자 전형필 선생이 일제강점기에 자행되던 문화재 유출을 막기 위해 사재를 털어 수집을 시작한 것이 그 모태가 되었다. 조선의 혼을 지키고자 독립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유물들을 챙겼다. 이충렬이 쓴 간송 전형필을 보면 후일 국보가 된 금동 계미명 삼존불을 당시 기와집 80채 값을 주고 사는 장면이 나온다. 희귀한 고구려 불상이었고, 자칫 일본으로의 반출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1934년에는 일본에 가서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 30점이 담긴 화첩을 흥정하여 구입해온다. 그 덕에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혜원의 월하정인, 상춘야흥 같은 명장면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번 경매에 나온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은 각 15억 원에 나왔으나, 그간 국립중앙박물관이 박물관회의 후원으로 구입 의사를 밝힌 탓인지 유찰되었고, 한편으로는 간송 전형필이 일제강점기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모으고 지켜온 유물을 경매에 내놓았다는 데에 참담하고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충격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문화 예술은 당대의 정신적 영혼과 같은 것이다. 요즈음 같이 미술품을 장식적 상품 정도로 여기는 추세는 현대인의 영혼이 그만큼 저열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고뇌하는 작가가 있기 마련이고, 그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문화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의 마음속에서만 꽃피우기 마련이다. 시대가 변화해도 과거의 찬란했던 정신성을 반영하는 유물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 속에서 진정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불상의 한국적 조형성이 완성되던 삼국시대, 통일 신라의 모습은 바로 1500여 년 전의 우리들 모습이었고, 지금 우리는 또 다른 형태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중이다. 아무튼 간송 전형필이 구축해 낸 간송미술관이 더 이상의 손실 없이 설립자의 뜻을 받들어 지켜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두 점의 유물을 내놓은 것은 사실 간송 선생의 뜻을 크게 해치는 충격이 되어 안타깝다.
지난 31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전주영화의거리. 전주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주황색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그 옆에는 영화장면 및 출연배우들의 모습도 함께 걸리며 영화제 느낌을 더했다. 하지만 거리는 썰렁하기만 하다. 수도권 및 타 지역 관광객을 찾기 힘들었고, 전주시민조차도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심장인 옥토주차장에는 상징인 전주 돔도 올해는 세워지지 못했다. 전주 돔은 그간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과 폐막식, 각종 행사를 진행하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달 28일 개막했지만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가 대부분 축소되거나 폐지되면서 영화제 마니아들의 아쉬움은 컸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린 지난달 28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치러진 개막식에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레드카펫 행사가 대폭 축소됐다. 레드카펫을 깔긴했지만 배우와 영화감독들은 관람객은 없이 김승수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과 간단한 주먹인사 후 가벼운 포토타임만 가졌을 뿐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 발 맞춰 기획전시를 갖고 있는 팔복예술공장을 찾는 사람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 곳에서는 현재 영화제 기간에 맞춰 퀘이 형제의 작품세계를 기리는 스페셜 포커스 퀘이 형제: 퍼핏 애니메이션의 거장과 특별전시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를 개최 중이다. 한 시민은 국제영화제가 온라인으로 치러진다고 해서 특별기획전시가 있는 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초 예정됐던 작품들이 온라인 상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와 손잡고 전체 180편 중 96편(장편 57편단편 39편)을 유료로 관람할 수 있다. 나머지 작품은 영상 유출 가능성, 음악 저작권 미해결 등 이유로 온라인 상영이 무산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당초 관객 밀집도를 최대한 낮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면서도 극장에서 관객과 공식 상영작이 제대로 만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6월9일부터 9월20일까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장기 상영회도 잠정 연기했다. 장기 상영회에서는 전체 출품작 180편 중 174편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GV)가 예정돼 있었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전주시장)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최초로 온라인 상영을 실시하게 됐다면서도 영화제를 기다려온 관객들과 인근 상인들을 실망시켜 죄송하다. 하지만 지금껏 그랬듯 전주는 코로나19를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스크린을 통해 위안부할머니의 기구한 삶을 들여다보는 다큐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석대 교수인 박문칠 감독의 영화 보드랍게는 또 한 분의 위안부 피해자 삶을 추적했다. 런닝타임 73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故) 김순악 할머니는 1928년 경북 경산에서 가난한 유년기를 보내던 중 일본군에 끌려갔다. 해방이 되자마자 귀국 후 서울, 군산, 여수를 떠돈 그가 위안부 피해자라고 대한민국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인생 역경을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했다.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 내용도 그대로 담았다. 고 김 할머니는 실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중국 지자루(치치하루)에 위치한 위안소에서 하루에 많게는 30~40명의 일본 군인과 성관계를 해야하는 생활이 이어졌다. 일본 패망 후 열여덟의 나이로 고향에 돌아와 술장사, 밥장사, 식모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2000년 1월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지정되었으며 이 때부터 이용수 할머니 등과 수요집회에 참여하며 일본 정부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활동을 했다. 2010년 1월 내가 죽어도 내게 일어났던 일은 잊지 말아 달라고 유언하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위해 5400여만원을 남기기도 했다.
독립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플랫폼 제12회 전주프로젝트마켓이 지난달 30일 문을 열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6월 2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에서 전주프로젝트마켓을 4일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2일 오후 6시에는 전주프로젝트마켓 시상식을 열고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 선정작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는 한국 독립영화 기획을 발굴, 육성하는 전주시네마펀드와 해외 독립영화 기획을 지원하는 전주넥스트에디션 2020(JEONJU Next Edition 2020), 그리고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독립 다큐멘터리 기획 지원, 육성 프로그램 러프컷 내비게이팅까지 총 3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먼저 전주프로젝트마켓에서는 올해 전주시네마펀드 선정 프로젝트 7개가 피칭에 나선다. 피칭 행사와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프로젝트는 2차 기획개발비를 지급받는다. 해외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는 전주넥스트에디션에 선정된 5개의 프로젝트는 온라인을 통해 피칭 행사를 가졌다. 이 중 1편의 프로젝트는 오는 2일 전주프로젝트마켓 시상식을 통해 발표되며,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로 전주국제영화제 관객과 만나게 된다. 올해 신설된 프로그램 러프컷 내비게이팅은 전주국제영화제와 SJM문화재단이 공동으로 한국 다큐멘터리 러프컷을 공모해 미완성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문가와 함께 작품의 방향성을 잡는 편집클래스를 거쳐, 해외 편집자와 함께 글로벌 스토리텔링 전략을 바탕으로 실제 편집본을 완성하게 된다. 전주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위축된 한국 독립영화를 더욱 응원하고자 기존 계획보다 기획개발비를 상향조정했다며 올해 첫 선을 보인 한국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프로그램 러프컷 내비게이팅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군산시민예술촌 주최로 열린 제1회 군산개복단편영화제가 시민과 함께 하는 축제로 첫 페이지를 썼다. 지난 30일 오후 2~5시 진행된 행사는 군산시민예술촌 야외마당에 많은 발길을 불러모았다. 마당 한 편에는 레드카펫과 포토존이 마련돼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군산지역 청소년들로 구성된 청소년기획단 PLON은 행사장 입구에서 출입명단을 관리하고 방문객의 체온 확인과 손 소독을 도왔다. 마스크를 쓴 시민과 관광객들은 지역 공예가들이 마련한 프리마켓과 지역 특산품 홍보 부스를 둘러보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시간을 보냈다. 시상과 작품 상영을 진행한 공연장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영화제 스탭과 수상시상자 일부만 입장하도록 했다. 강임준 군산시장, 신영대 국회의원, 조동용 전북도의원, 박광일배형원 군산시의원도 영화제를 찾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올해 첫발을 내딘 군산개복단편영화제는 24초 영화공모전으로 치러졌다. 하루 24시간을 24초에 담는다는 주제에 맞춰 군산과 전주익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200여편이 모였고, 출품작 중 50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심사위원으로는 문승욱정민규이태훈 영화감독이 참여했다. 본상 시상에 앞서 군산 개복동 영화의 거리를 소개하는 아이엠 군산과 이태훈 감독의 단편영화 판문점 에어컨을 초청상영했다. 시상식 사회는 배우 윤지욱 씨가 맡았으며, 시상은 심사위원특별상, 굿데이특별상, 24초특별상, 장려상,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 입상 부문으로 진행했다. 최우수상은 청소년부 정강운 재개발의 추억, 일반부 강준하 선물에 돌아갔다. 영예의 대상은 이아주(서울) 씨의 작품 신발끈이 차지했다. 상금 200만원. 이아주 씨는 대상 수상소감으로 이 작품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고, 촬영하는 내내 아버지와 항상 함께였다고 생각한다. 상을 주신 분들과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시상 이후에는 수상작 상영이 이어졌다. 시민과 관광객들은 야외마당에 마련된 스크린을 보며 짧은 시간이지만 작품 감상에 집중했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자 부채질하던 손을 멈추고 상념에 잠기는 이들도 있었다. 이번 축제를 위해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예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에서도 정성을 보탰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수상자를 위한 트로피 50여개를 제작했으며 축제를 앞두고 예술촌 외부 벽화를 새로 단장했다. 박양기 군산시민예술촌장은 올해 24초 단편영화제를 통해 군산개복단편영화제를 꽃피운 정재훈 감독과 노은정 피디에게 감사하다면서 내년에도 좋은 작품이 많이 출품돼 오래토록 이 영화제를 꾸준히 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를 총괄기획한 정재훈 감독은 작품 공모와 행사 준비 등으로 지난 5개월을 보냈는데, 오늘 이날을 위해 달려온 것 같다면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첫 영화제를 잘 마쳤다. 출품해주신 분들께도 감사하고 많은 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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