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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국어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만든 문학캠프

정읍 태인여중 국어교사로 교단에 선 홍숙정 씨는 교직 7년차가 되던 1994년부터 학생들과 문학기행에 나섰다. 2000년부터는 정읍국어교사모임 주관 문학캠프에서도 중심 역할을 했다. 홍 씨는 공립학교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고창 해리중, 성내중, 정읍고, 전주 용흥중에 재직하는 동안 방학과 토요일을 활용한 문학캠프를 계속 진행해왔다. 그리고 지난해 학습연구제를 보내며 <학생들과 함께 만든 문학캠프>(신아출판사) 두 권을 썼다. 1권 내장산 산꽃과 2권 동진강 들꽃으로 나눠진 이 책에는 홍숙정 씨가 국어교사로서 20여 년간 계속해 온 문학기행과 문학캠프에 대한 기록이 차곡차곡 담겼다. 본래 작가를 꿈꿨다는 홍숙정 씨는 글을 정리할 때 처음과 끝을 먼저 써두고 시작하는 버릇이 있는데, 1권 내장산 산꽃에서도 처음인 내장산과 끝인 가슴에 지는 낙화소리 초고를 2017년에 먼저 썼다고 했다. 이 두 편의 제목은 황지우와 신석정 시의 제목에서 가져왔고 소설의 허구성을 차용했단다. 공동체 문학캠프는 지역에 뿌리내리는 어린 학생들을 키워내고 갈수록 줄어드는 시골학교의 한계를 연대의 가치로 풀어내는 기회가 됐다. 정읍국어교사모임 주관으로 문학캠프가 진행된 것은 10년이지만 그 전후로 홍숙정 씨가 개별적으로 진행해온 문학기행이 적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문학캠프라는 큰 범위 안에 문학기행까지 포함해 전체적으로 글을 정리했다. 안도현 시인은 국어교사로서 홍숙정은 야무지다.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을 데리고 시인과 작가들을 만나는 문학기행을 이십 년 넘게 지속해온 것만 봐도 그이가 얼마나 열성적으로 삶을 대하는지 잘 알 수 있다며 이 책에 대한 추천사를 썼다. 1권 내장산 산꽃이 첫 문학캠프의 설렘과 농촌과 어우러지는 문학의 향기를 담았다면, 2권 동진강 들꽃은 작가와 함께 하는 살아있는 문학 이야기를 전한다. 학생들의 독후감과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학생들과 작가가 나눴던 질문과 답변을 소개해 문학으로 하나되는 화합의 장을 엿보게 한다. 홍숙정 씨는 이 책으로 우리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 후배교사 또는 우리의 제자들이, 또 다른 내용과 형식으로 그 뒤를 이어갈 것이라는 희망을 꿈꾸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09 16:10

[신간] 선비, 전북 서화계를 이끌다

격동의 시대 19세기 말, 전북이 근현대 서화의 중심지로 우뚝 서는 데 크게 기여한 석정 이정직의 생애와 작품정신을 톺아볼 자료집이 나왔다. <선비, 전북 서화계를 이끌다>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지난 9월 10월부터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석정 이정직 특별전의 도록이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은 발간사에서 전북은 언제나 예향이라 불렸으며 그만큼 예술문화가 발전했는데 그 시작점에 이정직이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19세기말-20세기 초 전북지역에서 태어나 자랐던 융합형 인재, 진정한 선비, 석정 이정직이 전통을 계승하며 무엇을 괸했고, 무엇을 지향하며 살았는지, 과거의 이정직과 소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법첩 연구의 대가 △조선의 마지막 시서화삼절 △지속되는 서화의 맥- 조선에서 근대로 등 세 가지로 주제를 나누어 전시품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전시되지 않은 작품도 이해를 돕기 위해 참고 도판으로 소개했다. 더불어 문예에 심취했던 석정 이정직의 삶과 업적을 조명하는 논고를 네 편 수록했다. 근대계몽기 석정 이정직의 수학과정과 학예관, 석정 이정직의 서화론을 돌아보고 전북의 선비와 첩학의 대가로서 석정 이정직의 회화 세계를 들여다봤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정직필 서화첩의 소재와 그림 옆에 적힌 화제를 번역하고, 서화첩의 전모를 소개하는 글도 함께 실었다. 민길홍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와 유승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강사가 총 314면, 8개의 첩으로 구성된 이 서화첩을 나누어 맡아 특징을 살펴봤다. 책의 말미에는 석정 이정직 선생을 추억하는 제자 송기면의 헌시가 담겼다. 부록으로는 인장, 연구성과 목록, 이정직 약보 등이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국립전주박물관 시민갤러리에서 오는 1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09 16:10

[신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제대로’ 공부하기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권승호 전주영생고 교사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제대로 공부하는 방법을 책에 담았다.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도서출판 이비락)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프레시안에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56편의 칼럼을 재편집한 것이다. 이 책은 학습법과 부모 역할의 엉터리 접근법이 우리 교육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오랜 시간 대학입시와 공부법에 관해 연구했고 올바른 학습법을 주제로 많은 책을 써왔기에 사교육을 강요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권승호 교사는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로 공부에 찌들고 지친 학생들도 안쓰럽지만 남들이 사교육을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자녀에게 사교육을 강요하며 사교육 의존증에 사로잡힌 학부모들이 안쓰러웠다고 전했다. 요즘 학생들의 일반적인 모습 중 잘못된 학습법으로는 △비몽사몽 상태로 강의 듣기 △책과 노트에만 적을 뿐 머리에는 적지 않기 △공부 잘할 수 있는 방법 고민 없이 남 따라서 사교육 시장으로 향하기 △비싼 과외선생 만나면 공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등을 제시했다. 자기주도 학습으로 뜻을 이룬 제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교육 때문에 주저앉은 제자도 무척 많죠. 아이들을 불행의 길로 인도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교육의 현실이 아닐까요. 사교육을 받게 되면 스스로 공부할 시간이 줄고, 오히려 공부를 못하게 된다는 분명한 진실을 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저자의 저서로 <그래도, 부모>,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도 모르고 공부하지 마라>,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09 16:10

[신간] 계간문예 가을호, 시집 속에서 詩를 찾다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을 다루는 종합문예지 <계간문예>의 2019년 가을호가 나왔다. 제57호로 출간한 이번 호에는 작가특집으로 정용원 시인을 조명한다. 특별기획으로는 2018년 문학상공모전 당선자 신작특집을 비롯해 소시집, 짧은 소설 등을 다뤘다. 기획특집에는 시집 속에서 詩를 찾다와 애송시, 짧은 명시를 실었다. 차윤옥 편집주간은 제2회 계간문학상 당선자인 김창완 시인의 시로 쓴 시론 11편을 소시집으로 묶었다며 김복근 시조시인의 깊이 있는 작품해설도 백미다. 우리 시단이 나아갈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호에서는 2018년 문학상공모전 당선자 신작을 만나볼 수 있다. 동서문학상, 수주문학상, 신라문학상, 천강문학상, 천강문학상, 평사리문학상 등 문학상공모전을 통해 다채로운 문학세계를 펼쳐온 작가들의 시와 시조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7월 열린 계간문예 문학상 시상식과 계간문예작가회에서 발간하는 간행물 <상상탐구> 5호 출판기념회, 제32회 책읽기 한마당 행사와 해외문학세미나 및 문학기행 등 문학계 소식도 실어 문인들의 여러 활동을 함께 소개했다. 계간문예신인상 당선작도 수록했다 △이재규의 시 철쭉 등 △조미경의 시 벽의 두께 등 △정영례의 시조 빈 깡통 △이충호의 문학평론 조선시가에 내재된 도가적 자연관 등이 담겼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09 16:10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 윤일호 시인 ‘어른들에게 보내는 경고장’

내가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에서는 회원이 책을 내면 북 콘서트를 연다. 한번은 콘서트 사회를 보다 내빈소개를 할 때였다. ○○○시인, ○○○작가, ○○○ 참석한 사람들을 소개 하다 어떤 이 앞에서 머뭇거렸던 적이 있다. 나는 결국 그를 시인이 아닌 선생님으로 소개했다. 그는 다름 아닌 윤일호 시인이었다. 시인이 아닌 선생님으로 소개할 이유가 있는 나만의 추억이 있다. 어느 겨울이었는데, 한눈에도 건장한 모습의 그와 그의 소중한 책을 만났다. <어른들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란 노란표지의 책이었다. 책 안쪽에 윤일호 시인이 킹콩dream이라고 사인을 해 주었다. 집에 돌아온 나는 곧바로 책을 읽었다. 어른들에게 보내는 경고가 무엇인지 사뭇 궁금했다. 경고로부터 선뜻 자유롭지 못한 어른일지 모를 불편함 때문이었을까? 진안의 작은 학교, 장승초등학교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성장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책 속 초입에서 킹콩선생님은 아이들의 아우성 앞에서 부족한 철부지 선생님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어린이시 짜증나는 우리 선생님의 일부분이다. 다 지 마음대로 한다. 그래서 우리 선생님은 짜증난다. 나이만 똑같다면 선생님 앞에서 욕하고 싶다. 이 아이의 시를 본 감상들이 참 궁금해진다. 어떤 어른은 혀를 끌끌 차며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냐고 비난 할지 모르겠다. 나는 꼬박꼬박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며 짜증난다고 하는 아이가 참 아이답다. 윤 시인은 이 시를 보고 너 똑바로 안 해? 하는 경고로 받아들였다. 윤 시인의 동시 걱정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애환을 담았다. 공존시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말 다문화가 정작은 구분 지어 나누고 다른 시각으로 보는 현실을 잘 꼬집었다. 다문화가정이든 또 다른 환경 속 어려움이든 직?간접적으로 전해 받는 일선교사로서 짐을 함께 짊어졌을 거라 짐작된다. 그에게 실제체험은 차별이 아닌 동등한 가치를 깨닫게 만들었다. 킹콩샘은 가슴을 쿵쾅쿵쾅 치며 야! 너 왜 그래?, 야! 너 말버릇이 그게 뭐니?라고 윽박지르지 않는다. 그의 동시 소리 나는 대로 쓰시오가 대신 답해주고 있다. 밑줄 친 꿀벌들은을 소리 나는 대로 쓰시오. 이게 뭐야? 너무 쉽잖아 위이이이잉~~~. 그는 아이들 소리에 귀 기울여 제대로 읽는 선생님이자, 동심을 담아내는 시인이다. 학교가 집처럼 편안한 공간이길 바라는 품이 넓은 킹콩샘 윤일호다. * 김영주 작가는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했으며,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에 마키코 언니를 출품해 등단했다.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전북작가회의 회원, 동시창작 모임 동시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0.09 16:05

[‘매그넘 인 파리’展] 낭만과 혁명, 파리지앵의 진짜 얼굴

유럽에서 예술가들의 집이란 파리 말고는 없다. (프레드리히 니체) 기록은 힘이다. 여러 가지 기록 중에서 사진이 가장 진실하다. 사진은 진실하기 때문에 아름답고, 찰나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예술이기도 하다. 세계 사진사에 찬란한 이름을 남긴 사진작가들의 매그넘 인 파리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내년 2월 9일까지 열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보도사진가 그룹인 매그넘 포토스 소속 작가 40여명의 작품 264점과 122컷의 미공개 사진작품을 담은 영상자료가 전시된다. 파리 관련 고서와 지도, 일러스트 34점이 근대수도로서 파리의 위상을 드러낸다. 시인, 작곡가, 공예가, 영화감독, 시각디자이너 등이 참여한 아티스트 협업 작업을 통해서 예술의 수도 파리를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사진의 전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사랑했던 파리의 찰나의 순간, 엘리엇 어윗의 위트가 넘치는 파리와 현대사진의 대가 로버트 카파 등 별처럼 빛나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파리의 다양한 모습뿐만 아니라 파리지앵의 초상코너에서 파리에 거주했던 세계의 지성사와 예술사를 바꾼 거장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실존주의 사상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지성 사르트르, 그의 연인 시몬느 보브와르, 지난 2월에 타계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슬픔이여 안녕의 저자 프랑수아즈 사강,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가수 에디트 피아프, 20세기 천재조각가 쟈코메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대통령 등의 얼굴이 발길을 한참동안 멈추게 했다. 그들의 눈빛과 분위기, 카리스마는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전시회에서 제공한 8개 영상이 인상 깊었다. 두 개의 커다란 화면이 교차로 움직이면서 파리의 문화와 예술을 보여주고, 자유와 낭만을 상징하는 파리의 역사를 한 눈에 읽을 수 있어 그 또한 기뻤다. 그것들을 영위하기 위해 투쟁까지도 불사하는 파리지앵의 삶도 엿볼 수 있었다. 매그넘 인 파리는 사진을 통해서 무엇을 기록하고 세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응답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도 잊을 수 없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19.10.08 19:45

연극 통해 한글보급 앞장선 천주교 전주교구

한글이 나왔다. 훈민정음의 아들로 나왔으며 2천3백만 민중의 동무로 나왔다. 무엇하러 나왔느냐. 조선말이란 황양의 황무지를 개척하여 조선글이란 보기(寶器)의 묵은 녹을 벗기며 조선 문학의 정로(正路)가 되면 조선 문화의 원동력이 되어 조선이란 큰 집의 터전을 닦으며 주초를 놓기 위하여 병인 이듬해 정묘년 벽두에 나왔다. (1927년 2월 조선어학회가 출간한 잡지 <한글> 중.) 민중문화의 발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자산 한글. 민중의 삶이 되고 문화를 살찌웠던 우리말과 글은 지난한 수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한국어 사용을 금지시켰던 민족의 암흑기 일제하에서도 이 나라의 뜻있는 지식인들은 한글을 배우고 사용하며 민족의식의 불씨를 지켜냈다. 호남교회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이영춘 사도요한 신부는 한글날을 앞두고 일제 강점기 우리말 사랑운동을 중심으로 민족문화 수호에 앞장 선 천주교회와 전주교구의 역사를 소개했다. 이영춘 신부는 일제의 지배 아래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일은 공동체에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면서 천주교회에서도 한글로 된 가사와 성경을 만들어 보급하고 연극을 통해 대중이 한글을 익혀 사용할 수 있도록 힘썼다고 설명했다. △성극 활용해 어린이 한글 교육 한글 보급에 대한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 선행돼야 민족의식과 애국심을 수호할 수 있다는 민중의 믿음은 천주교회 전주교구에서도 메아리로 울렸다. <전주교구사>에 따르면 천주교 전주교구는 성극(聖劇)을 활용해 어린이 한글 교육에 힘을 쏟았다. 1926년 제주도에서 전주 본당으로 온 최정숙(베아트릭스) 선생이 소년소녀 교리반을 지도했다는 기록이 눈길을 끈다. 어린이들이 애국심을 가지고 국어를 배우는 데 연극은 큰 효과를 보였다. 성경에서 소재를 따서 꾸민 종교극을 익힌 어린이들은 공연 무대에 서서 우리말로 된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했다. △전동 본당서 한글보급운동 앞장 당시 한글보급운동에 앞장선 곳은 전동 본당이었다. 본당과 공소에는 문맹퇴치의 일환으로 야학을 설치해 한글 교육을 중점적으로 담당하도록 했다. 1935년 6월 서정수 아릭스 신부가 전주본당 보좌신부로 부임하면서 청년들과 함께 한글 보급에 나섰다. 1927년 2월 조선어학회에서 출간한 잡지 <한글>을 보급하기 위해 일제의 매서운 눈초리를 피해다녔다. 이듬해 서정수 신부가 정읍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한글에 대한 전주본당 청년들의 열의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국사한글 향한 교육열, 서울까지 해방 후인 1945년말 전주본당 청년회에서는 초중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해성초등학교(현재의 성심여중고) 강당에서 한국 역사와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강습회를 열었다. 국사와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교과서가 없어 속앓이를 하던 교사들을 비롯해 뜻글과 쓰임이라는 표제의 교재를 받기 위한 발길이 매회 300명을 훌쩍 넘겼다. 1945년 11월 조선어학회에서 우리말로 된 교재 <한글 첫걸음>을 펴내자 전주본당 청년회에서는 이를 구하기 위해 서울로 회원을 파견했다. 우리 역사와 한글 교육을 통해 민족교육을 재건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보람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일제하에서부터 이어진 연극활동은 해방정국을 맞아 더욱 활발하게 전개됐다. 전주본당 청년들은 민족의식을 높이고 한글 가르치기 위해 매년 성탄 전야 아마추어 연극 소인극을 공연했다. 1949년 12월 23~24일 전주 도립극장에서 선보인 김대건 전 공연은 민족의 종교적 구원을 위해 목숨을 바친 김대건 성인의 생애가 많은 관람객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는 기록으로 남았다.

  • 종교
  • 김태경
  • 2019.10.08 16:45

국악으로 즐기는 어느 멋진 날

국악의 경쾌하고 흥겨운 리듬을 느끼고 가을날 선선한 바람을 만끽할 소풍 같은 공연이 펼쳐진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태근)은 대표상설공연 2019 목요국악예술무대의 하반기 세 번째 무대로 관현악단(단장 권성택)에서 준비한 국악으로 즐기는 어느 멋진 날을 선보인다. 1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전통 음악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성을 가미한 국악실내악으로, 형식의 정통성과 대중성을 아우를 계획이다. 이번 무대는 총 여섯 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여는 무대는 우리 대표적인 통속 민요를 엮어 각 지역의 아리랑을 주선율로 구성한 국악실내악 민요의 향연이다. 각 악기의 매력적인 솔로연주와 현대적인 화성이 창작 선율로 엮어 다채롭게 소리를 들려준다. 이어 경기민요 뱃노래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작곡한 신뱃놀이를 연주한다. 한국 민요의 멋을 현대적 감성의 노래곡으로 재해석한 아름다운 세상과 타악기와 태평소의 어울림으로 완성한 흥겨움이 돋보이는 판놀음도 만나볼 수 있다. 창극단 박현영고승조 단원이 협연, 구성진 노래로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낼 예정이다. 대표적인 국내외 영화 주제곡을 국악기에 맞춰 편곡해 들려주는 국악으로 들어보는 영화 OST와 풍물가락의 흥과 멋을 놀이방식으로 풀어보는 무대로 이번 공연을 마무리한다. 관현악단 권성택 단장이 지휘를, 고은현 단원이 사회를 맡아 일반 관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해설을 제공할 예정이다. 목요국악예술무대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공연 당일 1시간 전부터는 현장 좌석권을 선착순으로 배포한다. 문의 290-5534.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0.08 16:45

시대의 경계 허무는 산조, 다시 꽃피다

가야금대금해금 명인들이 제자들과 함께 농익은 산조 연주로 전주 한옥마을의 가을밤을 수놓는다. 사회적기업 마당이 시대의 경계 허무는 산조, 다시 꽃피다를 주제로 마련한 스물여덟 번째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무대.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저녁 7시 30분 전주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열리는 이번 무대는 지난 2015년부터 이어 온 산조의 밤 다섯 번째 자리이기도 하다. 이항윤 전북도립국악원 전 대금 수석의 대금산조를 시작으로 이동훈 전북대 교수의 해금산조, 김일륜 중앙대 교수의 가야금산조가 각각 관객을 기다린다. 젊은 연주자와 선보이는 협연 무대를 통해 우리 소리의 흐름도 가늠해 볼 수 있겠다. 9일 첫 문을 여는 이항윤 명인은 1985년 대금을 시작한 이후 이생강 명인(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 문하에서 대금산조를 익혔다. 1994년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에 입단, 25년간 대금 연주자로서의 역량을 키워 왔다. 이튿날인 10일에는 해금 일인자라는 별칭을 가진 이동훈 명인이 부드럽고 고운 음색이 특징인 지영희류 해금산조를 들려줄 예정이다. 11일 마지막 공연에는 가야금산조 대중화의 선구자로 알려진 김일륜 명인이 무대에 오른다. 김일륜 명인은 여러 유파의 가야금산조를 전부 섭렵할 만큼 깊고 폭넓은 연주 공력을 가진 가야금 명인이다. 한편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은 지난 1992년에 시작, 27년간 이어 온 기획 공연이다. 관람 문의는 063-273-4823~4.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0.08 16:45

“한복문화향유의 장” 한복문화주간 전주시 한복문화 행사 폐막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복진흥센터가 주최하고 전주시와 (사)전주패션협회(회장 최경은)가 주관한 2019 한복문화주간 전주시 한복문화 활성화 행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전주패션협회(회장 최경은)는 지난 3일부터 4일간 아름다운 우리 옷, 생활 속으로. 복服고GO 전주!를 주제로 전주한옥마을 풍남문 광장, 국립전주박물관, 전주역 첫마중길 등에서 다양한 한복문화체험 행사를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행사 중 시민이 참여하는 강강술래 경연에서는 코끼리아이들의 코코술래, 인생은 아름다워 팀이 각각 전주시장상을 받는 등 총 10개 팀이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또한 시민참여한복한지패션 퍼포먼스에서는 전주시장상을 받은 아댄스, 청춘 팀 등 총 10개 팀이 영예를 안았다. 최경은 전주패션협회장은 올해 한복주간 전주행사는 전통과 문화의 도시, 한복과 한지패션의 선도도시라는 전주시 이미지에 부합하는 행사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앞으로 전주가 한복을 매체로 한복문화 선도도시로서의 명성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전주만의 차별화된 한복문화콘텐츠 개발에 전주시와 함께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0.07 18:47

“전주부채문화 맥 잇자” 일러스트·전주부채 손 잡아

㈔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이 오는 12월까지 전주부채의 맥을 잇고 부채문화의 예술적 확산을 위한 전시프로그램 전주부채의 전승과 확산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일러스트레이터 유경희와 전북무형문화재 제10호 방화선 선자장의 맥을 잇는 송서희,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김동식 선자장의 이수자 김대성을 초청하는 연작시리즈다. 오는 16일까지 유경희의 일러스트 전시를 시작으로 송서희의 단선과 김대성의 합죽선을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선보일 계획. 일러스트레이터 유경희는 학부시절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졌으며 프랑스로 유학 후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호랑이 형님시리즈와 라벤더의 고향에 사는 야옹이 시리즈, 알파카를 소재로 진정한 행복을 풀어낸 황금을 찾아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에 전주부채문화관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선자장의 신작 전시를 매년 기획해왔다. 한국화사진판화의 대가의 작품과 전주부채와의 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전주부채문화관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단선과 합죽선의 맥을 잇는 젊은 이수자전이자 일러스트와 전주부채의 콜라보 작업이라며 단순히 젊은 이수자와 신진작가의 초청전시를 넘어 전주부채의 맥을 잇고 이를 타 예술 장르로 확산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0.07 18:47

전주서 2019 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특별강연도

2019 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이 10일부터 12일까지 무형문화유산과 시민생활을 주제로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다.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김연수)이 주최하고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사무총장 금기형)가 주관하는 이번 포럼에는 세계 20여 개국 무형유산문화정책 전문가 40여 명이 참여, 일상생활 속에 스며든 무형문화유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특히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0일 오전 11시 10분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지속가능한 발전과 시민 생활, 그리고 무형유산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펼친다. 이 자리에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무형유산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 등을 설명하고, 유엔과 유네스코의 협력사례와 경험을 소개할 예정이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특별강연 외에도 마크 제이콥스 벨기에 엔트워프대학교 교수가 살아있는 유산 풍요, 통합, 그리고 역량강화를 주제로, 서연호 무형문화재위원장이 한국의 무형문화유산과 시민생활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한다. 포럼 둘째 날인 11일에는 무형유산이 개인의 역량을 높이고 사회에서 힘을 발휘한 각종 해외 사례를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북한의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협력의 사례와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남북한 협력사례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세션이 진행된다. 이날 북한 관련 특별세션을 통해서는 △북한의 무형유산 보호 현황과 국제협력 △한반도 무형유산 공동 보호를 위한 남북협력을 세부주제로 다양한 시사점을 살펴볼 예정이다. 참가 접수는 온라인(http://2019wf.ichcap.org)으로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 사무국 063-230-9741, 9746.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0.07 18:47

‘사랑과 전쟁, 형제의 운명은?’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전주 온다

사랑과 전쟁, 두 형제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만들어내는 묵직한 비극의 오페라가 11월 전주에서 막을 올린다.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이 주최하는 베르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가 오는 11월 1~3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세차례 공연한다. 1일 오후 7시 30분, 2일 오후 3시, 3일 오후 4시. 호남오페라단의 제48회 정기공연으로 마련된 이번 무대에서는 전주시립교향악단과 전주시립합창단, 전주시연극협회가 협연을 펼친다. 스페인 시인 구티에레즈의 희곡 음유시인을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은 15세기 스페인을 배경으로 베르디의 음악이 흐르며 두 형제의 비극을 사랑과 전쟁으로 그려낸다. 총 4막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는 이 사랑 말로 할 수 없네, 대장간의 합창, 불길은 치솟고, 사랑아, 장밋빛 날개로 날아라 등 주옥같은 아리아를 감상할 수 있다. 제작진과 출연진 라인업도 주목할 만하다. 오페라 지휘의 거장 로렌쪼 카스트리오타와 세계적인 연출가 마르코 푸치 카데나를 초청했으며 조승철 전주시연극협회장이 공동연출을 맡았다. 합창지휘에는 김철 전주시립합창단 지휘자가, 음악코치에는 류신열 호남오페라단 음악코치가 참여한다. 세계 최고의 오페라 극장인 이태리 아레나와 스칼라 오페라극장의 주역 테너 렌쪼 줄리안과 소프라노 레베카 로카가 주연을 맡아 만리코와 레오노라를 연기한다. 더불어 조현애이동명장성일김동식최승현최종현김대엽유준상공해미배보람김진우 등 내로라하는 국내 오페라 가수들이 총출동해 진한 감동을 전해줄 예정이다. 예술총감독을 맡은 조장남 호남오페라단장은 전북도민이 고급문화를 향유하고 오페라 애호가를이 수준높은 공연을 맛볼 수 있는 이번 공연에서 베르디의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를 느껴보시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 전주시, 한국메세나협회가 후원했다. 좌석 가격은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2만원 B석 1만8000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를 통해 할 수 있다. 오는 13일까지 운영하는 조기예매기간에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8세 이상 관람가. 전화 문의 063-288-6807.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0.07 18:47

한국산악사진가협회, 태권도원에서 '한국의 산' 사진전 개최

한국산악사진가협회(이사장 이윤승)가 태권도 성지 태권도원 국립박물관에서 한국의 산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마련했다. 태권도진흥재단 주최로 7일 시작된 이번 전시회는 내년 3월 말까지 태권도원 국립박물관 지하 1층 원형공간을 90여 명의 산악사진 전문작가들의 명작으로 채우게 된다. 모두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라는 주제로 백두산,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백두대간 유명산들의 사계와 일출, 일몰을 담은 사진들이다. 2008년 창립된 한국사진가협회는 150명의 전문작가와 3000여명의 웹회원으로 짜여있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와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2017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등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전시회를 열어오며 전 세계인에게 한국산의 아름다움을 소개했으며 국립공원과 유명산 등지에서 100여 차례의 산상 전시회를 여는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에게 되돌려 주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협약을 맺고 덕유산 생태계복원, 아고산대 자생종 식재작업, 깨끗하고 아름다운 푸른 산 만들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협회 이윤승 이사장은 산과 사진을 사랑하는 우리 회원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보존에 앞장서면서 후손들에게 건강한 자연을 물려주기 위해 한국의 산을 오르며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효종
  • 2019.10.07 17:56

전북민예총, 제16회 전북민족예술제 “바로 서는 역사, 다가서는 통일”

전북의 자랑스러운 역사, 동학농민혁명을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제작공연함으로써 전북민예총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전북민족예술제를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에서 개최함으로써 전북도민의 애국애족 정신을 선양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1894년 10월 8일(음력 9월 10일)은 동학농민혁명 2차 삼례봉기일이다. 동학농민혁명군이 경복궁 무단점령친일내각수립청일전쟁 도발 등을 자행한 일본군을 몰아내고자 전라도 삼례에서 반일민족항쟁이 기치를 높이 들고 제2차 봉기를 단행한 날이다. (사)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 이날을 기념해바로 서는 역사, 다가서는 통일을 주제로 8일16회 전북민족예술제의 막을 올린다. 9일까지 완주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 일원에서 길놀이, 기념식, 마당극 등을 진행하며 10일부터 12일까지는 익산으로 자리를 옮겨 통일인문축제로 이어간다. 이번 축제는 문병학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이 올해 2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행사로, 그만큼 문 이사장의 의지와 공력이 녹아 있다. △전북민족예술제 완주 삼례읍 제16회 전북민족예술제 특설무대 등에서 길놀이마당극음악극 등 네 차례의 공연, 설치미술전과 서예전, 문화유산 답사가 진행된다. 9일 오전 11시 전북민족예술제 기념식에 이어 펼쳐지는 마당극 녹두꽃, 꽃빛으로 피어나라는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시대상황을 반영한 무대다. 반일항전의 기치를 올렸던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마당극으로 최기우 극작가가 대본을 썼고, 정경선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극단 까치동 전춘근신유철이희찬 단원 등 9명이 출연한다. 마당극에 이어 음악극 다시 피는 녹두꽃 - 삼례여 삼례여가 도민을 기다린다. 1894년 7월 23일 경복궁을 무단으로 점령한 일본군을 몰아내기 위해 다시 일어선 동학농민혁명군을 형상화한 종합음악극이다. 전시로는 한숙, 이기홍, 진창윤 작가가 참여해 동학에서 통일로- 오늘 꽃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동학농민군항일의병항일독립운동민주열사 등 쓰러져간 이들을 꽃으로 피워낸다. 또한 설치서예전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도 진행한다.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와 현재적 의미를 담은 슬로건을 서예작품으로 선보이는 자리로 여태명 서예가의 재능기부를 받았다. △통일인문축제 전북민족예술제 부대행사로 문화예술인의 역사인식 제고와 예술 활동을 통한 민족분단 극복과 평화통일 환경 조성에 기여하기 마련됐다. 신귀백(익산민예총 회장, 장윤준 익산민예총 사무국장 등이 축제위원으로 참여했다. 10일 오후 7시 익산 모현도서관에서 진모영 감독의 올드마린보이 상영 및 감독과의 대화가 진행되며, 11일 오후 3시 남성여고 강당 및 소라산 일원에서 작은 연주회가 열릴 예정이다. 12일 모현도서관에서는 여태명 서예가의 극일 붓글씨 퍼포먼스, 김금희 명창의 판소리공연 등이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 익산근대사진전, 평화통일 시화전, 초등학생 그림 전시회도 마련됐다. 문병학 이사장은 1894년 여름 일본군이 경복궁 무단점령, 친일내각수립, 청일전쟁 등을 도발하자 동학농민군이 10월 9일 전후부터 삼례에 모여들어 반일민족항쟁 기치를 올렸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제16회 전북민족예술제를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에서 개최한다며 동학농민혁명 애국애족 정신을 드높여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일인문축제는 통일에 대한 찬반 시각의 간극을 좁히고, 일본의 경제침략 극복에 대해 지역문화예술인이 일조하기 위해 기획된 시민대상 문화예술행사라며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0.07 17:52

[박물관 유물로 읽는 옛 이야기] 붓끝으로 이룬 천지조화, 이정직 ‘서화첩’

학문에 더욱 힘쓰면서 감히 고인古人의 경지에 이르기를 기약하고 있습니다. 비록 고인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 해도 스스로 실망하지 않을 것이고, 비록 세상에 쓰이지 못해도 스스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며, 어느 누구 하나 나를 알아주는 이 없더라도 원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운명과 시대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고, 운명과 시대 역시 내게 주어진 소명을 어찌할 수는 없을 것이니, 하늘이 나를 이 세상에 보낸 것에 대한 답을 할 뿐입니다. - 이정직이 황현에게 보내는 글에서 타고난 남다른 재능과 후천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석정石亭 이정직李定稷(1841-1910)은 과거 시험을 보지 않았고, 그래서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리지도 못했다. 그를 알아봐 주고 끌어줄 스승도 없었고, 그에게 그림과 글씨는 스승이자 친구이자 모든 것이었다. 고인의 경지에 이르고자 힘쓰는 것. 그것을 하늘이 내린 소명으로 삼는다는 말은, 그의 인생을 돌아볼 때 가슴 한 켠에 진한 울림을 준다. 갑오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던 1894년, 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고 있던 그는 54세의 나이에 전 재산과 저작을 잃었다. 그러한 좌절을 딛고 김제로 돌아와 세상을 떠난 1910년까지 약 15년 동안 저술에 힘쓰고 서화에 매진하며 제자를 양성하였다. 옷을 걷어 부치고 제자가 되고자 찾아왔다. 계단에는 신발이 그득하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그를 따르던 많은 제자들, 그림과 글씨, 시와 저술들이 그를 지탱해주었을 것이다. 이정직은 실제 매화보다 매화 그림이 더 좋다고 한 바 있다. 매화는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여 그림으로 그려졌지만,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묵향墨香을 머금고 자연 속 매화보다 훨씬 더 멋스럽다. 총 8책(314면)으로 이루어진 <서화첩>에는 모란, 연꽃, 수국, 포도, 매 梅난蘭국菊죽竹의 사군자 등이 담겨 있다. 그의 그림들은 화면 속에서 먹과 필법, 여백을 활용하여 천지조화를 이루며 잔잔한 묵향墨香을 전해준다. /민길홍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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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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