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교운영위원회를 활성화시키자
풀뿌리 교육자치,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가 설치된지 어느덧 4년, 이제 오는 3월중에 도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제3기 학교운영위원 선거가 실시될 전망이다. 지난 96년 학교운영위원회 설치가 법제화되자 필자는 교육관련단체들과 함께 민주적인 학교운영위설치를 위한 조례제정안을 만들어 도교육위에 청원하고, 교사, 학부모 교육을 위한 강좌를 실시하기 위해 각 지역을 뛰어다닌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처음 도입된 학교운영위원회는 소수 학교를 제외한 절대 다수의 학교가 교장들의 몰이해, 학부모들의 인식 부족, 교사들의 경험 부족등으로 선출과정부터 탈법, 비민주적 서거로 점철되었고 각 학교에서는 이전의 육성회 수준으로 전락하거나 교육주체들간의 마찰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서도 학운위원들의 노력으로 학교여건에 맞는 보충, 자율학습 실시, 급식, 앨범 공개입찰, 소위원회 활동을 통한 예결산 심의, 민주적인 학운위 운영, 특기, 적성교육의 내실화, 학교 교육환경 개선 등 다양하고 참신한 운영사례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고 이를 토대로 제2기에는 다시 조례, 규정 개정과 단위학교 모범사례를 전파, 확산하는데 주력하였던 시기였다. 그러나 학운위 2기를 거치는 동안 학운위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학운위가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학교장의 관료적, 권위주의적 태도 △홍보부족 △육성회와 동일시하는 의식구조 △교육청의 실질적인 연수 부족 △학부모, 교사의 적극적 참여 부족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그러나 이제는 학운위의 역할이 강화되고 영역도 넓어졌다. 그동안 학운위에 부여되었던 예결산, 심의 교유계획서 심의 등 12가지 사항 이외에도 학운위원 전원이 시도교육감을 선출하는 선거권을 획득했으며, 미흡하지만 그동안 소외되었던 사랍학교에도 학운위가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학교회계법 개정으로 지금까지 과목별 지정, 지급되던 교육비특별회계경비가 지정 과목 없이 통채로 지급돼, 자율적인 학교운영이 강화되었다. 따라서 민주적이고 적극적인 학운위 활동과 방향에 따라 학교별, 지역별로 상당한 편차를 가져올 전망이다.이렇듯 풀뿌리 교육자치기구인 학운위가 제 역할을 하려면 민주적인 운영위원구성과 선출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교육위원은 교원 전체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비밀무기명 투표로 선출하여야 하는 바, 교육위원의 선출은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비해 학부모 선출은 아직도 그렇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학부모위원도 학부모 총회에서 선출되어야 하며 참석하지 못하는 학부모도 선거 공보를 보고 서신투표 등 직접선거를 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즉 선거홍보 학부모위원선거관리위원회 구성-선거공고-후보자등록-선거공보제적 및 배포-투표용지제작 및 투표장 설치-입후보자 소견발표-투표실시(직접투표, 우편투표 병행)-개표-당선자공고 순위 윈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다음으로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사람들의 학운위원 진출이 매우 중요하다. 아직도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위원 선출시 학교운영에 중요한 민주적이고 적극적인 교사를 선출하기보다 예우상 연장자나 관행적으로 교무부장 등 보직교사를 선출하는 경향이 있으며 학부모들 역시 학부모위원 적임자로 학교교육에 대한 무한한 애정, 헌신할 각오, 학부모의 총의를 모아 나갈 수 있는 사람보다 재력과 사회적 지위중심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더더욱 심각한 문제중의 하나는 당연직 교원위원으로 학교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감이 또다시 교원위원으로 진출하거나, 지역위원으로 전직 교장 등 보수 인사들이 선출되어 학교운영위의 본래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으로 교육을 걱정하고 올바른 학교운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사람이 운영위원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는 노력해야 한다.이제 3월이면 새천년 새로운 시대, 전북교육을 짊어질 학운위원 선거가 있게 된다.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 등 교육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위기의 우리교육과 아이들을 살려내자.이미영(바른교육을 위한 순창군민모임 공동대표)